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81화 (81/250)

< 29장 - 배우 임호준 (3.) >

“에이 씨. 쟤 진짜 너무한 거 아냐?”

한식집의 정문을 빠져나오며 투덜댄 김성대의 말에, 박준호는 인상을 찌푸렸다.

“말조심해라.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들으라고 해. 씨발, 사람 취급은 받고 살아야지.”

“이 자식이 그래도. 인마, 너 혼자 잘못되는 거면 내가 아무 말 안 하겠는데, 그게 아니라고. 우리 중에 한 명이라도 잘못 보이면 일 다 어그러지는 거야. 걔 기분 잡치면 나도 세영이도 다 빠지게 될 거다. 그게 이해가 안 돼?”

“아니, 그거야 알지. 누가 들이받겠대? 그냥 말이라도 좀 하고 살자는 거지. 긴장해서 밥 다 먹지도 못했는데, 이제 가서 연습하셔야죠 하면서 먼저 내보내다니. 너무하잖아 진짜.”

김성대는 몹시 기분이 상해 있었다.

스스로 말한 것처럼 밥을 다 먹지 못하고 쫓겨나서라기보다는, 평소에 존경하고 또 동경해온 임호준과의 첫 만남에서 제대로 대화도 나눠보지 못한 게 아쉬운 탓이었다.

그런 마음은 박준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엄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

“야, 김성대. 정신 차려라. 우리 같은 잔챙이들이랑 다른 사람들이야. 임호준 선배야 밑바닥부터 올라간 분이시지만, 이찬은 아예 급이 다르다고. 안정록 선생님이 하신 말씀 까먹었어?”

“······아니, 기억이야 하지.”

“농담조도 아니고 정말 진지하게 얘기하신 거야. 어서 이찬이 더 나이를 먹었으면 좋겠다고. 잘만 성장한다면 한국 최고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배우가 될 수 있는 아이라고. 칸에서 감독상 타고 돌아오신 직후에 웃음기도 없이 그렇게 말씀하셨어. 넌 그런 선배한테 투정을 부리고 싶냐?”

이찬의 추측과는 달리, 세 사람이 단지 유순한 성격 때문에 어린이의 지시에 복종하는 것은 아니었다.

최소 1년 넘게 안정록의 연기 레슨을 받아온 이들이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이찬이야말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연기의 천재라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그로써 안정록에 대한 존경심이 이찬에게까지 옮았기에 감히 함부로 대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김성대 역시 정말 이찬을 무시해서 반발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상처받은 마음을 친한 형에게 위로받고 싶었을 뿐.

“아 진짜······ 형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아는데, 그래도 말은 좀 해볼 수 있는 거잖아? 선배랍시고 형이라고도 안 불러주는 꼬맹이지만, 사람대접 정도는 바랄 수 있는 거잖아?”

“멍청한 놈아. 사람대접 받고 싶으면 닥치고 걔 말 잘 들어. 임희재는 뭐 한참 선배라서 걔랑 친한 줄 아냐? 실력이야. 같은 드라마에 추천해도 쪽팔리지 않을 만한 배우니까, 인정하고 누나라고 불러주는 거라고. 그러니까 걔가 연습하라고 말하면 감사하게 생각해. 적어도 그만큼은 우리 가능성을 인정해준 거니까. 30명 가까이 되는 풀에서 우릴 뽑아준 거잖냐.”

거기까지 듣고 나자 김성대도 더 투덜대지 못하게 됐다.

그의 순응을 확인하고 대로변에서 택시를 기다리며, 박준호는 천세영 쪽도 한 번 돌아봤다.

“세영이 넌 어때? 너도 딴 생각 있으면 미리 얘기해라. 괜히 사달 일으키지 말고.”

“전 없습니다.”

“······그래, 너야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한참 어린 애한테 꼬박꼬박 존댓말까지 하는 애니까. 계속 말 안 놓을 거냐?”

“네. 굳이 뭐······.”

“그래, 그런 방식도 좋겠지. 아까 너 연기 제대로더라. 이찬이 찍어준 영상이랑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았어. 아마 개도 알아봤겠지. 축하한다. 이번에 확 뜰 수 있겠네.”

“감사합니다.”

은은한 열망을 담아 고개 꾸벅거리는 천세영을 잠깐 보던 중에 빈 택시가 나타났다.

