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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염후의 수난 (20/111)

 20. 염후의 수난

 그녀는 옆으로 살짝 몸을 비틀어 몸의 굴곡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파천의 손길이 그녀 에게로 가서 닿자 그녀는 제혼자 흥분해서는 묘한 콧소리를 내기까지 한다.

 [놀고 있네. 야 천마! 네가 자랑하던 천마교가 이런 애들밖에 없다면 괜한 헛고생만 한 것 은 아닌지 몰라]

 -이 발칙한 계집! 감히 천마대종사의 안마를 받으려 하다니...... 저런 것은 찢어서 죽여야한 다.

 '자식 쑥스러웠던게군. 일단은 내부상황을 알아 두어야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정신나간 얘 를 최대한 이용하자. 엥? 이거 왜 이래?'

 그녀는 드러누운 채 연신 꿈틀대고 있었다. 그녀는 기껏해야 얇은 나삼 한 자락만 걸치고  있었고 그것은 차라리 맨살의 느낌보다 더 적나라했으며 자극적이었다.

 -보아하니 채양보음술(採陽補陰術)을 익힌 계집이다. 그리고 주안술로 아직 젊음을 유지하 고 있는 애인 것 같군

 [채양보음술이라고? 천마 여기는 모두 한식구들끼리일텐데 채양보음을 한단 말인가?]

 -무림의 일반적인 채양보음은 상대의 본신진기를 빨아 들여서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그러나 본교의 채음과 채양대법은 상대의 진원진기는 그대로 둔채 내기만을 빨아 들일뿐만  아니라 다시 돌려 주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서로에게 좋은 것이다.

 [그래? 허참. 일단은 하는짓을 지켜볼까?]

 -너 그러면서 은근히 즐기려는 것 아니냐?

 [야! 너, 날 어떻게 보고...... 나이가 할머니는 되었을텐데 이런 애랑......그 뭣이냐? 거시기 를 하란 말이냐? 남궁아연이 홀딱 벗고 덤빌때도 내버려 두었는데...... 흥, 어림도 없다.]

 그녀는 완전히 턱을 괴고 엎드리더니 몸을 살짝 비틀어 다리 한짝(!)을 위로 치켜들고 있었 다. 개구리처럼 엉거주춤한 자세가 되어 있는 염후를 파천은 스스로 생각해도 정성껏 주물 렀다. 정말이지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마음으로 고기를 주무른다는 생각으로 주무른 것이다. 

 염후는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파천이 더 이상의 행동이 없자 여러 가지를 주문하기 시작했 다. 허리를 주무르게 하거나 둔부에 탄력이 떨어진다며 세게 주물러 달라고 하기도 했고 허 벅지 안쪽이 결리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기도 했다. 그러더니 결국 발라당 몸을 뒤집 는다. 보통의 사내들 같았으면 벌써 게거품을 물고 달려 들었어야 정상이건만 아무런 반응 이 없자 자신이 직접 비장의 수를 꺼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파천의 손길이 외곽지대(!)로만 겉돌자 그녀는 은근히 그의 손길을 유도했고 결국 그녀가  원하는 부위가 어디인지를 깨닫자 내심 파천은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이런 빌어먹을 할망구가 어디를 주무르라고 하는거야? 나참 이걸 확 똥물에 담궈버려? 안 되지. 일단은 내가 참는다. 그래 소원이라면 해주마. 내가 해주고 만다.]

 그의 손은 우악스럽게 그녀의 상체, 하체 할것없이 쓰다듬고 다녔다. 결국 그녀는 스스로  흥분하여 파천에게 안겨오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억!"

 그녀의 눈은 똥그래져 있었다. 이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빛과 아직도 상황접수가  안된다는 멍청함을 함께 지니고 있었다. 파천은 염후의 혈도를 짚어 버린 것이다. 아혈마저  짚어 버려서 눈만 멀뚱거리고 있었고 이미 가슴은 나삼의 앞섶이 벌어져서 희멀건한 달덩이 가 두 개나 눈 앞에 떠 있었다.

 [잘 들어라! 염후!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에 착실히 대답을 하고 협조를 하면 신사적으로  대할것이되 만약 삐딱하게 나온다면 나도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 이해되냐? 동의를  하면 눈을 두 번 깜빡거려봐.]

 반응이 없었다. 반응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두 눈은 악독함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있었 다. 마치 눈으로 살인이라도 할 기세였다.

 [얘가 아직 상황파악이 안되는가 보군. 할 수 없지. 그럼 일단 맛을 보여주고 나서 질문하 는 수 밖에]

 그러고는 염후를 뒤집고 있었다. 그는 염후의 두 다리를 약간 벌렸다. 그리고 두 손바닥을  합장한다. 그 상태에서 엄지와 검지만을 제외한 다른 여타의 필요없는 손가락을 접었다. 그 러자 묘한 자세가 취해지지 않는가?

