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59화 (59/201)

〈 59화 〉 마음 단단히 먹고 카온을 믿어보렴.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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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마음 단단히 먹고 카온을 믿어보렴.

카온이 병사에 관련된 자기 생각을

아버지인 펠리스 라이거에 말하고

리먼과 리아와 함께 마노 영지를 행하고 있을 때,

성도의 왕성에서는 일라인 왕국의

두 거물이 한자리에 앉아 있었다.

"테슬린 공작.

이렇게 단둘이 차를 마시는 것은 오랜만인 것 같소."

"네. 오랜만이군요.

단둘이라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요."

일라인 왕국의 국왕 제라드 일라인과

유일한 공작 노도우 테슬린의 독대.

하지만 국왕의 뒤에는

검을 차고 있는 호위 기사 넷이 자리하고 있었고,

공작의 뒤에는 왕과 함께하는 자리라 검은 차지 못했지만

역시 네 명의 호위 기사가 서 있었다.

"우리가 이렇게 대화를 하는 건 두 가지 뿐이지.

나의 정책에 그대가 반대하거나..

라이거 가문에 대한 것뿐.

이번에는 라이거 가문의

그 카온인가 하는 녀석 때문에 온 것이 이겠지."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카온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지요.

전하께서는 카온 그놈이 마법을 사용했다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다른 귀족들과 같이

아티팩트를 사용했다 생각하십니까?"

제라드 국왕은 한쪽 다리를 꼬며 깊숙이 앉았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왕실과 그대 가문의 역사서에는

`검과 마법을 동시에 사용했다.` 라고 기록되어있지.

하지만 공작.

초대 국왕께서 거짓을 적어 놓았을 리 없으니

그때는 그것이 진실일 것이나 지금은 아니오.

그 말도 안 되는 전설 같은 존재가 다시 나타났다?

그것을 믿는 것보다 마법이 아니라는 것이 들통 나기 전에

아카데미를 그만둔 카온이다. 라는 것이

신빙성이 있지 않소?

그럼 반대로 물어보지.

그대는 카온이 마법을 사용했다 생각하는 것이오?"

"만약 그놈의 마지막 마법만 아니었다면

2할 정도만 믿고 조사를 해 봤겠지요."

"하하하 그래. 나도 그것 때문에 더 믿지 않았지."

"네. 휘어져 가는 마법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제라드 국왕이 자세를 고쳐 앉았다.

"공작의 표정을 보니

내가 그것을 믿지 않을 것을 예상하였던 것 같은데

이렇게 찾아와 말하겠다는 본론이 카온이 어린 나이에

소드 익스퍼트에 오른 것은 사실이니 그놈과

놈의 가문을 국왕파로 끌어들이지 않을까 해서인가?"

"본론은 아니지만, 혹시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가 본론 때문이지요."

"음? 본론이 정책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라이거 가문에 관한 것도 아니다?

공작이 처음으로 그 두 가지 이외의 것으로

독대를 청한 이유를 들어 봅시다."

"따지고 보면 라이거 가문과 관계가 전혀 없지는 않군요.

조만간에 왕국 남부에서 작은 영지전이 벌어질 겁니다."

노도우 공작은 페페 가문과 폴리아리스 가문 사이의 일을

국왕에게 이야기했다.

"페페 가문이라..

폴리아리스 가문의 여식을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것이군."

"한번 거절당했음에도

카온과 에르제가 친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약혼의 서신을 보냈습니다.

폴리아리스 남작은 페페 자작의 의도를 의심하고 거절했죠.

보통은 서로 으르렁 거리기는 하겠지만

여기서 끝났어야 했는데..

페페 자작은 교역을 중단시켰죠."

"고작 약혼을 거절한 것 치고는 과한 조치지."

"네. 그 과한 조치의 탓을 모두 에르제와

폴리아리스 가문의 탓을 돌릴 수 있는 자금과 힘이

페페 자작에게는 있고요."

