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1, 4룡의 등장 (41/111)

 41, 4룡의 등장

 어느정도 장내가 정리가 되자 곧 바로 남도맹의 내총관인 뇌전일도(雷電一刀)추우삼(秋雨森)

 이 비무대로 올라왔고 그가 대회를 이끌어 나가기 시작했다.

 "도전자 안 계십니까? 도전자는 비무대 위로 올라와 주십시오"

 단상에는 제일 중앙에 파천이 그 옆에는 구령진 장로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그들옆에는 무 림맹 대표로 이 대회에 참석한 삼안천뇌 소천악과 오련회의 장로인팽가주가 자리했다.

 구정련에서는 이번에 아무도 보내지 않았다. 이미 어제 인사를 나눈터라 별얘기들이 없겠건 만 북검회의 군사이자 현 무림맹의 군사이기도 한 소천악은끈질기게 파천을 괴롭혔다.

 "대협! 꼭 와주셔야 합니다. 분명히 약속하셨습니다."

 "알았소. 내 일간 무림맹을 찾아가리다."

 "대협이 본맹의 일을 도와 주신다면 그야말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격일겁니다."

 그들이 이런 대화를 나눌때였다. 한사람이 비무대위로 올라서는 것이 보였다. 나이30대 중 반정도에 턱 전체가 시커먼 수염으로 뒤덮인 자였으며 키가 7척이나 되었고거대한 구환도 를 자루째 등에다 걸치고 있는 자였다.

 "자신의 명호를 밝히시죠."

 "난...... 건천방 방주인 도군명이라 하오"

 그의 대답이 나오자 군웅들가운데 그를 알아본 사람들의 외침이 터져 나온다.

 "거령도(巨令刀) 도군명이다."

 그 모습을 보고는 구장로가 말했다.

 "처음부터 강자가 나오는군요. 이러면 생각보다 빨리 끝날수도 있겠는데요."

 "저자가 그렇게 강합니까?"

 "산동지방에서는 첫손에 꼽는 도왕입니다. 언젠가 제 생일날 저와 비무를 하고싶다는 것을  달래서 보낸적이 있었지요. 아마도 저자를 이길자는 젊은 층에서그다지 많지 않을겁니다."

 추우삼이 상대가 나서지 않자 또 한번 재촉을 했다.

 "도전자 없습니까?"

 ......

 "없으면 자동적으로 도대협께서 우승자가 됩니다."

 모두 서로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표적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으리라.말이 다섯  번이지 자신과 비슷한 자와 3번을 연속으로 비무하면은 현저히 내력이고갈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수법을 상대들에게 알려 주는 격이었으니 그 만큼 초반에나가기를 꺼려 하게 됨은 당연했다. 서로 눈치를 보며 누군가 나가겠거니 하는심정들인 것 같았다. 설마하 니 이대로 끝나지는 않을것이기 때문이었다.

 "기다리시오."

 그 소리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소리가 들린곳으로 옮겨졌다. 누가 이렇게위험한  승부를 자초한단 말인가? 웬만큼 자신의 무공에 자신이 있지 않고는 초반에올라서는 짓은  하지 않을것이다.

 20대후반의 청년무사였고 백의(白衣)에 백건(白巾)에 백선(白扇)을 쥐고 있는문사와도 같은  자였다. 그는 오관이 가냘프고 심약하게 생겼으나 그 눈만은타오르는 불꽃과도 같이 강렬했 다.

 "저는 전진의 초우(草友)라고 합니다."

 갑자기 장내가 소란해 진다. 이미 단맥된 도가계열의 전진의 제자가나타나다니...... 비무대 회는 초반부터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있었다.

 "저친구 대단하군요."

 파천의 그 말에 소천악이 눈알을 굴리며 질문한다.

 "제가 보기엔 별로 인 것 같은데...... 어디가 뛰어나다는 말씀인지?"

 "내기(內氣)를 저정도로 갈무리할 정도라면은 최소한 3갑자 정도의 고수입니다.더군다나 자 세가 빈틈이 없고 유약한 듯 하나 힘이 있으니 거령도라는 자가 낭패를볼겁니다."

 "설마? 거령도가 진다는 말씀입니까?"

 "십중팔구는"

 내총관의 설명이 이어진다.

