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136화 (136/250)

< 48장 - 배우 조연식 (2) >

박무열의 <친절한 살인자> 5고 각본에는 로드매니저 염수진의 입김이 꽤나 들어갔다.

공동작가로 계약하는 건은 당차게 거절했으되, 이후로 각본의 내용에 대해서는 자주 의견을 주고받았던 것.

자신의 배우인 이찬의 출연작인 만큼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소통의 결과로 새로이 차용된 것이 바로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

신과 악마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주인공이란 점에서, 명확하다 못해 마치 최초의 모티브로 여겨질 법한 상징이었다.

그런 것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던 박무열은 염수진의 지적에 꽤나 당혹스러워했다.

“아, 맙소사. 쓰면서도 어디선가 이런 구도를 보지 않았나 생각을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작품을 연상하질 못했네. 지나치게 몰두해 있었던 걸까. 이수와 성경에 집중하느라 그 전형적인 구조를 보지 못했던 것 같아. 하하, 스스로를 끝내 알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라 했던가.”

별 것 아닌 일에서 깨달음을 얻은 듯 그는 환하게 웃었다.

그에 비해서, 이찬은 전혀 다른 포인트에 당황했다.

“누나가 파우스트를 어떻게 알아요? 로맨스밖에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에이, 그게 무슨 소리야? 파우스트가 얼마나 로맨틱한데.”

“그게요?”

“그럼. 악마의 음모 속에서 비극에 처하는 그레트헨! 그리고 끝없이 유혹당하면서도 오히려 메피스토를 협박해서 그녀를 구원받게 하는 파우스트! 이만 한 로맨스가 또 없지. 심지어 괴테 본인이 사랑한 여인의 이름을 그대로 갖다 쓴 인물이잖아? 너무 로맨틱해서 팬픽까지 쓰고 싶었다니까?”

독일 교양의 상징이자 무수한 예술작품의 원전이 된 희곡을 현대 로맨스소설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인식.

그렇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닌지라 부정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로써 성경에 더해 하나의 모티브를 더 얻게 된 각본은, 이후 더없이 풍성한 에피소드로 붐비게 되었다.

이를테면 작중 악역 ‘신주원’으로부터 고통받았던 여인들이 풀려나는 장면은 마치 ‘발푸르기스의 밤’처럼 묘사되었다.

발푸르기스의 밤.

마녀를 태운다는 의미를 가진 독일 지방의 전통적인 축제인 동시에, 고전 시대에는 역으로 마녀와 악마들의 축제로 ‘악마의 밤’이라며 전승되기도 한 행사다.

이것이 파우스트에서도 두 차례 묘사되는데, 1부에서는 악마와 마녀들의 음탕한 축제지만, 2부에서는 신화 속의 인물들과 철학자, 괴물들이 등장한다.

<친절한 살인자> 89씬이 바로 그 밤을 상징했다.

2002년도 월드컵 기간에 학교 행사에서 남겨진 붉은악마 티셔츠를 잔뜩 가져간 신주원은, 악덕포주로서 감금하고 사육하던 여인들에게 오직 그 빨간 셔츠만을 입혔다.

그런데 ‘이수’의 구원을 통해 풀려난 십여 명의 여인이 온통 붉은 차림으로 뛰쳐나와 거리에서 춤을 추자, 시민들은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따라서 덩실덩실 춤을 추게 된다.

이때의 상황 역시 강렬한 미장센과 함께 주인공의 나레이션을 통해서 묘사되었다.

“그 광란을 보며, 나는 악마들의 밤을 떠올렸다. 산발을 정리하지도 않은 채 비명처럼 웃으며 춤추는 여인들이 마치 마녀처럼 보였다. 그렇기에 그들은, 아팠다. 하나님의 은총이 아닌 신주원의 족쇄 속에서 죽어가던 여인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너희를 먼저 치라.”

나레이션에 감정을 담는 작업은, 쉽다고도 할 수 있고 어렵다고도 할 수 있는 일.

표정과 제스처와 외면의 모든 꾸밈까지 신경 써야 하는 연기와 달리 목소리만 내면 되니, 일견 쉽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관객 역시 마주할 수 있는 건 오직 목소리뿐.

오직 그 음색과 어조와 억양만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니, 목표한 결과물을 내는 것은 목소리 연기 쪽이 훨씬 어렵다고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완벽에 가까운 소년은, 그 제한적인 연기에서 오히려 대단히 돋보였다.

