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31화 (31/201)

〈 31화 〉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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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알려온 논공 회의 시간에 맞춰 별채를 나서니

기사전을 마치고 올 때까지만 해도 있던

수습 기사들이 보이지 않았다.

본채로 들어와 회의실까지 가는 동안 시녀들이

눈빛이 조금 변한 것 같기도 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후 때와 달리 이번에는 내가 가장 마지막에 도착해

자리에 앉자 아버지가 나를 바라봤다.

"논공 회의에 앞서 카온에게 물어볼 것 있다."

"네."

"금화의 출처에 관해 물어 본다면 답을 해 줄 것이냐?"

"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아니다라..

그럼 그 많은 금화가 있었음에도 토벌과 영지를 위해

사용하지 않았는지 물어본다면

그것도 지금은 답을 할 수 없는 것이냐?"

"답하겠습니다.

모든 걸 다 떠나서..

제가 금화 천 개가 생겼다고 하겠습니다.

토벌 전에 그 돈을 가문에 바쳤다면

전부 토벌에 사용했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이카인 총관님.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모든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총관부이며

그곳의 수장인 이카인 총관에게 물었다.

"확신할 수 없습니다."

"확신이 아니라 아니었겠죠. 왜냐고요?

일부는 누군가의 주머니에 몰라 들어갔을 것이고,

누군가는 지금 병력과 보급으로도 충분하다며

다른 곳에 쓰자고 건의했을 것이며

또 누군가는..

자금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헛돈을 쓰고 썼을 테니까요."

시선을 돌려 아키 기사 단장을 바라보았다.

"다시. 총관부가 투명하여 그 자금을 모두

군부를 위해 집행했다고 칩시다.

그럼 그 자금으로 병사들에게 튼튼한 방어구를 지급하고

더 강한 창을 지급했을까요?

아키 단장님 그렇게 생각합니까?"

"기사들을 위해 사용했을 겁니다.."

징집병을 일종의 소모품이라 생각하는 이들이기에

그들을 위한 자금은 토벌에서 죽게 되면 지급되는

위로금이 전부였다.

"당연히 그랬겠죠.

심지어 오는 죽은 두 명의 주군을 모시는 기사들을 위해서도

사용되었을 겁니다."

"도련님!"

"아키 단장님.

이미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압니다.

오늘 그들의 누구의 명을 더 따랐는지 봤다면!

의심이 확신이 되었을 것 아닙니까?!

제가 미쳤다고 힘들게 구한 돈을

그런 자들을 위해 쓰라고 내놓겠습니까?"

다시 시선을 아버지에게 돌렸다.

"이번에는 그보다 더 빨리 이 자금을 바쳤다고 해 봅시다.

과연 이 자금으로 징집을 조금 빨리 시행해

활과 화살을 나눠줘고 교육해,

조금 더 편한 토벌을 준비했을까요?

이,삼 개월 훈련하면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출 것이고,

천 개라는 금화가 있으니

활과 화살을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럼 헝겊 같은 가죽 갑옷에 정비되지 않는 창을

징집병을 고기 방패를 세우지 않아도 되지 않습니까?

아버지. 과연 천 금화라는 자금을 이용해 궁병을 만들고..

아니..

궁병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었을까요?"

"..."

여러 가지 안 좋은 상황 때문에

아버지가 그러지 못한다는 알고 있다.

영지와 영지민을 생각하는 마음도 강하고,

몰래 어머니와 프레시아를 찾아올 만큼

정이 깊다는 것도 알고 있다.

허나, 아버지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한 가문의 가주이고 한 영지의 영주였다.

꺾인 날개는 내가 다시 펼쳐 줄 것이다.

하지만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현실을 정확히 알아야 하며,

조금 더 깨어있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늦게 날아 오른 만큼,

이미 날아다니고 있는 이들을 상대할 수 있다.

"네. 생각만 있으셨겠죠.

그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못하셨겠고요."

"도련님!"

"맞는 말이다. 집사장.

카온은 계속하거라."

"오로지 아버지와 라이거 가문에 충성하는

기사들을 위해 쓰는 것도 아니고,

부실한 징집병을 위해 쓰는 것도 아니고,

조금 더 쉽게 토벌하는 방법이 있음에도

그것을 준비하는 자금을 쓰는 것도 아니고,

어떤 이들과 누군가의 배를 채워줄 뿐인데

왜 제가 어렵게 구한 자금을 내놓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것이 제 답입니다."

