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 그녀는 누구인가? (10/111)

 10. 그녀는 누구인가?

 스르르륵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어둠가운데 흐릿하게 보이는 윤곽으로 봐서는 여자가분명했다 파천이  실눈을 뜨고 살피는데 그의 눈에 이까짓 어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런! 저 여자는 바로!그 는 재빨리 다시 눈을 감고 자는체 했다 그 바람에 일정한호흡을 토하느라고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긴장해서인지 입에 침이 고여가고 참으로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걸어 오더니 파천의 침상곁에 선다 위에서 아래를 조용히 쳐다보더니한걸음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

 사라락

 사륵

 툭

 [이것 미치겠군 대체 뭐하자는 거야]

 -키키 왜 몰라서 그러냐? 원님덕분에 나팔분다고 우리도 재미좀 보자

 =아미타불 이런 일이? 어서 여시주를 돌려 보내시구랴

 혜능의 음성은 떨려 오고 있었다 그가 얼마나 당황해 하는지를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침상을 한손으로 짚고서는 고개를 숙여오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침상위로몸을 싣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파천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여기서 깨어나는척 을 해야 하나? 아니면 잠자코 있어야 하나? 그것도 말이 안되는것이 파천같은 절세고수가  외부인의 침입을 더군다나 이렇게 가까이 오는 것을모를수는 없는 일이었다 상대도 그것을  알고 있으리라 그래서인지 더욱 대담해지는행동!

 물컹

 부딪혀 오는 맨살의 느낌이 파천의 신경세포를 예민하게 만들고 있었고 자신도모르게 움찔 거리고 만다 바로 연이어 덮쳐오는 입술!

 촉촉이 젖은 입술의 감촉이 그를 전율케 하고 있었다 설육(舌肉)이 그의 입술을열어 제치며  돌진을 감행한다

 "으음"

 그는 몸을 뒤척이며 반대쪽으로 돌아 누웠다 그러나 여자는 끈질기게 입술을들이박은(!) 채  떨어지지 않는다 그 바람에 벌렁 침상 안쪽으로 몸이뒤집히고......

 -우흐흐흐 죽이는데....

 =아미타불 아미타불

 혜능은 연신 불호를 외우기 바빴다

 아니 이것이 미쳤나? 왜 이리 끈질겨! 몇 번인가를 이쪽 저쪽으로 몸을 뒤집어보았지만 여 전히 떨어지지 않는다 이제는 아주 노골적이었다 손을 파천의가슴속으로 밀어 넣고 또 한손 은 그의 뒷목을 움켜쥐고 있지 않은가?

 결국 그녀의 자세는 파천의 몸을 올라탄 형세가 되었고 몸의 굴곡이 그대로느껴지고 있었다  그녀는 능숙했다 입술이 마치 흡반인 듯 파천의 모든 것을빨아들이려는 듯 했고 손은 한시 도 쉬지 않고 윤문의 옷을 벗겨간다 이렇게 되고보니 파천은 급해 졌다 빨리 양단간에 결정 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그녀를 잘 타일러보내던가! 아니면 자신이 더 적극적으로 나가던 가...... 그가 이런 생각으로망설이는 동안 이미 윤문의 옷은 거의 다 벗겨지고 있었고 속옷 만이 남았을뿐이었다

 -우와 고년 죽인다 아흐흐흐

 =아미타불 시주 뭐하는 것이요? 아미타불 빨리 결단을 내리시오

 하마터면 그도 그녀를 잡아 갈뻔 했다 에이 이런식으로는 안돼지 나도 체면이 있는데 말이야 그는 두 손으로 그녀의 두손을 꽈악  움켜 쥐었다 그제서야 떨어지는 입술!

 "소저 대체 이게 무슨 짓이요?"

 무슨짓은? 재미만 실컷 보고서는......

 "공자님! 전 공자님을 처음 본 순간부터...... 제가 용기를 내지 않고서는 공자님을놓칠 것 만  같아 죄송해요"

 죄송하기는 황송하지~~

 "아니오 내가 지금 소저의 행동을 나무래는 것이 아니라 너무 뜻밖의 일이라 좀당황되어서  그렇소"

 여전히 파천의 몸을 올라탄 채 그녀는 파천의 얼굴을 지그시 내려다 보더니 그의손에서 손 을 살짝 빼낸다 그리고는 그의 얼굴을 쓰다듬지 않는가?

