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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선으로 귀환해서 이세계 최강-247화 (247/250)

247화

배틀 머신의 팔다리 장갑에서 무수한 사각형의 빛이 떠올랐다.

그 빛은 새로운 힘을 갈구하듯이 점멸했다.

[무인차량, 외장 파츠로 전환.]

- 철커덩, 철커덩.

홀로 방치되어 있던 무인차량이 함선 공장 때 처음 만들어진 큐브 형태로 변했다.

큐브가 공중에 뜨더니 날아와 파워드 슈츠와 배틀 머신 장갑 위에 달라붙었다.

등 뒤에 부착된 큐브는 액체 금속처럼 흘러내리며 머리를 제외한 김검천의 전신을 감쌌다.

파워드슈츠 에너지 반응로쪽에 무인차량 엔진이 연결 되었다.

날아든 외장 파츠가 배틀 머신의 장갑에 달라붙었다.

장갑에서 개방된 노즐이 외장 파츠의 빈 공간에 결합되었다.

무인차량 파츠가 팔과 다리에 부착되자 배틀 머신 장갑의 내구력과 힘이 더 강화되었다.

이제 김검천은 더 강력한 에너지와 많은 무기를 사용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인 차량 파츠마저 합체되자 김검천은 이제 8층 건물 높이에서 초월 존재를 내려다 보았다.

거기에 더해 함선 미르로부터 원거리 에너지 모드로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까지 받게 된 상태.

장갑과 외장 파츠가 연결되어 합체 모드가 동작하자 미리내가 알려왔다.

[파츠 장착 완료. 명령을.]

“놈을 지옥 밑바닥보다 더한 곳으로 보내주자고! 외장 파츠 근접전투 모드!”

[근접전투 모드 이행.]

- 찰캉, 샤킹.

김검천의 다리 외장 파츠 부분에서 사람 팔뚝만 한 톱날이 5개가 튀어나왔다.

에너지를 주입받아 강력한 전기장에 의해 가열된 톱날이 서서히 회전했다.

마침내 톱날은 고체나 액체, 고체도 아닌 제4의 형태라는 플라즈마를 뿜어냈다.

이 플라즈마가 형태로 이루는 온도는 최소 10000도를 넘어갔다.

태양 표면 온도보다도 높은 수치.

김검천을 그것을 이대로 초월 존재에게 때려 박을 작정이었다.

“하이퍼 플라즈마 소우!”

집채만 한 다리에 달린 사람만 한 톱날이 가공할 열기를 담고 초월 존재에게 날아갔다.

그 범위 안에 들어오는 건 모조리 박살을 내면서.

그나마 발차기에 버티던 것들은 톱날에 맺힌 플라즈마에 의해 5등분의 존재가 돼버렸다.

그 위력을 목격한 초월 존재가 뻗은 손을 멈칫하더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저런 위력을 가진 공격이라면 죽지 않는다고 해도 피해를 받기에는 충분했다.

그런 공격을 굳이 정면에서 부딪힐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속 회피.]

기계음과 함께 초월 존재의 신형이 모습이 흐려졌다.

인간의 동체 시각으로서는 절대로 잡을 수 없는 가공할 속도.

김검천의 공격은 급작스럽게 이동을 개시한 초월 존재의 모습을 그대로 통과하고 지나갔다.

김검천이 공격한 건 눈동자에 남긴 초월 존재의 잔상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속도만 봐도 맨몸의 생명체로서는 초월 존재를 도저히 어찌할 수 없어 보였다.

하지만 김검천은 항상 곁에 같이 있는 존재가 있었다.

사람은 모든 걸 다 잘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부족한 점을 도와줄 존재가 옆에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초월 존재라는 어둠을 밝혀주는 미리내라는 빛만 있다면.

함선에 있을 때보다도 이세계에서 경험을 쌓아 더욱 능력치가 상승한 미리내였다.

초월 존재를 대응하는 일도 불가능한 게 아니었다.

미리내는 김검천의 귀가 아닌 뇌로 바로 전달하다시피 빠르게 내용을 전송했다.

