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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154화 (154/201)

〈 154화 〉 테슬린 공작!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154. 테슬린 공작!

서스는 제 죽음을 직감했다

억울했다.

서스라고 정의, 깨끗, 올바름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흑조 무리 속 백조는

흑조의 공격 대상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도 흑조가 되었다.

모두가 그렇게 했기에 자신도 따라 했고,

따라 하지 않으면 비웃었기에 그러했다.

한때는 마스터가 되어

왕국을 넘어 대륙에 이름을 날리고

일라인 왕국을 건국한 `네 기둥` 가문들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가문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가문이 망했다.

가문이 망하는 동안 의견 한번 내어보고,

검 한번 휘둘러 봤더라면

이렇게까지 억울하지 않았을 것이다.

테슬린 가문으로 와서 모든 것이 꿈이 된 순간,

살길을 찾았다.

자신이 꼬리라는 것이

상관없을 만큼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잘려 나갈 때가 오자 억울했다.

가증스러운 카온은 자신과 대화하는 내내

`백성` `혼란` `인신매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 말을 다른 누구도 아닌

북부 백성들의 혼란을 잠재워야 하는

제이슨 왕이 들었다.

차라리 넓은 영지와 남부 통일을 바라다가 죽은

아버지가 명예롭다.

그런데 아폴론 테슬린은?

막상 의견만 내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대금의 7할을 가져가던 아폴론은?

그 돈으로 테슬린 가문을

조용히 장악하고 있는 아폴론은?

꼬리의 역할은 안다.

걸렸을시, 자신이 머리가 되는 것.

하지만 자신은 흑조 무리에 들어가고 싶어

검게 친한 백조가 아니었다.

공작이기 때문에, 그것도 `네 기둥` 가문이기 때문에

얼마나 테슬린 가문과

아폴론에게 피해가 갈지 모르겠지만

그냥 꼬리로 남고자 외쳤다.

"모든 것이 아폴론 그자가 시킨 일입니다!"

*

서스가 같이 죽자고 외친 이 순간,

테슬린 공작의 표정이 너무 보고 싶었다.

- 무슨 헛소리야!

감히 나의 가문을 능멸하려는 것이냐!

휴대구가 터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들리는

공작의 목소리에 답을 해보라며

서스의 발을 툭 찼다.

"푸하하하 카온! 네놈 역시 사악해!

제이슨에 테슬린 공작이라.. 대단해.. 정말 대단해."

모든 것을 포기한 서스는 왕에 대한 예의도,

어찌 되었든 주군에 대한 예의도 없었다.

"테슬린 공작 각하!

참으로 훌륭한 아들을 두셨습니다! 네!

어느 날 밤! 공작의 아들 되는 사람이 찾아와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버지가 없는 지금! 아버지의 권한을 가져올 적기다!

왕실을 꼭두각시로 만들겠다는 아버지는

반대로 멍청한 제이슨의 꼭두각시가 되었다!

왕국 최고 마법사의 위엄은 사라지고

늙어서 돌아가지 않은 머리로 정치질만 하는 아버지는

테슬린을 이끌 자격이 없다!"

- 네 이놈!

얼마 전에 프레시아의 초청으로 온

극단의 연극보다 더 재밌었다.

"하지만 세력도 자금도 없다!

세력을 모르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다!

방법이 있다! 북부는 혼란이다!

북부 귀족들도! 제이슨 왕도

비어버린 창고만 신경 쓰지,

시골 마을 누구누구는 신경 쓰지 않는다!

평민도 잡아 오고 낙인찍으면

노예지 뭐가 다르겠는가!

자고로 이윤이 많이 남는 장사는

술과 사람 장사다!

이렇게 말하면서 저에게 꼬리가 되라고 하더군요!

네! 그래서 꼬리가 되었습니다! 꼬리!

꼬리란 무엇입니까!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해

살아날 구멍을 만들기 위해!

머리의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꼬리지요!

네! 그래서 저도 이렇게 카온에게 잡혀 왔습니다!

그러니! 아폴론 그 새끼도 같이 죽어야지요!"

서스의 말이 끝나는 순간

휴대구 너머로는 잠시 침묵이 이어지는 사이,

에르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라이거 성 지하는 에르제가 올 만한 곳이 아니었다.

