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몰아치는 광풍(狂風)!
객점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각자의 방으로 흩어져 갔다. 무언의 약속처럼 아무런말도 없었고 지금 당장의 할 일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전부인양 당연하게 행동들을했다. 광마존등은 단 지 파천이 지시하는 일만을 하면 된다. 그들이 스스로 이일행의 행로를 짚어보거나 앞으로 의 일을 제시할 필요나 의무, 또는 권리를 지니지않기에 마음 편하게 파천만을 바라보면 되 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파천은 이미주인이상의 절대적 신앙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였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종속된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것이다. 개별적인 타자사이에 자 신의 의지마저 종속시킨다 함은, 상대에 대한 끝없는 신뢰와 그것을바탕으로 하는 절대적인 충정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하나로묶어주는 것은 파천의 강한 무공도, 그 의 끝없는 과단성과 지모도 아니었고,그렇다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절대자의 기도도 아니었 다. 물론 파천에게 그런 점들이탁월하게 존재했으나 이 사람이면 내 인생을 맡겨도 좋겠다 는 생각은 그의 마음을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 이외에 파천에게는 그 누구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신비감이있었고, 사 람의 마음을 한 없이 끌어당기는 흡입력이 있었다. 파천의 무엇이 그런작용을 하는지를 설 명하라면, 아무도 말할 수 없으리라. 그것이 천부적인 것이든후천적인 것이든 그런 것은 중 요하지 않았다.
단지 스스로의 마음이 그렇게 시키고 있고 그것을 따름이 당연한 상황으로 길들여져가고 있 었을 뿐이었다. 마치 운명처럼 파천은 그들의 삶의 중심이 되었고 없어서는안 될 존재가 되 어 버렸다. 천마교의 중원 정복이라는 사명감보다도 어쩌면 그것은더 큰 것이었고 그를 따 르고 의지하는 자신들에게 있어 이런 감정은 상당히 중요한것이었다.
어둠속에서 파천의 눈은 빛을 닮아갔다. 천리지청술로 객점의 사방을, 조밀한 망을그려놓고 작은 단위로 살펴나가기 시작했다. 밤을 틈타 담을 오가는 고양이의미세한 움직임조차 그의 관측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지나는 행인들의 의미없는두런거림,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는 취 객의 중얼거림, 서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의은밀한 몸짓까지 그의 촉수에 잡혔고, 그것 이 외에 특정한 무엇인가를 잡아내려는듯이 끊임없이 사방을 맴돌았다. 한참을 그렇게 살펴가 던 그의 눈은 원하던 것을포착한 듯 반짝 빛난다.
일각정도가 지났을까?
"똑똑"
"들어와라"
두 사람이었다. 역시 그들이었다. 그들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무릎을 꿇었고 파천을향해 절 을 했다.
"대공을 뵙습니다."
"제갈군사가 보냈느냐?"
"네, 대공"
"왜 이런 번잡한 절차를 밟아야 했는지를 설명해 주겠는가?"
여전히 방은 어두웠으나 파천에게나 그들에게는 아무런 장애도 되지 않았다. 오히려편안한 안식을 주는 것일지도 몰랐다.
[광마존, 방으로 돌아가 있어라]
외부인의 인기척에 대기하고 있던 광마존이 사라져갔으나 눈 앞의 두명은 그런 것을전혀 느 끼지 못했다.
"먼저 이 편지를 보시지요."
그는 파천에게 봉서를 건네었으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무릎을 꿇는다. 그모습에는 극경의 조심함이 엿 보였다.
(천녀 제갈초홍이 올립니다.먼저 이런 식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 죄송함을 아룁니다.제 예 상대로 장로원에서 반대가 극심하여 대공의 안위마저 염려 되었는바 이런방법을 쓰게 되었 습니다.
이미 대종사에 의해 대공으로서의 모든 직위와 권한을 부여받으셨으나 장로원은이를 인정하 지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그들은 언제든 대공을 포착하게 되면 살수를 펼칠것이고이런 이유로 인해 공식적인 방법으로 본련을 방문함은 어렵게 되었습니다.
