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신의가 되다
“웬 놈들이냐?”
마차 안에서 끌려나온 아상이 신경질적인 눈초리로 복면인들을 훑어보았다.
무림맹 신의라는 명성답게 결코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삼괴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함부로 부려지는 굴욕만큼은 피할 수 없었다.
일괴가 다가가 아상 앞에 쪼그려 앉았다.
“제법 깡다구가 좋군. 뭐, 그런 깡다구로 여태 마차 안에 구겨져 있었다는 게 웃기긴 하지만.”
“흥! 네놈들 목숨이야 길바닥에 싸지른 쇠똥만도 못하겠지만, 이 몸의 가치는 다르지. 내 목숨은 나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수백, 아니, 수천 명의 목숨이나 마찬가지니라.”
그야말로 오만한 말투.
하지만 그 말을 뱉는 사람이 무림맹 신의인만큼 마냥 허황된 표현은 아니다.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된다.
지금껏 그가 살린 목숨만도 수천이 될 테니.
하지만 저렇게 재수 없게 말하다간 다칠 텐데.
아니나 다를까.
“이 와중에 큰소리치는 걸 보니 영감이 살 만큼 살았나 보군.”
무뚝뚝한 목소리를 내뱉은 일괴가 누가 나설 틈도 없이 수도(手刀)를 내리쳐 아상의 뒷목을 때렸다.
퍼억!
“컥!”
아상은 그 자리에서 눈을 까뒤집고 기절했다.
그것 보시오. 그러게 진작 입조심 좀 할 것이지.
저 영감은 못된 성격 때문에 언젠간 된통 당할 날이 올 줄 알았다.
뭐, 이런 식일 줄은 몰랐지만.
쓰러진 아상을 삼괴가 가볍게 들쳐 업자, 일괴가 주변의 참상을 대충 훑어보고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바로 접선 장소로 간다.”
“예, 대형.”
남은 복면인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뒷정리는 필요 없다.
어차피 이 또한 홍보의 일환이다.
강동칠괴가 나서면 무엇이든 해낸다는.
적비연은 무리들과 함께 숲으로 들어가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
‘그나저나 몸이 영 시원찮은데. 제대로 회복되려면 반나절은 걸리겠어.’
그도 그럴 것이 급소를 피했다고는 하지만 꽤나 심한 부상을 입은 몸.
그런 상황에서 충분한 휴식도 없이 지혈만 한 채로 움직이자니 상처 부위가 자꾸만 쑤셔댔다.
막내가 이리도 심한 부상을 당했으면 잠깐 쉬자고 할 만도 할 텐데.
매정한 것들이네.
어금니를 꾹 깨물고 걸음을 옮기던 적비연이 옆에서 나란히 걷던 이괴를 슬쩍 바라보며 물었다.
“형님, 의뢰자가 누굴까요?”
순간 이괴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더니 적비연을 곁눈질했다.
“그런 게 왜 궁금하지?”
“아…… 이번 일은 보수도 두둑하고 상대가 무림맹 신의니까…….”
적비연이 아상을 힐끔 쳐다보았다.
이괴의 눈초리가 아까보다 더욱 사나워졌다.
“호기심은 뒷간에나 묻어라. 하루 이틀 해온 일도 아니고. 그 호기심이 네 목을 썰어버릴 칼이 될 수 있다.”
“죄송합니다, 이 형.”
이괴가 혀를 차고는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혹시나 해서 떠봤는데, 괜한 의심만 살 뻔했군.
좀 더 조심해야겠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오른쪽 가슴에 세 개의 점이 있네.’
어쩌면 이게 환생의 표식 같은 건가?
길도 없는 숲을 따라 한참을 이동하니 저만치 너른 공터가 나타났다.
공터 끝자락에는 오래전에 사용되다가 버려진 사당이 하나 있었다.
해도 뉘엿뉘엿 저무는 시간.
어딘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사당.
짙푸른 넝쿨이 담벼락을 타고 아무렇게나 꾸물거리며 뻗어나가 있었고, 지붕은 반쯤 무너져 있었으며, 문짝은 윗부분이 뜯어져 비스듬히 기울어 있었다.
‘저기가……?’
접선 장소치고는 꽤나 으슥하네.
