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훔치는 연기자-242화 (242/250)

< 87장 - 별빛 유호진 (2) >

<떠돌이의 죽음> 초연을 찾은 지인은 정용태만이 아니었다.

그중에는 별빛 출신의 입지전적인 스타 임희재도 있었고, 이찬을 처음으로 그 극단에 소개한 경찰 이영찬도 있었고, 대학로의 새로운 후원자 중 한 명인 사업가 김정구도 있었다.

“아유, 유호진 씨. 반갑습니다. 오늘 공연 참 잘 봤어요.”

“영광입니다, 김 사장님.”

“참 보기 좋네요. 금요일인데도 꽉 찬 객석이랑, 다들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들이랑, 너무 보기 좋아요. 예전에는 이런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었는데 말이죠. 왜, IMF 때 말이에요. 제가 음향장비 쪽에서 일했었는데, 그때는 극장 발주가 점점 줄어드는 게 확 체감이 됐어요.”

“아······ 그땐 다들 힘들었죠. 객석이 거의 텅 비어 있어서 새 연극 올리는 것도 쉽지가 않았으니, 문 닫는 극장에서 설비 회수하는 일이 더 많으셨겠네요.”

그런 시절에 극단 별빛을 기사회생시켰던 건 두 사람.

이군영의 아래로 들어가면서까지 지원금을 마련해줬던 안정록과, 어린 나이에도 티켓파워를 자랑했던 이찬이었다.

그리고 김정구 역시 이찬에게 고마움이 큰 인물이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참 달라졌죠. 오면서 보니까 여기만이 아니던데요? 서울 젊은 친구들은 전부 다 대학로로 데이트 오는 건지, 줄을 안 선 극장이 안 보이더라고요. 그게 다 이찬 덕분이지 않나 싶더라고요.”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연극 하면서 팬클럽도 만들어졌던 녀석이 워낙 활약을 했으니까요. 공연문화도 그렇지만 사장님께서도 그 녀석 덕을 좀 보셨겠는데요?”

“하하, 그렇죠 그렇죠. 회사 잘리고 일 찾다가 피규어 쪽으로 풀리게 됐던 건데, 그게 이찬 덕분에 완전히 잘돼버렸으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문화산업에 후원까지 하게 됐네요.”

월계 시네마에 납품을 시작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게 된 키덜트 문화의 선구자, 정구산업 사장 김정구.

그렇지만 우여곡절 많은 인생 때문인지 태도는 겸손하다.

유호진의 마음속에서 그에 대한 평가가 몇 단계 상향됐다.

“여러모로 신경 써주신 덕분에 좋은 공연들을 많이 올릴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찾아주세요. 맞은편 극단 개천에서 곧 코믹한 희극을 올릴 예정인데, 사모님이랑 자제분들도 같이 보시기 좋을 겁니다.”

“예, 기대되네요. 그러면 그때 또 뵙겠습니다. 공사가 다망하신 분인데 제가 너무 오래 붙잡았네요.”

이후 옛 극단원인 임희재가 예약한 식당을 찾은 유호진은, 흥겹게 웃으며 이영찬을 소개했다.

“이 친구는 처음 보지? 네 선배다. 뭐 지금은 경찰이지만. 영찬이 너 지금 뭐더라? 경장이랬나?”

“아유, 넘어간 지가 언젠데요. 경삽니다, 경사.”

“그래? 경사 났네. 아무튼 얘가 참 훌륭한 녀석이지. 이찬 걔가 처음으로 우리 극단 왔던 게 영찬이 소개였단 말이야.”

“그런 거였어요? 선배님- 경사님이 큰일을 해주셨네요!”

“아유, 뭘요. 헤헤. 희재 씨 팬입니다. 같이 식사하게 돼서 진짜 행복하네요. 이따가 싸인 한 장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찬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건, 화기애애한 대화가 식사로 이어진 직후였다.

“아 뭐야, 찬이네? 야, 잠깐 전화 좀 받을게. 어, 찬아! 나 지금 희재랑 영찬이랑 있다.”

[영찬이? 설마 이영찬 순경님이요?]

“이 자식은, 언제 적 얘길. 순경이 아니라 경사라더라. 너랑 이름도 비슷한데 연락 좀 하고 지낼 것이지는.”

[소개만 받았을 뿐이지 일면식도 없는 사입니다. 그리고 희재 누나 전화 꺼져 있어서 연락한 거예요. 좀 바꿔주세요.]

