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24화 (24/201)

〈 24화 〉 대가리 두 개 끼리 싸워야 하지 않겠어?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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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대가리 두 개 끼리 싸워야 하지 않겠어?

인간을 먹을 욕심에 오우거의 발이 점점 빨라졌다.

"카온 도련님! 시간이 없습니다!"

"놔라! 놔! 도망칠 수 없다! 차라리 싸우다 죽겠다!"

"그렇다는데?"

"카온 도련님!"

아키의 외침을 뒤로하고 카시오스를 바라봤다.

"카시오스. 오우거는 보통 기사 둘이나 셋이서 잡아."

"기준이 저희입니까? 아니면 저들입니까?"

"저것들."

"충!"

"좋아. 리아와 카시오스는 오우거 사냥을 시작한다!"

""충!""

리아가 새하얀 오러가 씐 검을 들고 뛰어가자

카시오스가 뒤따랐다.

"오러의 색.. 익스퍼트 라니.."

단장의 놀람과

"그래! 저 놈이었어! 잠깐! 그럼 왜!

왜 처음부터 힘을 쓰지 않고 오크들을 상대한 것이야!?"

여전히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호리페.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는 병신이 어디 있습니까?"

"뭐?!"

"하.. 아키 단장님. 두 병신이나 지키고 있으세요."

고리의 속도를 점점 올리자

검에 검붉은 마력이 깃들었고

바로 오우거들을 향해 뛰어갔다.

"카시오스! 모가지부터 따려고 하지 마!

키가 두 배가 넘어 새끼야!"

"리아 대장은 뛰어서 바로 멱을 땄습니다!"

뛰어가던 속도 그대로 뛰어올라 새하얀 검으로

오우거의 목을 날려버린 리아.

"그건 리아라서 그런 거야!

그러다 너 뒈진다고!"

인간을 먹을 생각으로 앞만 보고 오던

오우거 한 마리의 목이 날아가 버렸다.

카시오스가 상대하고 있는 오우거를 제외한

다른 세 마리 오우거가 리아에게 달려들었다.

"리아 도와줄까?"

"제 것입니다!"

"크크크"

잠시 상황 판단을 하던 트윈 헤드 오우거가

카시오스 쪽으로 달려가자,

이번에는 카시오스에게 물었다.

"카시오스. 오우거 대장 간다! 도와줄까?"

"네!"

"크크 그래 자기 실력을 아는 것도 실력이지!"

카시오스 곁으로 재빨리 달려가

트윈 헤드 오우거 앞에 섰다.

"네 상대는 나다 새끼야!

같은 대가리 두 개 끼리 싸워야 하지 않겠어?"

부웅! 쾅!

트윈 헤드 오우거의 주먹을 피하자

주먹은 그대로 땅을 내리찍었다.

"카시오스 잘 봐! 오우거 사냥 법이야!"

"빨리 알려 주십시오!

리아 대장은 벌써 두 마리나 잡았습니다!"

"그건 리아라서 그런 거라니까!

주먹이 크고 단단해서 손목을 날리는 것은 힘들어!"

부웅!

주먹을 피해 오우거의 뒤로 이동했다.

"또 생긴 것과 다르게 빠르거든?"

"요점만!"

"엇쭈! 반말?"

"요!"

부웅!

뒤돌아 주먹을 다시 휘두른 트윈 헤드 오우거 뒤로

다시 이동했다.

"이렇게 뒤로 이동해서!"

슥!

"크아아아아아"

"무릎 뒤를 베면 이렇게 지랄을 해!"

붕! 부웅! 붕!

주먹질이 거세지자 한발 뒤로 물러났다가

잠시 멈춘 순간 다시 오우거의 뒤로 뛰어들었다.

"지랄이 잠시 멈추면 다시 무릎 뒤를 베!"

"끄아아아 크아아아!"

"이렇게 말입니까?!"

"그래! 잘하네!

