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47화 (47/201)

〈 47화 〉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얻어보죠.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47.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얻어보죠.

마린다의 입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 나왔다.

"저의 시간은 7살 때 멈췄어요."

어린 시절에 대한 것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한 마린다.

마린다는 7살 때,

자신에게 마법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때부터 그녀의 지옥은 시작되었다.

엘리자베 가문의 자제 중 검을 든 자는

테슬린 가문의 기사가 되고,

마나를 느끼는 자는 교육을 해,

마법사로 만든 후 테슬린 가문의 마법사가 되며,

조금이라도 똑똑하다 싶으면 테슬린 가문의 가신이 된다.

두 가문의 끈끈한 관계와 공작 가문에서의

보장된 성공 뒤에는 지독한 교육이 있었다.

하루에 잘 수 있는 시간은 고작 3시간이 전부였고

먹는 것 또한 체력이나 오러 증진, 마나 증진에

효과가 있는 것들뿐이었다.

자고, 씻고, 먹고, 싸는 시간 외에는

모두 교육과 수련을 위한 시간이었다.

"7살 때부터 그랬다고요?"

마린다에게 묻는 에르제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있었다.

"교육이나 수련은 그나마 나은거죠..

그때는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지금은 지옥이라 생각하는 것은 따로 있어요.."

"그런 생활보다 더.. 지옥이라면.."

"바로.. 세뇌였죠.."

엘리자베 남작은 자식들에게

혹독한 교육과 수련을 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모든 일과가 끝나고 잠들기 전,

테슬린 가문의 역사서를 낭독하게 하고,

테슬린 가문에 대한 충성과

엘리자베 가문의 의무에 대해 주입했다.

이 부분은 나도 놀랐다.

"이곳의 전 주인이 바로 테슬린 가문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아폴론 테슬린님이였죠.

1년 차이로 입학한 저는

앞선 이야기에서 예상하실 수 있겠지만..

아폴론님이 졸업하기 전까지 그의 시중을 드는 것과..

졸업 후 이곳을 차지해 테슬린 가문의 뜻을

따르는 것이었죠."

시중이란 말에 에르제의 고운 미간이 좁혀지자

마린다가 피식 웃었다.

"에르제 후배님의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저에는 무척이나 다행이지만 아폴론님에게는 연인이 있었고

저는 파티가 있으면 준비하거나

끝나면 치우는 것을 담당했죠."

"아.."

"호호 그래도 치울 때는 술 냄새와

역한 냄새들 때문에 힘들었답니다."

내 성격상 서론이 길어지는 것을 싫어하지만

테슬린 가문에 대한 작은 정보라도 얻을 수 있어

계속 듣고 있었다.

"어느 순간.. 정확히 말하면..

3서클에 오르는 순간 세뇌가 풀려버렸어요."

기사들에게 오러 홀이 있듯

마법사들에게는 마나 서클이라는 것이 있다.

오러 홀이 단단함과 용량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면,

마나 서클은 심장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고리의,

즉 서클의 개수에 따라 역량이 구분된다.

1서클은 처음 마나 서틀을 만든 이로써

어둠을 밝히는 라이트, 초급 공격 마법인 매직 미사일,

고작 성인의 주먹을 막을 수 있는 실드 정도를 배우고.

2서클에서는 본격적인 불,물,흙,바람 등의

원소 마법을 접하고, 이것을법을 바탕으로 한

공격 마법과 조금 더 강화된 실드 마법을 다루며

원소 마법을 이용한 생활 마법까지 배우게 된다.

이런 2서클 이하의 마법사를 수습 마법사라 부르고

3서클 이상의 마법사를 정식 마법사로 불렀다.

정식 마법사들은 서클의 수뿐만 아니라

3서클은 마법의 폭발을, 4서클은 부여를, 5서클은 중첩을

현시대 최고 단계라고 할 수 있는 6서클은

공간을 다룰 수 있냐, 없냐, 서투냐 능숙하냐에 따라

대우와 가치가 달라졌다.

