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 무형의 계약을 믿으라는 거지.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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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무형의 계약을 믿으라는 거지.
청력을 강화하고 다가오는 이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 야. 저 여자 칼을 차고 있는데?
- 무식한 새끼야. 저건 칼이 아니라 검이라 부르는 거야.
- 칼이든 검이든 똑같지!
- 에라이.. 그러나저나 와.. 엄청 예쁘네.
- 칼이라고! 새끼야!
- 하이고~ 겁먹었어? 검을 차고 있으면 뭐?
꼬맹이 하나야 돼지 하나 여자 하나가 다야 병신아.
"꼬맹이 네가 저기 기웃거리고 있는 놈들에게
빵을 준다는 놈이야?"
내 앞에 도착한 이들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였다.
"내가 귀족이면 어쩌려고 말을 놓은 것이지?"
"허? 귀족이셨어요? 아이고~
지랄. 귀족이 미쳤다고 여기 와서
저 새끼들에게 빵을 주겠냐? 뭐.. 됐고.
보아하니 좀 사는 집 도련님이
돈 쓸 곳을 찾아 여기까지 온 것 같은데
그 돈 우리에게 쓰는 게 어때?"
"돈 쓸 곳이라.. 뭐 맞는 말이기는 하지.
그래. 어떻게 쓰라는 말이지?"
"뭐긴 뭐야. 그
냥 가지고 있는 거 다 주면 되는 거지. 크흐흐"
"싫다면?"
"오호? 야. 꼬맹아.
잘 생각해 봐라.
저 계집이 검을 차고 있지만, 고작 너희는 셋이야.
과연 우리도 고작 셋이 다일까?
너랑 돼지는 죽여버리고,
계집은 향락가에 팔아버리면 그만이야.
네가 없어진 걸 알고 찾을 네 부모? 크흐흐
있는 놈들이 여기를 찾아와 너를 찾을까? 에이~ "
뒤를 돌아보니 리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었다.
"음.. 그래? 그럼 싫어."
"뭐?"
"싫다고."
"크흐흐 꼬맹이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야! 다들 튀어나와!"
건물과 나무 뒤에 숨어있던 몇몇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도 피 보는 거 싫으니까 그냥 가진 거 주고 가라.
나의 자비다 크하하하"
"작년 영지가 풍년이 아니라 걱정이였는데..
여기는 풍년이였어..
지랄이 아주 풍년이야 풍년."
"이 개새끼! 잡아와!"
"리아. 죽이지는 마."
"충!"
리아가 검집 채로 검을 들었다.
퍽퍽.퍽.퍽
이어지는 일방적인 구타.
"그만! 제발.. 잘 못 했습니다!"
"리아 죽이지만 말라고 했다."
"충!"
퍽퍽퍽. 퍽. 퍽
"살..살려주세.."
"리아. 아직 말할 힘이 있어 보인다."
"그만하시오!"
누군가 뛰어오며 외쳤음에도
리아의 매타작은 그치지 않았다.
"누구신데.. 헉!"
소리치며 달려온 30대 중반의 남자가 나를 보더니
바닥에 엎드렸다.
"리아. 그만."
"충!"
"나를 아는 모양이군."
바닥에 엎드린 남자에게 물었지만 잘게 떨기만 할 뿐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나를 아느냐고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젝나일입니다.."
`메턴강의 은혜를 입은`으로 시작한 예를 올리지 않았다.
이자벨 부인의 만행 이후 이들은
영주를 보아도 바닥에 엎드릴 뿐, 예를 취하지 않았다.
이들은 그날 이후 스스로를
`메턴강의 은혜를 입은 자`가 아니라
`메턴강의 저주를 받은 자`로 부르며
라이거 가문을 거부한 것이다.
"그대도 내가 가진 돈에 욕심이나
저들이 먼저 차지하기 전에 온 것이냐?"
"아..아닙니다!
서쪽 구역 사람이 쳐들어와 주민들을 폭행하고 있다 하여
어떻게든 말리고자 해서 왔습니다."
"왜 그대가 말리려 한 것이지?
누군가의 말처럼 서쪽 구역 사람이라면
자네도 위험해 질 텐데?"
서쪽 구역에 거주하는 이들의 최하 신분은 평민이다.
하지만 그냥 평민이 아니라 부를 가진 평민이고,
그들의 뒤에는 늘 귀족이 있었다.