 [후후 아무리 고수라도 이 고통만은 아주 색다를꺼다. 일명 똥침이라는 거지.]

 그리고는 사정없이 그의 손가락은 염후의 항문을 쑤시고 있었다. 비명도 지를 수 없다. 몸 이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 참으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단지 그녀의 두 눈만이 찢어질  듯이 부릅떠져 있었고 눈동자에는 핏발이 곤두서고 있었다.

 [이제 좀 감이 오냐?]

 뒤집어서 의사를 타진했다. 여전했다. 오히려 더 악독한 눈빛이었다.

 [얘가 아직 정신 차릴려면은 멀었군. 좋아.]

 다시 뒤집히는 염후! 언제 자신이 이런 개같은 경우를 당해 봤겠는가? 평소 그녀의 수하들 은 특별한 명이 있기 전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평소에 남자와 은밀하게 시간을 보내는  때가 많았기 때문에 수하들은 하늘이 무너지거나 하지 않은 다음에야 그녀의 명이 있기 전 에는 실내로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 지옥같은 고통을 계속 아무런 대책없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당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이걸로도 죽을 수가 있을까? 하는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에 골몰하고 있었다. 몇 번인가 더 파천의 손가락이 그곳을 찌르고 있었고 그녀는 차라 리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뒤집어서 물어보지도 않고 연짱 으로 몇 번인가를 더 찌르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번. 그녀의 눈은 유난히 충격을 호소하고 있었다. 물론 파천은 보지 못한다. 그 리고 파천에게서 흘러 나오는 말!

 [아 미안! 항문을 찌른다는 것이 빗나갔군...... 다시 하지뭐. 이번에는 정조준을......]

 이 정도면 가히 살인적인 고문이다. 그녀는 제발 그가 다시 물어봐 주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럼에도 어찌된 영문인지 그는 계속 찌르기를 해댔고 가끔씩 실수를 하여 정조준에서 벗어 나고 있었다.

 [후후 이제 대화할 분위기가 된것같군]

 파천의 전음이 끝나자 그녀는 두 눈을 무서운 속도로 깜빡거리고 있었다.

 [야. 두 번만 해! 두 번은 그렇다. 세 번 연속은 아니다. 알겠나?]

 깜빡, 깜빡

 [으흠. 좋았어. 먼저 내 소개를 하마. 난 천마의 후계자인 천마서생이다.]

 깜빡, 깜빡, 깜빡

 [이것 두가지 표현방법밖에 없으니 참 불편하군. 그러니 네 말은 못 믿겠다는 거냐?]

 깜빡, 깜빡

 [그래도 사실이다. 내가 여기까지 찾아 올수 있었던 것도 천마가 도와 주었기 때문이지. 못 믿겠지? 아. 알았어 그만 깜빡거려. 내가 알고 싶은 것을 질문하지. 니들 지금 중원 침공을  준비하지?]

 깜빡, 깜빡, 깜빡.

 [아니라고? 얘가 지금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 다 알고 하는 질문인데...... 거짓말을 해?]

 깜빡...................

 [어이구 답답해라.]

 -파천 안되겠다. 혈도를 풀어줘!

 [뭐라고? 그랬다가, 고함이라도 치면 어떻할려고?]

 -다 방법이 있다. 네가 천마신공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 아니냐? 그러면 쟤도 믿을거다.

 [오! 그래. 그 방법이 있었군]

 [야. 염후. 잘 봐라. 내가 천마의 후예인지 아닌지를 네 눈으로 확인해봐라. 그리고 나서 어 떻게 처신하는 것이 네 앞날에 유익할지를 곰곰이 판단해 보라고......]

 [천마의 무공중에 제자들에게도 전수하지 않은 것이 몇가지가 있지. 그것이 바로 천마삼검 (天魔三劍)중 파천황(破天荒)과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그리고 아수라멸천장(阿修羅滅天掌)

 이다.]

 [잘 봐라. 이것이 바로 천마군림보라는 것이다.]

 그는 염후앞에 선다. 그리고는 앞으로 한발을 내 딛는 것 같았다. 순간이었다. 그의 몸은 허 공반자높이로 떠 오르더니 좌삼신(左三身). 우삼신(右三身), 후삼신(後三身), 전삼신(前三身) 

 총12신으로 나뉘어 지는 것이 아닌가? 12명의 파천이 제각기 다른 자세를 취하더니 급속히  돌아간다. 인영이 흐릿하게 보이다가 확연하게 드러나며 좌에서 번쩍 우에서 번쩍한다. 방 안은 그의 그림자로 가득차 버렸다. 연신 검은 안개가 흘러다니고 그의 발놀림은 아예 보이 지도 않았다. 약 반각동안이지만 염후는 정신이 혼몽해짐을 느껴야만 했고 눈 앞이 어질어 질했다. 그러던 한 순간 아예 그의 몸이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염후는 눈을  찢어져라 부릅떠고 있었다. 자신의 눈앞 허공중에 나타난 것은 아수라의 모습이었다. 그녀 을 향해 수없이 많은 팔을 휘둘러 오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는 내가 천마의 후예라는 것을 믿을 수 있겠나?]