꿈같은 한식집은 잊어버리고, 연습실로 돌아가야 할 때였다.

*

미팅을 마치고도 임호준은 여전히 귀신에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전부 이찬이라는 소년 때문이었다.

그가 보여준 건 똘마니처럼 데려왔던 세 신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임호준이 기존에 연기했던 배역들을 그 나름대로 해석한 짧은 카피 연기 시리즈.

순간적으로 혹시 성대모사를 하려는 건가 황당해졌는데, 그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충격적이었다.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었음에도, 더없이 선명한 임호준의 연기였기에.

‘시벌.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지? 나랑 골격도 다르고, 한참 잘생긴 얼굴에, 나이 치곤 조숙하지만 그래봤자 앳된 꼬맹인데, 어떻게 그 얼굴에서 내가 떠오르게 만들 수 있는 거지? 억지로 걸쭉한 목소리 뽑는 것도 아니지만 딱 내 말투였어. 과장되게 휘젓는 게 아닌데도 정확하게 내 제스쳐였고. 쓰리디 만화에서 얼굴만 다른 캐릭터를 복사한 것처럼, 나를 그대로 빼다 박은 것 같았단 말이야.’

최초로 느낀 충격은 아니다. <가을하늘> 때 처음으로 목도한 이찬의 아역 연기 역시 그런 부류였다.

다만, 그때는 그래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 인물의 카피였다. 단단한 체격에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는 조혁수를 따라하기에 아역 이찬은 딱 적당한 몸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조혁수보다도 더 큰 괴소년이 되었지. 절대로 나랑 비슷해질 수가 없는 몸인데.’

임호준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굽실거리고 다니는 게 습관이 된 배불뚝이. 비율도 별로고 뭘 입어도 멋이 안 나지. 그러니까 그 멋있는 꼬맹이랑은 어떻게 해도 비슷해질 수가 없단 말이야. 그런데······ 그 자식은, 순간적으로 내가 돼버렸어. 마치 리브의 슈퍼맨처럼······.’

DC코믹스의 인기 히어로물, 슈퍼맨.

클래식한 설정으로 가공할 인기를 끌었기에, 실사물 TV시리즈나 영화로 무수히 묘사된 캐릭터다. 그렇기에 그 배역을 연기한 배우는 많고도 많았다.

하지만 임호준에게 있어서 슈퍼맨이라고 하면 크리스토퍼 리브만이 유일했다. 그만이 진정으로 슈퍼맨을 슈퍼맨답게 연기했기에.

평소에는 저널리스트 클라크로 지내다가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만 본모습을 드러내는 그 영웅은, 사실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외계인. 그걸 연기한다는 건 험난한 도전이었다.

작중의 설정상, 슈퍼맨과 클라크를 모두 관찰한 사람들조차 그 둘이 동일인임을 몰라야 하는 까닭.

영화는 상상을 통해 개연성을 담보하는 판타지소설이 아니다. 관객이 작중의 시민들과 같은 선상에 녹아들어야만, 마침내 히어로의 활약이 환호를 부를 수 있다.

그러니 핍진성이야말로 히어로물의 가장 중요한 전제.

한 배우가 연기하는 클라크와 슈퍼맨이 비슷해 보이는 건 당연지사지만, 그래서야 그 핍진성이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동일인임에 분명한데 몇 번이나 본 사람들이 알아보질 못하네? 아무리 실사영화라도 너무 허술한 거 아니야? 에이, 저럴 거면 차라리 다른 배우를 쓸 것이지.

그런 식으로 생각이 전개되면, 영웅의 활약에 열광하기보단 냉소하는 마음이 커진다. 히어로 원톱 영화에서 그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악재였다.

그렇지만 실제로 많은 슈퍼맨 시리즈가 그 꼴이 됐다.

두 개의 배역을 완벽하게 다르게 만드는 것은, 평범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닌 까닭에.

그리고 1978년에 크리스토퍼 리브가 나타났다.

그는 만화 속의 클라크였고, 동시에 슈퍼맨이었다. 등을 굽히고 어벙하게 웅얼거리는 클라크였다가 다음 순간에는 광활한 가슴을 뽐내며 누구보다도 강렬한 슈퍼맨이 됐다. 무수한 미세표현들마저 서로 다르게 구분하여, 관객들조차 그 둘이 동일인임을 확신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런 연기를 통해서 그는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유일한 영웅이 되었다. ‘슈퍼맨의 저주’로 인해 불구가 되었음에도.

