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93화 (93/250)

< 33장 - 대표 정창영 (3.) >

한국의 연예계가 나라엔터의 변신과 하늘기획의 설립으로 떠들썩했다면, 세계적인 시점에서 봤을 때 2003년 12월은 J.R.R.톨킨이 지배한 계절이었다.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의 3부에 해당하는 <왕의 귀환>이 세계를 무대로 개봉했기에.

2001년 <반지 원정대>로 세계 흥행순위 5위에 해당하는 8억 7천만 달러의 성적을 내고, 2002년에 <두 개의 탑>의 9억 2천만 달러로 전작의 기록을 갱신한 뒤, 마침내 2003년 연말에 개봉한 <왕의 귀환>.

피터 잭슨이 만든 그 트릴로지는 판타지영화사상 최고의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원작자인 톨킨이 거대한 스케일 탓에 영화화는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 호언했지만, 발달한 CG와 무수한 자원봉사 덕분에 마침내 대단원의 끝이 도래한 것.

그런 돌풍에 한국 극장가 역시 응답한 바 있었다.

1부에 전국 387만 명, 2부에 518만 명 관객이 들며 블록버스터 외화 중에서도 이례적인 실적을 안겨줬던 것이다.

그때보다도 개봉관 수가 한참 더 증가한 2003년인 만큼, 완결편에 해당하는 <왕의 귀환>은 최소 700만 이상을 동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684>가 개봉한 건 그런 블록버스터가 개봉한 지 1주일이 지난 시점.

국산 영화에 우호적인 스크린쿼터 제도가 존재하고, 연말 특수 단체관객을 겨냥한 한국적인 영화라곤 하나, 그래도 우려 섞인 시선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경쟁작 피하겠다면서 크리스마스 대목을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 흐름은 나쁘지 않아. 개봉관도 300개 넘게 잡았고, 전국적으로 객석 꽉꽉 들어차고 있다고 하니까, 오히려 연말 쌍끌이로 이례적인 호황이 될 수도 있지.”

그렇게 자평한 뒤, 계진행은 킥 웃었다. 스스로 봐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소리였다는 생각이 든 탓에.

이찬이 그런 감독에게 마주 웃어줬다.

그보다도 좀 더 낙관적인 전망을 입에 담으면서.

“잘하면 국내 최초로 천만 관객을 끌 수 있을지도 모르죠. 저희 하늘기획 설립 기사로 화제성은 충분히 얻었고, 반지의 제왕 보러 왔던 관객들이 이쪽으로 몰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 그게 쌍끌이의 묘미지. 상영관 수는 한정돼있고, 국산 대작인 데다 화제성까지 높아서 우리 쪽이 좀 더 많은 시간대를 따낼 수 있었는데, 한시가 바쁜 현대인들 입장에선 둘 중 하나라도 보고 나가고 싶을 거니까. 오프닝스코어만 충분히 나온다면 그쪽 누르고 대박 칠 공산은 충분해.”

오프닝스코어란 개봉일이나 개봉 첫 주 객수를 일컫는 업계 용어.

좌석점유율과 함께 관객동원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오프닝스코어가 높고 관객들의 평이 좋다면, 이후로도 입소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흥행을 일으킬 공산이 크기에.

그러니 극장 측에선 이 성적을 확인해서 스크린 배정을 조정하곤 했다. 대작 외화와 경쟁해야 하는 <684> 입장에선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수치인 것.

“그래서 무대인사를 이렇게 줄줄이 잡으셨군요. 배우들 얼굴 보고 싶어하는 젊은 관객들이 이쪽으로 몰릴 수 있게.”

“바로 그거야. 우리 투자자님, 정말 똑똑하구나. 올라가서 관객들한테 귀여운 애교 많이 부탁해. 그 친구들이 다시 또 친구들 몰고 와서 우리 영화 봐줄 수 있게 말이야.”

“영화에선 무시무시한 깡패인데 무대인사에서 애교를 부리면 되나요?”

“어허. 배우와 배역은 엄연히 다른 거 아니겠어? 여성 관객들한테는 아무래도 좀 보기 힘든 장면들이 많을 텐데, 그럴 때 네 애교와 대흉근을 생각하면 좀 도움이 되잖겠냐구.”

“예, 예. 그렇다고 하시면, 투자자로서 돈 벌기 위해 자본의 노예가 돼야죠. 아예 웃통도 깔까요?”

