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171화 (171/201)

〈 171화 〉 두 분 황후 폐하께 청이 있습니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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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두 분 황후 폐하께 청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두 부인과 함께 차를 마실 시간이 생겼다.

"리아님. 표정이 좋지 않아요!"

"카시오스와 메튜 단장이

기강을 잘 잡고 있어서 두 기사단은 괜찮은데..

포이든과 피오네와의 전쟁은 없다고 발표한 이후

치안대와 병사들이 좀 풀어진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들의 마음도 이해는 가지만..

외부의 적이 사라졌다고

내부의 적도 사라지는 게 아닌데 말이죠.."

"에르제님은 괜찮으십니까?"

"저요? 제가 왜..?"

"에르제님 앞으로 엄청난 청원들이 올라온다고.."

"아! 괜찮아요!

그 건에 관해서는 모두 찢어버리라고 했어요."

내가 마련한 자리고, 셋이서 차를 마시는 자리였다.

하지만 내가 보이지 않는지

둘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조금은 서운하면서도

그런 둘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다.

리아의 말에서 나왔듯,

피오네, 포이든 왕국과의 전생이

없을 거라는 것을 제국에 공포했다.

황실과 귀족들만 이런저런 이유로

두 왕국이 침략하지 못하는 다는 사실만 안 채

끝낼 수 없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복잡한 관계가 얽힌 이유를

간략하게 줄여 백성들에게 설명했다.

백성들도 알 것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자기 삶에 충실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발표를 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두 왕국의 태도도 있었다.

일테라쇼 제국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피오네 왕국은 사절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그들의 정통과 습성 때문인지

차일피일 방문이 미뤄졌고,

포이든 왕국 사절단이 소득은커녕

날카로운 검만 안고 돌아간 뒤,

결국 피오네 왕국 사절단은

국내 사정의 이유로 오지 않았다.

포이든 왕국 또한 내가 제시한 조건에

어떠한 답도 하지 않은 채, 서신은 물론

제국과 왕국 간의 통신구마저 끊었다.

둘 다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둘 다 예상했던 결과였다.

리아가 말했던 에르제를 향한 청원.

그것은 피오네 왕국의 상황과 관계가 있었다.

포이든 왕국이 수아르 제국과 나라는 타의에 의해

궁지로 몰렸다면,

피오네 왕국은 스스로 왕국을 궁지로 내몰았다.

피오네 왕국의 왕실은 그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평등과 하나`를 외치며

여러 가지 정책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평등의 정책.

한 농경지에서 수확한 농작물은

그곳에서 일한 이들이 공평하게 나눠 가지거나,

상단의 점원들은 모두가 같은

급여를 받는다는 등의 정책,

더 정확히는 `명령`이 내려졌다.

하나를 위한 정책.

피오네 왕은 왕명으로 모든 외부의 정보를 차단하고,

오로지 왕실에서 발표하는 정보만

진실한 정보임을 강조하며

왕실이 발간한 정보지를 주기적으로 뿌렸다.

그리고 왕실이 배포한 교육 서적과 책들을 제외한

모든 활자의 기록들을 금서로 지정하고 불태웠으며,

두 제국과 포이든 왕국에 대한 교육을 전면 금지 했다.

또한, 피오네의 정통 공연이나

피오네 왕실을 찬양하는 공연이 아닌

모든 공연을 중단시켰으며,

공연의 내용에는 무조건

왕실과 피오네의 우수성에 관한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발표했다.

하나의 피오네를 만들기 위한 마지막 방법으로

왕국 내 모든 신전을 부수고

주신 포르테님의 동상이 있던 자리에

피오네 건국 왕의 동상을 세워

백성들에게 헌화하게 했다.

그 덕분에 에르제와 나폴레이가 한동안 힘들었다.

열심히 일하면 뭐 하는가?

놀고먹는 이와 같은 급여를 받는데.

땀 흘려 일하면 뭐 하는가?

그늘에 누워 낮잠 자는 이와

같은 양의 농작물을 받는데.

왕실에서 친절하게 정보를 주면 뭐 하는가?

정보지의 내용은 온통 왕실과 왕에 대한 찬양이고

백성들의 삶과 거리가 먼 귀족들의 소식인데.

