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66화 (66/250)

< 24장 - 팀장 정창영 (1) >

최정하에게는 표현하기 까다롭다고 앓는 소리를 했지만, 사실 이찬에게 남녀 간의 사랑은 어려운 감정이 아니었다.

로맨스는 한국드라마의 알파이자 오메가.

그런 한국드라마를 무수히 보아온 관찰의 소년에게 있어선, 애정 씬이야말로 가장 훔치기 쉬운 연기였다.

그렇기에 이후의 촬영은 일사천리였다. 의지가 안 된다고 생각했던 채화에 의해 구출되어 역적들의 손에서 벗어나는 유관의 설렘 가득한 표정에, 주동한은 무척 흐뭇해했다.

웃으면서 정창영을 부른 건 그런 까닭이었다.

“정 팀장. 쟤를 대체 어떻게 키운 거야?”

“키우긴요. 혼자서도 잘하는 아인데요.”

“에이, 빼지 말고. 강정후도 그렇고 찬이도 그렇고, 나라엔터 아역 출신은 정말 뭔가가 다른 것 같단 말이야. 그 비결이 도대체 뭔지 좀 알려주면 안 돼?”

비결이 있다고 한다면, 아마도 나라엔터가 아닌 안정록에게 있을 터였다. 두 천재를 발굴해낸 게 바로 그 교수니까.

그렇지만 정창영은 어색하게 웃으며 변명했다.

“저희가 신인 발굴에 많은 예산을 쓰고 있기 때문이겠죠. 지금의 스타군단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많은 얼굴들을 세상에 알리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하하, 대충 답하긴. 아무튼 좋은 일이야. 보통은 어렸을 때부터 잘나간 배우들은 성격도 더럽고 말도 함부로 하게 마련인데, 찬이 쟤는 인성도 좋고.”

“찬이 인성이 참 훌륭하죠?”

“그래, 정말로. 추운 날 산속에서 재촬영을 몇 번 시켜도 불만 한마디를 안 말하니까. 어린데도 작품을 보는 눈까지 갖췄고 말이야. 아까 씬 연결 제안했을 땐 정말 깜짝 놀랐어. 애가 보통이 아냐. 내가 볼 땐 정말 천재가 맞는 것 같아.”

너무도 당연한 일을 세계의 비밀이라도 되는 양 말한다. 정창영은 키득 웃고는 그를 슬쩍 떠봤다.

“사실은 찬이 매니저로서 굉장히 만족감이 큽니다. 원일이 형 맡았을 때는 아무래도 나라엔터 빽으로 뒤에서 작품 따내기도 하고 했는데, 쟤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요.”

“그렇지? 양원일이야 그래도 대체할 배우가 있지만, 쟤는 눈 있는 PD라면 놓칠 수가 없는 수준이니까.”

“예. 꼭 저희 회사가 아니었다고 해도 분명히 잘됐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물론 그랬겠지. 하지만 열두 살에 CF스타로 이름을 날린 데에는 나라엔터 힘이 컸을 거야. 국민남동생이라는 타이틀로 주목받은 건 홍보팀에서 애를 쓴 덕분일 테니까. 그러니까, 실력에 운까지 받쳐준 최고의 케이스라고나 할까?”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며, 정창영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야 홍보팀 역할이 크긴 했지. 강정후와 대결구도 만들면서 찬이를 국보급 아역으로 마케팅한 건, 나라엔터 이름값이 아니라 허성윤 팀장 개인의 실력이었고. 그리고 그 허 팀장은······ 찬이가 독립하면 따라올 의사가 있다고 말했어. 아직도 믿기지는 않는 일이지만 말이야.’

4월의 어느 날, 이찬은 정창영과 함께 홍보팀장 사무실을 방문했다. 어느 정도 진행된 촬영내용을 보고하고 추후 홍보전략을 논의하자는 명목이었다.

그 회의를 마치고, 소년은 허성윤에게 새 기획사의 이사직을 맡을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너무 뜬금없는 타이밍이어서 정창영이 말릴 새도 없었다.

그리고 그 질문에 허성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터무니없이 엄중한 태도로.

단적으로 말해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대한민국 최고 기획사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 아직 청사진도 구체화되지 않은 신생 기획사로의 이적을 약속한 것이니.

그러나 이찬은 팀장실을 나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저분은 믿어도 돼요. 정 팀장님하고 비슷하거든요.”

“나하고 비슷하다고? 어떤 점에서?”

