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 사람들의 표정이 많이 밝아졌군.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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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사람들의 표정이 많이 밝아졌군.
`필라` 남부의 개발을 맡은 정보 조직
`소리샘`의 단주 페트로를 만나서 보고받기 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남부 주거지역으로 향했다.
"주군!"
"페트로? 크크. 정보 조직은 정보 조직이라는 건가?"
"주군께서도 저의 눈을 피할 수는 없으시지요."
거주 지역으로 걷는 동안 페트로의 보고가 시작되었다..
먼저 보고한 것은 남부대로의 북쪽,
유흥가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아카데미에 가기 전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세금을 내겠다는 계약서를 작성한
남부의 모든 사업장에 허가를 내줬다.
그리고 그 결과가 불과 3주 만에 나타났다.
"총 27개의 업소 중 9곳만 살아남았습니다."
불법으로 세워진 곳이고,
불법적인 일이 많이 일어나던 남부 유흥가였다.
내가 당연하면서도 간단한 조건을 걸로 허가를 내준 이유는
기회를 주기 위함도 있지만, 기회를 주었음에도
바뀌지 않는 것들을 걸러내기 위함이기도 했다.
"어디가 많이 쫓겨났지?"
"18개 업소 중 5곳은 술집이고 8곳은 도박장,
나머지는 사창가입니다.
술집은 8곳, 도박장은 전멸,
사창가는 한 곳만 남았습니다."
"사창가 한 곳이 남았다라..
그곳의 주인과 자리 한번 마련해줘."
"네. 주군."
"그리고 살아남은 9곳에는 지원금을 지급하고
비어버린 곳은 나중을 위해 깔끔하게 수리해둬.
아! 가장 괜찮은 건물은 들어올 사람이 있으니까
특히 신경 써주고."
"네. 무엇을 하던 사람인가요?"
"음.. 농사를 짓던 사람들인데..
농작물 매매 상회를 운영할 거니까
그에 맞게 시설과 종업원도 미리 준비해줘."
"네. 주군."
"쫓겨난 이들은?"
"`필라`를 떠나는 순간 페페 자작령으로
숨어들어 갈 수 있는 뒷구멍을 슬쩍 알려 주었습니다."
"잘했어."
주지 않으려 했던 기회를 주었음에도 그
것을 스스로 차버린 마음이 병든 이들이다.
이 병균이 페페 자작령의 바닥에서부터
퍼져 나가게 하는 것이 내 계획 중 하나였다.
"다음은 지금 가고 있는 거주 지역에 관한 것입니다.
주군께서 제일 우선 해야 한다고 했던 청소가
틈틈이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무조건 청소만 시켰습니다."
일주일 동안 청소에 참여한 인원에 대해서는
빵과 수프만 제공했다.
비록 빵과 수프 뿐인 먹을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천민들은 살이 찌기 시작했다.
일주일 뒤, 깨끗해진 주변 때문에
더욱 심각하게 보이는 주택 공사가 시작되고
이주가 흐른 지금 내 앞에 공사 현장이 펼쳐져 있었다.
"사람들의 표정이 많이 밝아졌군."
"저들의 삶 자체가 달라졌으니까요."
"일당은 잘 지급되고 있지?"
"네. 하루에 1 은화씩 지급하고 있습니다."
평민들의 평균 급여가 2 금화인 것에 비하면
한 달을 꼬박 일해도 30 은화밖에 되지 않는 천민들이었다.
처음 내가 하루에 1 은화만 준다고 했을 때
리먼이 너무 작다며 펄쩍 뛰었지만
이러는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스스로 돈을 버는 것보다
구걸하는 것이 익숙한 이들이다.
이런 이들에게 평민의 평균인 2 금화를 지급하는 것은
고작 2 금화일 뿐이지만 천민들에게
졸부가 되는 것과 다름없었다.
갑작스럽게 부를 쌓고,
그 부를 이용해 잘 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졸부들은
욕심이 커지거나 게을러진 자들이 많았다.
돈도 벌어 본 놈이 버는 것이고, 써본 놈이 쓰는 것이다.
