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비무의 우승자!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큰 소리로 외친 것이다. 장내는 금방 소란스러워졌다. 이대회의 공 증인으로 추대된 옥면신룡 문윤대협이 직접 참가를 신청한 것이다. 이것은처음에는 경악,
연이어 호기심, 마지막으로 탄성과 기쁨으로 이어졌다. 그리고장내는 광란의 도가니가 되었 다. 옥면신룡 문윤의 신공절학을 눈앞에서 보게되었다는 기대감이 사람들의 마음을 흥분으 로 이끈 것이다.
단상에 함께 자리하고 있던 귀빈석의 명숙들도 놀라는 눈치였고 이것은 그의수하들도 마찬 가지였다. 한편 옥면신룡이 신청을 하자 탈명화룡의 얼굴이 무참하게구겨졌다. 그 또한 옥 면신룡의 무공을 직접 견식해 본적은 없으나 오죽하면은무림오천중의 일인으로 불리겠는가?
'이런 죽일놈이, 명색이 무림의 절대자라는 무림오천이 이런 대회에 나오겠다는말인가?'
그는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곧 진정을 하더니 한번해보자는 결의에 불타 올랐다.
'제 까짓 놈도 사람인데...... 어쩌면 과장되게 소문이 난것일지도 모르고......어차피 피와 살 로 이루어진 것은 마찬가지니, 검으로 찌르면 죽는 것은 매한가지다.'
"대협께서...... 직접 참가하시겠습니까?"
추총관의 확인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파천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아니오"
웅성 웅성
'뭐야, 지금 저 자식 장난 치는거야?'
파천의 그 말에 단상의 명숙들의 얼굴도 편치 않아 보였다.
"내 수하가 도전할것이오"
엥?
[지. 지존]
광마존과 무영존의 전음이었다. 파천의 수하라면 3명이지만 단장화는 여자이니자격이 없다.
결국 둘중에 하나인 것이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파천의 전음이 이어졌다.
[광마존 네가 나가라.]
[네?]
[아무래도 냄새가 난다. 저놈, 천향옥봉과 한패인 것 같거든. 결국 공식적인 공증을통해 남 도맹을 삼키려는 수작같단 말이다. 놈을 없애 버린다면 그들의 계획에는차질이 빚어지는 거 지...... 무슨 말인지 알겠나?]
[존명! 그런데 저런 어린애와 제가 손을 섞는다는 것은...... 무영존을 내보내셔도]
[아니다. 무영존은 지금 부상중이고 저 놈도 만만찮은 놈이다. 그리고 이 기회에확실하게 눌러 버릴수록 윗선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지. 그리고 놈은 결코천향옥봉의 아래가 아니다.
무영존도 지지는 않겠지만 위험부담이 있어. 그러니마음졸일바에야 아예 네가 나가서 아작 을 내버려라.]
[알겠습니다. 그 계집의 얼굴이 볼만해 지겠군요.]
'이래도 배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쩔 수 없겠지, 계속 여기 머물러 있을 수는없으니.'
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파천에게 모아져 있는 가운데 광마존이 자리에서 일어서는 가했더니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그는 지금 20대의 준수한 공자로 화신해 있었다.그냥 보기에는 대 가집 공자처럼 보일 뿐 무공을 익힌 흔적마저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비무대로 걸어 가자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옥면신룡의 신위는 더이상 부풀려 질 수 없을 만큼 천하를 진동하고 있었으나 그의 수하에 대해서는아무런 것도 전해진 바가 없었다. 만인의 시선을 받으며 어정쩡한 모습으로걸어가자, 사람들은 이내 실망한다.
멋진 신법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었고 태양혈이 불쑥 솟아 있거나 몸에서 예리한기도가 뿜어 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평범했으며 어떻게 보면 글줄 꽤나 읊었을법한 문사처럼 보였다.
아주 느릿느릿 다가오는 그 모습에 탈명화룡은 짜증이 났다.
'이런 빌어먹을...... 거기서 여기까지 얼마나 된다고 저모양이야? 수상한데.....무공을 익힌 흔 적마저 없다는 것은...... 혹시 반박귀진의 고수? 설마......아니겠지. 아니다. 저자가 강하지 않다면 옥면신룡이 내세웠을리는 없지 않은가?이것 조심해야 겠다.'
내심 염두를 굴리고 있는 탈명화룡에 비해 광마존은 조금은 쑥스러웠다.
