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47화 (47/250)

< 17장 - 배우 강정후 (1) >

화제의 신작 <가을하늘>은 1화부터 고공 시청률을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는 무려 30.8%.

TV 말고는 오락거리가 많지 않던 8,90년대에야 초회부터 5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도 제법 있었다지만, PC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시청자들의 이탈이 큰 2000년도였다.

게다가 월화드라마는 수목극에 비해 ‘대박’이 어렵다는 게 상식. 방송3사가 비슷한 시기에 신작을 내놓는 까닭이다.

그런데 톱스타인 조혁수와 이소연이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은 1화가 ‘대박’의 상징인 30% 선을 넘겨버렸다. SBC와 MSB의 신작은 간신히 10%를 넘기는 데 그쳤고.

자연히 모든 매체가 <가을하늘>을 집중조명하기 시작했다.

그 포인트는, 당연하게도, 두 주연의 아역인 명진아와 이찬이 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이찬 쪽의 기사가 폭발적으로 쏟아졌다.

「 가을하늘 ‘리틀 조혁수’ 이찬, 그 보석 같은 발견

가을하늘 흥행돌풍! 지금 한국은 ‘안지성 앓이’ 중

1화 시청률 30% 가을하늘, 그 중심에 아역 ‘이찬’이 있다

‘멍하니 감탄하고 진하게 울었다’ 안지성 ‘이찬’의 연기력

누구도 몰랐던 완벽한 아역, <가을하늘> 이찬의 품격

“좋은 말만 해줄게” 가을하늘 안지성 아역은 누구?

‘안지성’ 이찬을 발굴한 나라엔터 이군영 대표 인터뷰

가을하늘 ‘안지성’ 이찬, 제2의 강정후 될까?

‘안지성’ 이찬, 안정록의 극단 ‘별빛’이 만들어낸 신성 」

화면을 스크롤해 인기기사 목록을 확인하던 강정후는, 그 지점에서 눈을 뗐다.

표정은 평온했다. 그는 늘 그랬듯 온화한 얼굴을 유지한 채 고개만 갸웃거렸다. 다만 그 뒤에 핸드폰을 들어 허성윤 팀장의 단축번호를 눌렀다.

[어, 정후니?]

“예, 팀장님. 기사 보는 중입니다. 홍보가 대단하네요.”

[아······ 찬이 말이구나? 그거야, 우리가 굳이 홍보를 한 것도 아니야. 워낙 시청률이 높게 나왔다보니 저쪽에서 먼저 기삿거리를 물어보더라고. 너도 우리 대표님 성격 알잖니? 자기가 빛날 수 있는 상황이 되다보니까, 적극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셨던 거지. 내가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아, 그래요.”

[그래. 나야 정말······ 찬이가 잘 안될 배우라고 네가 말했으니까, 홍보 같은 거 하고 싶지 않았지. 그렇지만 어쩌겠냐? 시청률이 모든 걸 말하는 게 이 업계잖아. 잘되고 있는 드라마에 초를 칠 수는 없는 일 아니겠어?]

합리적인 변명이었다. 강정후는 허성윤이 그 대사를 오랫동안 준비했으리라고 확신했다.

“덕분에 기사는 저 밑으로 내려갔네요. 인기순위에 있는 기사들이 전부 다 안지성만 말하고 있어요.”

[아······ 뭐, 잠깐이지. 월화극이잖아? 내일까지 반짝하고 사라질 얘기들이다. 그 뒤에는 전폭적으로 를 홍보해야지. 우리 간판인 네가 주연 맡은 영환데, 오프닝스코어 50만은 넘겨야지. 내가 꼭 그렇게 만들 거다.]

오프닝스코어란 개봉일, 또는 개봉 첫 주의 흥행성적을 지칭하는 업계용어. 2000년도 한국에서 오프닝 50만을 달성한다는 건 시청률 30%를 능가하는 대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강정후는 그쯤에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이틀간 70만은 채워야죠.”

[어, 어? 아이고······ 그 정도는 아무래도 무리지.]

“왜 무리죠?”

[그야, 이제 한국도 멀티플렉스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곤 하지만, 이틀 70만이라고 하면 개봉관을 거의 꽉꽉 채워야 하는 수치야. 그렇게까지는 무슨 수를 써도 안 되지.]

“할 수 있습니다. 왜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하세요?”

[아, 미안해. 그래······ 형이 열심히 노력을 해볼게.]

