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마도련의 살검단(殺劍團)
소리의 흔적으로 봐서는 상당한 훈련을 거친 녀석들이다. 20명의 인원이 움직이나어떠한 기 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쿵쾅거리는 심장의 고동소리는천둥처럼 파천에게는 크게 들렸고 그는 상대들의 위치를 확연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것을 알리 없는 암행인들은 전 인원이 별채 안으로 스며 들었다. 바로 이때,파천을 제 외한 삼인은 각자의 자리에서 연기처럼 사라진다.
파천은 온 신경을 집중하여 상대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였다.
'음? 세명이 더 늘어났군...... 더군다나...... 이 놈들은 보통놈들이 아니다.마도련에 이정도 고수가 있었나? 한명은 거의 초마의 경지에 이른 놈이다.'
파천은 긴장했다. 설마 마도련에 초마의 경지에 이른 자가 있을 줄은 예상밖이었고이 정도 일에 그정도의 거물이 투입될줄이야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광마존은 눈 앞에서 지루하게 움직여 가는 흑의의 사내를 음흉한 웃음을 띠고쳐다본다. 그 가 뒤에 서 있어도 상대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는 듯 했다. 기나긴복도에는 20여명 정도 가 각방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으며 그들은 서로 수신호나전음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
광마존이 막 상대의 머리통을 깨부수려는 찰나,저쪽 복도 끝에 나타나는 두명이 눈에 띈다.
그들은 무영존과 단장화였고 그들 또한광마존을 알아 보았다.
광마존은 더 이상 볼 것도 없다는 듯이 손을 쓰기 시작했고 그것은 무영존과단장화도 마찬 가지였다. 순식간에 비명소리가 별채를 장악해 버린다.
"아악"
"억"
"누......누구?"
"누구긴?......네 애비다."
"모두 퇴각......켁"
단장화의 검은 시퍼런 검강에 휩싸인채 상대의 검이나 도를 통째로 갈라가고 있었고무영존 은 희뿌연 안개처럼 흑의인들 사이를 누빈다. 광마존은 화가 머리끝까지치밀어 올랐다. 자 신의 놀잇감을 빼앗겨버린 아이처럼 씨근덕 대고 있었고 그는반대편으로 몸을 날려 무영존 과 단장화가 손대는 아이들부터 죽여버렸다. 그의손에서는 물고기의 비늘같은 수강들이 밀 려가는 파도처럼 흑의인들의 몸을 덮어씌어 버렸고 그것이 어느 부위든 깨끗하게 잘라버렸 다.
"이, 이건......"
밖의 소동에 그제서야 파천이 상황을 감지한 것이다. 그것을 느끼자 마자 그의 몸은흩어졌 다.
파천이 복도에 나타났을때는 마악 광마존의 손이 한명의 흑의인의 머리통을갈라가고 있을때 였다.
"멈춰라. 광마존!"
지존의 엄명이 등 뒤에서 들려오자 광마존은 거짓말처럼 동작을 정지하였고 뒤로슬그머니 고개를 돌려본다.
"이......이, 이럴수가!"
파천은 어이가 없었다. 복도에는 족히 스무명에 가까운 시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빼곡이 누 워있지 않은가? 그 뒤에서 그들 세명은 일을 끝내 놓고 부모의 칭찬을기다리는 어린아이마 냥 흐뭇한 미소를 물고 파천을 바라본다.
파천덕분에 겨우 목숨을 탈취당하는 위기에서 벗어난 흑의인은 이미 제 정신이 아닌듯 했 다. 동료들은 모두 죽고 자신만이 남았다. 자신도 언제 삶의 끈을 놓을지는모르는 상황, 그 는 도무지 눈 앞의 사람들이 인간으로 보여지지 않았다. 지옥에서탈출해온 악귀들처럼 보였 다.
"너......너희들......대체 누가 이런짓......을 하라고 했냐?"