만담 같은 두 사람의 대화에 소해진과 왕호준이 마주보며 낄낄대고, 안정록도 빙그레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만 신인배우 구진철은 그 흐뭇한 분위기에 동참하지 못했다. 아직도 자기가 어디에 와 있는 건지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저기······ 저 정말로 올라가는 겁니까? 몇 씬 말고는 제대로 활약도 못한 조연인데······ 제가 감히 무대인사를 해도 되는 거예요?”

“하하하. 투자자님, 진철이가 약한 소리를 하는데?”

“그러게요. 후배님, 아까 얘기한 거 못 들었어요? 지금 인터넷에 관람평 올라온 것 중에 후배님 얘기가 제일 많다고 했잖아요? 기대하지도 않았던 씬스틸러라고, 조혁수의 뒤를 잇는 명배우가 될지도 모르겠다고까지 했다는데.”

“그거, 내 친구들이 쓴 거 아닐까? 넌 그게 믿어져?”

“저야 모르죠. 나이 어리다고 내 영화도 못 봤는데.”

“아, 그렇지 참. 저기, 감독님. 저 진짜 괜찮을까요? 지금이라도 빠지는 게 낫지 않을까요?”

구진철이 알기로, 자신의 무대인사 참여는 이찬의 주장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새 소속사에 따라온 동료 배우가 좀 더 이름을 널리 알리길 바랐기에 투자자로서 권고했던 것.

다만 그 권고에 감독이고 배우들이고 고개를 젓지 않았던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진철아, 정신 차려. 너 이제 눈 감았다 뜨면 스타가 돼 있을 거야. 팬클럽도 생기고 오빠부대도 생길 거라고. 벌써부터 그렇게 현실인식을 못하면 어떡하냐?”

“노, 농담하시는 거죠?”

“어휴. 찬아, 쟤는 자기 연기한 걸 보고서도 저런다. 선배로서 따끔하게 가르쳐.”

“그럼 제가 선배로서- 어. 감독님, 시간 얼마나 있죠?”

“응? 5분밖에 없다. 빨리 움직여야 돼.”

“알겠습니다. 금방 통화하고 올게요.”

임시 대기실 안쪽으로 들어서서, 이찬은 핸드폰을 열었다. 부재중 메시지를 남겨뒀던 남태형에게서 온 답신이었다.

“선배, 바빴어요?”

[연습 중이었어. 너야말로 바쁜 와중에 무슨 일이야?]

“별 건 아니고, 작품 하나 하실 생각 있는지 해서요. 진-”

[하, 할게! 무슨, 무슨 역할이야?]

“······대답이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

[빠르다고?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다시 제대로 연기할 수 있는 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데.]

그렇게 말하는 남태형의 심정이 아주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대단한 미남이지만, 그에 비해 연기력은 끔찍할 정도였던 무명배우. 그렇기에 계약해지를 앞두고 있던 2000년에, <미스 스캔들>을 통해서 ‘2000년의 발견’으로 발돋움한 스타.

그런 그는 이후 3년 넘게 작품을 잡지 못했다.

<미스 스캔들>에서 보여준 것이 온전한 그의 실력이 아니었기에. 레퍼런스를 무수히 반복하며 숙달하지 않는 한 제대로 연기를 할 수 없는, 반쪽짜리 배우인 까닭에.

‘러브콜은 쏟아졌으니 굳이 잡고자 하면 못 할 건 없었을 거야. 하지만 이 선배는 그러지 않았어. 스스로도 만족할 수 없고 대중도 비난할 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거겠지. 그러니까 내 지도를 받아서 다시 연기자로 우뚝 설 날을 꿈꿨을 마음은 잘 알겠는데······ 그래도 이 아저씨, 지금도 모델 업계에서는 우뚝 서 있는데 말이지.’

그의 미모를 찬탄하는 이들이 본 게 얼굴만은 아니었다.

183의 신장이 마치 190은 되어 보이게 만드는 압도적인 비율과, 행동 하나하나에 묻어나는 세련되고 고풍스러운 느낌.

엉망이 되는 건 대사와 지문이 하달되었을 때뿐이다. 그 약점을 감추고 있는 지금, 남태형은 지면광고와 이미지CF에서 최고의 주가를 누리고 있었다.

왜 연기를 하지 않느냐 하는 물음표는 늘 따라붙었다. 그러나 그 의문조차 작품을 신중히 고르는 신비로운 천재 이미지로 포장되고 말았다.

