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49화 (49/250)

< 17장 - 배우 강정후 (3.) >

영화는 상품이지만, 그 마케팅은 감성의 영역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사를 위해 나오는 대부분의 영화를 관람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 평가하고 연구한다.

그러나 대중은 다르다. 그들은 오직 자신의 무의식에 자리한 기대심리를 자극하는 특정한 영화만을 시청하며, 그를 통해서 일상에서 벗어난 감동을 느끼고자 한다.

감동의 포인트는 여러 가지일 터였다. 환상적인 CG일 수도 있고, 파워풀한 액션일 수도 있고, 소름끼치는 공포가 특수한 감성을 자극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용상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는 가족영화에서, 핵심 포인트는 오직 시나리오.

따라서 신수영과 이찬의 마케팅 역시 연기에 집중됐다.

[신수영 씨는 로맨스면 로맨스, 코메디면 코메디, 다방면으로 연기력을 발휘해오셨는데요. 이번 영화에서도 찡한 로맨스나 유머러스한 장면들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감미롭고 재밌는 장면들도 많이 담겼어요. 그렇지만 이번 영화는 느낌이 좀 다를 것 같아요. 남녀 간의 사랑보다는 저랑 마이 찬이 만들어가는 가족애에 집중했거든요. 그래서 제 가족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찬이랑 합숙하는 동안 그리운 마음 미안한 마음들을 느끼면서, 그걸 연기에 녹여내려고 애썼습니다. 기대해주세요!]

TV에 흘러나오는 인터뷰 장면. 신수영은 손을 오므렸다.

“아, 진짜. 내 인터뷰는 봐도 봐도 보기가 힘들어.”

“잘했는데 왜요?”

“그런 것 같지만, 대중 입장에서 보면 어떨지 모르겠어.”

“잘한 거예요. 아예 실제 가족 얘기를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요. 살짝 암시만 했더라도 임팩트가 컸을 텐데.”

“이, 나쁜 마이 찬! 누나 자꾸 괴롭힐 거야?”

이찬 입장에선 괴롭히는 게 아니라 정말 그걸 바라고 있었지만, 강요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말하기 어려운 아픔일 테니까.

[그렇군요. 그런 반면에, 우리 마이 찬 군! 지금 <가을하늘>을 통해서 화제의 중심에 선 아역인데, 사실 드라마 시청자들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바라보고 있거든요? 거기서는 유복한 집안의 장남 역할이었다가, 이번엔 갑자기 고아가 된 소년 역할을 맡게 됐어요. 어때요? 잘 해낸 것 같아요?]

[음······ 과분한 칭찬을 많이 받고 있어서 좀 부담스럽긴 한데요. 제 기준에서 말씀드리면, ‘안지성’보다는 ‘심지호’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안지성을 연기할 땐 조혁수 선배님과 연결성을 만드는 부분에 노력을 많이 했거든요. 그에 비해서 심지호는, 저 자신이라고 생각했어요.]

[야, 역시 리틀 조혁수. 조리 있게 설명을 잘해줬어요. 수영 씨가 보기엔 어때요? 이찬 군이 잘해줬던 것 같아요?]

[네! 찬이가 정말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거든요? 오덕환 감독님도 몇 번이나 감격하셔서, 이 영화가 생애 최고의 걸작이 될 거라고 하셨어요. 제 커리어에도 최고의 영화일 것 같아요. 여러분, 극장에서 꼭 찬이 연기를 봐주세요!]

청자 입장에서 반신반의할 수 있는 이찬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그런 식으로 신수영이나 오덕환 등 이름이 알려진 베테랑의 칭찬 멘트를 섞었다.

립서비스 같은 과찬들이지만 그게 대중에게 잘 먹혀들었다.

‘리틀 조혁수’ 이찬이 영화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흥미가 동한 <가을하늘> 시청자들이, 주변에 입소문을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반면 남태형 쪽은 역으로 은폐 마케팅에 들어갔다.

최고의 꽃미남 스타인 강정후와도 비견될 만한 미남 신인. 그렇기에 포스터와 트레일러와 촬영장 사진 등에 수차례 얼굴을 비췄지만, 인터뷰에선 철저히 배제되었다. 신비주의를 통해 대중의 호기심을 끌어내는 전략이었다.

작전은 잘 먹혀들어, 인터넷상에서 <미스 스캔들>의 주조연인 잘생긴 남자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이제껏 어떤 작품에서도 제대로 모습을 보여준 적 없는 뉴페이스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그런 마케팅은 양날의 검. 막상 뚜껑을 열어봤을 때 만족스럽지 못한 연기력이 나온다면, 오히려 입소문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을 터였다.

