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75화 (75/201)

〈 75화 〉 문득 떠올린 겁니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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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문득 떠올린 겁니다.

잠깐의 침묵을 깬 것은 내가 아닌 나폴레이였다.

"카온 도련님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을 했고

제가 느낀 것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일리인 왕국의 백성으로 왕국이

망하리라는 것을 말했으니 죄가 되며,

귀족인 도련님이 묻지 않았음에도

먼저 말했으니 그 또한 죄가 됩니다.

지금의 일라인에서는 둘 다 즉결처형이겠군요."

"히끅!"

나폴레이의 말에 가만히 듣고 있던

아폴레이의 어머니가 놀라 딸꾹질을 했다.

"아닙니다! 저희 아들은.. 그런 의미가 아니라..

제가! 제가 대신 그 벌을 받겠습니다!"

"벌하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아라.

나폴레이는 계속 말하라."

"카온 도련님께서는

이제 두 가지 결정을 하실 수 있습니다.

왕국의 멸망을 말하는 죄를 물어 저의 목을 베어

도련님과 라이거 가문의 생각이

다른 이에게 알려지는 것을 막는 것과,

원래의 계획대로 저의 그릇을 갸름하기 위한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

"이 질문의 답에 따라 결정하지.

방패를 내려놓은 머리는 이제 무엇을 물어야 하는가?"

나폴레이가 희미하게 웃었다.

"제가 어떤 말을 하든 카온 도련님께서는

그 어떤 것도 독수리 부리에 물리 않을 겁니다.

대신 접었던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향해 날기 시작했으니

세 기둥 위에 둥지를 트시겠지요."

마치 지금 제작하고 있는 라이거 가문의

새로운 문장을 미리 보기라도 한 듯한

나폴레이의 답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라이거 영지로 떠나기 전에 마차를 보낼 테니

어머니와 함께 떠날 준비를 해."

나폴레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무릎을 꿇었다.

"나폴레이가 주군께 예를 올립니다."

"하하하 그래. 귀찮은 충성 맹세 따위는 생략하자."

고개를 돌리고 흐느껴 우는

나폴레이의 어머니가 보였다.

"이름이 뭔가?"

"안나라고 합니다."

"훌륭한 아들을 두었다."

"감..감사합니다.. 흑흑.."

다시 고개를 돌려 나폴레이를 바라봤다.

"이제는 물어볼 수 있겠군.

눈은 사고라고 들었다."

내 사람이 아닌 이에게 아픔을 떠올릴 일을

묻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참았던 질문을 던졌다.

"지금도 아카데미는 신분을 따지며

귀족파와 국왕파가 존재하겠지요."

"설마.."

"그때는 저도 호기로웠습니다.

첫 시험의 결과를 인정할 수 없었던 저는

교수에게 따졌고.. 시험 결과가 바뀌는 대신

제 인생이 바뀌어 버렸지요.."

교수에게 따지고 며칠 후

기사 학부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와

나폴레이를 창고 같은 곳으로 끌고 갔고,

그곳에는 장교 학부 학생과

정치 학부 학생 몇이 모여있었다.

기사 학부 학생이 나폴레이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정치 학부 학생 하나가

그의 눈에 어떤 액체를 떨어뜨린 후부터

눈이 천천히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였다.

"다른 교수에게 말을 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하.. 도미니크 교수에는 말해 봤나?"

"저도 제일 처음 생각난 사람이 그분이셨는데..

다시 교수님은 장기 출장 중이셨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께 위로는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했을 겁니다.."

"그렇지.. 누구냐?"

"레오라는 이름을 가진 자이온데

이후 소식들 듣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일부러 귀를 닫고 있었는지 모르겠고요.."

성이 없는 것을 보니 귀족은 아닌 듯했다.

그리고 일부러 귀를 닫았다는

나폴레이의 말도 이해가 갔다.

힘이 없고 눈까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복수를 꿈꾸기 힘들었고, 복수를 생각했다고 해도

나폴레이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렇군.. 난 이만 돌아가지.

집은 물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니

꼭 챙겨야 할 것만 챙겨 놔."

"감사합니다."

허리를 깊게 숙인 나폴레이와 방바닥에 엎드려

흐느끼는 안나를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 네. 주군. 만나보셨습니까?

나폴레이의 마을에서 벗어나 연결한 통신구에서

페트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응. 같이 라이거 영지로 갈 거야."

- 오!

"나폴레이가 아카데미에 있을 때

레오라는 이름을 가진 자가 있을 거야.

