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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352화 (352/375)

352화

슈아아아아악!

치직. 치이이이익.

남산을 초토화시켰던 폭발만큼이나 엄청났던 파멸의 힘은 쇼크이터가 발동된 한수호의 손으로 거의 흡수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파멸의 힘이 한수호의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가 완전히 사라지려는 그때였다.

“크윽!”

한수호는 뭐가 잘못된 것처럼 신음을 흘렸고, 휘청거리며 다섯 발자국이나 뒷걸음질 쳤다. 그런 한수호의 몸통에 아직 완전히 흡수되지 않은 파멸의 힘이 거세게 부딪쳤다.

콰아아아아아앙!

고작 5%에 불과한 적은 힘이었지만 가슴팍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한수호는 피까지 토하며 날아갔다.

50여 미터나 바닥을 나뒹굴던 한수호.

그럼에도 한수호는 다시 한번 몸을 일으켰다.

그의 몸은 만신창이였다.

황금빛 갑주의 가슴팍은 쩍 갈라진 상태였고, 온몸의 갑주들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갔다.

투구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도 않았으며, 훤히 드러난 얼굴에선 진득한 핏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누가 봐도 한수호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 보였다.

발자크는 모든게 끝났다고 판단했다.

한수호의 몸에서 거세게 뿜어져 나오던 마나도 거의 사라졌다.

더 이상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나약해진 상태.

“기어코 내 파멸의 힘을 막아내다니. 그걸 버텨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이건 진심이 담긴 칭찬이었다.

이 파멸의 힘이 제대로 폭발했다면 반경 1킬로미터가 통째로 사라질 정도의 끔찍한 파괴력을 보여줬을 테니까.

발자크는 날개를 접어 바닥에 내려섰다.

그리고 천천히 한수호의 앞으로 다가섰다.

두 사람의 거리는 약 10미터까지 가까워졌다.

조심성이 많은 발자크는 혹시나 모를 마지막 발악에 대비해 그 이상은 다가가지 않았다.

한수호는 천왕검을 바닥에 꽂아 넣은 채로 꿋꿋하게 서 있었다.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을 생각도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발자크를 노려보고만 있었다.

“이걸로 끝이다.”

발자크가 모닝스타를 번쩍 치켜들었다.

모닝스타에 발자크의 힘이 전해지며 검은 광채를 뿌리기 시작한 그때, 무표정하던 한수호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그려졌다.

그 미소를 본 발자크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급히 공격을 마무리 지으려 했다. 순간,

피이이이이이잉-

한수호가 한 번 더 초감각을 발동시켰다.

한수호는 천왕검마저 내버려 두고 느려진 세상을 섬전처럼 내달렸다.

발자크와의 거리는 10미터.

눈 깜짝할 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

초감각이 발동되며 순식간에 발자크의 코앞까지 당도한 한수호.

그는 초감각으로 느려진 세상이 깨어지기 직전에 발자크의 가슴에 주먹을 박아 넣을 수 있었다.

콰득

벼르고 벼른 한 방 치고는 꽤나 약한 타격음.

하지만 그 주먹 한 방에 발자크가 두르고 있던 어둠의 갑주가 꿰뚫렸다.

한수호의 주먹은 갑주를 뚫고 발자크의 가슴팍에 닿았다. 그 순간, 한수호는 주먹에 벼락의 힘을 담아냈다.

콰지지지지지직!

엄청난 벼락의 힘이 발자크의 가슴팍에 작렬했고, 그 충격에 발자크는 멀리 튕겨나갔다.

발자크는 50여 미터나 날아갔다가 날개를 펼쳐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뻥 뚫린 가슴팍을 내려다본 발자크는 핏물이 가득한 입으로 괴성을 터트렸다.

“끝까지 발악하는 구나!”

발자크의 두 눈에 핏발이 섰다.

한수호가 지금껏 숨기고 숨겼던 마나에 쇼크이터로 흡수한 힘까지 담아 내지른 공격이었는데도 발자크는 죽지 않았다.

하지만 어차피 한수호가 노린 건 그게 아니었다.

한수호는 방금의 공격으로 빨아들인 발자크의 에너지가 포인트로 환산된 수치를 보고 있었다.

-보유 포인트: 1,080NP / 86,200,000LP

드디어 NP가 1천을 넘겼다.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한수호는 소닉붐을 펼쳐 순식간에 천왕검을 회수해 낸 뒤, 다시 발자크를 향해 빛처럼 쏘아져 나갔다.

퍼어엉!

공간이 터져 나가며 한수호의 모습이 사라졌다.

순식간에 발자크에게 날아간 한수호는 곧바로 개조를 발동시켰다.

>>목표의 스탯을 조정합니다.

>>목표의 격이 높아 스탯 조정에 1,000NP가 필요합니다.

한수호는 메시지가 떠오르자마자 포인트를 사용했고, 그 즉시 발자크의 모든 수치를 최대로 떨어뜨렸다.

