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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무림맹! (53/111)

 53. 무림맹!

 시원한 강바람이 좋아, 바람을 따라 이내 몸 떠돌 수 있다면 그리하여 저 강물에이내 몸씻 고 바람결에 마음을 청결히 할 수 있다면, 만년풍상에도 이지러짐 없이그리도 견고히 버틸  수 있다면, 가끔은 하늘을 보고 부끄러움에 얼굴 붉힐 수있다면......

 파천의 얼굴은 여느 때와는 분명히 다른 신선함으로 채워져 있었다. 충만된 기쁨과뛰노는  가슴의 흥분은 고스란히 그의 얼굴에 빛으로 머물러 있었다. 개왕 풍천호는그런 파천의 얼 굴을 힐끔거리며 쳐다보기 바쁘다. 그는 파천의 이런 변화를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이었고  무슨일인지는 모르나 그의 기분이 좋으니 자신도 흐뭇했다.

 파천은 어젯밤의 일을 떠 올려 보았다.

 서로의 입맞춤에 이미 모든 것을 잊어버린 두 청춘남녀는 불붙기 시작한 몸짓을이정도에서  멈출 이유도 없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둘의 시선은 동일하게무엇인가를 갈구하고 있었 고 서로가 그것을 느끼고 있었음에야. 파천과 설란의얼굴에 누가먼저랄 것도 없이 미소가  배어물리고 그것은 곧 이어 새로운 세계로의여정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파천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여 가고 설란도 이에 질세라 서로의 옷을 벗겨갔다.순식간에 두  사람은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남김없이 서로에게 드러낸 채 그 모습을두 눈속에 담아두었 다. 그리고 다시 긴 입맞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오직 이 순간의 정열과 사랑과 애 타는 갈증으로도 그들은 더 이상을 생각할만한여분은 남겨져 있지 않았고 손끝과 피부로 전 해오는 서로에 대한 확인만으로도그들의 머릿속은 하얗게 비어만 갔다.

 파천의 건장하고 힘센 두 팔뚝이 꿈틀대며 설란의 몸을 안아 들었고 둘은 이내지금껏 파천 에 대한 사랑을 소중히 키웠던 보금자리, 설란의 침상으로 쓰러져갔다.한치의 틈도 없이 밀 착된 둘의 눈빛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만이 물결쳤고그것은 이내 그들의 눈에서 빠 져나와 침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둘 사이에 말은더 이상 필요치 않았다. 무언의 몸짓만 으로도 충분했다. 한점의 가식도 없기에그것은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운 언어이상의 언어였 다.

 '그녀의 우윳빛 살결은......'

 "지존!"

 "응?"

 "다 왔습니다."

 "그......래?"

 둘은 마차에서 내렸다. 개방의 인물들은 마차를 타고다니지 않는다. 오늘은 순전히파천을  위한 배려였다. 명색이 무림오천중의 일인이자 무림최고배분의 주인공이걸어 다닐 수는 없 지 않겠는가? 이미 마차는 무림맹 내에 깊숙이 들어 와 있었고개왕과 파천이 내리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맞았다. 제일 앞에는 나이 지긋한초로의 인물이 파천과 개왕을 반갑게 맞 이한다.

 "어서 오십시오. 이렇게 옥면신룡 문대협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전, 부맹주직을맡고 있는  남궁휘라고 합니다."

 오련회주이자 세명의 무림맹 부맹주 중에 한명인 창천신검(昌天神劍)남궁휘(南宮揮)였다. 이 마가 반듯하고 코선이 뚜렷하며 눈에 자애함이 가득한호남형의 인물이었다. 그에게 파천도  포권을 취하며 응대했다.

 "불초소생을 이렇게 환대해 주시니 황송할 따름입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자,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맹주께서 기다리고계십니다. 원주님 도 함께 가시지요."

 개왕 풍천호에게 하는 말이었다.

 '풍개가 장로원주를 맡았다고 했지? 그럼...... 얼굴 두꺼운 놈을 한번 만나볼까?'

 무림맹의 내부는 북검회의 건물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별반 달라진 것이없었으나 새롭 게 신축하거나 신축중인 건물들도 다수 보였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있다면 인간들이 늘었다 는 정도일 것이다. 남궁휘는 파천과 개왕을 예전의 북검회주처소였던 9층건물인 신검각으로  데려갔다.

 그들이 신검각 근처로 다가가자 수백명이 넘는 검사들이 검을 빼들고는 하늘로거검하고 있 었고 그들의 입에서는 하늘을 떨어 울리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옥면신룡 문윤 대협의 입맹을 경하드립니다."

