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장 - 선배 조혁수 (3.) >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예요?”
이찬의 뚱한 반문에, 강정후는 눈을 부라렸다.
“헛소리가 아냐, 이 자식아. 정말 은퇴할 생각인 것 같다.”
“독심술사세요? 그런 거면 돗자리를 까세요.”
“이 새끼가 진짜······. 야, 조혁수랑 나랑 같이 한 세월이 벌써 2년이 넘었다. 척하면 척이라고.”
“그래도 잘 이해가 안 되는데. 그렇게 열심히 하던 조 선배가 연기를 그만둬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강 선배면 모를까.”
“그러니까······ 후. 처음부터 설명할 테니까 잘 들어. 우선은 나 군대 가고 나서 대표이사직 맡아줄 사람에 대해서-”
“잠깐만. 강 선배 군대 가요?”
황당한 반문에 절로 짜증이 일었다.
“넌 도대체 아는 게 뭐냐? 내 나이 곧 서른이야.”
“그게 아니라, 외가가 잘나가잖아요? 그러면 이렇게 저렇게 면제받을 수 있지 않나?”
“······원래는 그랬지. 빌어먹을 스티븐 유 그 인간만 아니었다면. 그 인간이 사달 낸 뒤로는 연예인 병역에 전 국민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어. 안 갈 수 있어도 가야 된다는 말이야.”
“아, 그랬지. 그래서 가는 거구나. 난 또, 나 독립영화 시켜놓고 혼자서 상업영화판 다 먹으려고 한 건 줄 알았죠. 그게 아니라 선배 군대랑 비슷하게 핸디캡 주려고 한 거였구만? 뭐 그건 좋은데, 문제네요. 그럼 나도 군대 가야 되잖아. 그거 싫어서 돈 열심히 벌었던 건데.”
논점을 자꾸 흩뜨리는 후배를 노려보다가, 강정후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후······ 그거야 네가 알아서 해, 이 자식아. 어쨌든 난 회사 대표기도 하니까 이미지 때문에라도 가야 돼. 그래서 후임 대표로 조 선배를 언급했는데, 그거 보고 그 인간이 학을 떼더란 말이다. 자긴 결혼할 거라고, 그래서 한동안 활동 쉴 거라고. 거짓말인 게 뻔해서 블러핑 쳐봤더니 바로 걸려들더라. 그 뒤로 계속 추궁하니까 아련한 안타까움 같은 게 표정에 드러났던 거야. 종합해보면, 은퇴 준비가 확실해.”
“흠. 거기까지 들으니까 이해가 되네요. 진작 차근차근 설명을 하시지 그랬어요.”
거의 폭발하기 직전인 강정후를 보며 낄낄대다가, 곧 이찬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그 얘길 왜 나한테 하는 거예요?”
“왜는 왜냐? 내 설득이 안 통하니까 그러지.”
“그건 알죠. 강 선배 말발로는 될 일도 안 될 테니까.”
“이 개자식이 진짜 뒈지게 맞아봐야-”
“그러다 다쳐요. 내가 묻고 싶은 건 이거예요. 선배는 왜 조 선배를 잡고 싶은 건데요? 본인이 은퇴한다고 하면 그걸로 끝인 건데, 이렇게 대하기 불편한 날 굳이 붙잡고 부탁을 하는 이유가 뭐냐고요. 조 선배가 그렇게 좋아요?”
“······씨발.”
“혹시 게이?”
“그건 아니야.”
“그렇다면 진짜 친형처럼 생각하는 건가? 보기 좋네요.”
“너보고 품평하라고 한 적 없다. 아무튼, 어쩔 거냐?”
마침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이찬은, 농담으로 강정후를 괴롭히는 대신 손에 턱을 괴었다.
“일단 선결과제는 이유부터 파악하는 건데, 선배는 뭐 짐작 가는 거 있어요?”
“없어. 전혀. 그 선배는 연기 없인 살 수 없는 인간이야.”
“동의해요. 그렇다면 그 연기 자체가 문제가 됐겠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모르겠어요? 선배는 그래서 안 되는 거예요. 척하면 척은 무슨.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그 선배 생각을 하나도 모르고 있었잖아. 머리가 나쁜 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
“······그럼 설명해봐. 그 인간이 왜 그러는 건데?”
“그거야 직접 생각해보세요. Do it yourself, OK?”
“아, 이걸 그냥 확!”
