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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선으로 귀환해서 이세계 최강-66화 (66/250)

66화

종유석에 박히려던 김검천이 갑자기 공중에 멈추었다.

반중력 장치로 날아가던 기세를 해소한 것이다.

김검천은 고압 공기를 분사해서 옆에 있던 바위 위로 올라서며 입을 열었다.

“나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보다 입구의 돌은 다 치웠나?”

근육질의 용병들이 몇 명이나 달려들어 막은 입구의 바위였다.

그걸 세이야는 파워드슈츠 덕에 혼자 몸으로 치울 수 있었기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이제 끝났습니다!”

“세이야, 너 먼저 광장 밖으로 나가 있어라. 아무래도 저걸 놔두면 귀찮을 거 같으니 마저 처리해야겠어.”

그 말을 따라서 세이야가 밖으로 이어지는 구멍으로 나가면서 한 마디를 남겼다.

“라바골렘의 재생력을 보니 한 번에 날려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나쁘지는 않은 생각이기는 해.”

김검천이 관심 있다는 표정을 짓자 미리내가 바로 끼어들었다.

[안됩니다. 이런 공간에서 강한 공격을 했다가는 동굴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습니다.]

김검천도 모르는 바가 아니었기에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괜히 광선검을 쓴 게 아니거든. 강한 무기를 쓰면 생매장 당할까 봐 이러는 거잖아.”

[이 동굴 안에서 마차를 수리할 재료도 얻어 가야 하니 참아 주시기 바랍니다.]

“하긴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못 얻어갈 수는 없지. 다른 곳을 돌아다니기는 싫거든.”

[그러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단 녀석이 복원되는 속도 이상으로 베어보도록 하려고. 준비를 해보도록 할까?”

김검천이 허리를 숙이며 달리기 자세를 취했다.

“고압 압축공기 분출 준비. 실드 전면 개방.”

[맨몸 승부입니까?]

“아까 내가 날아갔으니 이제는 내가 날려버릴 차례라고. 작지만 강한 맛을 보여주는 거야.”

[출력 안정. 명령만 내리십시오.]

“부스터!”

김검천의 앞으로 실드가 유선형으로 생성되었다.

그와 동시에 다리 부근에서 압축공기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김검천은 총알 못지않은 속도로 라바골렘에게 날아갔다.

- 쾅!

김검천의 어깨가 라바골렘의 한쪽 다리에 부딪혔다.

라바골렘은 인간 탄환이 된 김검천의 돌진에 한쪽으로 몸이 기울어졌다.

다리의 표면이 부서지며 용암이 김검천을 덮쳤지만 실드에 막혔다.

그 바람에 용암은 사람 대신 죄 없는 지면이나 녹이게 되었고.

계속 떨어지는 용암은 지면 아래로 한없이 새어 들어갔다.

김검천은 한 팔로 다리를 부여안은 채 다른 팔을 뻗었다.

그 팔의 손목 부분으로부터 금속 채찍이 튀어나오며 라바골렘의 양다리를 묶었다.

“꾸오오--!”

다리가 봉쇄된 라바골렘은 자신의 몸무게에 못 이겨 점차 뒤로 몸을 눕히기 시작했다.

라바골렘의 양손은 김검천을 잡으려 들었지만 몸이 기울어진 상태에서는 무리였다.

“하압!”

기합과 동시에 김검천은 자기 몸무게의 10배도 가볍게 넘을 라바골렘의 다리를 들어 올렸다.

- 쿠웅!

라바골렘의 등이 지면에 부딪혔다.

김검천은 부딪히는 걸 확인하기도 전에 금속 채찍을 풀어 하늘 높이 쏘아 올렸다.

채찍의 목표는 천장의 뾰족한 종유석이었다.

김검천은 금속 채찍을 조여 뜯어낸 종유석을 그대로 라바골렘의 팔다리에 꽂아 넣었다.

라바골렘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움직일 수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팔다리에 박힌 종유석이 방해가 된 것이었다.

“쿠오오!”

“손에 꽂힌 가시 제거가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알 수 있는 귀중한 체험이라고?”

라바골렘은 그 말을 부정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라바골렘의 팔다리에 꽂힌 종유석이 당장이라도 뽑혀나갈 듯이 흔들렸으니까.