 '하여튼 사람 낯 간지럽게 하는데는 도가 튼 놈이야. 이런 것은 배워 둘 필요도있겠군.'

 이열로 늘어서 있는 검사들 사이로 해서 신검각 안으로 들어갔다.

 8층의 태의전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중앙 상단에 자리한태사의에는 무 상신검 독고한천이 자리해 있었고 조금 아래에는 각기 서열별로좌석이 배치되어 있었다. 지 금 그 자리들에는 빈자리 하나없이 좌석의 주인들이착석해 있다가 파천과 개왕등이 들어서 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는 모습들이었다.태사의에 좌정하고 있던 독고한천은 입구쪽으로  달려 나오고 있었다.

 '자식, 또 시작이군.'

 "어이구, 이거 문대협. 이게 얼마만입니까? 대체 소식 한 장 없이 그렇게 매정하게떠나시다 니...... 우리 사이가 그정도에 지나지 않았습니까? 너무 서운하군요."

 맹주는 파천의 손을 부여잡고는 서운하다는 표정을 하고 곧 바로 그를 안으로인도해 들어갔 다.

 "부맹주께서 수고하셨습니다. 자, 이리로 오시지요. 원주께서도 어서 이리오십시오."

 파천은 빠르게 주위를 살펴보았다. 몇몇 낯익은 인물들도 보였으나 대부분은처음보는 인물 들이었다. 조금전까지 독고한천이 앉아 거드름을 피우고 있었을태사의 옆으로는 5개의 좌석 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 중에 한자리에만 사람이 있었고나머지는 비어져 있었다. 맹주는 파 천을 그곳으로 안내해 갔다.

 무림맹은 사실상 북검회가 주도하는 것이었으나 오련회, 구정련, 남도맹이 함께주축을 이룬 다. 그런 이유로 독고한천이 맹주라고는 하나 나머지 정도 3세의수장들을 홀대할 수는 없었 고 그들에게 각각 부맹주직을 주어 함께 정사를도모했다. 여기에다가 장로원주인 개왕과 파 천을 위한 좌석까지 상단에 마련해놓았던 것이다. 파천의 자리는 독고한천의 바로 옆자리였 고 다른 네 개의좌석보다는 조금컸으나 독고한천의 태사의보다는 조금 작았다.

 파천과 개왕등이 착석하자 장내의 인물들도 각자의 좌석에 앉았다. 그들 앞에는작은 탁자가  하나씩 자리했고 그위에는 차와 간단한 요깃거리가 함께 차려져있었다.

 "드디어 그렇게도 기다리던 옥면신룡께서 본 무림맹에 입맹하셨습니다. 이제야 말로마도를  척멸하고 중원의 하늘에 정도의 의기를 높이 세울때입니다. 이미 본무림맹은 모든 준비를  갖추어 두었으므로 더욱 더 단결하여 무림역사의 한 장을새롭게 써 나가야 할것입니다."

 그의 음성은 힘차고 분명했으며 태의전을 쩌렁쩌렁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문대협!"

 "왜 그러십니까?"

 "제 청을 하나 들어 주시겠습니까?"

 "청이시라면?"

 "비어 있는 자리가 하나 있사온데 아무리 세상이 넓고 기인이사가 많다지만 그자리는 문대 협만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

 "정도사령대의 대령사를 맡아 주십시오."

 "음!"

 "부탁드립니다. 대협이 거절하시면 기구 자체를 해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그러니......"

 "알았소."

 "대협!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하하"

 "안 됩니다."

 갑자기 아래쪽에서 들려온 그 소리에 독고한천의 얼굴이 점차로 굳어갔다. 파천도그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려 보았다. 호기심이 일었다. 대체 누가맹주앞에서 노골적으로 반 대의사를 표명한단 말인가?

 이제 30대 초반정도나 되었을까 싶은 나이에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힘이 있게 생긴청년이었 다. 입매무새가 뚜렷하고 꽉다물려 있는 것이 고집이 보통이 아닐 것같았다.

 "부령사! 대체 안된다는 이유가 무엇인가?"

 독고한천의 질책섞인 음성은 어조가 좀 높다 여겨질 정도였다.

 "정도사령대의 대령사는 우리들이 직접 뽑습니다. 그렇다고 문대협이 그 자리에앉을 자격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맹주께서 일방적으로 지명할 수 있는 자리는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일은 우리 500사령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며 제가 대표로말씀드린 것 뿐입니다. 만약 그것을  끝까지 관철시키려 하신다면 우리는 자체적으로해산하고 탈맹하겠습니다."