너무 흥분한 탓인지 말까지 더듬는 파천! 그것을 광마존은 곡해하고 있었으니,
"헤헤 지존! 어찌 수하된 자로 지존이 시키시는 일만 할수 있겠습니까? 훌륭한수하란, 주인 이 명하시지 않아도 알아서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광마존.....조용히 해라. 한마디만 더하면 패 버리는 수가 있다."
어금니를 꽈악 물고 뼈저린 음성이 뱉어진다. 그 모습에 광마존은 어리둥절해지고무영존과 단장화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수하들의 충정에 너무나 감읍하여 저러는것인가? 아니면 좀 더 깨끗하게 죽이지 못해 화가 나신 것인가? 이까지 생각해낸것이 고작 그들의 한계였다.
"모두...... 심어."
"네?"
서로의 눈길을 찾아보지만 이해하지 못함은 마찬가지였다.
"뭘...... 심으시라는 말씀인지......"
"모두 대가리 박으란 말이다."
파천의 고함이 터져나오자 마자 그들은 번개같은 동작으로 바닥에 머리를 쳐박고있었다. 광 마존의 머리는 흘러내린 흑의 인들의 피속에 쳐박혔고, 단장화는하필이면 죽어나자빠져 있 는 시체의 가랑이 사이였다. 그나마 무영존은맨바닥이었으나 대가리를 박고보니 죽어있는 시체의 눈이 자신을 보고 있지 않은가?
살아남은 흑의인은 이 모든 일이 자신의 잘못이라도 되는 양 안절부절 못하고공포가 심한 나머지 미쳐버렸으면 좋겠건만 미치지도 않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야 파천! 너, 너무한 것 아니냐? 그래도 저 녀석들은 너에게 잘 보인다고한짓인데......
"뭐가 너무해? 마음같아서는 저것들 아주 천마교로 다시 보내 버리고 싶은데......"
-너 마음에 안든다.
"뭐?"
-최소한 천마지존이라면 무엇이든 거칠 것 없이 행동해야 하는데...... 넌 너무이것저것 재어 보고 머리 굴리고 하는 것이 영 마음에 안들어......
"쳇, 나는 나만의 방식이 있는거다. 그리고 이것이 무슨 동네골목 싸움인줄 아냐?마구잡이로 몰아 붙이다간 전 무림을 상대로 피터지게 싸워야 하는데...... 그럼 넌그 많은 생명의 희생 을 뭘로 책임질래?"
=아미타불! 죽어간 원혼들이여, 부디 원을 품지 말고 극락왕생하시기를......
-알아서 해라. 어차피 네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니
파천은 예전처럼 천마를 닦달하거나 무시하지는 않았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면서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미묘한 정을 지니게 된 것이다.
머리를 처박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파천!
"모두 기상. 그리고 방으로 모여봐라...... 그리고 저 자식 끌고 들어와."
"존명"
세명은 기합이 바짝 들어 있었다.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나 지존의 심기가상하셨다 면 무조건 자신들에게 잘못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철썩 같이믿었다.
"아함...... 이게 다 뭐야? 밤 늦게 무슨 소동이에요?"
소군이었다. 이제야 졸음이 쏟아지는지 그녀는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오고 복도에널부러져 있는 시신들을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고 담담하게 쳐다보고 있다.
소군의 소리에 슬쩍 고개를 돌렸던 광마존과 무영존의 눈길에는 알수 없는 묘한눈빛이 번뜩 인다. 그것을 전혀 모르는 소군은 엎어져 있는 시체들을 발로 툭툭걷어차며 세 사람에게 다 가온다.
"이 자들은 다 누구죠? 할아버지. 이제 괜찮아요? 응? 아저씨도 멀쩡해보이는데......"
두 사람의 얼굴이 볼만하게 일그러진다. 그들은 더 이상 상대해보았자 자신들만손해라는 듯 이 소군을 무시하고는 방안으로 들어간다. 광마존에게 목덜미를 잡힌흑의인은 흙빛이 되어 질질끌려 들어간다.
"너! 마도련 소속 맞지?"
"......"