"이것저것 다 떠나서 페페가 야욕을 드러낸 것이겠지요.

자작도 고민 많이 했을 거야.

라이거 영지를 먼저 먹을 것이냐..

폴리아리스 영지를 먼저 먹을 것이냐에 대해..

하지만 뒤에 있는 파실리온이 걸렸겠지.."

"먹어도 잃는 것이 많고 문제가 생길 라이거 영지보다

먹어도 핑계 댈 것이 많은 폴리아리스를 선택한 것이죠."

"그런데.. 공작.

페페든, 폴리아리스든 다 파실리온 쪽 가문 아니오?"

파실리온은 그대 가문의 오른팔이고."

국왕의 말에 공작은 살짝 미소 지으며

찻잔에 손을 가져갔다.

"파실리온 백작이 알려준 정보입니다.

백작은 페페 자작의 야심을 읽었지요..

백작이 그러더군요.

`주인을 무는 개새끼는 필요없다.` 라고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페페 자작.. 아니 그 가문 자체가 배신으로 큰 가문이지요.

페페는 폴리아리스를 먹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겁니다.

에르제의 머리채를 끌고 라이거 가문으로 향하겠지요.

만약 라이거까지 먹는다면 파실리온을 넘어서게 됩니다.

과연 그의 야심이 그것으로 끝이 날까요?"

"하하하 즉. 영지전이 일어나도 모르는 척해 달라?

아니 아니지. 영지전 신청이 들어오면 허락해주고

왕국의 한 귀족이 몰락하든 귀족파의 일이니

그냥 모르는 척해 달라?"

"제가 전하와 독대를 원한 이유이지요."

"더 나아가 라이거 가문이 사라진다면 그것이

`네 기둥`가문인 왕실과 그대의 가문이 아닌

욕심 많은 페페 가문 때문이니 민심을 잡기도 좋고

후에 페페 가문을 벌하기도 쉽다?"

"정확히 보셨습니다."

"하하하 내 그렇게 하리다."

서로 웃으며 손을 마주 잡는 두 사람이었지만

둘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먼저 제라드 왕은 남부까지 귀족파,

특히 테슬린 가문에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모르는 척 하겠다는 답과 달리

페페 가문이 폴리아리스 영지를 먹고

그 검을 라이거 영지로 향하는 순간,

`네 기둥` 가문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라이거 가문을 지원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진짜 라이거 가문을 지키기 위한 지원이 아니라

지원을 통해 전쟁을 길게 끌고 가면서

전쟁을 벌인 귀족파에 책임을 물으며

민심을 왕실로 모음과 동시에

귀족파들을 압박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노도우 테슬린 공작은

페페 가문이 덩치를 키워 라

이거 가문을 향해 진격하는 순간

파실리온 가문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직접 군을 일으켜

비어있는 페페 영지를 시작으로 라이거 영지까지

집어삼킬 계획을 이미 세워 놓은 상태였다.

테슬린 공작이 왕의 집무실을 나가는 순간.

그때를 대비한 왕실과 테슬린 가문의 준비가 시작되었다.

*

마노 영지에 도착해 2주가 흘러서야

2기 칠흑 기사단이 될 만한 자질을 갖춘

노예들을 선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10일이 더 흐르고

부실한 갑옷과 검 한 자루를 차고 몬스터 숲으로 향하는

이들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군. 그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카시오스. 그때는 어떤 기분이었어?"

이번에서 선별한 인원 중에서는

리아처럼 시작의 요새에 도착하기까지의 일들을

보고 해줄 사람이 없어 카시오스와 아담에게

그 역할을 맡기기 위해 둘을 불렀다.

"이게 무슨 미친 짓인가 했죠.

리아 대장이 없었다면

저도 어떻게 되었을지 장담하기 힘들었으니까요."

"리아가 없었으면?"

"네. 리아 대장과 주군이

단순히 남녀 사이의 정은 아닌 것 같았거든요.

