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장 - 배우 명진아 (3.) >
소년의 탄탄한 근육과 소녀의 실감나는 연기가 스탭들의 환호를 불렀던 4월은, 이후 정신없이 흘러갔다.
이찬 입장에서는 특히 그랬다. 날이 풀리자 병행하는 두 개의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액션 씬이 늘어나기 시작한 까닭.
그 본인이야 순식간에 합을 익혀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으나, 상대역까지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칼과 총검을 쥔 다양한 미숙련자와 마주하다보니 하루하루가 건곤일척 같은 느낌이었다.
‘그나마 유생이라 액션이 적어 다행이지. 역적 가림 역이었으면 정말 피곤했을 거야. 본인은 잘 준비했는데도, 상대역 때문에 저렇게 고생을 하고 있잖아. 정길승 아저씨는 사극 경험도 많다면서 왜 저렇게 실수를 하는지 원. 선배라 뭐라고 말도 못 하겠고, 아, 참 짜증난단 말이야.’
그럴 때마다 빨리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서른만 됐더라도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배들을 찍어 누를 수 있었을 테니까.
그렇지만 부질없는 생각일 뿐, 촬영은 이찬의 연기력과 무관하게 연장과 재촬영을 반복하곤 했다.
그 와중에 의외의 실력을 보여준 것이 가림 역의 최정하였다.
카리스마 있는 악역으로 분한 청춘스타는, 선녀 같은 임희재에게 이찬보다 더 멋져 보이겠다는 일념으로 더없는 집중력을 보였고, 그로써 임희재가 아닌 이찬의 마음속에서 평가가 상향되는 중이었다.
‘대기할 때마다 희재 누나 힐끔거리면서도, 막상 슛 들어가면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보인단 말이지. 익숙하지 않을 사극 톤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게 연습량을 증명하고 있어. 남자를 움직이는 건 여자라고 했던가. 정말이지 대단하고도 우스운 꼴이야. 대체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어.’
그런 생각을 하다, 소년 역시 종종 명진아를 돌아보곤 했다.
‘나는 어떨까? 나도 최정하 아저씨가 희재 누나 바라볼 때처럼, 그렇게 행복에 겨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럴 리는 없지- 대답은 빠르게도 도출되었다.
구태여 거울을 보며 자신의 표정을 분석하지 않더라도, 소년은 남에게 그리하듯 자신의 감정 역시 관조할 수 있었다.
그 통찰의 결과다. 이찬은 명진아에게 이성으로서 매력을 느낀 적이 없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 어떤 여자에게도 설렌 적이 없었다.
‘보이기는 하지만 느껴본 적은 없는 감정······ 나이가 어려서 그런 걸까? 좀 더 커서 생물학적인 발정기가 심화되면, 나도 최정하 아저씨처럼 여자한테 충동 같은 호감을 느끼게 될까? 기왕이면 그 대상이 진아 누나였으면 좋겠는데. 그래야 누나 마음을 받아줄 때 좀 거리낌이 덜할 거 아냐. 아무 감정도 없이 독립 때문에 받아준다면, 좀 나쁜 일일 테니까······.’
만약 명진아가 알았다면, 기뻐해야 할지 괴로워해야 할지 몹시 혼란스러워할 생각이었다.
*
5월의 첫 주를 맞아 실미도에서 돌아온 이찬이 속리산자락의 계곡에 도착했을 때, 촬영은 어째선지 꽤 오래 지체되고 있는 걸로 보였다.
주연들이 모니터 근처에 모여서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스탭들은 지루한 듯 기자재를 뒤적거리고 있고.
“시간 맞춰 온 건데, 왜 저러지? 내가 가서 알아볼까?”
“여기 계세요. 제가 가볼게요.”
하류 쪽의 너럭바위 위에 차려진 모니터.
그 앞에 둘러선 주동한과 최정하는 어두운 표정이었고, 임희재는 의상이 물에 젖었는지 두꺼운 담요를 두른 채였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어, 찬이 왔구나. 잠깐만 기다려보렴. 정하야, 이거 중요한 씬이야. 6화에서 수옥 역의 내면을 드러내는 포인트라고.”
“압니다, 감독님. 제가 감히 이런 말씀 드리는 것도 웃긴 거 알아요. 그렇지만 꼭 반라(半裸) 될 필요는 없는 거잖아요?”