대공비가 되기 전 리아도 지하를 방문할 때면

마스터의 기운으로 냄새를 지울 수 있음에도

찝찝하다며 몇 번을 씻을 정도였다.

이런 곳에 에르제가 직접 찾아왔다는 것은

지금 이 상황보다 더 중요한 일이 생겼다는 거였다.

"페트로가 당신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저에게 연락했어요.."

"전하. 때마침 옆에 테슬린 공작이 있고,

그의 아들이 벌하고 싶은 자도 있으니.."

- 하하하 그래그래! 내가 처리하고 있지. 암!

에르제 대공비. 오랜만이요.

조만간 대공가 모두를 초대하리다.

제이슨의 말에 있는 대로 인상을 구긴

에르제의 어깨를 감싸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귀를 털어내는 그녀가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슨 일이기에 부인께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아! 테슬린 공작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요!

공작 성에 심어 놓은 이들에게 연락이 왔는데

아폴론 공자가 조금 전에 비상령을 소집했대요."

"비상령?"

이제 곧 죄인이 될 이가 무슨 비상령인가 싶었다.

"정보원은 빠르게 공자 앞에

무릎을 꿇어 살아남았지만,

아버지를 따를 것이냐, 자신을 따를 것이냐는 질문에

공작을 따른다고 답한 이들의 목을 베고,

순식간에 공작 성을 장악했대요.

페트로가 공작 성 내 반란이면 다행인데..

동부 몇몇 가문의 군들이 테

슬린 공작령으로 집결하고 있대요."

*

에르제가 카온에게 전한 소식을

테슬린 공작에게 전하기 위해 공작의 집사가

접견실 문을 알림도 없이 벌컥 열었다.

"각하!"

제이슨 왕과 공작, 리아의 시선을 동시에 받은 그는

잠시 움찔했지만, 예의와 시선 따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뭐야!?"

"하.. 공작 가문의 집사라는 자가.. 예의를.."

"영지에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뭔 개소리야!?

내 영지에? 나를 상대로? 누가?

후.. 그래.. 감히 주인을 물려고 하는 작자가 누군데?"

"아폴론.. 공자이십니다."

접견실이 고요해졌다.

"하하하하 미친!

왕위를 노리는 아버지의 뒤통수를 치는 아들이라!"

고요함이 깨지고 제이슨의 웃음소리가 가득해졌다.

"체스터는..? 책사는?"

테슬린 공작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아들의 반란이라도 체스터만 있다면

완전히 막지 못해도 시간을 벌어 줄 것이고,

그가 벌어 준 시간에 자신이 영지로 가면

쉽게 끝날 일이라 생각했다.

"공자께서.. 가장 먼저 죽인 이가 책사님이시랍니다.."

공작의 몸이 휘청거렸다.

리아는 공작의 휘청거림이

아들에 의한 반란 때문인지,

아니면 체스터란 사람의 죽음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음은 멈췄지만,

입꼬리를 내리지 못하는 제이슨과

휘청거리는 몸을 바로 하는 테슬린 공작을

한 번씩 바라보고는 꺼져버린 휴대구를 품에 넣었다.

"공작. 어서 가보셔야 하지 않겠소?

아! 왕실은 공작령에서 일어나는 일에.. 큭큭..

관여하지 않겠소. 하하하

아무쪼록 잘 해결 보시길 바라오.

푸하하하 아! 자꾸 웃음이.. 이거.. 미안하게 되었소.

내 개인적으로는 죄인이 된

그대의 아들이 공작이 되는 것보다

그대가 그대로.. 큭큭..

공작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요."

"전.하. 그럼. 잠시."

"잠시? 그렇게 하시오. 하하하

두 왕국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이곳만 바라보고 있으니 잠시가 되어야 할 거요.

하하하"

리아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제이슨은 테슬린 가문과 적인 가문의 가주이거나

다른 왕국의 왕이 아니다.

일국의 왕이

건국을 함께한 `네 기둥` 가문 중 하나이자

자신의 외가인 가문에서

반란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웃고 있다.

본인 입으로 말했듯,

제국 때문에 몸을 사리고 있는

겁쟁이 두 왕국이 일라인 왕국을 주시하고 있다.

이 두 왕국은 제국에게 겁쟁이지

일라인 왕국에게도 겁쟁이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왕은 웃고 있다.

웃는 것을 넘어 즐기고 있다.

