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131화 (131/250)

< 47장 - 회장 계진행 (3.) >

<고등형사>의 A프린트가 현상된 9월 1일 이후, 이찬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홍보용 인터뷰와 화보 촬영과 코멘터리 작업은 주연의 숙명과도 같은 것. 두 편의 작품을 촬영하던 때보다도 잠이 줄어들었다.

거기에 더해 소년은 예능 출연까지 단행했다.

기존에 예능 오락 프로그램에는 눈길도 주지 않던 그였지만, 몰래카메라를 통해 큰 관심을 받은 이후부터 영화홍보를 조건으로 예능국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에 이찬 역시 신중하되 긍정적인 태도로 응답했다.

신중한 건 인간적인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탓. 그는 늘 그랬듯 배우 이찬으로서만 드러나고 싶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고려하게 된 건, MSB 연기대상이 가시권에 들어온 덕분이었다.

‘이번엔 <어사> 때랑 다르게 거의 확실하다고 할 수 있어. 미니시리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깨뜨렸는데 안 줄 리가 없단 말이야. 하지만 연기대상이라는 게 결국 내부사정이라······ 제멋대로인 주동한 PD님이 윗사람들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스타일은 아니니, 혹시 또 모르는 일이긴 해.’

그렇기에 소년은 MSB 쪽의 제안을 주로 살폈다.

드라마 방영 전에 들어온 캐스팅을 영화 때문에 바쁘다고 다 깠으니, 그 영화의 홍보 예능이라도 MSB에 단독으로 안겨줘서 방송국 사장의 환심을 사려 한 것.

그렇게 선택된 게 바로 토요일 밤 예능 <이리와>였다.

인지도 높은 개그맨 한재성과 여배우 신지원이 함께 진행하는 그 토크쇼는, 두 사람의 인맥을 십분 활용해 최고의 게스트를 앉히는 것으로 유명한 특급 예능.

이미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톱스타 출연진이 거쳐간 바 있는 곳이다.

그런데다 온건한 성격의 두 MC가 곤란한 질문을 건네는 일이 거의 없어, 이찬에게는 최적의 선택지라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런 트러블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댄스신고식은 정말 해주셔야 돼요. 이건 저희 프로그램 전통의 코너인데, 이걸 안 하시면 구성이 안 나옵니다.”

그렇게 PD가 사정하고 있는 장소는 하늘기획 사무실.

예능국의 잘나가는 메인PD가 직접 찾아와서 아이템을 설명해야 할 정도로 향상된 이찬의 위상을 보여주는 단면이지만, 사실 정창영은 그저 민망함만 느끼고 있었다.

바쁜 일정 탓에 아직도 이사를 가지 못하고 구멍가게 같은 사무실에서 부대끼고 있었기에.

그렇지만 옆구리 콕콕 찌르는 이찬의 지시에 의해 내뱉은 말에는, 최고의 라이징스타들을 거느린 기획사의 대표다운 위엄이 서렸다.

“절대 안 됩니다. 찬이는 이 시대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이에요. 찬이가 아니면 대체 어떤 연기자가 미니시리즈로 58%를 찍겠습니까? 데려다놓고 클로즈업만 잡아도 시청률이 껑충 뛸 텐데, 바라시는 게 너무 많습니다.”

“아······ 그야 그렇긴 하지만······ 신인들도 있잖아요? 그 친구들이 대중에게 각인되려면 댄스신고식이 즉효약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안 됩니다. 노래는 하겠다고 했잖습니까. 하나 양보해드렸으니 그쪽도 선을 지켜주셔야죠.”

어디 가서 선을 지킬 필요가 없는 PD는 그 말에 울분을 느꼈지만, 삼켜야만 하는 감정이었다.

58%의 남자 이찬이 생애 처음으로 출연하는 토크쇼를 연출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

“후······ 알겠습니다. 그건, 제가 조정을 해볼게요. 그러면 다른 방향인데, 노래 말입니다. 잠깐이라도 진아가 같이 나와줄 수 없을까요? 깜짝게스트로 한 10분만요. <꼬마신부>에서 둘이 같이 부른 노래 얘기가 아직까지도 인터넷에서 난리잖아요? 그걸 브라운관에서 라이브로 들려주면, 정말 대박이 날 겁니다. 다시보기가 폭발적인 수준으로 팔려서, 새 영화 홍보에 분명히 도움이 될 거예요.”