"정말 짜증나는군...... 야 광마존 네가 알아서 해라."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버린다. 파천이 자신을 지목하자 광마존은 그제서야 얼굴이밝아진다.
'역시 주군은 날 믿고 계셨군. 저 두아이가 아니라 날 부르신것만 봐도 알수있잖아?'
[광마존, 두가지를 알아내라. 마도련의 위치와 그들과 접선할 수 있는 방법]
파천의 전음이 들려오자 사명감에 불타는 광마존이 의젓하게 흑의인을 닦달하기 시작한다.
"좋은말 할때, 부는 것이...... 네 신상에 이로울거다."
푸스스스스
광마존의 손에 쥐어져 있던 찻잔이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그 모습을 본 흑의인의얼굴이 참 혹하게 일그러졌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고 푸들푸들 경련을 일으키기까지한다. 오줌을 지 리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마도련의 위치가 어디지?"
또 다시 광마존의 손에서는 한자가 넘는 수강이 어른거린다.
"저......전......그런 것 모릅니다."
얼굴이 온통 땀으로 얼룩진 사내는 광마존의 손을 공포스럽게 쳐다보며 겨우 그말을뱉어냈 다.
"뭐, 몰라도 상관은 없다."
광마존의 그말에 한 동안 어리둥절해 있는 흑의인!
"대신...... 아마도 네 몸이 그것을 모르는 대가리를 원망하겠지."
협박도 이정도면은 품위가 있다 할수 있을까? 그 딴에는 아주 점잖게 말한 것이나,흑의인은 그렇지가 않았다. 아예 학질걸린 사람처럼 덜덜 떨고 있었다. 이미상대들의 무지막지한 손 속을 경험한 지라 그 공포는 더욱 그를 몰아 붙였다.
"지금부터 내 질문이 끝나는 순간...... 대답이 바로 이어져 오지 않으면......손가락부터 시작 해서 발가락, 그 다음에는 팔두짝, 다리 두짝, 또 다른 다리 하나.방울, 그 다음에는 목이다.
그것이 모두 떨어지고 나서도, 네 몸뚱아리가 너를원망하지 않을지를 지켜보는것도 재미있 을거야."
그리고는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강을 한점으로 더욱 밀집시켰고 그것은 마치 작은단검의 형상을 닮았다.
"넌 마도련의 소속이 아니다, 맞다. 둘 중에 하나만 골라 빨리 대답해"
"으......으"
스악
망설일 것도 없었다. 흑의인의 엄지손가락이 시작부분에서 썽둥 잘려 나갔다.
"으악!"
"벌써 원망을 시작하는데?......"
비명 소리가 듣기 싫은지 아혈을 짚어 버린다.
"대답하는데는 고개만 끄덕이면 되니 말은 필요 없을거야, 그렇지? 자 다시시작하자. 마도련 소속이 아니다. 맞다. 어느쪽?"
고개를 빠른 속도로 젓는다.
"엥? 아니라고? 얘가 아직 정신을 못 차렸네......"
팍
또 다시 몸에서 이탈되어 바닥을 뒹구는 손가락 하나! 비명도 지르지 못한채 몸만을부들거 리며 떨고 있었다. 차마 인간으로서는 할짓이 아닌데도 그를 포함하여 그누구도 그렇게 생 각지 않는 듯 했다.
"빨리 대답해. 아니냐?"
팍
"아. 미안. 이것 자른다는게 잘못 잘랐군."
광마존의 수강은 흑의인의 손가락을 반쯤 잘라놓고 있었다. 살과 뼈가 정확하게반쯤만 잘린 채 옆으로 꺾여 덜렁거리고 있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정신없이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것만 봐도 그것이 더욱 고통스럽고 공포스러운가 보다.
"맞다고? 그럼 진작에 그렇게 말했어야지! 난 또 손가락 몇 개쯤 없어도 상관없는줄 알았 지? 하긴 젓가락질 하거나 똥을 닦거나 계집질 하는데도 하등 상관이없겠지? 다른 한손만 있으면 되니 말이다."
