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정도대연(正道大宴)의 시작
"비키지 못할까?"
우~~~웅
내공이 실린 소리라 귀가 멍멍해져 온다 연도를 지나고 있던 내공이 약한 자들은 귀를 막고 엎어지거나 어떤 자들은 내상을 입었는지 아예 자리를 깔고 운기요상(運氣療傷)을 취하는 자들도 있었다 파천의 얼굴이 심각하게 구겨지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도로 에서 저렇게 급박하게 말을 모는 것도 모자라 아예 큰소리로 행패를 부려? 자신을 제외하고 그 누가 이렇게 광오한지 궁금하기도 했으리라 그를 비롯해 일행모두가 뒤로 고개를 돌리자 검은 흑마(黑馬)가 질주해오는 것이 보인다 그 뒤로는 송이버섯같은 먼지구름이 부풀어 오 르고 뒤에 처지면 그것을 고스란히 뒤집어 쓸 판이다 파천의 내심은 순간 장난기가 발동하 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말고삐를 챘다 그러자 말의 방향이 뒤로 돌아가고 저 멀리서 달려오 는 말을 향해 정면으로 달려간다 그 모습에 모두 놀라 입을 벌리고 남궁아연은 소리까지 지 르고 있었다
"공자 위험해요"
그런다고 한번 결정한 일을 번복할 파천은 아니지 않은가? 그의 얼굴에는 짓궂은 웃음이 연 신 피어나고 흑마와의 간격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었다
-잘한다 애들처럼 장난이나 치고
[장난이라고? 이것도 다 중생들을 위한 보살행이라고? 그렇지 않은가? 혜능]
=아미타
'불'자를 듣기도 전에 3장간격으로 다가서더니 '쾅'이 아니라
훌쩍
넘어가버리는 흑마!
이런! 이게 뭐야? 그는 아직도 말고삐를 늦추지 않은 관계로 여전히 앞으로 달려나가는 파 천!
-에라이 멍청한 놈아
그제서야 말고삐를 틀어쥔다
히히히힝
"제길 뭐 저런게 다 있어? 지가 비마(飛馬)인가? 헛참 이것 사람 쑥스럽구만....."
뒤로 말을 돌려 돌아오는 파천을 보며 애써 무관심한척 하는 일행들! 그러나 그들 내심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고 진땀을 빼고 있음에야! 바로 그때였다
"호호호호호호"
남궁아연이었다
그 뒤를 이어
"하하하하하하"
"호호호호호"
머쓱해진 파천! 이럴때는 같이 웃는게 상수다
"허허허허....허허"
'그런데 분명히 여자였단 말이야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넘어갈 때 분명히 보였 어 두고보자 어차피 만나게 되겠지'
★ 북검회앞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방명록에 기재를 하고는 들어 가는 것이었다 스무줄 정도로 나뉘어 늘어서 있었지만 워낙에 많은 관계로 지체되고 있었고 어쩔 수 없이 그들도 줄 제일 뒤쪽에 가서 선다 가까이서 보는 북검회는 더욱 웅장했다 성 벽의 높이만도 무려 5장에 달했고 그런 이유로 내부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 성루에는 창을 꼬나쥔 경비무사들이 정열한 채 눈동자조차 돌리지 않는 것이 훈련이 잘되어 있는 듯 싶었고 성문앞의 외당소속의 경비무사들도 절도가 있어 보였다 그래보았자 거기서 거기겠지 만......
이렇게 마냥 기다리다가는 해저물때까지도 다 등재하지 못할 것 같았다
"에잉 이게 뭐야? 사람을 초대해 놓고는 이렇게 고생시켜도 되는거야?"
파천의 투덜거림에 남궁혁련도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그렇다고 자신들만 먼저 들어갈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는가? 그러나 어떠한 곳이든 편법과 특혜가 존재하는 것이었으니 이곳 또 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성문안에서 몇 명의 중년인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제일 나중에 나온이는 아!
