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장 - 앵커 박재희 (1) >
드라마의 출연진이 함께 모여서 첫 방영을 기념하는 건 이제 드문 일이 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쪽대본 관행에 물들어, 첫방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촬영과 편집이 병행되는 것이 일상화된 시대. 이제는 시청률 좋은 드라마의 종방연에나 배우들이 모이곤 했다.
그렇지만 <어사>의 경우에는 방송국 사정으로 인해 전격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밀도 높은 촬영이 이뤄졌고, 덕분에 첫방 한참 전에 14회 분량의 촬영이 모두 끝난 작품.
거기에 배우들의 작품 사랑도 지극했기에 불씨는 충분했다.
이찬이 행한 건 기름을 붓는 일 정도였다.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홍보 일정과 시청자시사회 등에 참석하지 못한 게 죄송해 사비로 파티를 열겠다고 밝히자, 가장 먼저 임희재가 엄마를 자처하며 준비과정에 참여했고, 자연히 최정하가 그 뒤를 따랐으며, 주저하던 명진아마저 이내 참가 의사를 밝히자, 정길승도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게 됐다.
그렇게 네 명의 주조연이 그의 아파트에 방문하게 되었다.
일반적인 회식처럼 알코올이 준비되진 않았다. 핵심 주연인 이찬과 명진아가 모두 미성년자인 까닭.
그렇기에 과일주스와 탄산음료만 채워진 잔을 들고, 정길승이 건배사를 시작했다. 말투에는 장난스레 종사관 ‘황보준’을 담았다.
“우리 <어사> 주연들······ 다들 고생 많았소. 4개월 가까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지방 다니면서 촬영하느라, 그리고 초여름부터 땀 흘리며 빠듯한 홍보 일정 따라다니느라. 이제 그 고생의 결과물이 방송으로 나올 텐데, PD님한테 들으니 1화가 아주 기똥차게 뽑혔다고 하는구려. 찬이랑 진아 덕분에 화제도 충분히 되었소. 그러니 남은 건······ 즐기시오!”
“즐기시오!”
이후 정길승은 나이대가 비슷한 정창영 팀장과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고, 최정하는 임희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자연히 이찬의 대화상대는 명진아만이 남았다.
“누나, 이 집이 되게 맛있어. 탕수육 많이 먹어.”
“응! 헤헤, 좋다. 찬이 넌 그동안 여기서 산 거야?”
“어. 내 집이니까.”
“고향에 오래 못 갔겠다. 계속 촬영하느라······.”
“원래 잘 안 가. 안 친해. 누나는 부모님이랑 친하지?”
“어? 어, 어······.”
눈치를 살피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모습이지만, 표정만 봐도 넘치는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이래서 가정교육을 따지곤 하는 건가. 속설처럼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집에서 넘치는 애정을 받는 사람들은 확실히 순둥순둥한 게 있단 말이지. 이렇게 바보처럼 착한 진아 누나도 당연히 사랑만 받으며 컸을 거야.’
그에 비해 소년 본인은 까끌까끌한 사람이었다.
성격 좋은 사람들의 미세표현을 훔쳐 수월하게 착한 아이를 연기하곤 하지만, 본성은 어디까지나 타산적인 편. 손익계산에 기초해 사람을 판단하기에 먼저 마음을 여는 법이 없었다.
이제는 그런 자신을 바꿔가고자 다짐했으나,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었다.
“시청자시사회는 어땠어? 반응 좋았어?”
“아, 그럼! 다들 정말 좋아하셨어. 40대부터 10대까지 많이들 와주셨는데, 방송 보는 내내 눈을 떼시는 분이 없더라구.”
영화에서 그러듯, 일반 시청자를 초대해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 개최한 시사회. 이찬을 제외한 주연들이 그 자리에 참석해 시청자와의 대담 시간을 가진 바 있었다.
“나쁜 평은 없었어?”
“전혀 없었어. 영상도 좋고 연기도 좋고, 스토리도 너무 기대가 된다고 다들 극찬하셨단 말이야. 다들 회사나 학교로 돌아가서 입소문을 많이 내주셨을 거야.”
“흠······ 그랬으면 좋겠네. 시청률 잘 나와야 되는데.”
“맞아. 그래야 찬이 너 영화도 잘될 거구.”
“그런 것도 있고, 우리가 붙는 마지막 드라마잖아.”
“어? 마지막······?”