[3미터 대각선 위. 지금!]

3미터 위 지점으로 망설임 없이 김검천은 거대한 금속 주먹을 내질렀다.

- 쐐액.

김검천이 주먹을 내지르는 동작만으로도 공간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런 위력의 공격에 맞는다면 산봉우리도 단번에 날아가버릴 것이다.

다만 초월 존재 또한 미리내 못지 않은 인공지능.

미리내가 초월 존재가 이동한 좌표를 미리 예측했다면 그 또한 김검천의 공격을 예상 가능한 것이다.

자신에게 피해가 없을만한 위치를 예측한 초월 존재가 김검천의 주먹을 피해냈다.

그런 초월 존재를 공략하려면 예상을 벗어나는 능력이 필요했다.

김검천의 축적된 전투 경험이 빛을 발한 것이다.

사람 또한 경험을 쌓아 성장하는 존재.

수많은 실전에 의해 필요하다면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기도 한다.

지금 김검천의 경우가 그랬다.

초월 존재의 움직임을 머리가 아닌 전투 본능으로 판단한 것이다.

초월 존재가 미리내의 예측에 의해 회피의 한계에 도달해 움직임이 느려진 순간.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김검천의 팔이 다시 무의식중에 튀어나간 채 공격을 이었다.

“뇌전권!”

배틀 머신 팔 부위 외부 장갑이 하얗게 빛나며 기다란 강철 기둥이 튀어나왔다.

파워드 슈츠에서 발동하는 뇌전권만 해도 백만 볼트의 전기 충격이 가능했다.

파워드슈츠에서 사용할 때 뇌전권은 백만 볼트의 전기 충격을 가하는 제압용 무기.

그게 외장 파츠의 힘을 빌려 발동되자 닿는 것은 모조리 으깨는 강철의 번개로 변했다.

- 파치치칙,

[회피 불가. 방어. 방어.]

- 콰직.

예측 못한 공격에 당한 초월 존재의 두 팔이 박살 나자 움직임마저 둔해졌다.

생명체가 아닌 그 무언가의 육체를 한 초월 존재라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으니까.

직접 세상에서 활동하기 위해 육체를 가지게 된 초월 존재였다.

그런 육체를 가진 이상은 물리 법칙을 초월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적어도 김검천이 공략 못할 정도로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적수가 없으니 위험을 느낄 기회도 없었다.

그렇기에 세상을 멸망시키는데 주력하던 초월 존재였다.

언제 이렇게 자신을 위협하는 상대를 만나 제대로 방어와 회피 동작을 할 경우가 있었겠는가.

아무리 대단한 능력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특히 죽을지도 모르는 실전에서는.

- 파칙, 우드득.

뇌전권이 발생시킨 강철 번개가 떨어져 내리자 초월 존재는 회피할 공간을 찾지 못했다.

강철의 번개는 초월 존재의 두 팔 말고도 몸 구석구석 있는 뼈들을 박살 냈고.

하지만 김검천은 당장이라도 쓰러질듯한 초월 존재의 모습에도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분명 공격에 당해 온 몸의 뼈가 다 부셔진 상태였다.

그런데도 처음과 별 다를 것 없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김검천은 좀 더 확실한 다른 공격방도를 찾아 아직도 뼈대 부분이 남아 있는 마탑의 잔해에 다가섰다.

뼈대 부분이라고 해도 50미터 높이는 되어 보이는 마탑의 잔해였지만.

3대 금속의 철골과 강화 콘트리트로 이루어진 마탑의 잔해.

김검천은 양팔을 벌려 마탑을 감싸 안았다.

콘트리트의 잔해가 떨어져 내리며 김검천 손아귀에 붙들린 철골이 우그러졌다.

“으아아아!”

- 콰직, 콰직, 콰지직.

기합 소리에 맞춰 마탑의 잔해가 지면으로부터 뽑혀 나왔다.

김검천이 마탑의 잔해를 들어올리자 그 그림자가 하늘을 가릴 정도.