이 자식이 어른을 연락책으로 쓰기는- 구시렁거리며 폰을 건네주자, 임희재가 호들갑을 떨며 받아들었다.

“찬아 찬아! 야 야, 방금 <떠돌이의 죽음> 보고 나왔거든? 근데 오랜만에 보니까 되게 재밌더라. 옛날 생각도 막 나고. 신인 친구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진짜 대단들 해. 우리 때보다 한참은 더 수준 올라간 느낌이야. <선비> 폭풍이 만들어낸 한국 연기의 르네상스랄까! 너도 다음에 한번 보러 와. 진아랑 둘이 보면 좋지 않겠어?”

[······따발총처럼 말하지 좀 마요. 핸드폰은 꺼놨어요?]

핸드백을 내려다본 뒤에야 임희재가 까르르 웃었다.

“꺼졌네? 하늘로 솟은 건 아니고, 땅으로 꺼졌네?”

[농담 그만하고. 오늘 최 선배랑 호텔에서 같이 나왔어요?]

“응? 뭐야, 그걸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긴, 인터넷이 난린데. 어쩌려고 그래 진짜? 조심했어야죠. 요즘은 카메라 안 달린 폰이 없어서 사진 쉽게 찍힌단 말이야. 빨리 들어와서 대책 마련해요.]

“아니, 그냥 호텔에서 우연히 만나서 커피 한 잔 한 건데?”

[응? 최 선배가 누나 어깨에 손 얹고 있던데?]

“그냥 먼지 떼어준 건데?”

수화기 너머에서 긴 한숨이 퍼졌다.

[후······ 세상은 난리가 났는데 혼자 이러고 있으니. 멍청한 소리 말고 빨리 들어와요. 차기작에 문제 생기기만 해봐요.]

“으······ 알았어······.”

이후 임희재가 울상으로 자리를 벗어나고, 남은 두 남자가 멍하니 서로를 바라봤다.

“분위기가 심각한 것 같지?”

“그러네요. 찬이 걔가 선배를 쥐 잡듯이 잡는 듯?”

“잘 해결될지 모르겠다. 호텔이라 그러면 덮기 힘들 텐데.”

“하하. 이찬이 있는데 무슨 걱정입니까? 잘될 거예요.”

*

하늘기획의 청춘스타인 임희재와 최정하의 호텔 스캔들은, 결과적으로는 싱겁게 해소됐다.

두 사람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직접 나온 이찬 덕분에.

“들으셨다시피, 두 분은 친한 동료 사이일 뿐입니다. CF 미팅이 공교롭게 같은 장소에서 진행돼 우연히 마주치신 거예요. 제가 장담합니다. 두 분은 사귀는 사이가 아니에요.”

이미 호텔에서 함께 나오는 사진이 이슈가 된 상황.

과거 <어사>에서 애잔한 악역 커플로 활약했던 인연까지 있는지라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던 분위기가, 이찬이 나서자 우스울 정도로 빠르게 뒤집혔다.

이찬이 거짓말을 할 리 없으니 두 사람을 믿겠다는 쪽으로.

이미 국민영웅의 반열인 소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추진하고 투자한 <선비>야말로 드라마나 K팝을 뛰어넘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최강의 한류.

그런 인물이 하는 말에는, 나이와 무관하게 거대한 무게감이 실리는 게 당연했다.

물론 그 변화가 두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진 못했다.

“정말 형편없는 실수였어요. 연예계가 나만 당당하다고 문제가 없어지는 곳입니까? 왜들 그렇게 경솔하신 거예요?”

“으······ 미안하다.”

“미안해, 찬아. 다시는 안 그럴게. 조심할게.”

연기와 달리 일상생활에선 영 맹탕인 배우들을 잡도리하며, 이찬의 마음 역시 무거웠다.

‘답답한 사람들 같으니. 아직까지도 희재 누나만 보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최정하 선배도 문제고, 그걸 전혀 모르는 희재 누나도 문제야. 빨리 사귀게 만들든지 해야지 원.’

최정하의 일편단심은 이미 <어사> 때부터 느끼고 있던 것.

그렇지만 천호동의 카사노바를 자부하던 그 청춘스타는 사실 숙맥 중의 숙맥이었고, 임희재는 타인의 감정에 심각하게 무관심했다.

미세표현을 통해 감정을 알아보는 이찬에겐 답답한 노릇이었다.