왜 모든 것을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던

나폴레이 책사가 제이슨만큼은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고 했는지 확실히 이해가 갔다.

처음으로 대공비로서 왕과 테슬린 공작을 만나

예상치 못했던 소식까지 들었지만,

자신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라는 생각에

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활짝 열려있던 문으로

왕실의 문양이 찍힌 기사가 뛰어 들어왔다.

"전하!"

"뭐? 왜?"

"테슬린 군이 중부로 향하고 있습니다!"

"테슬린 공작!"

벌떡 일어서서 공작을 노려보며 외치는

제이슨 왕을 뒤로하고

리아는 열려 있는 접견실 문밖으로 걸음 했다.

*

리아가 왕성에서 돌아오고 3일 뒤.

가문의 흔들리지 않는 나무를 자처한

아버지와 어머니를 제외하고

중요 인물들이 모두 모였다.

상석에 앉은 나를 기준으로 왼쪽에는

대공비인 리아와 에르제, 프레시아가 앉고

그녀들의 옆에는 가문의 마법사이자

여전히 나의 시녀인 바이올렛과

책사 나폴레이가 자리했다.

오른쪽으로는 쇼페라의 성을 달고

서부를 훌륭하게 이끄는 아샤와

마탑의 대표가 된 마린다, 정보 조직의 단주 페트로,

칠흑 기사단의 부단장 카시오스와 아담,

아직 후임을 정하지 못해 은퇴 시기를 미루고 있는

라이거 기사단의 아키 단장이 앉았다.

그리고 나의 맞은 편에는

`라리스` 영지의 폴리아리스 백작과

`아드린` 영지의 아드린 후작,

`샤라아` 영지의 도미니크 백작,

`퀘시오` 영지의 퀘시오 자작,

아샤를 도와 서부 부흥의 이끄는

자브레 백작 가문의 후계자가 된 알크 자브레,

마지막으로 남부 검,창,방패의 도시를 총괄하는

메튜 몬스 자작이 회의장을 채우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자 페트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도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휴대구와 통신구가 빛을 내고 있듯,

중부, 더 정확히는 성도를 향하고 있는

테슬린 연합군의 움직임은 빠릅니다.

테슬린 가문을 장악한 아폴론을 중심으로

총 15개의 가문이 이번 반란에 참전했으며,

참전 가문 중 대표하고 할 수 있는 가문은..

파비친코 가문과 엘리자베 가문입니다.."

페트로의 목소리가

마지막에 와서 작아진 이유가 있었다.

파비친코 가문은 메튜가 `몬스`라는 성을 얻으면서

라이거 가문의 가신이 되기 전 가문이었으며,

마린다의 몸속에는 엘리자베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메튜와 마린다가 가문에게 버림받고

스스로 버리고 나왔지만,

그들이 죽고 수백 년이 흐른 뒤에야

희석될 사실이었다.

"저를 죽이려 했던 곳입니다."

"저를 마법 병기로 만들려고 했던 곳입니다."

메튜와 마린다의 말이 겹쳐졌다.

그리고 흔들림이 없었다.

걱정을 한풀 꺾어낸 페트로가 보고를 이었다.

"이들을 상대하는 중부는 왕실 기사단을 중심으로

하인즈 공작과 아비게일 후작이 합류했습니다."

"파비친코와 엘리자베 가문도 예전 같지 않으니..

두 진영의 전력은 비슷하겠군."

"네. 각하."

"아직 페이트 공작은 움직이지 않았고?"

"네. 각하."

"두 왕국은?"

"각 왕국에서 긴급회의가 소집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

왕국과 대륙의 평화를 아슬아슬하게 잡고 있었기에

언젠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것이 1년도 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는,

평화를 깬 것이 두 왕국도, 왕실도,

테슬린 공작도 아닌,

아폴론 테슬린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쩌면 다행일지도 몰랐다.

다른 누구도 아닌 아폴론이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모두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누가 지금까지 더 많은 준비를

해 왔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멍청한 제이슨?

얻어맞은 뒤통수를 아들에게 한 번 더 맞은

테슬린 공작?

제국의 주인이 바뀐 것만으로

꼬리를 말아버린 두 왕국?

그들도 아니면 왕국의 안위보다

자신의 명예와 안위에 관심이 많은

일라인 왕국의 귀족들?

가소롭다.

준비만큼은 라이거 가문이 최고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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