진심이 안 느껴지는 대답에 강정후는 코웃음을 삼켰다.

그 정황이 놀랍지는 않았다. 허성윤이 자신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음은 진작부터 느끼고 있던 부분이었다.

‘언젠간 이럴 줄 알았지. 기회주의자 같으니. 우스워. 한심해.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한 치 앞을 못 보는 건지. 그깟 꼬맹이가 뭐가 대단해서, 뭐 볼 게 있다고······ 바보같이······.’

머릿속을 채우는 건 안정록의 얼굴이었다.

이찬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연극 연기 따위를 칭찬하던 그 표정이, 지워지지 않는 화인처럼 눈앞에 선명했다.

곱씹듯이 그 순간을 떠올리며 강정후는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도련님이십니까?]

“양 실장님. 부탁드릴 게 있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부탁이라뇨. 편하게 지시하십쇼.]

“조사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찬. 드라마 아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입니다. 출신성분을 확인해주세요. 최대한 상세하게.”

[알겠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할아버지는 모르셔야 됩니다.”

[물론입니다. 최대한 빨리 처리해 연락드리겠습니다.]

두 번째 통화를 마친 뒤, 강정후는 등받이에 몸을 깊이 뉘었다. 여전히 표정은 평화로웠다.

다만 그 안의 마음만은 쇄빙선에 부서지는 유빙(流氷)처럼 조각나고 짓이겨지길 반복했다.

‘이찬. 이찬. 그야말로 천재일 거야. 빌어먹도록 대단한 천재놈이겠지. 드라마 따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어. 안 선생님께서, 고작 열두 살에 드라마와 영화에 주연으로 얼굴 내민 그 극단 꼬마를, 내치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완성된 놈이라는 거지. 열일곱이 되도록 성에 차지 않아서 극단에 가둬두려 했던 나와는 다르게 이미 연기력이 완성되어 있다는 얘기인 거지. 그러니 정말 빌어먹을 개새끼잖아······?’

웃음이 나왔다. 평소라면 보는 이가 없더라도 참아냈겠지만, 이번에는 막지 못하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정말 대단해! 아주 대단해요. 난, 그렇게 오랫동안 당신의 인정을 받으려고 애썼는데도,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소리나 들었는데. 그 열두 살 꼬마놈은 하고 싶은 일을 제멋대로 다 하면서도 당신께 칭찬을 듣고 있다는 거죠? 정말 놀라워요.”

들어주는 이 없는 낮은 한탄.

그러나 곧 누군가가 그 말에 대답했다. 하나의 대답이 연쇄적으로 다른 대답을 불러일으켰다.

“그냥 둘 수 없지.”

“무너뜨려야 해.”

“짓눌러서 없애버려야 해.”

“그러지 않으면······ 내가 뭉개질 거야.”

“더는, 절대로, 뭉개질 수 없어.”

“우리는 강정후니까.”

“우리가, 안정록의 유일한 제자니까.”

*

본격적인 영화 홍보는 보통 개봉까지 두 달 이내의 시간을 남겨두고 시작된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인터뷰와 촬영장 공개 등으로 다각적인 마케팅을 진행하지만, 매체 홍보는 기술시사를 통해 작품의 포인트를 공유한 뒤에 진행하는 것.

한정된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 현실에 더해, 직접 작품을 봐야 세부적인 마케팅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까닭도 있었다.

그렇기에 <미스 스캔들> 팀 역시 9월 5일의 첫 일정으로 기술시사를 실시했다.

일찌감치 극장으로 향한 이찬이 가장 먼저 만난 건, 평소답지 않게 미리 도착해 있던 신수영이었다.

“마이 찬! 잘 지냈어?”

“네. 누나는요?”

“나도······ 잘 지냈지.”

“별일은 없죠?”

“응! 약간 서먹하긴 하지만, 이젠······ 그런 일은 없어. 전부 다 네 덕분이야, 찬아.”

“그래도 항상 조심해요. 혹시라도 안 좋은 일 생겨서 무대인사에 선글라스 끼는 일 없게.”

“후후후. 이 귀여운 큐트 찬!”

볼을 꼬집으려 달려드는 신수영을 피해, 이찬은 영사기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 오덕환 감독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일찍 나오셨네요.”

“그래. 1등 배우도 일찍 왔네.”

“꼴등 배우보다 늦었지만요. 편집 결과는 만족스러우세요?”

“전혀. 보고 나서 신랄한 비평 부탁해. 아직 시간은 충분히 있으니까, 적어도 세 번은 기술시사 할 생각이야.”