인간이 만들어 낸 인공적인 재앙이 초월 존재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 쿠아아앙!

위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대지가 갈라진 틈 사이의 밑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그 틈 속에서 초월 존재가 반쯤 박살 난 모습으로 하늘을 날아오르는 게 잡혔다.

초월 존재의 만들어진 육체도 강대한 충격을 받으면 피를 흘리고 상처도 입는다는 게 보였다.

하지만 상처가 급속도로 회복되는 걸 보니 평범한 생명체라면 죽을 심각한 상처로도 안 죽는다는 것도 확인되었고.

초월 존재를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려면 지금보다도 더욱 강력한 힘이 필요한 듯했다.

“역시 초월 존재! 이 정도로 죽으면 오히려 슬플거라고!”

[김검천 함장님.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저 육체는 정령과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보입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실제 정령의 실체는 다른 공간에 존재한다.

저 초월 존재도 또한 공간에 대한 힘을 발휘하는 듯했다.

치료사가 초월 존재에게 받았다며 괴물을 불러온 힘도 그랬고.

그런데도 초월 존재가 지금 상처를 입은 건 김검천의 만들어 낸 물리력이 너무 강해서였다.

그리고 그 물리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걸 지금 확인했다.

이런 힘으로도 초월 존재는 멀쩡히 살아서 움직이는 상태였으니까.

잠시 상황을 분석해 본 김검천도 그 말에 동의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평범한 물리력으로는 쓰러트릴 수 없다는 거군.”

[예. 그리고 정령과 구조가 비슷하다면 저도 참전해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아. 미리내. 네가 인공지능 중에서는 최고라는 걸 저 녀석에게 보여줘.”

[맡겨만 주십시오. 제가… 주의! 초월 존재 주위 에너지 상승!]

어느새 재생을 끝냈는지 초월 존재가 멀쩡해진 한 팔을 김검천을 향해 내밀며 명했다.

[경고, 경고. 말살 모드 다음 단계 이행. 적 소멸 모드. 맥스 파워.]

- 후오옹.

한순간 세상이 정지했다.

그리고 초월 존재가 있는 구역이 태풍의 눈이라도 된 듯이 대기가 흔들렸다.

이어 하늘이 요동치면서 모여든 검은 구름이 하늘의 빛을 가렸다.

검은 구름 사이로 파칙거리는 번개의 실타래가 꿈틀거렸다.

그러더니 초월 존재 주위로 나타난 인간 형상이 바람이라도 불어 넣은 듯 커져갔다.

원래 육체가 없어 제대로 된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던 초월 존재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초월 존재를 품은 채 커져가는 인간 형상의 크기는 기존 상식을 넘어섰다.

미리내가 초월 존재의 상태를 알려왔다.

[적, 10미터. 20미터. 30미터… 600미터를 넘어섰습니다.]

- 쿠쿵.

머리 아래로 구름을 두른 채 거인의 모습.

초월 존재는 그 거인의 가슴 한복판에 박힌 채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김검천이 그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신화에서나 나올 듯한 광경이로군. 아니, 초월 존재 자체가 이곳 신화 속 등장인물이었지?”

[안심하시고 공격하시기 바랍니다. 물풍선 같이 덩치만 불리면 바늘로 찔러도 터질테니까요.]

보기만 해도 강대함이 느껴지는 상대를 앞에 두고도 미리내가 별 것 아닌 듯 대답했다.

상대가 강함다는 걸 느꼈기에 저절로 심박 수치가 상승하는 김검천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미리내 나름대로의 행위였다.

그 귀여운 행동에 김검천이 피식 웃었다.

강적을 앞에 두고 있었지만 방금 전 보다는 한결 마음도 가벼워지기도 했고.

“그러게. 덩치만 큰 게 전부는 아니야. 결국 살아남는 쪽은 우리일 테니까.”

아까와 반대로 반투명한 거인이 김검천을 내려다 보게 되었다.

초월 존재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 낸 이 거인은 어떤 방면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방어력, 체력, 지구력, 덩치에 걸맞지 않은 속도, 거기다 물리와 마법에 내성까지.