그 점에서 오덕환은 몇 차례고 이찬에게 감사를 표했다.

소년의 무리한 연기지도를 불굴의 의지로 수행해낸 그 무재능의 미남이, 결과적으로 누구도 기대치 않았던 사실적인 ‘양지환’을 만들어냈기에.

그렇기에 오덕환은 확신하고 있었다.

각종 시사회에 참석한 대중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연기가 완숙해진 신수영에 한 번, 안지성과 전혀 다른 심지호를 구현해낸 이찬에 또 한 번, 그리고 최고의 마스크와 연기력을 겸비한 남태형에게 다시 한 번 놀라게 될 거라고.

그런 식으로 <미스 스캔들>의 홍보가 본격화되는 와중, 마침내 9월 9일이 도래했다.

12일인 추석과 연결돼 5일짜리 황금연휴를 만들 토요일.

맞수가 될 외화도 없이 개봉한 는, 110개관에서 이틀간 무려 50만의 관객을 동원하며 일대 이슈를 만들어냈다.

그 50만이 지나간 다음날. 추석을 하루 앞둔 월요일의 관람객들 가운데에는 이찬과 임희재도 포함되어 있었다.

“재밌네요. 잘 만들었어요. 그쵸?”

“응······ 재밌어. 정말 강해. 강정후 선배님도 그렇지만, 임호준 선배님이 정말 충격이었어. 웃기는 건달 역할만 잘하는 분이시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람을 울리실 줄은······.”

“진짜로요. 완전히 재발견인데요?”

느긋하게 감탄하는 소년과 달리 임희재는 몹시 괴로워했다.

“이거 어떡해? 추석연휴까지 껴서, 정말 대흥행을 할 것 같은데? <미스 스캔들>은 개봉일 그대로 가는 거야?”

“그래야죠. 이미 배급사가 상영관 다 잡아서, 홍보 인터뷰에도 개봉일자까지 얘기한 마당이니까요.”

“아, 그랬지 참. 근데 정말······ 섣부른 일이었어. 이런 대작은 피해가는 게 미덕이란 말이야. 오프닝스코어 50만에 내용까지 좋으니까, 적어도 8주 이상은 계속 갈 것 같은데. 배급사도 빵빵하니까 스크린 무지하게 잡아먹을 거라구. 이 작품은, 이기기 힘들 거야.”

이찬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힘들겠죠. 쉬울 거라고 생각한 적 없었어요.”

“으······ 대체 왜 하필 저런 작품 직후에 개봉해서! <가을하늘> 30%에 힘입어서 500만 배우가 될 찬스였는데!”

“누나, 목소리 좀.”

언성 높인 임희재 때문에 시선이 모여, 소년은 모자를 깊이 눌러썼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확실히 예상외긴 해. 강정후 그 이상한 인간의 연기력이야 의심할 여지가 없는 거였지만······ 거기에 코믹한 이미지였던 임호준 아저씨까지 각성해서 극을 살려놓을 줄은 몰랐어.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무슨 수를 써도 누르기 힘들게 됐지. 아무래도 400만 관객 돌파는 기정사실 같으니까 말이야.’

연휴만 아니었더라도 혹 모를 일이었다. 아무리 좋은 영화도 시간이 안 나면 볼 수 없는 게 현대인이니.

그렇지만 5일짜리 황금연휴 기간에 기대 이상의 대작이 등장한 것이다. 최소한 100만 이상의 관객이 들 것이고, 그들의 입소문이 퍼지고 나면 500만도 수월할 터였다.

이후 개봉할 <미스 스캔들>이 발목을 잡지 못하는 이상은.

“그래도 괜찮아요. 우리 영화가 더 좋으니까.”

“그······ 그렇지? 이길 수 있는 거지?”

“그거야 모르죠. 개인적으로 더 좋단 얘기예요. 그것도 최종본 나와서 시사회 들어가 봐야 알 일이긴 하지만요.”

“아이 참. 넌 왜 그렇게 태평한 거야? 요 볼을 그냥 확!”

“아, 하지 마요. 어디 하늘같은 선배한테.”

임희재의 공세를 피해서, 이찬은 비상계단의 문을 열었다.

*

경쟁작을 관람한 이찬은 이후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주연으로서 무수한 매체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 더해, 주말마다 시사회 일정으로 전국 각지의 영화관을 돌아다니느라, 9월이 찰나처럼 지워졌다.

