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76화 (76/250)

< 28장 - 폐인 이사랑 (1) >

<어사> 열풍은 드라마가 종영하고도 그칠 줄을 몰랐다.

그 일등공신은 이제 손으로 꼽기도 어려워진 각종 2차창작물의 범람. 앵커 박재희의 ‘어사신보’로 시작한 그 흐름은 이후 일러스트나 팬픽, 가상 잡지, 만화 연재 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주조연들의 운명을 뒤바꿔 모두가 행복해지게 만든 만화 ‘역적의 꿈’은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해, 모든 연재분이 5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런 화제 속에서 본방송을 못 본 이들까지 어사폐인으로 합류했다. 방영 기간 동안에 회당 평균 12만 건을 넘겼던 다시보기 서비스가 9월 중순까지 총 300만 건을 기록했다.

마지막 방송에서 40%를 넘긴 시청률까지 생각하면, 그야말로 전례가 없는 기록.

여운을 진하게 남긴 스토리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부분이었다. 기존의 ‘어사폐인’들이 눈물 이모티콘을 아끼지 않으며 주변에 감동을 전파한 덕분에, <어사>에 대한 대중의 열광은 오히려 날로 커져갔다.

자연히 배우들의 팬덤 역시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다.

특히 이찬이 분한 ‘유관’은 <야인> 1부의 김두한 이상으로 인기를 끌며 국민영웅 취급을 받게 되었다.

초반부터 지략을 뽐내고 이후 무술 면으로도 성장하여, 무수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대의를 관철한 암행어사.

그건 드라마를 본 모든 시청자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완벽한 정의의 사도였다.

덕분에 가상 팬덤까지 무수히 생성되며 이찬의 팬층은 확장일로를 걷고 있었다. 규모로만 따지자면 잘나가는 청춘스타들도 그의 앞에 명함을 내밀지 못할 지경.

다만, 그 장본인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큰 흥을 느끼지 못했다. 오덕환 감독이 의외성 가득한 짐을 안겨준 덕분에.

‘형사의 정신을 가진 학생 역······. 확실히 그 괴짜 아저씨가 사람을 잘 보긴 해. 다른 배우를 완벽히 모사하는 거야말로 나만이 할 수 있는 묘기고, 형사라는 배역에 부합하는 액션과 감정 연기도 그 누구보다 잘할 수 있으니까.’

두 인물의 몸이 뒤바뀐다는 판타지스러운 상상.

그게 오덕환이 이찬을 위해 3년 동안 준비한 각본의 중심소재였다.

코마 상태에 빠진 중년의 형사가 고등학생의 몸속으로 들어가, 학생들의 갈등 속에 액션활극을 벌이다, 종국에는 어른들의 음모를 깨부수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스토리.

거기에 오덕환 특유의 휴머니즘이 가미되었다. 중년의 마음으로 아이들의 고통에 절규하는 씬 등은, 연기만 받쳐준다면 관객의 눈물을 쏙 뺄 만한 포인트였다.

‘작품 자체는 좋아. 뻔한 스토리에 신선한 옷을 입혀서 흥미진진하게 만들어냈어. 드라마적 요소도 풍부하고, 기승전결도 깔끔하고, 내면연기도 많아서 평단도 좋아할 것 같고. 생소한 소재긴 하지만 내 연기라면 잘 풀어낼 수 있어.’

몸 바꾸기란 소재는 영화에서는 아직 이색적이다.

97년작 <크로스>가 남녀주인공의 몸이 바뀌는 상황을 중점적으로 묘사했지만, 그저 코미디로서 기능했을 뿐 정극에 어울리는 아이템으로 변모시킨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찬이라면 그 소재조차 대중적으로 만들 수 있을 터였다. 이미 3년 전에 어린 조혁수를 완벽하게 구현해내며 대중을 홀렸던 배우이기에.

‘그러니까 딱 나만이 표현할 수 있는 배역도 맞고, 각본 보면 나만을 위해서 제작될 영화인 것도 맞아. 차기작으로 최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원래의 정신이 정의로운 형사라는 점이 못내 걸리네. 그걸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형사의 정신을 가진 학생.

다른 무수한 난관들은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이찬이지만, 그 포인트에서는 마음이 복잡해지고 말았다.

마음 깊은 곳에 못 박힌 인물의 생전 직업이 형사였기에.