 "뭐, 뭐야?"

 이것은 분명한 하극상이었다. 더군다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맹주의 뜻에 정면으로맞서는 모 습이었으니 여러모로 독고한천의 체면은 뭉개지고 있었다.

 '저자가 바로 이룡중 하나겠군. 대단한 기도에 강직한 성격, 물러섬이 없는기개까지 후후 독 고한천이 골치아플만도 하군. 쯧쯧 야망에 비해 조직 장악력이형편 없군.'

 파천에게 독고한천이 철저히 저능인간으로 전락하고 마는 순간이었다.

 "공자는 명호가 어떻게 되시오?"

 "전, 의천백룡 곽운성이라 합니다."

 '저 녀석이 바로 장삼봉의 제자라는 녀석이었군.'

 "그런가? 그래 내가 어떻게 해야 자네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지?"

 다짜고짜 하대를 해대자 곽운성의 얼굴이 꿈틀거렸으나 별 다른 반응은 없었다.자신이 비록  무당 장문인과 동배의 인물이기는 하나 파천에 비하면 배분이 낮은것도 사실이었기 때문이 다.

 "대협께서 저희 500사령에게 직접 인정을 받으셔야 합니다. 대령사는 단지 무공만이고강해 서는 안됩니다. 인품과 학식과 덕이 있어야 하고 무리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통솔력과 전체 를 볼 수 있는 안목, 그리고 의로운 자라야 합니다."

 '쳇 그럼 나는 결코 그 자리에 앉을 수 없겠군. 천하에 악당에다가 야망으로 똘똘뭉친데다  안하무인이고 의로운것과는 담을 쌓았으니 말이다. 후후 그러나너희들정도 속이는 것이야  내게는 그다지 힘든 일도 아니다.'

 "하하 좋다. 내 언제든 그대들의 시험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으니 알아서 통지해주게."

 "네, 알겠습니다."

 파천이 너무나 순순하게 승낙을 하자 독고한천도 곽운성도 할말을 잊고 만다.

 "음...... 그럼 그 건은 그렇게 된걸로 알겠소."

 독고한천의 입에서 침음성이 뱉어지며 그의 눈에서는 아무도 느끼지 못한 찰나의순간동안  진득한 살기가 머물다 떠났다.

 "맹주! 제게 다른 분들의 소개를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아, 제가 실례를 범했군요. 자 모두들 각자 자신의 소개를...... 그것보다대협께서 먼저 한말 씀 하시지요."

 "그럴까요?"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선 파천은 장내를 쓸어보고는 정면을 응시한다.그리고 그의  입에서는 우렁차고 힘이 실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는 너무나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중원을 위하고 정도의 의기를지키는 데에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고 싶지 않습니다. 제 미력한 힘이나마 무림의기틀을 잡고 정도 의 천년대계를 세우는데 일조할 것임을 천지신명께 맹세하는바입니다. 앞으로 부족한 저를  많이 지도해주시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기탄없이지적해 주시기를 빌어보며 제 몸과 마음과  뜻을 다하여 무림맹의 안녕을 위해일심전력하겠습니다."

 "와아"

 짝짝짝

 "대협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무림맹이여 영원하라"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말이었으나 옥면신룡이라는비중이  더해진 말이었기에 무게가 있고 힘이 있어 보였다. 더군다나 그기상이란......

 그가 자리에 앉자 한 사람씩 일어나서 자신의 소개를 하였다. 이 자리에 있는사람치고 무림 에 명성을 떨치지 않는자가 없었고 하나같이 일문의 종사급인물들이기도 했다.

 무림맹은 총인원 54000명이나 되었고 각지부나 소속문파의 남은 여력까지 하면 그열배의  인원을 동원할 수도 있을것이다. 1각, 1원, 1대, 4전, 5당, 5단으로 크게구분이 되고 맹주직 속에 한 개의 단이 더 있었다. 이 외에도 중원 각처에42개지부가 있으며 소속된 문파만 해 도 정도4세를 제외하고도 36개 정도대파와360개의 소문파가 소속된 그야말로 무림역사상  가장 방대한 조직이라 할 만 했다.

 세명의 부맹주들중에는 남도맹주인 사자도왕만이 참석하지 못했고 소림사 방장이자구정련의  련주를 맡고 있는 지우대사, 오련회주도 배석했다. 1각은 맹주인독고한천의 신검각을 이름 이요. 1원은 장로원이며 원주는 개왕이었다. 그 외에도4대세가주, 8파의 장문인, 남도맹의  수석장로가 무림맹 장로의 신분이었다.

