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아흑~ 으으...”
내 입에서 나온 소리라고 믿지 못할 음란한 신음소리가 내 입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첫 사정으로 늘어져있는 내 몸을 준혁이 다시 한번 자극해 올 때는 애써 주먹으로 입을 꾹 눌러 신음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내 중심을 입에 머물었을 때는 더 이상 억누를 수가 없었다.
준혁의 입이 내 기둥뿌리까지 깊이 머금었다 빨아올릴 때는 쾌감에 몸이 떨렸고 예민한 귀두를 혀로 쓰다듬을 때는 눈앞이 아찔해 지는
쾌감에 숨을 쉬는 것도 잊을 지경이었다.
“하아~ 하악~”
드디어 준혁이 내 중심을 놓아주었고 그 짜릿한 괴로움에서 마침내 해방되자 난 안도의 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몰아붙였더라면 정말 숨이 넘어갔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산소부적으로 띵~한 머리를 느끼고 있는데 준혁이 협탁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뭔가 하고 보자 장밋빛 액체를 담은 유리병이었다. 그리고 준혁이 병뚜껑을 열자 색깔처럼 매혹적인 장미향이 내 코끝을 간질였다.
설마....... 저거..........
설마 했던 내 생각이 맞았는지 준혁이 붉은색 액체를 손가락 끝에 바르는 것이 보였다.
언제 저런 것 까지 준비 했는지........ 분명 저번에 했을 때만해도 없던 것이었는데........
“흡!”
준혁의 미끈한 손가락이 어느새 내 엉덩이 쪽으로 와 굳게 닫혀있는 내 애널을 두드리자 익숙지 않은 느낌에 난 숨을 들이 삼켰다.
오일을 듬뿍 발랐기 때문인지 저번과 같이 내 애널을 침입하는 손가락이 빡빡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익숙지 않은 침입에 어딘가 거북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이상야릇한 기분에 온몸이 찌릿찌릿했다.
손가락 하나가 더 들어오고 나의 몸이 자동으로 경직되자 준혁이 달래 듯 내 입술에 달콤한 키스의 비를 뿌렸다.
점점 늘어가는 손가락이 인내심 있게 내 애널의 주름을 꿋꿋이 펴갔고 충분히 이완된 근육으로 통증도 어느 정도 사라지자 준혁은 이제 됐다 싶은지 손가락을 빼냈다.
내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걸치고 내 엉덩이 앞에 자리를 잡아 삽입을 준비하는 준혁을 보자 힘을 빼야 한다는 걸 머릿속으로 알면서도 몸이 긴장되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으윽!”
준혁의 굵직한 분신이 내 애널을 밀고 들어오기 시작하자 힘을 빼야 한다는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 버리고 몰려오는 통증에 절로 몸이 굳어버렸다.
“힘 빼야지 덜 아파.... 숨 크게 마시고 천천히 깊게 호흡해.....”
잔뜩 굳어버린 몸 때문에 더 이상의 삽입이 힘들었는지 준혁이 엉덩이를 쓸어주며 조언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울 것 같냐고오오~
“후우~ 후우~”
머리를 비우고 엉덩이에 힘을 빼려 노력하자 준혁이 그 틈을 타서 다시 삽입을 시도했다.
이를 악물고 준혁이 끝까지 들어 올 때까지 고통을 참았다.
그래도 오일 때문인지 매끄러운 삽입이 저번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괜찮아?”
준혁은 내 통증이 사그라지기를 기다리면서 끊임없이 내 허리와 엉덩이를 쓸어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의 배려와 걱정에 이런 고통 따위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와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뭔들 못 참겠냐는..... (심히 콩깍지 적인 발상)
“사랑해요....”
한번 쏟아낸 내 마음은 지금껏 말 못하고 고민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어렵지 않게 입에서 흘러나왔다.
아무리 말해도 부족할 것 같은 수줍은 고백에 준혁은 자극을 받았는지 옅은 갈색 눈동자가 욕망으로 짙어지더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으윽!”
다시금 찾아오는 격통에 준혁의 어깨를 쌔게 움켜잡았다. 내 손톱이 그의 등살을 파고드는데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지 내 안 이곳저곳을 찔러왔다.
“우웃!”
순간 준혁이 어느 부위를 찔러오자 그때 느꼈던 아찔한 쾌감이 내 전신을 훑고 지나가 난 입술을 깨물며 목을 뒤로 젖혔다.
준혁은 저번에 기억해 둔 내 전립선을 찾던 것이었는지 내 반응을 보고는 본격적으로 그곳만을 공략하며 움직임에 박자를 가하기 시작했다.
오일 때문인지 준혁이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장미향이 방안에 가득 퍼져나갔다.
“으응~ 하아~ 준혁씨~!”
“후우욱~”
질퍽한 소리가 커지고 빨라질수록 내 음란한 신음소리와 함께 준혁의 숨소리 역시 거칠어져갔다.
드디어 준혁이 절정에 다다라 가는지 그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다급해져갔고 억누르지 못한 신음소리 또한 틈틈이 들려왔다.
하지만 혼자 가지 않겠다는 듯 그의 손이 꼿꼿이 서있는 내 중심을 감싸 위아래로 빠르게 움직여 나의 쾌감을 극까지 끌어올렸다.
“으윽!”
“아우웃!”
결국 준혁이 마지막으로 내 안을 깊숙이 찔러 들어오더니 절정에 올랐고 동시에 나 또한 눈앞이 아찔해지는 절정을 맞이해 희멀건 액체를 배위에 뿌렸다.
