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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한꺼번에 덤려라! (25/111)

 25. 한꺼번에 덤려라!

 매화가지의 끝, 표면으로 빛나는 석양의 찬란함을 눈으로 확인하고 마음에 새기면서, 그것 이 주는 감동을 인상의 밑바닥에 내가 스스로 이르지 못함과, 석양이 주는 감동의 배후에  무엇인가가 숨쉬고 있음을 불현 듯 느끼며 파천은 걸음을 멈추어야만 했다. 때로는 아무것 도 아닌 전경이 그 무엇보다 빛날때가 있다. 지금이 그랬다. 파천의 눈은 하나의 가느다란  매화가지에 붉게 피어나는 석양의 빛이 물들어 있다 느꼈고 그것이 꼭 검에서 피어난 피와 도 같고 검기와도 비슷하다고 생각되었다. 파천은 걸음을 멈추고 석양을 바라보고 광마존은  그런 파천을 바라본다.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잠깐의 시간이 억겁인양 지나가고 있었다.

 "그만 가시죠"

 광마존의 그 말이 아니었으면 파천은 언제까지고 그 전경을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파천 은 고개를 돌려 광마존을 쳐다보더니 한참이 지난 뒤에야 입을 뗀다.

 "광마존!"

 "네! 지존"

 "만약 말이오. 검으로 저런 전경을 연출할 수 있을까?"

 "음......"

 "천마!"

 -왜?

 "너라면..... 예전의 너라면 검기로 저 황혼이 퍼져나간것처럼 넓은 지역을 한꺼번에 뒤덮을  수가 있겠느냐?"

 -가능하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절정의 고수라면 모두 시전 하는 것이 아니냐? 검기, 검 화, 검무, 모두 같은 성질의 것이지. 물론 내공이나 검경의 깊이에 따라 미치는 넓이에는 차 이가 있지만......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저 석양처럼 너른 대지를 뒤덮은 검기가 검강의 위력을 발휘할수 도 있느냐는 거지? 사람과 나무와 초지를 뒤덮지만 그것은 오로지 시전자의 의지에 따라 죽 음의 강기가 되기도 하고...... 음 다시 말해 구분해서 공격을 가하기도 하고 제외시키기도  하고, 그럴수 있느냐는 거다."

 =아미타불! 그것은 처음들어 보는 검의 경지이군요.

 -글쎄, 네가 말한 대로라면...... 그것은 자연검의 경지이다.

 "그것이 자연검이라고?"

 -그래 그것이 자연검이다. 무형속에 유형이 있고 자연속에 검기가 숨어 있다. 그것이 자연 의 형태와 위력으로 시전자의 의지하에 놓이는 것이다. 안개를 뿜어 대지를 덮을 정도의 검 기가 너의 의지의 개입으로 상대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니...... 그것이야말로 무형검 의 단계를 넘어서 있는 것이지. 한마디로 말하면 나도 그 정도의 경지는 아니었다.

 "그런가?"

 -그런데 갑자기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

 "그냥, 불현 듯 그런 생각이 들어서......

 천마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파천과 광마존은 예의 그 오두막집 앞에 다다르고 있었 다. 오두막집앞에는 기존의 다섯명과 새로이 도착한 여섯명의 얼굴이 보인다. 그들또한 한  사람, 한사람이 독특한 개성을 지닌 자들이었으며 풍기는 기도로 봐서는 마경(魔境)을 넘어 서서 극마로 가기전의 경지에 도달해 있는 듯 했다. 이 정도라면 강호무림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자들이 아니었다. 적어도 일문의 수장정도의 성취들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왜 11명 뿐이지?"

 광마존은 얼굴을 구기며 탐탁치 않다는 음성을 토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태연하기만  했고 약간은 비웃음을 담아 흘려내기도 한다.

 "음? 호오! 이것봐라. 한 놈이 안온 것이 아니라 숨어 있었군. 내가 쉽게 느낄 수 없을 정도 의 고수라......"