이찬의 유일한 약점은 배역의 삶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뿐.

그런 게 아니라 한 순간의 단면을 표현해 전달하는 일이라면, 세상에 그에 비견될 만한 이는 드물 터였다.

그렇기에 대본리딩을 마친 뒤 배우들은 박수조차 치지 못했다. 삿된 찬사가 오히려 감정의 여운을 깨뜨리지 않을까 저어되었기에.

10초쯤 뒤에 입을 뗀 건, 감독 박무열이었다.

“자······ 이렇게 138씬까지, 끝이 났습니다. 중간에 몇 차례 쉬었어야 했는데, 다들 감정이 깨지실까 싶어서 그러질 못했네요. 어떠셨는지 얘기를 좀 나눠볼까요? 흠. 우선 연장자부터?”

“어, 그래. 내가 먼저 할까. 내가 각본 보면서도 얘기했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수 역이 많이 탐이 났었어.”

“하하. 형이 이수를 맡으면, 신주원 역은 안정록 선배님께 부탁드려야 되나?”

“어흠. 말이 그렇다는 거지, 뭘 또 진지하게. 그래서 집중해서 보게 됐는데, 오랜만에 빠져들게 되는 연기였어. 나레이션도 나무랄 데가 없다. 오늘 바로 녹음 떠도 됐겠다 싶은걸. 이찬 저놈, 저거 남우주연상 탐낼 만한 놈 맞네.”

“감사합니다, 선배님.”

원톱 주연에게 격찬을 건넨 뒤, 조연식은 다른 주조연들에게도 시선을 줬다.

“하주헌이는, 무난하게 괜찮았어. 괜찮긴 한데 광기가 좀 모자라. 작중에선 문구 몇 개로 넘어가는 일이지만, 부모를 죽인 살인자잖냐. 그렇게 멀쩡해서야 되겠나 싶은데. 이건 뭐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박 감독하고 더 얘기를 해보시고.”

“알겠습니다, 선배님.”

“그리고 세령이는······ 너는 그런데 또 중국 나갈 거니?”

“네? 아, 저, 일본 드라마 예정된 게 있긴 해요······.”

96년의 신성 임세령은, 이후 세기말에 가수로 전향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다. 그 인지도가 한중일 3국에 이르러 이후의 작품활동도 각국에 걸치게 된 상황이었다.

“너 가지 말고 여기 있어라. 이렇게 잘하는 애가 자꾸 남의 언어로 연기하고 있으니, 아까워. 너무 아까워.”

“하하······ 영광입니다, 선배님.”

“그렇지만 호흡에는 좀 더 신경 써라. 회상 씬마다 네가 무게를 잡아줘야 작품이 진득해질 수 있어. 현실의 고등학생이라면 그렇게 소탈하게 연기하는 게 맞겠는데, 이수의 회상 아니냐. 좀 더 성녀 같은 느낌이 났으면 좋겠어. 아, 이것도 박 감독 의견이 중요한 부분이긴 한데.”

“선수끼리 뭘 그런 소릴. 맥을 잘 짚어주셔서 내가 영광이지.”

그 이후로 조연과 단역들까지 언급하는 조연식을 바라보며, 이찬은 경륜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중이었다.

‘칸이 주목한 배우다운 눈썰미야.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눈이 닿아서, 그 조언들이 작품 전체의 방향성을 아우르고 있어. 저건 나 역시 배워야 할 부분······.’

경력으로만 따지자면 그보다 더 연륜 있는 인물도 곁에 있다. 88년도에 데뷔하자마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안정록이 그 주인공.

<684> 때에 투톱으로서 그와 연기한 경험은 이찬에게 큰 도움이 된 바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조력자로서 참여했던 배우.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감독의 주관을 존중했던 그에게서는, 압도적 장악력보다 인화(人和)의 면모가 주로 엿보였다.

그와 달리 조연식은 자신이 받아들인 작품을 전파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렇기에 소년은 그에게서 배우로서 작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카리스마를 배울 수 있었다.

‘잘 훔쳐뒀다가 나중에 젊은 배우들하고 작품 할 때 써먹어야지. 저런 사람이 내 주연작의 조연이라······ 즐거운 일이야. 이 경험은 분명히 큰 자산이 될 거야.’

하지만 이후 자신의 차례가 돌아왔을 때에, 이찬은 그저 겸손한 모습으로 고개만 꾸벅였다.

