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소림사의 절대고수
"그 소녀를 우리에게 넘겨라"
"하하하하하"
소면살검 우현충의 웃음소리는 멈출줄 모른다 광기마저 느껴지는 소리가 실내를쩌렁쩌렁 울 리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웃던 소면살검은 언제 그랬나 싶게 웃음을뚝 그친다 그리고 비 틀어지는 입매, 번들거리는 시선! 이것이야말로 그가 살인을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때 나 타나는 버릇이었다
"후후 우리 율령대를 아주 졸로 보시는구만 철없는 공자나으리들! 가문의 후광을입고 천지 를 모르고 설쳐대는구나 어디 뺏어가 봐라 잘난 양반!"
"좋다 그럼 그 아이와 동행하겠다 조사받는 과정을 우리가 참관하겠다 그것까지거부하지는 않겠지 그 아이의 아버지가 마도인이건 천하의 공적이건간에 그아이와는 하등 상관없는 일!
이것마저 거부하겠다면 우리도 그냥 넘어가지는않겠다"
남궁혁련의 말은 그가 얼마나 이 순간을 신중하게 대처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어떠한경우에 도 명분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내 비치는 말이었고 사리에어긋나지도 않았다 그딴 에는 많이 양보한 것이기도 했다
"그것은 우리가 결정한다 오련회가 우리 북검회의 내부일에 언제부터 그렇게 관심이많았지?
미안하지만 ...... 못들은 것으로 하겠다 가자"
그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 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휙 휙 휙
파천을 제외한 8명이 그들을 포위하고 있었다 결국은 끝까지 해보겠다는 의지의표현이었다
"이...이이 정말 끝까지 해 보겠다는 말이냐? 지금 이곳엔 율령대 500검수중200명가량이 대 기하고 있다 이 하찮은 계집으로 인해 우리와 맞서겠다고? 어이가없군"
그의 손은 옆에 있는 부호장의 손에 붙들려 있는 소녀의 머리채를 움켜가고 있었다
"아악"
챙
촹
오련회의 8명은 저마다 병장기를 뽑아들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간에 은밀하게 전음을나누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어떻겠는가? 내가 이 아이를 이 자리에서 죽여버리는 것은? 흐흐흐흐"
"이 간악한 놈! 네가 그러고도 정도인이라 할수 있단 말이냐? 어서 그 아이를놓아라"
"해보시지 어떻게 할건데 설마 그 검으로 나를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유들유들한 태도였고 여유가 있었다 그런 반면에 남궁혁련등은 이미 지나칠정도로흥분하고 있었다
"이것은 어떤가?"
"아악 살려주세요 흑흑"
드디어 울음을 토한 소녀! 아직 어린 나이인지라 채 여물지도 않은 소녀의 속살을여지없이 침범하는 손길! 소면살검 우현충의 손이 소녀의 가슴께를 파고 들고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보고 있던 남궁혜미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에게로돌진하고 있었으니......
"이 악적! 그 손 치우지 못해? 죽어라"
역시 그녀는 남궁가의 후예다웠고 쳐낸 일검이 제법 매서운데가 있었다 그러나그녀의 검은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중도에서 막히고 있었다
창
율령대 부호장이었다 그는 어느새 소녀을 잡고 있던 손을 풀고서는 남궁혜미를상대하고 있 었던 것이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남궁혁련
"쳐라!"
일제히 그들을 압박해 가고 그들의 손에서는 검광과 도광, 그리고 권장이 난무하고있었다 상대는 여섯명! 그러나 이곳을 포위하고 있는 검수들까지 하면은200명이라지 않는가? 그럼 에도 그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는일응당당하게 실행하고 있었다 남궁혁 련은 소면살검에게로 검을 뻗고 있었는데 너무나도신속하고 빠른 검이었다
패액
"후후"
여전히 소녀의 가슴에서 주물럭대는 손길을 빼지 않은채 소녀를 자신의 가슴앞으로돌려 세 운다
"헛"
남궁혁련은 어쩔수 없이 검을 후퇴해야만 했고 좌로 돌아간다 혼영보(魂影步)를밟으며 좌로 움직이는 그의 몸은 흐릿하게 보일정도였다 그의 후미를 공격하려는것이리라 그러나 소면살 검 역시 강자였고 여전히 그를 마주한채 함께 돌아가고있었다 참으로 야비한자자가 아닌가?
"모두 멈춰라! 더 이상 움직인다면 이 년을 죽이리라"
그는 나머지 한손으로 자신의 애검인 사검(蛇劍)을 꺼내들고 있었다 마치 뱀이기어가는 듯 날이 꾸불꾸불한 검이었다 검날은 예리한 광채를 발산하고 있었고그것은 소녀의 목에 지그 시 대어져 있었다 장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멈추고있었다 이미 몇합에 율영대의 은검 수셋이 부상을 입고 있었지만 그리 큰 것은 아닌듯 했다
"네 네 이놈! 어찌 그리 야비한 짓을......"
