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15화 (15/250)

< 5장 - 실장 정창영 (3.) >

서른두 살의 정창영. 그는 한때 연기자 지망생이었다.

아주 오래된 얘기다. 적어도 스물둘이 되기 전에는 스스로 치기어린 그 꿈을 포기했으니까. 소규모 극단에서조차 주목받지 못하는 실력으로 탤런트를 꿈꿀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창영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방송업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방송국 탤런트 관리직으로 일하다가 카메라 앞에 서게 됐다는 우민성이 그의 롤모델이 되었다.

그렇지만 그의 젊음이 무르익은 90년대에 이미 공채 탤런트 시장은 사양 산업. 각 방송사에서는 신규 공채 티오와 함께 관련 인력까지 감축하는 중이었다.

스타 배우들을 품에 안고 급성장한 연예기획사들의 끼워팔기 탓이었다. 공채 탤런트들은 단역밖에 맡지 못하는 시대에, 자연히 배우들도 기획사의 문부터 두드리게 됐다.

그런 시대상황 탓에 정창영의 꿈도 방향을 바꿨다. 배우가 못 된다면 그들을 키우는 스타메이커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 꿈을 안고, 유명 배우 이군영이 전면에 나선 나라엔터에 입사를 지원해 창업사원이 되었다.

그 뒤로는 고단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방송국 직원과 달리 기획사의 매니저란 소위 ‘시다바리’였고, 하는 일에 비하자면 끔찍한 박봉만이 주어졌다. 정창영은 오직 훌륭한 배우를 키워내겠다는 열망으로 그 시간들을 견뎌왔다.

물론 잠시뿐이었다. 꿈 많은 20대가 저물고 서른이 될 즈음, 정창영은 세상에 순응했다.

최고의 배우, 그리고 최고의 배우를 만드는 제작자, 그런 꿈들은 물 묻은 도화지처럼 찢어졌다. 그 대신 돈과 향락이라는 먹물이 마음을 채워갔다. 어째선지 대표이사 이군영의 총애를 받아 스타 배우 양원일의 실장이 된 덕분이었다.

욕하고 무시하던 방송사 사람들이 이제는 그에게 굽실거렸다. 양원일이나 대표에게 말 좀 잘해달라며 젊은 PD가 향응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짜릿한 인생역전이었다.

그렇게 실장 3년차. 이제 정창영은 자신에게 순수란 것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진짜 배우를 키우기보단 진짜 권력자에게 아첨하는 찌든 사회인이 됐다고 자조했다.

그렇지만, 일전엔 대표의 지시로 차량에 앉아있느라 보지 못했던 소년 이찬의 연극을 눈에 담았을 때에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저게 열두 살이라고? 정말로? 저 표정이, 저 손짓이, 저 대사와 성량이 정말 내 꼬마 배우가 보여주는 것이라고?’

거지 소년 ‘철수’의 분량은 많지 않았다. 주로 왕초인 ‘영자’의 뒤를 따르며 맞장구를 치거나, 우스꽝스런 추리로 관객들을 낄낄거리게 만드는 역할.

그렇지만 그 철수가 너무도 완벽했다. 캐스팅을 위해 각종 연극을 섭렵해온, 그리고 이미 한국예대 정원에서 이찬의 실력을 엿봤던 9년차 매니저도 경악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게 정창영 개인의 느낌만인 것도 아니었다. 1막 커튼이 내려온 직후 옆자리 관객들의 소근거림이 그를 증명해줬다.

“미치겠어, 찬이 때매 미치겠어. 3막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하핫. 너 완전 사생팬 아니야? 너 이거 세 번째 본다며?”

“봐도봐도 좋은걸 어떡하니? 우리 찬이······ 아, 우리 찬이 매일매일 보고 싶다. 다음 연극에선 주연 맡겠지?”

“에이, 어린애가 주연을 어떻게 해? 경력도 짧은데.”

“그래도 저렇게 연기를 잘하는데? 이건 진짜 비디오 찍어서 TV에 제보해야 되는데. 그러면 단숨에 유명해져서 TV에도 많이 나오고 할 텐데. 연극이랑 다르게 TV엔 아역들도 중요한 역할로 많이 나오잖아? 아, 근데, 아니야. 그럼 안 돼. 그럼 우리 찬이 이렇게 극장에서 못 보게 되잖아. 안 돼. 볼 수 있을 때 더 많이 봐야 돼. 너 내일 시간 되니? 된다고 해줘.”