침묵이 흘렀다.

이 회의에서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고

이미 많은 것을 잃기만 호리페는

처음부터 분노에 찬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고,

아이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지금은 모르겠다.

눈을 감고 있는 아버지와 이카인 총관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키 단장.

나를 제외한 이들 중 가장 눈에 띄게 표정이 변한 것은

케인 집사장이었다.

무슨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회의에 참여했지는 모르지만,

일그러진 표정과 꿈틀거리는 눈썹을 봐서는

자신이 생각했던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이제 논공 회의에 들어가지."

각자 다른 생각들을 품은 채 논공 회의가 시작되었다.

토벌에 참여한 기사들과 병사들,

징집병에 관한 것들이 정해지고,

어린 나이에 토벌에 참여해 오크를 베었다는 공을 인정받은

아이젝까지 전공에 맞게 상을 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호리페와 나.

일부러 뒤로 순서를 바꾼 나와는 달리,

기사전의 요구에 따라 토벌의 공을 나에게 넘겨준 호리페는

발언의 권한도 받을 상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카온에 대한 전공을 노하겠다."

아버지가 나의 전공을 말할수록

호리페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이 전공을 인정하는바 카온에게.."

"아버지. 다른 것으로 받아도 되겠습니까?"

"다른 것?"

"네."

"말해보라."

"먼저 형님 몫의 전공에 대한 댓가로

이번에 징집되었다가 죽은 병사들의 보상 부분을

제가 맡게 해 주십시오."

"허가한다. 네 몫의 댓가는?"

"아버지와의 독대를 원합니다."

"독대?"

내 눈을 한참을 바라보고 나서야 아버지 입이 열렸다.

"회의가 끝나면 집무실로 오라."

"별채로 모시겠습니다."

별채라는 말에 아버지의 눈에 잠시 이채가 돌았다.

"가도록 하지."

이자벨 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방문할 수 있는 기회.

최근 많은 힘드셨을 아버지를 위한 선물이기도 했다.

*

회의가 길어져 늦은 시간임에도 어머니와 프레시아는

별채 입구로 나와 아버지를 기다렸다.

호위 기사들과 함께 별채로 들어서는 아버지.

"왜 나와 계시오?"

"어찌 안에서 기다리고 있겠어요."

프레시아가 태어나고 몰래 만나던 둘이었다.

"날이 찹니다. 두 분 들어가서 대화 나누시지요."

"카온. 나 또한 이 시간을 기다렸다."

나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빛은 토

벌에서 보였던 눈빛도 아니며,

회의장에서 보였던 눈빛도 아닌 따뜻한 눈빛이었다.

호위 기사들이 있어 우물쭈물하던

프레시아의 손을 잡은 아버지가 먼저

별채 안으로 들어가자 어머니가 뒤따르고,

호위 기사들도 들어가려 했지만 내가 제지했다.

"호위 기사는 아랍만 들어가도록."

"그럴 수 없습니다!"

호위 기사 넷 중에 유일하게 아랍만 허락된 상황.

아버지가 걸음을 멈추고 허락되지 않은 이들의 보더니

미묘한 표정을 지으셨다.

"오늘 밤이 길어질 것 같으니 그대들은 복귀하라.

아랍이 있고 부인을 지키는 기사도 있다.

무엇보다 카온이 있으니 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군!"

"명이다."

"충!"

어머니 방에 모인 가족.

이런 만남은 예전 삶에서 없었던 유일한 만남이었다.

"오라버니.."

"프레시아. 이제 괜찮단다."

"정말요?"

"그래."

프레시가 환하게 웃으며 아버지에게 달려가 안겼다.

"아빠!"

어린 딸이 아빠에게 안기는 지극히 평범한 모습에

울컥하는 뭔가가 올라왔다.

"우리 공주님 이제 아가씨가 다 되었구나."

"헤헤헤 다음에 오실 때는 더 키가 커져 있을 거예요!"

프레시아의 말에 결국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셨고,

나는 주먹을 더 꽉 쥐었다.

"프레시아?"

"네! 오라버니!"

