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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1화 〉 힐링방송스트리머 ­ 메리 크리스마스!! (141/143)

〈 141화 〉 힐링방송스트리머 ­ 메리 크리스마스!!

* * *

크리스마스라고 한들 무언가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내가 산타가 되어직접 찾아가선물을 드릴뿐.

나는 ‘착한 어른’이라고적힌 종이와, ’착한 아이‘라고 적힌 종이를번갈아 가며바라봤다.

5년이 지난 시점, 내 아래로도 신입이 생기는 것은당연한 것이고.

그중에는 내 첫 방송보다 더 나이가 어린, 15살짜리 또한 있었다.

15살에 중2병이라는 것을컨셉으로삼아, 6개월 만에 구독자 5만 명이라고 했던가.

그대로 방송을 끄면컨셉을벗어나누나누나, 하면서앵기는것이 영 싫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앵긴다고 표현했지만 선을 넘는 것도 아니니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기엔 적합한 아이 아닐까.

“흐으응...”

드래곤오빠가원하시는 게,안마의자...

방송에서 가지고 싶다고 하셨었다.

그리고...

나는 말을 흐리며 종이에 적혀있는 내 악필을 읽어냈다.

가람오빠가그래픽카드 4090.

아람언니가3m짜리 인형이라고 했었지.

그런 걸 집 어디에 둘 거냐며가람님이한 소리 하긴했지만, 이미 의뢰를 넣어주문 제작으로만들어지고 있었다.

미안해 오빠.

어쨌든, 나는 이 의뢰 역시 하루 뒤면 찾으러 갈 수 있었다.

다만, 내 몸이 수십 개라도 되는 것이 아닌 이상 크리스마스 단 하루 만에모든 지인을찾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고.

그렇기에 조금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낼 수밖에 없었다.

택배로보내버리는 등의방법이야많겠지만, 그래서야 정이 없지 않은가.

내가 힘들었을 때, 도와주고 이끌어준 사람들이었다.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마땅하리라.

...

그렇게 당일이 찾아왔다.

나와섬네일러와편집자 총집합.

총합4명이산타복을 입은 채로파이팅자세를취해 보였다.

뭔가 조금 미묘한 표정을지어 보이는직원들이었지만, 딱히 불만은없어 보였다.

강제로 시키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우리는 합의 끝에섬네일러한 명이예빈이를, 편집자가 각각 두 명씩 맡기로 했다.

물론, 무급 노동은 아니었다.

나도 이제금전 감각이제대로발달하였기에그런 실수를벌이지는않았다.

“자, 바로 출발하죠!”

““네!””

씩씩하게 대답해오는 직원들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나는 우선 택시를 잡아 몸을 옮겼다.

처음 갈 곳은 정해져 있는 것과 다름없었으니, 바로서예언니의집이었다.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던 것에 누구의 도움이 가장 컸냐 묻는다면, 나는 망설일 것이다.

도움 하나하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데, 그런 것에 순위를 먹이는 짓이라니.

하지만, 결국 말을 하라 한다면 나는 한숨을 내쉬고서예언니이라답하리라.

드래곤오빠,드래곤오빠의동생,네모미언니등.

나에게 큰 도움을 준 사람들은 많았다, 그리고 그 도움이 내 인생을 바꿨다는것에 부정하지않겠으나.

물리적으로 나를 지켜준 것은서예언니이었다.

스토커, 이웃, 친척따위로부터, 든든한 성벽이 되어 내가 성숙해질때까지모든 공격을 막아주셨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호의가 가치가 없다는 것이 절대로 아니었다.

만약,만약이라고도생각하기 싫은 상황이었지만.

만약,서예언니가없었다면, 나는 정말로 심한 꼴을 당했으리라.

그리고 망가졌겠지.

굳이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잠시 불쾌해져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이 도착한서예님의빌라 앞.

나는 불길한 생각을 털어내며헤실 하게웃으며 빌라에 다가가자, 경호원으로 보이는 분들이 나를 알아보고는 자연스레 길을 비켜준다.

그러고 보니내 경호원이었던, 과거시럽단에있던 경호원분이 팀장이 되셨다고 들었다.

헤실거리는 눈웃음을 지어주며 자연스럽게.

본래 내 집인것 마냥들어서서예언니의집 문을 두드렸다.

잠시 정적이 있었고, 이내 열린 문을 바라보며 나는양팔을활짝 벌리며 외쳤다.

서예 언니가 바라던 선물은 바로 나였다!

“메리 크리스마스!”

“...서연아?”

“넹?”

서예언니의곤란하다는 얼굴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서예언니는어쩔 수 없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쉰 후.

웃음을 짓고는 내 머리카락을 예전처럼 쓰다듬어줄 뿐이었다.

“오늘23일이야...”

“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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