“최 선배는 그만 가보시고, 희재 누나는 나 좀 보죠.”

“앗, 땡큐 땡큐.”

“헤헤······ 찬아, 나도 그만 가보면 안 될까?”

“<떠돌이의 죽음> 보러 갈 건데, 같이 가죠.”

“응? 야, 난 그거 어제 봤는데?”

“극단 동기로서 좀 협조해주시죠? 아니면 더 혼나실래요?”

“아······ 협조해야지······.”

이후 직접 차를 몰아 대학로로 향하며, 이찬은 물었다.

“누나는 지금도 연기여신이 되고 싶은 거죠?”

“헤헤. 이젠 뭐 연기여신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아직 멀었어요. 진아 누나 정도는 돼야지.”

“에이, 치사하게 여친 자랑하기야?”

“그런 얘기가 아니라······ 연기밖에 안 보고 사는 게 신기해서 그래요. 벌써 서른 넘었잖아? 결혼 생각은 없어요?”

“전혀. 난 연기랑 결혼했어.”

“아, 유부녀시다? 참 대단하십니다.”

우습다는 듯이 맞받았지만,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지. 나한테 뭐 하나 가르칠 시간도 아까워서 햄릿 장면 하나 툭 던져주고 자기 연습에 매진하던 누나였으니까. 그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참 신기해.’

비단 임희재만을 보며 떠올린 생각은 아니었다.

매번 온 정신을 집중해 죽기살기로 연기하는 남태형도, 식사할 때조차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는 조혁수도, 이찬에게는 사실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

그저 과정으로써 연기를 마주해온 소년에게 그들은 자세히 볼수록 낯선 인간들이었다.

그들만이 아니다. 2012년의 하늘기획에는 이찬에게서 뭐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달려드는 배우들이 넘쳐났다.

극단 별빛의 신인 배우들 역시 제2의 이찬, 혹은 타도 이찬을 꿈꾸며 밤잠을 설쳐가며 무대를 준비한다고 했다.

‘연기가 재밌는 건 사실이야. 알면 알수록 점점 더 많은 게 보이는 복잡한 길이라서, 아직까지도 내 마음대로 직선을 끄집어내기 힘들 정도니까. 스포츠 쪽으로 진출했다면 이런 도전의 기쁨은 못 누렸겠지. 그쪽은 어떤 종목이 됐든 순식간에 GOAT(Greatest Of All Time)가 될 수 있을 테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자길 좋아하는 남자가 곁에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로 연기에만 푹 빠져서 살아가는 건 너무 우습잖아?’

그런 생각을 하던 무렵, 임희재가 뜬금없이 웃었다.

“······왜 웃어요? 뭐 웃긴 거 봤어요?”

“아니, 옛날 생각이 나서. 그때 모사하는 거 보여준다고 네가 나 따라했었잖아? 갑자기 그게 떠오르네. 그땐 네가 모는 차 타고 이렇게 극장 가는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왜 몰랐어요? 내가 스타 되면 옛날 인연들 다 내팽개칠 줄 아셨나?”

“아니지. 그게 아니라 내가 훨씬 더 스타가 될 거였거든.”

“아, 그러십니까.”

“그렇지. 하지만 천외천이로구나! 이제는 타도 이찬은 무리고, 인간계 최강을 노리겠다.”

“아까는 연기여신이라더니.”

“여신은 못 되더라도 여왕은 될 것이니라.”

이후 두 사람은 얼굴을 가리고 극장에 숨어들었다. 그리고 스탭용 좌석에서 <떠돌이의 죽음>을 관람했다.

초연을 이미 봤던 임희재는 그러나 딴청을 피우지 않았다.

이찬에겐 참 신기하게도, 막이 올라가 있을 때면 그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무대 위에만 시선을 고정했다.

“······누나는 참 연기를 좋아하네요. 왜 그런 거예요?”

“왜 그러냐고? 희한한 질문이네. 야, 넌 연기 싫어하냐?”

“그런 건 아닌데, 난 평생 할 생각 없거든요.”

“잉? 그게 뭔 소리야? 너 설마 박수칠 때 떠나자, 이러면서 갑자기 은퇴선언 하고 그럴 거야? 그러면 안 된다, 아들. 연기의 신께서 노하실 거야.”

“뭐래. 내가 연기의 신이 될 겁니다. 이제 거의 다 왔어요. 그러고 나면 인간계에 관여하기 민망하다는 거죠.”