그렇게 잘나가는 모델이 작품 설명도 안 듣고 대뜸 하겠다고 답한 것이, 자못 희한했던 것이다.

“잘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별로 대단한 영화 아니에요. 제목은 <꼬마 신부>고, 남자주인공은 집안의 강제로 여고생이랑 결혼하게 되는 배역인데, 제가 볼 땐 작품성도 흥행도 변변치는 않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좋은 기회인 건 사실이죠. 예전 역할과 정반대의 바람둥이 대학생이라서, 잘만 소화해내면 연기변신에 성공했다고 사람들이 우러러볼 법도 하니까.”

[그렇구나. 좋아. 할게.]

“······일단 알겠어요. 전 지금 무대인사 올라가야 되니까, 대표님이랑 통화해서 선배한테 연락하라고 할게요.”

[응. 고맙다, 찬아. 이번에도 열심히 할게.]

대화를 마치자마자 무대로 오르라는 싸인이 떨어졌다. 방금 막 상영을 마친 스크린으로 들어서 200여 관객을 만날 시간.

배우들과 감독 틈바구니로 돌아가 함께 계단을 오르며, 소년은 남태형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생각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란 말이지. 왜 난관을 자초해서 만나려는 건지 모르겠어. 나라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 더 열중할 텐데. 뭐, 나는 천재라서 뭐든 잘할 수 있긴 하지만.’

탈모 환자에게 삭발을 권할 정도로 직설적인 소년은, 자기 자신의 재능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다만 비교대상이 없는 탓에 정량화가 어려웠다. 뭘 하든 남들에 비해 뒤떨어져본 적이 없었기에.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그 선배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사람일지도 몰라. 외모 빼고는 정말 처참할 정도로 무능하니까. 나하고는 너무 다르잖아?’

그러나 그렇게 생각한 바로 다음 순간에 속으로 사과했다.

‘방금 그건 좀 나쁜 생각이었어. 미안합니다, 선배. 남의 열정을 깎아내리는 건 좋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야. 그러니까······ 좋게 생각해줘야지. 성공적인 모델이 된 지금까지도 연기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은 게 정말 멋있어. 아직은 소화할 수 있는 배역이 거의 없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그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강정후 선배만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거야······. 흠. 이건 좀 과했나?’

스스로 생각해도 과도하게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마치 계진행과 장난치며 나누었던 대화처럼.

그렇지만 막 무대 위에 올라서서 종영 뒤의 객석을 바라본 순간, 소년은 조금쯤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무슨 환호성이 이렇게······ 얼굴들은 또 왜 저래? 울고 있는 사람은 뭐고, 저 광신도 같은 표정은 또 뭐람.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 영화 완전히 먹혀든 것 같은데?’

시키는 대로 연기했을 뿐 본 적은 없는 영화.

그 영화를 막 감상한 관객들의 성원이, 흔히 사용하는 관용어처럼, 그야말로 열화와 같았다.

관객들 중 누군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른 의도는 없고, 앉은키가 큰 앞 관객 때문에 배우들이 잘 안 보여서 그렇게 한 행동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그 움직임이 순식간에 물결이 되었다.

200명의 관객들이 파도처럼 일어서서 박수갈채를 보낸다. 그들 중 누구 하나도 어색해 하는 사람이 없었다.

‘와······ 감독님이 꽤 잘 만지신 모양인데? 보고 나오던 관객들보다 더 열성적인 반응이야. 하지만 정량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니까 대충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해보면······? 지금은 멀티플렉스가 나날이 증가해서 스크린 수가 그 시절의 네 배 이상으로 증가한 상황인데? 그 가 500만 가까이 관중을 동원했고, 우리가 이번에 총력전으로 <왕의 귀환> 밀어내기 위해 홍보전선에 뛰어들 예정인 걸 감안하면······?’

계산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단순계산으로 봤을 때, <684>는 의 두 배 이상- 즉 천만 관객을 달성할 확률이 높았다.

관객의 표정을 보고 흥행을 짐작한다는 건 남들이 들으면 웃을 소리. 그렇지만 소년에겐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다른 면에서도 그렇지만, 영화를 본 직후의 만족감을 비교하는 데에 있어서 나는 기계보다 더 정확한 눈을 갖고 있단 말이지. 흥행 면에서는 영화평론가들도 나만큼 정확하게 예측하진 못할지도 몰라. 흠······ 이거 좀 재밌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대기실로 돌아온 이찬은, 감독과 배우들 앞에서 선언했다.