'이 나이에 애들앞에서 재롱을 떨어야 한다는 건데...... 지존의 명이라 하긴하는데...... 영 기 분이 찝찝하단 말이야. 저자식 보아하니 지금 대가리 엄청굴리나 본데..... 요 놈아, 싸움은 머리를 잘 굴린다고 이기는게 아니다. 불쌍한놈, 하필이면은 지존에게 의심을 사다니! 그것 도 다 네 팔자다.'
비무대위로 올라선 광마존은 엉거주춤하게 서서는 비무대아래를 쳐다보았다.
'휘유 많기도 하지. 꼭 콩나물 시루를 보는 것 같군.'
광마존이 한눈을 팔고 엉뚱한 짓을 하자 추총관이 그를 재촉했다.
"저, 명호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명호?"
으악!
[지존, 뭐라고 하죠?]
[대충 둘러대라]
[대충 뭐라고요?]
[아무거나]
[아무거나 뭐요?]
[쓰......]
머뭇머뭇거리던 광마존이 드디어 결심이 쓴 듯 입을 뗐다. 그는 허리를 쭈욱펼치고는 당당 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
"네?"
추총관이 의아하여 되묻자
"객"
"객?"
......
"일인지하 만인지상객 담대 추광이오"
"뭐라고요?...... 끙...... 알겠습니다. 규정은 아실거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비무대 아래에서는 광마존의 그 말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된다. 말인즉슨 자신이섬기는 주군 다음으로 최고라는 의도로 한 말인 듯 했으나 세상에 그런 이상한명호를 지니고 다니는 사 람은 없다.
'처음에 천마비고에서 볼때만 해도 꽤나 진중하고 똑똑해 보였는데 어떻게 된 것이가면 갈 수록 망가지냐?'
이것은 파천의 생각이었다.
징
비무의 시작을 알리는 징소리가 울렸음에도 광마존은 처음의 자세 그대로였고탈명화룡 또한 섣불리 덤비지 못하고 틈만 보고 있었다.
'모든 것이 허점 투성이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군.'
그의 생각대로 광마존의 자세는 너무나 엉성했고 어찌 보면은 산책 나온 사람처럼보이기도 했다.
[지존, 죽입니까? 살립니까?]
[최대한 밑천을 꺼내놓게 만들어 봐. 이왕이면은 그 놈이 천향옥봉과 어떤관계인지도 알아 보면은 좋겠지만...... 상관은 없다. 적당히 데리고 놀다. 죽여라]
'후후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말씀이렷다.'
광마존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스치자 탈명화룡이 긴장 한다.광마존이 발을 슬쩍 들더니 한발을 내밀며 비무대를 소리나게 디뎠다.
쿵
움찔
탈명화룡이 화들짝 놀란다.
[하하하하 요놈아, 놀랬지?]
[이런 죽일놈이! 나이도 어린 것이 예의가 없구나]
'뭐? 나이가 어려? 허참...... 저 말에 기분좋아 해야 하나?'
[야 이놈아, 천향옥봉과는 어떤 사이냐?]
얼굴이 급속히 변화를 보였다.
[지존, 저놈 천향옥봉과 관계가 있는 놈이 맞습니다.]
'후후 역시'
[광마존, 놈에게 대총사를 슬쩍 물어보아라]
'대총사?'
광마존이 탈명화룡에게 전음을 보냈다.
[너 여기서 지면은 대총사에게 무지하게 혼나겠구나.]
'아니? 저 놈이 어떻게 대총사를? 대체 저 놈의 정체가 무엇인가? 그럼, 어젯밤수하들을 살 해한 것이 옥면신룡? 이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빨리 대총사께 알려야한다. 저 놈이 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건가?'
더 이상 볼 것도 없다는 듯이 탈명화룡이 광마존에게 덤벼 들었다. 그의 검에서는3장이나 되는 검강이 쭉 뻗쳤고 그것은 이내 광마존을 양단할 듯이 직격해 왔다.그것을 멀거니 보고 만 있는 광마존!
'이것뭐야? 괜히 혼자 긴장한거잖아. 죽어라!'
탈명화룡은 득의의 웃음을 흘리며 좌우로 쫘악 갈라질 일인지하 만인..... 뭐라는놈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의 검강은 그대로 비무대 바닥까지 이르고 있었다.