"어이 대협 여기요 여기"
그는 다름 아닌 율령대 대주! 소면살검 우현충이었다 소리친 것은 물론 파천이었고...... 소 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던 소면살검의 얼굴이 무참하게 구겨지더니 황급히 뛰어온다 기 합이 단단히 들어 있었다
"어......어서 오십시오 제가 마중을 나갔어야 했는데...... 어서 들어가시지요"
"하하 우대협 이거 번번히 폐를 끼치는군요"
"아......아닙니다"
그가 언제쯤 파천 앞에서 말을 더듬지 않을 날이 올것인가? 아마도 그 평생에 그런일이 일 어나는 기적은 바랄수 없을 것이다
북검회 서열 17위의 소면살검이 직접 모시고(?) 들어가는 분들이니 누구하나 제지하는 이가 없다 줄을 늘어서 있던 자들은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힘없고 빽없는 자 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는 수 밖에! 우현충은 아예 말고삐를 잡고 나서니 참으로 한심한 모습 이었다 여전히 그들은 말에 탄채였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종놈인줄 알것이 아닌 가? 그러나 그의 얼굴은 그런 내색은 보이지가 않고 말고삐를 쥐고 가는 것 만이 필생의 의 무인것처럼 신성한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내부는 더욱 웅장했다 하나같이 거대한 누각들이 즐비하고 외원이고 내원이고 할 것 없이 청석으로 깔아 놓았다 뜸뜸이 여기저기 정원이 운치있게 자리하고 인공호수가 출렁이는가 했더니 수상누각마저 있지 않은가 연못에는 희귀한 물고기들이 춤을 추고 가산에는 희귀한 새들이 지저귄다 이런 정도이고 보니 파천은 이곳이 황궁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아니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황궁보다도 화려했다
한번 시작한 안내를 소면살검은 아주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다 외전 가운데에 접빈청으로 쓰 는 큰건물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그는 그곳을 그냥 지나친다 그리고 그가 그들 일행을 안내 하여 들어간 곳은 바로 내원의 심처에 자리하는 수빈각(受賓閣)이었다 이곳이야말로 북검회 를 방문하는 일문의 종사들이 머무는 처소였으니 오히려 이들에게는 황송한 대접이었다 수 빈각의 실무책임자인 천공수(千空手)도 처음에는 난색을 표명하였지만 율령대 대주가 워낙 에 완강하게 명령하는지라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처소를 잡아 주고 있었다
파천의 처소로 내정된곳은 특별한 소면살검의 부탁이 있었는지라 이곳에서도 가장 넓고 화 려한 곳이 배정되었다 하나의 침실과 거실, 욕실, 서재까지 갖추어진 곳이었다 어느것 하나 희귀하지 않은 것이 없었고 비싸지 않은 것 또한 없었다 예를 들면 욕실의 수조기(水操機)
마저 상아로 만들어져 있으니 무엇을 더 말하랴?
그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푹신하게 무게가 실려 들어가는 것이 안에 솜이라도 늦었나 보다 그는 무슨 생각인가에 깊이 몰입하고 있었다
-파천 왜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냐?
[가만히 생각해보니 태산에서 살려 보낸 놈 말이다 그 놈이......아 맞다 천산이검이랬나? 오 른쪽팔을 잘리고 살아 돌아간 놈 말이다 그 놈이 내 얼굴을 안다 이곳의 향주라고 들었는 데...... 그것이 신경이 쓰여서 그런다]
-까짓 거 향주라면 부딪힐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리고 부딪히면은 어떠냐? 딱 잡아 떼 면 그만이지! 안그러냐? 혜능!
=아미타불
-너는 불호가 곧 대답이냐?
=아미타불
-어이구 답답한 놈! 내가 말을 말아야지
[안 그러면 아예 내가 먼저 그놈 입을 막아 버릴까?]