그럼 그 새끼가 무릎을 꿇을 때 까지 계속해!"

"충!"

붕! 부우웅!

악에 찬 트윈 헤드 오우거의 주먹을 피하며

리아와 카시오스를 살폈다.

"리아는 한 마리 남았고.. 카시오스도"

부웅!

"곧 무릎을 꿇릴 것 같고.."

힐끔 호리페 형님 쪽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

호리페와 아이젝,

아키 단장은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소드 익스퍼트에 오른

이름 모를 기사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검술 하니만큼은 재능 없다 여겼던 카온이

오러에 색을 띤 것도 모자라,

오우거 아니, 오우거의 상위 종이라 불리는

트윈 헤드 오우거를 상대하고 있는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힘겹게 상대했다면 이해하지 못할 선에서 넘어갔겠지만

가지고 노는 것으로는 부족해

자신의 기사에게 사냥법이라며 교육하는 모습은

놀람을 넘어 경악하게 했다.

"아니야.. 저건.. 말이 안 돼.. 아니야.. 절대 그럴 수 없어.."

"형님.."

자신도 겁에 질려 오줌까지 지린 상태지만,

주저앉아 중얼거리는 형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아키 단장님..

저 검은 갑옷을 입은 자들의 검술이 뭔지 아십니까?"

"모릅니다. 아이젝 도련님..

모르나.. 저건 검술이라 말하기 힘듭니다..

어떤 형식도 검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들은 단지 죽이기 위해 휘두를 뿐인 것 같습니다.."

벌떡 일어선 호리페.

"내가 가야 해! 내가 저 오우거를 죽여야 해!

카온! 목숨은 내가 끊겠다!

오우거를 죽이고 트윈 헤드 오우거의 손과 발을 잘라라!"

"그만하시지요. 도련님. 추합니다."

"뭐라!? 감히 라이거 백작가의 후계자인 나에게 뭐라?!

추하다 하였으냐 아키 단장!"

"뒤를 보시지요.

지켜 쓰러진 제 1 기사단을 지키며 남은 오크 들을

처리한 것도 저 검은 갑옷을 입은 자들이며..

우리가 버리려 했던 마을과 주민들을 지킨 것도

카온 도련님과 저들입니다."

"아니다! 아니야! 모든 것이 내 것이다!"

"진짜 후계자고 되고 싶으면!

더이상 추해지지 마십시오!"

"시끄럽다!

이 시간부로 아키 단장을 2군 부사령관에서 해임한다!"

"형님!"

"너도 마찬가지다! 뭐가 검의 천재더냐! 다 필요 없다!

제 2 기사단과 같이 왔어야 했다!

그럼 이런 꼴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순간 아키 단장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가 돌아왔다.

심각한 이들과 달리 난장판이던 곳은 점점 안정되어갔다.

"비켜 새끼야!

꾸물거리지 말고 그냥 엎드려 있어! 방해돼!"

칠흑 기사단 2조 장인 아담의 외침에

일어서려고 했던 라이거 가문의 제 1 기사단 소속

기사 하나가 바짝 엎드렸다.

"야이 씨! 어떻게 오크가 아니라 기사들이 방해해?!

야! 방해하지 말고 다들 성벽에 붙어 새끼들아!"

체력이 다한 기사들이 온 힘을 다해

성벽으로 기어가는 모습을 보며 아담이 다시 소리쳤다.

"몇 마리 남았냐?!"

"오십여 마리 남았습니다!"

"엥? 끝났네? 이봐! 비실이들!

몇 마리 남았는지 우리 애들에게 알려줘!"

"네? 네!"

점점 오크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10 마리에서 7 마리 마침 5 마리가 되자

성벽에 붙어있던 기사 하나가 외쳤다.

"다섯 마리!"

"그만!"

"조장! 얘네들..

죽이기 힘들 만큼 겁에 질려있습니다!"

"뭔 개소리야.

죽이기 위해 왔으면..