성을 말하지 않아 평민을 확률이 높은데

아카데미에서는 귀족들끼는 이름만 부르기도 하니까

이를 염두에 두고 찾아봐."

- 혹시.. 그의 눈을 멀게 한 자입니까?

"맞아. 내 사람의 한을 계속 가져갈 수는 없잖아?"

- 크흐! 역시! 알겠습니다!

찾는 대로 바로 보고하겠습니다!

억울한 사정을 가진 이들의 한을

모두 풀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사람 만큼은 지금이 힘들다면

후에라도 꼭 풀어줄 생각이다.

페트로와 통신을 종료하고 성도 별채로 가기 위해

텔레포트 아티펙트에 마력을 주입했다.

다음날.

두 번째 목적을 위해 마탑으로 향했다.

"마이클 부탑주님 오랜만입니다."

"오! 카오님! 올렉에게 소식 들었습니다!

축하합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영지 밖에서 축하를 받으니 기분이 더욱 좋습니다."

"우리뿐만이 아닙니다."

"마탑말고 또 있단 말입니까?"

나의 지원을 받는 마탑이

아무런 피해 없이 영지가 넓어진 라이거 가문과

나를 반기는 것은 이해되지만

다른 곳이 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았다.

"어제 아티펙트 거래 때문에 상업 길드를 갔는데

그쪽도 대 놓고 표현은 못 하지만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아! 상업길드와는 마탑과 같은 관계는 아니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긴하죠."

페페 가문에 의해 라이거 영지에서

쫓겨나다시피 철수했던 상업 길드 지부가

다시 라이거 영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리먼이 `샤라아` 에 지부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였다.

"이거이거 용병 길드만 우호적이면.."

"용병 길드와는 손을 잡을 생각이 없습니다."

일라인 왕국뿐만 아니라 제국과 다른 왕국에서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곳이 마탑과 상업 길드,

용병 길드였기에 용병 길드와 손을 잡으면

큰 힘이 될 것이라 말하려 했던 부탑주 마이클이었다.

하지만 용병 길드는 힘을 잃어가면서

왕실과 테슬린 가문에 눈치는 봤지만,

마지막 선을 넘지 않았던 마탑과

길드의 이익을 위해서는 왕실과 귀족들과 손을 잡지만

불법적인 일에는 관여하지 않고

길드의 신념을 지키고 있는 상업 길드와는

확실히 다른 길을 가고 있었다.

물론 용병이란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의뢰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법을 지키는

용병도 분명 존재한다.

용병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돈만 주면 뭐든 하는 집단으로 변질 되어있었다.

"음.. 하긴..

요즘 용병 길드는 예전의 길드가 아니니까요."

"그렇죠."

마클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만 들릴 수 있게 물었다.

"마린다가 마탑으로 왔습니까?"

"헉! 카온님께서 어찌.. 아.. 모르는 것도 이상하군요.

마린다님께서 마탑으로 오면서 이곳에 난리가 났으니.."

마린다가 갑작스럽게 찾아와

마탑에 들어오고 싶다는 의사를 밝자

마탑에 난리가 났었다.

하지만 마탑은 마린다를 데리고 가기 위해 찾아온

그녀의 가문과 테슬린 가문의 사람들로 인해

곤란한 처지에 놓여 두 팔 벌려 환영할 수 없었다.

결국, 그녀의 계획대로 두 가문을 설득하고 나서야

마탑에 이름을 올렸으며

탑주의 배려에 개인 연구실까지 얻어

마법 수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마이클이 설명해 주었다.

그런 마이클에게 나와 마린다의 관계를 설명하고

그녀를 불러 줄 것을 요청했다.

"허..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거..

너무 심각한 비밀을 알아버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와 마탑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질 비밀이기도 하지요."

"하하하 이거이거 제가 한 방 먹었네요."

마이클이 크게 웃으며 작은 판 위에 왼손을 올리고

오른쪽 손가락으로 버튼 하나를 눌렀다.

"처음 보는 것인데 무엇입니까?"

"아! 일종의 통신 장치라 보시면 됩니다.

카온님의 지원 덕분에 저와 탑주님의

시중을 들던 마법사들도 연구에 빠져있지요.

하하하 시녀나 집사들을 고용하는 것보다

그 비용으로 뭔가를 개발하자는 말이 나왔습니다."

"마탑에 늘리고 늘린 것이 통신구 아닙니까?"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통신구가 몰려있다보니..