“이 자식은 말을 해도. 무슨 반라냐? 안에 옷 받쳐 입어서, 비치는 건 다리랑 허리 정도잖아?”
대화의 주제가 황당하다. 이찬은 임희재의 옆으로 다가갔다.
“무슨 일이에요?”
“어, 6화 12씬 때문에. 옷이 생각보다 얇아서 좀 많이 비치더라고. 젖으니까 속옷 빼곤 거의 다 보이는 것 같더라.”
“아하. 그래서 누나가 노출 줄여달라고 한 거예요?”
“얘는? 나야 좋지. 오늘을 위해서 몸매관리를 얼마나 했는데. 근데 정하 오빠가 좀······.”
그 최정하의 논지는 이어지는 논쟁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감독님. 잘 아시잖아요. 수옥 역이 안 그래도 악역으로 주인공 괴롭히는 와중인데, 뜬금없이 몸매 어필하는 씬까지 이어지게 되는 겁니다. 찬이 여성 팬들이 욕을 할 거예요.”
“야, 찬이 팬들이 얘를 뭐 남자로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이거 방영되면 그렇게 될 거잖아요? 분명히 소녀 팬들도 생길 거예요. 그런 애들한테, 5화에서 채화랑 잘되려는 차에 훼방 놓고 납치해버린 수옥이 좋게 보이겠어요? 희재는 노출 감행하고도 괜히 욕만 먹을 수 있습니다.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봤을 땐 다들 이해를 하겠지만, 6화 방영됐을 때엔 정말······ 힘들 거예요.”
“아이고. 그런 일시적인 반응 신경 쓰면서 연기를 어떻게 하니? 배우로서 생각이 그 정도밖에 안 되냐, 넌?”
이찬이 생각할 때, 사실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닌 듯했다.
수옥 역은 윗선의 명령에 복종하는 칼날. 그걸 이해하지 못할 리 없는 요새 시청자들이 부역자 배역에 욕을 집중하지는 않을 터였다.
다만, 소년은 좀 다른 관점에서 감탄하고 있었다.
‘저렇게까지 해주는 거구나.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기왕이면 노출도 막고 싶고, 방영 때 일시적으로라도 욕 안 먹게 해주고 싶은 거구나······. 나였으면 어땠을까?’
만약 명진아가 성인이 된 상황이고, 노출 씬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면, 이찬은 우선 시뮬레이션부터 했을 것이다.
가장 고급스럽고 매력적으로 그녀를 벗길 방법에 대해.
그러나 최정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작품의 완성도에 앞서서 한 사람이 느낄 괴로움을 생각해, 임팩트 약한 대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감히 메가폰 쥔 연출자와 맞붙는다는 미친 짓까지 감행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쩐지 밉지 않고 우러러보였다.
비록 프로답지 못하고 이기적이고 유치하고 어리석은 행동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스스로는 결코 할 수 없을 희생의 전형이었기에.
그렇기에 소년은 그 논쟁에 스스로 끼어들었다.
“감독님, 선배님. 제가 한 말씀 드려도 괜찮을까요?”
“어, 찬아. 상황 들었니?”
“네. 일단 희재 누나는 노출 씬 꼭 하고 싶다고 하시는데요, 전 정하 선배랑 생각이 같아요. 수정된 대본을 전체적으로 고려해보면 굉장히 중요한 씬이 맞지만, 굳이 수옥의 노출과 결부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제가 한 번 더 벗을게요.”
최정하가 입을 떡 벌리고, 주동한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야, 이게 그렇게 교환될 수 있는 딜이 아니야.”
“들어보세요, 감독님. 대본 생각해보면 이게 제가 딱 탈출하려고 애쓰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산길 도주하다 경비병한테 들켜서 신호가 나고, 그래서 가림과 수옥이 대화를 멈추고 마주보는 게 12씬의 끝이죠. 그걸 좀 바꿔보자는 거예요. 제 탈출과 계곡 씬을 잇는 거죠. 찢어진 상의를 벗고 계곡을 헤엄쳐 하류로 내려가던 유관이, 하필 여기서 발 담그고 대화 중이던 가림이랑 수옥에게 발각되고 마는 거예요.”
순간적으로 떠올린 변주(變奏)였다. 씬의 집중도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더 흥미진진한 전개를 만들 수 있는.
베테랑 감독들조차 콘티 없이 현장에서 씬을 수정하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3년간 무수한 드라마를 섭렵했으며 그 내용을 모조리 복기할 수도 있는 소년의 천재성은, 오히려 원전(原典)보다도 매력적인 그림을 그려냈다.