 광마존의 말에 파천은 의미없는 미소를 보인다. 그는 모든 이의 얼굴을 기억의 저편에 담아  두려는 듯이 찬찬히 살펴나간다. 그의 눈길이 자신에게 머물때마다 12마공자들의 몸은 가늘 게 떨리고 있다. 11번째 인물에게서 떠난 시선이 오두막집의 지붕으로 가서 꽂히자 모두의  시선에는 경악이 넘실거리고 그것은 이내 강한 부정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옥기린이 그런  그들의 심경을 대변이라도 하듯 파천을 향해 조금은 오만한 눈빛으로 쏘아보고, 파천은 그 의 시선을 담담하게 받아 넘긴다.

 "모두 와줘서 고맙다. 어떻게 결정 되었지?"

 그의 말은 그들 서로간에 이미, 파천에 대한 숙의가 있었음을 넘겨 짚는 것이었고 그것을  부정하는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없었다.

 "넌, 누구냐?"

 "한결같군!"

 "무슨 말이냐?"

 "날 대하는 자들의 물음이 한결같다는 말이다. 난 너희들이 보는 바와 같이 그냥 나다. 뭘  묻는거지? 내 신분? 출신? 아니면 내 의도? 난 파천이고 난 너희들을 수하로 거두기 위해  왔다. 이 이상의 더 충분한 사유를 대어야 하는가? 너희는 내게 요구할것과 받아들일 것을  말하면 그만이다. 내가 너희들을 수하로 두기에 부족하다 생각하면 거부하면 되는 것이고  충분하다면 받아 들이면 되는 것이다. 더 할말 있나? 그리고 지붕에 있는 녀석! 아마도 네  녀석이 무영존이겠지? 네가 아마도 이들의 대형격인가 본데...... 숨어서 지켜보는 것은 예의 에 어긋나는 것임도 모르나?"

 스스스스

 희뿌연 안개가 마공자들의 앞을 오가고 있었으나 그것이 사람이라고 여겨질만한 어떠한 느 낌도 주지 못한다. 그 안개는 출렁거리고 있었고 사람의 말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

 "우리를 수하로 거두겠다 하셨소? 당신은 천마교의 사람이 아니군......"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은 놀람을 담았지만 곧 평정심을 되찾는다.

 '무영존이란 녀석만 보아도 천마교의 저력은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천마교에서 저들에 대 한 평가는 오히려 부족한감이 있어. 적어도 무영존이란 녀석만은 극마지경에 오른 자다.'

 "네 말대로 난...... 천마교 내부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상관이 없는 사람도 아니지......"

 "무슨 말인지는 알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지만...... 이것 한가지 만은 분명하오. 우리 모두는  뜻을 같이 하고, 우리 모두를 수하로 거두려면 두가지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하오. 그래도  하시겠소?"

 "말이라고 하나? 난 길게 끄는 것은 질색이다. 조건이 뭔가?"

 "적양마존도 내 말을 듣고는 우리를 수하로 삼겠다는 생각을 접었소. 내 보기에 당신 또한  보기 드문 고수일 것 같으나...... 우리를 수하로 둘 만큼은 아니오"

 "말이 많다. 짧게 얘기해라."

 "그 첫째가 우리 중 여섯을 격패시킬정도의 고수라야 하오."

 "두번째는?"

 파천이 너무나 담담하게 응대를 하자, 지켜보고 있던 11명은 다소 의외라는 표정들이다.

 "두번째는...... 그것보다 더 어렵소. 천마교의 교주라야만 하오."

 "그것이 다인가? 후후 두 번째 조건은...... 외부인이 너희 여섯을 이길만큼 강한 자라해도  결코 수하가 되지 않으려는 천마교에 대한 충정의 발로인가 보군. 좋다. 처음의 조건은 지 금 겨루어 보면 될것이고...... 두 번째 조건은 어떻게 되겠지."

