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37화 (37/201)

〈 37화 〉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냐..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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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냐..

영주성으로 돌아와 총관부를 찾았다.

"라이거 가문의 총.."

"총관님. 공적인 자리가 아닌 이상

예를 올리지 않아도 됩니다."

"네?"

예를 올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여러 명의 못을 벤 나였기에

이카인 총관이 놀라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영주성에 들어서니 집사와 시녀들의 수가

상당히 줄었더군요.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자작은 물론 이자벨 부인께서도

떠나셨겠네요?"

"그렇습니다."

"제가 죽인 이들.. 모두 페페 자작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메턴강의 은혜를 입은 자들에게는 앞으로

공적인 자리가 아닌 이상, 예를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럼.. 어떻게.."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나는 팔을 살짝 올려 손을 흔들어

친구 사이에서나 하는 인사를 했다..

"도..도련님? 그..그건.."

"크크 농담입니다.

많지 않습니까? 도련님 안녕하세요.

도련님 식사하셨어요? 같은 좀.. 친근한? 하하"

"집사나 시녀.. 총관부 사람들도 말입니까?"

"아니죠. 하인과 하녀들도.. 아! 그 이야기도 해야겠네요.

이건 아버지의 허락이 필요하니 이참에 같이 가시죠.

총관님께 드릴 이야기도 있고."

내가 먼저 총관부를 나서자 이카인 총관도 따라 나왔다.

아버지의 집무실은 역시나 아랍이 지키고 있었다.

"혼자 있는 이유가 이번에는 다르겠지?"

"셋은 페페 자작령으로 떠났습니다."

"곧 조치 될 것이니 조금만 참아줘."

"마음이 편하니 몸도 피곤한지 모르겠습니다."

"크크 아버지께 고해줘."

"네. 도련님."

집무실에 들어가자 부서진 테이블은

새것으로 교체되어 있었고,

아버지는 엄청난 양의 서류들과 씨름하고 있었다.

"왔느냐?"

"서류가 많습니다?"

"누구 덕분에 일이 많아져서 말이지."

"크크 그 누구가 일을 가져왔는데.. 그냥 갑니까?"

"앉거라."

차를 내오라며 종을 흔들려던 아버지가

다시 내려놓았다.

"리아에게 말해 놓았으니

조금 있으면 메이가 차를 준비해 올 겁니다."

"백작님 오늘 저녁부터는 시녀장이

백작님을 직접 모실 겁니다."

라이거 가문의 시녀장이자,

이카인 총관의 아내인 라이나 아드린은

직책만 시녀장일 뿐이지 하는 일은

다른 시녀들과 다름없었다.

오히려 집사부를 마음대로 했던 케인에 의해

더 일이 많았다.

맡은 일이 많아 인수인계 때문에

바로 아버지를 모시지 못했다며 사죄하는 이카인이였다.

"괜찮다. 그래. 총관과 함께 온 이유가

그것을 말하기 위함은 아닐 텐데?"

"네."

나는 이자벨 부인의 만행이 있었던 곳에 비석을 세워

그동안 징집되어 희생된 이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는 것을 먼저 꺼냈다.

말을 전해 들은 아버지는 잠시 놀라더니

이내 표정을 바로 했다.

"그래.. 그래야 했어.. 진작에 그렇게 했어야 했어..

귀족이 무엇인지 네가 한 번 더 알려주었구나..

고맙고.. 미안하다.."

"고맙고 미안하시면 제 청을 들어주십시오."

조금은 심각해질 분위기에서 내가 피식 웃자,

아버지가 어이없다는 듯 따라 웃었다.

"말해 보아라."

"가장 많은 인원이 빠진 곳이 기사단과 집사부입니다.

기사단이야 양성하는 것에 시간이 걸리니 지금은 접어두고,

집사부는 최대한 빨리 채워 넣어야 합니다."

"그렇지."

"우리 라이거 가문에서만큼은

하인이나 하녀 따위의 말은 쓰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한, 집사와 시녀, 하인과 하녀들이 하는 일도

구분 짓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랫동안 형성된 그들의 문화다."

"예. 바로 고쳐지지는 않겠지요.

시간은 분명 걸릴 겁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저, 어머니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앞으로 집사부를 책임질

라이나 시녀장이 모범을 보이면 됩니다.

그리고 상벌제도를 개선해

업무의 중요도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것 아닌,

인성과 예절 부분에 중점을 둔다면 빠르게 개선될 겁니다.

그래도 고치지 않고, 관례니 불문율이니 따지는 자가 있다면

당연히 내쳐야 합니다.