보낸 아이들은 믿을 수 있는 자들이니 그들을 따라 본련으로 들어오셨다가 차후기회를 보아 저들의 세력을 견제하심이 옳을 줄로 생각됩니다. 그들의 세력은이번의 일로 밝혀진바 그동 안 더욱 확장되고 견고해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략.................... 그 아이들은 이곳의 젊은층의 중추적역할을 하는 아이들로서 그들을 수하로 두심은 장차 대공의 행하시는 일에 많은도움이 될것으로 사료됩니다.
내일 정오를 기해서 그들과 함께 들어오십시오.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미리 조치를취해 두 겠습니다. 아무쪼록 대공이 본련의 암운을 깨끗하게 거둬 주실것으로 믿고대공께서 들어오 심을 기다리겠습니다.군사 제갈초홍)
"너의 이름은 무엇인가?"
"전...... 이시명(李時命)이라 합니다."
"너는?"
"신관철(申觀哲)이라 합니다."
"좋은 이름들이구나. 마도련에서의 직급은?"
"전 천인대(千刃隊)의 대장이옵고, 옆의 아이는 부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천인대? 대종사 직속인가?"
"네, 그렇습니다. 암행, 감찰, 첩보를 담당하고 있으며 오로지 대종사의 명만을받습니다. 주 로 30미만의 젊은 층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천인대가 내게 배속된 조직이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 둘만이 대공께 소속되고 나머지 인원은 대공께서 따로이선발하실 수가 있습니다."
"좋다. 이후 얘기는 내일 아침에 듣기로 하고 가서 쉬거라."
"존명!"
그들이 뒷걸음으로 물러서는 것을 보고 있던 파천의 입에서 나직한 소리가 다시흘러나왔고 둘은 걸음을 멈추었다.
"시명!"
"네, 대공"
"너는...... 왜 아까 그와 같이 행동했지?"
"그것은...... 그것이 옳기 때문이었습니다."
"옳기 때문이라...... 좋다 가봐도 된다."
그들이 완전히 모습을 감춘 이후에도 이시명의 말을 곰곰이 씹어보았다.
"후후 마도의 촉망받는 기재의 입에서 나온 소리라고는 믿기 어렵군."
-잘만 거두면 큰 재목감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들이다. 한명은 부드러우나 심지가 굳고 또 하나는 거칠지만마음이 따뜻한 아이로군. 마도에는 어울리지 않는 아이들이야"
-아니다. 진정으로 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런 아이들이 어울린다.
"그럼 나는?"
-너야 잡종이지. 마도, 정도, 패도 아닌...... 어떻게 보면 그 이상을 꿈꾸는몽상가다.
"몽상가?"
-한쪽을 버리고 한쪽만 취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너 자신을 변모시키지.스스로도 느 끼지 못하는 사이에 본능적으로 그렇게 되는 놈은 세상천지에 너 하나밖에는 없을 것이다.
단호하고 잔인하고 냉정하지. 때로는 지나칠정도로 정이많다가도 목적을 위해서는 얍삽하고 간악해진다.
그러면서 자신을 다스리고 제어하는데는 철두철미하다. 네 마음먹기 따라 스스로를완벽하게 조절하는 인간이라니! 넌 악인도 선인도 아니다. 위악자면서 위선자다.결국은 세상에 재앙을 주거나 대복을 내리거나 둘중에 하나겠지.
"날 너무 추켜세우는 것 아니냐? 난 그렇게 대단한 놈이 아니다. 단지 내 마음이시키는 데 로 할 뿐이다."
파천은 뒤로 벌렁 눕더니 이내 잠에 빠져 들어갔다.
-속 편한놈!