 너무나 당당한 그 모습에 한편으로 어이 없어 하는 12마공자! 첫 번째는 자신의 실력에 대 해 과신한다면 나올 수 있는 반응이라고 해도, 두 번째는 도저히 이루어 낼수 없는 사항이 다. 결국 무영존의 말은 당신이 어떻게 해도 우리를 수하로 삼을 수는 없다는 완곡한 거절 의 표현이었는데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망설임조차 없이 받아 들 이지 않는가? 결국 이렇게 해서 조건이 성립되었다.

 "꼭 너희 여섯이라야 하는가?"

 "왜 겁이 나시오?"

 무영존의 말에 옥기린을 비롯한 11명의 얼굴에 비웃음이 서린다.

 "난...... 너희 12명 전부와 싸워 보고 싶은데?"

 ......

 아무도 말이 없다. 아니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리라. 마치 말이라는 것을 하면 충격과 혼 란으로 복잡해진 머리가 깨어지기라도 하는 듯이 입들을 꾸욱 다물고 있다.

 "...... 진심......이시오?"

 "시작하지"

 "저거......미친 놈 아니야? 대형! 신경쓰지 말고 그만 갑시다. 이제 보니 과대망상이 하늘을  뒤덮는 놈이었어. 야야 뭐하냐 빨리 흩어져서 각자 수련이나 하자고? 아. 안갈거요?"

 성질이 급한 흑면신수였다. 무영존과 귀랑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사람이기도 했다. 그래 보 았자 이제 37세에 불과하지만......

 12마공자는 제일 나이가 많은 무영존을 필두로 제일 어린 경혼귀영까지 진정한 마도인이라  할만한 자들이다. 마든 정이든 제대로 들어가면 문제가 없다. 꼭 사이비들이 문제지......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무영존(無影尊) 북궁환주(北宮幻主)가 40이었고 그는 특히 천마잠 형술을 극성으로 익혔을뿐만 아니라 27종의 초상승의 경신술과 보법, 잠형술, 추적술, 변신 술등에 탁월한 재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양강(陽强)의 마공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원래  북궁가의 사람들은 마공중에서 양강의 성질을 띄는 것에 주력을 하는 경향이 심했다. 제5대  교주가 창안한 강기공인 적강륜(赤剛輪)과 지법인 마령지(魔靈指)를 대성했다.

 그 다음이 귀랑(鬼狼) 야율혼경(耶律魂境)이며 올해 나이가 38세이다. 그는 특히 은잠과 살 인술에 특별나다. 귀랑에 대해서는 교내에도 그다지 알려진 것이 없었으나 은밀하게 퍼진  소문으로는 4마존중 하나가 아버지라는 말도 있었다. 그는 어머니의 성을 따랐으니 네명 모 두 가능성이 있으나 단지 소문에 불과 할수도 있다. 그의 살인술은 여타의 자객들이 선호하 는 인자잠종술(忍者潛縱術)이 아니라 정도의 표향신법(漂香身法)과 귀영문의 귀영신법(鬼影 身法), 동영의 은형신묘술(隱形神妙術)을 합친 것으로 호흡과 체온, 심장박동, 미세한 기운까 지 일정기간 정지할 수 있는 고도의 은잠술을 바탕으로 한다. 거기에 일격필살의 도법이 가 미되니 그가 마음먹어 죽이지 못할 자는 하늘아래 별로 없을 것이다.

 흑면신수(黑面神手) 북궁사혈(北宮邪穴) 올해 37세로 키가 8척에 이르는 거한이었고 얼굴이  시커멓다. 그는 패력흑금강(敗力黑金剛)이란 외문무공에 주력하여 금강신(金剛身)을 이루었 다고 소문난 자였으며 이것은 조문이 없는 무공이었다. 적어도 극마지경 이상의 고수가 아 닌 한 그에게 손톱만한 상처도 입히기가 벅차다.

