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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선으로 귀환해서 이세계 최강-230화 (230/250)

230화

양손을 모은 채 공중으로 떠오른 김검천의 팔이 금색 마법사를 향했다.

“실드 입자포.”

[충전 중. 20%, 30%…]

- 촤르륵.

손을 맞잡은 부위로부터 은색 액체 금속이 뭉쳤다.

금속의 물결이 스치고 지나치자 두 손은 사람 머리 크기의 원형 포구가 되었다.

포구 앞에서 번개 같은 덩어리가 점점 덩치를 불렸다.

번개 덩어리에서 뇌전의 실이 뿜어져 나왔다.

그 가느다란 실이 닿은 것들은 건물이든 바위든 가릴 것없이 그대로 재로 변했다.

뇌전의 실은 곧이어 번개 덩어리 안으로 모두 흡수되더니 완벽한 번개 구슬로 변했다.

- 파칙, 파지직.

“미리내.”

[충전 완료. 언제든지 발사 가능합니다.]

근처의 건물 위에 올라가 있던 다른 사람들도 이미 공격 준비가 끝나 있었다.

샤칸의 금속 망치에는 오러가 한 곳에 뭉쳐 회전하고 있었다.

루시엘은 엘프 마을에서 받은 화살을 마나 애로우와 같이 쏘아붙이려는 중이었다.

워스덤이 들어 올린 지팡이의 마석은 푸른빛이 응축되다 못해 검게 보일 지경이었고.

그때 워스덤이 소리쳤다.

“김검천님! 그 위치에서 공격하시면 배틀 머신도 같이 휩쓸립니다!”

그 말대로 김검천은 금색 마법사를 깔고 앉아 있는 배틀 머신의 등 뒤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 방향에서 공격하면 실드 입자포가 처음으로 적중하는 건 배틀 머신이었다.

실드 입자포의 번개는 뭐가 있든지 다 박살 내며 전진할 듯한 가공한 힘이 담긴 상태.

거기다 김검천을 믿고 가능한 강한 원거리 공격을 준비한 자신들도 마찬가지인 상황.

이대로는 금색 마법사가 처리되기 전에 배틀 머신부터 부서져 버릴 것이다.

김검천이 입을 열었다.

“괜찮아. 날 믿어. 걱정하지 말고 전력으로 공격하면 된다고.”

전체 음성 모드를 통해서 낮지만 힘이 담긴 말이 워스덤의 귀에 들려왔다.

워스덤의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샤칸과 루시엘은 말할 것도 없었고.

- 투웅.

공을 튕기는 소리와 함께 실드 입자포가 발사되었다.

하얀빛의 기둥이 쭉 뻗어 나가며 공간을 꿰뚫으며 배틀 머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저 공격이 만들어 낼 결과에 대해서는 김검천이 알아서 할 일이었다.

그렇다면 워스덤도 이제부터는 자기의 역할을 다할 차례.

워스덤이 망설임을 버리고 지팡이를 든 손에 힘을 담아 주문을 발동했다.

“영원의 화염이여, 폭발하라! 폭염화!”

지팡이의 마석에 모인 푸른 빛이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붉은빛으로 변환되었다.

화염이 터져 나오듯 쏟아지며 불로 만들어진 꽃이 금색 마법사를 덮쳐나갔다.

“오러탄!”

샤칸이 금속 해머를 양손으로 힘껏 휘둘렀다.

금속 해머에 맺혀 있던 오러가 금색 마법사를 향해 미친 듯 회전하며 날아갔다.

루시엘은 한번 심호흡을 하더니 아무 말 없이 푸르게 빛나던 활시위를 놓았다.

반투명한 화살 한 발이 푸른 빛에 휩싸여 하늘을 갈랐다.

바람의 정령이 봉인되어 있어 관통력만큼은 그가 가진 공격 수단 중 최강인 화살이었다.

금색 마법사를 노린 공격이었지만 그들의 공격 범위 안에는 배틀 머신이 들어 있었다.

모두 김검천을 믿었다.

그렇다 해도 금색 마법사를 잡고 있는 배틀 머신이 저 덩치로 회피 가능한지는 의문이었다.

그렇게 맨 처음 날아든 김검천의 실드입자포부터 배틀 머신에 부딪히려는 참이었다.

갑자기 김검천이 소리쳤다.

“배틀 머신 분리!”

- 챠캉.

김검천의 외침과 동시에 배틀 머신의 팔다리부터 시작해 몸통까지 나뉘어 날아올랐다.

배틀 머신은 작은 무인 장비로도 정비 및 운용 가능하도록 각 부위가 분리가 가능한 기체.

공급되는 에너지만 충분하다면 이런 식으로도 분리된 파츠로 이동이 가능한 것이다.

안 그래도 배틀 머신에게 잔뜩 두들겨 맞은 후 움직임을 봉쇄당해 있던 금색 마법사였다.

갑자기 달라진 상황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그게 가능했더라도 10미터가 넘는 몸으로 코앞까지 다가온 공격을 피할 수도 없었겠지만.