벌어 본 적 없는 천민들을 벌어본 평민으로 만들기 위한,
써 본 적 없는 천민들을 쓸 수 있는 평민으로
만들기 위한 그 첫 번째 단계로
자신이 살 집을 보수하고 새로 짓고 있지만
1 은화라는 일당을 지급한 것이었다.
"자신들이 살 집을 다 짓고, 공공시설 공사에 들어가면
월 1 금화 수준으로 맞춰줘.
"네. 주군."
"아! 공공시설에서는 반드시
큰 목욕 시설이 포함되는 것 알지?"
"아! 그건 알고 있습니다만..
리먼님께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떤?"
"남부를 독립된 장소로 만들고
남부 주민들만 살게 할 것이 아니라면..
분명 목욕 시설에 북부, 동부 할 거 없이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이라고..
그러면 한 개로는 감당이 되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괜찮아. 대형 목욕 시설의 반응이 좋으면
북부 농업 구역과 동부 상업 구역도 만들 생각이었으니까
리먼이 그렇게 말했다면 사업성이 있는 것이니까
리먼과 협의해서 북부와 동부도
미리 공사 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처리해"
"네! 주군"
남부에서 페트로의 보고를 받고
다시 영주성으로 돌아가는 길.
"리아."
"네. 주군."
"부모님과 동생은 언제 `필라`로 오셔?"
리아 뿐만 아니라 칠흑 기사단의 기사 중 가
족이 있는 자들에게 가족을 `필라`로 데려오라 했다.
리아는 원래 라이거 영지의 평민이었기에
아버지의 허가를 받는 것은 간단했다.
하지만 다른 기사들의 가족은 평민이 된 것은 맞지만,
소속 자체는 마노 영지에 있었다.
결국, 다시 노예 신분으로 만들고,
노예가 된 이들을 라이거 영지로 데려와
다시 평민으로 복원 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합법과 불법을 오가는 일이라 상당한 자금이 나가는 일이지만
칠흑 기사 단원을 위해 기끼어 모든 자금을 지원했고
이 일은 리먼이 처리하고 있었다.
"작지만 땅이 있어 그것을 정리하고 오면
다음 주에나 도착하신다고 합니다."
"그렇군.. 오시면 남부의 저택에서 지내게 하고,
지금 짓고 있는 집들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조금씩 경제 활동이 일어날 거야."
스스로 집을 지은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시장을 만들도록 유도 할 것이었다.
"페트로에게 말한 건물 있지?"
"네."
"그 건물에서 장사하도록 네가 힘써봐."
"네?!"
"크크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라
북부의 농경지를 줄까도 생각해 봤는데..
그러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 같더라고.
남부가 활성화되면 각 구역의 벽이 점점 무너질 거야.
상업 쪽은 리먼이 있으니 힘들고.. 남은 건 농업이야.
남부에서 거래되는 농산물에 관한 권리를 주지는 못해.
치열한 경쟁보다 위험한 것이 독점이거든.
하지만 리먼처럼 유리한 위치는 줄 수 있어.
남부에서.. 아니 `필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거래의 중심에
너희 가족들이 있었으면 좋겠어."
"주군.."
"크크.
부모님이 농사를 계속 짓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조치해 줄게.
농사를 짓는다고 무시하는 마음에 한 말은 절대 아니었으니까.
내가 욕심이 많아서 말이지.. 자금은 내가 쥐고 있고,
상업은 리먼이, 농업은 리아의 부모님이?"
"감사합니다."
"쓸데없는 소리.
오늘 저녁 식사는 너도 참석해.
아마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거야. 크크크"
영주성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후 저녁 식사 시간.
"카온.. 너희 가문은 원래 이렇게 많이 먹냐?"
많은 종류의 음식들이
식탁에 놓여 있는 것을 본 알크가 물었다.
"크크. 설마."
식탁의 상석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앉으셨고
아버지를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나와 프레시아, 알크가 앉았으며
왼쪽에는 이카인 총관과 라이나 시녀장,
리아, 아키 기사 단장이 앉았다.
알크는 손님으로 참여한 것이며
나머지는 내가 일부러 참여시킨 인원이었다.
"다들 얼굴이 좋아지셨군요.
총관님 무슨 좋은 일 있으십니까?"