"정원에 꽃이 피면 아버지와 자주 볼 수 있을 거란다."

봄이 오기 전,

이 비정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바꿔 놓을 것이다.

"정말요? 진짜요? 진짜 진짜죠?"

"그럼."

"꺄아아악! 신난다! 아빠! 매일 볼 수 있데요!"

아버지 품에 안기는 프레시아.

딸을 품에 안은 아버지의 눈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우리 공주님이 이제 열 살이 되었으니

꽃이 피면 매일 이 아비와 산책을 하자꾸나."

"헤헤헤 네!"

나는 시중을 들던 메이를 데리고 어머니 방을 나왔다.

"도련님도 같이 대화 나누시지 않고요.."

"어머니도 이렇게 편하게 마주 앉은 것이 오랜만일 테고..

프레시아는 새벽에 잠에서 깨 잠깐씩 만난 것이 다였겠지.."

"그렇긴 하죠.."

지난 삶에는 몰랐던 사실이지만 몰래 찾아온 아버지의

시중을 들었던 것도 메이었고,

아버지가 오실 때 마다 잠든 프레시아를 깨웠던 것도

메이었다.

"메이. 프레시아는 곧 잘 것이고

어머니도 오늘 많은 일이 있어 피곤하실 거야.

일찍 주무시고 나면 아버지께서 내 방에 오실 거야."

"준비할게요."

"고마워."

시간은 자정을 넘어 새벽이 깊어 가고 있었다.

- 카온 도련님. 백작님 오셨습니다.

"어서 모셔"

하루라는 시간 동안

많은 일을 겪은 아버지답지 않게 표정이 밝았다.

"어머니께서는 주무십니까?"

"오늘 많이 피곤했을 텐데.."

"그 피곤함보다 아버지와 함께한 시간이

더 소중하고 컸을 겁니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동안

메이가 찻잔에 차를 따라 주고 밖으로 나갔다.

"예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눈치가 빠른 아이더구나."

"네. 제 오른쪽에 리아가 있다면

왼쪽에는 메이가 있습니다."

"독대는 카온 네가 청했으나..

솔직히 내가 묻고 싶은 게 더 많구나."

"자금의 출처, 저의 실력 향상, 칠흑 기사단의 실력,

이 세 가지를 제외한 모든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세 가지가 가장 궁금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알려주는 것이 지금은 아니었다.

"회의에서 `지금은` 이라 하였다.

완전히 비밀로 하지 않겠다는 뜻이 맞느냐?"

"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좋다. 그럼 해독제부터 물어보마."

언젠가는 물어올 질문이었기에 미리 준비한 답을 주었다.

"흠.."

고민하는 아버지를 위해 내가 대신 입을 열었다.

"오러블랙 만큼이나 제가 말 한 세 가지가 궁금하시겠지요.

지금은 답을 드릴 수 없으나

제가 하고자 하는 일에 결과가 나오면

그때 알려 드리겠습니다."

"하고자 하는 일 때문에 독대를 신청한 것이냐?"

"네. 저는 집사장을 믿지 않으니까요."

"이유는.. 아.."

"네. 아버지도 물증만 없을 뿐 심증은 있을 것입니다."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이냐?"

메이가 따라 놓고 간 차로 입을 축였다.

"그전에 저도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수습 기사의 양성 자금을

왜 페페 가문이 부담하는 것입니까?

그들은 결국 또 다른 제 2 기사단이 될 텐데요."

"후.. 그것은.."

아버지의 설명은 이러했다.

반란과 영지전에서 패한 라이거 가문은

배신자이자 침입자인 동시에 승리자이기도 한

페페 자작 가문과 마노 남작 가문과 조약을 맺었다.

마노 가문과는

남부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인 마노 남작령과의 교역 허가,

페페 가문과는

라이거 영지의 복구에 필요한 비용 융자의 댓가로

라이거 가문은 병사를 오백 이상 둘 수 없으며

이 병사들은 남쪽 마을 셋의 방비와

`필라`의 치안과 경계를 목적한다는 조약이었다.

상업과 교통의 영지와,

광산과 넓은 농경지가 있는 영지를 잃은 라이거 가문은

더욱 빠르게 무너져 갔고 돈이 돈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빚이 빚을 부르게 되었다.

아버지가 후계자이던 어느 날.