 "모든 공격이 허용됩니다. 상대를 제압하거나 패를 인정받으면 됩니다. 만약 부상의정도가  심하다고 생각되면 공증인이신 문대협의 재량으로 경기를 중지시킬 수있습니다. 별다른 질 문 사항이 없으면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그가 시작 선언을 하자 두 사람의 눈에서는 불꽃이 튄다.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같았으나  서로에 대한 탐색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거령도가 자신의 거대한도를 도집에서 꺼내더 니 도집을 비무대아래로 던져 놓는다. 이것만 보아도 그가상대를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먼저 공격을 시작한 사람은 의외로 초우라는 무사였다. 그는 섭선을 이용해 무수한그림자를  만들며 거령도를 압박했다. 거령도는 곧장 뒤로 물러서는가 했더니 오히려섭선의 공격권으 로 뛰어들며 도를 맹렬히 내려친다. 그러자 그의 도는 순식간에5개로 늘어나는 듯 했고 도 기가 부챗살처럼 뻗어간다.

 탕

 탕

 초우의 섭선은 아마도 철로 만들어 진 듯, 명쾌한 충돌음이 연신 울려 퍼졌고불똥이 튀었 다. 초우의 몸이 낮추어지며 상대의 하체를 휩쓸어가는데 부채끝에서는새하얀, 다섯자는 되 는 선기가 쭈욱 뻗친다. 거령도는 도를 일직선으로 세우며 몸을옆으로 피해갔고 곧 바로 상 대의 옆면을 후려쳐갔다.

 그러나 신법에서는 초우가 더 뛰어나 보였고 이미 뒤로 살짝 물러섰다. 그리고는망설임없이  부채를 활짝 펼치고는 상대에게 던졌다. 공기의 저항때문인지 아니면다른 이유인지는 모르 나 부채가 기이한 선을 그리며 연신 흔들리며 거령도를찔러간다.

 상대의 급작스러운 수법에 거령도는 당황하는 듯 했다. 그는 도를 세워 쳐내려했으나 어찌 된 연유인지 내려쳐지는 도를 비켜가더니 그의 손목을 오히려 때려버린다.

 "억"

 피가 튄다. 그럼에도 아직 거령도는 도를 놓지 않고 있었다. 간신히 버티고는있으나 손목부 분이 찢어져 피가 흘러내렸다. 비무대에 점점이 떨어지는 핏방울이너무나 선명했다. 다행히  스치며 맞았기에 잘려나가지는 않았으나 아무래도 비무를계속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였 다.

 그럼에도 거령도는 꿋꿋하게 버티었고 오히려 맹렬하게 공격을 퍼부었다. 초우의철선은 이 미 거령도의 손목을 찢어놓고는 그의 손으로 돌아가 있었다.

 이기어선의 수법은 아니었고 마치 회선표(암기의 일종으로 부메랑과 비슷함)를던지는 수법 과 비슷했다. 그는 일단 승기를 잡자 맹렬하게 공격을 퍼붓는다. 왼발을앞으로 딛으며 상대 에게로 쭈욱 다가서고, 그 탄력을 이용하여 부채를 접은 채로일직선으로 찔러간다. 이에 맞 대응하여 거령도는 온 공력을 짜내어 도에 집중하였고푸르스름한 도강이 희미하게 맺힌다.

 슈왕

 내리쳐지는 도강과 부딪혀 가는 초우의 부채 끝에서도 푸르스름한 선강이반자정도가 치솟는 다. 두 힘이 어느 한지점에서 부딪혔다.

 쾅

 "억"

 거령도는 움찔하며 자세가 흐트러졌고 여전히 초우는 전진세의 자세를 풀지 않으며오른발을  딛으며 다시 부채를 찔러왔다.

 푹

 "아악"

 덜덜덜

 거령도는 심하게 경련하며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상대의 부채는 보이지 않았다.한자정도의  부채는 거령도의 뱃속에 틀어박혀서 그 끝이 뒤로 나와 있었다.

 "져......졌소"

 팍

 초우의 부채가 거령도의 뱃속에서 가려졌던 모습을 보이자 거령도의 그큰몸이비무대바닥으 로 쓰러졌다. 생애 처음으로 패배를 자인한 거령도는 그 말을 끝으로죽음을 맞았다. 날선  칼날위에서 살아가는 강호인들의 운명은 이처럼 허무한것이었다. 한 지방을 떨어 울리던 자 도 자신보다 강한 자는 있기 마련이고 마침생사대전에서 그런자를 만남은 곧 생의 마감과  직결된다.