그리고 주동한은, 감독의 권위보다 작품의 완성도를 좀 더 중시하는 개방적인 PD 중 한 명이다.
“오······ 야! 그거 꽤 그림이 재밌겠는데? 네 몸 보고 싶어하던 시청자들이 아주 열광할 만한 장면이 되기도 할 거고. 이건 좀 마음에 든다. 좋아, 내가 그런 느낌으로 다시 준비를 해보마. 그런데 찬이 너, 수영은 할 줄 아니?”
“수영이야 684 부대원들의 특기예요. 깊은 곳으로 골라주세요. 실미도의 조오련을 보여드릴 테니까.”
‘아시아의 물개’라 불리는 전설적인 수영선수를 떠올리며 이찬은 입수 리허설을 준비했다.
이찬이 또 벗는다는 얘기에 스탭들은 복잡한 심경인 듯했다. 화려한 미인 임희재의 젖은 노출 씬을 보지 못하는 게 아쉽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흥미진진한 씬이 되겠다는 예상에는 다들 동의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변형된 12씬의 리허설이 시작되기 직전. 최정하가 소년에게 다가왔다.
“······야, 고맙다.”
“뭐가요? 선배님 때문에 한 거 아닌데요?”
“이 자식은, 순순하질 못해. 넌 몰랐을지도 모르겠지만, 아까 내가 좀 주제넘게 나서고 있었어. 주 PD님 아니라 다른 감독이었으면 뺨 맞았을 수도 있다고. 그런데 네 덕분에 무난하게 해결이 되고, 또 희재도 위험하지 않게 됐잖냐. 고맙다.”
겸양을 반복할 필요는 없을 듯해서, 이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궁금했던 점을 입에 담았다.
“선배님. 희재 누나한테 반했죠? 그래서 노출 막아준 거죠?”
“뭐? 하하, 이 자식 상상력 하곤. 그런 게 아니라, 선배 배우로서 안타까워서 나서봤던 거야.”
“저 희재 누나랑 친한데. 아시잖아요? 이따 최정하 선배님이 아무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할까요?”
“······어흠. 너 뭘 그렇게 극단적으로······. 사람이 어떻게 사람한테 아무 관심도 없겠냐? 호감이, 아주 없진 않지······.”
“그렇죠? 저 여쭤볼 게 좀 있는데, 대답해주실 수 있어요? 잘 알려주시면 도와드릴게요. 희재 누나한테 선배 얘기를 되게 좋게 해드릴 수도 있어요.”
“어, 그걸 뭘······ 그렇게까지 해줄 필요는······.”
최정하는 터져 나오는 기대와 희망과 환희를 감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천재소년 앞에서는 무의미한 일이었다.
“질문은 간단해요. 사랑이란 건 뭐예요? 희재 누나를 왜 그렇게, 감독님한테 대들 만큼, 사랑하게 되신 거예요? 아, 끊지 말고 들으세요. 그래서 그 사랑이란 걸 언제 느꼈고 언제부터 받아들였으며, 그 원인이 뭐였던 걸까······ 이런 걸 자세히 좀 알려주세요. 그렇게 해주시면 도와드릴게요.”
일부러 설명을 길게 끈 덕분에, 이번에는 최정하 쪽도 이찬의 의도를 일부 읽을 수 있었다.
“······너 설마, 짝사랑도 해본 적이 없냐? 열다섯인데?”
“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6화부터는 유관이 채화를 사랑하기 시작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표현하기가 까다롭더라고요. 후배 배우 도와준다고 생각하시고, 꼭 좀 부탁드려요. 해주실 수 있죠?”
“그야······ 그런 거라면 당연히 해줘야지. 어흠. 이번 씬 끝나면 차로 와. 천호동 카사노바의 연애론을 설파해줄 테니까.”
명분을 얻고 기뻐하는 최정하를 보며 킥 웃고는, 소년은 주차장에 들어서는 차량을 확인했다.
오늘은 19씬부터 다시 붙게 될 명진아의 도착이었다.
*
“히터 빵빵하게 틀었는데, 좀 어때? 괜찮지?”
“원래 추위 별로 안 타요.”
대수롭지 않게 답하고, 이찬은 모포를 시트에 깔았다. 아직 다 마르지 않은 머리에는 수건 한 장만 칭칭 감았다.
