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112화 (112/250)

< 40장 - 리더 심요셉 (3.) >

이찬의 4월은 터무니없이 바빴다.

우선 <고등형사>와 <연애의 조건>이 거의 동시에 촬영에 돌입할 예정. 평범한 배우였다면 코앞에 닥친 두 개의 배역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졌을 터였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이찬에게도, 연령대가 전혀 다른 두 배역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다.

거기에 더해 신수영과 남태형과 박준호와 김성대와 천세영의 배역을 분석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줘야 했다.

특히 남태형 쪽은 아예 프레임 단위로 동작을 수정해줘야 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메일을 주고받고 몇 시간씩 통화하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심요셉이라는 신인까지 맡겨졌다.

이쪽은 이쪽대로 경력이 거의 없는 아이돌 출신 배우.

오랜 레슨을 통해 기본기를 갖춘 전문 연기자들보다 교습의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덕분이었다. 자연히 잠자는 시간을 뺀 모든 순간에 머릿속에서 캐릭터들이 향연을 펼쳤고, 덕택에 사소한 일들에서는 관심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그 사소한 것들 중에는, 명진아의 마음도 포함되었다.

‘내 키스 씬을 보고 나면 이래저래 심기가 복잡하겠지. 하지만······ 차라리 잘된 일이야. 그걸 보고서 날 향한 애정이 식는다면, 애착을 끊기가 수월할 테니까. 섣부르게 나서서 달래려다가 미련을 남기게 되면 곤란해.’

처음엔 거짓으로라도 마음을 받아주려 했던 대상이었다.

어차피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니, 차라리 마음씨 착한 명진아에게 적당한 연애를 안겨주려 했던 것.

그렇지만 천세영을 만나게 된 뒤로 그 결심은 옅어져, 명진아와는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자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천세영과 가까워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강정후가 멋대로 내기 상품에 걸어버린 탓에.

<고등형사> 촬영을 준비하며 진행한 연기지도에서도 사적인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었다.

그런 태도의 변화는 감정에 예민한 스물한 살 여인에게 복잡한 감흥을 심어줬다.

“찬아······ 너 요즘 나한테 너무 쌀쌀맞은 것 같아.”

“사담 그만하고, 다시.”

“맨날 다시, 다시. 무슨 다시마야?”

“집중 안 해? 다시.”

그렇게 종종 투덜거리긴 해도, 천세영은 좋은 제자였다.

잠깐의 잡담으로 정신력을 회복하고 나면, 금세 배역으로 돌아가 이찬에게 배운 고등학생의 표현들을 체현해냈다.

좀 더 재능이 있다 여겼던 박준호와 김성대가 오히려 한참은 뒤쳐질 지경이었다.

‘두 번의 사기를 당한 인간의 오기라는 걸까. 외모까지 압도적이니까, 이대로만 하면 대단한 인기를 끌 수 있을 거야.’

그런 천세영처럼, 톱 아이돌 심요셉 역시 외모로는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그런 데다 이미 카메라 앞에 서는 데 익숙할 테니 환경은 더 좋은 편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그리 집중력이 좋은 인물이 못 되었다.

“서준아. 나 학교 그만둘란다. 수영은 늘지도 않는데 하루 종일 훈련에 수업에. 하아! 진짜 지겹다.”

“흠. 또 딴 생각 했죠? 집중 안 할 거예요?”

“아닌데.”

“배우가 배역하고 괴리돼 있는데 그게 티가 안 날 것 같아요? 화이트칼라가 갱도 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바로 눈에 띈다고요. 말해요. 뭔 생각 하고 있었어요?”

“음······.”

“왜 대답 안 해요?”

“그냥 뭐.”

“그냥 뭐요?”

“그냥. 뭐.”

처음 만났을 때와 딴판이 된 그에게 소년은 여러 차례 의구심을 느꼈다. 사람이 그렇게 달라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레슨이 3회차가 되었을 무렵에 깨달았다.

“요셉 선배. 혹시 낯 가려요?”

“음······.”

“내가 불편해서 집중을 못하는 것 같은데. 그거 곤란해요. 연기는 감정의 예술입니다. 눈치 보고 체면 차리면서는 제대로 뭘 배울 수가 없어요. 촬영장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거야, 아는데.”

“뮤비 찍을 때도 이랬어요? 좀 더 잘했던 것 같은데.”

“그건, 멤버들이랑 같이 있었으니까······.”

그 말대로였다. 남태형과 함께 있을 땐 투덜거리는 말도 스스럼없이 하던 그는, 이찬과 단둘이 되고 나자 갑자기 말주변이 없어지고 눈치만 살살 보게 되었다.