“저한테 기대가 아주 커요. 제가 강정후 선배님보다도 더 대단한, 유일한 존재가 될 거라고 믿고 계시죠. 그래서 제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와 주실 거예요. 물론 최소한의 기대치는 충족하는 회사여야 될 테지만요. 그래서 이번 드라마가 중요한 거죠. 복귀작에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CF 섭외가 많아질 거고, 그래야 독립할 때 자본금 많이 댈 수 있을 테니까요.”

“너······ 정말로 독립할 생각인 거야?”

“아직 고민 중이에요. 그냥 알고만 계시라고요.”

정창영은 소년의 말에 따랐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려고 캐묻기보단, 그 호언대로 독립이 성사됐을 때의 미래를 구상했다.

‘안정록 교수님과 허성윤 홍보팀장이 양 날개로 들어온다면, 그건 대단한 일이 될 거야. 찬이 인맥인 배우들은 물론, 위대한 지도자인 안정록과 스타메이커 허성윤을 보고 무수한 스타들이 신생 기획사의 문을 두드리겠지. 그리고 내가 그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전권을 갖게 된다······. 음, 전권이라고 하기는 좀 그런가. 찬이의 대변인이 될 테니까.’

이찬의 말대로라면 최대주주는 그 본인이 될 터. 그러나 몸만 컸지 아직은 지나치게 어린 나이이기에, 스스로 전면에 나서지는 못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이 꼭두각시 바지사장.

정창영은 자신이 그 배역으로 캐스팅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짐작에 불쾌해하기보단 크게 만족했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저 아이 속에는 능구렁이가 수백 마리는 들어 있어. 꼬마라고 생각할 수가 없단 말이야. 거기에 이번 드라마와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2003년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할 건 명약관화. 독립을 하든 나라엔터에 남든, 별 재능 없는 내가 최고의 매니저가 되는 방법은 오직 찬이를 돕는 길뿐이야. 하지만······ 독립은 모 아니면 도 전략인데.’

정창영 본인과 홍보팀장이 최선을 다해 돕는다 해도, 이찬은 아직까지 소년 배우일 뿐.

개인의 실력 외에도 복잡한 물밑 인맥들이 준동하는 연예계다. 그 정점에 서 있는 나라엔터 이군영과 척을 지고 장밋빛 미래를 꿈꿀 수는 없을 터였다.

그렇기에 정창영은 종종 이군영 대표를 찾았다. 그가 이찬과 관련해 어떤 복안을 품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럴 때마다 꼭 한두 가지씩 싫은 소리를 들었다.

“너는 인마, 왜 이렇게 한가해? 일 안 하냐?”

“저 실미도 갔다가 일주일 만에 온 참입니다, 대표님.”

“아, 그랬나. 이해 좀 해라. 내가 요새 정신이 없어서 그래.”

“왜 그러세요? 신사옥 쪽에 문제가 있습니까?”

“문제는 무슨. 문제······ 문제라고 하면 문젠가. 한림그룹 투자가 불발될 것 같단 말이야. 그래서 좀 난감하긴 하지.”

2000년 이후로 배우기획사 중 최고의 위치를 굳힌 상황인지라, 이군영의 콧대는 날이 갈수록 높이 솟았다. 그게 100억짜리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는 이유였다.

견원지간인 조금양의 금양기획이 50억대 사옥을 갖고 있으니, 적어도 그보다는 나은 ‘뽀대’가 필요하다는 논리.

“한림 빠지면 총알이 좀 부족해지는데······ 그거 때문에 머리가 아프긴 하지. 그러니까 찬이가 잘해줘야 돼. 이번에 영화도 러닝개런티고 드라마에도 보너스가 붙잖냐? 그거 다 받아내고, 거기에 CF까지 수십 건 잡아줘야 된단 말이야.”

“아이고, 찬이 재계약은 물 건너갔네요.”

“재계약? 찬이가 수익에 신경 쓰고 있어?”

“별 말은 없는데, 아직도 5:5인 건 좀 그렇잖아요?”

“뭔, 우스운 소리. 그 나이 땐 돈보다도 입지에 신경을 써야지. 최고의 회사에 있으니까 어린 녀석이 스타 소리를 듣게 된 거잖냐? 돈 쓸 데도 없는 꼬마한테 헛바람 불어넣지 말고, 네가 잘 다독여서 올해 넘기게 해라. 이번 건만 잘 해결되면 내년엔 7:3······ 아니, 8:2까지 맞춰줄 수 있으니까.”

이 뱀 같은 대표가 감도 잡지 못하고 있구만- 정창영은 속으로 탄식했다.