광마존의 걸쭉한 입담에 단장화가 입을 가리고 웃는다. 무영존은 광마존이 너무시간을 끈다 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자신이라면 더욱 잔인하게 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때문인지는 몰라도 못마땅한 표정이 역력하고, 소군은 흑의인의 표정을 하나라도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관심있 게 쳐다본다. 참으로 괴물들이었다. 그 모습을 슬쩍지켜보던 파천은 속으로 혀를 끌끌 찬다.
"자 다시 시작해 볼까? 이번에는 아혈을 풀어 줄테니 대답을 착실히 하겠지?"
끄덕 끄덕
"음 좋아. 자식! 아주 마음에 드는 녀석이었군."
그리고는 움직임도 없이 혈도가 풀린다.
"으....으으으"
"아저씨 많이 아파?"
소군의 말이었다.
"소군 넌 그만 가서 자거라"
파천이 소군에게 하는 말이었다.
"쳇 사부님은 맨날 소군더러 잠만자래! 나도 보고 싶단 말이에요. 나중에 나도써먹으려면 자 세히 관찰해 두어야죠."
이정도면 대꾸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마도련의 어디소속이냐?"
"살검......단 소속입니다."
그 말에 파천이 끼어든다.
"마도련 총단이 이곳, 항주에 있나?"
"......으음......"
그가 망설이는 듯 하자, 파천은 눈살을 찌푸린다. 어떻게 된 것이 자신이 물어보면대답을 안하는 것이 광마존의 눈길만 닿아도 알아서 긴단 말인가?
"총단이 이곳에 있냐고 물으시잖아?"
"없습니다. 저도 그것은 모릅니다. 단지 저희는 상부의 명을 이행할 뿐이고......이번일은 단 주의 명이었습니다."
입을 여는 것이 그렇게 힘이 들어 보이더니만 이제는 일사천리다. 더 대답해주지못해서 안 타까운 눈빛이다. 파천이 직접 질문을 시작했다.
"그럼 이곳 항주에는 살검단 말고는 뭐가 있지?"
"살검단은 총단 직속이고...... 마도련의 8개 주체세력인 마도8문중의흑호문(黑虎門)이 암약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흑호문? 마도8문이 뭐지?"
"흑호문 이외에도 녹림(綠林)과 사사방(邪師房), 동정십팔채(洞庭十八寨),오행방(五行房), 살 막(殺幕), 요화궁(妖花宮), 태양성(太陽城)을 이르는 말입니다.그들은 제각기 독립적으로 임 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래? 흑호문은 그럼 어디에 있나? 그리고 너희 살검단은?"
"흑호문은 항주 곳곳에 퍼져 있어 자세히는 모르고...... 살검단은 서호변에있습니다."
"그래? 그런데 너희들은 어떻게 이곳을 찾아오게 되었지?"
"이곳에서 죽어나간 놈이 저희 살검단 단주님의 이종사촌 동생입니다. 범인들이강남제일루 내원의 별채에 머물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저희들을 보내신것입니다."
"그랬군. 그곳으로 우리를 안내 할 수는 있겠지?"
"안됩니다. 이미 우리가 실패한 것을 알고 있을것이고 저또한 이제 배신자가 되어도망을 다 녀야 할 입장입니다. 그곳에는 500명이 넘는 단원들이 진치고 있어들어간다는 것은 자살 행위입니다."
"그것은 네가 걱정할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음? 후후 갈 필요도 없겠군.다가오는 방향 과 속도로 봐서는 우리가 목표겠구나"
파천의 말에 광마존도 얼떨떨해 있다가 누군가 이곳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다가섬을그제서 야 느낀다.
'지존의 무공수위가 이미 상상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신 것 같구나.'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신과 별차이가 없었던 것을 아는지라 광마존으로서는 상상할수 없는 파천의 진전에 그저 놀랄 뿐이었다.
스스스슥
파천의 얼굴이 변하고 있었다. 변체역용술로 변화한 모습은 20대중반의 나이에 감히마주보 기가 겁나는 냉막한 인상이었다. 그가 갑자기 변체역용술을 펼치자 장내의인물들은 의아해 한다.