잠시 동안 우리 둘의 숨 가쁜 소리가 방안을 매웠다.
먼저 진정이 됐는지 내 위를 짓누르고 있던 준혁의 무게가 사라지고 내 몸을 체우고 있던 준혁의 분신이 쑥~하고 빠져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번에는 콘돔을 썼기에 저번처럼 그의 정액이 내 몸 안에 남거나 흘러내리는 일 없이 깨끗했지만......
솔직히 내 몸 안에 따뜻하게 퍼지던 그 느낌이 없어 조금 허전하고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그 다음날 고생하는 건 별로 반갑지 않으니까......
오랫동안 접혀 있던 다리를 제자리로 내리자 주체할 수없이 다리가 후들거렸다.
“하아~하아~”
사정의 여운으로 흐트러졌던 호흡을 여전히 가다듬고 있는데 준혁의 손바닥이 내 뺨을 감싸오자 잠시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준혁의 바라보았다.
“.....사랑해......”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은 것 같은 달콤한 속삭임이 내 귀를 간질이자 따뜻한 기운이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 내 입가에 행복한 미소가 떠오르게 만들었다.
결국 참지 못한 나는.... 나로서는 대담하게도 목을 들어올려 준혁에게 먼저 키스를 했다.
예상치 못했는지 준혁의 눈이 살짝 커졌지만 이내 기쁜 눈빛을 띠고는 내 뒤통수를 감싸 더욱 깊이 내 입술에 키스해왔다.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물론 전에 준혁과 키스하고 사랑을 나눌 때도 충분히 좋았지만......
오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뒤 나누는 키스 하나하나, 손길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 이 모든 것이 내게 충만감, 안정감, 행복감을 동반해왔다.
사랑을 나눌 때도 몸과 함께 마음 또한 하나가 되었다는 생각에 온몸이 가득 채워진 느낌을 받았다.
한참을 서로의 입안을 탐닉한 뒤에서야 우리는 입과 입 사이에 은빛 실을 만들며 떨어졌다.
“지운아.....
감미로운 느낌에 빠져 풀린 눈으로 멍하게 있다 준혁의 나지막한 부름에 초점을 잡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언제 타올랐는지 욕망으로 빛나는 두 눈으로 날 보는 게 영 불안하다...... 저번에도 저런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을 때........
“....나 흥분됐다......”
“...........”
“아우우우~”
‘아이고 허리야~ 나 죽네~’
어젯밤에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상상을 초월하는 준혁의 정력에 질려가던 것만 기억날 뿐.
사랑한번 확인했다 정말 골로 가는 줄 알았다.
고개를 살짝 들어 날 안고 무방비한 얼굴로 곤히 잠든 준혁을 원망을 담아 지긋이 노려보았다.
물론 준혁은 내 째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잠만 쿨쿨 자고 있지만.......
어제 그리 힘을 쏟아 부었으니 녹다운이 될 만도 하지.
그나저나 허리 통증이 장난이 아니다.
허리가 반으로 부러진 것 같은 이 통증은 내가 아무리 준혁을 사랑한다 해도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화장실 가고 싶은데.......
하지만 묵직하게 허리를 눌러오는 통증 때문에 어떻게 침대에서 일어나야 할지 엄두가 안 났다.
우선 발이라도 침대 밖으로 내딛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허리에 턱 걸쳐져 있는 준혁의 팔을 살짝 들어올린 후 꿈틀꿈틀
몸을 조금씩 움직여 힘들게 침대 밖으로 내미는데 성공했다.
이제 윗몸만 일으키면 되겠는데.......
난 몸을 옆으로 살짝 구른 뒤 팔로 몸을 받쳐 간신히 옆으로 몸을 일으킬 수가 있었다.
화장실 한번 가려고 이 무슨 생쇼인지.....하룻밤 사이에 불쌍한 처지가 된 내 자신이 한탄스러워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에휴~ 어디 그럼 일어나볼까.
그.러.나.
“우아앗!!”
‘쿠당탕!’
“아아아아악!!!”
어째서 발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냔 말이야!!
첫 번째 비명은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발에 힘이 없어 앞으로 고꾸라지며 내지른 당황의 비명이었고.......
두 번째 비명은 넘어진 후 허리를 타고 온몸에 퍼지는 격통에 내지른 고통의 비명이었다.......
“무슨 일이야!”
내 비명에 깼는지 머리 위에서 놀란 준혁의 음성이 들렸다.
하필이면 흉하게 바닥에 엎어져있는 모습을 보이다니! 그것도 아무것도 안 입은 나체로 말이다!!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하하.... 그게.... 화장실에 가려다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어설픈 웃음을 흘리며 변명을 하자 준혁의 얼굴이 험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바보야!!”
화난 준혁의 고함에 난 어깨를 움찔했다.
“그럼 나를 깨워야지! 그러다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 몸도 편치 않은 녀석이!!”
“........”
할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까 원망스러워했던 거 다 취소다! 준혁씨를 위해서라면 어떤 고통도 감수 할 수 있어요!!
감동으로 가슴이 뭉클해진 나는 아직도 내 미련스러움에 화가 났는지 얼굴을 풀지 않고 있는 준혁의 목을 끌어당겨 꽉 안았다.
그리고 곧이어 마주 꽉 안아오는 준혁의 강한 팔에 살짝 미소 지었다.
가을이라 아침의 낮은 온도로 체온이 내려갔던 내 몸이 준혁의 따뜻한 품안에서 서서히 온기를 찾아가는 걸 느끼며 생각했다.
이 남자를 사랑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그리고 이 행복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