"하하하하 나는 원래 야비하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 이제머리가 좀 돌아가시나? 너희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아무리 찧고 까불어 보아도말이다 아무리 오 련회주의 자식이라하나 오늘일은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남궁형! 이일을 어쩌면 좋죠?]
철혈권 팽정후의 전음이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저 소녀는 구해낸다 안된다면 우리 오련회의 힘을 빌려서라도말이다]
[저녀석이 이대로 돌아가면 무슨짓을 할지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방법이없으니]
"자 이제 사태 파악이 되나 보군 다들 밑으로 내려 가라"
그의 명에 따라 뒷걸음으로 아래로 내려가는 검수들 여전히 부호장만은 소면살검의옆을 지 키고 있었다
"그럼 나중에 보자고 가자"
두명 역시 주위를 경계하며 발검음을 뗀다 그 뒤를 바짝 남궁일행들이 따르고있었다 장내의 인물들은 서로 웅성거리며 그 뒤를 따르고 있으니 참으로 기이한장면이 아닐수 없었다
-파천 저녀석 그냥 보내 줄거야?
=시주 일단은 저 여아를 구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일것입니다 아미타불
처음으로 둘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천은 여전히 심드렁했다 뭐 그리신경을 쓰 지 않는 듯도 했다 하기는 그 소녀가 어찌되든 자기와는 상관이 없으니깐
그런데 저 눈을 보라 소면살검의 품에 붙잡힌채 그렁그렁한 눈물을 흘리고 있는소녀! 여전 히 소면살검의 한쪽손이 자신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있었기에 수치심에혼절하기 직전인 그녀 의 얼굴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연민과 함께 분노가 일어나게했으니
이런 빌어먹을! 저 눈빛이 마음에 걸리는군!
그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황궁의 비도로 빠져나오기전 궁녀들이 자살하며자신을 애틋하게 쳐다보던 눈길! 그는 아직까지 한번도 그 눈길들을 잊을수 없었다그를 떠나보내며 마지막 절을 올리던 노신들의 눈길! 제기랄! 저 새끼! 죽여버린다
이미 그는 침착함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예전의 아픈기억이 되살아 난 것이다 그리고그 분노 는 고스란히 소면살검에게로 집중되고 있었으니
남궁혁련등의 뒤에 서 있던 그가 사라지는 모습을 장내의 인물 그 누구도 눈치채지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두눈 멀쩡히 뜨고 있던 뒤의 사람들도 알지 못했으니 참으로기이한 신법이었 다
어느새 일층으로 내려선 소면살검은 보란 듯이 히죽거리며 그들을 조롱하고 있었다
"하하 잘난 공자님들! 그럼 나중에들 봅시다"
그는 문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누구하나 제지하지 못했다 바로 그때였다 히죽거리며웃던 얼 굴이 참혹하게 구겨진 것은
챙그랑
그때까지도 소녀의 목에 대어져 있던 사검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였다
"웬만하면 참견하지 않으려 했건만 내 너의 하는짓이 참으로 악독하여 그냥보아넘길수가 없 구나"
허공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소리가 난 위로 들려지고 그곳엔 조금전까지만해도 뒤 에 있었던 바로 그! 잘생긴 공자가 아닌가? 남궁혁련을 비롯하여 장내의인물들은 모두 입을 벌린채 다물줄을 모르고 있었다
"느......능공천상제"
"소림의 무공이다"
그는 능공허도(凌空虛道)의 기예인 능공천상제(凌空天上梯)를 펼치며 서서히 허공을밟고 내 려 오고 있었다
"이....이"
소면살검은 손을 펼쳐보고 있었다 어느새 손목어림엔 동전만한 구멍이 뻥뚫려 있는것이 아 닌가? 그곳으로 피가 철철흘러 넘쳐 자신의 옷과 소녀의 옷을 함께 적시고있었다 그러나 상 대는 소림의 기예를 펼치는 신비인! 감히 그에게 함부로 대들지는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구 정련의 신비고수인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대체 공자는 누구시오?"
그답지 않은 태도에 사람들은 이맛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상대가 강하다고 생각하자이처럼 수그러드는 그의 모습이 탐탁치 않았던 것이다
"그 아이를 놓아주라 그렇지 않으면 오늘 내 살계를 열리라!"
-킥킥 자식 아주 능청스럽군! 며칠전만해도 개구리 패대기 치듯이 사람들을 죽인녀석이......
