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천마서생 파천! 개봉부에 뜨다
천산일검의 명에 따라 청의 검수들이 포위망을 형성한다 이들은 북검회에서도 하부조직에 불과한 외당소속의 무사들이었다 북검회는 엄격한 지휘체계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출신사문 이나 배분보다는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고 거기에 따라 회내(會內)의 직책이 정해진다 모 두 정파소속이긴 하나 전통의 구파일방 출신들보다는 세가나 군소방파출신들이 많았고 심지 어 새외의 이름없는 무문의 출신들도 있었다
현재의 무림판도는 참으로 혼돈 그 자체였다 먼저 정파를 지탱하는 거대문파인 구파일방중 개방을 제외한 구파가 연합한 구정련(九正連)! 남궁세가를 중심으로한 세가무문의 연합체인 오련회(五連會)가 있었다 그리고 주로 검만을 고집하는 북검회(北劍會)와 이와는 달리 도를 사용하는 자들의 세력인 남도맹(南刀盟)이 있었다 이들 네 개 세력이 모두 정도문파와 그 출신들로만 구성되고 보니 흑도가 지리멸렬하는 것은 당연했다
녹림(綠林)과 사사방(邪師房), 동정십팔채(洞庭十八寨), 오행방(五行房), 살막(殺幕), 요화궁 (妖花宮), 태양성(太陽城), 흑호문(黑虎門)등이 중심이 된 마파32세가 연합한 마도련(魔道連)
이 십여년전에 탄생했고 대종사의 지휘하에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시 대는 어쨌든 정도가 득세하는 상황이었고 마도는 그들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했다 간간히 마 도련 휘하가 아닌 마도인들이 다른 정파와 사소한 충돌이라도 있을시에는 마치 쥐잡듯이 모 든 정파연합들이 합세했고 그것은 사냥대회를 연상케했다
지금의 상황도 그와 같은 것이었다 마도7왕은 중견의 마도 명숙들이었고 그들을 존경하고 따르는 이들도 상당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마도련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로 정파의 군소방파 마저 그들을 핍박했고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분란이 일어난다 그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정파 들이 아니었다 결국 상황이 지금에까지 이른 것이었다 그들이 이런 위급에 처해 있었지만 마도련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그들을 위험에서 구한다는 것은 정파4세에 반기를 들 고 적대하는 것으로 간주되기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적어도 그들 4세는 명분이 없는 한 자신들이 먼저 도발해 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난 자비를 모른다 그렇다고 필요없는 살생을 즐기지도 않는다 단 나에게 대항하는 자는 누 구를 막론하고 죽인다 그뿐이다"
그의 당당한 태도에 덤벼들던 자들이 멈칫거리고 또 다시 그들을 독려하는 천산일검의 소 리!
"죽여버려라"
악을 써대는 그 모습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떼어 보지만 이미 그들의 모습엔 상대 에 대한 의미모를 두려움만이 가득했다
-살판났군 파천! 모두 죽여 버려라
"파천은 누가 파천이라고 지랄이냐?"
윤문이 짜증섞인 목소리로 쏘아붙인다
"제기랄 저런 날파리들을 일일이 죽여야 하다니"
=안됩니다 시주! 살계를 범함은 그 어떤 죄보다도 큰 것 자신의 죄업은 모두 자신이 씻어야 하는 것이요
"그런가? 그래도 할수 없지 죽겠다고 덤비는 놈들에게는 말이야"
스스스스
그의 몸은 연신 흔들리고 있었다 천마잠형술을 가미한 보법인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였다 보이다 안보이다 가닥가닥 끊어져 흐르는 인영을 청의 검수들은 시야에서 놓쳐버리고 있었 다 어느새 무리 가운데를 아무런 저항없이 오가는데 그 모습은 너무 신비하게 보였다 그의 손에 들린 검과 도는 연신 돌아가고 있었다 팽이처럼 돌아가는 검과 도가 그들 곁을 스칠때 마다 무엇인가가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땅에다 주욱 늘여놓은 폭죽에다 차례로 불을 붙여 놓으면 저런 모습일까? 어이없게도 하늘로 치솟고 있는 것은 조금전까지 기를 쓰고 덤벼들 던 북검회 청의 검수들의 머리통이었다
그는 어느새 나무에 등을 기댄채 천산삼검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장내엔 천산삼검과 청면마 왕만이 넋이 나간 모습으로 서 있을뿐이었고 그들마저 없었다면 이곳을 지옥이라 부르는 것 이 나을 듯 했다
-이야 너 소질있다 사람 여럿 죽여본 솜씨인데 아무런 감정의 변화없이 하나 둘...... 무려 37명이나 죽이다니! 거기다 그 절묘한 작품이란 한편의 그림이었다 하하하하
"조용히 해라 한마디만 더 하면 하루 왼종일 천부경을 읊어 버릴테니깐......"