임호준은 그날 그런 기적을 실제로 목도했다.

리브의 마지막 슈퍼맨이 개봉하고도 몇 년이 더 지나서 태어났을, 소년 배우의 연기를 통해서.

‘이······ 시벌. 진짜 뭐에 홀린 거 아냐? 아침에 밥을 잘못 먹어서 눈에 뭐가 씌었다거나? 그렇지 않고서야, 세상에 그런 배우가 또 있을 리가 없는데. 만약에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건······ 다시금 세계를 뒤흔들 천재의 등장······.’

그렇게 생각하다가 문득 몸을 덜덜 떤 임호준은, 곧 핸드폰을 들어 매니저 심신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 무슨 일이세요?]

“신형아. 너 신수영이 알지? 친하냐?”

[어? 친하진 않은데, 방금 식당가에서 봤는데요?]

“식당가? 어디?”

[지하식당가 일식집 가던데요? 형님, 왜 그러시는데요?]

대답 없이 전화를 끊고 택시를 잡아탄 임호준은, 5분 뒤에 프로액터스 사무실 건물 지하의 식당가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는 일식집 룸의 커튼을 일일이 걷어 면면을 확인했다.

그렇게 몇 번 사과하고 몇 명에게 싸인을 해준 끝에, 홀로 앉은 채 막 우동을 입에 물던 신수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수영 씨? 반가워, 나 임호준이야.”

“웁, 음? 으으아에여?”

“먹어. 먹고, 잠깐 뭐 좀 물어보자.”

신수영은 체할 것 같은 당황 속에서 간신히 면발을 삼켰다.

<날 보러 와요>의 성공 뒤에 전격적으로 프로액터스에 이적한 임호준이지만, 기존의 간판배우인 그녀와는 아직 친분이 없다. 영화제 때 스치며 인사했던 게 면식의 전부.

그런 사람이 뜬금없이 식사 자리에 나타났으니 체기가 올라올 법도 한 일이었다.

“음, 음. 안녕하세요, 선배님. 오랜만에 뵙네요.”

“어, 그래. 더 먹어. 먹고 얘기해도 돼.”

“아뇨······ 먼저 말씀하세요. 급한 일이신 것 같은데.”

“급한 일이긴 한데, 얘기가 좀 길어질지도 모르겠는데.”

슬픈 눈으로 우동을 내려다본 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선배님 말씀 듣는 게 우선이죠.”

“아, 정말? 야, 우리 수영 씨가 참 사람이 좋네. 내가 무례하게 막 찾아온 건데도 이렇게 반겨주고 말이야.”

“네······ 제가 좀 착해요, 하하.”

“음. 그래. 내가 궁금한 게 좀 있는데, 이찬 말이야.”

“마이 찬······ 찬이요?”

“어, 그래. 마이 찬. 맞다, 기억난다. <미스 스캔들> 때 수영 씨하고 마이 찬 때문에 내가 많이 긴장을 했었지.”

당시 의 주연으로 전격 발탁되어 활약한 임호준에게, 신수영과 이찬의 열연은 뜻밖의 장애물이었을 터였다.

그렇게 생각하자 긴장감이 더욱 커졌다.

“음,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죄송하긴. 그게 아니라 이찬 말이야. 걔 어떤 녀석이야? 같이 촬영을 하고, 그때 수영 씨는 합숙까지 했잖아? 매일같이 보면서 뭐, 느껴지는 게 없었어?”

“어, 글쎄요? 참 대단한 배우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을 해봐.”

“그러니까, 배역을 완전히 소화하는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평소에는 애가 참 귀엽거든요? 그런데 촬영장에만 가면 눈빛이 싹 바뀌고, 이찬 같지 않은 애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리고?”

“아, 아니에요.”

“뭐가 아니야? 생각난 걸 다 말을 해달라니까?”

이거 완전 취조 당하는 기분인데-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리며 신수영은 생각했다.

최근에 맡은 게 형사 역이어서 그런 건지, 도대체 조심성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강압적인 수사였다.

“저기, 선배님? 저도 프라이버시가 있잖아요. 왜 물어보시는 건지 말씀도 안 해주시고 자꾸 이러시면······.”