 1대는 장차 파천이 맡게될 정도사령대였으며 부령사에는 4룡중 두명이었다. 이외에500명의  사령들이 있었고 이들은 각파의 후기지수들중 최고수들이라 할만 했다.장차 무림을 이끌어 갈 각문파의 후예들이나 무림에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신진고수들이 주축이었다.

 4전은 신안전(神眼殿), 대붕전(大鵬殿), 백호전(白虎殿), 숭의전(崇義殿)이었으며각각 삼안천 뇌 소천악, 대붕성주 한정일(韓正一), 진천벽검(振天碧劍)주자기(周自氣), 일수탈혼(一手奪魂) 

 공민후(公閔后)가 맡고 있었다. 이중에신안전은 무림맹의 두뇌와 정보를 담당하는 곳이었다.

 5당은 가장 많은 숫자가 포진되었고 각기 정도4세와 36문의 연합세가 한자리씩을꿰차고 있 었다.

 철혈당(鐵血堂)은 전 북검회의 수호전, 천검전, 철기단, 율령대, 살영대, 비영대가합쳐진 것 이었고 인원은 6천명이었다. 당주에는 철혈검객(鐵血劍客)표행수(表行秀)가 맡고 있었다.

 천의당(天意堂)은 남도맹의 패천광도(敗天光刀) 진자량(眞自量)장로가 4000명의인원을 데리 고 합류해 있었고

 백검당(白劍堂)은 구정련의 세력으로 한문파당 500명씩 해서 4500명이 파견나와있었다. 당 주는 무당삼자중 셋째인 운학자(雲鶴子)였다.

 오련회주의 동생이기도 한 낙성검(落星劍) 남궁환(南宮煥)이 5000명의 인원으로천무당(天武 堂)을 이루고 있었으며

 청룡당(靑龍堂)은 정도36문의 정예인 12000여명이 개벽신수(開闢神手)형무룡(形無龍)의 지 휘아래 뭉쳐 있었다.

 이외에 백의단(白衣團), 청의단(靑衣團), 황의단(黃衣團), 홍의단(紅衣團),녹의단(綠衣團)이 있 었으며 이들은 비교적 하급무사들이었고 환사유풍(幻沙流風)조길상(趙吉相), 숭양검객(崇陽 劍客) 위수운(爲手運), 독심비영(毒心飛影)왕군청(王軍請), 선풍도(旋風刀) 엽천우(燁千友), 해 공신니(解空神尼) 등이 맡고있었다. 녹의단은 가장 많은 7000명이었으나 백의단은 1000명 밖에 되지 않았다.이들의 무공수위는 녹의단에서 백의단으로 갈수록 고수들이었다.

 이들외에도 맹주직속의 천검단(天劍團)이 있었는데 이들은 북검회의 문제조직이었던혈검전 과 마검전이 통합된 것이었으며 인원은 2000명이었다. 이들은 주로 신검각주위를 경비하거 나 맹주의 신변을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들 중 4전이나 5당, 5단중에 어느 조직이 상위라는 개념은 없었고 각자 맡은직무가 달랐 을 뿐이다. 5단은 신안전의 지시에 따라 상계의 일을 맡고 있었고 5당은맹의 중심세력으로  훈련만을 거듭하고 있었다. 외부 대항세력을 척결하거나마도련을 추적하는등의 일은 4전이  도맡아 하고 있었다.

 파천이 그들의 인사를 모두 받고 나자 밖으로부터 시비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탁자에 음 식들을 차려놓았다. 그제야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났고 그들은 제각기환담을 나누거나 무 림정세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대협께서는 현 무림정세를 어찌 생각하십니까?"

 "무림정세라고요? 글쎄 제가 아는 것이 있어야지요. 제가 듣기로는 마도련이 자취를감추었 다 하고, 해외의 세력들은 호시탐탐 중원 무림을 넘보기 시작했다고 들었으나세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요."

 "하하 그래도 많이 아시는군요...... 대협 말씀처럼 무림의 정세는 보기와는 달리굉장히 심각 한 상태입니다. 아직 마도련의 세력도 채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도불구하고 적어도 4개내지  5개의 세력들이 중원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한꺼번에중원에 들어오기라도 한다면 중원 무림은 끝장날겁니다."

 "그런일이야 있겠습니까? 따지고 보면 그들 사이도 적이니 서로 경계하지않겠습니까?"

 "그야 그렇지만 당장 눈앞의 적이 강하다 생각되면 연맹을 맺는 것은 무림에서는다반사지 요. 그래서 그들의 움직임이 만약...... 그럴 징후가 보인다면 마도련과도연계할 생각까지 하 고 있습니다."