‘아직 멀었는데. 아직 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뭔지 몰라. 선악에 대한 구분도 없이 그저 내 목표만 좇고 있는 거야. 그런 내가 정의감 넘치는 형사의 정신을 표현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그건 그저 겉핥기일 뿐일 텐데······.’

능력은 충분하다. 과거 몇 달 동안 윤대흥과 함께 지내며 그를 관찰했으니, 그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중년 형사의 생활양식을 모사할 수 있을 터였다.

다만 그 연기에 스스로 만족하리라는 확신은 들지 않았다. 어설픈 연기로 기억 속의 형사를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 연습실의 문이 열렸다. 홍보팀장 허성윤의 방문이었다.

“찬아! 팬클럽 창단식 사이즈 나왔다. 오백 명 기준으로 하면 될 것 같아. 팬카페 운영진이 명단 내줬는데, 그거 보면 신청은 수천 명까지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니 너무 거한 것도 좀 보기 안 좋을 수도 있어. 괜히 질투하는 사람들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예, 그렇겠네요. 그거 때문에 내려오셨어요? 전화로 말씀하시지.”

“내용 면에서도 전체적으로 같이 살펴보고 싶어서. 잠깐 시간 되지? 창단식 때 부를 게스트랑 이벤트 짜왔는데.”

흔한 관용어지만, 배우는 작품으로 말하는 법.

가수처럼 앨범을 판매하거나 콘서트를 개최하는 일은 해외에 진출했을 때나 추진되는 이벤트일 뿐이다.

그러니 보통은 구태여 팬클럽을 운영하지 않는다. 그저 자발적으로 형성된 팬카페 중 가장 큰 것 하나를 공식 팬클럽으로 인정해주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다만 이찬의 경우엔 입장이 특수했다.

3년의 공백 뒤에 갑자기 드라마 주연으로 대활약을 펼쳤고, 그로 인해 만들어진 개인과 배역의 팬카페가 수십 개를 넘어섰다. 덕분에 일정 공지는커녕 정확한 인원의 집계조차 안 되는 상황.

미리미리 규합해서 공식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느슨한 결집 때문에 혼란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허성윤 팀장은 이찬의 압도적인 성공을 드라마 방영 전부터 예측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일찌감치 공식 팬클럽의 창단을 준비했다.

신생 기획사의 간판이 될 배우의 유일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인물은 아이콘이 된다. 선배 배우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낸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다.

물론 새 길을 여는 데에는 그에 합당한 실력이 요구되지만, 그거야말로 이찬에게는 넘치도록 충족되어 있는 조건이었다.

그런 허성윤의 선구적인 계획에는 이찬 역시 공감하는 바였다. 그렇기에 창단식이라는 불편도 감수하기로 했던 것.

다만 빠듯한 영화 촬영과 정신혜의 수술 이슈 등으로 계속 미뤄져, 결국 드라마가 종영하고도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일정이 잡혔다.

그 행사의 계획서를 살피다, 소년은 눈살을 찌푸렸다.

“진아 누나를 여기까지 불러요? 드라마 팬미팅 때도 같이 갈 건데. 팬클럽에도 신청자가 많이 겹칠 거잖아요? 일주일 텀 두고 봤던 얼굴 그대로 다시 보는 건데, 좀 이상하지 않겠어요? 차라리 희재 누나 데려가는 게 어때요?”

“그것도 좋겠지만, 내가 이벤트를 좀 준비했다. 뒤페이지 보면, 자, 이렇게 <가을하늘> 때 입었던 교복을 새로 제작하려고 해. <어사> 팬미팅이야 폐인들 입맛 맞추려고 완전히 조선시대 컨셉으로 진행을 할 거 아냐? 이쪽은 그게 아니라 네 데뷔작 때 추억을 되살리면서, 긴 시간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하는 느낌인 거야. 거기에 맞는 기념품도 이것저것 고안을 해봤고 말이야.”

뒤쪽 내용을 살피며 들으니 꽤나 그럴싸했다.

<어사> 열풍 속에서, 이찬과 명진아의 데뷔작 <가을하늘>은 뜬금없는 수익을 올렸다. 1~3화와 최종 2화의 다시보기 횟수가 무려 수만 건이나 증가한 것.

당시 드라마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두 사람이 처음 호흡을 맞췄을 때를 보기 위해 몰린 것도 있었겠지만, 성인 파트를 빼놓고 아역 파트만 본 케이스는, 과거 TV로 봤음에도 추억을 되새기며 추가로 결제한 사람들일 터였다.