“어? 아, 미안해. 아이고, 정말 미안해. 내가 사람 만나는 게 익숙하지가 않아서······ 정말 그러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정말이에요?”

“정말이야. 내가 마음이 급해서 실수를 한 거야. 방금 전에 이찬 만나고 오는 길인데, 내가-”

“찬이 보셨어요? 어디서요? 선배님, 혹시 찬이랑 작품 하기로 하셨어요? 우와! 어떤 시나리오예요? 완전 기대돼요!”

우동을 놓치고 울상을 짓던 건 다른 사람이라는 양, 그녀는 속사포처럼 질문과 감탄을 늘어놨다.

마주앉은 임호준으로선 그 반응이 무척 신기했다.

“음. 수영 씨 얘기하는 게, 마치 친동생 아끼는 것 같은데?”

“저요? 음······ 그렇다기보다 전 찬이 팬이에요. 아, 맞다. 팬클럽 창단식에도 참석했는데요, 거기서 그 앵커 분도 만났어요. 왜, 뉴스데스크 그분이요.”

“아하. 박재희 씨?”

“네. 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작품 하시는데요?”

“어, <고등형사>라고, 오덕환 감독 작품인데.”

“네? 오 감독님이요? 아, 왜? 왜 저한텐 연락도 없이?”

“글쎄······ 일단은 이찬만 확정이 된 것 같던데.”

“저, 선배님! 죄송한데, 저 먼저 좀 일어나 봐도 될까요?”

이미 벌떡 일어선 채 불청객을 향해 구하는 양해.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인 임호준은, 황급히 모자를 눌러쓰고 밖으로 나가는 신수영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봐야 했다.

그 뒤에 새 젓가락으로 우동 면발을 집어먹으며 생각했다.

‘이거야 원. 정말로 열성팬 같은 모습인데? 열두 살 꼬마애랑 세 달 동안 합숙하면서 연기 가르쳤다던 신수영이, 오히려 그 꼬마의 팬이다······? 그렇다면······ 그 합숙에서 연기를 배운 쪽은, 사실은 이찬이 아니라······.’

그렇게 생각한 순간, <미스 스캔들>에서 조연출 배역을 맡았던 남태형의 얼굴과, 이찬의 지시에 따라 재해석 연기를 선보였던 세 모델의 모습이 겹쳐졌다.

얼굴이 잘났을 뿐 실력으로는 기대할 수 없었던 신인들.

그런 그들이 전부 의외의 실력으로 베테랑 배우인 임호준을 놀라게 만들었다. 일반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네 사람의 공통분모는, 오직 이찬뿐······. 이거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정말로 세상에 다시는 없을 것 같던 배우가, 또 한 명이 탄생한 건가?’

세상에 다시 없을지도 모르는 배우는, 그때쯤 전 동거인의 맹렬한 폭격에 노출되어 있었다.

[마이 찬! 너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어떻게 나한테 연락도 없이 오 감독님 작품 진행할 수 있어? 오덕환의 페르소나 신수영이 버젓이 작품 안 하고 있었는데!]

“페르소나라니. 성별 정도는 맞춰야 되는 거 아니에요?”

[내가 지금 그렇게 하려고.]

“그렇게 한다고요? 뭐, 성전환수술요?”

[그래. 오 감독님 찾아가는 길이야. 내가 확 센터를 까줄 거야. 나쁜 감독님, 각본을 썼으면 나부터 보여줬어야지!]

황당무계 같은 소리였지만, 이찬은 곧 진지하게 눈동자를 굴리며 시나리오 속의 캐릭터들을 고찰해봤다.

그리고 잠시 후에 확신을 담아 말했다.

“미안한데 누나가 맡을 만한 배역이 없네요. 아예 없어요. 페르소나는 다른 데 가서 알아봐요.”

[아······ 이······ 으······.]

“괜찮은 배역 있으면 당연히 먼저 연락드릴 거예요. 젊은 여선생님과 남고생의 순애 로맨스 같은 거 있으면 딱 맞겠네.”

[어? 와, 그거 좀 끌리는데?]

“나중에 그런 작품 나오면 같이 해요. 이건 포기하시고.”

그따위 해괴한 시놉은 수십 년 안에 절대 나올 리 없다는 확신 속에서, 이찬은 불도저 같은 신수영을 잠재웠다.

< 29장 - 배우 임호준 (3.)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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