 월영(月影) 구양월랑(歐陽月狼) 흑면신수와 같은 37세였으며 구양가의 사람들이 대부분 독 술에 능한것에 비해 그는음공(音功)이 특기였다. 그는 달이 뜨는 밤이면 언제나 능선에 앉 아서 피리를 분다. 지난 20여년간 그의 피리소리에 잠못 드는 아낙네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고 한다. 그가 내공을 실어 펼치는 음공은 섭혼(攝魂), 파혈(破穴), 격공(隔攻)의 묘용이 두 루 갖추어져 있었고 음락혈심곡(音樂血心曲)은 가히 일절이라 할만했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그 보다 내공이 강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사미륵(死彌勒) 북궁사혼(北宮邪魂)은 스님들처럼 삭발하고 붉은 가사를 걸치고 다닌다. 삭 발한 머리에 검은 호랑이를 문신해 넣고 다니는 특이한 자였다. 올해 나이 36세이고 그의  무공은 주로 서장 포달랍궁의 괴공이나 천축 대뢰음사의 신공절학이었다. 그것을 나름대로  보완발전시켜 미륵살공(彌勒殺功)이란 전대미문의 무공을 창출해낸 천고의 기재이다. 미륵 살공이란 관절이나 뼈, 혈관, 신경, 피부를 마음대로 수축, 이완, 강화하는 것으로 팔이 주욱  늘어나 상대를 치거나 손가락이 칼처럼 뾰족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몸에 박힌 검을 살이 잡 아 버리기도 하는 괴공이었다. 특히 근접전에서는 그 위력이 배가 되는 것이다.

 수라검마(修羅劍魔) 담대무교(澹臺武敎) 33세, 그는 생사검과 함께 검에 미친자였다. 원래가  담대가는 검학에 뛰어난 검사들이 많이 나왔고 그런 이유로 담대가의 인물들은 검공에 주력 하는 이가 많았다. 그의 성명절기는 암흑밀검(暗黑密劍)이라는 것으로 여지껏 그 난해함으 로 9성이상을 이룬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 그의 수위가 정확하게 9성이었으니 장차  대성할수도 있으리라 기대를 받는 자였다.

 옥기린(玉麒麟) 야율정혼(耶律定魂) 28세, 천마교에서 젊거나 나이 들었고를 막론하고 여자 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기남아 였다. 항상 온화한 미소가 떠나지 않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토해지는 그 미려한 말솜씨는 4후중 가장 성격이 냉혹한 검후마저 미소짓게 한다지 않았는 가? 그는 자신의 분위기에 가장 어울리는 무공을 지니고 있으니 소수마공(素手魔功)을 대성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12마공자만 아는 사실이 있었으니 그의 진정한 성명절기는 청살 마공(靑殺魔功)이었다. 그러나 좀체로 쓰지 않는 이유가 그것을 쓰면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 러진다는 이유때문이라고 하니 그의 성격을 알만하지 않는가?

 고루혈살(孤淚血殺) 북궁사융(北宮邪融) 27세, 14세때 자신을 가르치던 교관이 자신을 너무 나 괴롭히자 한줄기 눈물을 흘리며 살인을 하였다고 해서 붙여진 외호였다. 그는 심성이 너 무나 곱지만 살인의 충동을 느끼면 눈물부터 흘린다. 이후 그의 손에서 펼쳐지는 혈살강기 는 공포 그자체였다. 언젠가 한번은 12마공자들끼리 있을때였다.한줄기 바람이 불어와 먼지 가 눈에 들어갔고 당연히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나왔다. 그런데 이것을 보고 그의 살심이  동한 줄 알고 주변에 있던 형제들이 도망간적도 있었다 하니 웃을 일만은 아니다.