마침내 폭발한 강정후가 이찬의 멱살을 붙들었지만, 체급 차이를 극복하고 들어 올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찬은 셔츠를 붙잡힌 채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이유를 안다고 해서 다 끝난 것도 아니에요. 문제는 이거죠. 과연 그를 잡아두는 게 옳은 일인가. 본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억지로 연기 계속하게 할 방법은 있어요. 하지만 그건 모두가 불행해지는 지름길이겠죠.”
“······그렇겠지. 그 의사를 바꾸는 게 최선의 방법이야.”
“맞아요. 일단 직접 만나봐야 되겠네요. 그 선배 지금 어디 있어요?”
“<몬스터> 기술시사 때문에 OGV에 가 있을 거다.”
“오케이. 만나보고 전화할게요. 선배는 천세영 누나하고 잘돼가요?”
뜬금없이 훅 들어오는 질문이지만, 강정후는 코웃음을 쳤다.
“하. 너야말로 명진아하고는 잘되고 있냐?”
“네. 비밀이지만요. 그런 거 괜찮을 것 같지 않아요? 우리처럼 조 선배도 연기자 동료하고 썸씽을 갖게 되면, 조금 다른 방향에서 동기가 되지 않을지······ 아냐. 원안대로 가자.”
중얼거리듯이 답하고 돌아선 이찬의 등을 한참 보다가, 강정후는 혼란스런 기분으로 중얼거렸다.
“잘되고 있다고? 그렇게 말한 거야? 정말로?”
*
<몬스터>의 두 주연인 임호준과 조혁수는, 작중에서 친형제인 ‘정수’와 ‘정한’ 배역을 맡았다.
정수는 한강에서 상점을 운영하다가 ‘몬스터’의 습격에 가족을 잃는 피해자.
그에 비해 가족과의 연을 끊고 검도 고수로 이름을 날리던 정한은, 그 비극을 인지하고 조카를 구출하러 나서는 히어로 역할이다.
하지만 둘의 복수혈전은 일반적인 히어로무비와는 달랐다.
초인적인 능력 하나 없이 거대한 몬스터와 싸워야 하는 상황인데, 재난을 만든 이들도 그 재난에 대처해야 할 이들도 그저 사태를 덮기에만 급급했던 까닭.
그렇기에 둘은 보균자로 몰리고 탈주자로 쫓겨야 했다.
그리고 긴 투쟁 끝의 엔딩 역시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마침내 몬스터의 약점을 찾아 처단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그로써 구하게 된 게 정수의 딸이 아닌 또 다른 피해자였다는 점에서.
그렇기에 초월적인 영웅담도 해피엔딩도 아닌 이야기.
한국인이 결코 좋아할 수 없는 헬조선 시나리오인데다, CG가 서사의 긴장감을 완성해줘야 하는 판타지이기에, 기획 단계에서부터 많은 우려 속에서 추진됐던 작품이다.
그러나 그 <몬스터>는 기술시사 끝에 제작진과 배우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고야, 최고! 제 감독, 이거 진짜 좋다. 야, 진짜 자연스럽더라. 괴물이 뛰어다니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가 않고, 칼싸움 하는 것도 되게 실감이 나서 막 등에 막 소름이 돋았다니까? 거기다가 이 내러티브가, 가족을 구하면서 다시 깨닫는 형제애가, 완전히 마음에 팍팍 꽂히네. 안 그러냐, 혁수야?”
임호준의 호들갑스런 찬사조차 당연한 분위기.
그 곁에 선 채로, 조혁수는 형제라는 명제를 생각했다.
‘작중의 두 형제는, 승리를 거뒀을 뿐 많은 걸 잃었다. 정수는 온 가족을, 정한은 자신의 오른팔을. 그리고 에필로그에서는 두 사람이 이후 서로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아감을 암시하고 있어. 제준원 감독님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그게 참 내게 잘 어울리는군. 강정후와 함께 이찬에 맞서 싸웠으나, 이제는 헤어져서 고요한 노점상으로 가야 하는.’
“야 혁수야. 왜 말이 없어? 너 너무 감동해서 그러는 거야?”
“아······ 예. 참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이대로만 가면 천만 관객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겠는데요. 제 감독님, 축하드립니다.”
“그래? 하하핫. 우리 혁수 삼촌이 그렇게 말해주니까 참 기분이 좋은데?”
“뭐야? 제 감독, 내 칭찬에는 기분이 별로 안 좋았어?”
“그야 선배는 아무 거나 다 좋다고 하시는 분이니까.”
“이 자식이. 내가 네 작품 다시 출연하나 봐라.”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과 잠시 더 어울려주다가 핸드폰을 켰을 때, 문자 하나가 눈에 띄었다.