감정을 보는 소년에겐 그 기작이 선명히 느껴졌다.

‘스무 살 때부터 카메라 앞에서 활약해온 이 선배한테는 인간관계라는 게 영 어렵겠지. 카메라 울렁증까진 아니겠지만, 스탭들 많은 촬영장 가면 더 심해질 거야. 이 성격을 뜯어고칠 수는 없는 거고, 매번 촬영할 때마다 멤버들을 불러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상대역인 날 신뢰하도록 만드는 게 최선의 해결책인 셈이야. 날 정말로 가까운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어야 해.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하지?’

내려다보듯 생각하고 있지만, 인간관계가 어려운 건 소년 역시 마찬가지. 그는 기계적으로만 연기를 배우려 하는 심요셉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이찬이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은 정해져 있었다.

“남자끼리 친해지는 법? 그거야 사우나 같이 가는 게 최고지. 아, 그런데 너한텐 어렵겠구나. 워낙 유명인이 됐으니까. 술 한 잔 하면서 속 얘기 터놓을 나이도 아니고. 그런데 그걸 왜 묻는 거야? 누구랑 친해지고 싶은데? 임호준 선배?”

최고의 기획사에서 매니저 여덟 명을 데려오는 데 성공한 정창영은 그야말로 우정의 전문가.

그에게 별다른 대답을 해주지 않은 이찬은, 염수진에게 먼 길 심부름을 시킨 뒤, 심요셉을 집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냉장고 깊숙이 숨겨져 있던 맥주를 끄집어냈다.

“한 잔 하죠.”

“음······.”

“술 잘해요?”

“난 잘하는데, 넌 미성년자잖아.”

“맥주는 음료순데요? 마셔요. 트레이너 명령입니다.”

불퉁한 기색으로나마 트레이너의 명령에 따른 심요셉은, 두 캔을 채 비우지 못하고 취기를 드러냈다.

“아······ 안주. 안주, 없어? 아주? 안주 먹어야 되는데······.”

“······술 잘한다면서요?”

“그래. 하나도 안 취했잖아? 봐봐. 이렇게 똑바로- 어?”

“아, 더럽게 진짜. 놔둬요. 이따 청소기 돌리게.”

“밤에 청소기 돌리면 안 되는데. 내가 빗자루로, 이따가, 다 쓸게. 아, 남태 형 보고 싶다. 혀엉······.”

“하루 만난 사이라면서 무지하게 따르네요. 왜 그래요?”

“왜? 졸라 멋있잖아······ 잘생겼고.”

“선배, 남자 좋아해요?”

심상치 않아서 물어본 말에, 심요셉은 꺽꺽거리고 웃었다.

“큽, 푸핫······ 흐, 흐흐. 아니. 그건 아닌데. 야, 넌 모르지? 남태 형이랑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그러니까 우리가 열아홉 열여덟 이랬고, 남태 형이 스무 살일 때. 동네에서나 춤 좀 춘다고 그랬던 꼬맹이들이라······ 대형기획사 숙소 가서 완전 쫄아 있었거든. 근데 그 형이, 매니저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그러더라. 어린 애들 데려왔으면 비전부터 보여주라고. 진짜 쟤네들 스타로 만들 능력이 있는지, 끝까지 책임질 자신이 있는지, 책임자가 와서 직접 설명하게 하라고. 그래서 어떻게 됐는지 알아? 대표가 와서 우리한테 프리젠테이션을 했어.”

“거참. 그렇게 안 봤는데, 막가파였네요.”

“막가파······ 아닌데. 자기 일이었으면 그렇게 안 했을 거야. 근데 우리가 기 푹 죽어가지고 매니저들 말에 개새끼들처럼 설설 기고 있으니까, 그게 싫었나봐. 나중에 가기 전에 말해준 건데······ 너네 진짜 졸라 잘한다. 춤, 랩, 노래, 너네처럼 잘하는 애들 한국에 없다. 그니까 자신감을 가져, 이놈들아! 나는 잘생긴 거 빼면 시체지만, 너네는 졸라 멋있다······.”

자랑과 칭찬이 뒤섞인 말을 성대모사처럼 따라한 뒤.

심요셉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리더가······ 나도 되고 싶었는데.”

“잘했잖아요? 지금 T.O.P라고 하면 동네 개도 알 텐데.”