 이런 이유로 강호인들치고 천수를 누리는 자들은 드물었고 그들중 대부분은대문파에 적을  두고 있거나 초극고수의 반열에 올라있거나 그도 아니면 죽음을 걸고싸워야 하는 어려움을  애써 피하고 살아 남은 사람이리라. 그렇지만 어디 그것이자신의 뜻만으로 되는가? 결국은  강호인이라면 언제든 죽일준비와 죽을각오를 하고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쿠웅

 진동음을 동반한 채 자신이 흘린 피와 흘러내린 내장위로 그 큰 몸을 뉘였다.첫비무의 결과  치고는 너무 끔찍했다. 그러나 지켜보고 있던 누구하나 초우를비난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 히려 찬사가 쏟아졌으니 이것이 바로 무림이었다.

 "와아 초우 최고다. 네가 우승해라"

 "대단하다."

 "와아"

 무림의 생리를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강자에게는 찬사를, 패자에게는동정이 아 닌 조롱을 보내는 곳, 자신도 언제든 패자가 될 수 있음에도 끝없이강함을 추구하는 세계! 

 바로 그곳이 무림이었던 것이다.

 "다음 도전자 없습니까?"

 이미 말끔히 치워진 비무대 위에는 초우가 당당히 서 있었고 그 옆에서 추총관이다음 도전 자를 외쳐부르고 있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도전자가 선뜻 나서지 않자마지막으로 다시한번  확인을 한다.

 "징을 다섯 번 울릴때까지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면은 초우대협이 우승자가 됩니다."

 그가 손을 흔들자 징이 울린다.

 징

 징

 징

 세 번의 징소리가 장내를 올렸을 때였다.

 "여기 있소이다"

 "여기요"

 두명이 동시에 비무대위로 올라섰다. 그들 중 한명은 일학충천의 신법으로비무대위로 올라 섰고 또 한명은 허공에서 몸을 한번 뒤집는가 했더니 궁신탄영의상승절예를 펼치며 공간을  횡으로 가르고는 비무대위로 떨어져 내렸다.

 서로 누군가 올라가겠거니 생각하다 아무도 안 올라가자 애가 달은 두 사람이올라선 것이 다. 보아하니 초우보다 약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긴 조금전의 결과를보고서도 올라온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의미였다.

 "두 분이 동시에 올라오셨군요. 누가 먼저 하시겠습니까?"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누군들 자신이 먼저 하길 원하겠는가? 아무도 대답이없다.

 "할 수 없군요. 제비뽑기를 하는 수 밖에......"

 추총관의 그 말에 청삼을 입은 20대후반의 인물이 말했다.

 "내가 하겠소"

 "그러시겠습니까? 명호가 어떻게 되십니까?"

 "독수혈룡이오"

 "넷? 귀공이 독수혈룡 공자이십니까? 바로 그......"

 "그렇소"

 나직하게 흘러나온 말이었으나 총관의 대답이 워낙에 컸는지라 비무대 주위는 금방소란스러 워졌고 그를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고개를 이리저리 옮겨보는 자도있었다.

 "시작 하겠습니다."

 총관은 그 말을 하고는 뒤로 물러났다.

 "저자가 4룡중 일인입니까?"

 파천의 물음에 구장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사문조차 불분명한 자 지요. 그러나 가진바 무공은 능히 칠기에비견된다 하였 습니다."

 "그렇소?"

 누가 칠기에 속해 있는지도 모르는 파천이었으나 고개를 끄덕였다.

 "4룡이 직접 출전을 했다면 이미 비무는 막바질겁니다. 40미만의 고수들중 4룡을능가하는  사람은 무림에 알려진자 중에는 없습니다. 물론 대협이나 천마서생은제외하고 말입니다."

 "조금전 또 한사람은 누구입니까? 그도 혹시?"

 "그럴지도 모르지요. 사실상 4룡중 비교적 소상히 알려져 있는 사람은 2명뿐이고나머지 두 명은 그다지 많은 부분이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한명은 소림의속가제자이고 또하나는 무 당의 적전제자이지요."

 4룡중 2명은 비교적 오랜기간 명성을 날려 오고 있었는데 반해 두 사람은 최근에명성을 떨 치기 시작한 사람들이었다. 행동이 신비롭고 무공이 측정불가라고 소문이났으나 정작 그들 에 대해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되었다.