‘그깟 신사옥에 집착할 때가 아닌데. 지금 찬이 놓치면, 그 회사가 잘되든 못되든, 앞으로 땅을 치고 후회할 텐데, 이 인간은 쓸데없는 허영 때문에 굴러들어왔던 복을 놓치게 될지도 몰라.’

이군영 대표에 대해 생각하면, 정창영의 마음은 복잡했다.

욕도 많이 먹고 맞기도 많이 맞았지만 그래도 11년이다. 그 기간 동안 동고동락하며 미운 정이 많이 쌓였다.

장래 최고의 스타가 될 이찬을 잡기 위해 당장 9:1 이상의 재계약을 제시해야 한다는 충언을 해줄까 잠깐 고민한 게, 그놈의 미운 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창영은 결국 어떤 조언도 하지 않았다.

이군영이냐 이찬이냐- 그 단순한 자문의 답은 명확했기에.

‘예전처럼 잘나가는 매니저로 살고자 한다면, 똥구녕 라인을 고수하는 게 맞겠지. 다시 욕먹어가며 오른팔 역할 몇 년 해주는 거야. 그러면 신사옥 올리고 만들어질 총괄부서 본부장까지 올려줄 게 분명해. 자기 사람을 키울 줄 아는 경영자니까. 하지만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 게 이찬이라는 스타를 최고의 자리까지 올리는 것만큼 재밌을 리가 없잖아?’

정창영은 2000년을 떠올렸다. 이찬이 제2의 강정후, 국민남동생이라 불리며 모든 화제를 독점했던 그 해를.

그때 신생 팀장은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희열을 느꼈다.

연기로는 그 누구도 깔 수 없는 완벽한 소년을 매니지먼트하며, 하루에도 몇 차례씩 실없이 웃곤 했다.

‘그런 행복을 걷어찰 순 없지. 만약 정말로 찬이가 독립한다고 하면, 따라간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미리 준비를 해야 되겠어. 똥구녕이 찬이를 건드릴 수 없게 만들 뭔가를.’

그때의 다짐을 되새기며 정창영은 이찬을 바라봤다.

소년은 두 살 연상의 소녀 배우와 어울려 해맑게 웃고 있었다. 체격을 빼고 보면 정말 열다섯 소년처럼만 보였다.

‘놀랍도록 똑똑한 아이지만, 아직 이쪽의 어두운 생리는 잘 알지 못할 거야. 그 부분을 내가 보완해줘야 해. 배우 이찬의 인생 2막을 내가 열어주는 거다. 허성윤 팀장과 따로 자리를 만들어봐야 되겠어. 믿을 만한 실장들도 끌어 모아서······.’

그거야말로 정창영의 전공이었다. 이군영이 사람 다루는 일을 맡기고자 중용했던, 인간관계의 스페셜리스트니까.

*

<684>가 안정록과 이찬 주연의 작품이긴 하지만, 그 전개가 모두 주연들에게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 특히 컨셉이 군상극으로 방향을 잡은 뒤엔 주변인물의 서사가 더 늘어났다.

그 덕분에 소년배우는 5월의 시간을 주로 <어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PD 주동한에게는 그게 무척 다행스런 일이었다. 슬슬 촬영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자, 다들 집중해! 오늘 촬영 중요하다는 거 알고 있지? 제작비 들이부어서 항공기까지 빌려온 추격 씬이니까, 최대한 실수 없이 시간에 맞춰주길 바란다. 오늘 안에 끝내자!”

드라마의 임팩트를 위해 1화에 일부 삽입될 대규모 액션 씬. 전개로는 9화부터 드러날 추격전의 촬영이었다.

유관 일행은 밀고 당기는 심리전 속의 8화에서 마침내 역적들의 근거지를 찾아낸다. 그 뒤 관아의 병력을 차출해 감행한 급습이 벌판을 달리는 마상 액션으로 이어지는 것.

그 씬을 위해서 무수한 배우들이 몇 달 동안 승마를 배우는 데 시간을 쏟아야 했다.

물론 이찬과는 무관한 일이었다.

단 한 번도 말을 타본 적이 없었음에도, 오디션 당시에 승마의 달인이라고 배짱을 퉁긴 바 있었기에.

그 장담이 치기 어린 거짓말인 것도 아니었다. 소년은 재회한 지 5분 만에 배정된 말을 자유자재로 다뤄 보였다.

말 관리사들이 눈으로 보고도 못 믿겠다는 듯 감탄하는 가운데, 정창영이 조심스레 말 옆으로 다가섰다.

“찬이 너, 정말로 말을 잘 다루는구나? 수진이한테 보고 듣고도 좀 걱정했는데. 절대로 하루 배운 솜씨가 아닌걸?”