“여러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늘 과분한 말씀도 듣게 됐지만, 앞으로도 교만해지지 않고 성실히 제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그 말에 박수갈채가 터졌다.

위압감 넘치는 나레이션과 폭발적인 감정으로 대본리딩을 주도했으면서도, 나이에 합당한 겸손함을 보이는 주연.

조연들 입장에서는 그보다 더 마음에 드는 동료가 있을 리 없었다.

‘일단은 이렇게 시작하자. 제일 어린 데다 제일 후배이기까지 한 상황이니까, 이번 작품에서는 천만배우의 자부심 같은 건 갖다 버려야지. 하지만 다음에는 다를 거야. 칸에서 내 연기를 인정받고 난 뒤에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감독이라고 해도 마구 물어뜯겠어. 그럼으로써 단 하나의 실패작조차 만들지 않을 거야. 믿고 보는 배우 이찬이 되기 위해서.’

*

<친절한 살인자>의 크랭크인은 이례적으로 빠르게 추진됐다.

이미 11월이 끝나가는 상황. 내년 5월로 예정된 칸에 맞추기 위해서는 후반작업의 시간이 한참은 부족했다.

그렇기에 박무열은 9월에 열리게 될 베니스 영화제에도 시선을 주고 있었다.

권위 면에서는 칸에 밀리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국제영화제, 베니스.

완벽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그때까지 후반작업을 연장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촬영을 지연할 필요는 없는 일.

최우선으로 목표해야 할 것은 칸이었다.

그런 감독의 고민 속에서 12월 1일로 첫 촬영일이 잡힌 날.

2004년 11월 29일, 이찬은 조연식과 함께 서울 국립중앙극장의 레드카펫 앞에 서 있었다.

[지금, 조연식 배우와 이찬 군이 함께 입장합니다. 작년 <오이디푸스>로 청룡의 남자가 된 조연식 배우는, 올해 남우주연상 시상자로 참석합니다. 한편으로 배우 이찬 군은 지금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고등형사>의 주연이자, 올해 청룡에서는 <684>의 주인공으로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의미심장하네요. 이 신구 두 배우는 박무열 감독의 기대작인 <친절한 살인자>에서 호흡을 맞출 예정이라고 합니다.]

장내 MC의 멘트를 건성으로 들으며, 이찬은 조연식의 손을 꼭 붙잡고 레드카펫 주변의 기자들에게 연신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구시렁대는 중이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작품 홍보도 좋지만, 쓸데없이 손까지 잡을 필요는 없잖아? 작중에서는 못 죽여서 안달이 난 사이인데. 그야 이수는 죽이고 싶어도 죽일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하여튼 그 회장님, 잔머리만 대단해가지고 말이야.’

그건 계진행의 아이디어였다.

남우주연상 시상자와 수상자 사이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어쨌든 최고의 흥행배우와 칸 수상작의 주연이 함께 입장한다면 큰 관심이 쏠릴 터.

그 장면을 각종 일간지 1면에 올림으로써 박무열의 차기작에 더욱 큰 기대감을 심겠다는 전략이었다.

그건 조연식에게도 썩 나쁜 제안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중년의 배우로서 팬층이 얕을 수밖에 없는 게 명품배우 조연식의 처지. 한번쯤은 잘나가는 청춘스타와 함께 입장해서 주목을 받아보고도 싶었던 것이다.

“야, 찬아. 조금만 더 낮춰라. 카메라에 내가 안 나오겠어.”

“예, 선배님. 물론 그래야죠.”

카리스마는 어디다 버리고 온 건지 아이처럼 웃는 모습에 후배 배우가 속으로 불평을 강화했음은, 그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가 모르는 불의의 피해자가 한 명 더 있었다.

‘올해는, 같이 입장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들보다 한 발 앞서 입장해 포토월 뒤로 향하던 명진아였다. 그녀는 레드카펫을 돌아보며 통한의 눈물을 삼키는 중이었다.

‘진짜 너무해. 커플로 출연한 <어사> 때는 혼자 입장하더니, 이젠 차기작 동료하고 입장하고······. 나도 찬이랑 손잡고 입장하고 싶은데. 더 나이 들면 그럴 수도 없을 텐데.’

레드카펫은 본 시상식 이상으로 시선이 집중되는 자리. 성인이 된 남녀 배우가 함께 입장하는 것은 부부가 아닌 바에야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아역으로 커플 연기를 펼친 경우라면, 그 이슈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이벤트성으로 다정하게 입장하기도 했다.

