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6화 (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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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혁의 시점- 

언제나 내 눈에 띄는 곳에 두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기에 지운이와 리셉션에 같이 간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될 줄 알았으면 절대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으로 이런 자리에 참석한 녀석을 위해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고 중요인사와는 나름대로 안면도 익히게 해주려고 했다. 

하지만 불여시 같은 여자들이 등장하면서부터 내 계획은 완전 틀어졌다. 드디어 강아지와 둘만 남아 잠시라도 오붓한 시간을 보내나 했더니 화장품과 향수 냄새를 풀풀 풍기는 불여시들이 방해를 해온 것이다. 

속셈은 뻔하다. 언제나 있던 일들이니까. 상당히 괜찮은 사냥감인 나와 하룻밤이라도 같이 보내거나 운이 좋아 ANM 그룹의 며느리 자리를 꽤 차겠다는 허황된 꿈을 안고 다가오는 여자들이다. 예전 같았으면 그녀들의 헛된 야망을 속으로 비웃어 줄뿐 다가오는 여자들을 거부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다르다. 내게는 이제 지운이가 있다. 그리고 그 지운은 지금 내 옆에 앉아 얼굴이 점점 굳히고 있었다. 그런 지운을 보며 난 그의 표정이 왜 굳는가 보다는 여자들을 보고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에 안도해 충분히 신경 써주지 못했다. 

또한 그 외에도 끈적끈적한 눈길과 명백한 유혹이 담긴 스킨십을 해오는 불여시들 때문에 충분한 관심을 보여주지 못했다. 

나한테 그러는 것 까지는 참을 수 있었지만........ 강아지에게 까지 손을 뻗치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당장이라도 내 강아지를 만져대는 저 가느다란 손목을 부러트리고 내 강아지를 쳐다보는 저 눈을 뽑아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오늘 이 자리는 우리 측 회사를 위한 리셉션이고 현재 내가 총 대표인만큼 이런 중요 자리에서 내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것을 난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하물며 저 불여시들 또한 저래 뵈도 꽤 높은 자리에 있는 집안의 자녀들이라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불여시들이 내 강아지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강아지를 불여시들에게서 떨어트리면 되는 것이다. 

이제는 불여시들이 지운이의 이름을 알려고 들며 작업을 걸었다. 난 절대 지운이의 이름을 저 여시들에게 넘겨줘서는 안 된다는 일념으로 바보같이 자기 이름을 알려주려는 강아지의 말을 굿타이밍으로 자르고 들어가 핑계를 만들어 녀석을 테이블에서 보내버렸다. 

지운이의 말을 급히 막느라 어투가 조금 강압적으로 나갔는지 녀석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 순간은 이 불여시들의 마수에서 녀석이 안전히 벗어나게 했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했다. 

목표물이 사라지자 아쉬워하며 다시 내게 들러붙는 불여시들이 가증스럽고 짜증났지만 그래도 지운이에게 들러붙는 것보다는 차라리 낮다는 생각으로 꾹 참았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강아지가 돌아올 생각을 안 한다. 아직 불여시들이 떨어져 나가지 않았으니 안돌아오는 편이 낮지만 조금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찾으러 가볼까 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강아지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어딘가 안색이 좋지 못한 녀석의 얼굴에 생각해 볼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녀석에게로 다가갔다. 

가까이 보니 더욱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먼저 가겠다는 녀석의 말에 망설임 없이 그러라고 했다. 몸도 안 좋아 보일 뿐 아니라 여자들이 녀석에게 달라붙는 꼴을 더 보느니 차라리 보내는 것이 낮다고 생각 됐기 때문이다. 

직접 집까지 데려다 주고 싶었지만 내가 이 자리를 뜰 수는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택시 타는 것이라도 봐주려고 로비를 거쳐 밖으로 나오는데 이 녀석이 유별나게 안절부절못하다. 뭔가를 경계하듯 자꾸 주위를 힐끔힐끔 살피는 것도 이상했다. 

그리고 내게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녀석의 눈빛 역시 마음에 걸렸다. 왜 저런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일까? 뭐가 그렇게 불안한거니? 난 이미 몸도 마음도 다 네게 줘버렸는데 날 좀더 믿고 의지할 수 없는 것일까? 