★ 정오가 가까워 오자 이시명과 신관철은 파천 일행을 마도련의 총단으로 인도해 가기시작했 다. 동정호 지하라고는 들었으나 과연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가 어디에위치하며 어떤 식으로 은형되어 있는지가 궁금했다. 작은 쪽배는 무서운 속도로호수 중심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육지에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보군."
"네, 그렇습니다. 옛날의 동정18채의 본채이던 군산의 지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입 구는 그곳에 있지 않으니 누군가 누설하기 전에는 발각될 염려가없습니다. 정확하게 정오가 되면 입구의 경비병력이 교대를 하게 되고 이미군사께서 우리쪽 사람들로 대치시켜 놓았을 겁니다."
배는 군산이 바라 보이는 곳까지 다가갔다. 그곳에는 작은 바위섬이 하나 있을뿐이었고 아 무것도 없었다.
"여깁니다."
이 시명은 그 말을 하고는 품에서 작은 호각을 하나 꺼냈다.
"호르륵 호륵 호르륵"
일정한 박자에 따라 불어지던 호각소리가 끝을 맺자 작은 바위섬이 좌우로 쫙갈라지고 그 사이로 수중동굴이 하나 생겨났다. 그것은 밑으로 비스듬히 뚫린동굴이었고 물살이 세차게 아래로 흘러 내렸다.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배가 밑으로떠내려갔다.
그들이 지나는 동안 수중동굴의 위쪽에는 사람의 머리통이 가끔씩 디밀어지는것으로 봐서는 그들이 이곳을 경비하는 병력인가 보다. 한 참을 아래쪽으로내려오니 큰 담(潭)과 같은 곳 에 물이 고여 있고 그곳에는 여러척의 배가 대어져있었다.
"대체 나갈때는 어떻게 나가지?"
"이 물의 흐름은 인공적으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물의 흐름을 바깥으로 향하게 하여나가는 것입니다."
"그런가?"
배를 대더니 이시명과 신관철이 먼저 내렸고 그 뒤를 따라 파천 일행이 뒤따랐다.지하광장 에는 절반은 물이었고 절반은 모래였다. 그 뒤로는 천연적인 동굴이 5개가뚫려 있었다. 이 시명은 그 중에 정 중앙에 있는 동굴로 그들을 인도했다.
파천이 지하의 세계를 보며 느낀 솔직한 심정은 인간의 의지가 참으로 대단하다는것이었다.
이시명의 말을 빌리면 이곳은 군산의 지하였다. 이런 곳에 이처럼 거대한지하세계를 만들 수 있었다니 참으로 놀랍기만 했다. 원래부터 존재하던 천연동굴을개조했다고는 하나 결코 짧은 시간동안 건설할 수는 없는 규모였다.
"여기까지가 저희들이 들어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시다보면 안내하는사람이 나올것입니다."
기나긴 통로는 천연동굴이 아니라 그것을 깎아내고 질좋은 대리석으로 덧붙여 놓은매끄러운 통로였다. 대체적으로 5개의 동굴은 이곳을 크게 구분하는 기준이 되고 그사이로 거대한 지 하광장이 몇 개 자리하고 각각의 장소마다에는 지하석실들이 존재했다. 그 수가 무려 2만개가 넘는다 하니 엄청난 규모가 아닐 수 없었다.
이시명의 말대로 파천을 맞기 위해 두 사람이 나타났다. 한명은 청의의 소녀였고 또하나는 백의의 중년미부였다.
"어서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파천에게 인사를 하고는 바로 몸을 돌려 그들을 안내해가기 시작했다.
★ "이곳까지 오시는데 불편하신점은 없으셨겠죠?"
제갈초홍이었다. 그녀를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 지하로 들어서고도 반시진이나걸렸으니 그 넓이가 대단함을 알 수 있었다. 석실로 들어서자 이곳이 지하임을느낄만한 점은 그 어디에 서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비교적 단출한 실내모습이그녀의 검박한 성격을 알게 해 주었 다.