하긴. 저런 곳이라야 사람들 눈에 띄지 않을 테니.
적비연이 일괴를 슬쩍 보았다.
강동칠괴가 접선자와 만날 때는 언제나 막내인 칠괴가 직접적인 대면을 담당해 왔다.
나머지는 주변에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한다.
하지만 지금은 칠괴인 적비연이 부상을 입은 몸.
어쩌면 막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대면하도록 시킬지도 모…….
“뭐 하나? 안 들어가고.”
일괴가 눈살을 찌푸렸다.
썩을. 인정머리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네.
하긴 이러니 사파 나부랭이라는 소리나 듣겠지.
정과 의리라고는 손톱의 때만큼도 없는 것들 같으니라고.
굳이 아픈 환자를 접선 장소에 밀어 넣어야겠나?
이럴 때만이라도 우두머리가 좀 나서주면 어디 덧나나?
‘조금이나마 기대한 내가 바보지.’
적비연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일부러 상처 부위가 아파 죽겠다는 시늉을 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마침내 부서진 문 앞에 선 적비연.
부상을 당한 몸이었기에 내심 긴장됐다.
게다가 이번에는 꽤나 거금이 들어온 의뢰였다.
신중해서 나쁠 것은 없다.
물론, 칠괴의 몸으로 평생 살아가는 건 사양하고 싶지만, 죽는 순간의 그 지독한 고통만큼은 절대 일부러 겪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킨 적비연이 천천히 문을 옆으로 치워내고는 한 걸음 내디뎠다.
뒤에 서 있는 여섯 명의 동료들이 은근히 기운을 끌어올리는 게 느껴졌다.
반면 사당 안에서는 별다른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둘 중 하나다.
접선자가 자신에게 적의를 품고 있지 않거나, 자신보다 훨씬 강한 고수거나.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접선자가 잔금을 지불하면 그대로 돌아가 일괴에게 전한다.
그럼 강동칠괴는 그 자리에 아상을 내려두고 떠나면 된다.
적비연은 시커먼 어둠을 보며 한 걸음 더 내디뎠다.
“아무도 없……?”
쉬이이잇!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이어,
꽈아앙!
“커억!”
가슴에 충격을 받은 적비연이 순간 포탄처럼 튕겨 나갔다.
슈우우우욱, 꽈다앙!
순식간에 십여 장을 날아간 적비연이 나무 기둥을 부러뜨리며 그대로 나동그라졌다.
‘늑골이 부러졌어! 제길!’
숨을 거두기 직전 그가 마지막으로 떠올린 생각이었다.
부상을 당한 상태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쉽게 죽진 않았으리라.
곧이어 사당 앞에서는 욕지거리와 함께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 * *
살랑살랑.
부드러운 바람이 분다.
‘끄음…….’
적비연은 여린 신음을 흘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어둑한 숲.
주변으로 불빛이 어른거렸다.
‘또 환생인가? 여전히 버려진 사당 근처인가……?’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스며드는 순간,
“크윽!”
지독한 통증이 관자놀이를 마구 쑤셔댔다.
마치 심장이 관자놀이에서 뛰고 있는 것 같다.
맥이 뛸 때마다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팠다.
“어르신! 정신이 드십니까?”
마침 사내 한 명이 얼른 다가와 부축해 주었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앉던 적비연이 상대의 면상을 보고는 인상을 팍 일그러뜨렸다.
“너는……?”
“아, 절 기억하시겠는지요? 만검세가 하천웅입니다.”
알다마다.
네놈의 낯짝을 내가 어디 까먹을 수 있겠냐?
나만 보면 노골적으로 살기를 쏘아대는 개망나니인데.
그나저나 어르신이라니?
이번엔 또 누구 몸으로 환생한 거지?
가만, 이 옷은?
‘아상 어르신이잖아.’
적비연이 흠칫거리고는 자신의 몸을 마구 살폈다.
틀림없다.
이 멋대가리라고는 하나도 없고, 그저 실용성 하나만 보고 만들어진 옷.
게다가 주름이 자글자글한 손과 얼굴!
아상의 몸이었다.
하천웅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물었다.
“어르신, 괜찮으신지요? 절 알아보시겠습니까? 도대체 어쩌다 이런 일을…….”
