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천마교(天魔敎)의 태상(太上)
파천은 천마잠형술을 극성으로 전개해 들어갔다. 염후의 말에 따르면 이곳 호법전을 지키는 자들이 있으니 그 이름을 검황10위(劍皇十衛)라고 했다. 장로원에는 수신10위(守身十衛)가 도사리고 있다. 이들모두는 호법들과 장로들이 비밀리에 키운 고수들로 한명, 한명이 대단 한 고수들일뿐만 아니라 그들 중 세명이 합격하면 당해낼 사람이 없다고 하는 자들이었다.
파천은 곧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느정도 위치를 파악하긴 했 으나 과연 저들의 눈을 완전히 속일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천마! 좋은 방법이 없을까? 차라리 당당하게 들어갈까? 그래서 태상호법과 단판을 짓는거 다. 호법들은 네 후손들이지 않느냐?]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내 후손은 맞지만 내가 널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말해 보았자 무엇 하겠느냐?
[하긴 내가 너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오로지 무공하나인데 그들이 과연 이것을 믿어줄까?
혹시 중원의 첩자쯤으로 오인하면 어떻게 하지?]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겠지. 너답지 않게 왜 그리 소심해져서 그러느냐?
[겁먹기는 누가 겁을 먹었다고...... 날 겁줄수 있는 곳은 세상에 없다. 단지 신중을 기하자 는 것 뿐이지......]
-곧 죽어도 큰 소리는
[좋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그의 몸은 곧장 호법전의 내부로 스며들어 가고 있었다. 천마잠형술을 극성으로 끌어 올렸 기 때문에 그를 시각으로 잡아내기는 불가능했다. 문제는 그의 기운이었다. 호흡마저 차단 한 그가 다른 사람에게 발각되는 경우란 그가 내뿜는 미세한 기운을 감지할 정도의 고수가 있을 때 뿐이다. 아직까지 천마잠형술을 극성으로 발휘하고서 발각된 경우란 한번도 없었 다.
스스스스
미세한 공기의 흐름이 전청의 복도를 흐르고 있었다. 손가락에 침을 묻히고 갖다 댄다 하여 도 별다른 느낌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것이었다.
'후후 검황10위라고 해서 대단한 줄 알았더니 이것들도 별것 없었군.'
파천은 득의의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누구냐?"
'이런!'
스스스스슥
'저건 천마잠형술! 이런 발각된것인가?'
그의 주위로 미세한 흐름이 일더니. 5명의 흑의 복면인이 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파천은 꼼 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응? 이상한데 분명히 미세한 공기의 흐름이 있었는데...... 자기 자리로 다시 돌아가라"
스스스스
'이런 빌어먹을 놈들! 그걸 느꼈다는 말인가? 하긴 저들도 천마잠형술을 익히고 있군. 물론 흉내정도지만'
그는 상대의 위치를 정확하게 감지하고 있었다. 전청 바깥에 5명이 포진하고 있었고 복도와 천장, 바닥등에 5명이 숨을 죽이고 숨어 있었다.
'이것들을 어떻게 따돌린다?'
파천은 아주 느릿하게 움직였다. 일각에 한자정도를 움직이려니 정말로 힘이 들어 죽을 지 경이었다.
[야 천마! 무슨 방법 없냐?]
-날 탓하지 마라! 네 내공이 낮은 것을 탓할 수 밖에......
[이런 빌어먹을 너한테 그런 소리 안들으려면 내공을 한스무갑자쯤으로 올려 놔야 되겠군]
그는 반시진이 지나서야 그들을 완전히 따돌릴 수 있었다.
"좌호법, 소년들의 무공증진이 어느정도요?"
"네, 이제 6단계를 넘어 섰으니 앞으로 5년정도면 실전에도 투입할수 있을 것입니다."
"우호법!"
"네, 태상"
"적양마의 움직임이 어떻소?"
"그 녀석이야, 폐관수련에 들어가서는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사실 무공만으로는 혈마가 우 세하지 않았습니까? 그도 그것을 알기에 지난 6개월간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을 겁니다."
"후후 그런가? 모든 것이 순리대로 이루어 져 가겠지. 혈마를 넘지 않고서는 무림정벌이란 꿈도 못꿀일이지."
"그럼 태상께서는 적양마를 총수로 삼으실 생각입니까?"
"그 말고 다른 사람이 있다면 모를까? 무림정벌이 결정된다면 당연히 그가 총수를 맡아야 겠지."
"혈마가 가만 있지 않을건데요."