“어휴, 알았다 알았어. 나도 찬이 또 보고 싶어졌어.”

실시간으로 들려오는 시청자평이다. 그들 둘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관객들이 철수를 연기한 소년 배우를 얘기했다. 정창영은 큰 귀를 기울여 주변의 대화들을 하나하나 엿들었다.

그리고 다시 커튼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정말 대단한데. 고작해야 첫 번째 연극에서 고정팬을 수십 명이나 만들어 내다니. 그것도 주연도 아니고 겨우 몇 장면만 나오는 광대 배역 가지고 말이야. 일정 정도는 소년이 연기하는 소년이라는 신선함도 작용했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이찬은 다르다. 뭔가 다른 배우야.’

이찬이 없을 때의 초연을 봤던 정창영이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그저 단역에 가까운 철수 한 명이지만, 그로 인해서 생겨난 변화들은 결코 작지 않았다.

영자와 거지 무리들은 극중에선 목격자라는 포지션으로 기능하는 감초에 불과해, 신인들이 포진돼 있었다. 그나마 리더 격인 영자 역의 연기력이 쓸 만할 뿐 나머지는 송사리였다.

그렇기에 초연 관람 당시 정창영은 거지들만 나오면 맥이 끊기는 느낌에 답답해하곤 했었다. 절로 영자 역 임희재에 대한 평가까지 절하되고 말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여전히 철수 외의 신인들은 한심하다. 액션 아닌 리액션조차 제대로 치지 못하면서 극의 흐름을 깨려고 애쓰고 있다.

그렇지만 거지 무리가 등장했을 때 맥이 끊긴다고 느끼는 관객은 이제 단 한 명도 없을 터였다. 전문적인 관점을 가진 정창영조차 순간적으로 신인들의 실수를 놓칠 정도였으니까.

그게 오직 단 한 명, 이찬 때문이었다.

이찬이 대사를 칠 때, 관객들은 철수의 입술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가 대사 없이 리액션만 하고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찬은 너무도 생생한 철수를 무대 위에 올림으로써, 주변의 사소한 실수와 어색함을 인지에서 지워냈다.

그에 더불어 붙는 역할의 임희재까지 진면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받쳐주는 역이 완벽을 표출하자, 그녀 역시도 부담감을 떨치고 자기 실력을 내보이는 것 같았다.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스타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제2의 강정후······ 아니, 제1의 이찬을 만들 거랬나. 우리 똥구녕이 오랜만에 진짜배기를 찾아낸 걸지도.’

그리고 그 진짜배기를 자신이 전담하게 됐다. 3회 공연 때부터 들어갔다는 연극을 제외하면, 아예 데뷔의 순간부터.

정창영의 입가에 순수한 희열이 담겼다.

*

객석에 안정록이 있었음을 정창영이 깨달은 건, 커튼콜 이후의 일이었다. 위명 자자한 대배우는 머플러로 하관을 완전히 가리고 있다가, 공연이 끝나고 객석이 빈 뒤에야 박수를 치며 무대 쪽으로 걸어 나왔다.

“다들 고생했다. 연이틀 본 거지만 점점 더 실력이 느는 것 같구나. 이대로만 해나간다면 분명 다들 결실을 볼 거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그리고······ 찬이는 잠깐 나 좀 보자꾸나.”

“네에.”

막 이찬이 무대에서 내려올 무렵에 정창영 역시 몸을 일으켜, 안정록을 향해 다가섰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나라엔터 실장 정창영입니다.”

“······오랜만이군, 정 실장. 여긴 어쩐 일인가.”

“오늘부로 제가 찬이를 맡게 됐습니다.”

“자네가? 흠, 그렇군.”

눈살을 좀 찌푸리긴 했지만, 안정록은 정창영이 매니저 자격으로 이찬의 옆자리를 지키는 걸 나무라진 않았다.

“어제······ 단장한테 전화 받고 많이 놀랐다. 설마 군영이가 벌써부터 너한테 접근할 줄은 몰랐어.”

“사실 저도 놀랐어요. 아저씨가 단박에 허락하실 거라곤 생각지 못했거든요. 말리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그러겠니. 이미 네가 지장을 찍고 호진이까지 설득했다는데 말이야.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단다.”

그건 정창영에게도 뜻밖인 이야기였다. 그는 안정록에겐 비밀로 계약을 추진한 이찬이 이 연기에 미친 교수로부터 꾸지람을 듣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하고 싶은 얘기가 떠올라서 잠이 오지 않더구나. 그래서 오늘 또 여기까지 찾아오게 됐다.”