-어떻게?
[먼저 찾아내서 입을 떠벌리고 다니기전에 처치하는거지]
-좋은 생각이긴 한데...... 너무 앞서서 생각하는 것 아니냐? 이를테면 그 녀석이 널 못 알아 볼수도 있고 만나지 않을수도 있고 만나도 기억 못할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 그리고 너 한 테는 아주 좋은 방패막이가 있잖아?
[에이 까짓거 잊어 버리자 들통나면은 아예 힘으로 밀어붙이면 되겠지]
-그렇지 바로 그거다
"문공자! 어서 갑시다"
밖에서 남궁혁련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
"알았소 잠깐만 기다리시오"
그는 잠깐 끌러 놓았던 검을 다시 차고 있었다
'별일이야 없겠지'
남궁혁련과 함께 나오는 그들을 나머지 일행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서 있었다 정도대연의 시 작을 알리는 개회식을 참관하러 가자는 것이었다 그들은 아직 북검회의 내부를 잘 모르는지 라 천천히 길을 물어가며 찾아갔다 다시 느끼는 거지만 정말 넓군 이건물이 저건물 같고 저 건물이 이건물 같으니 모르고 나서다가는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일 것이다 그들은 개회식이 열리는 장소가 어디인지를 몰라 여러번 헤매어야만 했고 겨우 물어서 찾아 갈수 있었다 그 때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이곳 북검회에서 가장 큰 연무장이었는데 그 길이가 사방 100 장은 되어 보였다 이미 그곳에는 수 많은 군웅들이 운집한채 단상의 인물들을 바라보고 있 었다 그곳에는 이곳 북검회의 수뇌들과 나머지 정도3세의 대표자들이 위엄있는 모습으로 앉아 있었고 그들 옆으로는 다른 명문정파의 인물들도 보이고 있었다 그 밑으로는 북검회 검수 7000명이 군웅들을 마치 포위하듯이 둘러 서 있었고 그 안쪽으로 3만명은 족히 될 정 도인들이 모여 있었다 참으로 많이도 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체 무림인들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했다
단상에 한명이 서서 내공을 실어 말하고 있었다
"이번에 본 북검회에서 무림동도 여러분들을 초청하여 이렇게 회의를 연 것은 두가지 일을 상의하고자 함입니다 그 첫째가...... 무림의 정기를 위협하는 세력들을 멸살하자는 것이며 둘째가 그 중추적인 대임을 맡길 인재를 등용하기 위함입니다 지금 마도는 정도의 치솟는 의기에 잠시 숨을 고르고 웅크리고 있으나 언젠가 그들은 힘을 키워 또 다시 무림에 혼란을 줄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예 이 기회에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삭초제근(削草除根)
하는 것만이 정도의 천년대계를 위한 초석임을 저는 북검회를 대표하여 제안하는 바입니다 여기에 대한 무림동도제위 여러분의 뜻을 알고자 감히 제가 청하는 바입니다"
쉽게 말해서 마도련을 박살내자는 것 아니겠어? 그러고 나서 아예 무림을 말아먹어 보겠다 는 심산이고...... 뭐 결론은 뻔하네 그런 걸 가지고 그렇게 돌리고 데쳐서 뒤집어 얘기하나 그래? 그리고 천년대계라고? 백년도 못사는 것이 천년을 들먹여? 파천의 얼굴은 심각하게 찌푸려지고 있었다 그는 옆에 있는 남궁혁련에게 질문을 던진다
"저 사람이 누구요?"
"북검회의 군사입니다"
"군사? 역시 잔머리 굴리는 놈이라 이거지? 다 좋긴 한데 너무 속이 내비치는 말이군"
"그렇지만 함부로 반대하지도 못할것입니다 웬만한 문파에는 이미 정지작업이 끝난 상태일 것이고 이것은 순전히 형식적인 확인 절차에 지나지 않은 것이니깐요 단지 변수가 있다면 다른 정도3세가 어떻게 나오느냐는건데 내 놓고 반대할 입장도 아니고...... 결국 그들의 뜻 대로 되겠지요"
"그렇단...... 말이지?"