"아니 그렇지는 않을것이요. 그래서 이번 대결을 명했던 것이고, 혈마 그애야 말로 진정한 마웅이요. 적양마와의 대결에서 패한다면 모든 것을 수긍하고 인정할꺼요, 문제는 적양마가 패했을땐데...... 그때가 골치 아파지는거지. 적양마는 그대로 무림정벌을 추진할것이고, 혈마 는 저지하려 할테니......"
"그런 경우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어떻게 하긴...... 장로들을 움직여 신속하게 적양마를 체포구금해야겠지. 아예 움직이지 못 하게 말이요. 그길만이 우리 천마교를 존속...... 누구냐?"
"응? 왜 그러십니까?"
좌,우호법은 태상의 반응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어서 나오지 못할까?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숨어서 들어온단 말이냐? 검황10위"
스스스스
"네"
10명의 흑의 복면인이었다.
"대체 무엇을 했기에 외부인이 이곳까지 들어오게 한단 말이냐?"
"네? 무슨 말씀이신지......"
"어서 나오시지...... 아직도 웅크리고 있을 참인가?"
"하하하하하 참으로 대단하군. 이런 개망신은 처음으로 당해 보는군"
젊은이였다. 그것도 눈이 훤해질 정도로 잘생긴 미남이었다. 상대가 전혀 생각밖으로 젊은 데다 처음보는 얼굴이자 태상의 눈길이 번쩍하고 빛나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앉은 채였고 검황10위는 순식간에 파천을 포위한다. 좌,우호법은 상대가 자신들의 이목마저 속일정도의 고수라는 것과 그 사람이 젊은이라는 것에 놀람을 나타내고 있었다.
"너는 누구냐? 보아하니 외부인인 것 같은데 여기까지 어떻게 들어 왔느냐?"
태상의 말은 파천을 포위하고 있던 검황10위와 좌, 우호법의 얼굴을 급변시키고 있었다. 외 부에서 들어온자! 지난 200년간 무림의 동정을 탐지하기 위해서 본교의 제자들이 들락거린 적은 있으나, 외부에서 침입자가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하하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고...... 당신이 태상이요?"
"그렇다. 내가 태상이다."
(태상호법 구천마제(九天魔帝) 단목청운(端木靑雲)은 나이가 200세가 넘었으며 그 경지가 측정불가의 고수입니다. 아무도 그의 진경을 알지 못합니다. 12마공자중에 그의 제자가 있 다는 말도 있으나 누구인지 밝혀 진바가 없습니다.)
파천은 염후의 말을 떠 올리고 있었다.
'역시 염후의 말대로 대단한 고수구나. 단박에 내 존재를 눈치채다니......'
파천의 얼굴에는 드러나지 않으나 강호출도 후 처음으로 긴장하고 있었다. 상대는 자신보다 강자일지도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는 천마서생 파천이라는 자요"
"천마서생?"
"천마?"
"감히 천마라는 명호를 쓰다니 네가 간뎅이가 부었구나"
좌호법 금면불마(金面佛魔) 단목후(端木厚)의 호통이었다. 일반 무림인들이고 이들 천마교의 고수들이고간에 자신의 외호에 천마를 붙이거나 붙는 것을 기꺼워 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이들이야 천마를 외경하여 그런것이고 일반 무림인들은 그를 두려워하여 입에조차 올리기 꺼려하기 때문이었다.
"간뎅이가 부은 것은 확실하오만 내가 천마인것도 확실하오"
"저...... 저, 미친놈이"
우호법 금안마군(金眼魔君) 단목성(端木星)은 길게 늘어뜨린 수염을 부르르 떨어가며 흥분하 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태상호법 구천마제만은 침착했고 태연했다. 그는 파천의 전신을 잘게 부수어 서 꼼꼼이 살펴가기 시작했다.
'호 참으로 대단한 젊은이군. 여기까지 들어온 것만 보아도 놀랍건만 저자의 진정한 신위는 어쩌면 내 상상이상일지도 모르겠구나'
"미친놈이라? ...... 네 이놈! 감히 너는 천마교의 호법된자로 감히 천마지존에게 미친놈이란 망발을 한단 말이냐?"
파천의 호통성에 우호법의 얼굴은 벌레 씹은 듯이 무참하게 구겨지고 있었고 분노에 얼굴을 푸들거리며 떨고 있었다. 이정도면은 적반하장도 거의 예술의 경지이다. 파천을 포위하고 있던 검황10위는 태상의 명만이 떨어지기를 학수고대하며 튀어 나가려는 몸을 달래고 있었 다.
"네가 천마지존이라고?"
태상의 묵직한 음성이 아니었으면 우호법은 아마도 출수를 했을 것이다.
