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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설육난전(舌肉亂戰) (52/111)

 52.설육난전(舌肉亂戰)

 파천은 다음날에도 결국 떠나지 못했다. 제갈초홍을 감시하던 광마존은 별다른의심할점이  없다는 얘기 뿐이었고, 곽주와 심여랑은 휘젓는 행동반경이 그다지 넓지않아 기대할만한 성 과가 없어 보였다. 결국 아무런 소득도 없이 시간만 보내고있자, 파천으로서는 답답했다. 적 은 분명히 마도련내에 있는 것이 확실하건만꼬리조차 잡을 수 없음에야. 그렇다고 군사 제 갈초홍이 파천의 구겨진 얼굴을 펴게할만한 소식을 전해주지도 못했으니,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렇다고 개봉부로 바로 떠나자니 볼일보고 뒤처리 하지 않은 것 마냥 찝찝하기도했다. 그 렇지만 결국에는 이 일이 단시일내에 밝혀질만한 사안이 아닌데다 상대도어수룩하지 않다는  데에 도달하게 되고 무거운 마음을 지닌 채 개봉부로 떠나갔다.마도련을 나오면서 군사를  불러, 무림맹지부 공격에 관한 세부지시를 하달하고장웅을 살해한 흉수에 대해서도 계속적 인 조사를 지시했다. 자신은 중원의 동정을살피고 무림맹 내부 분열을 위한 조사를 하러 떠 난다고만 말했다.

 금응을 타고 밤하늘을 나는 기분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쾌감을그에게 선사 해 주었다. 마도련의 일은 파천의 마음을 무겁게 하였다. 물론 광마존이있는 한 별일이야  있겠는가 만은 장웅의 시체가 주는 심적부담감은 의외로 큰것이었다. 상대가 그렇게 대범하 게 나올줄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고 적아가 분명치않은 곳에 수하들을 남겨둠도 개운치가 않 았다.

 '결국은 사흘꼴로 왔다갔다 해야 한다는 말인데? 이것 무지하게 바빠지겠군......이왕 이렇게  된 것, 확실하게 끌어내주지. 더 이상 숨어있을 수 만은 없게 만들어주겠다. 내가 주도하는  천하에서 쥐새끼들이 설치는 꼴은 참을 수 없다.'

 개봉부의 외곽에 자리하는 개방의 총단인 관제묘는 여전했다. 세상의 혼란함과는무관한 듯 이 평화로와 보였고 밤의 고요함을 한껏 뒤집어 쓰고 있었다.

 "지존"

 "며칠 못본사이에 기도가 더욱 헌앙해 지신 듯 하군요."

 개왕 풍천호뿐만 아니라 쌍노까지 개방에 와 있었다. 파천에게 있어 그들은유일하다 할 정 도로 친인이며 지인이라 할만했다. 마치 친혈육을 대함과도 같이편했고 그들과 함께 있으면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누고 싶을 만큼 스스럼이 없었다.

 "쌍노도 여기에 함께 있을 줄은 몰랐는데?"

 "하하 여기에 있으면 지존이 오실 것 같아 며칠전부터 이곳에 죽치고 있었습지요."

 파천은 그 동안 있었던 일을 그들에게 모두 말했다.

 "혈마천이라는데는 속하도 처음 들어보는 곳입니다. 마도련의 암중세력도 그럼?"

 "그것은 아직 모르겠다. 그것은 그렇고 좀 알아 봤느냐?"

 "개방의 전 힘을 기울여 지존의 명을 완수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녔으나 그다지많은 성 과는 없었습니다. 아직 모든 일이 진행중에 있어 이렇다 할 보고를 드릴단계는 아닌 것 같 습니다."

 "지금껏 진행중인 상태라도 말해 보아라."

 "네, 먼저 하군표는 착실히 마도인들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무림공적으로은거를 하거 나 무림맹의 눈을 피해 다니는 자들로 이미 30여명 정도를 포섭했다는전갈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저희 개방의 정보력이 한몫을 했습니다."

 풍개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자 쌍노가 꼴값 떤다는 듯이 눈총을 주었다.

 "잘하고 있군. 세외의 소식은 접수된 것이 있나?"

 "그 쪽은 아무래도 시일이 좀더 지나봐야 소식이 있을 듯 합니다. 한가지 특이할만한 일이 라면 북해검왕의 친손녀가 몇몇 수행고수만을 거느리고 중원으로 들어왔다는 정보가 있었습 니다."

