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127화 (127/201)

〈 127화 〉 무슨 개수작이지?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127. 무슨 개수작이지?

아들 카온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샤를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카온! 괜찮니? 다치지는 않았어?"

- 네. 어머니. 괜찮습니다.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저도 일이 이렇게 될지는 몰라서..

"괜찮아! 잘했어.. 고생했다.. 언제 돌아오니?

아! 마침 잘 되었구나.

그렇지 않아도 지금도 다들 모여 있단다.

- 아! 그럼 모두 들을 수 있게

통신구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휴대구는 개인과 개인의 통화에 효율적이라

지금의 상황에 맞지 않았다.

샤를을 휴대구의 빛이 꺼지고

바로 회의실 통신구의 빛이 들어왔다.

- 다들 제 걱정에 이렇게 모여계셨던 겁니까?

"걱정은 무슨.

샤를과 에르제 말고는 너 걱정한 사람 없다."

혹시나 방해될까 먼저 연락하지 못하고

휴대구만 노려보고 있던

펠리스는 괜히 뚱하게 답했다.

- 하하하.

왠지 아버지께서 걱정하지 않으셨다니 섭섭한데요?

이후 카온이 교황청에

라이거 가문의 깃발을 꽂은 과정을 설명했다.

"신성국 백성들이 그랬다니..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했구나."

"곪을 대로 곪은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아샤가 펠리스의 말을 이었다.

"백성들은 어떤가요?

그 정도로 나라가 엉망이었다면

백성들은 더 힘들었을텐데.."

- 에르제. 그건 신전을 장악하러 간

기사들이 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교황이나 교주들이 한 짓을 보면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아.

"그렇군요.."

에르제가 걱정 가득한 시선으로 고개를 떨구자

샤를이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 아버지. 부탁이 있습니다.

"말해 보거라."

- 이곳을 관리할 수 있는 총관을 선별해 주시고

라이거 기사단과 치안을 담당할 병사들을

준비해 주세요.

"알겠다."

- 그리고 아샤. 아샤는 식량을 확보해줘.

아무래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빈민구제 같으니까.

"네. 알겠어요."

- 그리고 혹시 폴리아리스 자작도 있습니까?

"제가! 제가 있어요!"

- 아! 에르제가 대신 있었구나.

그럼 자작님께 가베스와 상의해서

이곳으로 보낼 총관부와

집사부 사람들을 선별해 달라고 전해 주겠어?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하고,

신성력을 지닌 이들을 관리해야 해서 힘들 거야."

"네! 꼭! 전할게요!

그리고 제가 하나부터 열까지 챙길게요!"

- 그래. 고마워.

아버지. 혹시 들어온 소식은 없습니까?

제국 연회 이후 들어온 정보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왕비들을 주축으로

제라드 왕을 감금하다시피 하고

그의 폐위를 논하는 귀족 회의가 곧 열리리라는 것.

다른 하나는 페트로가 전해준 정보로

제국 연회가 마친 후,

테슬린 공작이 포이든 왕과 함께 가 아닌

혼자 영지로 돌아갔다는 것이었다.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펠리스의 말을 들은 카온이 물었다.

"테슬린 공작이

혼자 영지로 돌아갔다는 부분에서는..

다들 포이든 왕과 피오네 왕이

따로 만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귀족 회의는 의논을 나눠 볼 참이었다."

- 그렇군요.. 그럼 저도 지금은 시간이 괜찮으니 같이..

"카온 잠시만!"

카온이 같이 회의하자고 말하는 순간

카온의 연락을 기다리기 위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모든 이들의 휴대구가

빛이 나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감지한 백작이

카온의 말을 끊었다.

거의 동시에 모두가 휴대를 들었고

전해진 소식은 똑같았다.

- 무슨 개수작이지?

카온도 같은 소식을 들은 듯 통신구 너머로

카온의 어처구니없어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 마침 리아가 왔네. 일단 지금 가겠습니다.

잠시 뒤 검붉은 갑옷을 입은

카온이 회의장에 나타났다.

갑옷과 비슷한 색의 얼룩과 확 풍긴 피비린내가

전투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

당장이라도 달려와 나의 몸을 살피고 싶어 하시는

어머니를 향해 살짝 웃었다.