“그러시면 저보고 오라고 하시지는.”

“하하. 장래가 유망한 후배의 시간을 그렇게까지 뺏을 순 없지. 내게 네 앞길을 막을 자격이 없으니. 그냥 하나 물어보고 싶은 거다. 찬아. 너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

이미 한 차례 건넸던 질문. 그때 이찬은 오직 연기만을 하는 배우로서 세상을 뒤흔들 거라고 답한 바 있었다.

같은 대답을 바라고 한 질문은 아닐 터. 이찬은 씩 웃으며 교수의 궁금증에 답했다.

“오직 배역밖에 안 보이는 배우요.”

“오직 배역밖에······.”

“음. 이런 거예요. 희재 누나 말이, 임팩트 있는 아역으로 확실하게 시선을 받고 나면 그때부터는 아역 개인의 삶은 사라져버린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어린 배우들이 심리적으로 고생하는 이유라고도 했고요. 예시로 지금 대인기인 <순산 산부인과>를 들었어요. 거기 나오고 있는 아역들이 지금이야 확고한 캐릭터성으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오래지 않아서 그 배역 때문에 마음고생을 할 거라고요. 결론적으로는, 나라엔터 이군영 대표는 배우들의 그런 고충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니까, 기왕이면 그쪽으로 가지 말랬죠.”

정창영은 마음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공감과 쓰라림이 휘몰아친다. 사람을 상품으로만 바라보는 이군영은 실제로 여러 차례 배우 컨트롤에 실패했고, 그럴 때마다 오른팔이라는 명목으로 정창영이 대신 욕을 먹고 뺨을 맞곤 했었다.

“임희재가 그런 얘길 해줬구나. 그런데도 넌 나라엔터로 행선지를 정한 거구나.”

“그렇죠. 왜냐하면, 저한텐 그게 필요했거든요. 이찬이라는 사람이 없어지면 좋겠어요. 세상 누구도, 나한테서 고아 강동일이나 노숙자 이찬을 떠올리지 못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데뷔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순산 산부인과 아역들만큼이나 강렬하게 배우 이찬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 배역을 따내려면 힘 있고 영리한 기획사가 필요한데, 나라엔터가 거기 딱 맞는 회사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정답이긴 하지만, 대체 저게 열두 살 꼬맹이가 할 수 있는 말인가- 정창영은 속으로 또 비명을 질렀다. 안정록 역시 비슷한 심경인 듯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고도 할 수 있지. 하지만 네 목표는······ 참 이상하구나. 사람은 무릇 자기를 증명하기 위해 사는 법인데.”

“별로요. 저는 집시거든요. 집시는 자길 고정하지 않는대요. 유랑하고 노래하면서 자유롭게 살아간대요. 개인이 아니라 자연의 한 부분으로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사람 이찬은 아주 소중한 사람들한테만 알려주면 그만이에요.”

“······그 소중한 사람들 중에, 나도 포함이 되겠니?”

“앞으로 하시기 나름이죠.”

“하시기 나름이라.”

“나라엔터 연기 강습 맡으셨다면서요? 그러면 저도 그거 듣게 될 텐데, 우리 관계는 앞으로 차차 정립해가죠.”

젊은 사업가처럼 대범하게 웃으며 건네는 이야기. 정창영은 자신에게 맡겨진 것이 소년인지 소년의 탈을 쓴 외계인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정록은, 그 대답에 만족했다는 듯 웃었다.

“노력해야겠구나. 사람 이찬을 보기 위해서 말이야.”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선생님.”

“······선생님은 무슨. 너한텐 가르칠 게 없다. 그냥 아저씨라고 불러라, 지금까지처럼.”

그 말을 끝으로 안정록은 등을 돌렸다. 그 등에서 안타까움과 서글픔이 느껴졌지만, 발걸음만큼은 의욕적으로 보였다.

*

신입 로드매니저 염수진은 전속 아역배우의 엄마로서 숙소를 꾸며놓으라는 이군영의 요청을 탁월하게 수행해냈다. 공연을 마치고 처음으로 들른 이찬이 입을 떡 벌렸을 정도로.

“이게 다 뭔······ 미키마우스예요?”

“예쁘지? 누나가 솜씨 좀 부려봤어. 반가워, 찬아. 로드매니저 염수진이라고 해. 앞으로 잘 부탁해?”