 풍운비룡(風雲飛龍) 청운학(淸雲鶴)

 소림의 속가제자로 능히 소림사 최고의 후기지수라 자타가 공인하며 현 장문인인지우(知友)

 방장의 사제가 되는 사람이었다. 그는 전대 방장인 법문(法問)큰스님의제자였다. 소림의 72 예중 12가지를 익혔으며 특히 비전의 달마삼검을 극성까지익혔다는 소문이 도는 무림의 협 사였다.

 의천백룡(義天白龍) 곽운성(郭云聖)

 오히려 소림사의 성세를 앞질러 버린 대무당파의 적전제자로, 장삼풍진인의 두명의제자중  대제자였다. 그의 사매는 이봉중 하나였다.

 탈명화룡(奪命火龍) 장도일(張道一)

 그의 신상내력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가 무림에 나타난 것은단 일곱 차례에 불과 했으나 그때마다 그에 의해 피바람이 불었다. 지금껏 그가 죽인사람만도 700 명이 넘는다. 물론 그들 모두는 마도의 인물들이었으나 그들이 뚜렷한악행을 했는지는 분명 치 않았다. 그를 천마서생과 함께 이대살성으로 꼽는 사람도있을 정도였으나 아직까지는 그 가 마도라는 분명한 근거가 없었기에 무림맹에서도보고만 있는 실정이었다.

 독수혈룡(毒手血龍) 마후명(馬後名)

 독강의 고수라고 알려져 있으며 그의 독강이 어느정도의 위력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그 또한  그와 상대한 자들을 지금껏 살려둔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의독강에 살해된자들은  하나같이 뼈만을 남기고 죽었고 그것도 시커멓게 변색된채로땅위를 뒹굴고 있었다고 한다. 

 4룡중 가장 어리지만 무공의 경지만은 그 또한측정불가였다.

 4룡중 두명은 출신이 분명하고 정도의 인물임이 확연히 드러나지만 나머지 두명은모호한  면이 있었다. 그래서 무림맹에서 그들의 행적을 비밀리에 조사하고 있다는소문까지 나돌 정 도였다. 그 중에 한명인 독수혈룡이 나타난 것이다.

 전진의 후예라고 스스로를 밝힌 초우는 이 순간 긴장하고 있었다. 상대가 4룡중일인이라면  결코 함부로 할 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 조금전 거령도와의 대결에서는그가 전력을 기울이 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상대는 자신이 전력을기울인다고 해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 가는 강자였던 것이다.

 징

 시작의 징소리와 더불어 대전은 아까와는 분명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초우는처음부터 사생 결단을 결하겠다는 각오로 독수혈룡에게로 돌진 해 들어갔다.

 "받아라"

 초우의 손에 들린 철선이 부르르 진동을 일으키고 석자나 되는 선강이 용맹하게치솟는다. 

 그는 그것으로 바로 독수혈룡의 심장을 향하여 찔렀다.

 "흥"

 독수혈룡은 상대의 그런 공격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코웃음을 치더니 몸을흩어버렸다. 순간 적으로 상대를 놓친 초우의 몸이 한바퀴 회전을 하더니 뒤로돌아서며 바로 발을 굴러 허공 중에 몸을 띄웠다. 만일에 있을 상대의 공격을 피하기위함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여전히 독수혈룡은 그 자리에서 비웃음을 흘리며서 있지  않은가? 상대에게 조롱당했다 생각한 초우는 앞뒤 가리지 않고 맹공을퍼부었다. 여전히 그 의 부채끝에서는 석자의 선강이 흘러 나오고 있었으나 상대는전혀 두려워 하는 기색이 없었 다. 초우의 입술이 꽉 다물어진다.

 "이번에는"

 그가 다시한번 찔러갈때였다. 독수혈룡의 손이 쳐들린다 느꼈고, 시커먼 암류가초우의 선강 을 쳐갔다.

 쾅

 턱턱턱

 뒤로 연신 물러서고 있는 초우의 입가로는 피가 내비쳤다.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고 있었으나 한번의 대결로 이미 자신이 상대 할 수 있는상대가 아님 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 설 수는 없는 일!

 그는 다시 한번 맹렬하게 공격했다. 마치 불로 뛰어드는 불나방과도 같이 무모한공격이었 다. 독수혈룡의 눈가로 살기가 스쳐갔다. 그리고 그 또한 상대를 향해돌진해갔고 그의 장심 에서는 시커먼 독강이 뿜어졌다.

 "가거라."

 쇄액

 초우의 선강은 산산히 흩어졌고 그 위를 독강이 덮어 씌워 버렸다.