"어머니 전혀 다치지 않았으니 걱정마십시오."

"그래.. 진짜 다친 곳은 없지?"

"하하하 네. 전혀 없습니다."

고개를 아버지께 돌리다 울먹이는 에르제를 발견했다.

말을 건네면 울어버릴 것 같아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비어있는 의자에 앉았다.

"아버지."

"그래. 귀족 회의를 논하기 전에

서부 군에 대해 먼저 회의하지."

중간에 연락을 못 한 것도 죄송했고,

걱정하고 있을 부모님들에게 안부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들었던 휴대구.

휴대구가 통신구로 바뀌고,

지원 부탁에서 회의까지 진행되려던 찰나,

페트로에게 연락이 왔다.

남부를 향해 서부 군 6만의 이동.

영지전 선포가 없었다는 것보다

다른 지역도 아닌 서부라는 것이 뜬금없었다.

서부에는 적대 가문과

우호 가문이 하나씩 있을 뿐 다른 곳은

영지의 이익을 위해서만 거래하는 관계일 뿐이다.

그런 서부에서 6만의 군이 남부로 이동하고 있다.

이유도 알 수 없었다.

유일한 적대 가문인 베로니카 후작 가문이

제라드 왕과 손을 잡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제라드 왕은

왕비들에 의해 움직이기 힘들다.

왕실의 개인 하인즈 후작과 아비게일 백작 또한

당연히 왕비의 견제를 받을 것이고

만에 하나 군을 움직이라는 밀명을 받았다 해도

서부 군이 움직이는 곳은

남부가 아닌 중앙이어야 했다.

북부 군이 동부 테슬린 공작을 견제하고

서부 군이 중앙을 장악하는 것이

제라드 왕이 다시 권력을 잡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북부는 조용하고 서부 군만 남부로 향했다.

그만큼 서부의 갑작스러운 군사적 움직임은

뜬금없는 것이었다.

아키 단장은 베로니카 후작이 자신을 지지하는

서부 가문들과 손을 잡고

침략하는 쪽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아샤는 아키 단장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나와 칠흑 기사단의 부재를

눈치채지 않았냐 하는 말을 했다.

에르제는 자신은 군사적 지식이 적어

의견을 내는 것을 꺼렸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내놓은 답은 페페와의 영지전과

파실리온과의 전쟁을 모르지 않을 텐데

라이거 영지로 침략하기에는

6만의 군사가 너무 작다는 의견을 냈다.

"나폴레이. 그대의 의견은 어떤가?"

아버지의 물음에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리던 나폴레이가 입을 열었다.

"에르제님과 아샤님의 의견이 핵심이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의 라이거 가문을 고작 6만으로 쳐들어오는 것은

자살 행위와 다름없습니다.

페페와 파실리온과의 전쟁이 없었다면 간

이 부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들이 모르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어떤 가문..

예를 들어 베로니카 후작 군 6만이 아니라

서부 군 6만입니다.

즉. 앞에 서부 군이라는 동맹을 말하면서

6만이라는 수를 감추려 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서부 연합군이다.

지금의 6만은 우리의 선봉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게?"

"네. 주군."

"진짜 선봉일 확률은?"

"없습니다."

"없다?"

나폴레이의 단호한 말에 펠리스 백작이 물었다.

"네. 서부의 대표는 베로니카 가문이 맞습니다.

하지만 현 베로니카 백작..

아니 후작이 작위를 이은 뒤

경제와 산업, 문화는 다양성이 사라지고

군사적 수준도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그래.. 여기사 수가 많이 늘었다는 것은 상관없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남기사들이 그만두거나

일반 병사로 강등되었다지?"

"네. 영지법에 의해 병사들이 모집되지만

사기가 말이 아니라고 합니다.

또한, 사기가 떨어진 병사들을 보고

한심하다며 병사의 수를 줄이고 있던 곳이

바로 베로니카 후작령입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정보로는

후작령이라는 것이 민망할 정도인

병사 3만뿐이었습니다."

"가만.. 그러고보니.. 서부 군이

남부를 침략할 준비를 했다면

그 전에 정보가 들어왔을 것이야."

페트로의 정보 조직은

휴대구와 함께 무서울 정도로 성장했다.

