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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선으로 귀환해서 이세계 최강-178화 (178/250)

178화

황제는 바로 자기 육체에 걸려 있는 봉인을 해제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육체는 금속보다 단단하며 그 힘은 대지를 가른다!”

말이 끝나자마자 황제의 옷은 터져나갔고 육체는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피부의 색은 칙칙한 황동색으로 빛났고 연약해 보이던 몸집은 근육으로 넘쳐났다.

키도 원래의 신장보다 2배는 커졌고.

연회장에서 뿜어져 통로를 채우던 붉은 연기는 이제 황제를 중심으로 맴돌고 있었다.

황제가 육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라도 한 듯이.

바지만 남긴 채 황동빛 근육을 꿈틀거리던 황제가 포효했다.

“짐은 본인의 육체마저도 조종할 수 있느니라! 타인만 조종할 수 있는 줄 알았느냐?”

인간의 잠재 능력은 놀라운 점이 있었다.

10층이 넘는 아파트에서 떨어진 아기가 멀쩡한 일이 있다.

아이가 차에 깔리자 어머니가 차를 들어 올리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낙석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려 평상시에는 못하던 수백 킬로의 돌을 밀어낸 남자도 있다.

언뜻 보면 기적과 같은 일이 현실에도 일어난다.

물론 그런 일은 육체적으로 무리가 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한계를 가한다.

황제는 그 벽을 자신의 능력만으로 넘어선 것이다.

그것도 붉은 연기를 사용해 더욱 강력하게.

김검천이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놀라운데? 말 몇 마디로 덩치가 커진 것은.”

“후후후, 이제와서 겁이라도 먹은 건가?”

“무섭기 보다는 신기하거든? 어디가서 공연이라도 하면 사람들에게 좋아하겠어.”

“아직도 그 입을 놀리는 것이냐?”

황제가 곁에 있는 벽에 손을 가져댔다.

황성에 특별히 사용된 돌이라 금속 못지 않은 단단한 소재가 사용된 벽이었다.

- 뚜두둑.

뜯겨나간 벽이 움켜쥔 손 안에서 진흙처럼 으스러졌다.

황제가 자랑스럽게 물었다.

“어떠냐! 짐의 힘이!”

“생명체로서 그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건 확실히 놀라워. 괴물보다 더하군.”

능력을 발휘한 황제의 육체는 놀라울 정도로 강화된 상태.

마스터 나이트의 마나로도 이렇게까지 육체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사실 황제의 원래 능력으로도 이 정도로 육체를 강화시킬 수 없었다.

그동안 꾸준히 접한 붉은 기운과 사천왕의 혈석을 먹은 것이 상승효과를 낸 것이었다.

그만큼 머리가 나빠지고 성격이 흉포해졌지만.

자신의 힘에 도취 당한 황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괴물이라! 마음에 드는 단어야. 너희들을, 부수고, 박살 내고, 으깬다! 죽어라!”

- 쿵쿵.

자신들을 신경쓰지 않는 황제의 말이 마음에 안 들기라도 한 걸까.

샤칸이 푸르게 빛나는 금속 망치를 들고 황제에게 달려들었다.

“죽는 건 그쪽이다! 너 같은 건 혼자서도 충분해!”

샤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란 쿠퍼와 루시엘이 뒤따랐다.

“샤칸! 위험해!”

“우리도 합세합시다!”

김검천은 끼어들려다가 잠시 거리를 두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저 3명이라면 한 번에 모두 당할 일은 없을 것이다.

차라리 불리할 때 끼어드는 게 나아 보였다.

황제가 샤칸을 향해 대뜸 왼쪽 주먹을 날렸다.

뛰어 올라 황제의 머리를 깨부수려던 샤칸의 동작이 잠시 느려질 정도의 풍압.

공격의 압력만으로 그 정도니 주먹의 위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 대상이 마나를 듬뿍 두른 샤칸의 금속 해머라도.

샤칸의 금속 해머가 황제의 주먹에 닿자 머리 부분이 주먹 모양으로 찌그러졌다.

- 끼익.

그러더니 금속 해머의 머리 부분이 뜯거나가 벽을 향해 날아갔다.

샤칸은 그 와중에도 무기를 놓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공중에서 한 바퀴 돌 정도로 충격을 받아 무방비 상태에 놓였지만.

황제는 그런 샤칸을 바로 공격하려다 잠시 멈칫했다.

루시엘의 마나 애로우가 눈을 향해서 날아들었기 때문이었다.

눈은 연약하기 짝이 없는 부위.

생명체라면 본능적으로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황제는 잠깐 움직임을 멈추었을 뿐 그대로 다시 주먹을 뻗었다.

샤칸이 붉은 고깃덩어리가 되기 전 금속 해머 하나가 다시 날아들었다.

쿠퍼가 자신하는 금속 해머 투척술이 발휘된 것이다.

- 팍, 뻐억!

황제의 눈에 박힌 마나 애로우는 눈동자를 뚫지도 못한 채 그대로 소멸되었다.

황제의 주먹에 스친 금속 해머는 과자처럼 터져나갔고.