 "으악"

 텅

 텅

 텅

 뒤로 날아간 그의 몸은 몇 번인가 비무대위를 튕겨져 갔다. 이미 그는 절명한뒤였다. 그리 고 연이어 그의 몸은 시커먼 연기를 내며 점차로 녹아 들어갔다. 살이녹으며 부글부글 끓었 고 점차로 살덩이가 작아져 갔다. 그 모습에 모든 사람은고개를 돌리고 비위가 약한 사람은  토악질을 해댔다.

 "도......독수......혈룡......승"

 추총관의 선언이 있고 나서도 군웅들은 아무런 반응들이 없었다. 너무나 처참한죽음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도 그에게 도전할 자는 없어 보였다.

 "다음 도전자...... 있습니까?"

 추총관은 형식적으로 물어 보았다.

 "여기 있소"

 아까 독수혈룡과 함께 비무대 위로 올라 섰던 사람이었다.

 "귀공은?"

 "난......탈명화룡이오"

 역시 그는 4룡중 하나인 탈명화룡 장도일이었다. 이번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 졌던4룡중 두 명이 모두 등장한 셈이었다. 의외로 강자들이 빨리 등장하고 있었다.처음부터 너무강한 자 가 출전했기 때문이리라. 그는 비무대위로 올라서자마자지글지글 끓고 있는 시체를 발로 툭 차며 눈살을 찌푸렸다.

 "참으로 대단한 독강이었소. 좋은 구경했소"

 그의 말에는 당신의 독강이 대단하지만 나한테는 안될거요, 라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시작을 알린 징소리가 울리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둘은 그 자리에서 꼼짝을 하지않았다. 그 들의 눈은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었으나 그 뿐이었다. 어찌보면눈싸움이라도 하러 나온 사람 들처럼 보였다.

 둘의 대전을 관전하는 사람들의 반응도 볼만했다. 4룡중 두명이 맞대결을 벌이니어디 이런  일이 흔한 일인가? 어쩌면 그들은 오늘의 비무를 보고나서 각자 고향에돌아가 몇날이고 떠 벌리고 다닐것이었고 아마 그 사람 평생에 주요한 얘깃거리로남을 것이었다. 여기저기 침삼 키는 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오고 단상의 인물들마저손에 땀을 쥐고 쳐다보고 있었다.

 한 사람은 승자가 되고 또 한 사람은 패자가 된다. 승자가 되는 사람은 그 명성이더욱 욱일 승천하여 강호를 진동할게 뻔하고 진사람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갈것이었다. 남도맹 과 천향옥봉, 그리고 상대가 지닌 명예마저 차지할 수 있는기회였다.

 독수혈룡의 왼발이 옆으로 빠져나가자 탈명화룡도 왼발을 옮겼다. 그 다음에는오른발...... 

 서서히 그들은 비무대를 돌아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자세만은 여전히무너지지 않았고 상대 에게 그 어떠한 빈틈도 보이지 않으려는 결의가 엿보인다.시간이 점점 흘러가자 관전하고  있던 사람들의 긴장이 풀려가고 그것은 순식간에집중을 떨어뜨렸다. 바로 그때였다.

 "타핫"

 "하얏"

 두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공중으로 도약했고 허공 3장높이에서 격돌했다.독수혈룡의  손에서 쏟아진 독강이 파도처럼 탈명화룡에게 덮쳐가고 탈명화룡의 검에서는 2장이 넘는 묵강이 흘러 나왔다.

 쾅

 한번의 격돌이 있고 난 뒤에 그들은 여전히 공중에서 몸을 뒤집으며 다시 상대에게짓쳐갔 다. 3장까지 뻗쳐가는 검강이 탈명화룡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자 독수혈룡의안색이 순간적으 로 급변하고 그는 연이어 손가락을 오므려 일곱 번을 튕겼다.

 "독혈지"

 따다다다당

 상대가 거뜬하게 지풍을 받아내자 독수혈룡의 장심에서는 검다못해 푸른빛이 감도는독강이  사슬처럼 풀려나왔다.

 "만리독망(萬里毒網)"

 독강의 사슬은 점점 확산되며 촘촘해졌고 그것은 이내 3장정도를 완전히 뒤덮어버렸다.

 "탈명검 단하탈명(斷河奪命)"

 위에서 아래로 내리긋는 단순한 동작이었으나 탈명화룡의 검은 느릿하게 독망을잘라갔고 검 에서 뻗어나온 검강이 휘두른 회초리처럼 휘어졌다.