즉. 내가 귀족이든 평민이든 젝나일에 있어서는
아주 위험한 행동이었다.
"그.. 그것이.."
"안돼요! 젝 아저씨는 안돼요!"
눈물에 콧물까지 흘리며 뛰어오는 델로아.
그리고 젝나일과 내 사이에서 바닥에 엎드린 델로아.
"제가 잘못했어요! 다 저 때문에 일어난 일이에요!
빵 못 먹어도 괜찮아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델로아!"
"젝 아저씨!
뭘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어서 용서를 빌어요!"
잘 못 한 것도 없는 델로아가 용서를 구하고 있다.
쓰레기를 치우고 빵을 얻어먹은 것이 죄라며
델로아가 빌고 있다.
자신이 빵을 얻어먹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라 말하며 용서해 달라고 하고 있다.
이런 천민들의 비참한 현실이 예전에는 당연하다 여겼다.
나는 귀족이기에 그들의 위에 서는 존재라 믿었고,
이들은 죄없이 죽어도 천민이라 어쩔 수 없다고만 생각했다.
현실을 부정하면서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부정한 현실을 받아들였기에 게을렀으며,
게을렀기에 무지했던 지난 내 삶이 떠오르자 한숨이 나온다.
"젝나일. 그대가 이곳을 대표하는 이였더냐?"
"죄송합니다!"
자신이 이곳의 대표라는 것을 말해 주는 답이었다.
물론 북부 농업 구역에는 영
주가 직접 임명한 농민들을 대표하는 이도 있고,
동부 상업 구역에는 상인들끼리 선발해
영주의 허락을 받고 활동하는 상회 대표도 있다.
하지만 젝나일은 아니었다.
버린 존재나 다름없는 천민들의 대표를 인정할
지금의 라이거 가문이 아니다.
이자벨 부인이 이 사실을 안다면
젝나일은 천민들 모두가 있는 곳에서 처형 되었음을 물론,
또 한 번 천민 학살이라는 만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천민들의 대표라..
내가 먼저 알게 되어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
잘 되었다고 생각해야 하지..
하.. 둘다 그만 일어나거라. 명이다."
아직은 이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 편했다.
명이라는 말에 천천히 일어나는 둘을 향해 말을 이었다.
"젝나일은 저기 널브러져 있는 것을 치우고 다시 오너라.
그리고 델로아는 오늘은 어제보다 더 넉넉하게 준비했으니
다시 아이들을 모아 오너라."
델로아가 젝나일의 눈치를 보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겁은 먹고 다가온 아이들에게
미리 빵을 나눠주며 안심시키고 있으니
정리를 마친 젝나일이 다가왔다.
"다 먹었으면 이제 너희들이 약속을 지킬 시간이다."
"네!"
이제는 서로의 구역이 정해진 듯
흩어지는 아이들을 보며 젝나일에게 물었다.
"내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냐?"
"제가 무식해서 도련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다."
"리먼. 너도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 거야?"
"저도 천민 출신이라 쓰레기를 치우고
빵을 얻어먹는 아이들의 마음도 알겠고..
아이들의 일을 빼앗고 돈을 가지려 한 이들의 행동도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이런 삶이 천민들의 삶이니까요..
하지만 주군께서 어디를 보고 계시며,
무엇을 보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리먼. 지금 네가 서 있는 이곳이
과거 라이거 백작령의 병사 수천을
양성하던 곳이었다면 믿겠어?"
"헉!"
"네?"
`필라`의 남부는 반란과 영지전이 일어나기 전,
몬스터들로부터 영지민과 영지,
더 나아가 왕국을 보고하기 위한 병사들을
양성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영지전의 패배 후 조약에 따라
병사들은 해체되었으며, 주인을 잃은 이곳에
마노 남작령과 페페 자작령에서 받아주지 않던 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지금의 천민 구역이 생겨나게 되었다.
"창을 든 병사와 징집병이 아닌
이곳에서 훈련받은 병사들이 창.검.방패의 도시 성벽에 올라
활과 창을 던지며 몬스터를 막았어.
일 년에 한 번 있는 몬스터 토벌?
지금에야 아버지나 단장들이 출전하고,
몬스터를 물리친 기사들에게 전공니 뭐니 하며
대단한 척, 어려운 일을 한 척 떠들지만,
예전에는 기사도 병사도 모두 당연하다 생각했대."
"기사들도 지금보다 많았습니까?"