"이제는 천마서생, 파천으로 화신할 차례로군."
파천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는 그들로서는 그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지못했으나,
한 사람! 흑의인의 얼굴만은 똥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천마서생 파천! 몇달전, 태산의 혈사 의 주인공이자 하루아침에 마도의 혈성으로 떠 오른 이름이었다.
"왔으면 들어 올 것이지 쥐새끼처럼 숨어만 있느냐?"
파천의 그 말에 장내에는 3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가운데 있는 사람을 보자 예의 그흑의인 은 두려움을 담고 새하얗게 질려갔다.
"너는...... 아직 죽지 않고 있었나? 동료들이 모두 죽었는데...... 너 혼자 살아남아 주둥이를 놀리고 있었나 보군...... 자결하라"
흑의인은 중년인의 말에 결심을 굳히고 있었고 입을 앙다문다. 무영존이 옆에 있다그의 혈 도를 짚어버리자 짚단 쓰러지듯이 넘어간다. 잠시 이들 사이에 침묵이흘러갔고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참으로 대단한 배짱이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이런 살행을 저지른단 말이냐?너희들은 무 림맹의 고수들이냐?"
"네가 살검단의 단주인가 보군...... 주변에 깔아 놓은 애들만 족히 100명은넘겠는데?"
파천이 중년인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엉뚱한 소리를 해 대자, 회색빛 동공에상대는 죽음 을 그려넣고 있었다. 살심이 동한 것이다. 꽤나 자존심이 세어 보였고전체적인 인상이 얄팍 한 입술처럼 괴팍하고 안하무인의 성격인 것 같았다.
"뭐...... 상관없겠지? 어차피 모두 죽일 놈들이니...... 너희가 무림맹의 고수이든지나가는 떠 돌이든 오늘 죽는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광마존을 비롯해 장내의 모든 인물들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다.
"주둥이 공력만을 닦은 놈이냐? 말만 하지 말고 덤비려면 후딱 덤벼라."
광마존이 그를 자극한다. 그럼에도 상대는 쉽게 덤벼들지 못했다. 아마도들어오면서 본 살 검단의 주검을 보았기 때문인 듯 했고 상대에게서 풍기는 분위기가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나 보다.
"너희들은 대체 누구냐?"
결국은 그의 입에서 또 다시 튀어나온 말이 이것이었고 그들의 태도로 보아서는쉽게 덤벼들 지도 못할 것 같았다.
"마도련 산하 살검단 맞나? 그리고 넌 단주냐?"
파천의 말에 상대는 어이없어 하며 막 뭐라고 말하려 했다. 그것을 가로채며 파천의말이 이 어진다.
"난......천마서생. 파천이다. 마도련의 수뇌부를 만나고 싶다."
"무엇이?......"
저 얼굴은 놀람을 넘어서서 경악의 표정이 분명해 보였다.
"내 수하들이 살검단원을 죽인 것은 그들이 다짜고짜로 침입했기 때문이었다.그것을 이유로 핍박하고자 하면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 하겠지? 너 하고 싶은대로해라. 죽는 것이 소원 이라면 잠시의 수고를 마다 하겠느냐?"
싸늘한 파천의 눈빛을 대한 상대는 아까와는 분명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 천마서생파천이라 는 이름이 주는 위력이었다. 하루에 북검회 고수 528명, 구정련의 고수127명을 도륙한 일 명 태산의 혈사의 주인공이지 않은가? 한때 마도련에서도 그를찾기 위해서 사방에 고수를 파견한 적도 있었다. 물론 그 이유는 그를 초빙하기위함이었다.
"정......정말, 당......신이 천마서생이시오?"
파천에게 하는 말도 상당히 공손해졌다. 확실히 명성이라는 것이 좋은건가 보다.알맹이가 없는 것들은 대체로 사람의 본체를 보지 않고 허명을 좇기 마련! 그런점에서 살검단의 단주 일지도 모르는 자는 별로 신통치 않은 놈이 분명했다.