“그렇지 않겠어? <가을하늘>이야 아역이었고 이미지도 달라져서 넘어갈 수 있었던 건데, 이건 완전히 핵심 주연들이잖아? 이게 흥행하면, 드라마든 영화든 다시 붙기는 어렵겠지.”
“아······ 그렇겠구나. 역시 똑똑해.”
담담하게 대꾸하는 말. 무거운 애수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찬은, 그녀가 속으로 차라리 드라마가 망하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봤자 이게 망할 일은 없겠지만. 그리고 앞으로는 꼭 작품에서 붙을 필요도 없을 거야. 같은 소속사가 되면 언제든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을 테니까. 아, 이거 빨리 말해주고 싶은데? 이 누나 무지하게 좋아할 텐데.’
하지만 설레발을 칠 상황은 아니다. 여전히 난관이 남아있는 플랜이니.
그렇기에 소년은 모호하게 귓속말을 건넸다.
“누나, 주연작 드라마까지 흥행하고 나면 재계약이랑 이적 협상 많이 들어올 거잖아?”
“응? 어, 아마 그렇게 되겠지?”
“그거 좀 기다려봐. 좋은 소식 줄 수도 있으니까.”
“어······ 너희 팀에서 나 데려가줄 수 있는 거야?”
“꼭 그런 건 아닌데, 일단 기다려봐.”
“아, 알았어. 어, 기다릴게.”
소리 낮춰 답하는 얼굴에도 평범한 기대감 이상의 감정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내면에는 설렘과 행복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걸 감추기 위해서 명진아는 입 안 가득히 탕수육을 채워야 했다.
그 가운데 정길승이 문득 목소리를 높였다.
“아, 저런 거 보기 좋네. 다들 행복해 보여. 저런 애들이 잘돼서 우리 후배가 되고 해야 되는데 말이야.”
MSB <뉴스데스크> 앵커가 단신을 소개하고 있다. 고아원 아동들이 함께 꾸린 연극무대가 지역사회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따뜻한 소식이었다.
그걸 보다가, 임희재가 명진아의 어깨를 두드렸다.
“진아야. 우리도 나중에 뉴스에 나올 수 있을까? 왜, <가을하늘> 때는 저녁뉴스에도 여러 번 나오고 했잖아. 너랑 찬이랑 아역 돌풍이라고 했던 꼭지도 있었고. 이번에도 시청률 잘 나오면, MSB 뉴스에 우리 드라마 나오고 하지 않을까?”
“어······ 글쎄요? 그때는 오랜만에 50% 넘는 시청률이 나와서, 사회현상처럼 여겨지고 해서 그랬던 거 아닐까요?”
“그건 그렇지. 우리 드라마는 50%까진 못 가려나?”
“아마도요······? <여름들판>도 강세고 <야인>도 계속 20% 언저리인 상황이니까, 잘돼도 30% 정도 아닐까요?”
금양기획 내에선 20%만 넘겨도 선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년층이 좋아하는 정통사극도 아니고 청년층이 좋아하는 현대극도 아닌 어정쩡한 포지션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그건 MSB 드라마국과 나라엔터의 분석과도 일치하는 의견.
이찬 역시 잘해야 30%라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파급력에 있어서는 생각이 달랐다.
“30%만 넘겨도 뉴스 나올 수 있어요. 신선한 시도잖아요?”
“음, 그렇지. 긍정적으로 생각할 구석이 있어. 시청률을 위해서 나도 열심히 주변에 홍보를 해야겠다. 다들 친구들한테 문자 돌렸지? 안 친한 애들한테도 다 연락을 해야 해.”
최정하가 홍보를 독려하는 가운데, 친구 없는 소년은 속으로만 생각했다.
‘전에 없던 형식이고 한국에서 보기 드문 전개방식이야. 사극도 아니고 현대극도 아니지만, 이건 분명히 먹혀. 방영이 시작되기도 전에 시청자게시판 게시물 수가 5만 건을 넘긴 게 그 증거야. 저 앵커가 환한 얼굴로 <어사>를 거론하게 만들기 위해서······ 30% 넘기는 타이밍에 내 팬클럽을 창단한다거나? 흠. 그럴 만한 화제성이 나온다면 좋겠는데.’
*
“하지만 현재 국회에 체포동의요구서가 제출되어 있는 국회의원이 정대철 대표와 박명한 의원, 또 박주선 의원 등 세 명이나 된다는 것 역시 무관치 않을 겁니다.”