벽에 몇점의 고서화가 걸려 있었고 다른 벽면에 백여권정도의 책이 책장에 꽂혀있을 뿐이었 다. 그리고 뒤로 또 하나의 문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거기가 침실인듯 했다. 어느것 하나 불편함을 느낄 수 없는 구조였고 천장에는 손바닥만한야명주가 박혀 있어 전혀 어둡지 않았 다.
"자, 앉으세요."
제갈초홍이 가리키는 의자에 파천일행이 앉았다.
"지금, 대종사를 뵈올수는 없어요. 대종사께서는 어제부로 폐관에 드셨고 전권을대공께 맡기 셨습니다."
"뭐라고?"
어이가 없었다. 어려운 일은 자신에게 맡겨놓고 자신은 쏙 빠져나간 것 같아 괘씸한감이 없 지 않았다.
"대공께서 이해 하세요. 수석장로는 대종사께는 아버지와도 같으신 분인지라......"
"그래도 그렇지. 인사도 하지 않고 폐관에 들어갔다는 것은 너무 무례하군."
"냉정하게 말씀드려서 대공께서 실패하시면 대종사는 대공의 안위는 신경도 쓰지않으실겁니 다. 오로지 대공을 도와줄수 있는 사람은 본련에서 저와 대공을 이곳까지안내해 왔던 두사 람밖에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편할거에요."
"호, 그래? 이건 아예 호랑이 아가리 사이에 머리를 디민 것 같군."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거에요. 대종사 직계의 수하들도 대공의 편이라고보시면 안 됩니다. 그들은 단지 방관자에 불과하지요. 그리고 적은 도처에 도사리고있고요."
"그런가? 뭐, 상관은 없겠지. 만약에 말이다. 내가 마도련을 장악하고 나면대종사가 날 물러 나라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
"호호 그것은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전적으로 대공의 능력에 달린거에요. 대공의능력을 검증받게 되면 스스로 대종사가 되실 수도 있을 거예요. 그리고 반대자들을수하로 거두든 아니면 적으로 돌리든 대공의 의지와 능력여하에 달렸습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병력이 천명이라 했나?"
"그렇습니다."
"천인대가 천명인가?"
"네"
"그럼 그들을 나한테 주면 되겠군. 그외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다시 요구하지. 자,그럼 지금 부터 이 집안 꼴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좀 들어 볼까?"
마도대종사 혁우종에게는 4명의 제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직접 지휘하는 4개의직할대 가 있고 장로원, 내당과 외당의 이개당, 그리고 마도련의 중추세력이라 할수 있는 녹림과 사사방, 동정십팔채, 오행방, 살막, 요화궁, 태양성, 흑호문이독립된 조직으로 존재했다.
이외에 대종사의 직속인 천인대와 마안대가 있을 뿐이었다. 비교적 단순한조직편제였다. 마 도8문의 수장들은 특별히 장로급의 대접을 받았으며 그들이야말로마도련의, 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력들이었다.
"네명의 제자들중 1명은 장로원쪽 사람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가 바로 대제자한당(悍黨)이 며 차기 대종사로 지목되는 사람입니다. 제자들의 친위대는 각각1000명 안팎의 인원들이고 외당과 내당은 합쳐봐야 2000명이 채 안됩니다. 장로원에소속된 무사만 3000명이니 다른 무림의 세력과는 많이 틀리죠.
그들이 또한 대부분 어떤 식으로든 마도8문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기에 마도8문도내 놓고 대종사를 따를 형편도 아니죠. 비교적 중도세력으로 구분하시면 될 거예요.결국 마도8문을 제외하고도 12000명이나 되죠. 사실 정도에 알려진 것 하고는 많은차이가 있죠. 물론 정 도연합인 무림맹의 세력에 비하면 열세인 것은 분명하지만본련도 무시할 수준은 아닙니다.
