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5화 〉방송 네 달째(17) (65/143)



〈 65화 〉방송 네 달째(17)

배틀 스타디움에 새로운 모드가 생겼다.

일반적인 게임플레이가 최후의 1등을 가리며 생존을 목표로 한다면, 이번에 새로 생긴 모드는 그야말로 전쟁  자체였다.

죽어도 10초의 리스폰 시간과 3초의 무적시간을 지니고 다시 부활한다.

죽어도 아이템을 잃어버리지 않으며, 본래의 맵과 비교했을 때,  토막 난 크기의 맵에서 무한히 싸워야 하는 모드.

총 50분의 플레이타임이 끝나면 심플하게 킬 수 로 등수를 먹인다.

-이거 재밌긴해ㅋㅋㅋ
-파밍을 안하고 무작정 싸우기만 하니까ㅋㅋ
-근데 잘할 수 있겠음?

“저, 자신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나, 잘 쏘지 않던가.

엣헴, 콧소리를 내며 팔짱을 끼었다.

FPS한정으론 나름 준수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처음 플레이 한 후로 몇 번이고 계속 플레이해서 mmr이 높아졌지만 mmr이 높아졌으면  어떤가.

mmr이 높다고 hp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총은 평등했고,  피하면 죽는 것은 똑같았다.

언제나 그랬듯, 총을 쥐면 200% 자신감이 상승했다.

헤실거리며 바보같이 웃어보이고는 망설임없이 바로 게임을 시작.

“군말 없이 바로 시작할게요...!”

로딩중.

100명의 사람들이 모이기까지,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일반 게임 잡을 때는 1분 넘게 걸리는데ㅋㅋㅋㅋㅋㅋ
-모드 처음나왔으니까 해보려는 사람들 몰린 듯?
-재밌긴해ㅇㅇ

시청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아니, 나쁜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좋았다.

내가 배틀 스타디움을  때면 다른 게임은 안하냐는 질문이 몇 개 올라왔었는데, 그런 질문조차 없었다.

“아...!”

오랜만에 좋은 반응에 어색하게 웃으며 마우스를 잡았다.

무장을 선택하라는 메시지에 잠시 고민하다, 카구팔을 짚어들었다.

성능은 어떤지 몰라도 가장 손에 익으니까...

두 번째로는 수류탄, 연막탄, 섬광탄, 화염병들.

총합 10개를 가질 수 있게 해놨는데,  역시 생각할 필요는 없는 듯 했다.

연막탄만 10개 챙기자,'아ㅋㅋ'라는 채팅이 잠시 지나갔다.

뭐지...?

내가 모든선택을 끝내자 다른 사람들 기다리는 중이라는 말과 함께, 1분의대기시간이 생겨났고.

60초가 0초에 다다랐을 때 화면이 암전 되었다.

그 상대로 7초가량.

화면이 밝아졌을 때, 내 캐릭터는 숲속에 있었다.

“아, 이제 시작인건가요...?”

무기는 제대로 있었고, 탄도 가득 들어차 있었다.
연막탄도 10개, 정확히 있었으며 기본으로 주워지는 권총까지.

-ㅇㅇ 시작
-조심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 조심하라는걸까.

의아함도 잠시, 쾅-! 굉음과 함께 캐릭터의 hp가 반토막 나버렸다.

“수류탄...?!”

-시작부터 수류탄 까는 애들 천지임ㅋㅋㅋㅋㅋㅋㅋㅋ
-밸런스를  좀 ㅈ같이 만들어놨음
-테스트 모드니까 이해해야지ㅇㅇ

“아...”

잠시 시청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시청자들은 나에게 답을 건네줬다.

죽을  마다, 처음 챙긴 수류탄류의 절반을 보충해주니 대부분 저런 식으로 플레이 한다는 소리.

“으...”

hp 회복 수단이 없기에 최대한 멀리 도망치고는 폐가에 숨어들었다.

안심하는 것도 잠시, 쨍그랑-! 창문을 깨고 들어오는 화염병에 기겁하고는 버둥거리다  죽어버렸다.

“...이, 이건 조금...?”

이런 게 어디 있단 말인가.
총도 제대로못 쏴보고 죽었다.

“으으...!”

다시 리스폰 되자마자 방금 같은 개죽음을 방지하기 위해 일단 엄폐할 곳을 찾아 헤매었고, 역시   수류탄에 맞아 죽었다.

“똥겜!”

-포상ㅋㅋㅋ
-ㅗㅜㅑ

“오우야 치지마요...!”

-ㅗㅜㅑㅗㅜㅑ
-ㅗㅜㅑ

“진짜 나빠...”

그래, 시청자들이 무슨 잘못인가, 이런 모드를 만들어낸 게임사 잘못이지!

이런 모드를 재밌겠다고 생각한  몇 분의 전의 내가 밉다.