 구유사귀(仇劉死鬼) 야율소혼(耶律小魂) 26세, 그는 사연이 많은 자였다. 그의 어머니였던  야율미정은 아이에 대한 미련이 많아 그의 성장을 몰래 지켜보았다고 한다. 그가 훈련소를  나와 처음 이름을 가질 때 그의 아비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아 결국 어머니의 성을 따르게  되었고 그 역시도 어머니가 누구인지를 알수는 없었다. 어느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야율미 정이 찾아 왔고 자신이 어미임을 밝히자 구유사귀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심지어 코방 귀를 낀다. 그런데 그때 평소에 야율미정을 총애하던 혼천마존의 수하중 하나가 야율미정을  침상에서 간살하는 사건이 벌어지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아무런 벌도 받지 않는다. 그 소식 을 전해 듣고 분노와 안타까움, 자책으로 하루 하루를 지내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마악 이 들 12마공자들이 결성되려던 시점이었고 그때 무영존이 그 자를 우리 손으로 처단하자고  제의한다. 상대는 혼천마존의 충복이었기에 위험부담이 많은 일이었으나 그들12명은 한사람 도 빠지지 않고, 그의 몸에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동시에 검을 쑤셔 박는다. 혼천마가 노해 서 이들을 죽이려 했으나 평소 이들을 눈여겨 보던 태상에 의해 구함을 받게 되고 이들간의  정은 더욱 돈독해 질수 있었다. 그래서 그의 호가 '원수를 죽이는 죽음의 귀신'이라는 의미 의 구유사귀가 된 것이다.

 생사검(生死劍) 담대무구(澹臺武究) 25세, 검에 미친 또 하나의 검귀이다. 특히 흑백 쌍검을  다루는데 기분에 따라 흑검을 들거나 백검을 든다. 그가 흑검을 들때는 반드시 죽음이 뒤따 른다. 그의 생사결은 아직까지 한번도 상대를 놓친적이 없다. 그가 여지껏 두검을 한꺼번에  쓴적은 없었으나 생사검 모두를 쓴다면 그를 당해낼자가 교내에서도 30명도 채 안될것이었 다.

 추혼마영(追魂魔影) 구양후랑(歐陽吼狼) 24세, 경혼귀영(驚魂鬼影) 구양환랑(歐陽幻狼) 24세, 

 두 사람은 같은 가문에 같은 나이에 하는짓도 똑같아 항상 붙어 다닌다. 그렇지만 살인의  취향은 너무나 판이하게 달랐으니 둘다 신법에 자신이 있어 무영존을 제외하고는 12마공자 들중에 최고였다. 추혼마영은 주로 머리를 깨트려 살인을 하고 경혼귀영은 허리를 반으로  자르는 것을 좋아한다. 둘에게 동시에 원수를 맺으면 목이 달아나고 허리가 반동강 나는 참 살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구양가는 독술에 능하였으니 그들은 그런 의미로 구양가의 이단 아였다. 이들은 각종 무공에 잡다한 식견이 있어 어느것이 특기라 할만한 것이 없었지만 신 법과 감춰진 비기, 즉 독술에도 능했다. 이것은 마공자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는 사실 이었다.

 12마공자들의 특징이라면 모두다 한, 두방면의 초절정의 고수자라는 것과 정치적인 것에 관 심이 없고 오로지 무공의 증진에만 신경을 쓴다는 것, 그리고 자신만의 비기를 한두가지쯤  숨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이들이고 보면 자신들의 무공에 대한 자부심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 그 들 6명이 한꺼번에 덤빈다는 사실도 부끄러운 일이건만 12명 전부와 상대하겠다 하니, 그  소리를 어찌 정신이 멀쩡한 자의 정상적인 말로 곧이 듣겠는가? 스스로들 판단하기에 12마 공자중 최고수인 무영존과 다른 한 사람만 가세한다 해도 천마교 내에서 그 둘을 상대 할  자가 있겠는가? 기껏해야 태상호법, 수석장로, 4마존중 혈마, 적양마. 정도 일 것이다. 설 사 그들이라해도 승리를 장담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12명 모두 덤벼라! 그 말에 흑면신수가  흥분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무영존의 음성은 여전히 차분했다.

 "우리12명 전부가 덤벼도 괜찮겠소?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라도 귀하가 승복한다면...... 좋 소이다. 나중에 딴 소리 하지 마시오. 우리는 전력을 기울일 것이고, 당신은 분명히 죽을 것 이요. 당신이 죽은 뒤에 시체만은 잘 묻어 주겠소. 그리고 석비도 하나 세워 주리다.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광오한자! 그 경박함으로 사망하다! 라는 글귀와 함께!"

 광마존의 전음이 그 뒤를 잇는다.