-......
"세명 아니 네명 모두 이리로 와봐"
대답이 없다 어떤 움직임도 없다 여전히 그의 손에서는 검과 도가 돌아가고 단지 청면마왕 만이 그의 말에 따르고 있었다
"꿇어라!"
청면마왕은 말잘듣는 아이처럼 고분고분 따르고 있었다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상대임을 알 았기 때문일까? 그런 이유도 있었지만 정파의 인물들을 도륙하는 그의 환상적인 솜씨에 반 했기 때문이었다
"너희들 죽을래?"
단 한마디였다 그러나 그것은 천산삼검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들어본 말중에 제일 무섭게 들리는 말이었으니......
"잘들어라 난 너희들을 죽이지 않고도 그냥 갈수 있었다 그러나 너희들은......나로 하여금 살인을 하게끔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 내 기분이 아주 더럽다 어떻게 할래? 죽여줄까?
스스로 죽을래?"
"...... 너무 안하무인이군 네가 아무리 강하다 하여도 북검회의 향주인 우리들이 ...... 마도인 인 너에게 무릎꿇지는 않는다 지금 우리가 너에게 죽는다 하여도 이곳을 결코 벗어날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이곳에는......"
"아 아 됐어 일절만 해 난 말 많은 것은 질색이니깐"
-'자식 멋있는데? 천마의 후예로서의 자격이 있어 킥킥'
"좋아 죽여주지...... 정파건 마파건 그것은 나한테 중요한 것이 아니야 나한테 중요한 것은 죽일 놈이냐 지배할 놈인가만 중요하다 알겠냐? 안타깝게도 너희들은 방금 죽일놈으로 결정 되었다 어떻게 죽여 줄까? 이렇게 부숴줄까?"
푸스스스스
5장거리에 있는 암석이 저절로 바람에 흩어진다
"아니면 반으로 쪼개줄까?"
쇄액
쩌억
지름이 2자는 족히 될 거목이 반으로 쫘악 갈라지고 있었다
"그도 아니면 형체도 없이 짓뭉개 줄까?"
콰앙
천산삼검은 황급히 땅으로 몸을 숙이고 있었다 그들 뒤쪽의 암석군이 산산조각나 흩어지지 않는가?
'사...... 사람도 아니다'
"결정해라!"
무엇을? 말도 안돼 저런 인간이 어떻게 갑자기 불쑥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 들어보지도 못 한 가공가경의 실력을 지닌 초고수가 저렇게 젊을수가 있지? 그들의 심장은 무섭게 뛰고 있 었다 이 순간 북검회소속이라는 자부심도 자신의 손안에 쥐어져 있는 검에 대한 신뢰도 산 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절망이었다 그들이 볼수 있는 것은 죽음뿐이었고 그 죽음위에 거대한 발을 딛고 선 지옥염왕이 보일 뿐이었다
"소...... 소협 진정하시고"
쇄액
"으아아악"
막고 피하고가 없었다 천산이검 하득형은 그가 공격을 언제 개시했는지도 모른채 팔하나가 잘려나가 있었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자기 몸뚱이의 일부분이었던 오른팔이 검과 함께 땅위 에서 펄덕거리고 있지 않은가? 그것을 보는 나머지 두명은 혼비백산한 채 얼굴이 샛노래져 있었다
"말이 많군 너희들이 결정하기 곤란하다면 내 임의대로 결정해 주지"
그는 팔을 들고 있었고 그의 양손에 들린 검과 도가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자 천 산삼검은 죽어라고 도망치기 시작한다 일단은 우군들과 합류해야한다 오로지 이 생각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후후 가라"
패애애애앵
검과 도는 일직선으로 그들의 등을 향해 쏘아간다 마치 화살을 쏘아낸 듯 했고 오히려 그것 보다 빨랐다
퍼억
퍼억
두 개의 머리통이 터져 나가고 있었고 여전히 그 주인들은 앞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명령이 없어서인가 얼마가지 못하고 옆으로 기울어가는 몸들! 천산이검만은 무사히 벗어나고 있는 듯 했다
"너 하나 정도는 살려주지 애초에 그럴생각이었으니...... 이봐! 너!"