“승마도 결국 몸으로 하는 거잖아요. 사실은 그 하루도 필요하지 않았어요. 마방 사람들 믿게 만들려고 나갔던 거지.”

“하하, 정말 대단해. 가끔 널 보면 같은 인류가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사실은 외계인이었던 거 아니야?”

“합리적인 의심이네요.”

장난스레 대답했지만, 실제로 고민해온 바이기도 했다.

‘또 모를 일이지. <지구를 구해라!>에 나오는 것처럼 정말 외계인이 존재하고, 그들의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게 나일지도. 그게 아니고서야 나만 너무 다르잖아? 재능도 그렇고 신체발육도 그렇고. 뭐······ 조혁수 아저씨나 강정후를 생각하면 아주 혼자라고 생각되는 건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할 때면, ‘매’를 언급하며 강정후에게 같은 수준의 동료가 필요하다 말한 안정록이 이해되기도 했다.

‘만약에 처음으로 맡은 배역이 조혁수 아저씨 아역이 아니었다면, 연기에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을지도 몰라. 그랬다면 형을 떠나보내고도 집시라는 환상 속에서 살아갔을지도.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었던 거지. 그들 덕분에 배우로서 지향점이 생겼기에 행복을 추구할 수 있었던 거야. 흠. 그 두 매가 완성할 <형제>가 궁금해지네. 예정대로 되면 내년 2월에 개봉한다고 했지······?’

그런 생각 속에서 리허설이 시작됐다. 이찬은 병력의 한복판에서 추격을 진두지휘하며 화려한 기마술을 선보였다.

모니터 근처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정창영은 PD의 감탄을 지겹도록 들어야 했다.

“쟤는 대체 뭐야? 햐······ 소설에 나오는, 말과 한 몸이 되었다, 이런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네. 뭐 하나 실수하는 법이 없구나. 설정샷에서도 쟤가 직접 하는 게 낫겠는데?”

“에이, 그건 곤란합니다. 저희 찬이 다치면 안 돼요.”

“알아, 농담이야. 미성년자를 위험한 씬에 쓰기는 좀 그렇지. 오케이! 컷! 배우들 원위치하고, 이제 항공기 띄우자!”

그렇게 항공기를 통해 몇 차례의 고공 촬영이 진행된 뒤에, 본격적으로 9화의 초반부가 전개되기 시작했다.

급습에서 비롯된 수적 우위. 그러나 교토삼굴을 실천해온 역적 가림의 묘책 덕분에 추격은 난관을 맞는다.

결국 어사 유관과 종사관 황보준, 다모 채화를 비롯한 일부 정예병들만이 수괴들을 쫓아 계곡으로 진입하게 되는데, 그들의 앞에도 덫이 준비되어 있었다.

“안 돼! 다들 말을 멈춰! 함정이다!”

“나리? 엇, 불이다!”

오성이 남다른 유관이 위기를 알아챘지만, 조금 늦었다.

불길이 솟아오르고 전위가 분리된다. 그 결과 유관과 채화만이 매복한 가림, 수옥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거기부터는 한국드라마다운 에피소드였다.

“채화······ 네가 왜 거기 있는 거냐? 꾸며진 역모로 부모를 잃은 네가, 어째서 부정한 관을 돕는 것이냐!”

“닥치시오, 이 역적! 종사관 나으리, 무사하십니까?”

“채화! 네가 정녕 저 남자를 모시고 있는 것이냐? 죄 없는 네 부모를 추포하여 역적으로 만든 저자를, 대체 어째서!”

“······뭐라고? 지금, 그게 무슨 소리요!”

“이놈들! 망령된 소리로 현혹하려 들다니!”

뭔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유관은 지휘관으로서 그들의 대화를 용납할 수 없다. 그렇기에 부족한 실력으로 가림 앞에 뛰어들었다가, 대여 합 만에 칼을 맞고 부상을 입고 만다.

그 위기에 정신을 차린 채화가 어렵사리 유관을 구출해 탈출하는 것이 9화 8씬의 전개였다.

그 뒤에 이어질 9씬은, 이찬의 세 번째 세미누드였다.

“어때, 누나? 그림 괜찮게 나온 것 같지? 이렇게 탈출해서 부상을 치료하는 거니까, 다음 씬에선 마음껏 만져도 돼.”

“······하하하······ 너무, 신난다······.”

명진아는 우는 듯이 웃었다.

< 24장 - 팀장 정창영 (1) > 끝

ⓒ 비벗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