"당연히 많았지.
영주 아래 두 개의 기사단이 있고
각 자제가 한 개의 기사단을 양성하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리고 기사들의 실력도 지금보다 뛰어났고.."
"창의 마을의 무너진 일부 성벽,
백작님과 기사단 모두 출전, 그리고 징집병까지.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단기전으로 끝났으며
물론 뚫리고 한곳에 모였다면 위험했겠지만..
영주과 기사단 모두가 출전해야 했다고
보기 힘든 몬스터의 수..
이제야 비정상적인 출전의 상황이 이해됩니다."
"크크크 양팔은 썩어가고..
양다리는 대부분 잃고 겨우 걸을 정도만 남은 상태에서
팔을 썩게 만든 병이 머리까지 올라오고 있으니
비정상적일 수밖에."
젝나인의 표정을 보니 상당히 당황해 하는 것 같았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서
이곳 `필라`의 남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알고 있으라고 말한 거야.
적어도 일을 하는데 목적은 알아야 하니까.
젝나인. 그 표정의 답을 지금부터 해 줄게.
리먼도 잘 들어. 내가 아카데미에 가있는 동안
네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이니까."
"제가요?"
"그럼 누가 해? 리아가 하리?"
"흐흐 맞네요."
"여기 천민 구역은 상당히 넓어.
젝나인 몇 명이나 되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이들과 노인까지 합하며 한 2천 가까이 됩니다."
"지금은 3만 정도 되지만 `필라`는
총 5만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시야.
쉽게 설명해서 영주성이있는 곳까지 쳐서
`필라`는 다섯 구역으로 나뉘어져.
그 중 고작 2천의 인원이
`필라`의 5분의 1을 차지 하고 있다는 거야."
정확히는 북쪽과 동쪽 구역의 면적이 조금 크고,
서쪽 구역이 가장 작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난 저 `정화의 벽`을 세운 서쪽 구역보다
더 좋은 남쪽 구역을 만들 거야.
크크.. 처음에 이곳이 병사들을 양성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그렇게 만들까라고 생각하기도 했어.
하지만 병영을 만들면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더라고..
그런 개 같은 조약을 깨버릴 만큼 병력을 만든 후에
들키면 싸우면 그만인데..
그전에 병사를 키우고 있다는 걸 들키면
나나 칠흑 기사단이 다 막을 자신이 없거든.."
"주군.."
리먼이 심각한 표정으로 불렀다.
"크크 리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내가 가진 돈을 쏟아 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
겉만 번지르르하고 갑자기 생긴 돈이 욕심을 부르게 하겠지.
그래서 아이들에게 약속이란 이름으로 일을 시키고..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로 빵을 준 거야."
"아! 그래서 약속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하셨군요.."
"응.
아이들은 자기 부모에게 말했겠지..
`누가 와서 쓰레기를 치우면 빵을 주더라.` 라고..
하지만 메턴강의 은혜를 지운 어른들은 믿지 않을 것이고
결국, 오늘 같은 일이 벌어졌지.
아이들은 오늘 일을 집에서 가서 이렇게 말할거야.
`우리 빵을 못 먹게 하려 했던 아저씨들을 혼내주고
또 방을 주었다.`라고.
그럼 그때부터 부모들은 `믿지 않음` 에서
`혹시나` 라고 바뀌게 돼."
"아! 더 자세히 묻게 되는 거군요?"
"응. 라이거 가문을.. 그리고 나를 믿으라는 말이 아니라
`약속`이란 무형의 계약을 믿으라는 거지.
내가 돈과 자재를 준다고 약속할 테니
너희는 너희들이 살 집을 지어라,
내가 상점을 남쪽에 세워 주고 급여도 주겠다 약속할 테니
너희는 그 상점에서 일하겠다고 약속하라."
"헉."
젝나인이 숨을 들이켰다.
"더 나아가 남쪽 창의 마을 성벽 보수 작업에 참여하면
얼마를 줄 테니 참여할 사람은 성실히 보수 작업을 하라.."
"주군.. 목적이.."
"크크크 내가 말했잖아. 목적을 알아야 한다고.
목적은 이거야.
남쪽의 천민들이 스스로 집을 짓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세금을 내는 평민이 되는 것과,
이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급하면서
남쪽 성벽 보수 작업을 하는 것."
아이들과 쓰레기를 치우면 빵을 주겠다는
간단한 약속을 하고 그것을 몇 주 동안 지킨 것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첫 단추였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리먼의 상단의 힘이 필요하겠지?"