 "호호 공자님은 너무 잘생겼어요 그리고 너무 매력적이구요 소녀가 이런 행동을했다고 해서  절 천박하다 생각지는 말아주세요 전 다른 사람보다 좀더 솔직할뿐이죠 뭐 공자님이 절 원 하시지 않는다면 할수 없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절 막지마세요"

 "으음"

 유혹이 강물처럼 밀려오고 갈등의 파고가 정신을 혼미케 하는구나 아아 어쩌란말인가? 고고 한 한 마리 학처럼 살고자 했거늘

 놀고있네

 -야 파천 빨리 후다닥 해치우지 않고 뭘 뜸을 들이는거냐?

 =제발 시주 부탁이니 잘타일러 보내시오 아미타......불

 [조용히들 안해 쯥 아깝기는 하지만 오늘은 안 돼지 오늘만 날인가? 너무 쉽게주면은(?!) 

 얘가 날 우습게 여길수도 있으니 일단은 보낸다]

 "음 소저 이런식(!)으로는 곤란하니 그만 돌아가시오 그렇다고 내가 소저에게매몰차게 대하 고자 하는 것이 아니요 단지 소저의 마음만은 내 받도록하겠소이다....자 어서 일어나 옷입 고 돌아가시오 오늘만"

 날은 아니지 않소? 라는 말은 꿀꺽 삼켜 버린다

 "자 어서"

 엉덩이를 철썩 때린다 그러나 그녀는 싫지 않은 듯 그의 몸에 안겨오더니 코 맹맹이소리를  한다

 "호호 알았어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지요 그렇지만 제가 공자님을 포기했다고는생각지 마시 길 바래요 전 결코 공자님을 놓치지 않을 거니깐요"

 아이고 고것 귀엽기도 하지 그래 그래주면 나야 고맙지~~

 그녀는 침상에서 내려서더니 대담하게도 그 앞에서 옷을 걸치고 있었다 파천은 눈을부릅떠 고 그 모습을 살피고 있었다

 -이런 멍청한 놈! 굴러들어온 호박을 절단내도 유분수가 있지 너 미쳤냐?

 =아미타불 시주 제발 고개를 돌려 주시오 민......망......하오

 -놀고있네 볼 것 다보고 느낄 것 다 느끼고서는 얌마 혜능 고매한 수도승이라면여자를 대 해도 돌같이 마음에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거야 그까짓 여자 속살좀대했다고 이리 야단 법석 이니...... 너 수행은 폼으로 했냐?

 =으.....음

 어느새 옷을 모두 걸친 소저가 살짝 고개를 숙이고는 파천의 볼에 입맞춤을 한다

 "호호 그럼 잘 주무세요 전 이만 가 볼께요 가가"

 가가라고? 헛참...... 그나저나 이것 이래도 될까? 그 놈이 이걸 알면 그냥넘어가지는 않을텐 데?

 "잘가시오 소저 그리고 소저도 잘 주무시오 마중은 못 나가외다"

 등을 돌리고 사뿐 사뿐 걸어가는 뒷모습이 그렇게 귀여울수가 없었다 엉덩이를샐룩거리며  걷는 것이 너무나 육감적이지 않는가?

 에잉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 지금? 우아아아아 이 미친놈아!

 그녀가 문을 열고 나가자 그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 하고 있었다

 "오늘 잠자기는 다 틀렸군......아예 방으로 내가 쳐들어가? 아니지 아니야 참자참자 참아야  하느니라"

 ★ 파천은 방을 나서고 있었다 묘시가 지난 시점이지만 아직 밖은 어두웠다천마잠형술을 발휘 해 그는 객점의 담을 넘어서자마자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음을확인하고는 극성의 천마비 행술을 전개해 가기 시작한다

 개봉부의 동편 외곽지역에는 거대한 관제묘가 있었다 이곳이야말로 중원전체에10만을 헤아 리는 개방도들의 본산인 개방총단이었다 무림의 철칙중에 하나가 개방을적으로 삼지 않는  것이다 그들의 수가 너무나도 많은 이유도 있었지만 그들과원한을 산다는 자체가 전무림의  공적이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개방도들은협의의 대명사격이었고 그들의 인맥은 전  무림을 아우르고 있었다 무림 문파들치고이들 개방의 도움을 한번이라도 받아보지 않은 문 파나 강호인은 없을것이다 그만큼 무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한곳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에 비한다면 총단인관제묘의 경비는 허술한 듯이 보였고 10만개방의 총단이라고 하기엔  너무나작은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모르는 소리! 관제묘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 불과하고 그들의 총단은 관제묘지하에 자리하고 있었다 자그마치 900칸의석실을 보 유한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이곳 총단에 머무는 자만 5000명이 넘으니 더이상 말해 무엇하 겠는가?