"네! 네 대협"
"그만 가라"
그 말을 끝으로 청면마왕의 뒤로 향해 걸어가는 천마서생 파천! 이제 그가 싫든 좋든 이 이 름은 그의 것으로 불릴 것이었다 걸어가는 방향은 천산이검이 도망간 방향이었다
"대...... 대협 저도 데려가 주십시오"
무림이 발칵 뒤집히고 있었다 마도칠왕을 사냥떠났던 북검회 2000검수와 구정련 500고수 가 마도칠왕중 육왕을 참살했다 이것이 첫 번째 소식이었고 두 번째 소식은 사람들이 도저 히 믿을수 없는 소식이었으니......
천마서생 파천! 이름도 생소한 초고수가 등장했다 그에 의해 북검회 528명, 구정련127명이 사망했다 그는 사람이 아니다 마신이다 일수에 땅이 뒤집히고 해마저 그 빛을 잃었다 그는 인두겁을 뒤집어쓴 지옥의 야차다 이제 무림은 그에 의해 시산혈해가 되리라
소문은 무섭게 퍼져 나갔고 더욱 부풀려 지고 있었다 그의 용모를 아는 자는 천산이검 하득 형뿐이라 했다 그를 본자들은 모조리 죽었고 그에게 대항한 자들은 시체조차 온전히 남기지 못했다
그는 느릿느릿 걸음을 떼어가고 있었다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었지만 여전히 그의 몸에서는 피 냄새가 나는 듯 했다 천산을 떠나온지도 만이틀이 되었다 그는 정처없이 떠 돌았고 발길 이 머무는 곳에서 쉬었다 그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들은 것이라고는 무림을 떠 도는 천마서 생 파천에 관한 이야기 뿐이었다 얼마전까지 무림의 주된 관심사는 언제까지 마도 대종사가 몸을 웅크리고만 있을 것인가와 가장 그들과 치열하게 암투를 벌여오던 북검회가 언제쯤 마 도련을 칠것인가였다 그러나 지금의 화제는 단연 천마서생 파천이었다 그의 신분이 무엇일 까와 그의 의도, 즉 앞으로의 행보가 어떻게 될것인가에 주목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파4세를 비롯해 마도련까지 소속수하들의 단속에 나섰고 칼이라도 한번 잡아본 자라면 누구하나 긴 장하지 않는자가 없었다 건들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대강남북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이런 긴장감은 터지기 직전의 폭탄의 뇌관처럼 예민한것이었고 누구든 건들면 터질 것 같았다
개봉부(開封府)! 하남성 북동부, 황하[黃河] 남쪽의 대평원에 자리한 중원의 고도이다 춘추 전국시대 위(魏), 5대 10국의 양(梁), 진(晉), 한(漢), 주(周) 및 북송(北宋), 금(金) 등의 왕조 가 이곳을 수도로 삼았으며 위가 망하자 폐허가 되어 한(漢) 이후에는 지방도시로서 존속하 다가 수(隋)·당(唐) 시대에 이르러 강남(江南)개발과 송이 도읍지로 삼음으로 삼중(三重)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거대 시가지로 발전되었다 지금은 하남성의 성도이기도 했다. 