그렇듯 인상 깊었던 데뷔작에서 호흡을 맞춘 인연으로 부르는 거라면, 얼굴이 겹친다 해도 아주 이상하진 않을 듯했다.

거기까지 생각한 뒤에 이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진행해주세요. 그런데 팀장님. 전에 말씀하셨던 건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 회사 관련해서······.”

“아, 그 건.”

허성윤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 걱정도 하지 마라. 내가 다 잘 처리하고 있으니까. 조만간 나라엔터는 무너지고, 여기 유망주들까지 다 신생 기획사에 합류할 거야.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어.”

“어떤 방법을 쓰신 거예요?”

“뭐······ 이쪽 바닥에서 흔한 방법이지. 신경 쓰지 마라.”

“흠. 그래요. 고맙습니다.”

신경을 쓰지 말란다고 손 놓고 있을 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소년은 그러려니 했다.

이직자라곤 해도 10년 넘게 업계의 중추에서 활약한 허성윤이다. 이군영이 갑자기 남의 속을 읽는 재능을 깨우치지 않은 이상에야, 그의 반역에 실패 확률은 없을 터였다.

수긍하는 이찬을 보며 허성윤은 질문자로 돌아섰다.

“그런데 찬아, 너 차기작은 고르고 있니? 지금처럼 이름값 높아졌을 때 좋은 조건으로 따놓으면 좋을 것 같은데.”

“아······ 하나 살펴보는 게 있어요. 내용이 좋아서, 독립하고 나서 투자까지 넣어볼까 생각하는 중이에요.”

“투자라면, 영화구나? 내가 투자자들 미리 모아볼까? 너 수해복구 성금 내느라 지금 가진 게 얼마 안 되잖아.”

<어사>의 종영 직후에 들이닥친 태풍 매미는 한반도 전역에 2002년의 루사 이상으로 큰 피해를 입혔다.

그때 이찬은 정산된 드라마 출연료를 전액 기부했는데, 같은 드라마의 명진아까지 이에 동참해 큰 이슈가 되었다.

다만 두 사람의 이유는 전혀 달랐다.

순수한 마음이었던 명진아와 달리, 이찬은 그저 선량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홍보비용을 집행했을 뿐이니까.

“괜찮아요.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만들 영화는 아니니까, CF 진행하면서 천천히 결정할 생각이에요.”

“그래? 흠. 그것도 좋지만, 드라마도 한번 고려를 해봐라. <어사>가 대성공한 덕분에 이제는 톱스타급으로 개런티 받아도 무방할 것 같단 말이야.”

“예, 생각해볼게요.”

그렇게 대답했지만, 연습실을 나서는 홍보팀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찬은 고개를 저었다.

‘허성윤 아저씨 말대로 <어사>는 대성공을 거뒀어.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 이슈를 끌었고, 수만 명의 충성스런 팬층을 확보해서, 덕분에 CF 섭외가 쏟아지고 있지. 그걸로 드라마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은 셈이야. 이제부터는 돈을 위해서 일하는 게 더 나아.’

2003년도 한국에서, 20회 안쪽의 미니시리즈 주연으로 얻는 출연료 수익은 기껏해야 3억 안쪽.

동급으로 흥행한 영화에 비해 CF가 잘 잡힌다는 이점은 있지만, 그것까지 다 합쳐도 10억을 넘기긴 어려웠다.

그러나 잘 만든 영화는 수백억 단위의 매출을 올린다. 그게 전부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 해도, 자릿수가 다른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방송국에서 보장하는 출연료에 비해 법인 투자자로서의 수익은 도박이지만······ 이번 영화는 확실해. <미스 스캔들>의 슬리퍼 히트를 일궈낸 오덕환 아저씨랑 내가 다시 뭉쳐서 다른 사람들 입김 없이 온전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낸다면, 실패할 확률은 없다고 봐도 되니까. 다만 주인공 배역이 좀 곤란한데······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할까.’

당장은 코앞의 일에 집중해야 할 때였다. 소년은 상념에서 빠져나와 핸드폰 CF의 시놉시스를 살폈다.

*

중학교 2학년생 이사랑은 잘 알려진 어사폐인이었다.

방영 당시에 단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시청했을 뿐만 아니라 다시보기로도 대사를 달달 외울 만큼 반복해 보며,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만화로 그려 시청자게시판에 올렸던 까닭에.