 그곳에 파천이 나타났다 여전히 뒷짐을 진채 여유롭게 유람이라도 나온 사람같은모습이었다  그는 똑바로 관제묘를 직시하며 다가가고 있었다 아직 해가 떠지 않아서어둑어둑했고 가끔 씩 코를 간질이는 바람결에 나지막한 풀잎이 간간히흔들릴뿐이었다

 "멈추시오"

 그들은 허리에 이결과 삼결을 지니고 있는 거지들이었다 행색은 분명히 거지지만눈빛에 광 채가 나고 기품이 있는 것이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 했다 원래개방에서는 등에 매 고 있는 푸대자루수로 신분을 나타내었지만 전대방주인 개왕에의해 방규가 바뀌었다 그것이  너무 거추장스럽다고 판단한 전대방주는 20년전부터허리에 매듭을 묶음으로 신분을 표시하 게 한 것이다 삼결의 제자라면 최소한분타주급이다 그러나 이곳은 개방의 총단! 백의개나  일결제자는 아예 있지도 않았다

 "누구시오 대체 이곳엔 무슨 일이요?"

 정중하지만 엄격한 물음이었다

 "나는 문윤이라는 사람이요 개방의 전대방주인 개왕 풍천호님을 뵈러 왔습니다"

 그는 정중하게 답하고 있었다

 "문......문윤이라고 했습니까? 혹시 옥면신룡(玉面神龍) 문윤대협이십니까?"

 옥면신룡이라고? 언제 나도 모르는 외호가 생겨났지?

 "문윤은 맞지만 옥면신룡이라는 외호는 금시초문이오만"

 "저 혹시 어제 중화루에서 북검회와 충돌이 있었던 분이 아니신지......"

 "음 그건 맞소이다"

 "아...... 그러셨군요 어서 오십시오 이렇게 옥면신룡께서 본방을 방문해 주시다니영광입니다 "

 그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있었지만 상황은 그가 보듯이 어제 저녁 중화루에있던 자들에  의해 금새 개봉부 전체에 퍼져나갔고 그의 놀라운 신위를 목격한자들은그를 옥면신룡이라  부르길 서슴치 않았다 그런 소식을 가장 빨리 접하는 곳이 이곳개방이었으니 이들이 어제의  일을 알고 있음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태상방주님은 무슨 일로?......"

 그는 목에서 작은 패를 끌러서 내민다

 "이것을 개왕에게 갖다 주시오 그러면 여기에 온 이유를 알것이외다"

 "네 그렇습니까? 잠시 안으로 들어가셔서 기다리십시오 최대한 빨리 태상방주에게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곧 바로 그들의 접빈실로 안내되어 들어간다 그는 그들을 뒤따르는 내내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참으로 놀라운 기관진식이 도처에 설치되어 있었고보보마다 삼엄한 경비가  쳐져 있었던 것이다 이곳의 구조상 작은 숫자라도 엄청난숫자의 적을 효과적으로 방비할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런 실내장식도 없는 삭막한 방에는 탁자 하나와 의자 둘, 그리고 차 주담자가전부였다  그는 거기서 느긋하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계통상 아마도상당한 시간이 걸려야  태상방주까지 올라갈것이었기에 그는 여유롭게 기다렸다삼각이 지났을까?

 탕!

 문이 부서질 듯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오고 있었다 노인이었다 머리가 하얗게 센데다가 칡 을 꼬아만든듯한 줄을 머리에 두르고 있었다 그의 허리에는 무려 매듭이열 개나 매달려 있 었다 그가 바로 개방의 지고한 신분한 태상방주 개왕 풍천호였던것이다 얼굴가득 주름이 물 결치고 있었고 여기저기 검버섯이 피어 있었다 코는 끝이비뚜름하여 균형이 맞지 않았고 입 은 두툼하니 사람좋아 보인다 그는 실내에들어서자 마자 얼굴을 푸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말

 "공자께서 이 패를 가져 ......오신 분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제 목:[연재] 황제의 검 11.이것이 신검인가? 관련자료:없음 [58829]

 보낸이:임삼열 (logos333) 2000-12-22 01:22 조회:2070

 -황제(皇帝)의 검(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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