“······제가 듣기론 충분한 시간이 아닌 것 같던데요? 블록버스터들은 후반작업만 반 년 넘게 잡기도 한다던데.”

“맞아. 하지만 이건 내가 처음부터 마스터플랜 그려놓고 찍은 영화고, 배우들의 연기도 완벽했어. 심지어 저 녀석까지.”

그러면서 긴 턱으로 가리킨 건 남태형 쪽이었다.

터무니없이 잘생긴 청년이 이찬의 시선을 느끼고 마구 손을 흔든다. 당장이라도 다가와서 껴안고 싶은 눈치였다.

이찬은 그에게서 등을 돌려 감독에게 집중했다.

“확고한 청사진이 있어서 편집이 쉽다는 말씀이군요.”

“그래. 모든 게 원하는 대로 나왔으니, 고민할 게 그리 많지 않은 거야. 엔지니어들이야 죽어나고 있겠지만.”

“그렇겠네요. 아, 제 드라마는 보셨어요? 홍보에도 호재가 될 것 같던데.”

“봤어. 좀 놀랐어. 심지호와 완전히 반대되는 배역이던데.”

“반대까진 아니죠. 그럭저럭 감정선은 이어졌어요.”

“아니던데. 역시 넌 대단해. 대단한 배우야. 이 정도면 강정후도 비교가 안 되지. 너라면 가능해. 정말 를 이길 수 있을지도. 물론 내가 잘해내야만 가능할 일이지만.”

“잘하실 수 있으리라 믿어요.”

대화는 거기까지였다. 시사회의 주최자인 감독이 한가로이 대화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던 것.

이찬은 계속 손을 흔들고 있던 남태형에게 다가갔다.

“찬아! 잘 지냈어? 그간 널 못 봐서 정말 심심했다. 휴가를 받았다면서? 가족끼리 어디 여행 다녀온 거야?”

“······뭐 비슷해요. 선배님은요?”

“나야, 두근두근한 심정으로 오늘만 기다렸지! 기술시사라니, 정말 꿈같다.”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렇지. 나야 조연 롤도 제대로 해낸 적이 없었으니까. 혹시 나까지 불러줬다고 하더라도 내 연기 볼 자신이 없어서 못 왔을 거야. 하지만 이번엔 다르지. A프린트건 B프린트건 C프린트건, 다 나와서 열심히 볼 거야. 찬이 네 덕분이다!”

A프린트란 첫 기술시사를 뜻하는 업계 어휘.

원래는 Answer Print라는 필름 용어에서 비롯된 표현인데, 일본 영상업계에서 전용(轉用)되다보니 알파벳 순서로 B프린트, C프린트 같은 잘못된 표현도 넘어왔다.

A프린트에서 작품 전개, 사운드, 색감 등을 체크한 뒤 수정해서 내부시사를 되풀이하게 되면 B프린트, 또 반복하면 C프린트 하는 식.

“그렇게까진 안 갔으면 좋겠네요. 홍보하기도 촉박한데.”

“음, 그렇지만 B프린트까진 갈 거야. 들어보니까 영상도 음향도 아직 손 못 댄 곳이 많다더라고. 우선은 쇼트 편집이랑 타이밍 정도만 신경 쓰면서 보면 될 것 같대.”

“그래요. 전 그럼 저쪽으로 가볼게요.”

“어? 찬아, 형 옆에서 보면 안 될까?”

“싫어요, 선배님.”

단호하게 답하고 신수영 옆으로 이동하는 이찬의 뒷모습에, 남태형은 울상이 되고 말았다.

*

가족영화라는 것은 업계에서 전문적으로 쓰이는 용어는 아니다. 그렇기에 의미 역시 쓰기 나름이었다.

일반적으로는 가족끼리 함께 보기 좋은 유쾌하고 감동적인 영화를 말하는데, 때로는 가족을 테마로 만든 영화를 뜻하기도 했다.

그리고 <미스 스캔들>은 두 가지 의미에서 가족영화라는 타이틀에 부합하는 작품이었다.

[야, 너 심유리 좋아하냐? 왜 이렇게 편을 들어?]

[그런 게 아니라, 좋은 배우니까요.]

[헛소리 하네. 허구한 날 스캔들 터뜨려서 투자자들 눈물 뽑게 만드는 그 여자가 무슨 좋은 배우냐? 아주 미친년이야. 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애가 그따윈지.]