"주군. 배고픈 시절을 잊은 이들이 나올 것이며,
그들은 하나에 만족하지 못하고
둘, 셋을 달라고 할 겁니다."
리먼의 말은 당연했다.
욕심의 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종족이
인간이라는 족속들이다.
"리면. 그래서 `약속` 이라는걸 한 거야.
리이거 가문의 이름으로
끼니만 챙겨주고 성벽 공사해도 상관없어.
어떤 귀족의 말처럼 세금도 내지 않은 천민은
영지민도 아니기에 이들이 굶든, 죽든,
내가 상관하지 않아도 돼.
솔직히 말해 내가 영주도 아니잖아?
같은 인간으로.. 조금더 가진 자로서..
귀족이라는 신분으로서..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거야.
더 쉽게 말하면 `이렇게 살래?` 아님
`사람답게 살래?` 라고 물어보는거지.
그런데 약속을 잊는다? 크크
내가 그런 인간들까지 신경 쓸 만큼 한가하지가 않아."
내 눈빛이 변했는지 눈이 마주친 리먼이 움찔거렸다.
"그냥 죽여버리고.. 그 시간에 내 사람들..
영지를 위해 땀 흘리는 이들을 신경 쓰는 것이 나아."
영지민을 보고하고 지켜야하며,
영지 안에서 웃으며 살게 하는 것이 귀족으로서,
라이거 가문의 피를 이은 자로서,
또 시조들의 뜻을 품은 자의 임무이며 책임은 맞다.
하지만 리먼이 말한 이들까지는 아니다.
그런 자들은 맑아지려는 물을 더 더럽히는
미꾸라지일 뿐이라 지우는 것이 더 낫다.
"주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할 수 있어."
"제 능력 밖의 일입니다."
"밖의 일이면 안으로 끌어들여."
"주군.."
"크크 도와줄 테니까 따라오기만 하면 돼."
"후.. 좋습니다! 그런데.. 젝나인은.."
심각한 표정의 젝나인에게 고개를 돌렸다.
"벌써 잊었어? 처음 나와 만났을 때
메턴강의 은혜를 논하지 않았던 이야.
젝나인이나 천민들이 가문에 가지는 반감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그냥 둔 것이지.
고작 아이들과 한 약속을 지켰다고
내 말을 모두 믿으라는 건 웃긴 말이지.
젝나인에게도 스스로 느끼고 선택하게 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크크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지겠지만.."
"어떤 선택.."
젝나인의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응. 어떤 선택.
어찌 되었든 넌 이천의 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야.
그렇지? 나를 알고 있다면
당연히 호리페와 아이젝도 알고 있을 것이고.
그런 네가 내 목적과 계획을 들었어.
내가 말하는 것 중에 넌 선택하게 될 거야.
나의 행보를 지켜보다가 믿음이 가면 나의 계획에 동참한다.
무조건 믿지 않고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도 믿지 못하게 한다.
내 계획과 목적을 호리페나 아이젝에게 알리고..
뭔가를 얻는다.
이것도 저것도 하지 않고 그냥 방관한다."
더욱 심각해진 젝나인의 표정을 보며 피식 웃었다.
"리아. 리먼. 가자."
"주군. 영주성을 가시는 겁니까?"
"아니. 리먼.
여기 남부 구역에 천민들의 주거 지역만 있는 게 아니잖아?
주민들의 대표도 있는데
술집과 향락가의 대표라고 없겠어? 크크"
깜짝 놀라며 눈이 커지는 젝나인을 뒤로하고
대로의 맞은편 유흥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 델로아! 내일 보자!"
"네! 안녕히 가세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델로아.
시조님의 무덤을 방문했던 날.
남쪽 구역 대로변에서 나와 눈이 마주쳤던 아이가
델로아인지, 다른 아이인지 모른다.
그때 보았던 아이의 눈에는 희망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았다.
희망이 보이지 않던 아이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델로아처럼 웃게 해주고 싶어,
토벌 이후 계획 중 하나인 `
남부 구역 개발`을 앞당긴 것이었다.
"리먼. 약속한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 이미 설치완료 했습니다."
"그날.. 얼마나 올지.."
남부 구역 개발을 앞당겼다고 해서 늦출 수 없었던
원래 계획도 당사자들의 선택만 남겨둔 채
완료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