많은 물에 돌멩이 하나 떨어지는 순간

어떤 물고기가 그 돌에 맞을지 알 수 없으며,

돌이 바닥에 닿는다면 많은 물은 흐려지게 될 겁니다."

"저도 도련님의 말에 동감합니다.

집사장이 있어 지금까지 말하기 힘들었는데..

이참에 말씀드리면..

떠난 시녀들과 집사들은

거의 일을 하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들에게 내려진 업무는 하인과 하녀들이 했으니까요.."

"작은 것 하나부터 문제였어.."

"오우거의 목을 바로 치지 못하면

무릎 뒤부터 노리는 법이니까요.."

"좋다. 총관은 영주성내 모든 이들에게 공지하도록."

"네. 백작님."

아버지의 반짝이는 눈을 보는 것이 좋았고,

힘이 있는 음성이 너무나 듣기 좋았다.

"대대로 가문의 안주인이 사용했던 방은 어머니께서,

호리페의 방은 제가, 아이젝의 방은 프레시아가

사용하게 해주십시오."

"이자벨 부인과 호리페, 아이젝이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느냐?"

"아뇨. 올 것입니다.

오기는 올 것이나 서로 반기는 것이 아닌,

저희의 목에 검을 겨누며 올 것입니다."

"허.. 그래.. 결국, 그렇게 되겠지."

"총관님은 어미니와 저, 프레시아의 방을 꾸며 주시고,

별채의 시녀들은 그대로 저희를 담당하게 조치해 주세요."

"네. 도련님."

"그리고 지금 별채 주변을 정원으로 꾸밀까 합니다."

"샤를을 위해서구나?"

"네. 아버지.

아버지도 아시겠지만, 어머니는 책과 꽃은 좋아하십니다.

별채 주변을 정원으로 꾸미고

별채를 차와 연회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도련님.

내실만 다지시는 것에 거치지 않을 생각이시군요?"

총관의 말이 맞았다.

나는 내실만 굳건히 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 내실이 다져지면 외부에 신경 써야 한다.

마노 남작령과 페페 자작령을

다시 라이거 영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주변 영지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그리고 나에게는 시조님들의

한과 원을 풀어줄 의무도 있다.

사사님의 가문이 흑마법사 가문으로 찍혀

몰락한 이유를 찾고 쇼페라 가문의 이름을 되찾아야 하며,

왕국을 집어삼키려는 테슬린 가문의 야심도 막아야 한다.

더 나아가 일라인 왕가와

왕국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명도 있다.

페페 가문의 사람들을 내쫓고,

`필라`의 남부를 개발하며 비석을 세우는 것이

내실을 다지는 시작이라면,

다른 귀족들이 방문했을 때를 대비해

정원을 꾸미고 연회장을 만드는 것은

작지만 외부로 진출하기 위한 첫 번째였다.

"네. 그리고 아버지.

라이거 가문의 제 2 기사단을 만들든,

아니면 제 1 기사단의 수를 늘리든 그 기간 동안

칠흑 기사단이 제 2 기사단이 쓰던 건물을 썼으면 합니다.

제 1 기사단을 늘리실 계획이면 건물을 증축할 것이고

하나의 기사단을 만드실 거라면 연무장 한쪽에

칠흑 기사단의 건물을 새로 짓겠습니다."

"도련님의 기사단이 편입되는 것은 아닙니까?"

"이카인. 그들은 오로지 카온에게만 충성하고,

카온의 명만 따른다고 하더군."

"아.."

"제 1이니 제 2니 보다 라이거 기사단이란 이름으로

하나만 운영할 생각이다.

제 2 기사단의 건물을 써도 좋다.

나도 부탁 하나 해도 되겠느냐?"

"말씀하시지요."

"혹시 라이거 기사단의 기사 중에 칠흑 기사와의 대련이나

배움을 청한다면 받아 줄 수 있겠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버지께 설명이 필요했다.

대련은 상관없지만 배움이란 부분이 문제였다.

우선 칠흑 기사단의 검술은

오로지 생명을 죽이는 것에 특화되어 있어

검식과 검술을 중요시하는 기사들과 맞지 않는다.

또한, 학문적 지식과 예의와 거리가 멀었던 이들이라

의도치 않은 오해가 서로 생길 수도 있었다.

이런 부분들을 아버지께 설명했다.

"그렇군.. 형식이 없는 검이라..

그래도 분명 기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 라이거 기사단은 대련을 통해 배우고,

칠흑 기사단은 라이거 기사단에게

글과 예의를 배우는 것이 어떻겠냐?"