 [지존! 그것은 너무나 무모한 도박입니다. 굳이 그렇게 하실 이유가......]

 [다 내게도 생각이 있소. 이들의 능력이라면...... 상대하면서 내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무학 을 정리할수도 있을 것 같아 그러오]

 광마존은 머리를 절래 절래 흔든다. 그런 이유로 죽음을 건 승부를 하시겠단 말인가? 물론  개개인의 능력으로 따지자면야 지존의 일초도 제대로 받을자가 있겠는가 만은 그들 12명  전부라면 얘기가 틀려 지는 것이다. 광마존 스스로도 솔직히 그것은 자신이 없었다.

 "한가지 말해 둘것이 있다. 나도 상대가 상대니 만큼 최선을 다 하겠다. 혹시라도 손속에 사 정을 두지 못할지도 모르니, 자신의 생명은 자신이 챙겨라. 자 시작하거라!"

 파천의 그 말은 타오르는 불꽃에 기름을 붓고 폭탄을 던져 놓은 것 만큼이나 그들을 자극하 는 말이었다. 역시 성질 급한 흑면신수가 먼저 돌진해 간다. 자신의 패력흑금강을 믿고 무 식하게 주먹을 뻗어 온다. 그냥 내 지르는 주먹이었지만 주먹주위가 새하얗게 변해 있었고  공기를 가르는 파공성이 날카롭게 귀청을 찢어 놓는다. 그가 돌진해 가는 것을 다른 11명은  지켜보고만 있었다. 상대의 대응을 보고 공력을 가늠하려는 듯 했다. 왼 주먹을 세 번 찌르 고 오른 주먹이 아래에서 위로 휘둘러 진다. 주먹이 지나는 권로의 석자정도에는 권풍이 휘 몰아치고 있다. 파천은 처음부터 모질게 대한다. 그는 발로 왼 주먹을 모조리 쳐내더니 흑 면신수에게 접근해서 휘두르는 오른 주먹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며 뒤로 사정없이 꺾어 버 린다.

 우두둑

 "으악"

 패력흑금강이 타격에는 강하나 이런 관절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어깨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그는 무릎을 꺽었으나 그것마저도 허용되지 않았다. 팔을 꺾어버린 뒤에 곧 바 로 다른 마공자들에게 튀어나가며 발뒤꿈치로 흑면신수의 등짝을 사정없이 찍어버렸기 때문 이다.

 으자작

 "억,.....으....으으"

 그는 그대로 땅에 엎어진채 신음을 토하고 있었으나 누구하나 그에게 다가서지 못한다. 이 미 파천의 손에서는 빛나는 보검이 두 개나 들려 있었고 검극에서는 삼장이 넘는 검강이 그 들을 쓸어 왔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이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일시지간 그들에게  혼란이 왔다. 이제는 다수라는 의미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상대가 그것을 의식하여야 이 점을 살릴 수 있는데 자신들이 오히려 파천과 일대일로 싸우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서는 아 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때 무영존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산개하여 포위하라"

 일사분란하게 무영존의 지시에 움직여 가는 것이 너무나도 신속하다. 순식간에 그들이 파천 을 포위하더니 곧장 공격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먼저 무영존의 적강륜이 파천의 하체를 쓸 어온다. 그 뒤를 이어 살미륵의 미륵살공이 파천의 단전을 쓸어오고 옥기린과 추혼마영, 경 혼귀영이 파천이 피할수 있는 방위마저 차단한다. 결국 파천은 이형환위로 무영존에게로 오 히려 다가가며 적강륜과 부딪혀가고 파천의 검강에 뒤로 떠밀려 나간다. 그 틈을 이용해 간 장검을 어검술로 검강을 시전하고 손에는 천마검으로 생사검과 수라검마를 상대한다. 이렇 게 되니 결국 그와 상대하는 이는 생사검과 수라검마 둘뿐이었고 옥기린과 추혼마영, 경혼 귀영은 간장검을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차피 좁은 공간에서 한 사람을 공격할 수 있 는 방위와 인원은 한정되어 있었고 그런 이유로 나머지 사람들은 채 파천의 주위에 다가서 지도 못하고 있었다.