지들도 죽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지. 쯧.

죽여."

칠흑 기사 다섯이 달려들어

오크의 목을 단숨에 베는 것을 본 아담은

품에서 뿔 나팔을 꺼내 입에 가져갔다.

뿌우우우우~ 뿌우우우우

커다란 나팔 소리를 들으며

숨은 헐떡이지만 지치지 않은 칠흑 기사단을 본

라이거 가문의 제 1 기사단은 고개를 숙였다.

패배감에 고개를 숙인 기사들이 있는 반면,

성벽 위에 있던 상주 병사들 사이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카온 도련님 만세!"

"칠흑 기사단 만세!"

"이런 씨! 젠장! 살았어! 살았다고!"

"그래 시발! 살았다 새끼야!"

"아직! 아직이야! 오우거 오우거가 남았어!"

터져 나오던 환호가 뚝 끊기고 다시 침묵이 흘렀다.

그들의 눈에는 아담의 뿔 나팔 소리와 함께

오우거와 트윈 헤드 오우거가 쓰러졌다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

뿌우우우우~ 뿌우우우우

카시오스를 상대하던 오우거가 무릎을 꿇는 순간

뿔 나팔 소리가 들렸다.

부웅!

"크아아아"

트윈 헤드 오우거의 주먹을 피하며 카시오스에게 물었다.

"카시오스. 저건 무슨 뜻이야?"

"꿇렸다! 더럽게 귀찮네!"

"무슨 뜻이냐고!"

"아! 저쪽은 끝났나 봅니다. 종료를 알리는 소리입니다."

"그래? 그럼 우리도 끝내자. 배고파."

"꿇린 다음은 뭐 없습니까?"

"뭐가 있겠냐?

움직이지 못하고 심장도 가까이 왔는데 그냥 찔러!"

"충!"

부우웅!

주먹을 피하자 다른 한 마리도 처리한 리아가 뛰어 왔다.

"주군!"

"리아! 고생했어. 잠시 쉬고 있어."

"충!"

리아와 카시오스의 수련을 위해

잠시 발목을 잡고 있던 일도 끝났다.

휘두르는 주먹을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검붉은 빛이 일렁이는 검으로 잘라 버렸다.

"크아아아아!"

몬스터의 비명 따위는 상관할 바 아니다.

오른팔을 날려버린 검으로

바로 왼팔마저 자르고 휘두른 속도 그대로

땅을 짚고 서 있던 양다리를 같이 날려 버렸다.

"크아아아아 크으윽 캬아아아"

쿵!

뒤로 넘어진 트윈 헤드 오우거 위로 뛰어올라

머리 하나를 검으로 찍은 뒤 다른 하나도 베어버렸다.

"크아아...끄.."

재빨리 심장이 있는 가슴을 조금 베어내고

손을 집어넣어 점점 멈춰가는 심장을 꺼내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휴.. 조금만 늦었어도 멈췄겠네.."

"주군! 금방 아공간에 넣은 게 저놈의 심장입니까?"

"응. 일단 뿔 나팔부터 불어. 기다리겠다."

"아! 네!"

뿌우우우우~ 뿌우우우우

"가자. 이것저것 처리할 게 많아."

""네!""

리아와 카시오스가 대답하며 뒤를 따랐다.

"그나저나 왜 심장을 아공간에 넣은 겁니까?"

"트윈 헤드 오우거의 심장과 약재료 몇 개를 섞어

약으로 만들면, 구하고 싶어도 구하기 힘든

최상급의 약이 돼.

여성들은 피부나 머릿결이 좋아지고 체력을 올려주고

남성들은 정력에 좋아.

또 몸을 단련하는 기사들은

신체 강화와 오러 운용 도움이 되고,

마법사들은 마나량을 상당히 많이 늘려 주나 봐."

"오호! 상당히 서두르시던데.."