[말씀이 심하십니다! 잘 알지도 못하시면서······.]

[이 새끼가 미쳤나? 야, 넌 뭐 아냐? 그년 집안사정이 알려진 게 없는데, 욕을 좀 하면 어떻다는 거야?]

입양된 집안과도 연을 끊고 헐리웃 스타일로 막 사는 톱스타, 심유리. 그리고 그런 유리를 연모하는 조연출, 양지환.

작품 초반에 클럽을 배경으로 난잡한 모습을 보여주던 심유리는, 꾀죄죄한 가짜 심지호를 만나며 내면의 아픔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애늙은이 같으면서도 문물에 어두운 동생을 가르치는 동안 조금씩 그 상처가 치유된다.

평생 소원했던 진짜 가족과의 시간이기에.

[야, 이걸 좀 먹어보라니까? 되게 비싼 거야.]

[맛없어요. 써요.]

[원래 몸에 좋은 게 쓴 거거든? 너 키 안 클 거야? 누나보다 키 작으면 안 돼. 요즘은 180을 안 넘으면 여자애들이 쳐다도 보질 않는단 말이야. 인기남 되기 싫어?]

[누나나 인기 많이 누리세요. 난 됐으니까.]

[야! 심지호! 누가 누나 말하는데 도망치래?]

[이거 몰라? 게임기잖아? 넌 이런 것도 안 해봤어?]

[······몰라서 물어요? 딸 버린 집에 게임기가 있었겠어요?]

[어휴!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내가 가르쳐주면 되잖아?]

[이런 걸 왜 해요? 난 됐어요. TV나 틀어줘요.]

[누나는······ 대단하네요. 연기는 누구한테 배웠어요?]

[뭘 배워? 난 원래부터 잘했어. 천재였다는 거지. 그러니까 너도 아마 잘하지 않을까? 지호야, 너 아역 해볼래?]

[난 싫어요. 자신 없어요. 못할걸요.]

[아냐,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내 동생인데? 천하의 심유리 동생이 왜 연기를 못해? 핏줄 무서운 거다, 너?]

핏줄을 연기하고 있는 가짜 동생 역시, 그녀와 함께 지내며 평생 겪어보지 못한 행복을 누린다. 그러면서 거짓된 진실을 꾸며내고 있음에 죄책감을 갖게 된다.

그러던 중에 파파라치로부터 사진을 찍히게 되고, 톱스타 심유리의 미혼모설이 스캔들로 터지는 등 사건사고에도 휘말린 끝에, 고아 소년이 진실을 고백하게 되는 것이다.

난 당신의 가족이 아니라고. 거짓말로 희망을 꿈꿔서 미안했다고. 이제 진실을 밝히고, 내가 대신 욕을 먹겠다고.

서로 방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길어지는 고민. 양지환이 매일같이 방문해도 대답은 없다. 그 기간이 일주일째가 되었을 때에야 심유리는 고아와 함께 납골당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고백하는 것이다. 평생 찾고 싶었던 친동생은 아니지만, 진짜 가족이 되고 싶다고.

가족을 가진 적 없는 우리 둘이, 서로의 가족이 돼주자고.

영화는 그때부터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간다.

유일하게 진심으로 인간 심유리를 사랑해줬던 양지환이 진심을 전하고, 두 번째 심지호가 된 소년은 검정고시를 패스한 뒤에 누나로부터 연기를 배운다.

그리고 마침내 양지환과 심유리의 결혼식이 열리는 날, 심지호가 부르는 축가 속에 임시 크레딧이 올라간다.

이찬은 그 엔딩 씬에서 최고의 노래실력을 선보이진 않았다. 그 대신 가장 심지호스럽게, 가장 이찬스러운 마음을 담았다.

그렇기에 색 보정도 음향 마스터링도 제대로 되지 않은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스탭과 엔지니어와 배우들이 일어섰다.

“최고네요. 내가 영화를 벌써 100편 넘게 작업했는데, 이렇게 완성도 높은 A프린트는 처음 봅니다. 이거 됩니다. 이거 정말 망할 수가 없는 영화예요. 통속적이면서도 신선한 전개에 자연스러우면서도 캐릭터가 사는 연기······ 이대로 디테일만 잘 만지면, 올해 최고 흥행작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나이 많은 포스트프로덕션 엔지니어의 총평이었다.

바로 그 타이밍에, 이찬의 전화기가 진동을 시작했다.

< 17장 - 배우 강정후 (1)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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