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6화 〉방송 세 달째(12) (36/143)



〈 36화 〉방송 세 달째(12)

합방 시작.

-올만 오늘해볼 게임은...

늘상 같은 시작멘트.
각설하고 게임은 시작되었다.

비행선에서 드래곤님이 핑을 찍어 준 곳으로 낙하.

같은 지점에 내리는 팀외의 사람들은 족히   이상.

“저격인가?”

“뭘 새삼!”

아람님과 가람님의 대화로 저들이 저격인 것을 유추 할 수 있었다.

아니면, 그냥 착륙지점이 우연치 않게 겹쳤다는 소리인데.

우리가 내리는 곳은 파밍을 하기가 극히 힘든 구역이었기에보통은 아무도 내리지 않는 곳이었다.

“리에! 생각보다 잘하네!”

아니, 지금 낙하산 펴고 착지한 것 밖에 없는데 이걸 잘한다고 칭찬하면 어떤  생각하신걸까.

나는 꿍얼거리면서도 아람님이 생각한 것이 무엇인지 이내  수 있었다.

네모미님이 나무에 걸려 즉사해버렸다.

 옆으로 다가온 네모미님은 멋쩍게 웃어보였다.

“세상에......”

내가 게임실력에 대해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저건 좀 심하지 않나?

아니, 그냥 운이 안 좋으셨던 거겠지.

“근데 그래도 여기로 오시면 어떻게 해요?”

방송하셔야지...?

“괜찮아 나 방송  켰거든!”

방송을 안켰다니, 네모미님의 목소리가 내 마이크를 타고 전달되었고, 드래곤님과 아람님은 물론이고 시청자들 또 한 놀란 듯이 반응을 해왔다.

-네모미 방송켜!!!!
-방송켜방송켜방송켜방송켜방송켜방송켜
-둘이 왜 같이 있는거
-ㅁㅇㅁㅇㅁㅇㅁㅇㅁㅇㅁㅇ

“뭐야? 같이 있는거야?”
“머야머야머야머야!”

“언니, 리에라는 미성년자라고?”

“아.”

내가 미성년자인 것이 무슨 상관일까.

그보다 네모미님이 여기 있다는 걸 합방멤버들도 모를 줄이야.

정말 비밀로 하고 오셨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땀으로 축축해진 마우스를 움직였다.

폐건물, 운 좋게 주운 kar98k, 통칭 카구팔.
나는 옆에 같이 놓여진 탄을 장전했다.

-배린이가 카구팔ㅋㅋㅋㅋㅋ
-아ㅋㅋㅋㅋㅋ

“어, 어려운건가요?”

“다 그러면서배우는 거지 뭐!”

어려운거구나, 그래도 뭐, 네모미님의 말대로 처음이니까 시청자들도 이해해 줄 것이다.

다른 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장전, 그리고 창문너머로 한명.

머리에 조준했고, 탕-! 쐈지만 빗나갔다.

“...분명 제대로 가져다 댔는데...?”

-낙차있음!
-ㄹㅇ아무것도 모르네

“아...”

어렵다, 데드어센션에서는 그냥 표시에 가져다 대기만 해도 됐는데.

그런 식으로 쉽게 흘러가진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방금 총알이 박히는 지점을 확인했다.
여기서 쏴서 저렇게 박혔다면 이정도 높이면 되려나?

입술을 깨물고, 집중.

아까의 대상이 숨지 않고 여기를 바라보며 점프를 뛰고 있었다.

놀리는 듯한 움직임.

나는 그 사람의 머리, 살짝 위를 노렸고, 탄이 날아갔으며 대상의 머리를 관통했다.

이 작업을 모두  하기까지 4초가량.

 화면 오른쪽 상단에 1킬이라는 표시가 나타났다.

-뭐야ㅅㅂ
-리에라리에라리에라리에라리에라!
-우연?
-ㄷㄷㄷ

“와...”

합방멤버들은 아직 몰랐지만 내 옆에서 직관을 하고 있던 네모미님이 입을 살짝 벌렸다.

“히히...”

기분 좋다.
남을 놀라게 했다.

실력으로!

일단은 챙길 것은 다 챙겼음으로 건물 밖으로 나가자 차량 한 대가 도착해 있었다.

“타!”

드래곤님. 그리고 아람님.

“가람님은요?”

“죽었어!”

아니, 시작 전에 가장 자신 있으셨던 분이벌써?

대회에 나가서 3등도 해보고 그러셨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허무하다.

“팀빨로 순위권  애가 다 그렇지 뭐...”

아람님의가차없는 말, 가람님이 버럭 소리 질렀다.