글을 모르는 평민들이 더 나았다.

글을 읽을 줄 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사상을 검증받아야 했고,

집은 치안대에 의해 쑥대밭이 되어야 했다.

그러다 미처 처리하지 못한 책이라도 한 권 나오면

그 순간이 자신의 마지막이었다.

초대 왕의 동상에 헌화하면 무슨 소용인가?

적어도 주신께서는 들어는 주셨다.

결국 그들은 몰래 국경을 넘는 것을 선택했다.

에르제는 도망친 자국민들을 보내 달라는

피오네 왕국의 서신을 무시하고

오로지 그들이 불쌍해 모두를 받아들이고자 했다.

왕국과 왕실, 귀족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지

살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찾아온 이들에는

죄가 없기에, 피오네 왕국이 원하는 보상을 지급하고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나도 동의했다.

하지만.

문제는 고작 한 달 만에 발생했다.

피오네 왕국과 일테라쇼 제국 평민의 삶에서

어마어마한 차이를 느꼈을 것이다.

제국민이 부러웠을 것이고,

자신의 모국이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같은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넘어서 그런지

그들끼리 단합도 잘 되었다.

그들 중에 대표가 나오고

대표는 그들의 의견을 수렴해

왕실, 더 정확히는 에르제에게 청원을 올렸다.

<같이 모여 살게 해 달라.>

에르제는 허락했다.

<일할 수 있게 해 달라.>

에르제는 허락했다.

<교육의 혜택과 의료의 혜택을 받게 해 달라.>

에르제는 허락하는 대신 조건을 걸었다.

<제국의 교육 정책과 의료 정책은

모두 백성들이 낸 세금에서 이루어진다.

그대들의 국적이 피오네 왕국이라

그 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인도적인 관점에서 허락한다.

단. 국적 포기 서약서를 작성하고

제국민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서류에 서명한 뒤,

다음 달부터 제국민들과 같은 조건의

세금을 납부한다.>

하지만 일테라쇼 제국민이 부렀웠고,

포이든 왕국을 원망했을 그들은 거부했다.

그리고 에르제도

이후 올라오는 그들의 청원을 모두 거부했다.

책임은 지지 않고 권리만 찾으려는 자들을

제국민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였다.

나는 그런 에르제의 선택에 찬사를 보냈다.

제국의 교육은 기본 교육은 전액 무료로 이루어지고,

전문 교육부터 교육비를 받는다.

의료 또한, 10살 이전 어린아이들과

60세 이상 노인들은 무료고,

완전 무료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자들이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감면 혜택을 받는다.

심지어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이 없는 자들도

자신이 낸 세금의 양에 따라 감면 혜택을 받았다.

`세금을 많이 낸다는 것은

그들의 삶에 어려움이 없을 만큼

많은 돈을 번다는 뜻도 있지만,

그만큼 사회와 경제에 공이 있는 자들이고,

그들이 낸 세금으로

제국과 정책들이 운용되고 있으니

그들에게도 그에 마땅한 혜택을 주어져야 합니다.

물론.. 정당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그만큼의 벌이 주어져야겠지만요.`

이런 정책의 뒤에는 이런 나폴레이의 의견이 있었다.

그들이 불쌍하다고 같은 제국민으로 인정해야 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들은 피오네 왕국이 어떻든

자신의 의지로 제국으로 왔다.

살 곳과 살아가는 방법까지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당연히 여기고

더 이상의 권리`만` 바라고 있다.

나는 그런 자들을 제국민으로 인정할 수 없고,

그들에게 주어지는 권리와 혜택은 딱 거기 까지였다.

"리아. 기강이 무너졌다는 게 어떤 거지?"

그동안 셋이서 밀고 당긴 끝에 침실과

오로지 나와 두 황후만 허락된 이 공간에서는

호칭을 편하게 하기로 했다.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이도 아닌 리아가 `크게`라고 표현할 정도면

진짜 큰 문제였다.

"성도가 있는 남부와 서부를 제외한 모든 지역.

그중에서 동부 치안대의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리아의 보고에 따르면,

미꾸라지 몇 마리가 치안대와

군 전체의 물을 흐리고 있다는 거였다.