"그렇소. 태상! 증거를 보이라면 얼마든지 보여 줄 수가 있소이다."
너무나도 당당한 그 모습에 의외라는 표정이 태상의 얼굴에 잠시 머물다 사라진다.
"증거라? 그래 무슨 증거를 보이겠소?"
그의 말투가 달라지고 있었다. 물론 상대의 말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아도 역시 그 는 신중한 사람이었다.
"자, 이것을 보시오"
그의 허리에 매달려 있던 검 두자루중에 하나가 파천의 손에 의해 뽑혀 지고 있었다.
"그...... 그것은 천마검!"
"오! 천마검이 나타나다니......"
장내의 인물들은 호들갑을 떨고 있었고 검황10위는 뒤로 한걸음씩을 물러나고 있었다.
"으......음! 분명히 천마검이군요. 물론 그것이 천마검인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당신이 천 마지존이 되는 것은 아니요. 본교에 천마검을 돌려 주기 위해 온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귀빈 으로 맞이할 수 있겠으나 스스로 천마지존임을 내세우려 한다면...... 우리가 공자를 핍박한 다고 나무라거나 원망하지 않기를 바랄뿐이요."
그의 말은 확고했다. 천마검은 회수하고 파천은 침입에 대한 응징을 하겠다는 말이었다.
"하하하하하 천마의 권위가 이미 그들의 후손들에게는 뒷간의 똥같은 하잘 것 없는 것이었 군...... 천마! 어떻게 생각하느냐?"
-빌어먹을 놈들! 오체투지는 못할망정 감히......
그도 뒷말을 잇지는 못하고 있었다. 파천의 이해할 수 없는 언동에 그들은 일시지간 어리둥 절해 있었다.
"공자! 어쩌시겠소. 귀빈대접을 받으시려오? 아니면 침입자로 대해 주리까?"
"나는 천마서생이다. 감히 너희들이 나에게 협박을 한다면 천마의 권위를 스스로 나타내 보 일 수밖에......"
'저 자신감은 대체 뭔가? 물론 무공이 입신지경에 이른 초고수라고 하나 단순히 그런 이유 만으로 나타낼수 없는 자신감이지 않은가? 다른 곳도 아니고 천마교 총단에서 말이다.'
태상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도저히 자신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맞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좋소. 그것이 천마검이라 하나 우연히 그것을 얻을수도 있는 일. 천마지존이시라면 천마의 무공을 알겠구료."
'후후 되었다.'
"말이라고 하느냐? 천마가 천마의 무공을 모른대서야 체면이 서겠는가?"
"그럼 보여 주시오. 천마조사의 무공중 지금까지 실전되지 않고 내려 오는 무공은 총17종이 외다. 그리고 실전된 무공이 11종! 아예 전수가 되지 않은 것이 3종이 있소. 만약 그 삼종 중에 하나를 펼친다면 인정해 주겠소."
"태상"
"어찌 그런 말씀을?"
두 호법은 태상을 향해 어찌 그런 말씀을 하냐고 묻는 듯 했으나 태상은 여전히 태연했다.
"어차피 그 삼종의 무공은 네분의 제자들에게도 전하지 않았던 무공! 이 땅에서 그것을 알 고 있을 자가 있겠소?"
그제서야 그의 의도를 알고 안심하는 기색이었다.
"후후 정확하게 알고 있구나. 천마의 무공은 총30종이었다. 그 중에 전해지지 않은 것은 천 마군림보라는 보법과 천마신공상의 아수라멸천장이라는 장법, 그리고 파천 삼검중의 파천황 이다. 내 말이 틀렸나?"
그가 말한 것은 한치의 착오도 없는 사실이었다. 파천황은 파천삼검중의 삼식이었으므로 천 마의 무공을 30종이라 한것이었다. 태상의 말대로 그것을 따로이 구분한다면 31종이 되는 것이다. 이런 속사정마저 꿰뚫고 있는 파천의 말에 그제서야 장내 인물들의 안색에 불안감 이 스치고 있었다. 그러나 태상의 얼굴에는 불안감보다는 어떤 기대감이 우러나고 있었으니 그의 내심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여기는 실내이니 아수라멸천장이나 파천황을 시전하기는 좀 그렇고, 천마군림보를 시전해 보일터니 눈을 씻고 똑똑히 쳐다보아라. 나중에 딴소리를 한다면 천마의 저주가 너희들을 쓸어 버릴 것이다."
광오하기까지한 그의 선언에 그들은 등줄기에 소름이 다 돋아날 지경이었다.