혼선이.. 하하하"

마이클은 부끄러운 듯 말했지만,

나로서는 새로운 것을 알게 돼서 신기했다.

"음..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군요.

그래서 이건 어떻게 작동하는 겁니까?"

"하하하 곧 이것을 개발한 마법사가 올 것이니

직접 설명을 듣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린다?"

"맞습니다! 마린다가 마탑에 오고 처음 개발.."

"카온님!"

문을 열고 들어와 나를 반기는 마린다 때문에

마이클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이런! 제가 차를 내온다는 것을 잊었네요.

마린다님 카온님께 이 장치에 관해 설명해 주세요."

"아! 네!"

서로의 안부를 묻는 대신 마린다는 자신이 개발한

장치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녀의 반짝이는 눈을 보며 설명을 들었다.

"그렇군요.. 이 장치에 마나의 길이 있고..

손을 올리고 마나를 주입하면 마나가 길을 따라 흐른다."

"이 버튼 아래에 길을 차단하는 장치가 있어서

딱 거기까지만 마나가 흐르고."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차단했던 것이 풀리면서

지정된 자에게만 신호가 간다?"

"맞아요! 호호호"

순간 뭔가가 떠오를 듯 말듯 머릿속을 간지럽혔다.

"음.."

"카온님?"

"잠시만요.. 음.. 종이와 팬 좀 쓸 수 있을까요?"

찻잔을 내려놓은 마이클이

서랍에서 종이와 팬을 꺼내 건넸다.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마나석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마린다의 실력과 재능은 인정하지만

아무래도 마법적 지식은

마이클이 나을 것 같아 그에게 물었다.

이후 마이클은 내가 알고 있던 사실부터

설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잠시만요! 금방 뭐라고 하셨죠?"

"마나석을 가루로 만들어 사용하고 나면

마나석으로서의 가치는 없지만.."

아버지의 독을 해독할 때처럼

마나석을 가루로 만들어 사용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가루가 된 마나석은 충전을 해

다시 사용할 없어 버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다른 마나석에 뿌리면 하급이

중급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를 줄일 수 있고

7할의 충전만 되는 것이 최대 9할까지 충전이 되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마탑은 마나석 가루를 버리지 않고

따로 모아 놓고 있다고.."

더이상 설명을 듣지 않고

종이에 그림 하나를 그려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 장치를 보고 문득 떠올린 겁니다."

"음.. 그렇게 말씀하시니 장치의 축소판 같기는 한데..

이건 마나석인 것 같고요.."

"마린다의 말이 맞아요. 이 장치의 축소판이죠.

마법사의 마나를 이 마나석이 대신하는 겁니다.

왼쪽에 있는 버튼이 마나석의 마나를

각각의 길로 보내는 역할을 하게 되고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다른 손으로

이 장치와 같은 원리로 누르면,

원하는 이와 통신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왼쪽 버튼에 손을 떼면

부탑주님이 마나를 회수했듯 나갔던 마나가

다시 마나석으로 돌아오는.."

"혹시 마나석 그림 주변에 찍은 점들은

마나석 가루입니까?"

"네. 이렇게 작게 만들기 위해서는

하급 마나석을 써야 하는데

마나석 가루를 이용하면 마나의 소비도 줄고,

충전도 쉬우니까요."

"우와!"

눈빛이 초롱초롱해진 마린다와 달리

부탑주는 마른세수를 했다.

"부탑주님! 표정이 왜 그래요?"

그런 부탑주를 향해 마린다가 물었지만,

그 물음에 답은 내 입에서 나왔다.

"부탑주님은 이 장치의 진짜 의미를 눈치챈 것 같네요."

"진짜..의미.. 진짜..의미.. 헉!"

마음 편하게 연구에만 매진하던 마린다도

이 장치가 누구를 위한 장치인지 안 것 같았다.

"마나나 오러, 피 같은 매개체 없이

마나석에 있는 마나를 분출시킬 수 있다면

더이상 통신은 귀족이나 부유한 자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됩니다.

하지만 귀족이나 그에 준하는 이들의

이권만 버리고 생각한다면

많은 이들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죠."

"시간 절약이 다가 아니에요!

저를 예로는 드는 것이 좀 그렇지만..

저처럼 가족과 떨어져 지는 이들에게

엄청나게 도움이 돼요."

"서신을 보내도 오래 걸리고

무조건 도착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네! 하지만.. 그러면.."

"맞아요. 통신 마법사는 사라지죠.

하급 마나석 하나가 소비를 줄인다 해도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몇 번을 몇 분이나 사용할지 모르지만..