 '무영존을 먼저 친 뒤에 이들을 한 방향으로 몰아 두어야...... 나한테 승산이 있다'

 생사검과 수라검마의 검에서도 각기 검강이 뻗치고 있었으나 그것은 너무나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한번에 스무번의 변식을 담고서 쏟아져 들어오는 검강을 그들은 도저히 막을 엄 두가 안났다. 결국 그들이 선택한 수법은 좌우로 찢어졌고 그 사이를 구유사귀와 고루혈살 이 대체한다. 그러나 여전히 좌우로 찢어지면서 생사검과 수라검마의 검은 파천을 괴롭히고  있었으니...... 순식간에 몇합이 오가고 그는 귀랑이 소리없이 배후로 다가오는 것을 알고 천 마잠형술을 펼친다.

 "엇?"

 "천...천마잠형술?"

 "조심해라"

 귀랑또한 은잠술이라면 뒤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지만 상대가 나빴다. 순식간에 오히려 귀 랑의 배후로 다가가 혈도를 짚어 버린다. 참으로 어이없는 순간이었다. 바로 그때, 무영존이  다가서고 있었다. 그 역시 천마잠형술로 다가오고 있었기에 신형이 흐릿하니 잘 보이지가  않아 정확한 위치를 알기에는 힘이 들것 같아 보인다. 월영의 피리와 생사검의 검이 파천의  등을 후려쳐오고 파천은 아랑곳없이 무영존에게 돌진해 들어간다. 이미 무영존의 위치는 정 확하게 파악되고 있었던 것이다. 등에 다가오는 공격은 내버려 둔채 검강을 무영존에게로  집중하자 너무나 무시무시하게 다가오는 검강의 위력에 무영존은 혼비백산하여 뒤로 몸을  최대한 뽑아내며 적강륜을 쏘아낸다.

 쾅

 무엇이든지 파고들고 찢어 버리는 검강의 위력은 가히 태산을 허물정도였다. 무영존의 적강 륜은 산산조각나고 있었다.

 어억

 바로 그때 생사검의 검과 월영의 피리가 파천의 등을 때리고

 탕

 "호......호신강기?"

 그 힘에 앞으로 주루룩 달려 간다. 아무리 호신강기를 펼쳤다고 하나 그들정도의 고수의 타 격은 만만찮은것이었다. 다행히 선천진기로 쳐진 호신강기라 위력이 뛰어났고 앞으로 쏘아 지는 탄력중에 얻어 맞은 것이라 큰 피해는 없었다. 이미 무영존은 심한 내상을 입고 한 구 석에 처박혀 있었고 옷이 갈가리 찢어진 채 복부와 허벅지에 다소 큰 부상을 입고 있었다. 

 만약 마지막 순간에 파천이 힘을 감소시키지 않았더라면 이미 무영존의 영혼은 구천을 헤매 는, 말그대로 무영존이 되었을 것이다.

 [광마존! 부상자들을 돌보아 주시오]

 '이제 세명! 그러나 승기는 이미 내 쪽에 있다'

 자신들 가운데 가장 강한 무영존이 너무나 맥없이 당하자 그들은 일시지간 동요를 일으킨 다. 그러나 역시 그들은 무광(武狂)들이었다.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더욱 신나하는 자들이 었다. 옥기린이 소수마공으로 연신 뒤로 물러서며 간장검을 상대하다 뒤로 물러서자 파천도  검을 회수한다. 그의 손에는 두 개의 보검이 빛을 발하며 아홉명 마공자들의 투기와 용기를  삼켜버리는 듯 했다. 파천의 처음 계산대로 무영존을 잡았고 그와 9명의 공자들은 마주보며  대치하고 있었다.

 제 목:[연재] 황제의 검 26. 검의 도리 관련자료:없음 [59552]

 보낸이:임삼열 (logos333) 2000-12-31 00:34 조회:2214

 -황제(皇帝)의 검(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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