「 찬 : 선배, 극장 주차장이에요. 」
용건도 기재하지 않고 달랑 보낸 버릇없는 문자 하나.
하지만 전날 겪은 일 때문에 의도가 빤히 읽혔다.
‘정후 그놈이 말을 전한 모양이지. 거참, 불편한걸.’
그렇지만 사유지도 아닌 곳에서 축객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조혁수는 매니저를 돌려보내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오빠! 여기예요. 뒤로 타세요.”
“오랜만이에요, 수진 씨. 김도철 씨도. 어, 유리도 있네?”
“안녕하세요, 혁수 삼촌.”
얘도 삼촌인가- 입맛을 다시며 뒷좌석에 오르자, 차량이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혁수로선 황당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뭐야? 말도 없이 어디로 가?”
“저랑 유리 스케줄 있거든요. 시사회 무대인사예요.”
“뭐? 그런 자리에 날 왜 데려가냐?”
“우리 영화 아직 못 봤잖아요? 자리 하나 드릴 테니까 감상 좀 하세요. 김도철 형, 마스크랑 모자 좀.”
같은 달에 개봉할 경쟁작의 주연인지라, 이렇게 납치당하듯 일반시사회에 참석하게 될 줄은 몰랐던 상황. 조혁수는 불편한 기분에 고개를 돌렸다.
이찬 뒷자리의 송유리가 기다렸다는 듯 말을 붙였다.
“삼촌! 삼촌네 영화는 잘 나왔어요?”
“······괜찮게 나온 것 같다. 아마 잘될 것 같아.”
“그래요? 다행이다.”
“너희 영화는? 유리 넌 이게 데뷔작인데, 감회가 새롭겠네.”
“네? 아, 네. 정말 많이 설레고 두근거리고 그래요.”
어쩐지 영혼이 없는 듯한 대답을 들으며, 조혁수는 오랜만에 픽 웃을 수 있었다.
“너도 확실히 이찬 과구나. 별로 감흥이 없겠어.”
“아닌데요? 저 완전 신났는데요?”
“알았다. 그런 걸로 하자.”
“······근데 왜 그렇게 생각해요? 찬이 오빠는 데뷔작 상영할 때 별로 안 신났어요?”
“그렇지. 대중에게 자기 영화를 보여준다는 기쁨보다는, 그냥 이제 한 단계 끝냈구나 하는 느낌이었어. 그리고 경쟁의식 같은 것도 보였는데······ 그때 아마 강정후랑 내기를 했었지?”
이찬은 창밖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내기라기보단 일종의 유예였죠. 이기거나 지거나 별로 상관이 없는.”
“그래? 이기고 싶어서 안달 난 것 같았는데?”
“흠. 뭐 지는 것보단 이기는 게 낫다 싶었죠.”
“하하, 그놈의 승부욕. 독립영화 찍으면서 그것 좀 버렸냐?”
“별로요. 기왕이면 이기는 게 좋아요. 누가 됐든, 언제가 됐든. 기어코 다 이기고 최고의 배우가 될 겁니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배우로 인정받은 이찬이지만, 그 경력은 아직 길지 않다.
안정록, 조연식, 임호준 같은 배우에 비하면 여전히 풋내기.
그러니 그 앞길에 극복해야 할 산은 많고도 많았다.
‘그렇지만······ 이 녀석은 결국 최고가 되겠지. 그럴 만한 재능을 갖고 있으니. 그에 비해 나는, 범상한 재능을 가진 임호준 선배조차 능가하지 못한 채로, 이렇게 끝나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면 좀 처연해지는 기분이었다. 조혁수는 고개를 흔들어 승부욕의 잔재를 털어내려 애썼다.
그리고 강남 월계 시네마에 도착해 모자와 마스크를 썼다.
“이렇게 된 거, 기대하면서 보마. 좋은 영화 만들었길 기대한다.”
“많이 기대하세요. 뭘 상상하든 그 이상이겠지만.”
이찬의 대답이 그저 치기라고 생각하며 들어선 스크린.
조혁수는 칸의 주인공이 만든 두 번째 독립영화 <아저씨>를 기대하며 분분이 들어온 팬들 틈에 섞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금세 충격에 눈꺼풀을 떨었다.
[왜 이렇게 잘해줘요? 아저씨는 내가 좋아요?]
[내가 뭘? 난······ 너 같은 애 싫다. 더는 오지 마라.]
[그래요? 난 아저씨 좋은데. 자주 오고 싶은데.]
부잣집 딸을 구현한 송유리의 연기는 완벽했다. 조혁수의 눈에, 그녀는 마주보고 연기하고 있는 이찬과 동급이었다.