쾅
폭음이 터지며 비무대 한켠이 그대로 주저앉았고 그 가운데는 깔끔하게 반으로잘려나가 있 었다. 검강의 위력이었다. 그런데도 비명소리는커녕 아무런 흔적조차남아 있지 않았다. 탈명 화룡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상대, 자신의 검에 반쪽이 나바닥에 드러누워 있어야 할 상 대가 버젓이 비무대의 다른 한켠으로 물러선 채뒷짐까지 지고 있었다.
'이럴수가...... 놈의 모습을 놓쳐버리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검강이 놈의 머리를 쪼개기 한치전까지만 해도 그는눈 앞에 서 있었고 그 놈은 당연히 반쪽으로 쪼개져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그 찰나의 순간에 저곳까지 가서 버젓이 웃고 있다니, 더군다나 자신은그가 움직이 는 것도 보지 못했으니,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그가상상이나 하겠는가? 눈 앞의 버릇없는 젊은 놈이 천마교 제2고수임을. 이미 극마를넘어서서 초마에 이르러 있는 자 앞에서 자신이 재롱을 피우고 있음을......
'믿을 수 없다. 어디 다시한번..'
몸을 팩 돌리더니 그가 다시한번 검을 찔러갔다. 상대가 피할수 있는 방위까지를염두에 두 고 적절히 허초를 배합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쇄액
그는 또 다시 허공을 찌르고 말았다. 이번에는 멀리도 아닌 두치정도 옆으로 피해있었다.
상대의 움직임을 전혀 이해 할 수 없었다. 인간이라면, 적어도 자신이이해하는 인간의 몸놀 림이라면 일정한 틀에 매여 있기 마련이었다.
아무리 다양한 초식을 연환으로 펼치고 다른 종류의 검술을 섞어서 펼친다 해도움직임에는 일종의 박자가 있기 마련이고 초절정의 고수일수록 그 박자를 끊는기술이 뛰어나다. 그런데 방금 상대가 움직인 것은 도저히 느껴지지 않았다. 언제움직였는지를 모르니 어떻게 움직였 는지도 모를밖에.
탈명화룡은 그 상태로 옆으로 검을 베어갔다. 자신이 생각해도 허리어림을 검강으로이정도 가까이에서 옆으로 베어버린다면 적어도 인간이라면 피할수 없으리라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의 손아귀에는 살이 갈라지고 뼈가 잘려지는 느낌이 전해지지않았다. 애 꿎은 허공만을 난자하고 있었다. 여전히 그는 그 자리에 서 있지 않은가?그럼 저 인간은 피 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 아니라, 귀신? 별의별 생각을 다 하고있을 때, 관전하고 있던 사 람들은 탈명화룡이 혼자서 뭐하는 짓인지를 모르겠다는표정들이었다.
그들이 보기에는 가만히 서 있는 자를 베지도 못하고 혼자서 미친년 칼 들고 달밤에춤 추듯 이 허공을 긋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상 광마존의 움직임을이해하고 있는 자 는 파천뿐이었다. 탈명화룡이 검을 옆으로 베어갈 때 그는 검과함께 움직이며 뒤로 물러섰 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온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이너무나 빠르게 움직여졌기 때문에 그대 로 서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후후 광마존이 신이 났군. 하여간 무공하나는 쓸만하단 말이야.'
[야 그래갔고 대총사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겠냐? 좀 제대로 된 것 없어?]
'저 놈, 상상할 수 없는 고수다. 아니면 귀신이던가! 결국은 그 무공을 써야 한단말인가? 혹 시라도 알아 보는 놈이 있다면...... 하긴 없겠지. 무림에는 지난 천년내한번도 나온적이 없 으니......'
그는 자세를 고쳐 잡았다. 한손으로 검을 잡고 또 한손은 바닥으로 검자루를받친다. 이러니 자연즉 검극이 하늘로 향해 있었다. 참으로 기이한 기수식이 아닐수 없었다. 저런 자세로 검자루를 잡고 있는 손을 놓고 검극에다 접시를 올려놓으면 곡마단의 기예에나 어울릴법한 자세가 된다.
하는 양을 살피고 있던 광마존의 얼굴이 찌푸러진다. 드디어 저놈이 미친건가?그로서는 의 문이 들었다. 그가 알기로 세상에 저렇게 검을 쓰는 문파나 검법은존재하지 않았다. 상식적 으로도 제대로 된 검의 위력이 발휘되기가 힘든 자세였다.저렇게 하고 인사나 하면 딱이겠 다.
-저것은?
[왜, 그러나? 천마]
-설마 아니겠지.
[왜? 짚이는 거라도 있나?]