분명 뭔가 중요한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했죠."

"그래서 후회하냐?"

"후회는 무슨! 그때의 저를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하하 이제 슬슬 출발해.

조금 있으면 도망치는 놈들이 생길 거야.

그리고 절대 도와주지 마.

너희 둘이 도와주면 더 많은 인원은 살아남겠지만..

결국, 너희가 살린 이들이 너희를 위험에 빠뜨릴 거야."

""충!""

카시오스와 아담이 선별된 이들을 따라나서고

영주성을 돌아가려는데 리먼이 발길을 멈췄다.

"주군.

저는 다시 마노 영지로 가서 보급품을 준비하겠습니다."

"음.. 그래. 그렇게 해."

리먼마저 마노 영지를 향해

말 머리를 돌리자 리아에게 물었다.

"리아. 에르제가 많이 힘들어하지?"

"네. 주군. 가문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많이 불안해하십니다."

"얼마나 모일지 모르겠지만 훈련되지 않은 병사를 데리고..

게다가 조약을 어겨가며 양성한 병사와

칠흑 기사단을 이끌고 에르제를 돕기 위해

폴리아리스 가문에 합류해 전쟁에서 이긴다 치자.

그럼 뭐가 남지?

죽어 나간 폴리아리스 영지민와 피폐해진 영지?

라이거 영지를 위해 희생한 것이 아닌

다른 가문을 위해 희생한 우리 병사들?

조약을 어겼다는 내용의 서신을

왕실과 귀족파, 마노 영지에서 받을 라이거 가문?

이런 것들이 뻔히 보이는데 에르제의 가문을 돕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라이거 영지에서 일어나는 겉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은

에르제님의 가문이 망하고

그 뒤를 준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딱 두 가지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네. 먼저 주군께서는 샤를님께 교육 정책을 권하셨습니다.

이는 페페 가문이 쳐들어와도 절대 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죠.

그전에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페페 가문이 에르제님의 가문을 먹는다면..

군의 규모가 더 커진다는 것이죠.

더 많은 병사를 이끌고 오는 페페 가문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겁니다."

천천히 걷던 카오스의 고삐를 살짝 당겨 멈춰 세웠다.

"계속 말해봐."

"네. 주군께서는 한 번도 불안해하는 에르제님께

`돕겠다.` 또는 `가족들만이라도 구해 오겠다.`라는

말씀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라이거 영지도 곧 전쟁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말씀하셨지만

`다른 영지로 보내 주겠다.` `다른 영지로 도망쳐라.` 같은

말씀도 하지 않았습니다.

주군께서 그럴 힘도, 자금도 있는데 하지 않은 것이죠.

이는 에르제님의 안전뿐만 아니라 에르제님의 가문 또한

무사할 것이란 의미라 생각했습니다."

"후.. 내가 에르제를 더 불안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런 말을 안 했다고는 생각 안 해?"

"제가 아는 주군이라면

이미 에르제님 일행을 다른 곳으로 보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으셨죠.

즉. 에르제님의 가문을 돕는 것이

가능하다, 불가능하다가 아닌,

이미 주군의 머릿속에는 모든 계획이 들어 있으며

그 계획을 몇 번이고 되새긴 후 확신을 하고

때만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너.. 좀 무섭다?"

"저는 주군의 검일 뿐입니다."

장난으로 무섭다는 말을 했지만

이런 리아가 있어 너무나 든든했다.

"혹시 내가 어떻게 할지도 예상이 갔어?"

"거기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나무 위의 사과를 따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닌

사과가 매달려 있는 나무를

베어버릴 것 같은 느낌은 듭니다."

"뭐? 하하하

그럼 나무를 베어버릴 도끼를 준비하러 가불까? 하하하"

*

"전하의 허가가 떨어졌다."

"어머! 아버지 어떻게 받아내신 건가요?"

페페 자작의 말에 이자벨이 놀라 물었다.