 "왜?"

 "이유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 이것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기밀입니다."

 "그런가?...... 상계쪽은 어떤가?"

 "그것은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의노였다.

 "먼저, 상계쪽에서 줄을 대고 있는 세력은 의외로 천황부였습니다. 그들이 어떻게천황부와  줄이 닿았는지는 모르나 꽤나 관계가 진척이 되어 있는 듯 했습니다.중원상계는 여전히 무 림맹과 중소 상인들의 이권다툼이 치열하나 이미 무림맹쪽으로승기가 기울어져 있고 단지  그 동안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던 거상들이 하나로세력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대상벌(大商閥)이란 이름으로 합쳐진 그들의 금력은 실로 엄청나며 그들의 영향력또한 황궁 다음이라 할만 합니다. 문제는 그들이 관계를 맺고 있는 천황부가 몽고의전설적인 무문이라 는 데에 있고 이 사실이 황궁에 알려지게 되면 어떤 상황으로확대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럼, 그들이 자체적으로 거느린 세력은 없는건가?"

 "있기는 하나 무림의 세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요. 점차로 천황부에서고수들이 증원되 고 있고 이에 발맞춰 낭인들이나 용병들로 대거 진용을 갖추고는있습니다만은 그들 자체만 으로는 그다지 대단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나 물론수준은 오합지졸들이라 해도 그 지휘권 이 천황부에 있는 한 무시할 수 없을겁니다."

 "대체 천황부란 곳은 어떤 곳인가?"

 "사실 그다지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단지 예전부터 몽고인들에게는 신성시되어온전설의 무 문이고 쿠빌라이칸도 어린시절 얼마정도 거기서 수학한적도 있다했습니다. 원의 제황들에게 는 항상 천황부에서 파견된 경호고수가 따라 다녔다고합니다."

 "그런가? 그정도면은 무시할 수준은 아니겠군. 중,소상인들의 규합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 나?"

 "네, 어느정도는 진척이 되고 있으나 그들이 하도 의심이 많아서......"

 "무슨말이지?"

 "이유없이 본장에서 자금지원을 해준다하니 원래 의심이 많은 상인들인지라 우리의저의가  무엇인지를 몰라 선뜻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몇몇 명망있는상인들을 내세워 그들을  통해 세력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새로운 상계의거대세력으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물론 무림맹쪽에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은 하겠지?"

 "물론입니다. 그들과는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사실 무림맹 에 들어간 자금만 일시에 회수한다해도 그들에게 상당한 어려움이뒤따를 정도입니다."

 "대체 금와전장의 자금력이 어느정도인가?"

 파천이 내내 궁금하게 생각해 오던 것이었다.

 "후후 놀라지 마십시오. 사실 대륙의 모든 전장중 절반 이상이 우리쪽 계열이거나우리의 자 금으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뿐만 아니라 각지에 무형, 유형자산까지합하면 황궁이나 대상벌 도 우리의 상대는 아닙니다."

 "대체 그 많은 재산을 어떻게 모은 것인가?"

 "사실...... 이런 말씀 드리기가 그렇지만...... 태조께서 힘으로 뺏으신 것이지요.원나라 초기 때부터 존재해 왔던 금와전장의 재산에다가 황궁의 재산의 일부, 그리고원나라가 정복지에 서 가져왔던 보화들이 고스란히 우리의 것이 된것입니다.상인들의 특성상 원나라와 좋은 관 계를 맺어 올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을 이유로태조께서 재산을 헌납받으신 것입니다."

 "헌납이 아니라 강탈한거였군."

 "흠흠...... 그렇게 말씀드릴 수도 있겠군요. 중요한 것은 이것은 황궁에도 전혀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입니다. 태조께서는 개국의 초창기때 이미 상당수의 재산을금와전장을 통해 모아 두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소신들이 관리해오고 있었던것입니다."

 "하여간...... 내 할아버지라서가 아니라...... 대단한 양반이야. 한때는중노릇까지 하신 양반이  뭐 그리 욕심이 많았을까 몰라."

 "지......지존!"

 "아무리 그렇다해도...... 할아버님이신데......"