“방금 반응 보고 알았어요. 우리 영화 800만 이상 관객 달성한다는 데 10만 원 걸게요. 안 나올 거라고 보시는 분?”

“뭐? 하핫, 우리 어린 투자자님이 보지도 못한 영화에 돈을 다 거시네? 하지만 800만이라니, 그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 난······ 이렇게 해볼까? 700만대에 10만 원 걸지.”

계진행이 동참하며 100만 단위로 내기를 구체화하자, 이내 소해진도 판에 끼어들었다.

“어험. 난 뭐, 질 생각으로 500만 보렵니다. 호준 형님?”

“그러면 전 600만에 얹어보죠. 안 선생님께선?”

“하하. 그럼 나도 지는 셈 치고 900만에 들어가 볼까?”

공교롭게 꼬인 상황에 이찬만이 눈살을 찌푸린 가운데, 가장 인지도 낮은 신인배우가 조심스레 숟가락을 얹었다.

“저, 저는, 그럼······ 천만, 해보겠습니다.”

“뭐어? 하하하! 그거 참 꿈같은 얘기네. 패기가 좋다!”

오직 이찬만이 조금 더 눈살을 찌푸린 가운데, 진행팀이 그들을 재촉해 옆 스크린 뒤쪽으로 이동시켰다.

밤 10시까지 계속될 무대인사 강행군의 시작이었다.

*

젊은 배우들에게도 버거운 일정을 마친 뒤, 안정록은 그야말로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새벽에 걸려올 배급사의 집계 확인 전화를 기다리며 뒤풀이를 결의한 배우들을 그는 외면하지 않았다.

“그래, 오프닝스코어 집계는 다 같이 들어야지. 나도 동참하마. 그리고······ 찬이 너도 오늘은 좀 늦게 들어가는 게 어떠냐? 아마도 술자리가 되겠지만, 배우들 이야기를 듣는 게 재미가 없지는 않을 거다.”

“에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시꺼먼 아저씨들하고 같이요?”

“하하, 벌써 다른 약속이 잡혀 있는 거니?”

“당연하죠. 전 인기 많은 남자라고요.”

“그렇구나. 내가 실수를 할 뻔했어. 먼저 가보렴.”

사실 아무 약속도 없었던 이찬은, 근처 카페에 들어가 대표이사 정창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바쁘세요? 저 좀 픽업- 아, 예. 반갑습니다. 예, 예 예. 잠시만요, 제가 통화 중이라. 대표님, 저 합정인데, 여기로 좀 와주세요. 통화는 계속 하면서요. 무슨 일이냐고요?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라서, 피곤하시면 그냥 쉬셔도 돼요. 예? 아니 뭐 이런 걸로 제가 협박을 해요? 대표님도 참 이상하시네.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그래요. 왜, 전에 우리 같이 수원 갔었잖아요? 예. 그날요. 그냥 오늘따라 생각이 나네요.”

주변 시민들의 관심 탓에 되는 대로 떠들어댄 시간이 10분이 됐을 무렵, 정창영의 차가 카페 앞에 당도했다.

그는 사실 몹시 피곤한 상태였다. 신혼부부의 크리스마스이브를 방해하는 예비투자자에게 꽤나 화도 나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군말 없이 이찬을 태워 수원으로 달렸다.

“진짜 안 오셨어도 됐는데. 택시 탔어도 됐는데요.”

“······올 만하니까 온 거야. 하필이면 그날 내가 널 수원까지 데려왔던 게, 빼도 박도 못할 일인 것 같아서.”

“하하. 왜, 그날 대표님이 그랬잖아요. 그냥 되돌아가지 말고 전화라도 해보자고. 그 말을 들을 걸 그랬어요. 그랬으면 얘기가 참 많이 달라졌을 텐데. 제가 참 못났죠? 헛똑똑이야. 이렇게 남 얘길 듣질 않으니, 맨날 후회만 하는 거죠.”

목적지는 수원경찰서였지만, 그곳은 목적지가 아니었다.

정창영은 시동을 끄고 1분쯤 기다렸다. 그리고 다시 서울을 향해 운전했다. 2000년의 어느 날과 완전히 같은 루트로.

조수석의 이찬이 울고 있다는 정황만이, 그때와 달랐다.

< 33장 - 대표 정창영 (3.)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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