그렇지 않아도 칠흑 기사들에게

글과 예의를 가르쳐 주려고 했던 나로서는 환영이었다.

이후 아버지와 나, 총관은

몇 가지에 대해 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먼저 영지민들에게 거두어 오던 세금을 2할로 낮췄다.

당연히 총관이 걱정했으나 아공간에서 금화 하나,

보석 하나, 상급 마나석 하나를 꺼내며,

"부족한 부분은 제가 내죠."

라고 하자 환하게 웃으며 동의했다.

두 번째로 병사 양성에 관해서는 아

버지께서 진행하기로 했다.

세 번째로 페페 자작령으로 철수했을

동부 구역 상단들을 대비해 내 명을 받은 상단이

동부를 장악하고 있을 거라 말해줬으며,

네 번째로 칠흑 기사단의 검과 갑옷을 보며 주며

대장간 철의 숨소리에게 병사와 기사들의 무기와 갑옷을

맡기는 것을 합의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아카데미로 출발하겠습니다."

이렇게 내가 아카데미 떠나는 날까지 정해졌다.

다음 날.

별채의 공사가 시작되면서 아머니와 프레시아는

정든 별채를 떠나 본채로 들어왔다.

아카데미로 떠나는 날을 3일 앞두고

남부 거주 지역을 대표하는 젝나인 합류했다.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남부 저택에서 회의가 열렸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자금까지 리먼에게 전달했다.

드디어 아카데미로 떠나는 날 아침이 밝았다.

"오라버니! 진짜! 진짜 진짜 자주 오셔야 해요?"

"우리 공주님이 아버지 어머니 말씀 잘 듣는다고 약속했으니

자주 올 것이야."

"네!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열심히 할게요!"

"카온.. 텔레포터 아트펙트가 있어 자주 올 수 있는 건 좋은데..

괜찮겠니?"

적어도 이주에 한번은 얼굴을 볼 수 있어 좋으나

학업이 걱정되는 어머니였다.

"크크 벌여 놓은 일이 많아 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웬만한 것들은 이미 익혀 놓았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잘 다녀오너라."

"네. 아버지. 셋째도 여동생이면 좋겠네요."

"뭐?"

"크크크 가보겠습니다. 카오스!"

푸르릉!

헛기침하는 아버지와 얼굴을 붉히는 어머니,

손을 흔드는 프레시아를 뒤로 하고 영주성을 나오니

칠흑 기사단이 리아를 중심으로 모여 있었다.

뿌우우우우~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나도 아공간에서 뿔 나팔을 꺼내 똑같이 화답했다.

"리아. 잘 부탁한다."

"충!"

나의 성장과 라이거 가문의 성장이 되어줄 아카데미를 향해

카오스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마노 남작령에서 하루,

파실리온 백작령에서 하루를 더 소비하며

라이거 영지를 벗어나 이주하고 사흘이 지나

파실리온 백작령을 벗어났다.

마노 남작령과 파실리온 백작령에서

하루씩을 더 보낸 이유는

마노 남작령이 라이거 영지에 속해있던 영지였고,

파실리온 영지가 지난 삶에서 내 목을 베었던 가문이

다스리고 있는 곳이긴 하지만,

현재 라이거 영지보다 분명 발달해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괘씸하다 하여 무시하고, 훗날의 적이라 해서 무시한다면

라이거 영지에 발전을 가져올 수 없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풍부한 자금으로 마련한

발광석을 이용해 해가 진 후 거리를 밝혔고,

밝아진 거리에 사람들이 나오게 되면서

어둠이 찾아온 후에도 경제 활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이동하는 동안 보고 느낀 것들을 하나씩 적어 기록했다.

- 꺄아악! 마들린! 누구세요? 왜 이러시는 거예요?!

성도까지 나있는 대로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젊은 여자의 비명과 목소리.

카오스는 내 마음이라도 읽은 듯

그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비명이 들리는 곳에 도착해보니

갑옷을 입은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를 업고

내가 있는 대로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고,

그 뒤를 검은 복면을 한 세 명이 쫓고 있었다.

그리고 복면인들 뒤로는

시녀복의 여자 한 명과 남자가 하나가 쓰러져 있고,

놀라서 날뛰는 말들에 달린 마차의 몸체를 보니

가로 푸른색 줄무늬 선위에 초승달이 그려진 문장이 보였다.

푸른색 가로줄 무늬 선에 초승달을 가문의 문장으로 쓰는 곳.

지난 삶에서 아카데미 생활 중,

소문으로 들어 알게 된 가문이었다.

폴리아리스 남작 가문.