어떡해서든 조금이라도 안심 시켜주고 싶어 녀석을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이마에 입술을 꾸욱 찍었다. 

공공장소라는 것을 의식했는지 녀석의 눈이 커지며 급히 주위를 살폈다. 아무도 못 봤다는 것을 확인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살짝 원망스런 눈초리를 보내왔지만 입 꼬리는 슬쩍 올라가 있었다. 

지운이를 태운 택시가 점점 멀어져 사라지는 것을 아쉬움 가득한 눈으로 지켜보고 서있다 나는 이내 강아지가 없기에 더욱 숨 막히는 연회장으로 몸을 돌렸다. 

“애인분이 무척 귀엽더군요.” 

혜린의 남편인 상원이 뜬금없이 말을 꺼냈다. 

“훗~ 그렇죠?” 

강아지를 떠올리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곧 출국이지 않나요?” 

“아. 예. 일주일 정도 남았습니다.” 

“지운군은 아직 학생이라던데......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 

나도 모르게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거지? 당연히...... 

“한 준혁 이사님?” 

날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아직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셋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사에 실장 이 민규 입니다.” 

셋 중 가장 반반하게 생긴 남자가 먼저 손을 내밀며 소개를 하자 그 뒤를 이어 나머지 2명도 자신의 소개를 하며 악수를 청했다. 

용건은 뻔했다. 오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듯 이 셋도 자신들의 회사와 일에 대해 늘어놓으면 혹시라도 세계로 뻗혀져 있는 이 대그룹을 발판으로 이득을 볼 수 없을까 야망과 탐욕으로 번들거리는 눈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나 또한 사업가로서 야망, 능력, 패기를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골라내기 위해 이런 접근을 거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셋을 오래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저 이 민규라는 남자. 얼굴도 반반하고 인상 좋게 생글거리며 웃고 있지만 눈은 그렇지 않았다. 

어딘가 비열해 보이는 차가운 눈빛 아래 깔려있는 비웃음과 멸시를 내가 집어내지 못할 리 없었다. 

성공하고 싶으면 자신의 감정을 완벽하게 숨기는 방법이나 더 연습하고 와라, 애송아. 

더 이상 이런 기분 나쁜 애송이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 그들의 말을 자르고 상원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건지 그들의 분노 찬 강렬한 시선이 내 뒤를 따라오는 것을 느꼈다. 

“별로 좋은 기운의 청년들이 아니군요.” 

사람들을 보는 눈이 상당히 예리하고 정확한 상원의 말에 피식 웃으며 나는 곧 그들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어제 오늘 리셉션과 뒤처리로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늦은 밤이 되서야 잠시 한숨 돌리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띠리리리리리’ 

하지만 그 시간마저 용납할 수 없는지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미간을 구기며 액정을 보니 발신자가 지운이었다. 그리고 언제 찌푸렸냐는 듯이 오늘 처음으로 입가에 미소를 걸었다. 

“네. 한 준혁입니다.” 

곧 들려올 지운의 조심스런 목소리를 기대하며 전화를 받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지운이가 아니었다. 

“한 준혁씨? 저 Mirror의 최 석훈입니다. 지운이 선배죠.” 

낯선 남자의 이름에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내 그저께 여우가 불러내 갔었던 바(bar)가 Mirror 라는 이름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떠오르는 낯선 얼굴. 얼굴은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지운이가 웃으면 같이 이야기하던 남자가 생각난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자 몰려드는 불쾌함과 불길함이 의자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왜 지운이의 핸드폰으로 전화하는 거지? 녀석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무슨 일이시죠?” 

애써 평정함을 지키며 용건을 물었다. 

“지운이가 술을 좀 많이 마셨거든요. 혼자 집에 가기 힘들 것 같은데 데리러 오실 수 있습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해 난 이미 사무실을 빠르게 나서고 있었다. 

급히 Mirror에 들어서 안을 훑으니 저번에 있던 바(bar)쪽에 앉아 엎어져 있는 지운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오셨어요?” 