탁!
적비연이 신경질적으로 하천웅의 손길을 뿌리쳤다.
정말이지 하천웅이라면 잠시도 같이 있고 싶지 않은 녀석이었다.
실력은 쥐뿔도 없으면서 욕망만 득실거려 온갖 비열한 짓은 다 하는 놈.
“어, 어르신?”
적비연이 하천웅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사이 벌써 강동칠괴가 당한 건가?’
주변은 시체와 부상자들로 즐비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자들이 있었는데, 바로 복면이 벗겨진 강동칠괴들이었다.
이미 칠괴의 기억을 가진 적비연으로서는 복면이 벗겨진 그들의 면면을 모두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늑골이 부서진 채로 쓰러진 시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적비연 자신이었던 칠괴였다.
부상자들과 시체 사이를 오가는 자들은 모두 만검세가 무인이었다.
“어떻게 된 건가?”
적비연의 물음에 하천웅이 가슴을 펴고 대답했다.
“정말 큰일 날 뻔하셨습니다. 본가에서 우연히 이쪽으로 사냥을 오지 않았더라면 어르신께서는 강동칠괴에게 납치를 당할 뻔하셨습니다.”
만검세가가 이쪽으로 사냥을……?
적비연이 눈을 가늘게 뜨고는 하천웅을 바라보았다.
물론 만검세가에서는 이따금씩 사냥을 즐기곤 한다.
한데 하필 오늘 이곳으로?
좀 냄새가 나는데.
게다가 단순한 사냥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고수가 많지 않나?
특히 저만치 사당 근처에서 부상자들을 보살피는 풍채 좋은 노인.
적어도 초절정 이상의 고수이리라.
‘저자가 철검당주 만대균(萬大鈞)이었던가? 분명 저자의 일격이었을 거다.’
칠괴였던 자신을 일권에 쓰러뜨린 자가 바로 만대균이리라.
하천웅이 넌지시 불렀다.
“어르신, 괜찮으십니까? 저를 기억하시겠습니까?”
하지만 적비연은 대답 대신 차가운 말투로 다그치듯 물었다.
“관도까지 나가면 내가 타고 온 마차가 버려져 있을 텐데.”
“아, 그렇잖아도 확인했습니다. 정말 참혹한 현장이었습니다. 적가장의 무인들이 전멸한…….”
“그곳에 내 침통이 있었을 거네.”
적비연이 말허리를 잘랐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을 하천웅에게 다시 듣고 싶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머리를 들쑤시는 이 지독한 두통부터 해결하고 싶었다.
제길, 무식한 일괴 놈!
뒷목을 후려치더라도 적당히 후려칠 것이지!
손으로 어루만져 보니 뒷목이 거북이 등짝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다.
아마 조금만 힘을 더 실었더라면 아상은 그 자리에서 즉사를 했을지도 몰랐다.
하천웅이 얼른 품에서 침통을 꺼내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마차에 있던 걸 보고 바로 어르신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챙겨…….”
적비연이 낚아채듯 침통을 가져와서는 덮개를 열었다.
침통 안에 여러 종류의 침들이 빼곡하게 들어 있었다.
‘어디 보자…… 우선 이걸로.’
적비연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참침과 원침을 꺼내 들었다.
곧이어 원침으로 전신 요혈 몇 군데를 두드려 주고, 참침으로 자신의 손과 귀, 뒷목을 찔러 피를 내주었다.
그 손놀림이 워낙 익숙한 데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빨라서 하천웅은 그저 입만 척 벌린 채 바라보았다.
‘과연 신의라 칭송받을 만하군.’
의술에 대해 문외한인 그도 지금만큼은 저절로 경외감이 생겨나고 있었다.
한편 빠르게 자가 치료를 끝낸 적비연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후우. 이제 좀 살 것 같군.”
머리를 찢어버릴 것만 같던 두통도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이런 침술을 알고 있는 것도 역시 기억 이식 때문인가?
그렇다면 앞으로 아상의 의술을 자신이 전부 사용할 수 있으리라.
게다가 무림맹에 몸을 담고 있었으니…….
‘원한다면 맹의 주요 정보까지 알 수 있겠는데?’