 [야 눈떠 왜 대답이 없냐? 이미 혈도는 모두 풀렸다]

 그녀는 살며시 눈을 떤다. 아직도 조금전의 공포에 잠겨 있는 것 같았다. 혈도가 풀렸다는  말에 손을 이리저리 흔들어 본다.

 "정말 천마의 후예가 맞군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제가 공자를 따르리라고는 생각지 말아주 세요. 아무리 천마의 무공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외부인에게 머리를 숙일만큼 만만한 곳 이 아니죠."

 "뭐? 좋다. 네가 천마의 권위마저 무시하겠다면야 나도 할말은 없는데...... 그래도 나는 기분 이 나쁘거든......"

 퍽

 악

 파천의 주먹이 그녀의 명치를 깊숙이 파고 들어 있었다.

 "다시 한번 말해봐라. 내가 누구라고?"

 "처......천마의 후예이십니다."

 "좋아. 아 똑바로 앉아야지? 이 아름다운 몸에 흠집이 나면 안 되겠지? 자 다시 우리 진지 한 대화를 해 볼까? 현교주는 누구냐? 어떤자인지 설명해봐라"

 "교주는 안계십니다."

 "뭐?"

 "250년전 제7차 정마대전(正魔大戰)때 교주이신 단목청야(端木靑野)께서 너무나 큰 부상을  당하시고 결국 숨을 거두셨습니다. 당시에 단목가(端木家)의 대부분이 단맥되고 결국 교주 자리는 지금까지 공석으로 남겨져 있었습니다."

 "공석? 음...... 좋다. 그럼 세력판도를 읊어봐라. 네가 아는한 자세하게 하나도 빼 놓지 말 고......"

 "알겠어요. 모든 것을 안다고 해도 당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는 없을거에요...... 우리 천 마교는......"

 천마교는 제7차 무림정벌에 너무나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당시의 교주를 비롯하여 서열 100위권 안의 고수들중에 살아남은 자라고는 13명이 고작이었다. 문제는 교주 직계의 단맥 이었다. 천마교는 율법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 집단이었다. 천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 함, 즉 힘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자라도 천마교의 율법을 어길수는 없었다. 천마교 율 법의 제일강령이 바로 단목의 직계로만 교주를 삼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천마교는 교 주체제가 아닌 호법과 장로체제로 나가게 된다. 지금 천마교의 수뇌부중 단목성을 지닌자는  세명의 호법이 전부였다. 그들또한 단목가의 방계에 불과 했기 때문에 교주가 될 수 없었던  자들이었고 그들 밑으로는 일곱명의 장로가 있다. 그 외에 4마존(四魔尊)또는 4마제(四魔帝)

 라고 불리는 자들이 있었다. 혈마(血魔) 담대우리(澹臺宇理). 적양마(赤陽魔) 북궁한성(北宮 寒星), 혼천마(魂千魔) 야율영군(耶律營軍), 독마(毒魔) 구양장천(歐陽長天)이었다. 이들은 수 하에 1000명 정도의 자체 세력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이들은 각성씨를 대표하는 수장들이 기도 했기 때문에 이들간의 세력다툼은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이미 나이가 100세를 넘긴자 들이었으며 그 무공의 수위가 극마지경(克魔之境)에 다다른 자들이었다. 그들과 손을 섞을 수 있을 정도의 고수라고는 태상이나 수석장로 정도일 것이다. 이 외에도 천마교내에는 4후 (四后)와 4화(四花)가 있었다. 이들은 교내의 여자들 중 가장 고수자들이었으며 4후같은 경 우엔 500명정도의 독립된 조직을 지니고 있었고 각각 마후(魔后), 검후(劍后), 독후(毒后), 

 염후(炎后)라고 불렸다. 나이들이 대부분 40에서 60세정도였다. 이에 반해 4화는 젊은 미모 의 여고수들을 통칭하는 것이며 단장화(斷腸花), 독지화(毒之花), 몽중화(夢中花), 무정화(無 情花)로 불렸다. 이들은 아직 20대초반에서 후반정도의 나이층이었으나 그 무공만은 4후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천마교내에서 가장 많은 추종자들을 지닌 자들은 뭐니뭐니해도 12마공 자들이었다. 이들은 무공에 미친자들이었고 그들을 흠모하는 자들은 그들을 마왕이라고 높 여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무도일도였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세력을  만들거나 조직하지 않았으나 4마존의 세력에 가입되지 않은 대부분의 마인들의 중심세력이 기도 했다. 무영존(無影尊), 귀랑(鬼狼), 흑면신수(黑面神手), 월영(月影), 사미륵(死彌勒), 수 라검마(修羅劍魔), 옥기린(玉麒麟), 고루혈살(孤淚血殺), 구유사귀(仇劉死鬼), 생사검(生死劍), 

 추혼마영(追魂魔影), 경혼귀영(驚魂鬼影)의 외호를 지닌자들이었다. 이들은 4마존의 세력다 툼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런 이유로 중간세력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었다.