"파실리온 백작은 두 가문 사이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하시면서도

내 생각을 존중해 주셨다.

하지만 왕실의 보고 없이 영지전을 시작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공식적인 절차를 받는 것을 권하셨지."

"백작님께서도 폴리아리스 가문을

좋지 않게 보고 계셨군요?"

"둘째 딸년과 서스의 약혼에

시간이 끈 것이 못마땅한 눈치셨어.

백작님 입장에서는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남작 가문 하나 사라지는 것은 문제도 아니니까."

"우리가 라이거 가문까지 노리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실 텐데요?"

호리페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은근히 라이거 가문까지

노려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더군."

"두 번의 영지전을 치르는 동안

힘이 빠진 우리를 치겠다는 생각이군요."

"백작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지.

하지만 확실히 한가지는 알았어."

"파비친코."

"그래. 우리와 파비친코가 손을 잡았다는 것은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해.

알고 있었다면 폴리아리스 가문을 치는 것도

반대했을 거야."

"때는 언제입니까?"

"오늘 폴리아리스에 영지전을 선포하고 한 달 뒤.

12월 1일."

"에르제 그년을 찾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네요."

카온이 말을 타고 성도를 나왔다는 것은

파실리온 백작을 통해 알았고

라이거 영지에 카온이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했지만,

에르제를 확보하기 위해 보낸 기사들을 통해 들은 정보는

에르제가 성도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뿐이었다.

"우리 병사들이 죽어 나가겠지만..

폴리아리스 영지를 먹으면

병사든 노예든 그 수가 늘어나니 상관없다.

하지만 봄이 오기 전에는

반드시 라이거 영지로 향해야 해."

"소문에는 이번 토벌에 징집 없이 양성한 병사들을

각 마을로 파견한다고 하더군요."

"카온 그놈의 기사단과 라이거 기사단이 있고

모집한 병사들의 훈련이 창보다 활에 집중되고 있으며

대장간에서도 엄청난 양의 화살을 만들고 있다고 하니

자신 있겠지."

"우리가 왜 굳이 겨울에 폴리아리스 가문으로

쳐들어가는지도 모르고요."

페페 자작이 영지전 준비를 6개월이라고 한 이유가

라이거 가문 때문이었다.

라이거 가문의 추수가 끝난 시점.

라이거 가문이 몬스터 토벌을 준비하기 위해

자금을 투입하는 시점.

몬스터 토벌을 위해 군을 분산시키는 시점.

토벌이 끝나면 병사와 기사들의 피해가 나오는 시점.

토벌이 끝나면 몬스터 부산물이 생기는 시점.

즉. 토벌 준비에 자금이 소비되면서

가장 가난해지며 군이 분산되어 약해지지만,

라이거 영지를 점령하면 추수한 곡식들과

몬스터 부산물까지 한꺼번에 챙길 수 있는,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때가 겨울이었던 것이다.

"이자벨은 파실리온 영주성으로 가있거라."

"네? 그 위험한 곳으로요?"

"우리가 군을 움직이는 순간 파비친코 가문에서

더욱 파실리온 백작님을 압박할 것이야.

눈치 빠른 백작이 내가 꾸민 일이라 의심할 수 있다.

가서 백작의 화도 달래주고 파비친코 가문 욕도 하면서

의심을 하지 않게 하라는 말이다.

전쟁이 무서워 피난 온 것이 다른 곳도 아닌 자신의 가문,

감히 백작 가문을 압박하는 가문을 같이 욕해 주는 여인,

무슨 말인지 알겠지?"

"호호호 혼자이신 백작님이

제 미모에 반에서 보내주지 않으면 어쩌죠?"

"쓸데없는 소리 말고!

폴리아리스 가문을 먹는 순간 돌아와야 해!"

"호호호 알았어요~"

페페 군이 라이거 영지로 향하는 순간

파실리온 백작도 군을 움직일 것을 예상하였기에

의심의 피하고자 갔던 이자벨과 아이젝이

순식간이 인질이 될 수도 있었다.