“와······ 너 쩐다 진짜. 대단한 자신감이야. 하긴, 그때 안정록 선배님도 그러셨지. 전무후무한 연기의 신이라고······.”

이후 커튼콜까지 마친 뒤에, 이찬이 재차 물었다.

“연기가 좋은 이유, 뭐예요?”

“뭐긴 뭐야? 감동했으니까 그러지. 좋은 작품을 보면 행복하잖아? 나도 그렇게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거야. 언제부턴가 그게 삶의 이유가 됐어······ 근데 뭐야 진짜? 왜 그런 걸 물어봐? 너는 아니야? 그럼 왜 연기를 하는 건데?”

“그냥, 내가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분이 계셨거든요.”

“······그게 다야? 영화나 드라마 보고 행복해졌던 적 없어?”

“음······ 없는 것 같아요.”

“되게 웃긴 애네? 야, 네가 찍은 영화 보면서 울고 웃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정작 장본인은 그런 거 모른다고 하냐? 되게 희한하네. 엄마는 슬프단다, 우리 아들.”

“아 뭐래. 자기 좋아하는 남자 마음도 모르는 주제에.”

“응? 그게 뭔 소리야? 야, 어디 가?”

이찬은 그 길로 극장을 나서 떠나버렸다.

멍하니 홀로 남겨진 임희재는, 이후 이찬맘 정신을 발휘해 극단장 유호진을 찾아가 그날의 대화를 조목조목 토로했다.

그 뒤에 단장으로부터 듣게 되었던 것이다.

“흠······ 벌써 거기까지 간 모양이구만. 빠르다, 빨라.”

“뭔데요? 뭐가 빠르다는 건데요?”

“뭐긴 뭐야, 얘기 다 해놓고서는. 연기의 신 말이다. 헤아릴 수 없는 재능에 뚜렷한 목적의식까지 보태진 이찬이란 천재가, 이제는 정말 신의 경지를 앞뒀다는 거야. 그게 달성되면 걔가 연기에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목표가 이뤄졌으니 의욕을 잃고 모든 걸 내려놓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뒷골이 얼얼해지는 충격발언이었다.

임희재는 이를 딱딱 부딪치며 생각했다.

‘그야······ 목표가 없는 일이란 건, 재미가 없지. 찬이한텐 그게 상상 이상으로 따분할지도 몰라. 누구보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해 그 어떤 장애물도 겪지 못할 테니까. 이제는 한국어 영화로 한 해 최고의 매출실적까지 낸 애한테 더 어떤 과제가 있겠어? 조혁수 선배도 강정후 선배도 이찬의 한 수 아래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대체 누가 그 꼬마한테 연기를 계속할 의욕을 안겨줄 수 있겠어?’

“선배님 유언에 그런 게 있었어. 이찬 걔가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그게 완성된 연기에 이르는 순간 최고의 작품이 등장하겠지만, 그 이후로는 마음이 고갈되고 말 거라고. 서른 줄 들어선 나이였다면 제자라도 키우면서 안빈낙도를 할 수 있겠지만 걔는 그것도 아니잖냐. 그 제자조차도 무섭도록 빠르게 자라나는 천재고.”

“유리요? 유리도 진짜 그렇게 천재예요?”

“같이 찍고도 모르냐? 이건 심리학자 선배님의 단언이야.”

심리학자 안정록의 단언은 이제껏 틀린 적이 없었다.

임희재는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면 안 돼요. 찬이 없으면 안 돼요. 저는 찬이 없으면, 너무 외로울 것 같은데······.”

“그럼 열심히 해서 잡아보든가. 노력하면 혹시 아냐? 네가 찬이 라이벌이 될 수 있을지.”

“아, 그건 무리. 불가능해요.”

“······어른 됐네, 임희재. 바로 인정할 줄도 알고.”

칭찬 같지 않은 칭찬을 흘려들으며, 임희재는 생각했다.

‘정말 안 되는 걸까? 그래도 강정후 선배라면······ 미국에서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핵심 빌런이 돼서 놀란 감독을 놀라게 했다는 그 선배라면, 의욕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개봉 예정일은 7월.

그때쯤이면 <선비> 3부 촬영이 한창일 무렵이었다.

‘한번 만나봐야겠어. 예전부터 그 선배는 찬이 속 들볶는 데 선수였단 말이지. 뭔가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라.’

이찬맘이 아들의 미래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87장 - 별빛 유호진 (2) > 끝

ⓒ 비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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