파천은 서두르지 않고 천마검을 검집에다 넣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보라는 듯이 뒷짐을 지 며 천마군림보를 시전해 가기 시작했다. 그의 몸은 금새 사방으로 12신으로 늘어나더니 넓 은 방안을 오가며 어지럽게 돌아간다. 나중에는 그 흔적조차 잡기가 쉽지 않았고 그는 틈틈 이 검황10위사이를 오가며 그들을 희롱하는듯도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세명의 호법 의 눈은 더 이상 커질수 없을 만큼 커졌으며 좌우호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기까지 했다.
천마군림보는 천마의 상징이었다. 그것이 나타나면 만마가 앙복한다. 그래서 군림보라 하지 않았는가? 구결이 전해지지는 않았으나 그들은 천마군림보의 현상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느새 파천은 원래의 자리에 서 있었고 장내는 숨막히는 정적감에 눌려지고 있었다.
파천은 말이 없었다. 그들도 말이 없기는 매일반이었다. 일수유의 시간이 억겁처럼 느껴지 는 지리함이 몰려 왔다 몰려 간다. 태상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석고상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두 눈은 타오르는 불길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가 몸을 일으키자 장내의 경물이 그 질식할듯한 마기에 숨을 죽이고 움츠려 드는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그 는 파천에게 한걸음씩 다가오고 있었다. 파천은 내심으로 긴장하고 있었다. 자신보다 약하 지 않은 고수! 어쩌면 자신보다 강할지도 모르는 최강의 상대와 직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게서 밀려오는 위압감은 그마저 움츠러들게 할 정도였던 것이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파천의 모습은 만년풍상에도 흔들림없는 태산의 웅자나 다름이 없었고 그의 신색은 고요하 기만 했다. 태상의 몸이 파천과 일장거리를 격하고 멈추어 서고 파천은 내심 긴장하고 있었 다. 언제든지 출수할 준비를 한다.
"신(臣) 태상호법(太上護法) 단목청운(端木靑雲)이 천마지존의 강림을 전심으로 경축하는 바 입니다"
그의 무릎은 바닥에 밀착되고 있었고 온몸이 바닥에 연하는 극경의 오체투지를 취하고 있었 다. 이것은 충격이었다. 천마교 태상호법이란 지고한 신분의 인물이 약관의 젊은이에게 몸 과 마음을 모두 숙이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지존을 배알합니다"
좌우호법과 검황10위까지 오체투지를 취하자 그제서야 파천의 입에서 그만이 느낄 수 있는 한숨이 새어나온다.
'일단은 성공인가?'
검황10위는 실내에서 모습을 감추었고 삼호법과 파천은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다.
"지존께서는 어떻게 천마조사의 무공을 익히신것입니까?"
이것이 첫 번째 물음이었다. 파천은 그들에게 모든 것을 솔직히 틀어 놓았다. 물론 자신이 명의 황제인 건문제임은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존의 안에 천마께서 함께 계시다는?......"
"그렇소"
"어찌 그런 괴사가......"
"모두 소혼전영대법이란 천고의 기이한 대법덕분이외다."
"소혼전영대법이라면 배교의 소혼술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태상도 그것을 알고 있었소?"
"그러나 그것은 이미 불완전하여 배교자체내에서도 폐기된것인데......"
"그것이 두사람의 만고의 충정 때문에 완전히 성공을 하였소이다. 물론 완전한 것은 아니었 지만......"
"아, 그런 인연이 있었군요. 그럼 천마께서는 지금......"
"아까부터 계속 궁시렁대며 당신들 욕을 하고 있었소이다. 아니 처음부터였지. 사실 천마의 실망은 큰것이었소. 처음 강호에 출도했을 때 천마는 당연히 자신의 후예들인 천마교가 무 림을 장악하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던 거요. 그런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보이지는 않고......
그래서 천마의 지시대로 이곳까지 찾아 온 것이요."
이제야 모든 의문이 풀리고 있었다. 삼호법은 천마가 파천과 함께 있다는 말에 지극히 조심 하는 눈치였다. 그는 따지고 보면 자신들의 할아버지가 아닌가?
"천마가 할말이 있다는구료."
"네?"
"내가 그대로 옮겨 주겠소...... 나는 천마다."
"천마조사님을 뵙습니다"
그들은 다시 바닥에 엎어지고 있었다.
"한심한 것들! 이것이 자랑스런 내 후손들의 모습이란 말인가? 대체 무엇을 하였기에 심처 에 처박혀 꼬랑지를 내리고 있단 말이냐?"
"죄송합니다. 후손들이 모자라서......"
"알고 있다니 다행이다. 여기 이녀석! 파천은 나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아직은 완성되지 않 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런대로 쓸만한 녀석이다."