"어머니와 아이젝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괜찮다. 라이거 가문을 먹을 계획이 없었다면

네 어미가 시집간 곳은 파실리온 가문이었을 것이다.

누구보다 이자벨을 원했던 이가 파실리온 백작이었으니까."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며

자신의 딸마저 도구로 생각하는 페페 자작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도구로 대해지는 것을 반기기까지 하는 이자벨,

이런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보면서 누구다 보다

페페 가문의 피가 짙어지는 호리페였다.

*

에르제가 저녁 식사자리에 나오지 않은 것이 걱정된 샤를은

직접 먹을 것을 챙겨 별채로 향했다.

"샤를님!"

샤를이 직접 음식을 들고오는 것을

발견한 마들린이 달려갔다.

"마들린.

에르제가 저녁 식사에 참여하지 않아서 걱정되어 왔어."

"죄송합니다.

오후에 영지전 관련 소식을 듣고 계속 울고만 계셔서.."

"내가 들어가 볼게."

"네.. 부탁드려요.."

마들린이 열어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에르제가 침대에 엎드려 흐느끼고 있었다.

"에르제. 일어나보겠니?"

"어..? 샤를님? 죄.죄송해요.."

"아니야. 괜찮단다.

어찌 너의 마음을 다 안다 말할 수 있으며..

내가 무슨 말을 한들 너에게 위로가 되겠니.."

"아..아니예요.."

"에르제.. 이 불쌍한 것..

카온을 믿어 보렴..

지금은 이 말 밖에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구나.."

"카온님을..요?"

수련을 떠난 카온이 처음에는

몇 번 영주성에 돌아와 얼굴을 비쳤지만

지금은 한 달이 넘도록 오지 않고 있었다.

"혹시 카온이 너를 생각해주지 않는 것아 서운하니?"

"아뇨!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제가 이곳에 온 지 몇 달이 흘렀지만

아무도 제가 이곳에 있는지 몰라요.

다 카온님께서 신경 써 주신 덕분이죠.

그리고 카온님께서는 이미 저희 가문과 영지를

도와주고 계신걸요..

그리고 저희 가문 다음이 이곳이라

병사를 동원해 도와줄 여유가 없다는 것도 알아요.

단지..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카온님은 절대 아니라고 했지만..

저만 포기하면 가문이 무사할까..

저만 두 눈 꼭 감으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무사할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래서 오후에 영주성을 나가려고 했던 거니?"

"네.. 가문으로 돌아가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소식을 듣고 무작정 뛰쳐나간 에르제를

벨라가 기절시켜 데리고 온 것이었다.`

"에르제.. 나는 말이지.."

샤를은 시녀였던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을

하나씩 에르제에게 이야기했다.

"카온은 나와 프레시아, 별채 사람들을

지켜준다는 말을 했고 그것을 실천했지.

리아를 제외한 카온의 기사들이 노예에서

지금은 평민을 넘어 기사가 되었을 때도

그들과 나눴던 약속은 모두 지켰어.

모두가 더럽고 천하다고 생각했던 천민들과 약속도

하나도 빠짐없이 지킨 것이 카온이야.

카온이 그냥 너에게 이곳으로 가자고 해서

네가 온 것도 아니고,

네가 데리고 가 달라고 졸라서 온 것도 아니지 않니?"

"네.. 지키준다고.. 카온님에게 책임이 있다고.."

"너를 지켜준다는 약속은 지금도 지키고 있지?

그럼 그 책임이란 건 뭘까?"

"설..마.."

"네가 생각하는 그것이 맞을 거야.

가족에게도 당사자인 너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거지만

분명 적어도 너의 가족들만큼은

무사할 수 있게 카온이 준비 했을 거야.

그러니 마음 단단히 먹고 카온을 믿어보렴."

"흑..흑..샤를님.."

에르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다.

그런 에르제를 샤를이 안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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