 "내가 못할말 했나? 할아버지도 그것을 인정할걸 아마? 하하 그 욕심을 내가이어받았나 보 군. 그건 그렇고, 무림맹의 소식은 좀 알아 봤나?"

 "네. 무림맹은 그야말로 매일을 살얼음판을 거니는 듯 긴장감이 감돕니다. 워낙에방대한 세 력의 연합체인지라 북검회의 회주가 아무리 시대의 효웅이라해도 완전하게장악하기가 쉽지  않은데다가 젊은 후기지수들은 또 그들대로 명숙들은 또 그들대로,거기다 오련회와 구정련 이 짝이 되어서 맹주를 괴롭히니 아마 나 같았으면 당장맹주직을 때려 치웠을 겁니다."

 "너야 거지니 그렇지만 그녀석이야 욕심으로 똘똘 뭉친 놈인데 그게 쉽냐?"

 환노가 풍개에게 하는 말이었다.

 "하하 그말이 맞을거야. 나도 그놈과 식사를 한번 같이 한적이 있었는데 글쎄 제딸의 혼처 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도?...... 그러고 보니...... 독고설란은 잘 있나?"

 "네, 잘있기는 한데...... 근래 말수가 없어지고 얼굴이 수척해진 것이 근심이 많은것 같았습 니다."

 "그래? 내일...... 무림맹으로 들어갈 것이니 준비를 해주게...... 그리고 내가특별히 알아야 할  사항이 있으면 얘기해 주고......"

 파천의 얼굴이 갑자기 냉랭해지자 세명의 늙은이들의 낯빛이 함께 어두워졌다.쌍노와 풍개 는 돌아가며 무림맹에 대한 얘기들을 파천에게 들려 주었다.

 "환사에 대해서는 알아 낸 것이 없는가?"

 "그것이 이상합니다. 그 애가 무림맹으로 들어간 것은 확실한데...... 거짓말처럼사라져버렸으 니...... 그렇다고 맹주에게 따질 수도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고, 내놓고 조사하기도 그렇고  이만저만 난감한 것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잠룡대제건도그렇고 무슨 일인가가 있는 것이 분 명합니다."

 "들어가보면 알게 되겠지."

 "아마도 독고한천 그 녀석이 지존을 대령사(大令司)에 앉히려 할것입니다."

 "대령사가 뭐지?"

 "새롭게 맹주직속으로 정도사령대(正道司令隊)라는 것이 생겨 났사온데 도무지 그직무를 담 당할만한 자가 없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4룡중 2명이 스스로 부령사에앉겠다고 하는 바람에  감히 그들을 부릴만한 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독고한천으로서는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지요. 그들을 수하로 부릴만한 사람이래봐야정도4세 의 수장들 정도이니...... 그렇다고 그들에게 대사령이 되어 달라부탁하기도 난감하고, 결국  맹주녀석의 야심찬 계획이 물거품이 되기 직전이지요.아마도 지존께서 입맹하시면 그 녀석 이 제일 좋아할겁니다."

 "하하 그런가? 그렇다면 애라도 좀 먹이다가 응낙을 해야겠는데?"

 "네? 하하하하"

 "허허허허"

 "껄껄걸"

 그들은 생각만 해도 신난다는 듯이 호탕한 웃음들을 터트렸다.

 ★ 똑똑

 ......

 똑똑

 "누구세요? 들어오세요."

 파천은 문앞에서 한참을 망설이고 있었다. 자신의 이런 모습이 우습기까지 했다.

 덜컥

 독고설란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이었으나 어딘가 모르게 수척해져있었고 해맑 기만 하던 눈빛이 슬픔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녀는 무심결에 고개를돌리다 파천과 시선이  마주쳤다.

 둘은 한참이나 서로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흠흠. 잘있었소?"

 파천은 지금껏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하대를 해 왔다. 그런데 그녀에게만은 하대를하다가도  어느새 존대가 나오곤 했다.

 "네......"

 그녀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불빛에 드러난 그녀의 목이 파천의 시야를 아프게찔렀다. 

 왠지 모를 미안함이 스물 거리며 치솟고 파천은 어색한 몸짓으로 안으로들어섰다. 그녀가  일어서더니 자리를 가리켰다.

 "앉으세요."