-일반게임이나 하실?
-쫄리면 튀어야지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시청자들의  대로 그냥 나가고 일반 게임을 돌려도 되었다.

테스트모드인 만큼 패널티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에 대한, 얄팍한 자존심이 가슴 깊숙한 곳을 푹 찔렀다.

“저, 이 모드에서 10킬 하기 전까지 절대 안 나가요...!”

-한평생이지난후...

“한평생  지나거든요...!”

두고 봐라, 제대로만 숨어놓으면 10킬 따위는 금방이었다.

그렇게 말하고 벌서 7번 째 리스폰, 킬수는 0.

3번만 더 죽으면 두 자릿수라는 위업을 달성  수 있었다.

처참한 기록에 눈물을 글썽이며 연막탄을 수류탄으로 바꿔 보려했으나, 이미 결정한 것은 번복할 수 없었다.

-10킬하기전까지안나간다(실제로한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시선이 ESC로 가있는 것을 눈치 채기라도  듯이 조롱하는 듯  채팅이 올라와 이를  깨물었다.

“진짜...”

저렇게 까지 놀린다면 나갈 수가 없지 않은가.

일부러 그런 것을 노리고 저런 채팅을 친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얄밉다.

“내, 내가 억지로라도 보여주고 만다...진짜...!”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저 얄미운 입을 다물게 만드리라.

다짐하고는 부활하자마자 아까 봐두었던 집안으로 냉큼 들어섰다.

그리고는 연막탄 10개를 모두 까서 집안에 굴려 넣었고, 카구팔을 들어 예측 되는 곳에 쏴갈겼다.

1킬.

시작한지 20분이 넘어서 처음 따낸 킬.

-아 이게 죽네ㅋㅋㅋㅋㅋ

“아까죽었을  봐뒀어요...!”

총알이 날아온 방향, 근처에 있는 집.
그리고 대략적인 위치까지.

“이젠 설욕의시간...!”

3층짜리 건물 옥상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엎드려서 사방을 주시했다.

담이 충분히 내 모습을 가려줬다.

“스읍...”

숨을 들이 마셨다.
입술을 깨물지 않아도집중 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이쯤.”

탕-!

올곧게 날아간 궤적이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던 적의 머리를 부숴버렸다.

피가 튀었다.

우측 상단에  수가 2로 표기되었다.

“진짜 시작...!”

-30초 내로 죽는다에 건다ㄹㅇㅋㅋ
-그래도 자리 잡았는데 30초는 넘을거 같음
-ㅋㅋㅋㅋㅋ
-2분은 어떰

“못됐어...”

내가 얼마나버틸지 시청자들끼리 내기를 하고 있을 때, 내 귀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건물 안에 누군가 들어왔다.
통- 통- 굴러 옥상으로 날아온 수류탄에 기겁하며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윽-

낙하데미지가 들어왔으나, 그대로 있었다면 즉사였다.

누구일까 라는 의문은 필요없었다.

누구인 것이 무슨 소용이며, 누구인들 무슨 상관이 있을까.

어차피 나 빼고 전부 적인 것을.

심호흡 할 시간도 없이, 다시 건물로 들어서자 탁탁탁- 누군가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입술을 혀로 적셨다.

2층일까.

수류탄은 없는 듯 했다.

있었다면 바로 던졌을 테니까.

“하아...”

2층으로 경계하며 올라서자 모든 방문이 닫혀 있었다.

‘싸울 것이라면 네가 들어오라’는 뜻에 나는 킁- 코를 풀고는 예측했다.

속인다고 속인 것이겠지만, 애석하게도 마지막으로 들어간 방이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

“이쯤이지...?”

머리가 있을 법한 곳을 예측해서  갈기자, 나무문 터져나갔고, 그 너머에 있던 유저 또한 머리가 터져나갔다.

전리품은 없었지만, 킬수는 올라갔다.

3.

“앞으로 7이에요...!”

-리에라 대단해!
-허어...
-눈나아아아아아아

“우그읏...”

놀리는 것인지, 정말로 칭찬을 하는 것인지.
애매한 반응에 얼굴이 붉어졌다.

-쟤걔네?

“네...?”

걔라니?

유명한 사람일까?
시청자들이 알고 있다면 혹시 방송인?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채팅방이 달아올랐다.

-짹짹이ㅋㅋㅋㅋ
-그 ‘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러보니, 걔도 배틀 스타디움 하는 중이었지?

잠시 턱을 긁적이며 생각에 잠겼고, 남아 있는 시간을 바라보았다.

아직 넉넉하게 남아 있는 시간.


다시 마우스를 집어들었을때누군가 후원을 건네었다.

[음란낭자님이 10,000원 후원!]
-쟤 죽일  마다 1만원 후원함

“...돈 많으세요...?”

내가 어떻게 할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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