5서클 마법사는 마탑주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고,

왕실에 충성한다면 비록 단승이지만 자작의 작위를

신분에 상관없이 오를 수 있었고,

6서클 마법사는 충성과 상관없이

바로 상위 작위인 백작의 작위에 봉해졌다.

이는 6서클의 마법사를 왕국에 묶어 두기 위함이었다.

"3서클에 올라 세뇌가 풀린 것은 맞지만..

더 정확히는 마린다님께서는 세뇌 속에서도

무언가 의문을 품었기에 깨달음이 있었고

결국 3서클에 오르는 순간 세뇌가 풀린 것이죠."

"아! 카온 후배님께서 부전공이 마법이셨죠?"

"3학년인 마린다님도 알고 계셨군요."

"호호 알게 된 것은 다음 이야기와도 관계있답니다."

"저.."

에르제가 살짝 손을 들었다.

"왜?"

"카온님은 이상한 점 못 느꼈어요?

제가 마법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아무튼..

마린다님은 3서클인지 뭔지에 올라

세뇌가 풀렸다고했어요..

그럼 엘리자베 가문의 자제였던 분 중에

마법사의 길을 걷는 분이 계신다면

그분들도 세뇌가 풀리지 않았을까요?

그럼.. 분명 가문 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텐데요.."

"에르제.

인간들이 생활하면서 지니게 되는

가치관이나 생각들을 뭐라고 하지?"

"보통.. 사상이라 부르죠."

"맞아. 사상.

사상이라는 것이 말 그대로 생활하면서 지니게 되는 것이지.

그 사상이 오래되면 오래될 수록 어떻게 되겠어?"

"바꾸기 힘들다는 말씀인가요?"

"그것도 정답.

사상이라는 건 바꾸기 힘들어.

마법사로서 3서클에 오른다는 것 ..

마린다님 만큼의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린다님께는 미안하지만.. 가문의 지원이 없었다면

20대 중반 이후에나 오르는 경지야.

그리고 경지를 올리기 위한 깨달음이

모두 마린다님과 같다는 보장이 없지.

엘리자베 가문의 20대 중반의 자제라면

모두 테슬린 가문에서 일하는 중일 것이고

그 가문의 지원을 받고 얻은 깨달음조차

테슬린 가문의 덕이라 생각할 수 있어."

"아.. 어릴 때부터 테슬란 가문에 대한 충성 교육과

그 가문에서 일하며 굳어진 사상으로 인해

자신의 경지 상승과 성공이 모두 테슬린 가문 덕분이라 믿고..

그 믿음이 사상을 더욱 굳게 한다는 거죠."

"음. 아직 사상이 완전히 굳지 않은 마린다님께

언제 어떻게 어떤 의문이 나타났는지 모르지만

그 의문이 깨달음의 얻는 진조이자 세뇌의 금이 되었던 거지."

"아.. 마린다님 말씀을 끊어서 죄송해요.."

"호호 괜찮아요.

저는 에르제님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 좋았어요."

에르제에게 살짝 미소를 보인 마린다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세뇌가 풀린 마린다는 현실에 절망하기보다

현실을 이용해 가문에서 도망치기로 했다.

철저히 귀족파에 따르는 것처럼 행동하며

자신의 안전과 위치를 확보한 마린다는

서스가 전한 지혜의 서열 1위에 오른 후

발표할 교칙을 보는 순간 쾌재를 불렀다.

교칙에서 귀족파가 중요시 한 부분은

`왕실`이란 단어의 첨부였지만,

마린다는 `학생이 직접 아카데미에 신청한다.` 였다.

아카데미에 직접 원하는 가문을 신청하더라도

엘리자베 가문의 영애를 받아줄 가문이

없을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노린 것은 귀족 가문이 아닌

바로 마탑이었다.