쿠퍼는 그사이 샤칸을 잡고 뒤로 힘껏 몸을 던졌다.

루시엘은 급히 정령을 불러 두 사람의 회피를 도왔다.

그들의 머리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황제가 따라붙은 것이다.

“짐에게 거역한 어리석은 놈들! 죽어서 그 어리석음을 후회하라!”

쿠퍼와 샤칸, 루시엘이 이를 악물고 황제의 주먹을 막으려는 찰나.

중간에 끼어든 김검천이 마주 주먹을 내질렀다.

- 쿠웅!

주먹이 서로 마주쳤는데 김검천의 발목만 지면으로 파고들었다.

상대적으로 힘에 밀렸기에 대부분의 충격은 김검천이 받게 된 것이다.

김검천은 그 상태에서 돌바닥 채로 황제를 걷어찼다.

황제가 뒤로 밀려 나가자 김검천이 그 자리에서 팔을 흔들었다.

파워드슈츠를 장착한 팔이 저릴 정도의 충격.

황제는 다시 한번 김검천에게 달려들었다.

파워드슈츠를 입은 김검천보다 더 크고 더 강한 육체의 돌진은 그 자체가 무기.

- 쾅!

격돌한 김검천과 황제는 그 상태로 바깥쪽 성벽에 붙은 채 서로를 밀었다.

황제의 악력만으로도 으스러지던 성벽이 두 사람의 힘을 받아낼 리가 없었다.

단번에 성벽은 바깥이 보일 정도 커다란 구멍이 나서 제 역할을 못하게 되었다.

“합!”

힘으로는 밀리던 김검천이 힘겨루기를 하는 대신 팔꿈치로 황제의 가슴을 내려찍었다.

가슴에 정통으로 들어갔지만 황제는 그냥 버티며 김검천의 머리에 두 팔을 내려찍었다.

피할 수 없던 김검천은 할 수 없이 양팔을 교차해 막아섰다.

- 우직.

김검천의 발밑이 움푹 파였다.

금방이라도 바닥이 붕괴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힘겨루기.

김검천은 온몸의 뼈가 부서질 듯한 압력이 느껴졌다.

확실히 힘만큼은 황제가 김검천보다 위에 있었다.

적어도 지금은.

황제가 눈에 핏발을 돋운 채 김검천에게 몸을 가까이 대며 소리쳤다.

“이대로 으깨서 고기 경단으로 만들어 주도록 하마! 숨만 쉬고 있으면 재료는 상관없도다!”

“그 전에 냄새나는 입이나 치우지? 초고압공기 분사.”

김검천의 팔에서 노즐이 튀어나오더니 황제의 눈을 향해 초고압공기가 분사되었다.

이건 사람도 공중에서 이동시킬 정도의 힘이다.

공기나 물도 압축돼서 분출되면 금속도 자르는 위력을 가진다.

파워드슈츠의 초고압공기 정도 되면 그 자체로도 무기인 것이다.

루시엘의 마나 애로우도 버티던 황제가 눈을 감싸며 비명을 질렀다.

“눈이, 눈이…!”

기세를 탄 김검천이 황제에게 달려들어 전력으로 주먹을 질렀다.

하지만 황제는 일격에 돌벽도 뚫는 김검천의 주먹에도 별 피해를 받지 않았다.

“감히 짐의 고귀한 육체에 손을 대다니!”

그렇다고 안 아픈 건 아니었기에 분노한 황제가 주먹을 휘둘러 김검천을 내려쳤다.

“실드!”

- 파삭.

전면에 생성한 실드가 황제의 주먹 한 방에 산산이 으깨졌다.

김검천은 다가오는 주먹을 막기 위해 다시 실드를 생성할 틈이 없었다.

대신 팔로 주먹을 받아내며 그 힘을 빌려 뒤로 날아갔다.

황제의 주먹 모양이 장갑에 새겨질 정도의 충격.

황제는 육체만으로도 김검천의 파워드 슈츠를 부술 수 있는 힘을 지닌 것이었다.

그때 딛고 있는 지면이 살짝 흔들리며 머리 위로 흙과 돌이 섞인 먼지가 쏟아져 내렸다.

- 쿠웅!

부서진 성벽 밖으로 친위 기사로 예상되는 자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악!”

“이 괴물 같은 건 또 뭐야?”

“막아! 막으라고!”

황성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피의 축제가 한창인 모양이었다.

황제는 아직 눈이 제대로 회복 안 되었는지 더 이상 덤비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고 있었다.

황제에게서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김검천은 일행들에게 말을 건네었다.

“쿠퍼, 샤칸, 루시엘. 너희들은 여기서 잠시 물러나 있어.”

쿠퍼가 비장한 표정으로 바로 대답했다.

“김검천님. 저희들은 아직 충분히 싸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일을 부탁하려는 거야. 내 뒤를 맡아줘.”

김검천이 가볍게 눈짓을 했다.

김검천은 황제와의 전투에 집중하고 싶은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쿠퍼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혈마의 명령에 친위 기사들이 밖에 나갔다고 하나 혹시라도 돌아오면 귀찮아지겠지요.”