"그렇다."
"저는 살검단주 일도단월(一刀斷月) 하진충(夏振蟲)이라 합니다. 이렇게 위명이자자한 분을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별호하나는 더럽게 멋있는 것을 쓰는군. 이것도 모두 별볼일 없는 것들의 공통된특징이라면 특징일 것이다.
"그런가? 왜?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죽일것이 아니었나? 난 또 그런줄 알고있었는데......"
"제가 감히...... 안 그래도 본련에서 귀인을 찾으려고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던터였습니다.
함께 가시면 제가 극진히 모시겠습니다."
"아...... 됐어. 아직 난 이곳을 떠날 수 없는 입장이니...... 한가지 말만 전하면된다. 난......
말이다. 무림맹 애들이 껄떡거리고 다니는 꼴을 못보는 놈이다.그렇다고 너희들도 그다지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차피 공동의 적을가진자로서 너희와 힘을 합하고 싶다. 그래서 너희들 총수를 만나고 싶다. 무슨말인지 알겠나?"
"네 대인! 대종사께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그런데...... 어디로 찾아가면은됩니까?"
"내가 전하지...... 너희들에게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면 된다."
"그렇지만......"
미심쩍은 눈빛이었다. 상대가 진짜 천마서생인지도 알 수 없었고 실제 눈 앞의사람이 천마 서생이라 하더라도 그의 진의를 알기전까지는 총단에 관한 어떠한정보도 누설할 수는 없었 던 것이다.
"자식! 의심이 많군. 좋다. 열흘뒤에 개봉부의 중화루에서 보기로 하지. 어떤가?"
파천의 조금은 지나친듯한 언사에도 불구하고 그는 불만을 표시하지도 못했다.
"하필이면은 무림맹 총단이 있는 개봉부에서......"
"상관은 없을 것 같은데...... 뭐 정 불안하다면 네가 선택하던가......"
"차라리 이곳에 며칠 묵으신다면 내일 중으로 연락을 취해 보겠습니다."
"그러던가...... 모래까지는 여기 있을 참이니 그렇게 하도록 하지."
"그럼 그렇게 알고 이만 가 보겠습니다."
그가 공손히 포권을 취하고는 밖으로 사라져간다. 그런 그들을 파천이 다시 불러세웠다.
"어이 이 친구도 데려 가야지? 그리고 밖에 있는 것들도 좀 치워주면은 좋고......"
고개를 숙여 보이며 알았다는 표시를 한다. 광마존은 사내를 넘겨주며 슬쩍 혈도를짚었다.
아마도 그가 파천의 변체역용하는 순간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정말 나가버리자 잔뜩 기대하고 있던 광마존의 얼굴이 힘없이 풀어진다.그것은 무영 존과 단장화도 마찬가지였고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장내를 주시하던소군도 동일했다.
"자, 모두들 밤이 깊었으니 가서들 자야지."
파천의 말은 그들을 쫓아내는 축객령이었다. 그들이 모두 나가자 파천은 중원에 온첫째날을 접으며 잠을 청한다.
★ 파천은 오전 내내 소군과 씨름해야만 했다. 그녀가 뛰어난 기재임에는 분명했으나천마삼검 을 단시일내에 깨우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방법이파천삼검의 오의만 을 따로이 선별하고 여기에다 검학의 기본적인 요결을 더해서간단하지만 위력이 강한 삼초 의 검법을 새로이 창안하였다.
이것을 그는 성심성의껏 소군에게 전수한 것이다. 워낙에 총명한 아이였고 파천이쉽게 설명 해 주고 다듬어 주자 곧잘 이해하는 듯 싶었고 단지 내공이 딸리고 실전의경험이 부족한 것 이 흠이었다. 이것은 시간만이 해결해 줄수 있을 듯 싶었다.