팔다리가 잘려나가도 금방 복원이 되는 라바골렘이었다.

박혀있는 종유석만 뺀다면 금방 다시 공격해 올 것이었다.

어차피 김검천도 종유석으로 라바골렘을 처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광선검 출력강화.”

[100% 출력. 광선검 내구한계 도달.]

“누가 먼저 끝이 나는지 한번 보자고.”

김검천은 광선검을 들어 올라탄 라바골렘의 몸을 힘껏 그었다.

3미터가 넘는 신체가 손바닥 크기의 벽돌처럼 될 때까지.

라바골렘의 팔다리에 꽂힌 종유석이 흘러나온 용암에 의해 녹아 들어갈 때쯤이었다.

김검천은 마무리를 위해 라바골렘의 머리 부분과 팔다리는 멀찍이 던져놓았다.

“이 정도면 골렘이라도 재생하지 못하겠지.”

그런 말을 할 정도로 라바골렘은 완전히 조각이 난 상태였다.

몸속에서 흘러나온 용암에 의해 라바골렘도 녹아 사라질 것 같이 보였고.

그때 미리내가 경고했다.

[라바골렘에서 흘러나온 용암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김검천이 미리내의 말에 사방으로 흩어진 용암을 살펴보았다.

지면에 파인 틈을 따라 흘러내려야 하는 용암이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살아 있는 듯이 꿈틀거리던 용암은 다시 한곳으로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끝이 나지 않을 거 같았다.

김검천이 고개를 저었다.

“라바골렘이라고 하더니 몸을 구성하던 돌이 아니라 몸속에 있던 용암이 본체라도 되는 건가?”

[이거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동굴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는 처리할 수 없습니다.]

그때 김검천의 시선은 바닥을 향하고 있었다.

아까 전 라바골렘으로부터 떨어진 용암 때문에 녹은 곳이었다.

어딘가의 구멍으로부터 물소리도 들려오고 있었고.

바닥 중 얇은 부위가 방금 전의 일로 아래쪽에 구멍이 뚫린 모양이었다.

그곳 근처의 용암의 파편은 주변의 습기 때문인지 빠른 속도로 돌처럼 굳어가고 있었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필요한 마나를 빼앗겨서 그런지도 몰랐지만.

“그러고 보니 이곳으로 들어올 때 지하수가 흐르는 것 같던데. 미리내. 내 말이 맞아?”

미리내가 잠시 지형을 측정해보는 듯하더니 보고했다.

[그 말대로 광장 아래에 지하수가 흐르는 통로가 있습니다. 제법 깊은 것 같습니다.]

“두께는?”

[현재 출력의 광선검으로 벨 수 있을 정도입니다. 라바골렘의 두께 정도 되는군요.]

“그거 좋은 소식인데. 이번 기회에 라바골렘에게 수영이라도 배울 기회를 줘야겠는걸.”

[좋은 생각입니다. 재생력을 가진 용암에 물을 부으면 평범한 돌처럼 되어 버릴 테니까요.]

“바로 그거지.”

김검천은 다시 재생되는 라바골렘의 주위 지면을 광선검으로 자르며 원형으로 돌았다.

생각보다 잘 잘리지 않았지만 라바골렘 또한 재생 중이었기에 방해받지는 않았다.

결국 시간 싸움인 것이다.

- 우직.

그렇게 도려낸 지반은 꺼지는 것이 김검천의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지면은 완전히 떨어지지 않고 제자리에서 버티고 있었다.

라바골렘은 이제 거의 몸의 복원을 끝내고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서고 있었다.

김검천은 금속 채찍을 이용해 라바골렘 위에 있는 가장 커다란 종유석에 매달렸다.

그리고는 금속 채찍을 조이는 동시에 몸을 뒤로 젖히며 종유석 윗부분을 발로 걷어찼다.

“이건 내 마음이 담긴 선물이야. 소중히 간직해 주기를!”

- 쾅!

뾰족한 종유석이 일어서려던 라바골렘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머리에 종유석이라는 장식물이 돋아나 버린 라바골렘은 그대로 넘어져 무릎을 꿇었다.

- 쿠웅.