이곳 개봉 부는 용대[龍臺]를 비롯하여 상국사[相國寺], 우왕대[禹王臺], 대석교(大石橋)북송(北宋)의 동경성[東京城] 옛터등의 명승유적지가 각처에 산재하고 있었으며 어느곳하나 역사의 숨결 이 배어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남성의 성도답게 하나같이 고루거각들이 즐비하였고 사람들의 물결로 미어터지고 있었다 그곳에 한명의 서생이 나타났다 이 많은 사람들중에 서생하나가 나타난 것이 뭐그리 별난 일이겠는가 만은 지금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으니 좀 과장되게 말해서 그 한사람으로 인 해 일대 소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정갈한 백삼을 차려입고 이마에는 문사건을 둘렀다 손을 뒤로 뒷짐진채 휘적휘적 걸어가는 품이 범상치 않아 보였고 은연 중 풍기는 위엄이 좌중을 압도할만 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서 떨어질줄 모르는 것은 그런 이유때문이 아 니었다 그의 용모를 보라 그의 얼굴은 어느곳 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였고 너무나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서글서글하여 그 깊이를 알수 없는 눈빛, 짙고 윤곽이 뚜렷한 검미,
태산준령처럼 우뚝솟아 사나이의 기개를 느끼게 하는 코, 절로 호감을 느끼게 하는 고집스 레 꽉다물린 입, 강한듯하나 미려한 턱선까지 여인들이라면 꿈에서라도 만나길 소원하는 가 장 완벽한 용모의 소유자였다 꽤나 미모에 자신이 있어 남자알기를 우습게 여기는 명문의 규수들조차 그 모습엔 넋을 잃고 쳐다보는데...... 반안과 송옥이라도 이런 흠모를 받아 보았 겠는가?
-다들 네 용모에 넋이 나가 있구나 쯧쯧 피부한꺼풀 잘 씌어 놓은 것을 모르고 저리 얼빠 진 표정들이라니......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니 어찌 우매한 중생들이 그것을 모르는지 아미타불
이것 참 의식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수가 없군 내가 그리 잘생겼나? 의노는 웬만큼만 만들지 이리도 잘난 놈으로 만들어 놓으면 어쩐단 말인가? 가는 곳곳마다 이러니 원...... 이 것도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니야
그의 눈에 들어오는 편액이 보인다 중화루(中華樓)! 이곳이 바로 이곳 개봉성에서도 비교적 이름이 높은 주루중 한곳이었다 파천은 망설임없이 그곳으로 들어간다 그가 들어서자 반갑 게 맞이하는 점소이
"어서 옵......셔"
그의 뒷말은 잘 들리지도 않는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곳으로 쏠리고 돌아갈줄을 모른 다 사방 100자는 족히 될 넓은 주루의 실내엔 사람들이 버글거리고 있었다 대낮임에도 간 단한 요기와 술을 마시기 위해 온 사람들이리라 그는 자리가 없는 관계로 어쩔수 없이 이층 으로 안내되어 가고 일층에 있던 몇몇의 여자들은 아쉬운 눈길로 뒷모습을 쫓고 있었다
"뭘 드시겠습니까?"
"죽엽청이나 한병주고 안주는 간단한걸로"
"네 손님!저...... 이곳 분이십니까?"
"왜 그러느냐?"
"실례가 되는 줄 알지만 제 점소이 생활 10여년 동안 손님같은 미남자는 처음 보거든요"
"뭐?"