[신체외적능력] : 12,000(-60,000)/99999

[신체내적능력] : 200(-4,000)/9999

[마나] : 150,000(-760,000)/999999

한수호가 끌어내릴 수 있는 수치는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더 이상은 떨어뜨릴 수 없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히든피스: 개조를 사용해 초월자에 이른 상대의 스탯을 최소치로 떨어뜨리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불가능을 가능케한 당신에게 보상이 지급됩니다.

-보상: 20,000,000LP

생각지 못했던 히든피스.

이것으로 ‘운명 가르기’를 펼칠 수 있는 조건까지 만들어졌다.

“크허억!”

발자크는 갑자기 확 떨어진 능력치로 인해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다급히 한수호의 접근을 피해 공간도약을 시전했고, 100여 미터 떨어진 곳으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발악해 봐야 소용 없다! 어차피 나에겐 모든 걸 되돌릴 수 있는 초재생의 힘이…. 컥!”

발자크가 돌연 고통스러워 하며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수백 년간 암흑섬에 봉인되어 있으면서 만들어 낸 가장 완벽한 특성인 초재생.

어처구니없게도 더 이상 초재생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건 한수호가 방금 전의 공격에 ‘특성파괴’까지 발동시켰기 때문이었다.

반드시 상대와 접촉이 있어야만 발동이 가능한 특성파괴.

한수호는 발자크의 몸통에 자신의 주먹이 닿기 직전, 약탈 특성 세 개를 조합하여 특성파괴를 만들어 냈다.

이미 초재생이라는 특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직접 경험해 알고 있었던 한수호.

그 능력만 없어도 발자크를 쓰러뜨리는 건 충분히 가능했다.

그래서 주먹을 박아 넣음과 동시에 특성파괴를 발동해 초재생을 삭제시켰다.

약탈 시리즈가 하나로 융합하며 만들어 낸 시너지 특성이 제대로 그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특성파괴로 초재생의 힘을 소멸시킨 한수호는 도망치려는 발자크의 뒤를 쫓았다.

양손으로 꽉 움켜쥔 천왕검.

그 검에 담긴 특수기술을 펼쳐내기 위해 천만이라는 엄청난 포인트를 한 번에 사용했다.

쿠화아아아아아악!

천왕검이 스스로 황금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순간, 한수호의 눈앞으로 누군가가 화려한 검술을 펼쳐내는 장면이 환영처럼 그려졌다.

천왕검 라그나로크가 지닌 특수기술 ‘운명 가르기’.

그건 초재생을 잃고, 능력치까지 바닥으로 떨어진 발자크가 절대 막아낼 수 없는 절대의 기술이었다.

한수호는 방금 본 환영과 똑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푸확!

한수호가 천왕검을 비스듬히 베어내는 자세 그대로 발자크의 옆을 섬전처럼 스쳐 갔다.

핏물이 튀며 발자크의 팔 한쪽이 허공을 날았다.

투화악!

두 번째로 한수호가 발자크를 스쳐 갔을 땐, 두 다리가 깨끗이 양단되어 떨어져 나갔다.

푸학! 푸화악!

세 번째와 네 번째 공격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고, 발자크의 몸이 참혹하게 찢겨나갔다.

대마왕 발자크의 눈에도 거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팔과 다리를 잃고 몸 이곳저곳이 쩍 갈라져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발자크.

그는 반격은커녕 회피조차 할 수 없었다.

아니, 반격도 했고 회피하려고도 해 봤다.

하지만,

첫 번째 공격을 막기 위해 철혈의 모닝스타를 휘둘렀지만, 팔이 통째로 잘려 나갔고.

두 번째 공격을 피하기 위해 바닥을 박차려 했지만 두 다리는 이미 잘려 나간 뒤였다.

그 뒤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발자크가 이런 처참한 몰골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초.

팔이 잘리고, 다리가 잘렸으며 온몸에 깊숙이 찢긴 상처가 수두룩했다.

발자크의 몸에는 더 이상 마나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반이나 찢겨나간 날개를 움직여 가까스로 5미터 상공에 떠 있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한수호는 생기가 사라져가는 발자크의 두 눈을 잠시 바라봤다.

당혹.

경악.

분노.

그리고 절망과 두려움의 감정까지 가득 담긴 눈빛.

인간을 초월하고, 모든 인간 위에 군림하겠다던 발자크의 마지막은 역설적이게도 더할 나위 없이 인간적이었다.

한수호는 그런 발자크를 향해 아무말 없이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촤아앙

천왕검이 수직으로 그어진 순간,

쩌억

그토록 공포스러웠던 발자크의 몸이 두 쪽으로 쪼개져 버렸다.

푸쉬쉬쉬쉬쉿!

피분수를 뿜어내며 둘로 쪼개진 발자크의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발자크의 시체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듯 격하게 꿈틀거렸다.

한수호는 그 시체 옆에 내려선 뒤, 두 쪽난 발자크의 머리통에 천왕검을 푹 박아 넣었다.

그대로 축 늘어지는 시체.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다.

드디어,

모든 것이 끝났다.