'이것봐라 잘하면 기회가 빨리 올수도 있겠는데...... 어차피 무림이 혼란스러울수록 정복하기 는 편할테니깐 말이야 그래 바로 그거다 너희들끼리 대가리 터지도록 싸워라 난 뒷짐 지고 구경하다 낼름 삼켜버릴테니깐"
군사라는 자의 얘기가 끝을 맺고 있었다 그의 얘기가 끝이 나자 군웅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 이 뒤따른다 마치 잘 짜여진 연극 한편을 보는 듯 했다 박수부대까지 동원하지 않았는가?
한명의 늙수그레한 노승이 나오고 있었는데 참으로 기품이 있어 보였고 특히 작지만 간간이 번뜩이는 눈빛이 참으로 대단한 사람임을 알게 해 준다
"저 사람은 누구요?"
"소림의 계율원주인 지공(知功)대사입니다"
"소림?"
[혜능 네 사손이랜다]
=허허 나도 들었습니다
-좋기도 하겠다 그런데 이 자식들은 어떻게 되었길래 소식하나 없이 사라졌나 그래?
그가 말하는 것은 자신들의 후손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 파천과 함께 무림에 나오면서 자신이 세운 천마교가 지금도 무림을 지배하고 있을거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들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도 않고 웬 떨거지 같은 것들이 득세하 고 있다지 않은가? 그로서는 울화통이 치미는 일이었다
"전......소림의 지공이라고 합니다"
"오 저분이 바로 지공선사"
"계율원주인 소림의 장로가?"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물론 북검회의 제안이 무림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충정에서 비 롯되었다는 것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일에는 순리가 있는 법! 마도가 스 스로 조심을 하고 웅크리고 있는데 괜히 건들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무림은 마도와 정도 가 균형을 이룰 때 평화가 지속되는 법입니다 무리하게 그들을 응징하거나 아예 삭초제근하 자는 생각! 이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그런 연후엔 영원히 정도가 무림을 지배하자 고요? 후후 또 다시 세월이 지나면 그 가운데 패도가 나오고 마도가 나오는 것이지요 모든 것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는법! 오히려 북검회의 지나친 탄압이 저는 걱정스럽습니다 어 차피 그들 모두를 제거하지는 못할텐데 그들의 후손들이 30년 40년뒤에 힘을 키워 정도무 림을 상대로 복수를 벌이면 그때는 어쩌시겠습니까? 어느정도의 최소한의 살길은 열어주어 야 합니다 심지어 그 옛날 천마가 다스리던 무림시대에도 정도가 생명력을 이어 올수 있었 던 것은 그들의 최소한의 아량이었습니다 마도도 이러했거든 하물며 정도라고 자처하는 우 리들이 그런 어리석음을 범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와 우리 소림! 그리고 구정 련은 반대합니다"
=아미타불 역시 소림의 저력은 아직 살아 있군요
-흠흠 그 자식! 똑똑한데 나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고 있군 역시 난 훌륭한 놈이란 말이야
'놀고들 있다 안되지 그렇게는......"
"호 구정련에서 반대의사를 저렇게 분명히 표현할줄은...... 예상밖인데요? 그렇다면 이제 남 도맹의 의사만 남은거군 어차피 우리 오련회에서도 반대가 분명하니......"
그럼 어떻게 되는거지? 말짱 꽝이라는 거 아냐?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중론을 모으겠지요 이미 반대가 나왔으니 여기 참가한 문파들의 수뇌부들이 모여 투표를 하게 되고 그것이 결정 되는대로 따르게 됩니다"
그래? 그렇다면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얘기잖아?