“네. 방탄국회가 아니라 진짜 일하는 국회, 국회의원들인지, 함께 주시해봅시다. 월요일 뉴스데스크 마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깍듯한 인사로 클로징을 마치고, 아나운서 박재희는 허겁지겁 원고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선배 앵커인 엄경신이 그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재희 씨. 오늘 뭐 중요한 일 있어? 왜 그렇게 급해?”
“어······ 제가 급해 보였나요?”
“그래. 내내 다리까지 떨고 말이야. 본인은 몰랐어?”
“아, 죄송합니다. 안 그러려고 했는데.”
“무슨 일인데? 집에 일이 있는 거야?”
“아닙니다, 선배님. 그냥······ 오늘 좀 피곤해서요.”
“그래? 그러면 먼저 들어가 봐. 특별히 검토해야 할 건도 없고, 추가취재는 내일 출근해서 살펴보면 될 거야.”
방송만 끝나면 바로 퇴근할 수 있다는 것이 취재기자들과 다른 앵커의 특권이지만, 아나운서 수습 뗀 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뉴스데스크>의 앵커직을 맡은 박재희 입장에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파트너 앵커나 촬영감독에게 지적을 받는 건 일상이고, 오늘은 회식까지 잡혀 있다. 적어도 12시까지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자 출신의 17년차 선배 엄경신은 보도국의 생리에 얽매일 필요 없는 간판 앵커. 그가 허락한다면, 곧바로 방송국을 나서도 문제될 게 없었다.
“저, 정말 그래도 괜찮을까요?”
“그래. 오늘 재희 씨 실수한 것도 없고, 내용적으로도 문제가 될 기사는 없었으니까. 몸이 안 좋아서 먼저 간 걸로 해.”
“감사합니다, 선배님! 내일 편집회의 잘 준비하겠습니다.”
“그거야 늘 잘해왔잖아? 잘 들어가, 재희 씨.”
젠틀하게 웃는 선배에게 진심을 담아 허리를 숙여 보이고, 스탭들에게도 한 명 한 명 인사를 건넨 뒤, 박재희는 황급히 스튜디오를 빠져나갔다.
오전 시간대가 자유로운 저녁뉴스 앵커. 미혼에 연인도 없는 박재희가 빠른 퇴근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날은 그래야 할 이유가 있었다. 이후 7주 동안, 월요일과 화요일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춰 실수 없이 뉴스를 진행하고, 그로써 퇴근시간을 앞당겨야 할 이유가.
‘빨리 가야 돼. 이러다 첫 씬 놓치겠어. 찬이가 첫 씬 반드시 봐야 한다고 했는데······!’
박재희는 이찬을 떠올렸다.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어사>를 시청해야 하는 이유를 설파하던 그 귀엽고도 멋진 소년을.
실제로 아는 사이는 아니다. MSB 드라마 주연이긴 하나, 대부분의 촬영이 충주 세트장이나 전국의 험지에서 진행됐으니, 보도국의 젊은 앵커와 만날 일은 없었던 것.
하지만 이찬은 그녀에게 분명히 말했다. 첫 씬을 결코 놓치지 말라고.
면대면 대화는 아니고 메이킹필름 영상에서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재희가 이찬과 아주 만나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대학 졸업반 시절 예술의 전당에서 그 소년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300인의 관객 중 한 명으로서, 박재희는 이찬의 연기를 목도했다. 그리고 그 이후 <가을하늘>과 <미스 스캔들>을 거치며 소년의 팬이 되고 말았다.
이찬이 휴식기 속에서 폭풍성장한 3년 동안 그녀 역시 많이 바뀌었다. 학창시절의 풋풋함은 온데간데없이 두꺼운 화장으로 카메라를 마주하는, MSB 저녁뉴스의 앵커가 된 입장.
그렇지만 변하지 않는 마음이 하나 있었다.
‘국민남동생’ 이찬을 응원하는 팬심만큼은 그때도 지금도 누구보다 크다고, 박재희는 자부하고 있었다.
‘그런 내가 찬이 복귀작의 본방송을 놓칠 수는 없는 일이잖아? 절대로 늦어선 안 돼. 지적받지 않기 위해서 월화 뉴스 진행에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해. 그래야 <어사> 시청률까지 이어갈 수 있을 거기도 하고.’
그런 결심대로 그녀는 깔끔하게 월요일 뉴스를 끝마쳤다. 그리고 광고 뒤에 곧바로 방영될 <어사> 시청을 위해 집을 향해 내달릴 수 있었다.