그러는 동안에도 는 거침없는 흥행돌풍을 이어갔다. 9월에만 무려 300만 관중을 달성하며, 상영기간이 9주까지 연장될 거라고 알려졌다.

평단의 열광적인 호평에 더불어 관객들의 인터넷 추천도 끝을 모르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키싱구라미> 이후 첫 500만 작품이 나오리라는 예측에 누구도 반박하지 못하게 되었다.

<미스 스캔들>은 그럼에도 개봉일을 늦출 수 없었다.

11월에 접어들면 다른 대작들도 쏟아질 예정. 그때에는 난립하는 작품 속에서 스크린을 충분히 잡아낼 수 없을 터였다.

그렇기에 예정일인 10월 7일에 전국 80개관으로 개봉했다.

결과적으로 토·일요일 양일간 20만 관객이 그 영화를 택했다. 아침 시간대와 심야를 제외하면 전석이 매진된 결과.

가 여전히 스크린을 점유하고 있는 시점이었으니, 대단한 선전을 한 셈이다. 관계자들은 경쟁작만 없었더라도 오프닝 40만을 달성했을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 20만 관객 중 한 명이 강정후였다.

정확하게는, 그 중 30명이 강정후였다.

그는 이찬처럼 누군가와 동행하지 않았다. 그저 선글라스로 눈만 가린 채 홀로 극장을 찾았고, 하관만으로 톱스타를 알아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골드클래스’라 명명된 고급형 상영관 내부에서는 소란이 일지 않았다. 30석 모두를 혼자서 예매한 까닭.

경쟁작의 매출을 잔뜩 올려줬다는 인식은 없었다. 영화는 사람 없는 곳에서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기에.

그렇기에 몇 차례의 이벤트시사회 초청도 거절하고 개봉일 낮 시간대 골드클래스를 매진시켰던 것이다.

실질적으로 말하자면, 매진된 <미스 스캔들> 상영관에 들지 못한 관객들이 그 대신 를 선택할 수도 있을 테니, 큰 손해라고 생각할 이유도 없는 일이었다.

“소, 손님. 음료는 어떻게 준비해드릴까요?”

“아무것도 안 시키면 여기 사업을 방해하는 셈이겠죠? 30잔, 이 카드로 결제해서 직원들한테 돌리세요. 그리고 영화 끝날 때까지 누구도 들어오지 않게 해주십쇼.”

“저, 그럼, 저, 혹시, 정말 죄송한데······”

“주세요. 싸인 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정후 오빠, 정말 팬이에요!”

아무리 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직원에게 싸인을 휘갈겨준 뒤, 강정후는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달리 들어올 사람이 없는 까닭인지 바로 영화가 상영됐다.

오프닝시퀀스 이후의 첫 씬을 장식한 건 클럽 층계의 신수영. 세상에 지친 톱스타 심유리가 춤추는 사람들을 퇴폐적인 눈으로 내려다본다.

그 연기를 지켜보며, 강정후는 턱으로 손을 가져갔다.

“꽤 늘었는데. 저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테이크를 많이 가져갔나? 감독이 꽤 편집증적이었지.”

“오덕환? 그렇지만 영세 프로덕션의 수장일 뿐이야.”

“스타 반열인 신수영을 휘두를 만한 말발도 없지.”

“그렇다면······ 그 합숙이 계기가 된 걸까?”

“꼬맹이가 신수영을 자극했다? 말이 안 될 건 없지만······.”

혼잣말로 대화를 나누며 잠시 생각하던 와중, 몇 씬 뒤에 남태형이 등장했다. 심유리를 짝사랑하는 조연출 배역이었다.

“저건······ 상당한데. 저런 배우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하지만 느낌이 이상해. 동작은 디테일한데, 얼굴이.”

“얼굴이야 잘생겼는데 왜?”

“그게 아니라,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려. 뭐지?”

“아, 방금은 NG야. 타이밍이 어긋났어.”

“어차피 대중이 알아볼 만한 미스는 아냐.”

“그렇지만 이상하잖아? 저걸 놓친다고? 왜?”

“저 정도의 배우가 흐름을 놓칠 이유가 없지.”

“······사실 저 정도의 배우가 아니라고 하면?”

“말이 돼. 그저 무언가를 따라하는 느낌. 저건, 스스로 생각해서 펼치는 연기가 아냐. 누군가를 모사하고 있는 거다.”

“누굴?”

“이찬?”

“그 꼬맹이를? 이찬이 저 남자를 가르쳤다?”

눈살을 찌푸리며 몇 씬을 더 보자, 마침내 이찬이 등장했다. 충무로를 떠돌던 시놉에서 봤던 바에 따르면, 고아라는 진실을 숨기고 심유리를 속이는 심지호 배역.