포이든 왕국과 전쟁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포이든 군을 맞이해야 하는 곳이 동부였고,

그런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반란까지 일어났다.

반란이 진압되고 전쟁까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니,

살아있음을 주신께 감사하며 더 강한 영지,

더 강한 군을 준비하는 이가 있는 반면,

긴장을 끈을 완전히 놓아버리고 훈련에

무단 불참하는 등 요령을 피우는 이들도 생겨났다.

맑은 물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들어오는 순간

흙탕물이 되고,

검은 물을 희게 만들기는 힘들지만,

흰색의 물을 검게 만들기는 쉬운 법이다.

게다가 새롭게 테스린 공작이 된

키엘의 힘이 아직 미약하고,

동부 귀족들 대부분이 물갈이된 생태라

아직은 성도나 적어도 서부 정도의 기강을

기대하기 힘든 것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몸이 편해지면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치안대의 순찰이 영주의 시간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하기 시작한 곳이 생겨났고,

그곳 누군가의 시선이 영지민의 안전이 아닌,

돈이 있는 곳을 쫓기 시작했다.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잡혀와도

그 누군가의 손에 돈이 쥐어지면

그 범죄자는 생활이 편해지고,

심지어는 사형이 당연한 죄인도

그의 부에 따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런 이들이 검은돈과 가까워지면

필연적으로 몸이 둔해지고 살이 찐다.

도망가는 죄인을 따라잡지 못하는 치안대.

죄인을 눈앞에서 두고도 제압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치안대.

남이 먹고 있으면 나도 먹고 싶고,

남이 벌고 있으면 나도 벌고 싶고,

남이 쉬고 있으면 나도 쉬고 싶다.

그렇게 동부는 먹고, 쉬고, 버는 자들이 생겨났다.

"북부와 중부는 그나마 낫다고?"

"북부는 성도에서 파견 나간 일테라쇼 기사단이

문제를 파악하고 빠르게 처리 중이며,

중부는 라이거 백작이 현재 칠흑 기사단

10명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똑똑한 동생과 옛 라이거 기사단과

치안대의 경험이 있는 일테라쇼 기사단과 달리,

키엘 테슬린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것 같았다.

나는 휴대구를 꺼내

키엘 테슬린 공작에게 통신을 넣었다.

- 네. 폐하.

"힘들고 바쁘지?"

- 솔직히..

하루에도 수십 번 이 자리가 내 자리가 맞나..

나는 잘하고 있는 것이 맞나..

이 문제는 이렇게 처리하는 것이 맞나..

고민합니다.

"그래. 그런 고민이 쌓여 너와 영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 폐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하지만 테슬린 공작."

- 네. 폐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망설이지는 말게."

- 도움..

"그대가 넘어지고 스스로 일어서지 못할 이가

아니기에 하는 말일세.

그런 이였다면 걷는 법부터 가르쳐 주었겠지.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나는 법은 아는 자들은

넘어지는 순간 일어나는 방법을,

그리고 다시 나아가는 방법을 생각하지."

- 폐하..

"하지만 때로는 그다음을 위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줄도 알아야 해.

그래야 부상 없이 더 멀리 걷고 뛰지 않겠나."

- ...

한동안 말이 없는 키엘을 기다려주었다.

- 제가 폐하께 누가 되지 않으려 한 것이

오히려 폐가 되었습니다.

"아니. 내가 기대하는 그대는 바로 지금 같은 것이네."

- 감사합니다. 폐하.

에르제 황후님과 리아 황후님께

기별을 넣도록 하겠습니다.

"테슬린 공작님! 저희 같이 있어요."

에르제가 끼어들자

두 사람에게 휴대구를 넘겨버렸다.

- 두 분 황후 폐하께 청이 있습니다.

"에르제 황후께서 관리를 선별해 두 영지마다 하나씩,

제가 칠흑 기사 20명과

일테라쇼 기사단 50명을 동부로 보내드리죠."

- 감사합니다. 일테라쇼 제국에 영광을!

리아의 표정이 이제야 밝아졌다.

그리고 모든 군과 행정권에 대한 결정권을

각각 가지고 있고,

결정을 내리고 명령을 내림에 있어

나의 허락이 필요 없음에도

언제나 이렇게 은근히 나의 의사를 물어주는

두 사람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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