그 말을 하며 파천의 얼굴은 구겨지고 있었다.
'쳇, 이왕 띄어 줄거면 확실하게 띄어 주어야지. 천마 고맙다. 고마워......'
"그러니 너희들도 이 녀석을 나를 대하듯이 하여 무림을 우리 천마교가 완전히 장악할수 있 도록 해라. 알겠느냐?"
"존명!"
"명을 받드나이다."
"그만들 일어나시오."
세명은 파천의 그말에 그제서야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야. 혜능 보았느냐? 내 후손들은 이 정도다. 나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지 않느냐?
=아미타불! 존경심이 아니라 막연한 두려움이겠지요.
-뭐야? 이제보니 너도 질투라는 것을 하는가 보구나
=아미타불
-아참 파천! 녀석들에게 천마환(天魔環)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 보아라.
"태상. 천마환이 어디있는지 물어 보라는데?"
"네?"
"천마환 몰라?"
"천마환은 비고에 있습니다만. 그런데 아직까지 그것을 낄만한 자가 없는 지라."
-뭐야? 그 귀한 것을 묵혀 두고 있다고?
"야 천마 그런데 천마환이 뭐냐?"
-내가 끼던 반지다. 내 신물이기도 하지만 상상할수 없는 공능을 지닌 암기이자 병기이기도 하다.
"그래? 태상 천마환을 가져다 줄수 있지?"
"저...... 그것이 천마환은 회수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또 무슨소린가?"
"저 그것이......"
무슨 사연인가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50년전즈음에 당시의 4마존은 지금과는 다른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역대 4마존중 가장 강한 자들이었고 특히 그 중에 한명은 천마교 역사상 다섯 손가락에 들정도로 강한 놈이였 습니다. 천마환이란 아시는 바와 같이 천마조사님의 신물임과 동시에 교주를 상징하는 것이 기도 했습니다. 그것에는 우리 마도인들이라면 꿈에서도 얻기를 희망하는 초마경에 이를수 있는 비법이 담겨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요. 사실 역대 교주님들 중에서도 천마환의 마기를 누를수 있는 분들은 몇분 되지 않았고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비고에서 잠들어 있었습니 다. 그러던 어느날 그 놈이 욕심을 내서 그만...... 비고에 가서 천마환을 가져 온것입니다.
그리고 5년간 폐관수련에 들어가서는 천마환을 끼고서 연공을 했었나 봅니다. 그리고 채 5 년을 채우지 못하고 3년이 되었을까? 그자가 미쳐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예전에도 강했지만 당시의 그는 저조차 감히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를 제지하던 본교 의 제자 300여명이 죽고 나서야 그는 겨우 제압이 되었고 그에게서 천마환을 회수하여 비 고에 넣어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놈이 글쎄 옥에서 탈출하여 다시 그 비고에 들어가서 문을 안쪽에서 폐쇄 시켜버린것입니다. 그것이 벌써 50년이 되었습니다."
"아니 그런데 왜 비고를 열지 않은것이요?"
"솔직히 겁이 났습니다. 당시에는 비고를 열기가 힘이 들었고, 시간이 지체된다면 그자를 또 다시 상대한다는 것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어 온 것이 50년이 지난것 입니다."
"그럼 그자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단 말이요?"
"네 그렇습니다. 당시의 세명의 마존조차 그에게 목숨을 잃었을 정도로 강한 자였으니......
어쩌면 살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고놈 대단한 놈이었나 보네! 내가 심어 놓은 마기하나 다스리지 못했다면 별로 기대할 것 도 없지만......
"끙......"
"왜 그러십니까? 지존!"
"아니요! 끝간데 없이 잘난척 하는 자가 있어서...... 그렇다고 천마환을 놔둘수도 없는 일이 니...... 내가 한번 들어가 보겠소"
"네?"
"......"
그의 이 말은 세명의 호법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그자의 이름이 무엇이오?"
"광마존(狂魔尊)이라 합니다."
"미친 마존이라! 아주 어울리는 명호이군! 좋소! 날 그곳으로 안내하시오"
'광마존이라! 먼저 천마환부터 회수하고 그 다음이...... 12마공자다. 그 다음이 4마존. 차례 차례로 굴복시키는거다. 여기에서 내 뜻을 완전히 펼치지 못한다면 아예 강호무림을 도모한 다는 것은 포기한다.'
제 목:[연재] 황제의 검 22. 천마비고! 관련자료:없음 [59340]
보낸이:임삼열 (logos333) 2000-12-28 01:15 조회:2050
-황제(皇帝)의 검(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