"좋은 일이라기 보다..
뭐랄까 일한 맛이 난다고 할까요? 하하"
"허허 이카인.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인가?"
"하하하 아닙니다. 백작님. 그럴 리가요. 하하"
각자의 생각이 변한 것, 각자의 각오가 변한 것,
불합리한 일을 하지 않는 것, 자금의 여유가 생긴 것,
멀어져갔던 민심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는 것 등이
모두의 마음에 여유를 준 것 같았다.
"아키 단장님은 좀 어떠십니까?"
"죽을 맛입니다.."
"네?"
"칠흑 기사단.. 조금도 봐주는 것이 없습니다.
일단 두드려 패고 시작하더군요.. 허.."
"크크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웃고 계십니다?"
"하하하 들켰나요?
기사단의 눈빛부터가 달라졌으니까요. 하하"
"커흠.. 아키 단장. 그것도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지?"
"하하하 주군께서도 인정하신 거 아닙니까?
어떻게 어제는 리아 단장의 옷깃은 스쳤습니까?"
"어허! 옷깃은 진작에 닿았어!"
"아이고! 그건 처음 몇 번 아닙니까?
이후에는 계속 리아 단장에게 밀리셨습니다?"
"크크크 푸하하하 아버지 진짜입니까?"
"카온 있잖니! 백작님께서 리아에게 지고 온 뒤에.."
아버지의 입이 아닌 어머니의 입이 먼저 열렸다.
"부인!"
"어머! 아직 그날 저에게 늙었다고 푸념하시며
술 마셨다는 이야기는 안 했어요?"
"지금 하고 있지 않소!"
"어머? 그렇네요. 호호호"
입을 벌리고 멍하게 있는 알크가 웃지 않을 뿐
두 분의 모습에 모두가 웃었다.
고작 몇 주가 흘렀을 뿐이지만 분위기가 확실히 변했다.
툭툭.
알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나도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다."
"응?"
"이렇게 다 같이 웃으며 함께 앉아 식사하는 건 처음이라고."
"허.."
다시 한 번 어깨를 두드려 주고 아버지를 바라봤다.
"아버지."
"가문에 마법사가 있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른 가문들처럼 단순히
통신을 위한 마법사를 말하는 것이냐?
아니면 전투를 할 수 있는 마법사를 말하는 것이냐?"
"둘 다입니다."
중앙 정계와 멀어지고 난 후부터
가문에 통신 마법사를 두지 않았다.
언젠가 오겠지 하는 연락을 기다리기에는
통신 마법사에게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았고,
통신 마법사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전투 마법사는 당연히 없었다.
"자금은 주냐?"
"크크크 하하하 아버지?"
"이미 통신실까지 만들어 놓고
묻는 네가 얄미워 조금 뻔뻔하게 나가봤다."
리먼이 통신구를 구매해 카라 상회에 하나,
영주성에 하나, 남부 저택에 하나,
마지막으로 마노 영지 리먼 상단에 하나를 설치했다.
통신 마법사가 필요한 이유는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아버지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와 프레시아, 총관 같은 오러나 마나와
거리가 먼 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아카데미에 복귀하면 마탑에 들러 고용하겠습니다."
"가장 좋아할 사람이 샤를 부인이겠구려?"
"호호호 그럼요~"
"그럼 만약에 우리 가문의 집사나 시녀 중에
검에 소질이 있거나 마법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나오면
아버지는 어떻게 하실 것 같아요?"
"음.. 글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바로 답을 하기가 힘들구나."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노예 중에서 오러의 재능을 찾아
칠흑 기사단을 만든 나였지만,
집사 또는 시녀라는 고정관념과
집사와 시녀들은 별채의 인원을 제외한 모두가
페페 가문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해
그들에게서 재능을 찾아볼 생각은 못 했다.
"지금 생각한 것이지만..
아무래도 30살이 넘은 이들은 재능이 보인다 해도
검이나 마법을 배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하지만 20대 중반까지는 자금과 노력 여하에 따라
소드 나이트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절대 쉽지 않은 길이고, 다른 이들보다 시작이 늦어
성공한다 해도 그만큼 늦은 나이가 될 것이니..