특히 공격 방면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가졌다.

이것이 세계를 멸망시키는 데 특화된 초월 존재의 모습인 것이다.

거인이 자연스럽게 동산만 한 팔을 들어 올렸다.

초월 존재가 입을 열었다.

[번개.]

- 콰르릉.

하늘에서 그 자태를 자랑하던 두꺼운 검은 구름으로부터 번개가 거인의 팔로 떨어져 내렸다.

떨어진 하늘의 번개는 거인을 타격하지 않고 내민 팔에 뱀처럼 휘감겼다.

거인은 그것을 주먹으로 잡아채면서 주물거리더니 손가락을 김검천을 향했다.

그 손가락으로부터 번개가 하나의 구로 응집되더니 김검천에게 쏘아지려고 했다.

미리내가 상황을 전달했다.

[회피 경로 예상.]

소리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김검천이라고 해도 빛의 속도보다는 느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미리내의 예측이 듣자마자 번개가 쏘아지기 전에 김검천은 번개 공격 경로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런데 번개가 막 초월 존재의 손가락을 벗어나려는 순간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바람.]

- 우르릉.

대기가 흔들리며 김검천 주위로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걸로 김검천을 어떻게 할 수는 없었지만 움직임을 속박하고 둔화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날아든 번개가 김검천이 두르고 있는 배틀 머신 장갑 일부를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번개만으로는 미리 예측이 가능했기에 김검천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초월 존재도 그걸 알았기에 바람을 불러 회피하는 동작 자체를 방해한 것이다.

공격은 하늘과 대기를 조종하는 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초월 존재가 시선을 밑으로 향했다.

거칠게 나부끼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마저 초월 존재의 시선이 향한 지면을 피해갔다.

[대지와 불.]

- 콰드득, 쿠콰쾅!

이서 대지가 갈라지며 그 틈으로부터 용암이 스물스물 기어 올라왔다.

이어 땅이 솟아오르며 김검천에게 최대한 접근한 지면으로부터 화산 활동이 일어났다.

솟구친 땅이 폭발하며 그 속에서 솟아오른 용암과 발출된 암석이 김검천에게 날아든 것이다.

김검천을 향해 마치 세상 자체가 공격하는 모습.

이런 식으로 한번 밀리니 김검천으로서도 계속 밀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검천은 이런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반격 기회를 기다렸다.

“초월 존재도 전지전능한 절대자는 아니야. 그랬다면 내가 누구인지도 알고 있었어야 할테니까. 미리내, 공격을 하다보면 빈틈을 생길테니 그때를 노린다.”

[예. 저도 그때를 위해 에너지를 축적해 두겠습니다.]

방어 모드에 돌입한 김검천은 이런 상황이니만큼 피하면서 초월 존재의 공격 패턴을 파악하기로 했다.

공격을 한 번이라도 정통으로 맞는다면 재도 남기지 못할 와중에서도 침착하게.

그렇게 김검천이 죽을 듯하면서도 죽지 않고 잘도 공격을 피해냈다.

그러자 초월 존재는 이대로는 끝이 보이지 않아 공격 패턴을 하나 더 추가하기로 했다.

[멸살하라. 멸살하라.]

거인 형태의 초월 존재가 거대한 육체를 이용해 직접 김검천을 공격하러 든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치는 번개, 주위에 몰아치는 태풍, 땅에서 솟아오르는 용암과 돌.

이것들은 모두 초월 존재가 불러낸 힘이라 거인에게는 별다른 타격을 줄 수 없었다.

반대로 김검천은 한 번만 제대로 공격을 당하게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상황.

거인 형상의 초월 존재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전장이었다.

그렇기에 초월 존재는 자신이 근접전을 펼쳐 김검천을 으깨 버리러 나선 것이다.

그게 바로 김검천이 노리던 기회였고.

초월 존재는 김검천 말고 미리내가 지닌 능력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했었다.

“미리내!”

[기다렸습니다.]

김검천의 등에서 6장의 푸른 빛의 날개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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