어이구 저 감탄 하는 꼴들이라니
=아미타불
"대체 왜 이러시는 것이요 나는 북검회의"
"아! 알고 있다 네가 북검회의 개라는 것은 아까부터 수도 없이 들었으니 그만하고......어서 놓아주거라"
원래의 성격이 나오려는 찰나 어느새 점잖은 목소리로 바뀐다
"그것은 아니 될말이요 이 년은"
"이 자식이 근데 사람 인내력 시험하는 거야 뭐야? 야 너 빨리 그 애 안 놔줘 그꼬물닥 거 리는 손모가지가 뎅강 잘리고 나서야 풀어 줄거야?'
-푸하하하하 역시 그래야 너답지
그의 괴팍함에 모두 어리둥절해지고 그런 반응과는 상관없이 그는 이미 행동을개시하고 있 었다 불영선하보(佛影仙霞步)를 밟아가는 그의 모습을 채 헤아리기도전에 그의 손은 소면살 검의 복부를 파고 들고 있었고 머리가 숙여지고 그 바람에손마저 소녀의 가슴에서 튀어나온 찰나 양무릎과 머리통을 연속적으로 차 올리는신속한 몸놀림을 보라
으악
소면살검은 처절한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삼장이나 날아가 구석에 처박히는데 그의입에서는 연신 핏줄기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사람들은 어떻게 된 상황 인지를 채 알아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가 쓴 퇴각법은항마연환신퇴(降魔連環神槌)라는 소 림의 절기였다 적어도 10년이상의 연마가 없이는그가 보여준 정도의 진수를 나타내기는 힘 들다 휘돌리거나 찍거나 내려차는등의공격법이 혈도를 중심으로 해서 연환되어 펼쳐지는 것 이라 일격이라도 격중되면은방비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편 뒤로 날라갔던 소면살검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있었고 내상이 심한 듯비틀거리고 있 었다 그의 눈에서는 불똥이 터지고 있었고 피와함께 그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소리
"율령대는 저놈들을 쓸어 버려라"
쾅 콰왕 콰당
문이 박살나고 건물의 옆이 터져나간다 수십명의 검수들이 번뜩이는 검들을꼬나쥐고는 안으 로 짓쳐들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소녀는 남궁혜미의 품에 안겨있었고 아직도 두려움에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남궁혁련등은 감히 태만하지 못하고다시 싸울준비를 한다 이제 그들 의 운신을 막던 장애물이 걷혀진 이상 망설일이유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만 의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 파천은 곧장능공천상제를 펼치며 허공으로 떠 올랐고 그의 손에서 는 소림의 기예들이 장강의물결처럼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죽엽수(竹葉手)선인장(仙人掌)나한공(羅漢功)관음장(觀音掌)대력금강장(大力金剛掌)금룡십이 해(金龍十二解)광한지(光限指)등의 소림72예상의 무공과 듣도 못한무공들까지 펼쳐지니 그 들은 그 장면을 멀거니 쳐다보고만 있어야 했다
콰앙 으악
퍼억
퍼버버버벅
꽈앙
연신 기물들이 부서져 날으고 비명이 터져 나온다 안으로 들어오는 족족 뒤로 나가떨어지는 자들! 아예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던 그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듯 하더니 어느새소면살검에게로 가 있지 않은가?
그의 손은 이미 소면살검의 멱살을 움켜쥐고 일으키고 있었다
[잘들어라 지금 내 기분대로라면 너희들 모두를 죽여 버릴수도 있다 한번만 말하마모두 퇴 각시켜라 그리고 이일을 더 이상 문제 삼지 마라 만약...... 내 말을무시한다면 넌 죽지도 못 하고 지옥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알겠느냐?]
파천의 등이 장내의 인물들을 등지고 있었기에 그의 표정만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전음으 로 하는 말이었기에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알수 없다 단지 그들이 볼수있었던 것은 새파랗 게 질린채 무서운 속도로 끄덕여지는 소면살검의 고개가 다였다그는 두려움에 젖어 있었고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자신들의 대주가적에게 잡혀 있는지라 망설이고 있던 율 령대원들은 한 동안 멈칫거리며 부호장을쳐다본다 그러나 그라고 뾰족한 수가 없었다
"하하 자 이제 소란은 여기서 그만하고 모두 정리합시다"
능청스런 그의 말에 장내는 조용해지고 있었다 도무지 갈피를 잡을수 없는사람이었다 특히 남궁혁련등의 내심의 혼란은 지극한 것이었다 백면서생인줄 알았던그가 절세고수임도 놀랍 거니와 소림사 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그가 저리도측정불가의 괴인이라는 것 까지 어떤 자들 은 배신감을 느끼기도 한다 자신들을속였다는 것이리라 어쩌면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거짓을 꾸밀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그들은 그런 생각보다는 문윤이라 한자의 고절한 무공에 흠모의 정이 드는 것 또한사실이었다 진정한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 벌써부터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었다
제 목:[연재] 황제의 검 9.혜능의 제자? 관련자료:없음 [58768]
보낸이:임삼열 (logos333) 2000-12-21 15:20 조회:2047
-황제(皇帝)의 검(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