"거기서는 아마도 찬성이 우세하게 나올것입니다 결국에는 북검회의 뜻대로 되게 되어 있습 니다 그런데도 반대하는 것은 그들의 강경입장을 조금이라도 늦추어 보자는 것이지요 그리 고 견제하기 위한 이유가 다분합니다"
"무림이라는데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군요"
"오히려 가장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의 형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 무림입니다 그래서 때로 이곳 무림이 지옥이 되기도 하지요"
역시 그의 말대로 오련회는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었고 조금은 도가 지나친 언 사도 쓰고 있었다
"..... 그래서 저희 오련회에서 반대하는 겁니다 물론 그들 마도가 무지하게 잘못 했지요 감 히 북검회에 밉보이는 짓을 했으니깐요 그래서 저는 마도련에다가 업종 변경을 제안해 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아마도 그러면 북검회에서 아량을 베풀지 않을까? 이런 쓸데 없는 생각도 해 봤다는 말입니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그들이 마도가 되고 싶어 됐습니까?
부모가 마도이니 자식도 마도를 걷는 것 뿐입니다 아 물론 진짜 질이 나쁜 놈들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마도인들은 어떤 면에서 우리들보다 더 의로울수도 있습니다 전 무 조건 반대입니다 만약 ...... 이번 정도대연에서 마도정벌로 가닥이 잡힌다면 우리 오련회는 정도연합에서 탈퇴할 것을 이 자리에서 천명합니다"
웅성 웅성
우우우우
와아
환호성이 터지고 있었지만 야유하는 소리도 만만찮았다 말을 한 사람은 이번 정도대연에 오 련회 대표로 참석한 팽가가주였다 그는 오련회 장로의 신분으로 참석한 것이었다 이제는 남 도맹만 남았다 그들마저 반대한다면 투표에서 이긴다 해도 명분없는 결정이 되기 쉬웠다 정 도3세가 마도정벌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반쪽짜리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마도정벌 자체가 어 려워질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남도맹의 대표로 이곳에 참석한 자는 남도맹의 장로원주이자 수석장로인 천인환도(天印幻 刀) 구령진(具令進)이었다 그의 나이 이미 80을 넘어서고 있는 전대의 고수였다 한때 강남 제일도라 불리기도 했던 자로 나이 30에 무림에 출도해서 본인의 성명절기인 천인환도법 (天印幻刀法)이란 기괴한 초식으로 286전을 승리로 이끈 사람이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지 금의 맹주에게 27년전에 패함으로서 남도맹에 가담했고 지금은 수석장로가 되어 있었던 것 이다 도를 쥔 사람이라면 한번쯤 겨루고 싶어하는 절대도호이기도 했다
그는 묵묵히 좌중을 쓸어 보고만 있었다 끝이 말려 올라간 수염자락이 멋들어지게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반대하오...... 그러나 우리 마도맹의 공론은...... 북검회의 제안에 찬 성하는 바이오"
그 말을 끝으로 단상을 내려가는데 무언가 석연치 않은 것이 있어 보였다 전혀 의외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오련회와 더불어 북검회와 사이가 그리 썩 좋지 않은 그들이 찬성할 줄이야?
이것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그는 자리에 가서도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그 누 구도 그의 닫혀진 입을 열게 하지는 못할 것 같았다 무언가 의혹이 있었지만 누구하나 감히 이 자리에서 질문하는 자는 없었다 북검회의 군사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어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뜻대로 되었다는 것일게다 이제는 저녁에 있을 정도문파의 대표들의 투표결과에 달렸다 마도 정벌! 어쩌면 이것은 눈 앞에 기정사실화되고 있는지도 몰랐다 북검회의 야심 과 함께!
제 목:[연재] 황제의 검 13.야행인을 좇아서! 관련자료:없음 [58920]
보낸이:임삼열 (logos333) 2000-12-23 00:20 조회:1836
-황제(皇帝)의 검(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