"헤헤 그럼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잽싸게 갖다 드리겠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흠모와 질투의 시선이 따갑게 여겨졌다 만약 그가 항간에 살명이 자자한 천 마서생 파천이라는 것을 알고도 그를 쳐다볼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점소이 말대로 잽싸게 나온 음식을 그는 묵묵히 먹고 있었다 죽엽청의 톡쏘는 끝맛이 식도 를 달구며 넘어가자 그는 금방 기분이 좋아지는 듯 했다 그가 황제로 있을때만 해도 이런 싸구려 술은 보지도 못한 것이었다 원래 술을 즐기지 않는데다 먹는다 해봐야 금존청(金尊 淸)이나 여아홍(女兒紅), 백삼주(白蔘酒)등의 희귀한 술이었고 기껏 한두잔이 고작이었다 그 러던 그였는데 분명히 달라진 것이 확실했다 몇잔을 연거푸 마셨는데도 취기가 오르기는커 녕 달짝지근한게 입에 착 달라 붙는다 금방 한병을 다 비우고 다시 점소이에게 주문을 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그는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가 돌아보는 시선과 마주친 사람들은 씨익 웃거나 딴짓을 한다 그 중에 몇몇의 여인들은 도발적인 눈빛을 보내기도 하니 저것이 바로 추파라는 것인가 보다
어이가 없군 눈웃음을 살살 치면 뭘 어떡하자고? 거의 필사적인 눈빛을 보내는군
주위를 둘러보던 그의 눈빛이 이채를 띠고 빛난다 조금 특이하게 생각되는 무리들이 있었던 것이다 각종 병장기를 소유한 것으로 보아 그들은 무림인들이었고 하나같이 선남선녀들이었 다 4남4녀의 인물들은 탁자에 화려하게 차려진 주육을 들며 환담을 하고 있었고 그들중 일 부는 파천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자들도 있었다 그들 중 한명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이곳으 로 온다 그리고 포권을 취하며 파천에게 말을 건넨다
"저는 사천(四川)에서 온 당정우(唐政宇)라고 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저희와 합석을 하시겠습 니까?"
느닷없는 그 제의에 잠시 망설이는 파천!
"좋소 안 그래도 혼자 술을 마시려니 적적했던 참인데 그것도 좋겠군.....갑시다"
그가 너무도 흔쾌히 수락을 하자 그의 표정이 밝아지고 있었다 그의 뒤를 따라 자리를 옮기 는 중에도 장내의 손님들의 시선은 둘에게서 떨어질 줄 모르고 있었다
"하하 여기 이렇게 공자를 뫼셔 왔으니 서로 인사들 나누시지요"
그의 말이 떨어지자 분분히 일어서며 자기 소개를 한다
"저는 무림에서 작은 허명을 얻은 백검신룡(白劍神龍) 남궁혁련(南宮赫連)이라고 합니다"
이제 스물 다섯이나 되었을까? 훤칠한 키에 백삼을 차려 입은 자는 보기에도 시원스러운 성 격의 소유자처럼 보였다 그 옆에서 연이어 소개의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전 남궁아연(南宮我蓮)이라고 해요 공자를 뵙게 돼서 영광이예요"
그녀의 눈은 반짝거리고 빛나고 있었다 아마도 남궁혁의 동생인듯했다 온통 붉은 색 일색이 었다
"전 철혈권(鐵血拳) 팽정후(彭正后)라고 합니다"
조금은 과묵하게 보이는 인상이었고 각이진 얼굴형이 특색이었다 그리고 유난히 큰 주먹도 왜 그의 명호가 철혈권인지를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전......"
모두 한마디씩 할때 마다 그는 일일이 포권을 취해 보인다 그 답지 않은 예의 바른 모습이 었다 그러나 그의 내심은 전혀 다른것이었으니......
후후 이것들 이제보니 오련회의 녀석들이었군 그런데 이곳 개봉부에는 무슨일이지 뭐 상관 없겠지 어차피 내 쫄따구들이 될 놈들이니 ...... 아이고 인사도 예쁘게 하는구나 그래 그래 귀여운 것. 이제는 행동에 조심을 해야 한다 지도자는 모든 면에서 책잡힐 일이 없어야 하 지 후후
이들은 파천의 생각대로 오련회소속의 후기지수들이었다 오련회는 주로 무림세가들이 주축 이 되어 세워진 단체로 북검회나 남도맹에 비하면 비교적 행사가 광명정대했다 뿐만아니라 무림의 여타 분쟁에도 전혀 관여를 하지 않았으며 그래서 적보다는 친구가 많은 곳이었다
"하하 보아하니 무림명문세가의 자제들이신 것 같은데...... 저 같은 백면서생에게 이리 후대 하시니 몸둘바를 모르겠군요 저는 여기저기 떠 돌아 다니는 문윤이라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무림의 쟁쟁한 귀인들과 함께 자리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어느모로 보나 서생의 예의바름이 풍기는 모습이었다 그 누가 그를 천마서생 파천이라고 하 겠는가? 그가 말한 문윤이라는 이름은 그의 본명인 윤문을 거꾸고 뒤집어 놓은 것이었다