그 순간 위태롭게 견디던 지반이 움푹 꺼지며 라바골렘이 아래로 흐르는 지하수에 추락했다.

- 치이익.

라바골렘이 떨어진 주변의 물이 일순간 끓어오르며 하얀 수증기가 구멍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3미터가 넘는 라바골렘도 더 깊은 지하수 속에 잠기니 그대로 가라앉는 중인 것이다.

하지만 라바골렘도 순순히 죽어주고 싶은 마음은 없는 모양이었다.

흐르는 물속으로부터 팔 하나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벽을 힘껏 움켜쥐었다.

식어가는 몸속의 용암 상태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매캐한 흰 연기를 뿜어내면서.

이어서 종유석이 머리에 박힌 라바골렘이 물 밖으로 나오려는 모습이 보였다.

김검천이 구멍으로 뛰어내리며 외쳤다.

“누구 마음대로 나오기는? 뜨거운 몸을 주체 못 하면 차분히 물로 머리나 식히라고!”

벽을 붙잡은 라바골렘의 팔을 광선검으로 힘껏 베었다.

자세가 불안정했는지 팔은 완전히 베이지 않았고 다시 재생하려 들었다.

김검천은 그대로 올라오려는 머리에 박힌 종유석을 힘껏 밟았다.

“쿠오오!”

머리를 힘껏 밟힌 충격으로 라바골렘의 팔이 완전히 떨어져 나갔다.

라바골렘은 그렇게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누가 꺼내주기 전까지는 그렇게 잠을 자고 있어야 할 것이었다.

김검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물은 답을 알고 있다니까. 생명부터 죽음까지 주관하고 있으니.”

김검천이 지하수가 흐르는 구멍 안을 보니 라바골렘이 다시 나타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때 세이야가 김검천에게 다가와 붉게 빛나는 돌 같은 걸 내밀었다.

왠지 모르게 팔을 떨고 있는 게 힘에 겨워 보이는 채로.

“김검천님. 용병 지부장이 말한 마차를 고칠 수 있는 소재가 이거 같은데요.”

“어느새 이걸 찾아낸 거지?”

“라바골렘이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순간부터요. 마차를 고쳐야 하는데 무슨 일이 있어 소재를 못 찾으면 곤란하잖아요?”

“잘했다. 세이야. 판단이 빠른데.”

“이게 마석 대용품이라는 건 별로 기분이 안 좋지만요.”

세이야의 말에 김검천이 붉은 돌을 넘겨받아 만지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당장이라도 손가락에 묻어나올 듯한 붉은색도 그렇고 돌의 감촉도 평범하지는 않았다.

따끈한 온기가 느껴지는 돌이라니.

그렇다고 용암이 식어 만들어진 돌도 아닌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한 건 나중에 쿠퍼에게 물어봐야겠군. 일단 챙겨두도록 할까. 그런데 이게 끝인가?”

“저도 거기에 대해 이야기 드리려고 했어요. 저를 따라오실래요?”

김검천이 세이야의 안내를 받아 안쪽 동굴로 들어섰다.

라바골렘이 출현했던 곳이기도 했다.

그렇게 잠시 이동하다 보니 세이야가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저걸 좀 보세요.”

세이야가 가리킨 곳에는 기어가는 용암 덩어리가 있었다.

그것의 대부분은 이미 생명력을 잃어서인지 곳곳에 떨어져 암석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남아있는 용암 부분은 여전히 꿈틀거리며 안쪽 동굴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짓던 세이야가 말을 이었다.

“바닥이 녹은 흔적을 따라갔더니 저 용암이 보이더군요. 라바골렘이 흘렸던 용암이에요.”

“지하수에 빠트리지 않았다면 지금도 저것과 다투는 중이겠군. 저걸 따라가 이 돌을 찾아낸 건가?”

김검천이 붉은 돌을 언급하자 세이야가 대답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 용암은 이 돌이 있던 곳으로 가려는 것 같더라고요. 지금같이요.”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용암 덩어리가 김검천 쪽으로 이동 중이었다.

아무래도 김검천이 가지고 있는 붉은 돌을 감지해서 방향을 바꾼 모양이었다.

김검천은 다가오는 용암 덩어리를 향해 광선검을 빼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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