힘이 없는 마탑이지만

마법을 중시하는 가문인 테슬린 가문이

마탑이라는 이유만으로

척을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테슬린 가문에서 인형처럼 지낼 바에

마탑에 박혀 연구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가문과 테슬린 가문이 아닌

다른 선택지는 마탑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기 생각을 뒤흔드는 인물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인물은 나였다.

"카온 후배님을 처음 본 것은 서스님의 파티에서죠.

물론 에르제님도 그때 처음 뵈었고요.

그때 카온님의 행동과 말에

이 사람은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죠."

이후 마린다는

나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것도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누구지..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수호단 소속인 사람과 대결 전에

카온 후배님이 하실 말씀에 저는 전율했어요.

그리고 결심했죠."

"결심?"

"고작 도망가고 숨는 것이 아닌!

조금더 세상을 향해 나가기로요.

카온 후배님이 정한 교칙..

카온 후배님의 뜻을 엿볼 수 있는 교칙을 본 순간

제 결심은 더 확고해졌어요.

후배님에게 아카데미는 시작일 뿐,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마린다님. 지금까지는 그냥 듣고 있었는데..

저는 돌려 말하거나 뜸을 들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좋아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저는 카온 후배님과 손을 잡고 싶어요.

카온 후배님이 아카데미에 무언가를 시작했듯,

저는 졸업과 동시에 마탑으로 들어가

새로운 시작을 할 거예요.

당장 후배님과 손을 잡고 아카데미부터 바꾸는 것에

동참할까라고도 생각해 봤지만.

오히려 후배님의 머리만 아프게 할 뿐이죠."

마린다의 말이 맞다.

에르제까지는 한계 범위 안이라 괜찮다.

하지만 마린다를 곁에 두는 순간 따라오는 테슬린 가문과

엘리자베 가문까지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카온 후배님이 어떤 길을 가려고 하는지 정확히는 몰라요.

하지만 두 파벌을 향해 검을 동시에 겨누었죠.

분명 검만으로는 힘든 상황이 올 거예요."

이 말도 맞는 말이었다.

전쟁에서 마법사는 아군에게는 꼭 필요한 존재이며

적일 경우 제일 먼저 죽여야 할 까다로운 존재였다.

내가 사방에서 날아오는 마법을 모두 막을 수 없기에

페페 가문과의 영지전은 모르겠지만

파실리온 가문과 전쟁이 일어난다면

마법의 필요성은 반드시 느끼게 될 것이다.

"저는 마탑에 들어가 저만의 세력을 만들 거예요."

"제가 한 말에 어떤 것을 느꼈는지 모르지만,

저와 손을 잡다는 다 것은 확실하지 않은 미래에

도박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죠.. 도박이죠..

하지만.. 카온 후배님이 유일하게..

저를 사람답게 살게 해 줄 것 같아서..? 호호"

입으로는 웃고 있지만 마린다의 눈빛은 지독히 우울해 보였다.

"마탑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쉽지 않을 겁니다."

"호호호 그건 괜찮아요.

테슬린 가문이 마탑과 척을 지려 하지 않을 것이고

마탑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한 이가 다른 가문도 아닌

엄청난 충성을 바치는 엘리자베 가문의 딸이니까요."

"마탑에 들어가 세력을 키우겠다는 것까지는 믿지만

그 세력이 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건

당장은 믿지 못합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제가 카온 후배님에게 받았던 전율..

그것이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나는 일어서서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얻어보죠."

"호호호 역시 카온 후배님은 이해가 빠르시네요."

내가 내민 손을 마린다가 맞잡았다.

*

알크 자브레는 지금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마린다라는 인물이 도구처럼, 인형처럼 자랐다는 것은

자신도 안타까웠다.

어찌 된 영문이지는 자신에게는 어려워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세뇌가 풀렸다는 점은 다행이라 생각했다.