“저격이 양심없는 거지!  파밍도 못한 사람한테 샷건 들고 달려오면 어떻게 하는데!”

“파밍도 실력이라며?”

“씨...”

조용해진 가람님, 나는 차에 탑승했고, 맵을 바라보았다.

방사능이 사방에서 조여 오는 중.

워낙 외진 곳이라 안전지대까지 돌입하기엔 꽤나  거리를 돌아가야만 했다.

탕-

달리는 차에 총알이 박혔다.

소리가  곳을 바라보자 북동쪽 언덕 위, 사람의 머리가 보인다.

아마도 우리를 따라왔던 저격.

나는 차량밖으로 상체를 내밀었고 저격을 시도했으나.

탕-!

빗나갔다.

역시 상상대로는 안되는구나.

채팅으로 쏟아지는 조롱에 머쓱하게 머리를 긁고는 드래곤님에게 말해 차량을 정차 시켰다.

“진짜 잡을 수 있겠어?”

“아마도요...”

다시 한번 집중.
빠득- 입술이 살짝 터졌다.

비릿한 맛, 향.
조준, 발사.

탕-!

곧게 날아가는 궤적.

이건 잡았다.

그리고 결과는 내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킬.

상단에 2킬이라는 숫자가 그어졌다.

“...와”

[찐군만두님이 3,000원 후원!]
-개쩐다...

사실 이정도면 적잖이 고인물이라면  할 수 있었으나, 그것을 행한 사람이리에라 라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진다.

참피가 이런 행위를  수 있으리라 누가 믿는단 말인가.

“헤헤...”

바보같은 웃음, 소매로 피가 송글송글 맺힌 입술을 닦자, 서예님이 기겁하며 휴지를 가져와  입술을 꾹- 눌러주었다.

“고마워요!”

“진짜 뉴비 맞아?”

가람님의 퉁명스러운 말투에 나는 붕대를 감으며 대꾸했다.

“제 예전 컴퓨터 사양아시잖아요?”

절대로 이 게임이 돌아갈만한 사양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게임, 스컬소울 보다 요구사양이 높지 않은가

“그렇지...”

가람님은 내 말에 쉽게 수긍했으나 끙- 앓는 소리를 내었다.

무슨 일인지, 내가 뭔가 잘못했나 싶었지만 네모미님이 웃으며 휴대폰으로 가람님의 방송을 보여주자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리밑가ㅋㅋㅋㅋ
-리에라밑가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양심있으면 오늘부터 대회부심부리지마라ㅋㅋㅋ
-ㄹㅇㅋㅋ

짓궂은 채팅들.

 또한 입을 가리고 웃어보였다.

“네모미 너 벤 하기 전에 조용히 해라...“

리밑가 라고 첫 채팅을 친 사람이 네모미님인 모양.

그저 헤실헤실 거리고 있자 드래곤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진짜 잘하긴 하네”

“정말요...?”

나는 내가  것이 대단한 것임을 알지만 인정받고 싶어 되물었고, 드래곤님은 내 바보같은질문에 응해줬다.

“최소한 가람보단 잘함”

“아 진짜!”

가람님이 화냈지만 나는 웃어보였다.

가람님이 이번 판에유독 재수가 없었다지만 그래도 솔직히 내가 조금 더 잘하지 않을까.

“솔직히내가 봐도가람은  거품이긴 했지!”

아람님 또한 드래곤 님의 말에 동조하자, 가람님이 소리를 질렀지만 나는 어깨가 끝도 없이 솟는 것 같았다.

너무 들 뜬 같아 정신을 차리고자 뺨을 때리기 위해 손을 들었지만, 누군가에게 붙잡혔다.

네모미님,서예님.

내 손을 붙잡고 나를 노려보신다.

“어허!”
“땍!”

“네에...”

나는 얌전히 손을 내려 마우스를 다시 잡았고, 다시금 게임에 집중을 하려 입술을 깨물려 하자 또 한  ‘씁-!’ 하는 소리가 겹쳐서 들려왔다.

힐끔, 뒤를 바라보자 나를 빤히 쳐다보는 네모미님과 서예님.

나는 입술을 깨물기 위해 벌린 입에서 혓바닥만 살짝 내밀어 입술을적셨다.

그제 서야 만족한 듯, 표정을 푸는 두 분.

나는 둘의 무서운 주시 속에 게임을 해나갔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단에 ‘9‘라는 숫자가 표시됐다.

게임은 중반을 막 지나고 있었다.

남은 사람 31명.
우리 팀에 생존자는 나 하나.

충분히 가능성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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