내용이야 나이답게 로맨스 만화를 짜깁기한 멜로였는데, 그게 청소년층이 많은 <어사> 팬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덕분에 ‘유씨집안몸종’이라는 닉네임은 일종의 ‘네임드’ 취급을 받고 있었다.

그렇지만 유씨집안 몸종을 자처한 이사랑의 열성이 친구들에게까지 잘 알려진 건 아니었다.

쇼핑을 하거나 노래방에 가기보단 드라마를 보고 집에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소녀는, 현실에서 큰 인기가 없었다.

덕분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져 외골수 기질이 강화되고, 그 시간 속에서 말솜씨 대신 그림 실력만 더 향상되는, 선순환이라면 선순환이고 악순환이라면 악순환인 성장기였다.

그런 이사랑이 <어사> 드라마 팬미팅에 참가 신청서를 낸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5만원의 참가비가 부담이 되었지만, 처음으로 부모님을 졸라 마련해냈다.

같은 이유로 배우 이찬의 팬클럽 창단식 역시 신청했다.

드라마 팬미팅 참석하고 고작 1주일 뒤에 가입비로 또 5만원을 내게 될지도 모르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똑같은 걸 왜 두 번이나 가냐고 아빠는 화내셨지만,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걸? 어쩌면 찬이가 날 기억해줄지도 모르잖아? 그래서 나 보고 ’또 오셨구려?‘하면서 말 걸어주면, 얼마나 행복하겠어? 제발 붙었으면 좋겠다. 제발 제발······.’

그렇게 간절히 소망하던 소녀는, 9월 29일 최종 당첨자 발표를 확인하고 나서 눈물을 떨궜다.

“으앙······!”

“왜! 사랑아, 왜 그러니?”

“엄마, 엄마······ 나 붙었어!”

“어딜? 뭐에 붙었는데?”

“찬이 팬클럽 붙었어! 진짜 행복해!”

고작 연예인 팬클럽 창단식에 당첨된 걸로 서울대학교 합격한 사람처럼 우는 딸을 잘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모친은 웃으면서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렇게 달이 바뀌고 10월 4일이 되었을 때.

소녀는 800여 명의 어사폐인 중 한 명으로서 힐튼호텔 연회장을 찾았다.

편의상 팬미팅이라 불릴 뿐 그 행사는 원래 ‘정모’였다.

<어사>의 대표적인 팬카페인 ‘어사오시오’에서 8월과 9월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한 정기 모임.

거기에 특별히 이찬과 명진아가 참석하기로 하고, 그 소식에 800여 명의 신청자가 몰린 덕분에 규모가 커져, 호텔 연회장을 대관해 5시간가량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듯 순수한 팬들의 성원으로 이뤄진 대규모 팬미팅이란 건 한국 드라마 업계에선 최초의 사건이었다. 자연히 호텔 입구부터 무수한 취재진이 늘어서 있었다.

소녀를 붙잡은 건 그중 나이가 좀 젊은 기자였다.

“학생! 학생, 반가워요. 오늘 <어사> 행사 온 거죠?”

“아, 네, 맞는데요······.”

“나 MSB에서 나온 오단규 기자예요. 오늘 뉴스데스크에 삽입될 인터뷰 찍고 있는데, 잠깐만 시간 좀 내줄 수 있어요?”

“네, 네.”

“그러면······ 카메라 돌리고 있지? 자, 이쪽으로 와요. 이쪽 배경에서······ 오케이. <어사>를 좋아하게 된 계기랑, 오늘 행사에 참여하며 기대하는 점 같은 걸 얘기해줄래요?”

그 질문에, 이사랑은 눈에 생기를 가득 담아 답했다.

“찬이- 아, 죄송합니다. 이찬 배우님이랑 제가 동갑인데요, 엄마가 너 동갑인 애 중에는 저렇게 벌써 집안을 먹여 살리는 애도 있다고 얘기하시면서 불러가지구 드라마 같이 보게 됐는데요, 그랬는데 너무 연기도 잘하고 진짜 멋있어서 팬이 됐어요. 저,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서 찬이 그림도 많이 그렸는데요, 오늘 찬이한테 제가 그린 그림 주고 싶어요.”

장황하고 두서없지만, 그렇기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목소리.

오단규는 소녀에게 환하게 웃어줬다. 앵커이자 어사폐인인 박재희가 참 좋아하겠다고 생각하며.

< 28장 - 폐인 이사랑 (1)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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