“음······ 깜짝게스트라······.”

돌아보는 정창영의 시선에, 이찬은 고개를 저어 보였다.

다시보기 횟수는 올라가겠지만 화제성은 명진아에게 다분히 빼앗기고 말 거라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흠. 그것도 곤란하겠습니다. 어디까지나 <고등형사>를 알리는 자린데, 거기에 진아까지 나가는 건 곤란하죠. 예정대로 세영이랑 둘이 부르게 하시죠.”

“아이고. 그거 하나만 좀 부탁드립니다. 정말 제가 위에서 너무 닦달을 들어서 그래요. 이찬이 출연하는데 명진아 듀엣을 들을 수가 없다? 그러면 사장님까지도 안타깝게 생각하실 겁니다. 신인이랑 부른 것도 내보낼게요. 둘 다 내보낼 테니까, 꼭 좀 부탁드립니다. 예?”

그 실랑이는 3분간이나 이어져, 마침내 이찬이 명진아의 의사를 물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서게 됐다.

‘집요한 PD 같으니. 예능국 사람들은 다 이러나? 게스트 뽕을 뽑아먹으려 든다더니, 틀린 말이 아니었어. 하지만 걱정할 건 없지. 나랑 다르게 예능도 여러 번 나가본 진아 누나니까, 내 어조를 통해서 상황을 바로 알아차릴 거야. 그러면 깔끔하게 거절할 수 있겠지.’

하지만 상황은 소년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할래! 나도, 그, 팬분들이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 언제 한번 같이 불러달라고, 많이들 부탁하셨거든.]

“아······ 그러니까 누나, 팬들을 위해서 하고 싶은 마음은 넘친다는 그런 말이지? 하지만 방학숙제도 있고 가족들이랑 시간도 보내야 하니까 곤란한 거구나?”

[응? 아냐, 괜찮아! 찬아, 나 숙제 다 해놨어!]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10월 16일에 방영된 <이리와 고등형사 특집>은 전례가 없는 구성을 띠게 됐다.

이찬X천세영, 그리고 이찬X명진아의 노래 두 곡이 풀버전으로 삽입되고, 토크쇼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토크는 상당량 편집되었던 것.

거기에 더해 게스트의 뽕을 뽑으려는 PD의 노력이 한 가지 아이템을 더 추가했다.

명진아와의 듀엣이 끝난 직후, <고등형사>와 무관한 배우가 한 명 더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진아 언니. 안녕, 찬아. 둘 다 오랜만.”

그 순간, 이찬도 명진아도 제대로 입을 열지 못했다.

16세의 가을에 행운의 검진으로 뇌종양을 제거하고 17세의 가을을 맞이한 소녀.

그녀는 정신혜였다.

“뭐야······? 누나가, 어쩌다 나온 거예요?”

“PD님이 집까지 찾아오셔서. 우리 아역 때 같이 드라마 해놓고, 인터뷰도 같이 해본 적이 없었잖아. 그래서 잠깐 나오기로 한 거야.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겠다 싶어서.”

정신혜는 숏컷에 가까운 단발이 되어 있었다.

개두술과 항암치료로 인해 짧아진 머리가, 회복기 이후로 중성적인 길이까지만 자라났던 것.

그에 더불어 풍기는 분위기가 몹시 달라져 있었다.

‘얼굴이 좀 달라졌어······ 살이 좀 찐 것도 작용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표정의 디폴트값이 변형된 거야. 인간의 눈은 실제 머리의 골격이 아니라 눈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거죽의 형태를 파악하는 것. 그러다보니 표정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인상이 달라질 수 있는 거야······.’

그건 이찬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특유의 관찰력으로 많은 사람을 관찰해왔지만, 그처럼 큰 변화를 겪은 인물은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어릴 적 형성된 얼굴근육의 형태를 갱년기가 다가올 때까지 유지한다. 호르몬의 변화가 아니고서야 인간의 인격을 재편하는 것이 불가능한 까닭.

그렇지만 정신혜는 분명히 변화했다. 소년은 그걸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불수의근에 가까운 얼굴근육들을 연기로 저렇게 유지하고 있을 리는 없단 말이지. 수술 이후의 휴식기가 그만큼 심경에 변화를 준 걸까? 투병생활 동안 겪은 심경의 변화가 드러난 거라고 하면 말은 되는데. 일단 겉보기엔 나쁜 변화는 아닌 것 같아······.’

