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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334화 (334/375)

334화

격룡은 위력이 큰 만큼 소모되는 마나의 양도 엄청났다.

영역 전개로 목표에 표식을 새기고, 표식이 있는 모든 목표를 대상으로 격룡을 펼친 것이기에 무려 12만이라는 마나가 한순간에 날아갔던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수호의 마나는 아직 99,999나 된다.

정보창에도 보이지 않는 마나가 최소 12만 이상이라는 의미였다.

한수호가 피범벅이 된 볼케스를 향해 몇 걸음 다가섰을 때였다.

>>한계 돌파 중…100%

>>한계 돌파 완료.

드디어 한계 돌파를 완료한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능력치 시스템의 한계가 확장되었습니다.

>>이로써 당신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단계에 올라섰습니다.

>>보상이 지급됩니다.

-Level Point 40,000,000

-Nomal Point 400

-Sense Point 40

연이어 떠오르는 메시지를 확인하던 한수호는 걸음을 우뚝 멈추고 말았다.

엄청난 수준으로 주어진 보상도 놀랍지만, 그보다 더 한수호를 놀랍게 만드는 건 다름 아닌 새롭게 바뀐 능력치 정보였다.

[신체외적능력] : 19,999/99999

[신체내적능력] : 1,999/9999

[마나] : 199,999(+19,600)/999999

[육체한계치] : 8/15

한계치의 자릿수가 크게 늘었다.

더불어 한수호 본인이 지닌 능력치 수준 또한 엄청나게 높아졌다.

이젠 용마족으로 변신한 볼케스의 압도적인 능력치마저 뛰어넘고 있었다.

한수호를 가장 기쁘게 만드는 건 육체한계치가 15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초인화를 최소 7배까지는 사용할 수 있겠어.’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이 온몸으로 차올랐다.

한수호는 피를 철철 흘리는 볼케스를 바라봤다.

격룡에 잘려 나간 팔에서는 용마족의 선천적인 능력인 재생의 힘조차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모양.

“더 해볼 게 있나?”

한수호는 볼케스에게 다시 고룡으로서 대우를 해주었다.

아직 남은 수가 있으면 다 사용해 보라고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그 말에 자극을 받은 걸까?

볼케스가 비틀대던 몸을 바로 세우고, 절단면을 붙잡고 있던 손도 내려뜨렸다.

“이것마저 받아낸다면 내 패배를 인정하지.”

볼케스는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고룡이다.

그런 그가 패배를 언급할 정도라면 그가 지금 펼치려는 공격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럼…. 받아보죠.”

한수호는 더 이상 볼케스 쪽으로 다가서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진.용마검을 인벤토리에 수납하고, 대신 미소마궁의 반지를 꺼내 손가락에 끼웠다.

반지에 마나를 밀어 넣자,

촤앙

한수호의 손에는 어느새 커다란 대궁이 쥐어져 있었다.

“용마검에 이어 미소마궁까지 네놈이 가지고 있었나?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인간이로구나.”

볼케스는 7대 마화기를 단번에 알아봤다.

그만큼 대마왕 발자크에 대한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뜻.

“이번 공격마저 실패로 돌아가면, 한 가지 요구를 하겠다.”

“내 공격부터 버텨내고 말해라!”

볼케스는 두 눈을 크게 치켜뜨며 모든 마나를 끌어모았다.

후우우우우웅

볼케스를 뒤덮은 붉은 기운이 용암처럼 들끓는 듯하더니, 온몸이 반투명하게 변했고 그의 입 안에서 화염이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한수호는 볼케스가 지금 무슨 공격을 하려고 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대적룡 볼케스가 뿜어내는 브레스라…. 기대되는군.’

한수호는 미소마궁의 시위를 힘껏 잡아당겼다.

그가 지금 사용하려는 건 삼황의 미소마궁이 지닌 히든피스, ‘무혼시’였다.

진정한 삼황의 주인이 되었을 때만 사용이 가능한 강력한 기술.

힘껏 잡아당긴 시위에서 눈부신 빛이 뿌려지기 시작했을 때, 입안 가득 화염을 머금고 있던 볼케스가 입을 쩍 벌렸다.

쮸아아아아앙!

어마어마한 크기의 화염포가 볼케스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반경 20미터를 전부 휩쓸며 뿜어진 화염의 폭격.

그 중심에 선 한수호가 한없이 왜소해 보일 정도로 강력한 위력이었다. 그때, 한수호가 당기고 있던 시위를 놓았다.

투웅

짧게 북을 치는 듯한 소리.

하지만 그 소리가 만들어 낸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푸화아아악!