마치 중간이 생략된 대화 속에서

마린다가 왜 카온과 손을 잡으려 하는 것인지,

카온이 왜 귀족파의 핵심 인물인

그녀의 손을 잡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밤이 깊었으니 하루 자고 가겠다는 말만 남기고

기숙사 마당으로 나간 카온의 등을 보며

한숨을 쉰 알크가 에르제를 따로 불렀다.

"에르제.. 넌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

"저는 마린다님의 마음은 조금 알 것 같아요..

남자보다 여자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얼마 없어요..

스스로 선택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일수록

더욱 스스로 선택하기 어렵죠.."

"혼인 같은 걸 말하는구나?"

"네.. 마린다님은 지금까지 선택이라는 것을 할 수 없었죠.

우리가 이상하다 생각한 것들이

엘리자베 가문에서는 당연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런 마린님이 세뇌에서 깨어난 건 진짜 천운이라고 봐요."

"그건.. 나도 그래.."

"자신이 도구이자 인형이라 느껴졌을 거예요.

어쩌면 정약 결혼을 해야 하는 것보다

더 비참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마린다님 마탑으로 도망을 선택했겠죠."

"그 와중에 카온 때문에 생각이 변했다?"

"네. 제 생각이지만..

성공에 대한 마음.. 이름을 떨치고 싶다는 마음..

남자들만 가진 것이 아니에요.

하지만 사회는 여자들의 성공에 한계를 두고 있죠.

귀족의 여식은 혼인을 통해 신분을 상승시키는 것이

곧 성공이라 생각하고,

여기사들의 한계는 호위 기사가 끝이에요.

마법사도 여자인 경우 진급에 한계가 있어요.

처음에는 마탑으로 도망치려 한 마린다님의 열망을

카온님이 깨운 게 아닐까 해요."

"열망을 깨웠다? 성공에 대한?"

"네. 그 속에는 가문에 대한 원망도 있을거예요..

원망.. 성공.. 그리고.. 사람답게 살고 싶은 마음..

이 모든 것을 채워 줄 수 있는 사람이

카온님이라 판단했을 거로 생각해요.

"카온이?"

"알크님도 아시겠지만.. 카

온님은 항상 문제의 중심에 서 있어요.

그런데 카온님은 그 문제를 피하는 것이 아닌

정면으로 맞서죠.

맞선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가 더 중요해요.

맞서서 싸우고, 싸우면 이기고, 이기면 반드시 얻는다는 것.

"아! 카온을 돕는다면 성공할 것이고

그 과정에 가문에 대한 원망도 풀 수 있으며

원망을 풀고 성공한다면 사람답게 살 수 있을 거다?"

게다가 직진만 하는 카온의 등에 올라타면

그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다?"

"네. 마린다님이 능력이 좋아도

몇 명 중의 한 명으로 공을 쌓아 성공하는 것 보다.

이제 시작하려는 카온님 곁에서

공을 쌓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네 말을 들으니까 마린다님에 관해서는 이해했어..

그럼 카온은? 마다님의 가문이 어떻고 어떻게 살았든..

네가 말한 그런 생각을 마린다님이 가지고 있든..

만약 배신해서 그 세력이 카온이 아니라

카온의 적에 붙을 것이란 생각을 못 하지는 않았을 거잖아?"

"제가 카온님의 깊은 뜻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어요."

에르제가 살짝 미소 지으며 답을 회피하고 자리를 피하자

알크는 직접 물어보기 위해 마당으로 향했다.

"오! 알크 잘 왔다. 안 그래도 부르려던 참이였는데."

"하.. 일 이야기 전에 한가지 물어보자."

"응?"

"마린다님의 말을 믿고 손을 잡은 이유가 뭐야?"

*

마당으로 나와 별을 보고 있는 나에게 물어온 알크의 질문.

"마린다님의 말을 믿고 손을 잡은 이유가 뭐야?"