 파앙

 "음"

 "억"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던 군웅들은 감탄을 넘어서서 경악의 표정들이었다. 위에서는연신 불 똥이 튀고 검강과 독강의 부딪힘으로 폭음이 울렸다. 두 사람은 이번의격돌로 충격을 받은  듯 비무대위로 떨어져 내렸으나 발을 살짝 찍으며 다시 튀어올랐다.

 탈명화룡의 몸이 검과 하나가 되어 통째로 회전하며 날아가자 검강이 회오리치며용트림을  한다. 여기에 맞서는 독수혈룡의 독강은 양쪽으로 갈라지더니 다시수십줄기로 나뉘어 탈명 화룡의 검강에 부딪혔다.

 콰앙

 콰앙

 휘리리릭

 충돌의 여파로 반탄되어 가던 두 사람중 탈명화룡의 입에서 외침이 터져 나왔다.

 "탈명검 염화탈명(炎火奪命)"

 그의 몸이 뒤로 반탄되어 날아가는 그 자세대로 머리를 아래로 하며 한바퀴 회전을하는가  했더니 곧바로 검과 하나가 되어 다시 날아간다. 그리고 그의 검에서는지금까지와는 달리  시뻘건 화염이 치솟았으며 그 뜨거운 열기가 비무대 아래까지느껴지는 듯 했다.

 독수혈룡은 그 모습을 보더니 몸을 팽이처럼 돌리며 순식간에 13장을 쏟아낸다.독강이 옆으 로 쏟아져 들어가는 빗살처럼 탈명화룡을 쳐갔으나 탈명화룡의 화염은그 모든 독강을 옆으 로 밀어버리며 계속 전진하고 있었다. 연신 치지직 하는 괴음이들려왔다.

 처음으로 독수혈룡의 얼굴에 절망의 빛이 스쳤다. 화염검강은 독강을 흩어버리며독수혈룡의  지척에 이르더니 터져나가는 폭죽처럼 퍼져나갔다.

 마지막 순간에 호신강기를 최대한 일으켰으나 여지없이 탈명화룡의 화염검강은독수혈룡의  몸을 뚫어버렸다.

 "으악"

 두 사람모두 비무대위에 서 있었다. 여전히 독수혈룡은 상대를 노려보고 있었다.그는 천천 히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복부와 오른쪽 가슴, 그리고 왼쪽어깨에는사발만한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곳에서는 시뻘건 피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것을 쳐다보며 그는 꼼짝을 하지 않았다. 죽은 것이다. 워낙에 고절한 내공을지니고 있었 기에 마지막 남은 진기로 고개를 내려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데까지는성공했으나 다시 쳐 들수는 없었다. 그는 석고상처럼 굳어 있었다.

 탈명화룡은 그를 향해 포권을 취했다.

 "당신의 고절한 무공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오."

 그 모습은 어떻게 보면 죽은 상대를 치하하는 듯 했으나 결국은 자기가 잘났다는말에 불과 했다. 그러나 군웅들의 함성을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와아"

 "탈명화룡 최고다."

 "끝내주는구나"

 "무림오천과 붙어도 지지 않겠다."

 "탈명화룡!"

 "우와"

 함성은 방금죽어간 자의 불행과는 상관없이 장내를 진동했다.

 4룡중 하나가 죽었다. 그것도 다른 4룡중 하나의 손에...... 이것은 분명 무림을진동시킬만한  대사건이었다. 누가 더 강하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리라 생각한강호의 평판을 여지없 이 깨트린 사건이었고 탈명화룡을 일약 4룡중 최고의 위치로올려 놓을 정도로 신선한 충격 이었다.

 어쨌든 비무는 계속되어야 한다. 추총관이 다시 비무대위로 올라서더니 큰 소리로말했다.

 "다음 도전자 계시오?"

 "안 계시면...... 탈명화룡 장도일 대협을 오늘의 비무대회 우승자로인정하겠소이다."

 그는 아무도 없으리라 단정하고 말하는 듯 했고 그래서 말하는 속도가 좀 더빨랐다.

 "징을 울려라."

 징

 징

 징

 징

 "여기 있소"

 이번의 소리는 군웅들쪽이 아니라 단상에서 들려 오고 있었다. 대체 누가?

 파천이었다.

 제 목:[연재] 황제의 검 42.비무의 우승자! 관련자료:없음 [60190]

 보낸이:임삼열 (logos333) 2001-01-08 00:35 조회:2586

 -황제(皇帝)의 검(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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