다행히도 여의도의 자취집이 멀지 않아, 그녀는 아슬아슬하게 첫 씬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이랴! 이랴!]
최근에 큰마음 먹고 바꾼 HD TV 속에서 16:9 비율의 화려한 영상이 펼쳐진다. 이제는 소년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로 장성한 배우가 벌판을 배경으로 말을 달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며, 박재희는 주먹을 꼭 움켜쥐었다.
거의 백을 헤아리는 배우들의 대규모 추격 씬.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항공기 촬영으로 구현된 압도적인 영상미.
그 안에서 이찬이 빛나고 있다. 누구보다도 능수능란하게 말을 다뤄 적들을 추적하며, 한층 어른스러워진 목소리로 사극 톤의 대사를 내뱉는다.
[한 놈도 놓치지 마시오! 반드시 전원을 추포하시오!]
그 뒤로는 눈을 뗄 수 없는 액션의 향연.
말에서 내려 계곡으로 내달리는 소년은 성인배우들보다도 키가 컸고, 그 움직임은 말만큼이나 재빨랐다. 역적 도당과의 전투에서는 화려한 검술까지 선보였다.
그 와중에 롱테이크(화면 전환을 위해 커트하지 않고 카메라 무빙으로 장면을 이어가는 촬영기법)로 교차하듯 조명되는 정길승과 명진아, 최정하와 임희재의 액션도 일품이었다.
중간중간 삽입된 와이어 액션에서는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게도 됐지만, 중국 무협 영화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그 또한 별미일 터.
‘정말 대단해. 첫 씬을 놓치지 말라고 한 이유가 있었어. 항공기 추격 씬에서 롱테이크 액션까지 순식간에 이어지니까, 누구라도 드라마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을 거야. 제작기간도 길지 않았다고 했는데, 정말 대작을 만들어냈구나.’
그러나 신작 드라마의 장점은 액션과 영상만이 아니었다.
계곡에서 함정에 빠진 이찬이 역적 수괴에게 검을 맞는 장면이 초고속카메라를 통해서 촬영되어 슬로우모션으로 드러났을 때, 박재희는 무심코 외치고 말았다.
“안 돼!”
고통스러워하며 튕겨나는 이찬의 모습. 실제로 검에 찔린 사람의 얼굴을 훔쳐낸 그 미세표현은, 특별한 관찰력을 갖지 못한 박재희에게도 고스란히 고통을 전달했다.
지나친 리얼리즘. 누구라도 믿을 수밖에 없는 거짓.
거기에 덜컥 심장이 멎은 듯한 명진아의 비명 역시 현실감이 가득했다. 백색 페이드아웃으로 화면이 전환된 뒤로도 한참 입을 다물 수 없었을 정도로.
그 짧은 도입부 이후에는 밝고 유쾌한 분위기의 본편 분량이 이어졌지만, 그로 인해 긴장감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주요 인물들의 성격과 배경을 드러내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은 하나하나가 생명력을 품고 있었고, 그 프레임은 면밀한 계산 속에서 조선 후기의 경관을 담아냈다.
그리고 이찬과 명진아는, 등장할 때마다 감탄을 자아냈다. 성인배우들보다도 정교한 감정연기가 오래 참은 화장실로도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게 만들었다.
특히 암행어사로 임명된 이찬이 호숫가에서 명진아와 나눈 마지막 대사는, 기묘하게도 마음을 찌르는 압권이었다.
[다모 채화. 내가 너를 믿어도 되겠느냐.]
[어찌 그런 말을 하십니까? 저 같은 천한 년에게······.]
[주상전하께선 이번 일에서 어느 누구도 믿어선 안 된다고 하셨다. 허나 내게는 믿을 수 있는 내 편이 필요해. 관비, 나이 어린 계집. 오히려 그렇기에 믿을 수 있다 판단했다.]
[······소녀, 포청의 다모로서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그렇다면, 명하마. 나를 따르거라.]
흩날리는 꽃잎 아래에서 앳된 무사에게 명하는 어사. 그 장면이 아름다운 스틸샷으로 이어지고, 이내 강렬한 OST가 1화의 끝을 알린다.
젊은 앵커는 그 순간 확신했다.
‘이건······ 내 인생드라마야. 이걸 놓치지 않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평생 다시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없을 테니까.’
박재희는 데스크톱의 전원을 켰다.
앵커 박재희가 아닌 ‘양오리’로서 활동할 시간이었다.
< 25장 - 앵커 박재희 (1)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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