질문하려던 카시오스가 갑자기 입을 닫자

의아해 고개를 돌려보니, 우리를 바라보며 서 있는

호리페와 아이젝, 기사단장이 보였다.

나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들을 지나쳤다.

"서두른 이유? 멈추지 않은 심장이 필요한가 봐.

멈춘 상태의 심장은 효과가 없다나?

그래서 더 구하기 힘든 약이라고 하더라고."

"하긴.. 트윈 헤드 오우거도 흔하지 않은데 큭큭."

"라이거 영지에 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고,

없으면 리먼에게 알아봐 달라고 하려고.

리아나 너나 우리 기사단에 도움이 될 거야."

리아와 카시오스의 발걸음이 뚝 멈췄다.

"저희 꺼 입니까?"

"그럼?"

"주군이나 주군의 아버님과 어머님,

동생 분 것 아니었습니까?"

호칭이 잘못되었으나 배움이 짧은 카시오스며

그가 알고 있는 단어 중 극존칭에 해당하는

말이란 걸 알기에 탓하지 않았다.

`아카데미에 가있는 동안

얘네들 글과 예절 교육도 해야겠네..`

"심장 하나에 서른 개 조금 넘게 나온다니까 딱 맞아.

생각해보니 어이없네!

야! 내가 그렇게 정이 없는 놈으로 보이냐?"

"아..아니.. 그게 아니고.. 좋은거라니까 당연히.."

"리아와 호위로 들어간

네 명 포함해서 칠흑 기사단 25 명에

개고생하는 시녀 넷까지 모두! 내 가족이야!"

와락!

카시오스가 나를 갑자기 껴 안았다.

"주군!"

"야! 꺼져! 난 남자가 안는 거 싫어!"

"주군!"

"안 떨어져?!

저 몬스터 시체들 사이에 묻어 버리기 전에 떨어져!"

성벽 아래의 엄청난 양의 몬스터 시체들이 보였다.

"헉! 죽일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

고블린과 오크만 천은 넘어갈 것 같습니다."

평균적으로 오우거 3, 4 마리, 오크 200여 마리,

고블린 300에 늑대 200여 마리 정도가 몰려왔었다.

이 정도의 수였기에 꿇리면 심각해지는 것과 달리

단기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오우거가 후퇴를 지시했고,

고블린과 오크가 보충되어 다시 쳐들어 왔다는 것은

몬스터 토벌의 양상도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네?"

"아니다."

지난해까지의 전투 방식은 군도 몬스터도 같았다.

군의 방식은 병사들을 성벽 위와 관문 밖에 배치해

고블린과 늑대를 상대하고 그 수가 줄어들면,

기사들이 나서고 기사들과 병사들이

오크를 상대하는 동안

기사 단장급의 인원이 오우거를 처리했다.

몬스터들의 방식은 고블린과 늑대를 이용해

병사의 수를 줄이고 성벽 아래 쌓이는 시체들이 쌓이면

오크들이 그것을 밟고 성벽을 타거나

성벽을 힘으로 부순다.

어느 정도 정리가 도면 오우거가 등장해

남은 인간 사냥을 시작한다.

이 단순한 두 가지 방식이 매년 부딪혔고,

승리는 언제나 군의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해를 기점으로

성벽 일부가 무너진 곳이 생겼으며,

승리한 군의 피해도 점점 심각해졌다.

여기까지 생각이 들자 라이거 가문 멸망의 이유에

몬스터들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사실과 생각이 몬스터가 강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군이 약해졌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자 씁쓸해졌다.

"카시오스. 먼저 가서 마을 대표에게

토벌이 끝났음을 알리고 주민들을 안심시키라 전하면서

몬스터 시체들을 처리해야 하니

도와줄 인원들은 관문 밖으로 나오라고 해.

그리고 언덕에 있는 기사와 선봉대 인원들 모두

관문 밖으로 나오라 해."

"네!"

카시오스가 성벽으로 뛰어가자

리아가 뒤를 힐끔 쳐다봤다.