지운이에게 다가가자 바(bar) 안쪽에 있던 남자가 한명이 아는 척을 했다. 그리고 이 남자가 나에게 전화를 건 석훈이라는 남자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저번일도 그렇고 오늘도 저 남자가 있는 이 곳에서 지운이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술을 마셨다는 것이 탐탁지 않아 그저 고개가 까딱이며 인사를 건네고 강아지에게로 관심을 돌렸다. 

“지운아. 정신차려봐. 강 지운.” 

“으으으...” 

녀석을 흔들어 깨워봤지만 정신은 차리지 못하고 괴로운 신음소리만 새어나올 뿐이었다. 

이마에 손을 얹어보았더니 상당히 뜨거웠다. 그런데 내 손이 시원했는지 녀석이 내 손에 얼굴을 부벼왔다. 

좀더 시원하게 해주기 위해 두 손으로 지운이의 얼굴을 쓸어주자 녀석이 기분이 좋았는지 ‘헤헤’ 거리며 웃음을 흘렸다. 

그 모습이 귀여워 지금까지의 초조함을 잊고 나까지 덩달아 ‘훗’ 하고 웃음이 튀어나왔다. 

“얼마나 마신 거죠?” 

내 질문에 석훈이 반병 넘게 비워진 양주병을 들어보였다. 

욕이 나오려고 했다. 가뜩이나 술에 약한 녀석인데 이렇게 될 때까지 말리지 않고 뭐했단 말인가. 

“하하~ 고민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내 질책하는 눈빛을 읽었는지 석훈이 어색하게 웃으며 얼버무렸다. 

“지운아...” 

이번에는 귀 가까이에 대고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러자 다행이도 억눌렸지만 조그맣게 대답이 돌아왔다.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 무척 힘들어 보였다. 눈이 풀려 초점이 잘 안 맞는지 커다란 두 눈을 껌뻑이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러다 날 알아본 건지 활짝 웃으며 내 이름을 부른 뒤 내 허리를 껴안는 녀석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역시 이 녀석은 술에 취하면 몇 배로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 지는 것 같다. 하지만 왜 하필이면 내가 없는 곳에서 취하냔 말이다. 

한숨을 한번 쉰 뒤 내 가슴이 얼굴을 부비는 녀석을 꼬옥 안아주었다. 

그런데 녀석이 갑자기 날 확 밀쳐냈다. 술기운에 힘이 풀린 상태라 쌔게 밀치지는 못했지만 녀석이 날 밀어냈다는 사실에 기분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하지만 곧 들려오는 녀석의 깜찍한 질문에 곧 봄에 눈 녹듯 사르르 풀려 버릴 수밖에 없었다. 

녀석이 질투를 한 것이다. 큭큭~ 

훌쩍거리며 날 원망하는 녀석의 모습이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당장이라도 녀석을 쓰러트린 뒤 가지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게 안타까워 거칠게 말이 나갔더니 녀석이 내 행동을 오해했나보다. 

구슬 같은 눈물을 흘리며 ‘사랑해’를 연발하는 지운이 때문에 결국 난 이성이 무너지는 걸 느껴야만 했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녀석을 안아들고 나는 지금까지 우리를 지켜보고 있던 석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훗~ 네. 지운이 녀석.... 잘 부탁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개를 까딱인 뒤 내 품에 축 늘어져있는 녀석을 안고 바(bar)를 나왔다. 

가까운 호텔로 갈까 하다 어차피 이곳에서 지금 묵고 있는 호텔까지 그리 멀지 않아 그냥 그 곳으로 향했다. 

보조석에 앉아 간간히 힘겨운 신음을 흘리는 지운이 때문에 이 짧은 거리도 너무 멀게 느껴졌다. 

스위트로 올라와 지운을 침대에 눕히고 옷을 천천히 벗겼다. 

술기운 때문에 열에 달떠 얼굴에 홍조를 띄고 있는 모습이 색정적이었다. 

술에 취한 녀석을 데리고 뭐 하는 것이냐고 머리 한 구석에서 소리 질렀지만 이미 녀석의 매끈한 상체를 본 순간 내 이성은 저 멀리 날아가 버린 상태였다. 

내 몸과 녀석의 몸을 가로막는 거추장스러운 옷가지를 모두 치워버리고 천천히 녀석의 몸 위에 내 몸을 포겠다. 

내 몸보다 체온이 높은 녀석의 몸에 따뜻하게 내 몸을 데웠다. 