“······잘하는군.”

“예상했던 바잖아?”

“뭐, 지 출신이 고아니까. 당연히 자연스러울 수밖에.”

“그렇게 생각해?”

“뭘?”

“저게 그저 고아라서 나오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시끄러. 빌어먹을 천재라는 건 알고 있던 일이잖아. 안 선생님께서 인정한 녀석이야. 헛소리 말고 영화에 집중해.”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서, 모든 강정후가 스크린에 집중한다.

그러나 몇 씬이 지나지 않아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런, 미친. 저걸 열두 살에 해낸다고?”

“천재라면 저런 것도 되는 모양이지.”

“그런 문제가 아냐. 사람이 다르다. 저건 우리가 봤던 이찬이 아냐. 그놈은 우리 앞에서 저것과 다른 인격이었어.”

“······우리 같은 케이스? 그런데 안 선생님이 인정을 했다?”

“그걸 몰라보실 분이 아냐. 연기인 거야. 지금이 연기인 건지 우리와 만났던 그 때가 연기인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그때도 지금도 온전한데? 꼬마가 우리 눈을 속인다고?”

“안 선생님께서 이찬을 뭐라고 평했지?”

“완벽에 가까운 천재······.”

스크린 속의 이찬은 아주 천천히 걷고 있었다. 떨리는 눈으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신수영을 향해 다가간다.

풀샷에 불과한 그 장면에서 무수한 감정들이 엿보였다. 범인과는 다른 관찰력을 가진 강정후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소년이 드러내는 그 감정들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을 터였다.

그건 살아 숨 쉬는 심지호였다. 강정후조차 그 안에서 허점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리고 극이 끝난 뒤 크레딧 쿠키로 NG컷이 나왔을 때.

강정후는 또 다른 이찬을 마주했다.

보육원에서 맞섰던 소년과도 다르고, 고아 배역의 심지호와도 다른, 신수영 앞에서 그저 순수한 행복으로 웃는 이찬을.

심지호라는 배역이 완벽한 연기였다는 방증이었다.

“······저거였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완성된 연기자라는 게, 저런 걸 말하는 거였어? 씨발, 저걸 어떻게 해!”

“할 수 없지. 그래서 버림받은 거다. 저걸 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우리에겐 우리의 방식이 있지. 아직 저 녀석보다 우월해. 적어도 십 년 내에 추월당할 일은 없겠지. 는 결코 지지 않는다. 주변 배우들마저 코치해가면서 작품성을 끌어올리려고 애쓴 것 같긴 하지만, 그래봤자 가족영화일 뿐이야. 블록버스터급 흥행은 거둘 수가-”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이 버러지 같은 새끼들아!”

팔걸이를 부술 듯이 움켜쥔 채, 강정후는 생각했다.

‘이러면······ 인정할 수밖에 없잖아. 내가 이미 실패했다는 걸. 지금 상태로는 절대로 저런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잖아. 나는······ 역시 나는, 안 선생님밖에 없어. 그분을 붙잡아야만 했어. 같잖은 연기 속에서 이렇게 갈기갈기 찢어지기 전에, 그분에게 매달려야 했던 거야······.’

아직 강정후가 단수(單數)였던 시절.

안정록은 유일한 방파제였다. 낳아준 부모보다도 그를 깊이 연민하며, 배역에 빠져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을 막아줬다.

그 남자야말로 찢겨나간 강정후들이 기억하는 유일한 행복의 시간이었다.

*

10월 9일이 되었을 때, 인터뷰 하나가 스포츠지에 올랐다. ‘강정후가 말하는 이찬- 제2의 강정후가 아니야’라는 표제로.

모든 멘트는 이찬의 연기에 대한 격찬이었다. 그가 자신보다도 더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 데뷔작이 향후 영화사에 오래 남을 걸작이라고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미스 스캔들>의 흥행이 결코 를 따르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기정사실화되는 시점이었다.

그 기사를 보면서, 이찬은 수차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아저씨가 미쳤나? 왜 이러는 거야? 내기 거의 다 이겨놓고 패배선언? 대체 뭘 어쩌자는 거지? 전화라도 해서 물어봐야 되나? 그렇지만 난, 정말 3년은 쉬어야 되는데?’

소년은 혼란스런 심경으로 여러 차례 기사를 고쳐 읽었다. 그러나 기재된 문구가 변화하는 신비는 일어나지 않았다.

< 17장 - 배우 강정후 (3.)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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