"왜 저들이 걱정돼?"

"걱정이 아닙니다.

무능한 지휘관의 모습을 머리에 담아 두고 싶었을 뿐입니다."

툭툭

리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왜? 나도 저렇게 되면 나에게 검을 겨누게?"

"네."

"크크크 역시 리아야!

가볍게 리아의 어깨를 두드리고 몬스터 시체들을 넘어

아담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아담!"

"네! 주군!

칠흑 기사단 전원 이상 무!

라이거 기사단 탈진 11명, 경상 19명 이상입니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군. 잠깐..

쟤 사마르 아냐? 투구 사이로 피가 줄줄 흐르는데?"

"투구 벗겨진 줄 모르고 싸우다가 몽둥이 맞았답니다.

침 바르면 낫습니다!"

"칠흑은 이상 없다며?"

"어디 하나 부러져야.. 이상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럼.. 탈진은?"

"지쳐서 못 움직이는..?"

"뭐.. 그건 맞아.. 그럼 경..상은?"

"침 바르면 낫는 정도의 상처가 아닌.. 것.."

"하.. 그럼.. 중상은?"

"팔 하나 날아가거나! 오늘내일하는 사람입니다!"

"후.. 하..

칠흑 기사단은 어디 하나 부러져지는 것은 경상,

팔 하나 날아가거나 숨이 꼴딱 넘어 가기 전이 중상?

"헉! 어떻게 아셨습니까? 맞습니다!

칠흑은 중상만 아니면 침 바르면 낫습니다!"

어이가 없어 리아를 봤더니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런 씨!"

한쪽에 모여있는 라이거 기사단에 뛰어가 보니

아담 기준의 중상자는 없었으나,

부상 정도가 심각한 이들이 몇몇 보였다.

"아담! 칠흑 중에 경상.. 아니!

침 바르면 낫는 애들 몇이나 돼?"

"세 명이었습니다!"

"당장 불러!"

"충!"

사사님에게 배운 것이 없었다면 ,

이곳에 신관이 없다는 이유로

부러진 팔, 다리에는 부목을 대고,

찢어지고 터진 곳에는 붕대를 감아 며칠 쉬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러진 팔, 다리를 최대한 빨리 치료하지 않고

잘못 부목을 대면 장애가 생긴다거나,

찢어지고 터진 곳에 적적한 약초를 사용해

치료하지 않으면 그것이 화가 되어 큰 병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렇게 조치할 수 없었다.

생명에는 지장 없지만, 치료가 필요한 이들은

칠흑에서 세 명, 라이거 기사단에서 열 명이었다.

"사마르!"

"네! 주군!"

"안 아프냐?"

"침 바르면 낫습니다!"

"으이구.. 근데 왜 투구가 벗겨져?"

"그..게.."

답은 내 뒤에 서 있던 리아에게서 나왔다.

"아마 스스로 벗었을 겁니다.

투구가 솔직히.. 조금 불편합니다..

시야가 가려진다고 할까.."

투구가 시야를 조금 가리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꼭 착용해야 하는 것이 투구였다.

"흠.. 그 부분은 나중에 상의해 보자.

일단 다들 하나씩 받아!"

아공간에서 중급 포션을 꺼내 부상자들에게 나눠줬다.

"주군! 뒤에.."

아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포션이 나오자

눈을 부릅뜬 형님과 아이젝.

"상관없어. 감춘다고 도움될 거 하나 없는 거니까.

상처에 뿌리고 남는 건 마셔.

사마르는 이거 저기 퍼져있는 놈들에게 전해주고

마시라고 해."

탈진한 기사들과 나머지 라이거 기사들에게는

하급 포션을 지급했다.

"주군! 따갑습니다!"

"야! 그럼 따갑지 간지럽겠냐!? 어휴.. 이 것들을.."

드르르륵

이마를 감싸는 순간 관문이 천천히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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