루시엘도 동의했다.

“전투 중에 기습 공격을 받으면 곤란하니 지원군이 못 오도록 통로를 막고 있겠습니다.”

다들 지금 상황에서도 김검천이 질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샤칸만이 미련이 남은 듯 중얼거렸다.

“기왕 머리를 깰 거면 황제처럼 큰 녀석을 깨는 게 좋은데. 안 그래? 귀쟁아?”

“샤칸 당신 머리도 그 범주에 들어갑니다만.”

“드워프는 원래 머리가 커!”

루시엘이 샤칸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조용히 하세요. 싸우는 데 방해 안 되게 잔말 말고 따라오시기나 하시지요.”

황제가 소리쳤다.

“짐의 허락을 받지 않았는데 어디를 가겠다는 말이더냐!”

- 우지직.

통로 너머로 사라지려는 일행들의 등 뒤로 거대한 그림자가 졌다.

황제가 집채만큼이나 크게 성벽을 뜯어내 그대로 집어 던진 것이다.

성벽에 깔려 가족이라도 알아볼 수 없는 얼굴이 돼버릴 순간.

김검천이 성벽을 향해 뛰어올랐다.

“네 상대는 나잖아? 이쪽이나 보라고.”

그러고는 날아든 성벽을 걷어찼다.

- 쾅!

한쪽 귀퉁이가 박살난 채 성벽은 다시 황제를 향해 날아갔다.

시야를 가린 채 날아드는 성벽을 종잇장처럼 찢어버린 황제의 코앞에 김검천이 나타났다.

“우웃? 언제?”

“눈앞의 일도 모르는 게 사람이라고.”

황제의 양손은 성벽을 찢어발기는 데 사용되어 몸 중앙이 활짝 열린 상태.

김검천은 어느새 빼든 광선검을 황제의 눈동자를 향해 힘껏 박아 넣어줄 작정이었다.

백열하는 광선검의 빛을 본 황제의 눈동자가 두려운 빛을 띠었다.

황제라고 해도 눈에 오러로 보이는 저걸 박히면 멀쩡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황제는 입을 커다랗게 벌리며 소리쳤다.

“당할 것 같으냐아아아아!”

- 위이잉.

황제의 입 주변에서 공간이 일그러지는가 싶더니 김검천을 향해 뭔가가 날아들었다.

[음파 공격 감지. 긴급 회피.]

미리내가 판단하기에 무엇보다 김검천을 보호하는 게 우선순위.

광선검은 음파 공격에 밀려 황제의 눈동자가 아닌 그의 몸에 박혔다.

오러에 못지않은 광선검의 위력에도 황제의 몸에는 붉은 실선밖에 나지 않았지만.

팔에서 금속 촉수가 떨어지던 광선검을 회수했다.

그리고 물러나는 김검천의 주위로 푸른빛이 감돌더니 실드가 펼쳐졌다.

- 치칙.

황제의 음파 공격은 중복된 실드에 막혀 그 힘을 잃고 사라졌다.

공격을 막아낸 실드 또한 마찬가지.

음파 공격을 받은 김검천이 그 반동을 이용해 허공에서 공중제비를 넘어 지면에 착지했다.

자세를 바로잡은 김검천이 황제를 보며 입을 열었다.

“목소리 한번 크군. 그렇게 소리 지르면 목이 맛이 간다고?”

“아직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니. 짐의 음파 공격을 당한 것치고는 운이 좋은 자로다.”

“운이 아니라 실력이야.”

“그런 실력으로는 짐의 육체에 생채기를 입히는 정도가 한계인 것이냐?”

황제가 비아냥거렸다.

김검천이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과연 그럴까?”

“뭔가 더 남아 있는 것이더냐?”

“지금까지는 널 파악하기 위해서 살펴본 것이었지. 원래 진짜 힘은 마지막에 내는 거라고.”

“흐흐흐, 하하하! 짐을 웃기는 게 목적이었다면 성공했도다!”

“미안하게 되었군.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었는데. 네 실력을 너무 무시한 것도 미안하고.”

“그러면 어디 전력으로 덤벼 보거라! 얼마든지 받아주마!”

김검천이 고개를 저었다.

원래 저런 말은 해서는 안 되는 법인데.

김검천이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런 말 안 해도 황제에게 확실히 그 몸에 알려줄 생각이었다.

뼈와 살이 분리될 정도로 강렬히.

“미리내. 1차 인증 개방.”

파워드 슈츠의 에너지 반응로에서 빛이 뻗어 나오며 오른손의 장갑에 스며들었다.

장갑 밖에서도 보일 정도로 강렬한 빛.

황제가 저도 모르게 눈을 감은 채 뒷걸음질 칠 정도였다.

뿜어져 나오는 빛의 세기는 줄어들지 않았다.

김검천이 에너지의 주입을 멈추지 않고 있어서였다.

미리내가 경고했다.

[에너지 과부하. 1차 인증 계수 한계 도달.]

김검천이 빛나는 손을 천천히 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2차 인증 개방.”

[영관급 파워드슈츠 인증 요청. 2차 인증 모드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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