 "호 대단한데? 그럼 총인원이 얼마나 되는건가?"

 "2만이 조금 넘습니다."

 "2만이라고?"

 "네 물론 거기에는 아이들까지 포함한 숫자고...... 실제적인 전력으로 편성될수 있는 자들은  1만2천명 정도입니다."

 "대단하군...... 이정도이니 무림이 천마교를 경계하는 것이었군...... 네말대로라면 혈마와 적 양마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고 혼천마가 적양마를 지원하고 있다는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본교의 제일 어르신인 태상호법께서 두분의 대결로 모든 것을 결정짓겠다 고 하셨고, 6개월의 시한을 두셨죠. 이제 채 열흘도 남지 않았고요. 적양마와 혼천마의 직계  세력은 2000명이 조금 넘지만 실제 그들을 추종하는 자들은 5000명이 넘는 실정이에요. 

 게다가 두 사람의 대결에서 적양마가 이길 경우, 중립세력인 5000명정도가 가세하면 모든  것은 끝나는 거죠. 적양마는 무림정벌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젊은층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어요."

 "그런가? 호법들과 장로들의 견해는?"

 "그들은 자신들의 뜻을 잘 드러내지 않지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만 있고 대세의 흐름에  맡겨 둔다는 정도이죠. 그나마 그들이 그런 태도를 취했기에 본교가 나뉘어지지 않고 한세 력으로 유지될수 있었을 거예요. 오히려 그들은 이러한 세력판도보다는 후대를 키우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번의 무림출정에서 보았듯이 실패할 확률이 더 많기 때문이죠. 그 래서 그들은 무림출정군이 모두 전멸하더라도 후대를 키워내서 천마교의 맥을 이어가는 것 입니다. 이것이야말로 1700년의 천마교의 저력이랍니다."

 "좋아. 아주 좋군. 이정도라면 나에게도 큰 힘이 되겠는데?"

 "너무 좋아 하실 것 없어요. 당신이 천마지존으로 인정받기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으니깐요. 설사 호법들이나 장로들이 당신을 인정한다 해도 4마존과 12마공자들을 힘으 로 굴복시키기 전에는 힘들다는 것이죠. 더군다나 당신을 도와줄 조력자 하나 없는 곳에서 요."

 "왜? 염후 당신 있잖아?"

 싱긋 웃으며 하는 파천의 말에 염후의 얼굴에 어이없는 웃음이 떠오른다.

 "훗, 하여튼 당신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할께요. 좋아요. 제가 당신을 도와드리죠. 

 대신 한가지 조건이 있어요."

 "조건? 말해보시오"

 "언제든 제가 원하는 것을 한가지 들어주신다고 약속하신다면 무엇이든지 제가 힘닿는데까 지 당신을 돕겠습니다."

 "원하는 것? 내 생명을 달라던가 하는 이런 무리한 부탁만 아니라면...... 좋아. 그렇게 하 지."

 "신 염후가 천마지존을 뵙습니다."

 그녀는 날아갈 듯이 파천에게 절을 올린다. 그녀의 미태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파천의 눈을  따갑게 찌르고 있었다.

 "그래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요?"

 "당신이 천마지존, 또는 천마대종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먼저 호법들과 장로들의 인정을  받아야 해요. 그 다음에는 12마공자들을 굴복시켜야 하고요. 4마존을 상대하는 것은 차후의 일이고요."

 "그렇소? 고맙소. 내 당신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멋있게 한번 천마교를 삼켜보이겠소."

 그의 당찬 말에 염후는 입을 가리고 살풋이 웃고 있었다.

 "참 뒤는 좀 괜찮소? 많이 헐었을터인데......"

 진지하게 묻는 물음이라 그녀도 한순간 멍해져 있었다.

 "네...... 괜......찮아요."

 그녀답지 않게 수줍어 하는 모습이었다.

 제 목:[연재] 황제의 검 21.천마교의 태상. 관련자료:없음 [59229]

 보낸이:임삼열 (logos333) 2000-12-27 00:16 조회:1898

 -황제(皇帝)의 검(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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