작은 황금빛 화살 하나가 모든 걸 꿰뚫고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한수호를 완전히 뒤덮고 있던 화염포가 비단 폭이 찢기듯 쫘악 찢겨나갔다.

거대한 화염포를 가르며 섬광처럼 뻗어나간 무혼시.

한수호는 볼케스가 가진 최후의 공격을 단순히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박살을 내버리며 역습까지 가했다.

황금빛 무혼시가 쩍 벌린 볼케스의 입까지 관통하려는 찰나, 한수호가 손을 옆으로 쭉 그었다. 순간,

후웅

무혼시는 보이지 않는 힘에 옆으로 밀리며 볼케스의 얼굴 바로 옆을 스치듯 지나갔고, 대신 협곡의 한쪽 벽을 꿰뚫어 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공포스러울 정도의 거대한 폭발.

폭발 직후에 터져나온 충격파가 볼케스와 한수호까지 한꺼번에 휩쓸고 지나갔다.

사방에 가득한 흙먼지가 가라앉자 한수호와 볼케스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한수호는 미소마궁을 거두고 볼케스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고, 볼케스는 멍하니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쪽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볼케스의 뒤편에 존재하던 거대한 협곡에 엄청난 크기의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마치 산 하나가 통째로 날아가 버린 듯한 광경.

수천 년을 살아온 대적룡 볼케스도 처음 보는 놀라운 위력이었다.

“더 해볼까?”

한수호는 어느새 볼케스와 3미터 떨어진 곳까지 다가가 한마디 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한수호를 바라보는 볼케스.

“내가… 졌다.”

드디어 볼케스가 패배를 선언했다. 한수호는 그런 볼케스를 향해 환하게 웃음을 그려주었다.

“그럼 이제 대화의 시간이로군.”

한수호는 초인화와 괴인혈을 풀고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찬란히 빛나던 황금빛은 사라졌지만 한수호라는 인간 자체가 가진 강력한 기운은 여전히 그의 몸을 빛나게 하고 있었다.

[신체외적능력] : 4,700/99999

[신체내적능력] : 350/9999

[마나] : 74,000(+3,500)/999999

[육체한계치] : 1/15

‘이게 내 기본 능력치구나?’

순식간에 능력치가 확 떨어져서인지 몸이 무거워진 느낌이었다.

물론 지금 상태로도 다른 사람들은 감히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엄청나다.

멸급 마공사인 신유나 스승 구천승도 신체 외적인 능력치 평균이 400을 갓 넘는 수준이었으니까.

“원하는 게 뭔지 말해라. 나 볼케스는 약속한 건 반드시 지킨다.”

볼케스도 이자투스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며 입을 열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한수호가 살며시 미소를 그렸다.

“내가 원하는 건….”

“말꼬리 늘이지 말고 빨리 말하라니까!”

“너, 생김새 좀 어떻게 안 되나? 새파랗게 젊은 내가 나이든 노인한테 반말을 하려니까 꼭 양아치가 된 기분인데? 그 팔도 빨리 원상복구시키고.”

한수호의 엉뚱한 말에 볼케스, 아니 이자투스가 인상을 구겼다.

“그럼 네 놈이 반말을 하지 않으면 되잖느냐!”

“그건 싫거든.”

“그럼 어쩌라는 거지?”

볼케스는 잘려 나간 팔을 재생시키며 눈에 쌍심지를 켰다.

“나랑 비슷한 수준으로 좀 맞춰봐. 20대 초반 정도로.”

“그게 나에게 하는 요구인가?”

“뭐, 일단은.”

일단이라는 말은 요구가 한 가지가 아니라는 뜻.

볼케스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후…. 알았다. 내가 가진 본래의 인간 형태로 폴리모프하지.”

“지금은 본 모습이 아니라고?”

“이건 내가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낸 인간의 모습이다.”

볼케스는 그렇게 말하더니 눈을 감았다가 번쩍 떴다. 순간, 그의 모습이 단숨에 바뀌었다.

70대 노인의 모습에서 20대 극 초반의 발랄한 여자의 모습으로.

뭔가 좀 헐벗은 느낌의 타이트한 옷에, 붉은색 망토를 두른 빨강 머리 여인.

볼케스의 본 모습이 여자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한수호는 떨떠름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너, 암컷이었냐?”

“인간의 구분대로 하면 난 여자다. 암컷이라는 말은 실례다.”

“어, 미안. 그런데, 왜 지금까지 이자투스라는 노인으로 행세했지?”

“인간은 특이하게도 젊어 보이면 무조건 무시하고 보는 이상한 종족 특성을 지니고 있더군.”

“무시 받기 싫어서 노인 행세를 했다?”