그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찬 저 꼬맹이조차 데뷔작에서는 저렇게 연기하지 못했어! 일반대중에게야 비슷한 수준으로 보이겠지만······ 나한테는 다르다. 저 연기는······ 저건, 극도로 성장한 현재의 이찬에게도 비길 법한 수준이야. 송유리 저 녀석은 대체······ 뭐지······?’
충격과 혼란 속에서 러닝타임을 보내고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왔을 때, 차 안에 있는 건 이찬뿐이었다.
“뭐야? 다른 애들은 어디 갔냐?”
“직원 휴게실에서 쉬다 오라고 했어요. 지금쯤 처음 나온 이찬 피규어 구경하면서 떠들고 있겠죠.”
“······왜? 집에 가서 쉴 것이지.”
“선배한테 할 말이 있어서요. 알잖아요? 많은 사람이 알 필요는 없는 얘기라는 거.”
이찬의 눈은 고요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선배. 난 선배 이해해요. 내 얘기가 무슨 뜻인지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방금 우리 영화 봤으니까. 송유리는 나하고도 달라요. 완벽에 가까웠던 나하고도 다르게, 그냥 완벽해요.”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냐?”
“설명하자면 길어요. 유리는······ 진짜 이름처럼 유리 같거든요. 말하자면 나랑 진아 누나랑 섞은 느낌? 남의 감정이나 훔쳐야 했던 나하고 다르게, 쟤는 처음부터 자기 마음으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곧 날 뛰어넘을 거예요. 그렇죠?”
“재능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겠지.”
“그래서 알아요. 선배가 지금 무슨 기분인지. 어떤 부담감 속에서 연기하고 있는 건지. 근데요 선배, 난 선배처럼 은퇴 같은 건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꼬맹이가 날 능가하면? 그때는 언더독이 돼서 물어뜯어야죠. 무슨 수를 써서든 그 이상이 돼야죠. 그래서 어떻게든 최고의 배우가 될 겁니다.”
거짓 한 점 없이 드러내는 진심의 얼굴.
그 이찬을 보며, 조혁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냐? 너한테도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여기까지 오는 길도 쉽지는 않았잖냐. 처음부터 지켜봐서 알아. 넌, 이미 많이 왔다. 그 빛나는 재능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더 열심히 연기하면서, 참 먼 길을 온 거야.”
“그 먼 길, 그냥 과정일 뿐입니다. 저한테는 목적지가 있어요. 피를 토하고 몸을 찢어서라도 만들어야만 하는 작품이 있어요. 그래서 과정 하나하나까지도 중요합니다. <아저씨>는 그 첫걸음이에요. 내가 수동적인 소년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능동적인 어른으로 탈바꿈하는. 그래서 죽을힘을 다해서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꿈에 조금쯤 다가갈 수 있었죠.”
“······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네 목적지란 게 어딘데?”
“그건 비밀. 음······ 이거 나도 들은 대사긴 한데, 전해줄게요. 좀 어른이면 알아서 하면 안 돼요? 선배 목적지는 어디예요? 만들고 싶은 영화가 있었을 거 아냐? 이렇게 중도에서 낙오하는 날을 꿈꿨던 건 아닐 거 아녜요?”
자신보다 한참 더 빠르게 성장하는 제자를 향해서도 승부욕을 잃을 줄 모르는 소년의 말이, 조혁수의 내면에서 아주 오랜만에 멀고도 순수한 마음을 끌어냈다.
그는 입을 꾹 닫은 채로 생각했다.
막연하게만 바라고 또 바랐던 어린 날의 꿈에 대해서.
그리고 며칠이 지나 의 개봉일이 도래했을 때.
조혁수의 인터뷰가 한반도 전역을 달궜다.
[이번 영화 홍보를 마치면, 미국에 가려 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배우를 꿈꿨던 계기는 헐리웃 히어로무비였습니다. 지금이야 한국영화가 충분히 그 수준을 따라잡아 <몬스터> 같은 역작도 찍을 수 있게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시절에 꿈꿨던 제 모습이 그립거든요. 그리고 또······ 곧 입대할 정후한테나 독립영화 열심히 찍고 있는 이찬한테나, 선배로서 뭔가 남겨주고 싶은 기분입니다. 헐리웃으로 가는 디딤돌을 놔주겠습니다. 그 녀석들이 따라올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하하.]
“왜 그쪽인 건데!”
각자 방송을 보던 강정후와 이찬이, 거의 동시에 외쳤다.
< 64장 - 선배 조혁수 (3.)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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