적비연은 얼른 아상의 기억을 되새겨보았다.
마치 제 기억인 양 지난 세월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다만 생각보다 맹에 대한 정보는 건질 게 별로 없었다.
아상의 일생이 워낙 단순했기 때문이다.
아상은 정말이지 일생을 오로지 의술에만 바친 자였다.
그러다 보니 맹의 정치적인 현황에 대해서는 일절 아는 바가 없었다.
‘이왕이면 맹이 본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건만. 아쉽지만 영감의 의술 지식을 모두 흡수한 것만으로 만족하자.’
다만 안타까운 것은 아상도 공위증을 치료할 방법을 아직 모른다는 점이었다.
‘이 영감. 역시 치료법을 모르고 있었어.’
그때 저만치 쓰러진 부상자가 신음을 흘렸다.
적비연이 무심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르신? 벌써 움직이시면…….”
“괜찮아. 비켜라.”
적비연이 무뚝뚝하게 말을 뱉고는 침통을 들고 부상자에게 뚜벅뚜벅 다가갔다.
마침 철검당주 만대균이 적비연을 보고는 다가왔다.
“어르신, 정신이 드셨군요. 좀 어떠신…….”
휙.
적비연이 일언반구도 없이 그 앞을 지나치더니 부상자 앞에 쪼그려 앉았다.
조금 언짢아진 만대균이 뭐라고 말을 하려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죽은 자도 되살린다는 신의라지? 어디 그 솜씨나 볼까?’
한편 적비연은 침통에서 몇 가지 침을 꺼내 들고는 부상자에게 빠르게 침을 놓아갔다.
부상자는 등에 깊고 기다란 자상이 있었는데 출혈이 너무 심해 낯빛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바늘과 실을 가져와라.”
누군가 바늘과 실을 가져오자, 적비연은 망설임 없이 부상자의 등을 꿰매기 시작했다.
그 정교하고 섬세한 손놀림이 가히 예술의 경지라 칭할 만했다.
적비연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과연 이 영감의 의술은 신의 경지라 할 만하군. 확실히 이런 의술을 힘 들이지 않고 습득할 수 있게 된 건 엄청난 기연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 몸은 너무 불편한데…….’
늙은 몸이다.
물론 공력은 지금도 회복 중이다.
원래 적비연 자신이 가졌던 공력에 칠괴의 공력까지 더한 양이 단전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역시 너무 나이 든 몸으로 움직이는 것은 불편하다.
가능하면 좀 더 좋은 육체를 얻고 싶지만…….
일부러 죽어볼 수도 없고.
일단 죽을 때의 고통이 너무나 끔찍하다.
절대로 일부러 겪고 싶지 않을 만큼.
무엇보다 언제까지 환생이 계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불안하다.
만약 이번이 마지막 환생이라면?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할 수는 없지 않나?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적비연은 아상의 몸으로 꽤 오랫동안 지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어쨌거나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될 때쯤 부상자 치료도 끝이 났다.
일단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생각이 정리되는 것과 동시에 부상자 치료도 끝이 났다.
“칠주야 뒤에 실을 풀면 된다. 공력이 상했으니 운기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사기가 섞였으니 채연복기탕(採煙復氣湯)을 열흘간 복용하도록.”
“감사합니다, 신의 어르신! 정말 감사합니다!”
안색이 어느 정도 돌아온 무인이 연신 굽실거리며 인사를 거듭했다.
적비연이 허리를 펴고 일어나자, 하천웅이 빙그레 웃으며 다가왔다.
“저 또한 감사드립니다, 어르신.”
“아닐세. 그나저나 내가 의식을 잃고 있어서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모르겠군. 저들은 대체 누군가?”
물론, 알고는 있지만 네놈 입으로 한 번 들어나 보자.
그런 적비연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하천웅이 기다렸다는 듯 활짝 웃으며 답했다.
“물론이지요. 제가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그때,
“엇! 저 녀석! 아직 살아 있다!”
“이놈! 허튼수작하지 마라!”
갑자기 한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무심코 고개를 돌린 적비연의 눈동자가 커졌다.
‘뭐야? 저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였던 칠괴잖아?’
분명 칠괴가 게슴츠레 눈을 뜬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