남부에 있는 가문으로 서쪽으로는 파실리온 백작령,

남쪽으로는 페페 자작령과 영지를 맞대고 있는

작은 영지를 소유한 가문이었다.

그리고 올해 아카데미에 입학 예정이었던 삼녀가

성도로 향하던 도중 도적의 습격을 받아

영애는 물론 호위 기사와 시녀, 마부까지 모두 죽었다는 것이

내가 들은 소문이었다.

"응?"

그 소문이 맞고 내가 없었더라면 달려오고 있는 기사나

업혀있는 영애가 죽는 것은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뒤쫓고 있는 이들은 도적과는 달랐다.

검은색 옷에 검은 복면.

도적이라기 보다 암살자에 가까웠다.

"너는 무슨 기구한 운명을 타고났기에

암살자에게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냐.."

아공간에서 검을 꺼내 기사와 복면인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누구냐?!"

"지나가는 행인."

"죽고 싶지 않거든 비켜라!"

복면인과 잠시 대치하는 동안 뒤에서

앳된 목소리로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도와주세요! 마들린! 마들린이 죽어가고 있어요!"

마들린이란 자는 쓰러져있는 시녀복의 여자인 듯 싶었다.

"그냥 다 죽여!"

동시에 달려드는 복면인.

제일 먼저 다가오는 이의 목을 베고 반 바퀴 돌아

두 번째 복면인의 목도 베었다.

그리고 자신이 소리쳐 놓고 가장 마지막에 달려온 이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윽"

"윽이고 악이고 우선!"

복면을 벗기고 입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이 사이에 감춰놓은 독을 꺼냈다.

"역시 있을 줄 알았어."

"어떻게.."

"뭘 어떻게는 어떻게야. 시간 없다."

슥슥. 슥슥

"으아아아악"

다시는 누군가를 해치는 검을 잡지 못하게 그의 손목과

다시는 겁에 질려 살기 위해 도망치는 누군가를

쫓지 못하게 양쪽 발목을 잘라버린 후,

입고 있던 모든 옷을 벗겼다.

등 뒤에서 딸꾹질 소리와 놀라는 소리가 들리지만 무시하고

쓰러져 있는 이들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귀족가의 영애와 호위 기사, 시녀복의 여자까지 있느니

이미 죽은 남자는 마부였을 것이다.

숨이 완전히 끊긴 것을 확인하고

마들린이라는 시녀를 살펴보았다.

힘겹게 생명의 끈을 놓치지 않는 와중에

아가씨를 찾는 걸 보니 얼마나 모시는 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느껴졌다.

아공간에서 최상급 포션을 꺼내 천천히 그녀의 입에 넣었다.

"속이 타들어 갈 것이다.. 참아라..

네가 애타게 찾는 아가씨가 널 살리고 싶어 했다.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포션이 들어가는 순간, 고통에 부릅뜬 눈이 천천히 감기면서

꺼져가던 호흡도 점점 정상으로 돌아왔다.

"꺄아아악!"

검에 베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상의를 벗기를 순간

귀를 파고든 비명에 놀라 포션병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 아무리 많다지만.. 반이나 남았는데.."

"왜.. 왜 옷을.."

"후.. 아가씨.

포션이란 게 먹는다고 상처까지 낫는 게 아니랍니다..

옷 위에 포션을 뿌릴까요?

그리고..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상처가 나아도

흉터가 남을 텐데요?

이 시녀가 목욕 시중들어 줄 때마다 흉터를 보면

미안하지 않겠어요?"

"죄..죄송해요.."

부끄러웠는지 점점 찾아오는 어둠 속에서도

붉어진 얼굴이 보였다.

다시 포션을 꺼내

시녀의 가슴부터 배까지 깊게 베인 상처에 골고루 뿌렸다.

"살았다.. 마들린이 살았어.. 벨라!

마들린이 살아있는 거 맞지?"

"네. 아가씨."

"으아앙 살았어.. 다행이다.. 살았어.. 으아아앙~"

흙바닥에 주저앉아 서럽게 우는 아가씨를 보니

왠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쪽이 벨라라는 분인가요?

이 시녀 조금 있으면 엄청 추워 할 텐데요?"

남부의 추위보다는 덜하지만 아직은 2월이었다.

벨라라고 불린 호위 기사가 땅까지 치며 우는 아가씨와

상의가 벗겨진 채 누워있는 시녀를 한 번씩 보더니

마차로 뛰어갔다.

"엥?"

일부러 살려둔 복면인을 처리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니

둘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복면인의 머리채를 물고

이쪽으로 걸어오는 카오스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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