아스루나를 멸망으로 이끌고, 이젠 지구까지 멸망시키려던 발자크는 끝내 한수호의 손에 죽고 말았다.

발자크는 죽일 수 없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의 육체 또한 피륙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박동하는 심장을 지닌 엄연한 생명체였던 것.

발자크의 죽음을 모두가 목격했다.

당연히 강지훈을 비롯한 이프리트의 잔당들도 모든 걸 지켜봤다.

유대룡이 죽었고, 신처럼 떠받들던 발자크마저 쓰러졌으니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더 이상 아무것도 없었다.

대마왕 발자크를 쓰러뜨린 한수호가 있는 이상, 세상에 이프리트가 설 곳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도망치기 시작했다.

강지훈을 시작으로 최부선, 문천득, 박새한, 우태범까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아남으려면 도망밖에 답이 없었다.

그때, 한수호가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향했다.

그리고 한 발을 크게 내디뎌 바닥을 찍어 내며, 작게 중얼거렸다.

“영역전개.”

촤앙!

주문 같은 한마디 단어에 한수호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마나의 파장이 빛처럼 퍼져나갔다.

마나의 파장은 반경 2킬로미터 내의 모든 것을 훑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이프리트의 잔당들 머리 위에 표식을 새겼다.

그때 강지훈은 황급히 점프 포탈을 작동시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포탈 안으로 뛰어들었다.

다른 이프리트의 잔당들도 줄지어 포탈로 뛰어들던 어느 순간, 포탈은 빠르게 닫혀버렸다.

우태범과 그를 따르는 배신자 몇몇을 마지막으로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포탈.

한발 늦게 상황을 인지한 구천승.

그는 이프리트의 수뇌부들을 놓친 것에 크게 안타까워했다.

한수호가 보인 놀라운 능력에 너무 넋을 놓고 있던 탓에 적들이 도망치는 걸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구천승이 한수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려고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였다.

한수호는 적들이 대부분 도망쳤다는 걸 모르는지 번쩍 치켜든 오른손으로 벼락의 힘을 뿌렸다.

콰지지지지지지직

손에서 뿜어져 나온 벼락은 사방으로 흩어지더니 아직 도망치지 못한 이프리트의 잔당들 머리 위로 정확히 떨어져 내렸다.

퍼버버버버벙!

폭죽처럼 폭발해 버리는 사람들.

단 한 방이었다.

특무부를 배신한 특무 요원들부터 우태범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좀비들까지.

벼락에 맞아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린 숫자는 거의 이백에 달했다.

* * *

“후욱. 후욱…..”

강지훈은 포탈이 닫히고 나서야 안심한 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1시간 전까지만해도 특무부 본부 건물 옧상에서 구천승 등을 내려다보며 인류의 지배자가 된 것마냥 거드름을 떨던 자들.

하지만 지금은 비루먹은 강아지와 다름이 없어 보였다.

특히 우태범의 상태는 더욱 안 좋았다.

지금까지 유대룡의 아들이라는 배경 덕분에 이프리트에서 큰소리를 떵떵 치며 살 수 있었지만 이젠 두 번 다시 그런 삶을 살 수 없었다.

유대룡은 죽었고, 이프리트는 와해되었으니까.

“이게 살아남은 전부인가?”

강지훈은 총기가 사라진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살아남은 자는 불과 12명.

그나마 다행인 건, 그중 7명이 이프리트의 간부급 인원들이라는 것.

당장은 힘들겠지만, 다시 음지에 숨어서 힘을 키우면 수년 내로 다른 나라에서 강력한 권력을 차지하는 건 어렵지 않으리라.

‘그런데, 저 표시들은 대체 뭐지?’

포탈을 타고 비밀 장소로 도망쳐온 일행들 모두 머리 위에 마름모꼴의 표식이 달려있는 것에 의구심이 생겼다.

그때, 가까이에 있던 최부선이 심각한 얼굴로 다가왔다.

“내 한 가지 묻겠소. 당신도, 그리고 유 본부장도 한결같이 말했던 최상의 결말이 바로 이런 거였소? 도대체 그 어린 놈 하나를 어찌하지 못하고 유 본부장 뿐만이 아니라 발자크까지 당하고 말다니! 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냔 말이오! 덕분에 난 모든 걸 잃었소. 아니, 나뿐만이 아니지. 이곳에 있는 모두가 마찬 가….”

콰지직!

말을 하던 최부선의 머리 위로 벼락이 떨어졌다.

그를 시작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사람들 모두의 머리 위로 새하얀 벼락이 연달아 떨어졌다.

콰직! 콰지지직!

퍼벙. 펑펑! 펑!

이 벼락은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다들 ‘어?’하는 순간 벼락에 맞아 시원하게 폭발해 버렸다.

이 광경에 경악한 우태범이 강지훈을 돌아봤다.

강지훈 역시 어처구니없는 얼굴로 우태범을 바라봤다. 그리고,

콰지지지지직!

퍼벙!

두 사람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벼락에 맞아 시원하게 폭발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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