“생각해보셨어요? 어쩌다 사랑에 빠지셨는지?”
“으. 뭘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냐? 사랑에 빠졌다기보단, 그냥 좀 호감을 갖게 된 거지. 그렇지만 최대한 과장을 해서 설명을 해줄게. 너 앞으로 유관 연기를 하려면 점점 고조되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할 테니까. 아무래도 가족의 정이 끼어 있던 <가을하늘> 때하고는 표현법이 달라야 할 거야.”
최대한 논리적으로 말하려는 꼴이 우스웠다. 하지만 소년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여줬다.
“일단 단적으로 말해서, 희재가 내 이상형에 가깝긴 해. 날카로운 턱선, 진한 눈썹, 살짝 가무잡잡한 피부, 약간 매부리 느낌이 나는 코랑, 고양이처럼 깜찍한 느낌의 눈이랑.”
들으면서, 소년은 명진아의 얼굴을 떠올렸다.
새하얀 피부에 강아지처럼 순둥순둥한 얼굴형. 눈도 거의 초승달 모양이고, 입술은 아기처럼 작다.
외모로는 크게 감흥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성격으로 보면 또 정말 통통 튀는 스타일 아니겠어? 내가 좀 쑥맥······ 어, 내성적인 성격이다보니까, 그렇게 발랄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 같아.”
명진아의 성격은 외모와 별다르지 않다. 순하고, 착하고, 남을 불편하게 만들기보단 자신을 괴롭히는 편.
호감이 가긴 하지만 확 끌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걔는······ 이렇게 말하면 좀 웃길 수도 있겠는데, 되게 한 곳만 보는 것 같아. 연기라는 한 목표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바친 것 같은 느낌이야. 반드시 좋은 연기자가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어. 아까도 봤겠지만, 작품만 잘될 수 있다면 자기가 욕먹고 힘들어질 건 신경도 안 쓴단 말이야. 그런 사람을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냐. 나라도 지켜주지 않으면, 혼자서 연기에 매몰돼서 쓰러질 것만 같은데.”
그 지점에서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 보셨네요. 그 누나가 좀 그렇죠. 그래서 학생 때도 친구가 거의 없었대요. 자기밖에 모르는 성격은 아닌데, 연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라서.”
“그래, 바로 그거야! 내가 그래서 안심이 안 돼요, 진짜.”
그건 동정 아닌가- 하는 생각은 잠깐 들었다가 사라졌다. 윤대흥이 그랬듯, 인간애는 동정에서도 시작되는 법이니까.
이찬은 최정하에게 고개를 꾸벅여 보였다.
“말씀 잘 들었어요. 덕분에 생각이 정리가 되네요.”
“오······ 그럼 그······.”
“선배님 덕분에 연기에 감을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보다도 더 깊이 있는 연기자였다고 얘기할래요. 사실이기도 하고요.”
“하하. 아이, 뭘 또 그렇게까지. 고맙다, 야.”
순진한 청년의 차를 나와서 걷는 길에, 소년은 의상을 갖춰 입은 채 주차장을 헤매던 명진아와 마주쳤다.
14씬부터 유관을 되찾기 위해 산을 쏘다니게 될 숨은 고수. 현실에서도 이찬이란 소년을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동료 배우.
그렇지만 지금 보이는 모습은 그저 해맑은 소녀일 뿐이다.
“찬아! 어디 갔었어? 차에도 없고, 걱정했어. 춥진 않아?”
“이 정도야 뭐. 촬영 잘 봤어? 내 연기 어땠어?”
“어, 어, 최고였지······.”
“근육은 여전히 멋졌고?”
“으, 응······ 막, 황홀했다니까? 저, 정말, 멋있었지.”
짐짓 자신감을 담아 고개를 끄덕이며, 이찬은 생각했다.
저렇게 열심히 마음을 숨기려고 애쓰는 모습은, 좀 안쓰러운 것 같다고. 아직은 사랑까진 아니지만, 조만간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다음에 또 노출 씬 만들어볼게. 아, 이런 게 좋겠다. 내가 부상을 당해서 누나가 어루만지는 그런 장면을 넣는 거야.”
“너, 너, 야아······ 안 돼······ 누나, 얼굴 터질 거야······.”
20cm는 더 작은 누나의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소년은 기분 좋게 웃었다.
< 23장 - 배우 명진아 (3.)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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