장난꾸러기나 악역 같던 얼굴이 무척 차분해졌다. 입가로부터 시작된 은은한 미소가 눈가로 이어져, 그 눈빛까지 깊어 보이게 만들었다.

거기에 달라진 머리길이까지 어우러지자 동일인임을 알아보는 것조차 쉽지 않을 듯했다.

2003년에 이찬의 추천으로 출연해 ‘찰떡 배역’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여름들판>의 ‘오진주’ 역은, 이제 더는 그녀에게 어울리는 모습이 아니게 되었다.

‘그보다는 차라리 <서장금>의 김은희 아줌마 같은 느낌이 풍겨. 이제는 악역이 아니라 성녀 같은 주연을 맡아도 손색이 없겠다 싶을 정도야. 성형수술을 한 것도 아닌데 저만큼 인상이 좋아지다니. 다른 여배우들이 무척 부러워하겠어.’

정신혜는 스튜디오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이찬과 명진아와 친근한 대화를 나누고, 예후가 좋아 조만간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전망을 이야기한 뒤, 마찬가지로 짧게 근황을 소개한 명진아와 손을 잡고 떠나갔다.

그런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이찬은 조심스레 생각하게 됐다.

‘경험은 생각을 바꾸고, 인격마저 바꿔낸다. 절대 변할 것 같지 않던 신혜 누나가 마음을 통해서 한계를 극복한 거야. 그렇다면······ 캐릭터 속에 푹 빠져서 그를 완전히 내 안에 담는 과정은, 나라는 사람도 달라지게 만들지 몰라······.’

결코 가능하지 않으리라 믿었던 일이다.

소년은 자신이 언제나 집시일 거라고, 평생 다른 사람과 교류하지 못하는 인간일 거라고 확신해왔다.

그렇지만 윤대흥의 사후에 그는 분명히 변화했다.

밴에 올라탄 뒤, 이찬은 곧장 손거울을 꺼내들었다.

‘그때 내 얼굴과 지금 내 얼굴은, 어떨까? 많이 바뀌었을까? 매일 보는 나로선 인식하기 힘든 노릇이지만······ 만약에 겉보기 역시 조금 바뀌었다면, 그건 어떤 방향일까? 나는 좋아졌을까, 아니면 나빠졌을까?’

복잡한 생각이 길어지자, 운전석의 염수진이 키득 웃었다.

“찬이 너, 이젠 아주 나르시스트가 다 됐구나? 거울에서 눈을 뗄 줄을 모르네.”

“그런 게 아니라, 나 옛날하고 좀 바뀌지 않았어요?”

“응? 그야 많이 컸지.”

“큰 거 말고요. 이미지가 바뀌지 않았어요?”

“글쎄? 그때나 지금이나 귀엽고 멋있지. 찬아, 나는 어때? 누나 좀 더 예뻐지지 않았어? 요즘 화장법 바꿨는데.”

대꾸할 가치 없는 질문에 고개를 흔들며, 소년은 생각했다.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바뀌게 된다면 좋겠어. 내 안에 있는 좋은 배역을 훔치고 나쁜 배역을 걷어내면서,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어. <고등형사>에서 과거를 반성하고 마른 눈으로 울던 백이한처럼, 나 역시 끝에는 모든 사람에게서 사랑받을 수 있다면 좋겠어.’

*

이찬이 영화 홍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안, 스스로 장담했던 바와 같이, 계진행 역시 무척 바빠졌다.

그 시작은 홍보사와의 미팅.

단적으로 말해, 꽤나 즐거운 일정이었다.

“아, 회장님! 오셨습니까.”

“아이고, 뭐 이렇게 금칠을 해주시나. 회장은 무슨 회장이에요, 그냥 대표라고 부르세요.”

“하하, 그럴 수 있나요. 천만감독인 동시에 최고의 영화사와 배급사의 사장님이신데.”

“거참, 아주 객관적이신 분이시네!”

일종의 하청으로서 기능하는 외주사의 아부 마인드가 일부 섞여 있긴 했지만, 진심 역시 제로는 아닐 터였다. 그걸 알기에 계진행은 순수하게 즐거워할 수 있었다.

그런 한편으로, 미팅의 내용 역시 그를 기쁘게 만들었다.