마도8문중에 녹림과 동정18채만 대종사편이고, 오행방과 흑호문은 중립, 사사방,살막, 요화 궁, 태양성은 장로원쪽이 더 가까워요. 그렇지만 그들은 언제든 더 강한쪽을 따르기 때문에 중도세력으로 보시면 됩니다. 결국 가장 문제가 되고 대공이활동하시는 데 가장 장애가 되 는 것은 장로원과 한당이에요. 그들 외에는 대공께드러내놓고 반감을 표시하지는 않을 겁니 다."
파천은 그녀가 설명하는 것을 들으면서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어찌 보면자신과는 상관없 는 얘기를 듣는 사람의 태도와도 같았다.
"됐다. 나머지는 차차 부딪혀 가며 알아보면 되겠군. 그럼 한바퀴 돌아볼까? 아,그전에 천인 대 애들을 먼저 보고 싶군."
"대기시키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장로원에서 대공의 존재를 알게 될 것인데괜찮겠습 니까? 물론 이미 들어오신 뒤라 공개적으로 살수를 펼칠수는없겠으나......"
"어차피 부딪혀야 하는 거라면 빠를수록 좋겠지. 군사는 날 믿고 따라만 와 주면된다."
"알겠습니다."
★ 제1광장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그곳에 천여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흑의에 검을 차고 있었다. 눈빛이 날카롭고 자세가 빈틈이 없었다. 도열해 있는모습들이 절도가 있는것 만 보아도 그들의 수련의 정도를 알게 해준다. 제일 앞에는천인대장인 뇌정검 이시명과 부 대장인 무정혈검 신관철이 서 있었다. 그들을 눈으로쓸어가는 파천은 내심으로 감탄하고 있 었다.
'흠, 이들만 보아도 마도련이 무림맹에 그다지 떨어지지 않음을 알겠군. 오히려기백이나 패 도적인면에서는 앞선다. 물론 정예만을 추려 놓은 것이겠으나 마음에흡족하군.'
"나는...... 천마서생 파천이다."
이미 알고 있던 대장과 부대장을 제외한 모든 천인대원들의 눈에는 놀람이스쳐갔다.
"대종사의 명으로 마도련의 대공이 되었다. 이후 나는...... 본련을 무림맹을상대함에 있어 전 혀 부족함이 없는 조직으로 만들어 가겠다. 여기에 장애가 되거나방해가 되는 자라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그 자리에서 참살하겠다. 의문은접어두어라. 질문도 허용하지 않는다. 나와 적이 되거나, 아니면 동지가 되어무림을 통일하는 일에 선봉을 서거나, 둘중 하나다."
이 순간 파천의 몸에서는 장내를 압도하는 패기가 몰아쳐 나오고 있었다. 그의 눈은타오르 는 횃불 같았으며 심장과 골수를 쪼개는 검과도 같았다. 자기도 모르게 모두몸을 부르르 떨 었다.
"난, 너희들만을 선택했다. 이후 나는 너희들과 함께 본련을 개혁하는 일을 할것이다. 지금 이라도 빠지고 싶은 자가 있으면 말하라.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보직변경을 해줄것이며 이후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이다."
파천의 시선이 주위를 쓸어보았으나 그 누구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 이미 모두는파천의 기 도에 제압되어 있었고 그가 토해내는 말에 마음마저 얼어붙어 있었다.
"이시명"
"네, 대공"
"이곳에서 가장 넓은 회의청이 어디지?"
"존마전(尊魔殿)입니다."
"너는 지금 즉시 당주급이상 전간부들에게 명령을 하달하라. 지금부터 반시진이내에모두 그 곳으로 집결하도록, 예외는 없다."
"존명!"
"천인대는 부대장의 인솔로 존마전 주위를 경비하도록, 이후 나의 거처는 당분간그곳이다.
해산"
"존명!"
그들의 얼굴에는 희미한 흥분의 잔상이 떠오르고 있었다. 어쩌면 저 분이라면?
아직은 두고봐야 하리라.
마도련에 한 줄기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아무도 몰랐다. 이것이모든 것을 휩쓸어버리는 광풍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