광마존과 무영존은 파천이 내원에만 처박혀서는 나갈 생각을 않자 좀이 쑤셔서 못참겠다는 표정들이었다. 그래도 그들로서는 진득하니 참는 도리 밖에는 없었다.파천과 중원에 나오면 신나게 싸울 일만 있을 줄 알았던 그들의 기대와는 너무다르자 실망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 었다.
그런 그들의 눈이 살아 나기 시작한 것은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내원의주변이 누군 가에게 감시되고 있고 그들이 교묘히 교대를 하며 연막을 부렸지만그들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지존 어떡할까요?]
광마존의 전음이었다. 내원 뜰에서 소군의 하는양을 지켜보고 있던 파천은 급하게달려온 광 마존의 전음을 들었지만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소군, 그것이 아니잖아. 진기란 자연스러워야 하는 거다. 손에 익지 않은 칼은자신을 베는 법이다. 너한테는 이제 기껏해야 1갑자 정도의 내공만이 있을 뿐이다.억지로 진기를 다스리 려 하면 검로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틈이 생기게 된다. 다시해봐!"
소군은 파천의 앞에서 다시 검무를 추었다. 광마존은 애가 탔다. 자신은 몸이 달아죽겠건만 지존은 저리 태평이시다. 그런 그에게 소군의 어린애 장난 같은 몸짓이눈에 들어올리는 만 무였다. 슬쩍 눈길을 소군의 검무에 돌리다 그의 눈은 점차로커지고 있었고 나중에는 아예 못박힌 듯 꼼짝을 하지 않고 그것을 쳐다본다.2각정도를 검무를 추어대던 소군이 검극을 바 닥으로 돌려 세우자 파천이 손뼉을치며 칭찬한다.
"잘했다. 이제야 제대로 하는 것 같군. 자,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다. 들어가서쉬어라."
"네, 사부님!"
파천에게 칭찬을 듣자 그녀는 기분이 날아갈듯한지 훨훨 춤을 추듯이 장내를 빠져나간다.
"저...... 지존! 조금전 그 검식이 무엇인지요?"
평생 검만을 수련해 초마의 경지에 도달한 광마존으로서도 처음보는 검법이었다.
"왜? 괜찮은 것 같은가?"
"괜찮은 정도가 아닌데요? 마치 잘짜여진 춤사위를 보는 듯 했습니다. 오랜 시간을두고 연 마하면 굉장한 진경에 다다를수 있을 것 같군요."
"자네가 그렇게 보았다면 그렇겠지. 그래 아까 뭐라고 했던거 같은데......"
[주군 지금 수상한 놈들이 이곳을 정탐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어제 그놈이 수작을부리는 듯 합니다. 쓸어 버릴까요?]
[아니다. 마도련 애들이 아냐]
[네?]
[무림맹의 아이들같군. 하긴 천하에 그들의 이목이 깔리지 않은 곳은 없겠지.더군다나 한때 는 이곳 항주야 말로 마도의 본산이었던 곳, 수상한 자들이 나타나면그들이 촉각을 곤두세 우는 것은 당연하다. 내 버려 두어라.]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데......]
[오늘이 지나면 내일부터는 드잡이질 할 일이 많을테니 조금만 참도록]
광마존의 내심을 아는지라 파천은 그 말로 그의 심정을 달래고 있었다. 파천의 말에그는 금 방 신나서 죽겠다는 표정이 된다. 참으로 단순한 사람이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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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늘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지금 제가 몸이 너무 안좋아서...... 계속 열이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도 어지럽기만 하니...... 죄송합니다.
오늘 글도 그래서 굉장히 상당히 상태가 안좋을수도 있을겁니다. 이점 양해해주세요. 지금 시간 12시 12분 지금 바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내일은 두 개를 올리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그리고 메일주신 여러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답글을 드렸는데 아직 몇분은 못 드렸습니다.
내일 다시 메일을 드리죠.
정말 너무 피곤하고 너무 졸리고......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제 목:[연재] 황제의 검 35.무림맹 항주지부장. 관련자료:없음 [59904]
보낸이:임삼열 (logos333) 2001-01-05 00:17 조회:2424
-황제(皇帝)의 검(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