페페 자작이 제안했다.

영지전이 끝난 지 몇 대가 지났으니

서로 협력을 하자는 제안이었다.

페페 가문에서 먼저 자금을 융통해 주겠다는 것과 함께

몬서터 토벌 때, 검의 마을을 자신들이 맡겠다는 제안이었다.

이때 같이 제안한 것이 조약에 따라 병사를 양성할 수 없으니

기사를 양성하라는 것.

"당시 마노 남작 가문이 가만히 있었습니까?"

"처음에는 반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장인어른이 중재에 나섰지."

"그 중재라는 것이 페페 가문과 마노 가문의 군사 동맹과

자작령의 광산 하나의 유통권이었군요."

"당시 심각한 흉년이던 터라

네 할아버지도 나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후.. 페페 가문이 오랫동안 그려온 그림이었을 겁니다."

페페 가문은 광산과 넓은 농경지로 많은 부를 쌓았다.

하지만 부유한 가문은 될 수 있었지만

강한 가문이 되는 것에는 걸림돌이 있었다.

첫 번째가 이유야 어찌 되었든 독립이 아닌

반란으로 시작된 가문이라는 것.

두 번째는 그 반란을 도와줬던 파실리온 백작가의

눈치가 보였다는 점이다.

그런 페페 가문이 강한 가문이 되기 위해서

외부에서 힘을 키워야 했고,

그 방법이 라이거 가문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몬스터 토벌을 이유로 페페 가문에서 양성하는 병사,

페페 가문의 돈으로 라이거 영지에서 커가는 기사,

그리고 막대한 자금과 마노 영지와의 협력관계,

마지막으로 페페 가문의 피를 이은 호리페까지.

이 모든 것이 페페 가문이

일라인 왕국의 남부를 차지하기 위한 밑 그림이었다.

"혹시 호리페 형님의 페페 자작행에 대해

말이 나온 것이 있습니까?"

"어찌 알았느냐?"

"뻔하지 않습니까.

가신단과 기사단의 신임을 잃은 형님을

이자벨 부인과 케인 집사장이 그냥 두고 볼일 없죠.

그럼. 곧 클로스 페페 자작이 영지로 방문할 것입니다."

"흠.."

"그때 저도 함께 만나게 해주십시오."

"안된다! 분명 장인어른의 화만 키울 뿐이야!"

"이미 더 커질 수 없을 만큼 화가 나 있을 테니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바라지 않더라도

페페 자작이 나를 보고 싶어 하실 겁니다."

거의 막바지까지 온 계획을 망쳐 놓은 것이 나였기에

분명 그럴 것이다.

"하.. 좋다.

그것이 독대를 바란 이유고, 하고자 하는 것이냐?"

"아닙니다.

저에게 `필라`의 남부를 주십시오."

"뭐? 천민들이 사는 남부를 말이냐?"

"네. 서쪽에 사는 이들이 `정화의 장벽`을 세운 곳이며,

누군가의 만행으로 인해 라이거 가문을 적대하는 곳이고,

그래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필라`의 남부 말입니다."

"이유가 무엇이며 무엇을 할 생각이냐?"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허락할 수 없다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뿐,

굳이 허락해 주시지 않아도 되는 문제입니다."

"왜 이렇게 감추기만 하는 것이냐?"

이유는 간단하고 단순했다.

"아버지께서는 귀족이시기 때문입니다.

귀족이시기에 아는 것이 많지만,

또 귀족이기에 모르시는 것이 많습니다.

귀족이시시에 모르는 일에 불안할 것이고,

천민과 관련된 일이기에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앞서실 겁니다.

아버지께서는 아직.. 그동안의 귀족이시기 때문입니다."

펠리스는 아들 카온의 말에 움찔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책과 검을 놓지 않았다.

또한, 백작이라는 작위를 가지고 있지만

한 해, 한 해 버티는 것도 힘들어

왕국 전체와 중앙의 정보에 어둡다.

`필라`의 남쪽이라는 말에

수년 전 죽어 나간 이들에게 대한 죄책감이 들었지만

거부감이 들고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른 것도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이 귀족이기 때문이라는

아들의 말에 약간 반발심이 생겼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아들의 눈빛이

너무 또렷했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결국, 펠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카온의 요청을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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