 '호,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군. 하긴...... 돌대가리가 아닌 이상 그것은당연한 생각이겠 지. 그러나 그들이 하나로 통합되는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일어나지않는다.'

 "그런데 일인지하...... 만인지상객이란 분은 같이 오지 않으셨습니까?"

 "하하 그녀석은 제가 어디 좀 보냈습니다."

 "남도맹의 새로운 후계자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어떤 분인지 궁금하군요."

 "일간 한번 데려 오지요.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아직 철딱서니가 없어서요."

 "아......네!"

 파천의 그 말에 독고한천은 어찌 응대하여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소림방장인지우대사가  파천에게 말했다.

 "대협께서는 혜능조사님의 진전을 이었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사실이온지요."

 인자한 얼굴에 미소를 띄는 노승이었다. 그러나 피부가 깨끗하고 팽팽해 흰 수염이없었다면 은 중년승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습니다."

 "혹시 그럼 여기서 펼쳐보이실수 있는지요."

 "네?"

 그의 그런 말은 의외였다. 그것이 뭐그리 어려운 일이겠는가만은 그가 설마 이자리에서 그 런 요구를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실은 그일 때문에 본사에서 회의가 열렸었지요. 대협께서 진정 혜능조사의진전을 이었다 면 저희들에게는 사숙조가 되시니 본사에서는 상당히 중요한일입니다."

 '그런가? 이놈의 무림의 배분이라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이 든단 말이야.'

 파천은 그들의 이런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점이 많았다. 조사의 무공을 지니고있다고 해서  어른으로 모시는 점이 그로서는 납득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그런 무림의 전통이 있 었기에 지금의 파천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만약 이런의식이 무림인들에게 없었다면 그는  홀로 독불장군 노릇이야 했겠지만 천마교를접수한다든지 무림의 최고 어른으로 대접받는다 든지 하는 일은 꿈꾸지도 못했을것이다.

 "소림사의 무공중 실전된 것이 있습니까? 제가 여러분도 아시는 것중에 그 진수가실전된 것 을 펼쳐보이지요."

 "몇가지가 있습니다만......"

 지우는 고민하는 눈치였다.

 "저...... 혹시 금강신지(金剛神指)나 관음불면장(觀音佛面掌)을 펼칠 수있으신지요?"

 이 두가지는 현재 실전되어 전해지지 않는 것이었으나 소림사 제자라면 기록으로전해지는  것으로 그 현상이 어떠함은 알고 있었다.

 "둘다 보여 주지요."

 "아......'

 이미 장내의 인물들의 시선은 두 사람이 주고 받는 소리에 집중되고 있었고 파천이펼치게  될 금강신지나 관음불면장이 어떠한 무공일지 호기심에 젖어 있었다.

 파천의 손이 가볍게 앞으로 뻗어나갔을 뿐이었다. 예비동작도 그렇다고 내공을 끌어올림도  없이 장난처럼 뻗어진 동작이었으나 그 위력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소리가 없었다. 처음에는 서기가 뻗친다 생각되었으나 점차 그것은 확연한 모양새를갖추기  시작했다. 인자하게 웃고 있는 부처의 얼굴이었다. 이것이야말로관음불면장의 참모습이었다. 

 은은한 금빛마저 띄고 있어 절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그러나 그것은 잠시동안 뿐이었다. 이 내 파천이 공력을 거두어 버렸기 때문이다.

 "아, 아미타불...... 내 평생에 관음불면장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지우의 놀람과 격동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놀람은 여기서 멈추지않았다. 곧  이어 파천이 금강신지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파천의 손가락이 한곳을가리키자 손끝에서는  눈을 멀게할 휘황한 빛이 솟구치는 듯 했고 그것은 일수유의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가리킨 청강석의 바닥을 때리는 지강.

 퍽

 그다지 큰 소음이 울리지는 않았으나 그 위력이 어떠함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공감하는  바였다. 파천이 가격한 부위는 시커멓게 타들어 간 채 작은 구멍이 뻥뚫려 있었다.

 "오, 대단하구나."

 "으음"

 여기저기서 감탄성이 울려 퍼졌다. 그들이 놀라는 것은 금강신지의 위력때문이아니었다. 파 천이 지강을 시전하는 것과 그 속도 때문에 놀라는 것이었다. 자신들도미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지강은 목표물을 뚫어버리지 않았는가? 만일 저것이자신들에게로 발출된다면? 정말  생각하기도 싫었다.

 "자, 어떻습니까? 확인이 되셨는지요?"

 "제자 지우가 사숙조를 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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