막 풀려난 몸을 일으키려던 금색 마법사에게 실드입자포의 구슬이 적중했다.

번개 구슬은 금색 마법사의 가슴 표면을 닿자 거칠게 번개의 실을 뿜어냈다.

- 으갸갸갸각.

금색 마법사의 입에서 바보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번개 구슬은 결국 금속 동상 가슴 부분에 팔꿈치까지 들어갈 큰 구멍을 만들어냈다.

사람의 몸이 아닌 만큼 바로 죽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멀쩡한 것도 아니었기에 금색 마법사의 전신은 마비되어 꿈쩍도 못 하는 상태.

그 구멍을 다시 가장 나중에 공격한 루시엘의 화살이 깊숙이 꿰뚫었다.

그 뒤에 도달한 샤칸의 오러가 그 구멍을 더 넓혔고.

마지막으로 사람이 들어갈 만큼 커다랗게 된 구멍 안으로 워스덤의 폭염화가 내려앉았다.

금색 마법사가 멍청한 눈으로 자신의 가슴을 보았다.

- 어?

금색 마법사의 번질거리는 금속 동상 몸이 폭염화에 의해 붉게 달아오르는 순간.

- 쿠왕!

굉음과 함께 금속 신체가 산산조각이 나 주변으로 튕겼다.

지면 위에 쌓여있던 새하얀 눈이 지면의 흙과 섞여 더럽혀진 채 튀어 올랐다.

박살 난 금속 동상 중 입 부분이 김검천의 발밑까지 굴러왔다.

이런 모습으로도 아직 살아있는지 입 부분이 필사적으로 뻐끔거리며 말을 내뱉었다.

- 이럴 리가 없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줄이야!

김검천이 손가락을 흔들었다.

“그런데 그것이 일어났지.”

말을 하는 것도 모자랐는지 금속 동상의 다른 부위도 박살 난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바로 샤칸 옆에서 조각난 금속 동상 다리가 눈 덮인 지면을 뛰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자신을 잡아 보라는 듯이 말이다.

그 모습에 샤칸이 마음에서 우러난 웃음과 함께 금속 해머를 들고 전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오러가 맺힌 금속 해머를 마음껏 휘둘렀다.

금속 해머 끝에 걸리는 금속 동상 조각들의 단단한 감촉이 손에 느껴졌다.

“으하하! 잡히면 죽는다! 아니, 죽어라!”

- 퍽. 우지직.

다시 움직이려 들던 금속 동상의 조각들이 샤칸의 금속 해머에 맞아 으깨졌다.

단단한 것 빼고는 반격도 못 하는 파편들에 불과한 것들이 샤칸의 오러를 견딜 리 없었다.

루시엘이 소리쳤다.

“샤칸!”

샤칸이 억울한 듯 응답했다.

“왜! 이런 끔찍한 걸 그냥 놔두라고?”

“아니, 저를 놔두고 혼자만 그러면 되겠습니까? 이런 건 같이 하는 겁니다.”

“그래!”

금속 동상을 처리하는 자가 한 명 더 늘어났다.

워스덤은 뭔가를 끌어안은 채 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금속 동상의 팔 부분이 뭔가를 찾는 듯 주변을 더듬거리고 있었다.

눈 부위는 다른 곳을 굴러다니고 있었기에 정작 움직이고 있는 팔 주위가 안 보였으니까.

워스덤이 탐색 마법으로 찾아낸 푸른 빛으로 번뜩이는 마법 도구 하나를 내밀었다.

“이걸 찾는 겁니까? 덩치에 비해서 어울리지 않는 마법 도구를 쓰는군요.”

- 고르바 탑주에게 받은 탈출용 마법 도구? 그걸 빨리 내놓아라!

이런 상태에서도 어떻게 워스덤의 말을 들었는지 팔이 마구 휘둘러졌다.

안 보이는 상태에서 무작정 움직였기에 그리 위험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어라? 이것도 아직 움직이네.”

“제가 어깨 부근을 맡지요. 샤칸은 손 부분부터 처리하십시오.”

곧이어 다가온 루시엘과 샤칸이 팔 부분을 처리했다.

결국 머리 아랫부분은 다 파괴된 금색 마법사였다.

그는 이제 말 그대로 입만 살아 움직이는 몸이 되었다.

김검천이 워스덤에게 마법 도구를 넘겨받은 후 금속 동상의 눈앞에서 흔들었다.

“이걸 원했나? 허나 거절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런 요구를 거절하는 거니까.”

- 크으윽, 네 놈들이 어떻게 이 몸을 포함한 마스터 매지션을 2명이나 해치울 수 있었지?

김검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마을에 오기도 전에 마스터 매지션 2명을 해치운 상태.

그런데 이 자는 그 사실을 모르는 듯 했다.

“이제 와 무슨 소리를? 너까지 합치면 4명째인데.”

김검천의 말에 금색 마법사가 굳어가는 입을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자신이 살아날 가망성이 이제 없었기에 방금 생겨난 의문만큼은 해결하려는 것이다.