검이나 마법에 재능이 있다고..
그쪽 길을 선택할 거란 보장은 없지만..
만약 어린 집사나 시녀들.. 음.. 바이올렛 정도의 나이라면
한 번쯤 권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구나"
칠흑 기사단의 연공법과 검술이 있어
그들에게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게 한다면
30살이 넘어도 충분히 기사로 제 몫을 하기 할 수 있다
.
하지만 `너는 검에 재능이 있으니까 이제부터 너는
집사가 아니라 기사 수련생이야.` 라고
하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또한, 노예에서 평민이 되는 것과 평민이 기사가 되는 것에는
간절함의 차이가 크기에 기사로 만들기 위해
몬스터 숲으로 보내는 것도 어려웠다.
그러나 어린 나이의 집사와 시녀에게
오러나 마나에 재능이 있으니 기사나 마법사를 권하는 것은
당사자와 가문에 있어 상당한 이점이 있었다.
당사들은 집사나 시녀로 일하면서
공을 인정받아 신분을 상승하는 것보다
기사나 마법사가 되어 공을 쌓아
신분을 상승하는 확률이 더 높았고,
가문은 가까운 곳에서 인재를 얻을 수 있으며
이들은 이미 가문에 헌신하고 있는 이들이기에
충성심이 보장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강제적으로 할 수 없어
아버지도 `권한다.` 라는 말을 쓴 것이었다.
"아키 단장님. 오러를 개방해 보시겠어요?"
"오러를 말입니까? 음.. 알겠습니다."
내 시선은 오러 홀을 열어 오러를 방출한 아키 단장이 아닌
바이올렛에게 향하고 있었다.
`반응이 없어.`
바이올렛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이제 닫으셔도 됩니다.
리아. 내가 준비하라고 한 것 있지?"
"여기 있습니다."
리아가 나에게 건네 준 것은 텔레포트 아티팩트였다.
아티팩트라는 것 차제가 이름에 마법명이 들어가듯
오러가 아닌 마나로 작동하는 도구였다.
오러 사용자가 아티팩트를 사용하는 방법은
주입된 오러가 마나를 자극해 마나의 활성화가 일어나고
그 활성화된 마나의 힘에 의해
각인된 마법이 발동하는 것이었다.
오러나 마나 사용자가 아닌,
즉 메이의 아공간 주머니 같은 경우는
처음 주입된 피를 사용자라 인지하고
이후 주입되는 소량의 피가 마나의 활성화하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었다.
어머니와 프레시아에게 준 아티팩트는
조금 더 고차원적인 마법들이 각인되어 있기에
오러나 피 같은 매개체가 없어도 사용되는 것이어서
구하기도 힘들고, 같은 마법이 각인된 경우
매개체가 있는 아티팩트보다 훨씬 비쌌다.
이 말은 즉.
모든 아티팩트가 활성화 할 때는 오러가 아닌 마나가
아티팩트 주변에 펼쳐진다는 것이다.
리아가 건네준 텔레포트 아티팩트에 마력을 주입했다.
그리고 여전히 나의 시선은 바이올렛에게 있었다.
움찔.
바이올렛의 작은 움직임이 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카온.
역시라니 뭐가 역시라는 것이고 뭘 하는 것이냐?"
아버지의 물음에 다른 사람도 다 이해 할 수 있게
아티팩트에 관한 설명을 했다.
"즉. 아티팩트가 활성화되면 마나가 주변에 퍼지고
마나를 느낄 수 있는 자는 마나에 재능이 있다는 것이지요."
"계속 바이올렛을 보고 있었던게.."
"네. 바이올렛에게 마법사의 재능이 있습니다."
뫼비우스의 고리를 회전시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아직은 뫼비우스 고리에 관해 밝힐 때가 아니라
아티팩트를 사용했다.
짝!
"아! 그래서 바이가 그랬구나!
헉! 죄송합니다."
짝하고 박수를 치고 혼잣말이 크게 나와버린 메이였다.
"괜찮다. 그래서 그랬다니 무슨 말이냐?"
메이가 오전에 집무실 앞에서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자신이 대화의 중심이 되어버리자
어찌 할 바를 모르는 바라올렛에게 다가가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