“동네 개? 흐흣. 나 집에서 막내라, 동생들이 불편해. 그니까······ 내가 뭘 책임지고 행동하고 그런 거, 딱 질색이야. 근데, 남태 형 가고 나니까, 그 꼬맹이들이 애기 새들처럼 나만 보더라. 내가 뭔가를 해줘야 되겠더라고. 그래서 열심히 했어. 그 형 생각하면서, 잘하려고 했어. 근데 쉽지 않더라. 동네 개도 아는 T.O.P에서 내가 한 게 없어. 다 애들이 잘해서 뜬 거고······ 수명 다 됐다고 해체시키려고 할 때, 대표님하고 조율 못해서, 쫓겨나다시피 독립하게 만들었고······.”

심요셉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건 자괴감이었다.

그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과, 하루 만난 남태형의 리더십에 경도됐던 기억이, 그를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그걸 확인한 뒤에 소년은 픽 웃어 보였다.

“자신감을 가져, 이놈아! 나는 연기력 빼면 시체지만, 선배는 졸라 멋있다.”

“헙?! 와 씨. 방금 진짜 남태 형 같았어.”

“오늘은 이만 자요. 대충 무슨 말인지 알았으니까. 내일부턴 바빠질 겁니다. 죽었다고 복창하세요.”

“나 한 캔만 더 먹고······. 글고, 흐흐. 야, 너도 멋있어.”

조금쯤 마음을 연 심요셉을 보며 흡족해 한 건 잠깐이었다.

맥주 세 캔째를 비운 뒤 동네 개가 된 것처럼 날뛰기 시작한 아이돌을 재우는 데에는, 꼬박 두 시간이 걸렸다.

아기처럼 새근새근 잠든 미남을 보며, 이찬은 생각했다.

‘이 개 같은 인간이······! 다신 같이 술 마시나 봐라. 당신은 내일부터 죽었어. 맨정신에 개처럼 구르게 만들어줄 거야.’

*

심요셉, 유진영, 서태진, 강지혁, 오세민, 신화영.

T.O.P의 6인방이 촬영장에 나타나자, 해변은 금세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 속에 인파가 몰릴까봐 극비리에 섭외한 로케이션인데, 어떻게 알았는지 T.O.P의 열성팬들이 수백 명이나 몰려온 것.

“죄송합니다! 저희 회사에서 얘기가 샌 모양이에요. 촬영에 지장 없게 저희가 통제하겠습니다. 멤버들이 다른 데로 데려가서 싸인회를 한다거나 하면 될 거예요······.”

심요셉은 울 것 같은 얼굴로 연신 고개를 숙였지만, 주동한은 오히려 즐거워했다.

“야, 됐어 됐어. 소리 안 내고 프레임에만 안 걸리면 되는데 뭐. 저렇게 찾아와준 팬들이 인터넷에서 우리 드라마 홍보를 해줄 거 아냐? 좋은 일이야.”

“좋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하하. 참 싹싹하다니까. 그나저나 촬영 응원한다고 이렇게 전부 다 와도 괜찮아? 다들 바쁘잖아? 예능에 라디오에, 쉬는 날 많지 않을 것 같은데.”

“그게······ 저 응원해주겠다고 온 거긴 한데, 어째 자기들이 놀고 싶어서 온 것 같기도 하고, 복잡하네요.”

심요셉의 말대로, 다섯 아이돌은 아이처럼 해변을 즐겼다.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덕분에 보조출연자만 가득한 모래사장 위를 마구 달려가더니, 상의를 벗어던지고 물에 뛰어들기까지 했다.

망원경을 든 팬들의 환호성이 어마어마했다.

“아이고, 하하하. 보기 좋네. 청춘들이야 참. 괜찮으면, 저 친구들도 프레임에 걸어볼까?”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이벤트성 까메오로 말이야. 대사는 줄 수 없지만, 해변에서 재밌게 노는 남자들 배역으로, 풀샷까지는 잡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헉. 정말 그래도 됩니까? 저, 출연료도······?”

“어? 허허. 살뜰하기는. 단역들보단 좀 더 쳐줄게.”

“감사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재밌게 놀 거예요, 저놈들.”

그렇게 감독과 대화를 마친 심요셉은, 멤버들에게 지시를 하달하기 전에 우선 이찬을 찾았다.

소년은 파라솔 아래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마치 아무 열정도 없는 사람처럼, 그저 해변의 바람이나 즐기고 있는 듯이.

그렇지만 심요셉은 그의 머릿속에서 무수한 대사와 지문들이 흘러가고 있음을 알았다.

지난 2주간의 교육을 통해 확인한 이찬은 그야말로 괴물.