“보내주신 A프린트 확인해봤고, 어제 내내 회의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게 설레발 같아서 좀 민망하긴 한데, 하하, 역시 회장님의 눈은 다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핫, 내 눈이 다를 게 뭐 있습니까? 똑같은 눈인 거지. 오덕환 감독님에 이찬 아니겠습니까. 당연한 일이죠.”

“그거야 성공은 이미 기정사실이었던 거지만, 이건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찍을 엄두도 안 날 것 같은 무시무시한 롱테이크 액션 씬부터 해서, 내내 임호준이었던 이찬이가 순식간에 소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시퀀스에, 그리고······”

홍보사 대표가 말을 멈추고 직원들을 돌아본다.

주변은 온통, 다시금 울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씬. 그런 연기는 차마 기대를 못 하고 있었습니다.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상황을, 아무 설명도 없이 그저 정황만 보여준 뒤에, 눈물 한 방울도 없이······ 백이한이라는 캐릭터를 뒤집어버렸잖습니까?”

“하핫. 오 감독님이 가장 잘하시는 분야죠. <미스 스캔들> 때도 그랬고 <칠월칠석> 때도 그랬고, 뻔히 복선을 보여줬는데도 마지막에 뒤통수를 맞을 수밖에 없게 되잖습니까?”

“정말 그랬습니다. 정말 몰랐어요. 설마 학생들을 끌어들여서 임상진에게 인계한다던 ‘유령’이 그 백이한이었을 줄은. 왜 끝까지 유령이 안 나오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심하게 쇼킹했습니다. 그제서야 이해가 되더라고요. 자기가 자기를 찾아 헤매고 있었으니, 베테랑 형사의 촉으로도 발견할 수 없는 게 당연했겠죠.”

그게 오덕환의 마지막 장치였다.

‘홍광억’ 형사에 빙의된 채로 백이한이 추적했으나, 결국 ‘임상진’에게서도 모른다는 대답만 듣게 된 고등학생 ‘유령’의 정체는, 바로 그 신체의 원 주인.

그렇기에 아주 아깝게 단서를 놓치는 시퀀스가 무려 열한 씬에 삽입되어 있다. 오덕환 특유의 ‘두 번 봐야 하는 영화’가 또 하나 완성된 것이다.

“흠. 잘 아시겠지만, 핵심적인 메시지인 동시에 절대로 알려져선 안 되는 반전입니다. 아시죠?”

“물론입니다. 저희도 계약서대로 입단속 철저히 할 거고, 예고편에도 들어가는 건 복선뿐이어야죠.”

그렇게 트레일러의 제작을 격려하는 한편으로 스크린 확보 작업에 나선 계진행의 미팅은, 그러나 작은 불안을 남겼다.

“아, 잘 봤습니다. 아직 A프린트인데도, 배우들 연기에 연출까지 받쳐줘서, 몰입감이 대단하던데요? 이건 분명히 된다고 저희도 판단하게 됐습니다.”

“잘 생각하신 겁니다. 당연히 S급으로 스크린 배정해주시겠죠?”

“······아, 그게 참. 회장님, 그게······ <지우개>가 있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늦가을 정취에 맞는 영화기도 하고, 진정 감독님이 오랫동안 준비하신 작품이라······.”

“아니, 그게 말이 됩니까? 우리 오 감독님은 어디 빠지시는 분인가요? 멜로 영화보다는 수사극이죠. 연말까지 끌고 가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찬이 팬들이 두 번씩 볼 작품인데요.”

“그렇긴 한데, 그쪽도 진유성에 이소연이라······. 저희가 회의를 거쳐서, 형평성을 고려해서 잘 분배해보겠습니다.”

3대 멀티플렉스의 대답이 다 비슷했다. 진정의 차기작이 있으니 아무래도 최고의 대우는 못 해줄 수도 있겠다고.

그 앞에서 계진행은 고민하게 됐던 것이다.

‘이대로는 끽해야 400개 스크린쯤 될 텐데. 그렇다고 연말로 미루면 내년에 외화 대작들과 맞붙게 된다······. 결국 11월이 답이야. 그렇다면······ 이건 뒷심 싸움이 되겠는데.’

아직 자신의 극장을 갖지 못한 계진행 회장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진 10월말.

진정과 오덕환의 두 걸작이, 관객의 평가를 가늠하기 위해 시사회 일정에 돌입했다.

< 47장 - 회장 계진행 (3.) > 끝

ⓒ 비벗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