-옛날에 내가 활동하던 시대에 저런 기수식을 가진 문파가 하나 있었다. 내가 마악천마교를 세울때였는데, 그 녀석들이 글쎄 감히 혈마교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잖아?그래서 하루저녁 날 잡아서 쓸어 버렸지. 그때 뒷구멍으로 몇놈이 달아나기는했으나, 그녀석들의 검법중에 저런 것이 있었다. 혈마 어쩌구하는 검법이었는데?
[그래?...... 광마존, 그녀석한테 혈마와 어떻게 되는 사이냐고 물어봐라.]
[혈마라고요? 그 놈이 누군데요?]
[그냥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라]
[야, 너, 혈마와 어떻게 되는 사이냐?]
그냥 지존이 시켜서, 아무런 생각도 없이 던진 말이었는데 상대의 반응은 너무나의외였다.
몸을 부르르 떨더니 아예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저, 녀석 왜 저러지?'
[지존,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요]
[그래?......]
-혈마의 후예들이 다시 나타났다고? 기가 차는군.
[왜 그러냐? 네 말대로라면 별 볼일 없는 놈들이란 얘긴데.]
-별볼일이 없는 것이 아니다. 나중에 얘기하마. 광마존 한테 조심하라고 그래라.
[광마존, 천마가 조심하랜다.]
[네? 조사께서요?...... 알겠습니다.]
'천마조사께서 주의를 줄 정도면은 보통이 넘는단 말이잖아?'
상대의 검극에서는 서서히 변화가 생겨나고 있었다. 검은 안개가 피어 오르기시작했다. 끊 임없이 피어다더니 점차로 탈명화룡를 감싼다. 발이 가려지고 무릎이덮이더니 허리가 잠기 고 가슴까지 파묻히고 눈이 잠겨 들었다. 그리고 검극의일부만이 검은 안개위에 둥둥떠 있 었다. 광마존은 그 모습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쳐다보았다.
검은 안개위에 둥둥 떠 있던 검극이 서서히 이동한다. 파도에 출렁이는 배와 같이그것은 끊 임없이 오르락 내리락했고 검극이 약간씩 움직일때마다 수십개의 환영을만들어가기 시작했 다.
'본교의 암흑밀검과 비슷하나 전혀 다르다. 언제 어떤 각도로 출수될지 모른다.저것은 환검 의 최정수라 할만하군. 저녀석이 아직 그 정수를 채 이해하지 못해서그렇지...... 제대로 펼 치면 굉장하겠어.'
솔직히 광마존은 감탄하고 있었다. 자신의 검의 경지가 초식을 넘어서 있었기에망정이지 그 렇지 않았다면은 쉽게 상대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한 수법이었다. 계속검극은 다가왔다.
어느정도 파악이 끝난 광마존은 오히려 검의 사정권안으로 들어갔다. 날 죽여주쇼.하는 식 의 무식한 방법이었으나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으며 오히려 상대의공격을 충분치 않 은 가운데 이끌어 내기 위함이었다. 그의 예상대로 탈명마검의검극은 순간 쏟아지는 빗줄기 마냥 광마존을 휩쓸었다.
'검도 하나, 그 검을 쓰는 본체도 하나다. 널 감춘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짐이아니라는 말이 지.'
광마존의 손에서는 투명한 유리로 만든 듯한 수강이 상대의 검극과 검신과, 그리고이어지는 연결점을 향해 폭사되었다.
쾅
"끅"
탈명화룡의 검이 산산조각나 흩어졌고 일부는 그의 몸을 핥고 지나갔다. 연이어광마존의 몸 이 흩어졌다. 천마잠형술이었다. 바로 그 순간 탈명마검은 몸을 간신히지탱하고는 입으로 피를 한웅큼이나 토해놓고 있었다. 그의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전면을 노려 보았으나 앞에는 그 귀신같은 놈이 없었다.
'으......말도 안된다. 사부님께서는 이 검을 파해할 사람이 무림에 없으리라 하지않으셨던가?
빌어먹을...... 아무래도 틀렸다. 이자는 내가 상대......"
"컥"
그는 새우처럼 등이 굽어지고 있었고 두 눈이 튀어나올 듯 돌출되어 있었다.