 여전히 시선은 옆으로 돌려져 있었다. 그런 그녀의 내심을 알 것도 같았으나 여전히파천은  그것을 내색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만을 믿고 가출을 결심한 여자! 그녀의그런 용기는 파 천에 대한 호감이상의 감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쪼르륵

 찻잔에 차를 채워가는 그녀의 손길이 미세한 떨림을 보였다. 그 순간의 정적이천년같이 느 껴지고 두 사람은 같은 느낌에 전율했다. 서로의 마음을 느끼지만한번도 내색해 보지 않은  두 사람! 서로가 가야 할길이 너무나도 다름을 알기에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 까지 동일하였다.

 "그동안 걱정이 많았겠구료."

 설란은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아랫입술은 윗입술에 지그시 물리고 있었고 참을 수없는 격 정을 애써 감추려 했지만 어느새 두줄기 눈물이 볼을 적시며 흘렀다. 어깨를들썩이며 울고  있는 그녀는 울음소리를 죽이고 있었기에 더욱 애처로워 보였다.파천은 그 모습을 정면으로  응시하지 못했다. 그는 일부러 외면하려는 듯이 찻잔에시선을 두었고 한모금의 찻잔으로 내 심을 달래어 보았다.

 "환사의 얘기는 들었소. 그리고...... 항주에서는...... 신경을 써 주지 못해......미안하오."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처음해 보는 것임을 그녀는 알까? 여전히 눈물을주체하지 못하 는 그녀에게 파천은 어떤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음을 직감했다.

 "그대의 할아버지도 그렇고, 오빠도, 환사도, 내가 모두 찾아 주리다.그러니......"

 "흑흑흑흑"

 결국은 참고 있던 울음을 토해내고야 말았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울음을터트리는 그 녀의 모습은 파천의 마음을 한없이 무겁게 하였고 아프게 했다. 이런자신의 모습이 그는 싫 었다.

 '제길......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다시는 누군가에게 정이란 것을 주지않으려 했건만......'

 어디 그것이 마음먹은대로 되는 것이었던가? 철혈대한도 여인의 웃음에 녹아지고시대를 풍 미하는 영웅의 기상도 사랑속에 쓰러지는 법! 파천이라고 예외일 수는없었다. 단지 그가 처 한 상황이나 마음가짐이 좀더 특이할 뿐이었으나 소리없이마음속에 다가와 어느새 전부를  잠식해버리는 사랑의 감정만은 그로서도 어찌 할 수없는 것이었다.

 -파천, 피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다. 사랑이란 말이다.

 [조용히 안 있을래?]

 -자식 이럴 때 보면 이제 갓 세상을 배우기 시작한 여리디 여린 놈 같단 말이야.

 [천......마]

 -알았다. 알았어. 딱 한마디만 하마. 천하의 영웅도 여인의 눈에 눈물을 머금게하고 한을 키 우게 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그 상대가 자신이 사랑 하는 대상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울지 마시오."

 파천의 손이 설란의 어깨를 다독이자

 와락

 그녀가 파천의 품으로 뛰어 들었다.

 '억'

 파천은 졸지에 기습(?)을 당하자 채 방비를 하지 못해서 그녀를 억지로 떼어놓지도못했다. 

 지금 떼어놓으면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자살이라도 할지도 몰랐다.

 "엉엉엉"

 그녀는 아예 목놓아 울어 버렸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다. 그녀의 아픔과 외로움과슬픔을  모르지는 않으나 이런식으로 모른 응어리를 풀어대자 파천으로서도 어찌해야 할지 대책이  서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등을 다독여 줄뿐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울고만 있던 그녀가 살포시 고개를 쳐들더니 파천을 빤히 응시했다.그녀의  얼굴은 온통 눈물로 얼룩져 있었음에도 그 모습은 살인적인 미모를선사해주고 있었고 일시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였다. 비맞은 배꽃이 저러할까?수선화를 잔잔한 호수위에 띄어놓으면  저러할까? 그녀는 배시시 웃더니 한다는말이,

 "미안해요. 상공을 보니 갑자기 참을수가 없어서."

 상공이랜다. 큰일났다. 파천은 다급해졌다. 어찌 해야 하는가?

 "설란, 심려가 클수록 마음을 모질게 먹어야 하는 법이오."

 아예 이름까지 불러대며 그녀의 말에 장단을 맞추기까지 한다. 대체 어쩌려고?

 "아, 상공이 너무 그리웠어요. 항주에서 절 모질게 대하실 때 얼마나 야속했는지몰라요."