"기준."

"기준?"

"아마 귀족파나 국왕파에서 인정받지 못했거나

눈치 보던 놈들이 나에게 다가올 거야."

"안 그래도 수군거리는 사람이 많아지긴 했어."

"귀족파니 국왕파니 하는 파벌을 만들 생각은 없지만

인재는 필요해.

하지만 내가 사람이 필요하다고 아무나

감사합니다 하며 받을 순 없잖아?

이미 나름의 기준을 세워놨어.

어차피 나에게 다가오는 이는

귀족파, 국왕파, 중립파 이렇게 세 파벌 중 하나야. 그렇지?"

"응.."

"중립파는 모르지만..

다른 두 파는 나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지. 맞지?"

"그렇지.."

"그래서 내린 기준이.

내가 서열전에서 우승하기 전에 다가온 이는

파벌을 따지지 않고 그 사람만 보고 판단한다.

내가 서열전에서 우승하고 다가온 이에 대해서는

철저히 계산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크크. 이게 내 기준이야."

"마린다님의 손을 잡은 게 계산을 하고 잡은 거란 말이야?"

"크크 계산을 하고 잡은 것은 맞지만 조금 달라..

신뢰라는 것이 눈물로 호소한다고 쌓이는 것도 아니고..

비밀를 털어놓는다고 쌓이는 것은 아니야.

마린다는 과거를 원망하는 힘을 바탕으로

현재를 발판삼아 미래의 자립을 생각하는 것이고

인재가 부족한 나는 능력 있는 마법사인 마린다에게

신뢰라는 도박을 한 것이고.

배팅한 결정적인 이유는.. 마지막 그녀의 눈빛이긴했지만..

그리고 만약 그녀가 `우승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니

저를 그 지옥에서 꺼내 주십시오!` 라고 했다면

마린다의 사정이 어떻든 간에

에르제와 너를 데리고 나왔을 거야."

"아!"

"크크크 그래. 자신이 불쌍하니 도와달라가 아니라..

힘을 키워 도울 테니

그만큼 자신을 챙겨달라라고 서로 거래를 한 거야.

이 거래를 위해 내가 교칙을 발표하자마자

오늘 같은 날이 오기를 기다렸던 거야.

아카데미에 있지만, 누구나 들어올 수 없는 곳.

서열전의 우승자, 서열 1위인 자와

그들이 허락한 자에 한에서만 들어올 수 있는 이곳에서

나와 만나는 날을 기다렸던 거지. 크크

우리가 만나는 것을 누군가가 봤어도 시비 걸었다.

에르제와 네가 나와 같이 있는 것을 비난했다.

나를 귀족파로 끌어들이려 했다. 이렇게 변명하기도 쉽고."

"후.. 내가 멍청한건지..

아니면 너희가 대단한 것인지 모르겠다.."

"나도 마린다와 이렇게 엮이게 될 거란 생각은 못 했어.

불러 놓고 귀족파가 어떻고 국왕파가 어떠니 할 줄 알았거든."

"하.. 난 뭐하는 건지..

가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왔다가

폭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 같다.."

"크크 그래서 후회해?"

"그래! 후회한다! 그런데 후회한다고 뭐가 달라지냐?

그리고 쪽팔린다 쪽팔려!

너 구하겠다고 달려간 에르제나..

절망하고 무너지는 대신 성공을 갈망하며

공공의 적인 너와 함께 하려는 마린다님까지..

남자고 여자고를 떠나서.. 인간으로서 쪽팔려!"

"크크 내가 너의 쪽팔림을 덜어주지."

"야! 모든 게 너 때문에 생긴 거라고!"

"잠이나 자라. 내일 라이거 영지에 가야 하니까."

"뭐? 내가 지금 잘 못 들었지? 어디를 가?"

"크크 나는 들어간다."

내 이름을 계속 부르는 알크를 두고 다시 안으로 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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