당연히 서부 다른 영지는 물론,

베로니카 영지에도 정보원이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6만이라는 병사, 군수 물자, 보급 등의

움직임이 있었다면

분명 그전에 정보가 들어왔을 것이다.

"네. 그러니 급조 한 것입니다.

베로니카 군에 후작을 따르는 가문의 병사들을

차출한 수를 더해 6만일 겁니다.

서부 가문 대부분이 남작과 자작,

준남작 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서부 가문 중 3할 정도가 참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폴레이의 생각이 맞는다면 베로니카 후작은

자신의 가문에 충성하는 가문과 남부의 땅에

욕심을 보이는 가문으로 밀서를 넣을 것이다.

한날한시에 집결할 것.

그 이상의 병력을 준비하고,

다른 가문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시간과 물자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분명 정보가 새 나갔을 것이다.

베로니카 가문의 힘으로 한 번에,

갑자기 운영할 수 있는 최대 병력.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무슨 자신감으로,

무엇을 위해,

그리고 왜 하필 남부.

"저기.."

나폴레이의 말이 끝나고 잠시 각자의 생각에

빠져있던 중 에르제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이건.. 제 생각인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서부 군의 행동은 무모해요..

6만의 수가 선봉이든 아니든 상관없이요.

6만이 선봉인 것이

가장 안 좋은 상황이니까 그것을 예로들면..

6만과 라이거 군은 부딪힐 수밖에 없어요.

6만을 이겨도 뒤에 본진과 또 싸우겠죠.

하지만 베로니카 후작의 군사적 움직임을 인정하고

지원해줄 전하가 지금 없어요.

뒤에서 전하가 도와줬다면 서부 군은

남부가 아닌 중앙으로 가야 했을 테니까요."

"그렇지."

"그리고 서부와 남부가 싸워도

중앙과 동부는 움직일 수 없어요."

에르제의 말이 맞았다.

중앙과 동부는 움직일 수가 없다.

라이거 가문이라는 공통된 적이 있지만,

중앙과 동부는 언제든

뒤통수를 노릴 수 있는 곳이었다.

서부 군을 돕기 위해 중앙 왕실 군이 움직이면

그 틈에 동부는 중앙을 먹을 것이고,

동부도 남쪽으로 검을 겨누고 이동하는 순간

중앙과 북부의 표적이 된다.

"그리고 시기도 이상해요.

왕실에서는 귀족 회의를 개최한다고 했어요.

비록 전하의 명은 아니지만,

왕비의 명에 따라 개최되는 회의가 발표되었고

그 주제도 심각한데..

이 시점에 군을 움직였다는 것이 이상해요."

"아!"

에르제의 말이 끝나자 나폴레이가 짧게 탄식했다.

"침략이 아닌 협박입니다!"

나폴레이는 6만, 나와 칠흑 기사단의 부재,

침략 시기를 근거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두 왕비는 지금의 왕의 폐위 시키고

두 아들 중 하나를 왕으로 올리고 싶어 한다.

북부와 중앙은 찬성표를 던질 것이 확실하고

동부도 두 왕비의 힘으로 일부 찬성표를 받을 수 있다.

서부와 남부가 문제였다.

특히 라이거 가문의 뜻이

남부의 뜻이 되어버린 남부가 문제였다.

라이거 가문 사방을 적으로 만들기 위해

두 왕비는 서부 베로니카 후작과 손을 잡았다.

"남부를 회유하는 것보다 베로니카 후작의

그 말도 안 되는 정책들을 후원하고 인정하는 것이

쉬웠을 테니까요."

당연히 나와 칠흑 기사단의 부재는

두 왕비에게서 흘러갔을 것이다.

카온과 칠흑 기사단은

대륙의 중재자인 신성국을 먹었다.

대륙 전체가 들고일어날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온과 기사단은 움직일 수 없다.

그들이 빠진 라이거 가문은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다.

서부가 군을 움직여 라이거 가문을 압박하라.

귀족 회의 전에 두 왕비가

라이거 가문과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

두 왕자 중 누군가가 왕이 되는 것을 찬성해라.

그러면 힘들어하는 카온을

왕국의 이름으로 옹호해주고,

서부 군을 물리겠다.

아들과 영지민의 간접적인 인질.

이것이 가신단의 의견을 종합한

나폴레이가 생각하는 서부 군이 움직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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