통신구의 마나 소비를 생각해보면 적어도  일 년에

10분씩 10번은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통신 마법사를 고용하는 비용보다 마나석을 교체하거나

충천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할 테니까요.

부탑주님은 마법사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걱정하는 겁니다."

"아니에요! 오히려 마탑에 도움이되는 일이에요.

부탑주님!"

마탑에 도움이 된다는 마린다의 말에

부탑주는 고개를 번쩍 들었고

나는 그를 향해 웃어 보였다.

"도움이 된다고요?"

"네! 지금 상황이 이래서 그렇지

마법사는 통신을 위한 사람이 아니잖아요!

마법을 연구하고 수련하는 사람이 마법사라고요!

과거에는 마탑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마법사들에게 지원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니잖아요.

귀족 가문에서 있을 곳이 없어진 마법사들이

어디로 오겠어요? 용병 아니면 마탑 뿐이에요."

"용병보다 마탑으로 향할 가능성이 더 크죠."

나도 마린다의 말에 힘을 보탰다.

"마탑 소속 마법사의 수도 늘리고!

이 장치! 새로운 아티펙트를 팔아 돈도 벌고!

그 돈으로 다시 찾아온 마법사들의 연구비도

제공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요!"

"아!"

마이클 부탑주가 자신의 무릎을 탁하고 쳤다.

물론 마린다의 생각과 말은 내 의도와 일치했다.

하지만 그것은 마탑에 한정된 것이었고

나에게는 또 다른 의미도 있었다.

먼저 내 자금, 내 의견으로 만들어질 아티팩트다.

그리고 사용될 하급 마나석 또한 최상급의 마나석 말고는

사용할 일이 없던 나에게 넘쳐날 정도로 남아있다.

나에게는 처치 곤란이던 하급 마나석과

아티팩트의 본체가 될 부분을 몬스터 숲의 나무와

이제는 라이거 가문에 속하게 된 페페 가문의

광산에서 나오는 광물을 이용한다면 아티팩트 하나당

3 금화에만 팔에도 1 금화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나와 라이거 가문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었다면 두 번째는 정보에 있었다.

페트로의 정보원들은

오러나 마나를 다룰 수 있는 이들이 없다.

정보라는 것 때문에 서신을 함부로 보낼 수도 없다.

정보원끼리의 서신 교환, 또는 복귀 후 전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의 나의 무대가 일라인 왕국의 남부를 넘어

왕국 전체가 될 예정이었기에

어쩌면 나와 가문의 이익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었다.

마지막 하나는

민심이 라이거 가문을 향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 아티팩트가 성공한다면 당장은

마탑의 이름으로 연구되고 판매되겠지만,

마탑과 나의 관계가 세상에 드러나는 때가 오면

이 아티팩트를 사용하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의 삶에 도움을 준 것이 마탑도 왕실도 아닌

나와 라이거 가문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연구비용과 하급 마나석,

필요한 재료들 모두 제가 내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제가 들어올 수익의 비율을 조율했으면 합니다."

"네! 그럼요. 이건 그동안의 것들과 차원이 다른 겁니다."

"나머지는 똑같고 판매 수익의 5할을 원합니다."

"아니죠! 9할을 드리겠습니다!"

부탑주가 왜 기존 계약을 운운하며

너무 많이 가져간다고 따지는 것이 아닌

완전히 계약의 반대가 되어버린 9할을 준다고 하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도 있지만

당장 연구비가 모자란 것도 아니었고,

돈을 벌겠다는 마음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다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나와 마탑의 관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이었다.

"부탑주님. 마탑이 커져야 저에게 도움이 됩니다."

"카온님.. 그래도!"

결국, 6할에 합의했다.

"아! 탑주님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괜찮습니다!

지금 탑주님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고 싶다며

마탑의 운영을 모두 저에게 맡긴 상태입니다."

시선을 부탑주에게서 마린다에게 옮겨

그녀를 향해 살짝 웃어 보였다.

"왜요? 왜 그렇게 웃어요?"

"가명을 하나 만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가..가명요?"

"이 아티팩트가 세상이 나오면

개발자의 이름도 공개될 것인데..

가문과 테슬린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아티팩트를 만드는 것을 담당하라는 의미의

말인 것과 동시에 그녀의 안전이 걱정돼서

하는 말이기도 했다.

"호호호 고마워요!"

이제야 나와 마린다 사이에 서로의 안부와

그동안 있었던 일에 관한 대화가 오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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