“그래야 존경을 받을 수 있고, 내 말에 무게가 실리니까.”

볼케스는 오래 살아온 고룡치고는 꽤나 순수한 면이 있었다.

좀 전까지 죽기 살기로 싸운 적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알았으니까, 우선 그 옷부터 어떻게 해라.”

“인간들은 이렇게 맨살을 드러내는 걸 좋아하던데, 넌 아닌가?”

“아, 됐고. 그보다, 너….”

한수호는 급히 화제를 돌리며 볼케스를 유심히 쳐다봤다.

“말을 해라. 패배한 이상 나 볼케스는 네가 원하는 어떤 요구도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묘한 뉘앙스의 말이었지만, 한수호는 일일이 그런 말에 반응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 오른손을 불쑥 내밀었다.

마치 악수를 하자고 내민 것 같은 손.

그 손을 내려다본 볼케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 손…. 내가 생각하는 그런 뜻이 맞나?”

“내 편이 돼라.”

“….”

한수호의 말에 볼케스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는 한수호가 엄청난 보상을 원한다거나 대규모 몬스터 군단을 내놓으라는 식의 요구를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자기 편이 되라니.

그 말은 함께 발자크와 싸우자는 의미나 다름없었다.

“벌써 발자크가 봉인을 깨고 발호할 때가 가까워진 건가?”

“가까운 정도가 아니라, 당장 내일이면 발자크가 세상에 나타날 거다.”

“….”

또다시 말을 멈춘 볼케스.

뭔가를 생각하던 볼케스가 갑자기 한수호를 빤히 바라봤다.

“오래전, 나를 찾아와 너와 비슷한 말을 한 인간이 한 놈 있었다. 녀석은 발자크를 봉인해야 한다면서 내게서 봉인석을 요구했지.”

“봉인석?”

“그래, 봉인석. 지금 발자크를 암흑섬에 봉인한 봉인석이 원래는 내 소유의 물건이었다는 말이다.”

놀라운 말이었다.

볼케스가 발자크의 봉인에 관여한 바가 있다는 정도만 알았지, 발자크를 봉인한 봉인석의 원래 주인일 줄은 몰랐다.

“그래서 봉인석을 빠져나오려면 상상도 못 할 정도의 강력한 마나 폭발이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지. 내 예상대로라면 아직 4, 5년은 더 지나야 가능할 텐데 어떻게 이리 빨리 봉인을 풀 수가 있었던 거냐?”

“게이트를 폭발시켜 그 파괴력을 틈새를 벌리는 데 이용했으니까.”

“오! 그것참 기상천외한 방법이로군. 그런 방법이 있었어.”

“지금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놈이 다시 나오지 못하게 틈새를 꿰매던가, 놈이 나오더라도 다시 암흑섬에 처박아 넣던가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해야 해. 그러니 내 편이 돼서 날 도와라.”

한수호는 더욱 절실하게 볼케스의 협조를 요구했다.

“좋아. 네 편이 되어주마. 대신 너도 나한테 한 가지를 줘야 한다.”

“한 가지? 그게 뭐지?”

“그건…. 나중에 필요해지면 그때 말하겠다.”

“미리 말하지만, 네가 말도 안 되는 걸 요구하면, 난 그게 무엇이든 절대 주지 않을 거다.”

“그럴 일은 없을 테니 걱정 마라.”

볼케스의 시원한 답변에 한수호는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그 말 믿어도 되겠지?”

“믿지 못하면 거래는 끝이겠지.”

한수호는 볼케스의 말을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었다.

그녀와 말을 하는 동안에 계속 심리분석 특성을 사용했고, 그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으니까.

“그런데, 네 동료들은 어쩔 거지? 원한다면 지금 당장 시험을 종료시키고 이곳으로 귀환시킬 수 있는데.”

“시험이 정상적으로 끝나기까지는 얼마나 걸리지?”

“앞으로 1시간 정도? 그 이상은 걸리지 않을 거다. 대신, 목숨을 잃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한수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금방 결정을 내렸다.

“이대로 기다린다.”

“기다려? 죽을지도 모른다니까?”

“아니. 아무도 죽지 않아. 그들은 자신의 힘으로 시험을 모두 통과해서 내 앞에 나타날 테니까. 난 그들을 믿는다.”

“하. 믿음 따위가 얼마나 별 볼 일 없는 것인지 아직도 모르는 인간이 있다니….”

볼케스는 재고해 볼 것을 제안했지만, 한수호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한수호는 동료들이 시험을 반드시 통과해서 무사히 이곳으로 귀환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렇게 1시간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슈우우우우욱

사라진 포탈들이 다시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포탈은 한수호의 일행들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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