대본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를 자연스레 소화하는 동시에, 심요셉의 연기가 어색한 원인을 한 씬에 20개 이상 찾아내어 지적하고, 그게 해소될 때까지 갈굼을 멈추지 않았다.

소년을 부르는 목소리에 일말의 공포가 담긴 연유였다.

“저기, 찬아.”

“왜요?”

“우리 멤버들 있잖아, 감독님이 기왕 온 김에 출연을 시켜보자고 하시는데? 해변에서 재밌게 뛰노는 배경 역할이래.”

“그래요? 좋은 아이디어 같네요. 팬들한테는 뜻밖의 즐거움이 될 테니까. 그러면······ 일단 유진영 오세민 선배는 상의 다시 입혀주세요. 라인이 좋으셔서 물에 젖은 티셔츠 차림이 더 화제가 될 것 같고······ 서태진 신화영 두 분은 비치볼로 대결하면서 근육질 그림 만들고, 강지혁 선배는 태닝하는 것처럼 멋있게 앉아서 웃는 역할로 하고.”

“하하. 넌 어떻게 그런 그림이 바로바로 튀어나와? 해변에서 많이 놀아본 사람처럼.”

“영상으로 많이 봤으니까요. 제가 기억력이 좀 좋아요.”

단지 기억력만 좋은 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며, 심요셉은 멤버들에게로 다가갔다.

“심요, 왓썹!”

“형, 한 판 붙자! 기마전 고고.”

“진정들 해, 이 새끼들아. 너희 캐스팅 됐으니까.”

“뭐? 우리 연기 하는 거야? 새끈한 언니들이랑 같이?”

“단역이야. 그냥 배경 역할. 재밌게 노는 남자애들 연기해주래. 출연료도 나올 테니까 허투루 하지 말고.”

“오, 출연료? 그렇다면······ 오늘 밤은 통닭이다!”

낄낄거린 뒤 더욱 피치를 올려 날뛰는 비글들을 보며, 심요셉은 생각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아. 사업 논리에 좌우되지 않고, 진짜 뮤지션으로서 팬들에게 돌아가야 돼. 그러려면 내가 잘해야지. 이번 드라마로 요즘 학생들한테도 T.O.P를 알리고, 단체로 CF도 많이 해서 해체 따위 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뒤에, 가장 멋진 수트를 입고 컴백하는 거야. 준비는 다 됐어. 지금까지 이찬한테 시달리면서 배운 것들을 실수 없이 보여주기만 하면 돼. 리더로서 내가 뭔가 보여줘야 할 때야.’

그렇게 다짐 속에서 마주한 첫 번째 씬.

수영부 친구인 ‘김서준’과 ‘이주형’은 전지훈련장을 탈출해 햇살 가득한 해변으로 나온 참이다. 그곳에서 탄탄한 근육을 드러내며 바다수영을 즐긴 뒤, 새끈한 누나들을 꼬시려 든다.

하지만 장난스런 헌팅은 계속 실패하고, 키득거리며 파라솔 아래로 돌아온 뒤에는 이주형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서준아. 나 학교 그만둘란다. 수영은 늘지도 않는데 하루 종일 훈련에 수업에. 하아······ 진짜 지겹다.”

“너 수영 말고 할 줄 아는 거 없잖아? 공부도 못하면서.”

“그쪽은 1등이 아니어도 되잖아. 우리처럼 콤마 1초 때문에 울고 웃고 그러진 않잖아. 그런 삶도 한 번 살아보면 좋지 않을까? 아······ 근데, 무섭다. 이제 와서 그만두기가······.”

19세 학생으로서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고민을 털어놓는 이주형.

그를 연기하며, 심요셉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열아홉 때부터 오직 쇼비즈니스에 던져진 채 살아온 자신의 삶을 후회하는 마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더 사업가다워야 하는 입장 사이의 혼란.

그 연기는 그렇기에 더없이 자연스러웠다.

마음의 짐인 멤버들이 응원차 몰려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한참은 더 어리지만 남태 형만큼 존경스러운 소년과 나란히 앉아 있기에, 주변 시선을 조금도 의식하지 않을 수 있었다.

“······열심히 해. 넌 잘할 수 있을 거야. 톱이 되라고.”

T.O.P의 다른 발음으로 배우개그를 노린 이찬의 애드립.

심요셉은 그 말에 환하게 웃었다.

봄날씨가 완연한 5월의 햇살 아래에서, 그 씬은 원 컷에 오케이를 따냈다.

< 40장 - 리더 심요셉 (3.)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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