 "그랬소? 나도 마음이 아팠소."

 점입가경이었다. 결국 이런 식으로 풀려가고 만단 말인가? 파천의 손은 자신의의지와는 상 관없이 눈물에 젖은 설란의 볼을 닦아낸다. 그리고 얼굴을 두손으로감쌌다.

 "아"

 그녀의 입에서는 감탄성과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눈빛이 물결치고...... 파천의 손이그녀의 볼 을 살며시 만져본다. 그리고 심각해진 얼굴로,

 "밥은 먹었소? 볼살이 많이 빠진 것 같구료."

 으음......

 "전...... 매일 상공의 꿈을 꾼답니다. 처음부터 그랬어요. 내 방에 침입했을때부터내 마음은  이미......"

 파천의 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을 눌렀다. 찌그러진 입술모양이 흉측해져도 그녀는여전히 예 뻤다.

 "그대의 마음은 내 알고있소. 나도......꿀꺽"

 다음말은 삼켜버렸다. 차마 그 말까지 꺼내놓고서도 그녀에게 냉담할 자신이 없기때문이었 다. 참으로 야무진 생각이었다. 이런 식으로 묘한 상황까지 연출해놓고앞으로 냉담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파천이었으니, 지금 자신이 어떤 상황에처해있는지 또는 앞으로 어떻게 자 신의 신세가 전락할지 감히 예측하지 못하고있었다.

 "상공"

 "설란"

 둘의 시선은 뜨겁게 불타고 있었고 누가 시킨것도 아니건만 서로의 얼굴은 점차로가까이 접 근해가고 둘의 입술은 서서히 하나로 포개져갔다. 설란의 눈이 살며시감겨졌다. 그녀의 속 눈썹은 이제 곧 다가올 순간의 설레임으로 속절없이 떨렸다.그리고 살짝 벌어지는 입술. 둘 의 입술은 하나가 되었고 달콤한 입맞춤은 점점뜨거워졌으며 서로의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 이 맹렬해지기 시작했다.

 파천의 설육이 이미 벌어져 있는 설란의 이빨 사이로 돌진을 감행했다. 그곳에는이미 모든  채비를 갖추고 있던 설란의 분홍빛 설육이 또아리를 틀고서는 파천의설육을 반갑게 맞이해  들이고 둘은 서로의 기이한 몸짓에 동화되어 서로를 희롱해갔다. 서로 장소를 바꿔가며, 자 세를 바꿔가며 아프게 서로를 비벼댔으나 여전히부족하다는 듯이 움직임을 멈춤이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설육난전을 벌이던 두사람은 숨이 가빠왔는지 혀가 저려왔는지 서로의 입에 서 설육들을 제거했다.

 설란은 파천의 품에 깊이 몰입해 갔다. 파천은 그녀의 몸을 으스러져라 끌어안았으며 그럼 에도 그녀는 아픔을 호소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조금전의 입맞춤의감미로운 여운을 세포하 나하나에 충만시키고 있었으며 그 느낌은 너무나 신선하고새로운 것이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있었기에 그것은 너무나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었고어쩌면  설란은 이 순간만의 기억만으로도 일생이 충분히 행복할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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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감기 몸살로 본의 아니게 연재량이나 속도가 많이 줄었었지요?

 이제 감기도 나아가고 살만해지는 군요. 그래서 다시 연재 속도에 탄력을 붙여 보려합니다. 

 제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혹시라도 약속(매일 한편이라도올리겠다는)을 어 기게 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매일한편씩은 올렸으니 약속은 어기 지 않은셈이지만...... 많이 부족한 것 역시사실이었습니다.

 제가 보일 수 있는 것은 성실함 하나밖에 없을 듯 하군요. 서로 얼굴을 맞 대하고있지는 않 다 하더라도 제글을 읽는 분들에게 황제의 검을 쓴놈(!)은 약속을 지키는성실한 놈이었다! 

 하는 소리라도 듣고 싶군요.

 감사합니다. 요근래 답메일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한꺼번에용서를  빕니다. 앞으로 오는 메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즉시 답글을 띄어 드리죠.

 그럼 건강하세요.

 참, 내일부터는 2편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자정넘어기다리시지는  마세요. 부담스럽습니다. 언제든 편한 시간에 자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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