<어사>의 열기도 끝물이 된 2004년. 그렇기에 청룡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던 명진아는, 그 희망마저 좌절되자 무척 괴로워했다.

‘······하지만, 무대에선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커플이 될 수 있어. 오늘 개막공연, 정말 잘할 거야. 세상에서 제일 잘할 거야. 그래서 나중에 또 제안 받을 수 있게······.’

화제의 슬리퍼히트작 <꼬마신부>의 주인공, 명진아.

그리고 그 작품에 까메오로 출연해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로 충격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씬스틸러 이찬.

그 두 사람은, 25회 청룡상의 막을 열 주인공이었다.

“누나, 목 상태는 어때?”

“아주! 좋아!”

“그런 것 같네. 아무튼, 이걸 청룡에서 부를 줄은 몰랐는데.”

“그러니까! 더 많이 연습을 했어야 했는데.”

“전문 가수도 아닌데 뭘. 그냥 편하게 하자. 대충 대충.”

결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하며 올라선 무대.

명진아는 넘치는 마음을 담아 노래했다. 두 눈에 가득한 애정이 멀리 객석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달콤했다.

그 코앞에서 노래하는 이찬은, 소녀의 눈빛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을 관조하는 중이었다.

‘······인기스타상은 확실시되고, 여우주연상은 경합 중이라고 했지. 그렇지만 그쪽엔 관심도 없는 것 같네. 이 누나는 그냥 내 생각밖에 없어. 그 마음이 참······ 좋다. 무대, 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너무 바빠서 연습은 못했지만······.’

명진아는 몰랐지만, 그 개막공연은 주최측에서 제안한 일이 아니었다. 이찬이 세계적인 기대작의 일정으로 바쁜 것을 알기에 오히려 최초발안자는 심하게 타박을 당했다.

그런 일정을 자처한 소년은, 행복하고도 불안했다.

‘행복해지면 안 되는데. 어린 날의 풋사랑이야. 이 누나의 마음은 절대로 오래 가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렇게 되면, 멍청한 난 못 견딜지도 몰라. 그건 싫어. 아직은 무서워. 사랑을 어떻게 지키는 건지, 난 아직 모른단 말이야······.’

무대를 성공리에 마친 뒤에도 한동안 그 고민에 골몰하던 소년은, 남우주연상에 자신이 호명됐을 때 몹시 당황했다.

‘엇······ 이런. 수상소감 뭐라고 하지? 생각 하나도 안 했는데. 에이, 멍청해. 진아 누나 뭐라고 할 게 아니었네. 나부터가 그 누나 때문에 하나도 집중 못하고 있었는데······.’

대충 얼버무리듯 조연식에게서 트로피를 받아 내려온 이찬은, 평소의 조숙한 모습과 달리 몹시 당황한 태도로 인해 뭇 영화인들의 입가에 미소를 안겼다.

그렇지만 여우주연상까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을 때에는 다들 폭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저, 으아······ 정말 저예요? 제가, 진짜예요? 이거 몰카 아니에요? 으앙······.”

수상 가능성을 단 1%도 점치지 않고 있던 명진아는, 트로피를 손에 든 채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자기가 받은 꽃다발을 그대로 들고 올라온 이찬이 그녀에게 손수건을 건네줘야 했다.

“누나, 누나, 집중해야지. 최연소 여우주연상이야.”

“흑, 넌, 너도 못했으면서······! 너, 너도 다시 해!”

“아, 왜 날 끌어들여? 어? 저기, 아 좀······. 예, 끌려온 이찬입니다. 아까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팬클럽 ‘마이 찬’ 여러분 사랑합니다. 됐지? 누나 빨리 하고 내려와. 쪽팔려 진짜.”

“누, 누가 쪽팔리냐? 진짜, 흑, 나, 저도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엄마아빠, 보고 있죠? 할머니, 사랑해요!”

남녀 주연상을 모두 10대가 수상하고, 그 둘이 한 마이크 앞에서 수상소감을 하게 된,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시상식.

두 사람의 투샷은 익일의 모든 일간지를 뒤덮었다.

명진아가 소망했던 멋진 레드카펫 입장과는 모양새가 좀 달랐지만, 어쨌든 그 모든 기사들은 소녀의 손에 의해 스크랩되어, 방 곳곳에 장식되었다.

< 48장 - 배우 조연식 (2)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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