4남 4녀의 신분은 대단단 것이었다 오련회의 중추세력은 남궁세가와 사천당문이었다 그 외 에 하북팽가, 진주언가, 모용세가가 가세했고 이외에도 하후가, 장의문, 도룡방, 정의방, 장 백문, 섬서정가등이 가세해 있었다 주로 사천을 중심으로 해서 섬서와 귀주, 광서까지 그들 의 세력권에 있었다 대륙의 서부를 거의 장악하고 있는 그들이었다 특히 이들의 본거지인 사천성 성도주변에는 구정련의 구파의 방파인 아미, 점창, 청성등이 있었고 화산과 종남또 한 섬서성에 있는 지라 대체적으로 구정련과 오련회는 가깝게 지내는 편이었다 이들 8인은 그 중의 남궁가, 당문, 팽가, 모용세가의 자제들이었다
"이곳 개봉부에는 무슨일로 오셨습니까 사천성도와는 상당한 거리인데 말씀입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얘기를 하자 파천이 의문을 제기한 것이었다 지금 그는 무림에 대해서 전 혀 문외한 인것처럼 행세하고 있어 질문하기가 조심스러웠다
"하하 그것은 문공에게 얘기해도 잘 모를것입니다 이것은 무림의 일이 되어놔서 말이죠"
듣고 있던 철혈권 팽정후의 대답에 남궁아연의 동생인 남궁혜미(南宮慧美)가 참견하고 나선 다 이중에서는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가장 아름다운 소저이기도 했다
"우리는 공자께 말씀드렸다 시피 오련회라는 곳에 소속되어 있어요 이곳 개봉은 개방의 총 단이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또한 북검회의 본산이 있는 곳이기도 해요 이번에 북검회에서 정도대연(正道大宴)을 주최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각지에 흩어져 있는 정파인들이 속속 이곳 개봉부로 집결하게 된 것이죠 저희들은 조금 일찍 출발해서 시간여유가 있는 편이구요 더 궁금하신 것 없으세요?"
"하하 제가 뭘 알겠습니까만은 무림이라는 세계가 그렇게 여러세력으로 나뉘어 있는 줄은 몰랐군요"
그의 이 말은 좌중의 사람들의 얼굴에 변화를 줄만큼 의미있는 말이기도 했다 잘못 들으면 그들 무림인들을 나무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문공의 말씀처럼 무림이라는 곳은 치열한 이합집산이 있는 곳입니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되고 언제 적이 필요에 따라 내 친구가 될지도 모르는 곳이죠 그러나 지금의 무림은 언 제나처럼 크게 두 세력으로 나뉘어 있죠 정도와 마도! 무림역사를 보아도 지금처럼 이렇게 확연히 구분된적이 없었죠 무림인들이라면 누구나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정사중간의 어쩡쩡한 세력이나 사람들은 적으로 간주되어 주살되기 십상이죠 이렇게 험악한 곳이 되어 버렸는데도 정파인들은 마도를 탄압하는 것만이 무림의 의기를 지키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 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죠 정도가 아니라 패도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백검신룡 남궁혁련의 말에 누구하나 부정하는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좌중의 사람들은 고 개마저 끄덕이고 있었다 그는 이들을 은연중에 주도하고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백검신룡 남궁혁련! 오련회의 회주인 창천신검(昌天神劍) 남궁휘(南宮揮)의 아들이자 다음대 남궁세가의 가주로 내정된 소가주의 신분이었다 그는 5년전인 스무살에 무림에 출도하여 혁혁한 명성을 세우고 있었으며 무림 후기지수중 열손가락안에 꼽히는 고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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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됩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함을 드립니다 열심히 쓰겠으니 많이 봐주세요 그리고 제글에서 문제점이 발견되거나(물론 많겠지만) 혹시라도 제게 충고의 말이나 지적을 해주실분은 제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비평의 글, 환영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항상 좋은일만 있으시기를 바라며
그럼 이만......
제 목:[연재] 황제의 검 7.북검회의 율령대 관련자료:없음 [58684]
보낸이:임삼열 (logos333) 2000-12-20 16:04 조회:2317
황제(皇帝)의 검(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