퍽
"억"
퍽
"컥"
퍼버버벅
"억, 꺽, 욱, 캑"
그는 혼자서 지랄발광춤(?)이라는 묘한 춤을 선보이고 있었다. 혼자서 비무대 이끝에서 저 끝까지 뒤로 연신 물러나며 몸을 비틀어대는 춤이었다. 얼마나 힘든춤이면은 입에서 연신 피가 쏟아져 나오고 그 안에는 내장부스러기까지 끼어있겠는가? 그의 무릎이 서서히 비무대 로 닿았......는 줄 알았는데 팔짝 뛰어오른다.
광마존은 천마잠형술로 몸을 은신한채 복부와 옆구리, 허벅다리 할 것 없이 주먹과발로 쳐 올렸고 그 때마다 탈명화룡은 춤을 추듯이 몸을 비비꼬아 댔던 것이다.그리고 그의 무릎이 꺾여질 때 광마존의 발이 그의 엉덩이를 차 올렸다.
이런 줄은 꿈에도 모르는 군웅들은 도무지 어떻게 된 영문인지 고개를 흔들어대고그가 피를 토해내자 스스로 과도한 진기를 운용하다 진기가 역류한 것으로 오인하고있었다. 탈명화룡 은 마지막 힘을 짜내어 손을 쳐들었고 그의 시선은 추총관을애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의 입에서는
"패......배..컥, 왜?"
광마존이 비무대 위로 나타났는가 했더니 탈명화룡과 추총관사이를 가로막고는탈명화룡의 벌린 입사이에다 손을 찔러 넣고 있었다. 그리고 광마존의 입이탈명화룡의 귀에다 속삭였 다.
"난 그런 것 인정안해. 한방이면은 죽일 수 있는데 적인줄 뻔히 알고서 살려두는미련한 짓 은 말이다. 넌...... 줄을 잘못 섰다. 잘가라"
광마존의 손이 빠져나오자 그제서야 피가 튀어오르고 이미 광마존은 멀찍이 물러 서있었다.
탈명화룡은 눈알까지 돌아가서는 그대로 비무대위로 뻣뻣해진 몸을충돌해간다.
텅
광마존의 손에는 피한방울 묻어있지 않았다. 추총관은 과정이야 어찌 된 연유인지모르나 일 인지하...... 객이 이겼음은 알고 있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객이 승리하였습니다. 다음 도전자 있습니까?"
그 말이 끝나자 마자, 군웅들의 함성이 이어졌다.
"더 볼 것도 없다."
"때려 치워라. 누가 더 도전한다고?"
"우와 일인지하...... 만세"
"옥면신룡 만세."
"무림오천 만세"
결국 다섯 번의 징이 울림으로서 파란 많았던 비무대회가 끝나고 있었고 무림에새로운 절대 고수의 탄생을 알리고 있었다. 장난처럼 말한 것이었으나 이미 공인되어버린 일인지하 만인 지상객 담대추광! 그리고 그 앞에는 옥면신룡의 수하라는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닐것이었다.
이미 예상된 수순이었기에 파천과 무영존등은 시큰둥한 표정이었으나 단상의 다른인물들의 놀라움은 진정 큰것이었다. 대체 파천의 수하도 저정도 일진대 옥면신룡의진정한 무공은 어 느정도란 말인가? 오늘은 하늘에 태양말고도 또 하나의 태양이 떠올라 있었다. 옥면신룡이 라는 이름의 태양이!
구령진 장로가 단상에서 내려 오더니 비무대위로 오르고 그의 입에서는 비무대회의결과가 발표되고 있었다.
"본 남도맹은 비무대회의 우승자인 일인지하 만인지상객 담대추랑 대협을 본맹의소맹주이자 다음대 맹주로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바이며 여기에 계신 무림동도께서증인이 되어 주실것입 니다. 따라서 내일 이 시간에 본 맹의 맹주님의 제자이자따님이신 천향옥봉 소저와 담대추 광 대협의 혼인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뭐, 뭐라고?"
광마존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그의 단순한 머리로는 지존의 명을완수한다는 생 각과 적을 죽인다는 것만 생각했지 그 결과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리도 놀라는 것이다.
[지......존]
[왜 그러느냐?]
[헤헤 정말로 혼인까지 하라는 것은 아니겠지요?]
[할 수 없잖아?]
[네? 안됩니다요. 더군다나...... 그 여시랑.....지존 제발 그 명만은......]
[나도 어쩔 수 없다. 이미 사람마저 죽여 놓고 그럴 수 없다고 한다면 그들을농락하는 것과 마찬가지...... 하늘의 뜻이라면 따라야지]
[으...... 망했다.]
[어째 게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그럴......리가......요. 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