- 우리가 들은 건 김검천이라는 자가 워스덤과 함께 침입했다는 것뿐이었다!

“네 윗선에서 우리가 다른 마스터 매지션을 처리한 사실을 안 알려줬던건가.”

- 그… 그러고 보니 넌 아까 마충에 대해서 말했었지. 그들을 이미 잡은건가?

“아, 마충을 다루던 갈색 마법사랑 대지의 황색 마법사를 때려잡긴 했지.”

- 암흑 마탑주 파벌의 마스터 매지션들! 그런 중요한 정보를 어째서 안 알려 준거지?

의심과 불신으로 가득 찬 감정이 금색 마법사의 말투로부터 풍겨왔다.

그는 혼란에 빠져 점차 낮아지는 목소리와 함께 아무 말이나 내뱉고 있었고.

지금이라면 김검천이 금색 마법사에게 뭘 물어봐도 잘 대답해 줄 것 같은 모습.

김검천이 슬쩍 금색 마법사를 떠보았다.

“저런. 우리가 마스터 매지션들을 해치웠다는 걸 알았다면 이렇게 나서지 않았을 테지?”

- 당연하다! 이미 마스터 매지션 2명을 해치웠는데 같은 전력으로 덤비는 게 이상하지!

“난 생김새만큼이나 이상한 녀석들이길래 머릿속도 그런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군.”

금색 마법사의 말을 듣고 있던 워스덤이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워스덤의 상식으로도 이런식의 일 처리는 이해가지 않은 것이다.

마치 마스터 매지션들이 김검천에게 당하라고 등이라도 떠민 것 같지 않은가.

그렇기에 김검천 또한 이 상황이 흥미로웠다.

적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

특히 이런 인간 같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랬다.

김검천이 질문을 계속했다.

“그러면 너희들이 받을 정보가 차단된 건가? 아니면 누가 일부러 정보를 누락시켰던가.”

- 그럴 리가. 그건 마스터 매지션인 우리에게 전해진만큼 극비 정보였다.

“잘 생각해봐. 그런 정보라도 손을 댈 수 있는 너희와 동급, 혹은 그 윗선이 있을테니까.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

금색 마법사는 김검천의 말에 희미해져 가는 의식을 붙잡고 머리를 굴렸다.

마도 왕국은 위에서 아래로 명령이 내려가는 체계.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보고가 올라가게 된다.

위아래에서 처리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확실히 나뉘어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중간에서 누군가 자기 위로 올라가는 정보에 손을 대면 죽여도 할 말이 없었다.

더구나 윗사람을 농락한 셈이니 고통스럽게.

세상은 넓으니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정말 미치지 않고서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아랫 사람이 손을 대었다기 보다는 차라리 김검천이 제시한 내용이 더 말이 되었다.

그렇기에 분노한 그는 앞뒤를 가리지 않고 알고 있는 바를 말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차피 죽어가는 상황이었으니 이제 남은 건 자신을 속인 자들에 대한 원망만 남은 채로.

- 암흑 마탑주의 짓일 수도. 하지만 우리까지 손을 쓸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설마?

“의심 가는 인물이라도 떠올랐나?”

- 고르바 탑주가 했다면 모든 게 설명 가능해. 다만 우리는 같은 파벌인데 어째서?

그게 죽기 전까지 의문에 잠겨 있던 금색 마법사의 마지막 유언이었다.

금색 마법사의 말을 들으며 생각하던 워스덤이 김검천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마도 왕국은 같은 마법사들끼리라도 관계가 좋은 건 아닌 듯합니다.”

마법사를 위한 왕국이라며 일반인들을 제물처럼 사용하는 곳이었다.

이제와서 이들에 대해 더 알아보니 마법사마저 그들처럼 다루는 모양이었다.

그저 필요에 따라서 마법사를 위하는 척하는 듯이 보일 뿐인 것이다.

어떤 약속을 했다고 해도 그것을 행동으로 보이기 전에는 그저 허상 같은 것이다.

김검천이 워스덤의 의견에 동의했다.

“지금까지 일을 생각해보면 우리 손을 빌려 이 마법사들을 처리하는 셈인 것 같군.”

“마도 왕국 정점이라는 고르바 탑주가 가장 중요한 전력인 마스터 매지션을 이렇게 밀어붙이는 건 이것도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워스덤이 장거리 이동 마법이 부여된 마법 도구를 가리켰다.

워스덤이 말을 이었다.

“이 마법 도구는 도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작용이 아주 큽니다. 재수 없으면 죽고, 잘해도 마나를 사용하지 못한 채 당분간 침대 위에서 안정을 취해야 하니까요.”

“그 말은 이건 마법사들을 살리기 위해서 제공된 도구가 아니라는 건가?”

“제가 보기에는 고르바 탑주가 더 높은 경지에 오르기 위하려다 미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검천의 시선이 살펴 보던 마법 도구를 지나쳐 워스덤을 향했다.

“만약 고르바 탑주가 미친 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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