“아, 예. 반가워요. 근데 참······ 하하. 뭐라 해야 할지, 하하.”

60대 노인의 허탈감을 담은 헛웃음으로 이찬은 감상평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정창영에게서 의상을 건네받았다.

“약간 정장 같은 거네요?”

“그렇지. 세미정장이라고 한단다. 아무래도 작감이랑 처음 만나는 자리니까 격식을 차렸다는 느낌을 주면 좋거든. 그거 입고 헤어랑 메이크업도 수정해야 돼. 시간이 별로 없으니 빨리 갈아입고 나오렴. 넥타이는, 수진이가 좀 도와주고.”

“됐어요. 그 정도는 할 줄 알아요.”

주머니에 구겨넣고 온 넥타이를 거리에서 목에 감던 직장인들 관찰해서 얻은 기술이라는 설명을 생략한 이찬이 방에 들어간 뒤에, 정창영은 거실을 한 차례 둘러봤다.

극장에서 봤던 이찬의 진면모와 몹시 대비되는 그 정경에 절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미키마우스라. 조카들이 좋아하긴 하던데.”

“그쵸? 사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요즘 텔레토비가 워낙 인기잖아요? 그래서 그쪽으로 해볼까 싶기도 했는데, 그건 너무 유아용이라서 별로일 것 같았어요.”

“미키마우스도 마찬가지야. 명작 영화 포스터 같은 걸로 싹 갈아라.”

“아······ 아쉽네요. 그래도 인형들은 안 버려도 되겠죠? 방에는 곰돌이 인형도 잔뜩 사놨는데.”

“다 갖다 버- 어, 잠깐만. 대표님이다.”

핸드폰을 펼쳐 볼에 댄 정창영이 베란다로 나섰다. 이군영 대표는 목소리부터가 잔뜩 달아올라 있었다.

[야, 창영아, 오늘 극장에 안정록이가 왔었다고?]

“아, 예. 뵙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벌써 들으셨네요.”

[바로 보고해야지, 이 새끼야!]

“어우. 별일 없었습니다. 그저 나라엔터에 간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고는, 앞으로 강사로서 잘 가르쳐주겠다고 하더군요.”

[······그게 전부야? 그 미친······ 연극귀신이?]

“그랬습니다. 반감은 전혀 없어 보였어요.”

얼떨떨해진 듯 이군영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창영은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엄청나게 열 받았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강정후에 이어서 두 번째로 제자를 도둑맞은 셈이니까. 하지만 안 교수님은······ 전혀 생각이 다른 것 같았어. 이찬은 그에게 있어서 제자가 아니었던 거야. 그보다는 그저 동료 연기자······ 혹은, 자신이 오히려 배워야 할 완성형을 바라보는 듯한······’

생각은 길지 못했다. 이군영이 다시 목소리를 냈다.

[어쨌든, 극단은 어땠냐? 계속 나가도 문제없겠어?]

“질시의 시선이 좀 있긴 한데, 찬이 본인은 즐기고 있습니다. 작품 내릴 때까진 보내셔도 될 듯해요. 무엇보다도 거기에 꽤나 괜찮은 인재가 있었습니다. 임희재라고, 초연 봤을 때보다 훨씬 성장한 신인이에요. 영입해도 좋을 듯합니다.”

[응? 뭔 뜬금없는 소릴. 그런 거야 나중에 정리해서 프로필 올려. 지금은 작감 미팅이 중요하다. 찬이 확실하게 꾸며놔라. 제대로 첫인상 줄 수 있게 만들어. 아, 그리고 염수진이랑도 친해질 수 있게 잘 관계조성을 하고 말이야. 걔를 엄마처럼 믿고 따르게 만들라고. 알겠어?]

“알겠습니다, 대표님.”

전화를 끊고 창밖을 바라보며, 정창영은 생각했다.

‘미키마우스 같은 거 꾸미는 염수진이 저 꼬마의 엄마가 될 수 있을 리가 없지. 저 아이에게 다가갈 수 있는 건 흔하디흔한 미꾸라지들이 아닌 진짜배기들뿐이다. 그런 면에서 임희재는······ 어쩌면 정말 이찬의 엄마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 그들을 내 회사에 둘 수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 나는, 어쩌면 정말로, 다시 꿈을 꿀 수 있을지도······.’

그저 권력의 향락을 놓치지 않고자 독립을 생각하던 실장급 매니저가, 아주 오랜만에 자신의 꿈을 되새겼다.

< 5장 - 실장 정창영 (3.)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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