쌕쌕거리고 있는 녀석의 입술 위에 내 입술을 겹치고 씁쓸한 양주 맛이 베어있는 부드러운 입술을 빨았다. 

혀로 녀석의 입술과 치아를 더듬으며 입술 사이를 파고들자 어렵지 않게 스르르 녀석의 입이 벌어졌다. 얌전히 놓여있는 녀석의 혀를 감아올려 애무하자 무의식중에도 내게 호응하는 지운이 사랑스러웠다. 

내 흔적들을 새기며 목을 타고 내려가 앙증맞은 녀석의 가슴돌기를 입에 머물자 녀석이 신음을 흘려 내보냈다. 

조금 더 내려가 지운의 한쪽 다리를 어깨 걸쳐 올리고 녀석의 애널에 오일을 흘려 넣었다. 

어느덧 고개를 들은 녀석의 분신을 입에 머물며 애널에 손가락 하나를 밀어 넣자 녀석의 몸이 튕겨 올랐다. 

“아흐윽! 준...혁!” 

정신을 차렸는지 아니며 또다시 무의식적으로 내 이름을 부른 건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난 더욱 흥분을 해버렸다. 

손가락 하나를 더 늘리자 녀석의 신음소리가 더욱 자극적으로 새어나왔다. 

순간 내 머리를 감싸는 손길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녀석이 정신을 차렸는지 열에 들뜬 눈을 하고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정신을 차린 건가? 훗~ 더욱 잘됐군. 

녀석의 입술을 다시 찾자 기다렸다는 듯이 열렬히 반응해왔다. 

“하아~ 빨리....” 

평소답지 않게 날 재촉하는 지운을 보자 저번에도 술에 취해 내게 먼저 대담하게 키스를 했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역시 가끔씩 술을 먹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과 동시 짓궂은 생각이 떠올랐다. 

난 지운에게서 몸을 떼고 침대에 누웠다. 

칭얼거리며 실망하는 지운의 표정에 또 웃음이 나오려 했지만 난 애써 참고 지운을 도발했다. 

“하고 싶으면 네가 올라와봐.” 

과연 내 말에 따를까 했지만 지운은 아주 잠깐 망설였을 뿐 너무 쉽게 내 배 위로 올라와 앉았다. 

평소의 지운이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 술의 힘은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술로 인해 두뇌활동과 감각도 둔해진 건지 지운은 아무런 조심성도 없이 꼿꼿이 고개를 들고 있는 내 성기 위에 자신의 애널을 맞추고는 내가 말리기도 전에 그대로 앉아버렸다. 

“아아악!” 

역시나 고통스러워하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무리 오일을 바르고 풀어주었다 해도 들어가는 용도가 아닌 그곳이 쉽게 받아드릴 리 없었다. 

지운이 한참을 고자세로 거친 숨을 내쉬며 고통을 참아낼 동안 난 안타까운 마음에 아픔이 빨리 사라지라고 엉덩이를 쓸어주는 것 외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드디어 아픔에 익숙해졌는지 숨소리가 고르게 변하고 얼굴의 표정도 훨씬 편해졌다. 

조금씩 지운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녀석의 입술 사이에서 끊임없이 색스러운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이 자세가 이렇게까지 자극적인 자세라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무엇보다도 고통과 쾌감이 교차하는 지운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색정적인 녀석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목을 타고 단단하지만 매끄럽게 자리 잡은 가슴을 지나 배까지 흘러내리는 모습은 미치도록 관능적이고 아름다웠다. 

더 이상 손놓고 참을 수만 없어 난 상체를 일으켜 녀석을 침대위로 넘어트렸다. 두 다리를 내 어깨에 걸친 채 그대로 내리눌러 아까와는 반대의 상황이 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운이 움직였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녀석을 몰아붙였다. 

이러면 녀석이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내 자신을 자제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가지고 가져도 갈망하게 되는..... 더욱더 가지고 싶게 되는...... 마치 중독과 같았다. 

점점 고조 되가는 쾌감에 우리는 거의 동시에 사정을 한 뒤 난 녀석의 몸을 꽉 껴안으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난 이 강아지 같은 녀석에게 제대로 코 꿰인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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